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이러한 사건에서 피고인이 억울하게 기소되는 상황도 사회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문제된 강제추행 사건에서 피고인이 무죄를 선고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강제추행죄와 아동·청소년 강제추행죄의 성립요건
강제추행죄란 무엇인가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를 강제추행죄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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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298조(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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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단순한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강제추행죄가 바로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제추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3항은 아동·청소년에 대하여 형법 제298조의 죄를 범한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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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아동ㆍ청소년에 대한 강간ㆍ강제추행 등)
③ 아동ㆍ청소년에 대하여 「형법」 제298조의 죄를 범한 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피해자가 19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인 경우에는 일반 강제추행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으므로, 사건의 성격과 피해자의 연령이 형사책임의 범위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때문에 피고인으로서는 자신에게 적용되는 법률 조항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피해자 진술만이 증거인 경우, 어떻게 판단하는가
증명 책임의 원칙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 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며, 유죄로 인정하려면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그러한 수준의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강제추행 사건처럼 직접적인 물적 증거가 없고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성인지적 관점과 그 한계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에는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해야 하므로,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무제한으로 인정해야 한다거나 해당 공소사실을 무조건 유죄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과 타당성, 객관적 정황, 경험칙 등에 비추어 증명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면 유죄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피해자 진술만이 유죄 증거인 경우의 판단 기준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하는 상황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거나, 피해자의 진술만이 사실상 유죄의 증거가 되는 경우에는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됩니다.
이러한 경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더라도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 피해자 진술 내용의 합리성, 객관적 정황 등을 종합하여 법관이 합리적 의심 없이 유죄의 확신을 가질 수 없다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결국 피해자 진술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곧바로 유죄를 의미하지는 않으며, 그 진술이 얼마나 높은 증명력을 갖추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3. 이 사건의 구체적인 경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성인 여성 피해자 1명에 대한 강제추행, 14세 청소년 피해자 2명에 대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은 수사 단계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소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하였고, 일부 신체 접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추행 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이 검토한 결과, 각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증거는 사실상 피해자들의 진술이 유일한 상황이었습니다.
성인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문제
성인 피해자는 노래방에서 피고인이 10~20초간 자신을 강하게 껴안고 성기를 엉덩이에 비볐다고 진술하였으나, 그 당시 피고인의 행위에 저항하거나 항의하지 않았고 오히려 항의하는 자녀들을 말렸습니다.
또한 사건 당시 현장을 목격했다고 진술한 증인은 법정에서 실제로는 현장을 직접 보지 못하였고 피해자 아들의 지시에 따라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것이라고 번복하였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정황이 피고인의 진술, 즉 피해자와 합의하에 블루스를 춘 것이라는 주장과 일부 부합하는 면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청소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문제
청소년 피해자 2명의 진술에도 여러 의문점이 발견되었습니다.
14세 피해자 중 한 명은 피고인의 딸이 바로 옆에 있거나 언제든 방으로 들어올 수 있는 상황에서 총 5회에 걸쳐 추행을 당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15일 사이에 자발적으로 피고인의 집을 5회 방문하였다고 진술하였습니다.
나머지 14세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법정에서 번복하면서 피해자 B의 요청으로 사실을 부풀려 진술하였다고 인정하였고, 이는 진술의 일관성과 신빙성을 크게 훼손하였습니다.
