주 문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H(남, 35세)이 운영하던 '<상호명>'에서 주최한 '홀덤 게임'에서 우승하여 3,000만 원의 상금을 수령하기로 하였으나, 피해자가 이를 지급하지 않고 잠적하자, 지인인 J를 통해 피해자의 소재를 파악한 후, 피해자가 있는 장소로 가 위 상금 명목으로 피해자의 재물을 강취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피고인은 2023. 1. 29. 02:30경 <주소>에 있는 'B'에 이르러, 피해자를 위 주점 창고로 데리고 들어간 다음, 피해자에게 '홀덤펍에서 땄던 돈 3,000만 원을 달라'고 요구하였음에도 피해자가 불응하자, 발로 피해자의 다리를 때리고, 술병을 들어 올려 피해자를 향해 때릴 듯이 위협하며 피해자에게 죽여 버리겠다고 말하는 등으로 피해자를 협박하여 겁을 먹은 피해자로부터 즉석에서 피고인이 관리하는 F 명의 신한은행 계좌로 8,000,000원을 송금 받아 강취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강도죄에 있어서 폭행과 협박의 정도는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불능케 할 정도의 것이라야 한다(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1도359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발로 피해자의 다리를 때리고 피해자에게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는 등으로 피해자를 협박한 사실, 이 사건 범행 시점이 새벽인 사실, 피고인이 다수의 폭력 범죄 전력을 가지고 있는 것을 비롯하여 형사처벌 전력이 많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피해자는 수사단계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2023. 1.경 B 안으로 들어와 저를 창고로 데리고 갔고, 발로 저의 다리를 때렸으며, 욕설이랑 죽여버린다는 이야기를 하였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② 피해자의 위 진술은 B에 함께 있었던 J의 진술에 의하여 그 진실성이 뒷받침되는데, J는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피고인이 방에서 발로 피해자의 정강이를 1~2회 차고, 욕을 했다. 방에 들어가서 죽을래, 못 찾을 줄 알았냐, 죽여버리겠다와 같은 욕을 많이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이 있다(증거기록 순번 31번 175 내지 177쪽, 이하 '증거기록'은 생략한다). J는 피고인과 함께 피해자로부터 고소를 당한 자로서 피해자에게 유리한 진술을 할 유인과 동기가 없는 자이므로, J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 따라서 피해자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
③ 이 사건 범행은 2023. 1. 29. 02:30경에 이루어졌다.
④ 피고인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죄, 상습특수상해죄, 특수상해죄, 업무방해죄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 받은 사실이 있다.
2)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의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행사한 폭행과 협박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불능케 할 정도의 것이라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인이 술병을 들어 올려 피해자를 향해 때릴 듯이 위협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증거는 피해자, G 및 J의 진술뿐이다. 그런데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위 세 명의 진술은 '피고인이 술병을 들어 위협하였다' 또는 '피고인이 술병을 들어 본인의 머리를 때릴 것처럼 하는 방식으로 위협하였다'는 것인바, 위 세 명의 진술만으로 피고인이 술병을 들어 올려 피해자를 향해 때릴 듯이 위협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피해자의 진술의 취지는 피고인이 술병을 들어 올려 피해자를 향해 때릴 듯이 위협하였다는 것이 아니라 술병을 들어 올려 피고인 자신의 머리를 찍어버릴 듯이 위협했다는 것인바, 피해자가 수사단계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한 진술의 요지를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 G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뺨을 때리고 박치기하는 것은 정확하게 보았고, 의자는 때릴 듯이 위협만 한 것이고 마찬가지로 맥주병도 들고 때릴 듯이 위협만 하였다는 것인가요"라고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예"라고 대답한 사실이 있으나(G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20쪽),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에는 "피고인이 방 안에서 피해자를 폭행했을 당시 맥주병을 들어 위협하였던 것은 보았나요"라고 묻는 경찰의 질문에 "아니오. 그것은 못 봤습니다."라고 대답하였는바(증거기록 순번 25번 125쪽), 피고인이 맥주병을 들었는지 여부에 관한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 또한 G은 재판장의 위 질문에 "예"라고 대답한 외에는 '피고인이 맥주병을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취지로만 증언하였는바(G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3, 5쪽), G이 이 법정에서 한 증언의 취지가 피고인이 맥주병을 들어 피해자를 향해 때릴 듯이 위협하는 것을 목격하였다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 J는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피고인이 방에 있던 의자로 피해자를 향해 던지려거나 때리려고 한 것은 기억나지 않고, 맥주병으로 피고인 본인 머리를 때리려고는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순번 31번 176쪽).