고소 동기의 의심스러운 정황
이 사건에서는 고소에 이르게 된 경위도 매우 의심스러운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피해자 B의 아들이 피고인의 딸을 성폭행한 사건이 있었고, 피고인 측이 합의를 거부하던 중 피해자 B이 청소년 피해자들에게 합의금 1,0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하며 고소를 종용한 정황이 법정 진술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14세 피해자 중 한 명은 고소 이후 ‘피고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없다, 신고를 무효로 처리하고 싶다’는 내용의 처벌불원서를 작성하여 피고인 측에 교부하기도 하였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해자들이 허위로 또는 과장하여 진술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의 최종 판단
법원은 피해자들의 진술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큼 높은 증명력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만으로도 공소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결과 법원은 성인 피해자에 대한 강제추행 및 청소년 피해자 2명에 대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모든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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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1. 피해자 B에 대한 강제추행의 점 피고인은 2021. 11. 중순경 저녁 무렵 남양주시 C에 있는 'D노래방'에서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피해자 B(여, 46세)이 노래를 부르는 사이 피해자의 뒤로 다가가 갑자기 양손으로 피해자를 껴안고 피해자의 엉덩이에 성기를 비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2. 피해자 E에 대한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의 점 피고인은 2021. 12. 11.경부터 2021. 12. 12.경 사이 저녁 무렵 남양주시 F빌라 G호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피고인의 딸 H의 선배인 피해자 E(여, 14세)이 피고인의 주거지에 놓아둔 마스크를 찾으러 H의 방으로 들어가자 H가 주거지에 없는 틈을 타 피해자를 따라 방으로 들어온 후 갑자기 손으로 피해자를 껴안고 피해자를 침대 방향으로 밀치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21. 12. 일자불상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총 5회에 걸쳐 아동·청소년인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3. 피해자 I에 대한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의 점 피고인은 2022. 4. 28. 새벽 무렵 제2항 기재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피고인의 딸 H이 샤워를 하는 사이 H의 선배인 피해자 I(여, 14세)이 혼자 H의 방에 있는 것을 알고위 방으로 들어가 피해자에게 '남자친구 있나, 진도는 어디까지 갔냐'고 말하며 갑자기 피해자의 이마와 입에 뽀뽀를 하고 침대에 눕힌 후 손으로 가슴을 만지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22. 5. 15.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총 3회에 걸쳐 아동·청소년인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이 사건 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추행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3. 관련 법리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도735 판결 등 참조). 나.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에는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야 하므로, 개별적 · 구체적 사건에서 성범죄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지만, 이는 성범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제한 없이 인정하여야 한다거나 그에 따라 해당 공소사실을 무조건 유죄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1) 성범죄 피해자 진술에 대하여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 보더라도,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 타당성뿐만 아니라 객관적 정황, 다른 경험칙 등에 비추어 증명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2) 또한 피고인은 물론 피해자도 하나의 객관적 사실 중 서로 다른 측면에서 자신이 경험한 부분에 한정하여 진술하게 되고, 여기에는 자신의 주관적 평가나 의견까지 어느 정도 포함될 수밖에 없으므로, 하나의 객관적 사실에 대하여 피고인과 피해자 모두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실만을 진술하더라도 그 내용이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항시 존재한다. 즉, 피고인이 일관되게 공소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직접적 증거가 없거나, 피고인이 공소사실의 객관적 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고의와 같은 주관적 구성요건만을 부인하는 경우 등과 같이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만이유죄의 증거가 되는 경우에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더라도 피고인의 주장은 물론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 피해자 진술 내용의 합리성 · 타당성, 객관적 정황과 다양한 경험칙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에 이르지 않아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 참조). 4. 판단 피해자 E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이후에도 피해자에 대한 공소사실 부분 기재와 같은 추행행위가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피해자 I은 피해자에 대한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피해자 I의 입술에 뽀뽀를 하고 손으로 가슴을 만지거나 엉덩이에 성기를 비비는 방법으로 추행행위'를 하였다는 부분 등 일부는 허위로 고소한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이 피해자의 이마에 뽀뽀한 사실은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위 피해자들을 안아주거나 쓰다듬어준 사실은 있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 E, I에 대한 공소사실중 일부 강제추행 행위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 이 사건 각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피해자들의 진술 외에는 J의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의 진술과 증인 K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이 있으나, J의 진술은 피해자 B과 피해자 I로부터 피해사실을 들어 알게 되었다는 것이고, K는 피해자 B의 아들인 L이시키는 대로 진술했다는 것인바(증인 K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3면), J의 진술과 K의 진술은 모두 사실상 피해자들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직접 증거는 사실상 피해자들의 진술이유일하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 한 피해자들의 각 진술은 그 진실성과 정확성에 거의 의심을 품을 만한 여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증명력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가.