② 피고인이 피해자를 B에 있는 창고로 데리고 들어갈 때 유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G은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의 목덜미를 잡고 방으로 끌고 갔다'는 취지로 증언한 사실이 있으나(G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3, 11쪽), 아래와 같은 이유로 믿을 수 없다. ㉮ G은 경찰 조사 당시에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순번 25번 123쪽), 피고인이 피해자를 창고에 끌고 갈 때 유형력을 행사한 부위에 관한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 ㉯ 또한 피해자는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피고인이 B 안으로 들어와 사무실로 가더니 저에게 사무실로 들어오라고 하였다. 그래서 제가 사무실로 가보니까 피고인이 다짜고짜 제가 운영했던 홀덤펍에서 땄던 돈 3,000만 원을 달라고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순번 2번 14쪽),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서도 '피고인이 B로 들어오더니 갑자기 불러내서 다른 방으로 데리고 갔다. 저를 사무실에 데리고 들어갈 때 그냥 따라오라고 해서 따라갔다. 강제로 제 목을 붙잡고 끌고 사무실로 들어간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는바(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7 내지 18쪽), G의 위 진술은 피해자의 진술과 부합하지 않는다. ㉰ J 역시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갔던 것은 기억은 안 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순번 31번 177쪽), G의 위 진술은 J의 진술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③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B에 있는 창고 내에서 폭행 및 협박을 당할 당시 창고를 벗어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는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이 문을 잠그고 폭행, 협박을 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한 사실이 있으나(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6, 19쪽), 아래와 같은 이유로 믿을 수 없다. ㉮ 피해자는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사무실이 트여있는 구조라 G도 다 봤다. 제 친구인 D도 B에 함께 갔고 제가 폭행·협박 당하는 것을 봤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이 있는바(순번 2번 16쪽), 그 진술이 모순되고 일관성이 없다. ㉯ J는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그때 다 들어갔다 나갔다가 했다. 문 열고 이야기하였다. 제 친구도 그렇고 동생들도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이 있는바(순번 31번 178쪽), 피해자의 진술은 J의 진술과 부합하지 않는다. ㉰ G은 수사단계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B에 있는 창고를 왔다 갔다 하면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 및 협박하는 장면 등을 목격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바, 피해자의 진술은 G의 진술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④ 이 사건 범행 당시 B에는 홀덤 게임을 하고자 모인 사람들이 많았고, 그 사람들은 완도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었으며, 그 중에는 피해자의 지인과 G의 지인도 있었다(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7, 29, 40쪽, G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4, 11, 23 내지 24쪽).
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800만 원을 송금 받은 후 피해자와 함께 순차적으로 <상호명>, 피해자가 운영하였던 홀덤펍으로 이동하였는데, G, 피해자의 친구인 D, J, J의 친구인 I이 함께 동행한 것으로 보이고(순번 25번 127쪽, 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42쪽, G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24쪽), B에서 나와 피해자가 운영하였던 홀덤펍에 도착하기까지 피고인의 폭행·협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순번 25번 128 내지 129쪽, 순번 31번 183 내지 185쪽, 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41 내지 42쪽, 47쪽), 피고인의 차량을 타고 이동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바(순번 25번 136쪽, 순번 31번 181쪽, 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27쪽), 피고인과 피해자가 B에서 나와 피해자가 운영하였던 홀덤펍까지 가는 과정에서 이탈이 불가능하였다거나 현저히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⑥ 피고인과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 이후인 2023. 2. 8.부터 같은 해 7.경까지 나눈 문자 대화 내용을 보면, 피해자가 피고인을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고(증 제1호증), 피고인은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서도 "지금 현재나 이 사건 고소한 이후에도 피고인을 대면하였잖아요. 그때 피고인을 대면하거나 연락하는 것에 어려움이나 두려움이 있나요"라고 묻는 변호인의 질문에 "아니오, 없습니다."라고 대답한 사실이 있다(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0쪽).
⑦ 결국 피고인이 B에 있는 창고 내에서 피해자에게 가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는 폭행 및 협박은 피고인이 발로 피해자의 다리를 때렸다는 사실, 술병을 들어 피고인 자신의 머리를 찍어버리겠다고 위협하였다는 사실, 피해자에게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는 등으로 협박하였다는 사실뿐인데, 위에서 살펴본 사실 및 사정들과 종합하여 살펴본다면, 이와 같은 폭행 및 협박 사실만으로는 폭행 및 협박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불능케 할 정도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공갈'의 죄책에 해당할 여지가 있어 보이기는 하나, 강도죄와 공갈죄는 그 죄질을 달리하는 것으로서 강도죄에 관한 공소사실을 공소장변경절차 없이 공갈죄로 처단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68. 9. 19. 선고 68도995 판결, 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도3156 판결 등 참조)].
3. 결론
그렇다면 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