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비록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피해자 E, I을 보듬어 주거나 머리를 쓰다듬고 몇 차례 안아준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위 행위들은 피고인의 딸인 H가 같이 있는 자리에서 위 피해자들에게 H와 잘 지내라고 당부하거나 아이들이 기특하여 피해자 E과 H를 같이 안아주기도 하였다는 것으로서 피고인이 주장하는 경위와 그 전후 상황 등에 비추어 이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들을 피해자 E, I에 대한 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추행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 공소사실 1항 피해가 B 진술의 신빙성 관련 1)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피해자 B 진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2011. 11. 중순경 피고인으로부터 술 먹자고 전화가 와서 남양주시 M 소재 포장마차에서 같이 술을 마셨다. 이후 피고인의 제안으로 'D' 노래방으로 이동하였는데, 피해자 B은 피고인과의 관계가 어색하여 자녀들에게 전화하여 노래방으로 오라고불렀다. 나) 노래방 안에서 피고인이 노래를 부른 후 피해자 B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피고인이 뒤에서 다가와 갑자기 피해자 B의 가슴부위를 두 손으로 확 껴안고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 B의 엉덩이에 밀착시켜서 비볐다. 피고인은 이러한 행동을 10~20초 정도 했다. 다) K는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동을 목격하고 피해자 B의 아들들과 함께 노래방 룸 안으로 들어와 왜 추행행위를 했느냐고 따지면서 상황이 종료되었다. 피해자 B은 그 자리에서 항의를 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항의를 하는 아들들을 말렸다. 라) 피해자 B은 이 사건을 묻으려고 하였는데, 같은 동네에 피해 학생들이 두 명이나 있다는 말을 듣고 신고를 하게 되었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위와 같은 피해자 B의 진술은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 보더라도,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아래와 같은 객관적 정황이나 다른 경험칙과도 배치된다. 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일시경 피해자 B의 아들들과 'D' 노래방에 동행하였던 K는 이 법원에서 '형들이랑 있다가 부모님이 부르셔서 노래방에 같이 가자고 해서같이 가고 나서 갑자기 형들이 소리 지르고 욕하길래 다 같이 문 열었는데 그 때부터싸움이 났다. 자신(K)은 형들보다 늦게 들어갔는데 형들은 '자기 엄마랑 뭐 하고 있는 짓이냐'라는 식으로 화를 냈고, 이에 대해 피고인은 '우리 그런 사이 아니다'라는 말을 하고 B은 '어른한테 이게 뭐 하는 짓이냐'라는 식으로 말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증인 K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이하 'K 녹취서'라고 하고, 이하에서는 증인신문 녹취서는 '증인이름 녹취서'로 기재한다) 8, 10면]. 피해자 B은 당시 상황에 대해 '성적 수치심을 느끼고 너무 기분이 더러워서' '소리를 지르려고 하던 찰나'에 K와 피해자 B의 아들이 들어와서 현장을 목격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9면, B 1차 녹취서 9면]. 그런데 K의 이 사건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가 한 말이나 피해자 아들들의 행동에 대한 대응 등에 관한 진술에 의하면, 당시 상황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를 오인한 피해자의 아들들이 피고인에게 따졌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와 아무런 관계가 아니라고 변명하거나 피해자가 아들들을 말리는 상황으로 보일 뿐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추행하거나 그 직후의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 이러한 정황은 당시 피해자와 합의하에 블루스를 추었다는 피고인의 진술(증거기록 78면)에 일부 부합하는 면이 있다. 나) 피해자 B은 피고인이 자신을 10~20초 정도 강하게 껴안았다고 주장하였고, 그 시간이 피해자 B에게는 길게 느껴졌다고 진술하였다(B 1차 녹취서 9면). 그럼에도 피해자 B은 그 당시에 자신이 어떻게 반응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고, 순간 벌어진 일 이라 어떻게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18면), 달리 피고인의 행위에 저항한 사실은 없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해자 B은 상황이 종료된 이후에도 피고인에게 항의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아들들을 말리거나 피고인에게 '애들이 원래 성격이 그러니까 이해해'라고 말했다고 진술하였는데(B 1차 녹취서 10, 11면), 이는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성적 수치심을 느끼고 상당히 기분이 나빴던(증거기록 19면) 사람의 행동으로 보기에는 이례적이다. 다) 피해자 B의 진술 외에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K의 진술이 있다. K는 이 법정에서 수사관과의 전화통화에서 '피고인이 피해자 B을 뒤에서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보았고, 이를 형들(피해자 B의 아들)에게 알렸더니 형들이 문을 열고 들어가서 욕하고 그랬다'고 진술하기는 하였으나(증인 K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3면), 실제로는 본인은 형들이 들어간 이후에서야 노래방에 들어갔고, 수사기관에 진술한 것은 피해자 B의 아들인 L이 경찰한테 전화오면 얘기하라고 시키는 대로 진술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위 녹취서 6, 7면). K와 피고인 또는 피해자 측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K가 수사관에게 한 위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라) 피고인은 피해자 B과 술을 먹고 단 둘이 노래방에 가서 블루스를 췄다고 진술하는 등 다소 본인에게 불리할 수 있는 사정인 신체적 접촉이 발생한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 B을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추행한 사실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고, 피해자 B의 아들들이 피고인에게 강력하게 항의를 하였음에도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에 대한 변명을 하였을 뿐이고 피해자도 이 부분 추행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았다(K 녹취서 10면). 다. 공소사실 2항 피해자 E의 진술의 신빙성 관련 1)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 E 진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피해자 E은 2021. 12. 11~12.경 오후 7~8시쯤 H 방에 마스크를 두고 와서 혼자 가지러 들어갔는데 피고인이 위 방으로 들어오더니 못 나가게 꽉 껴안고 브래지어 쪽을 쓰다듬으며 침대로 밀치더니 가까이 다가왔다. 그때 H가 '언니 왜 안 나와?'라고 해서 가까스로 방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나) 피해자 E은 2021. 12. 15~16.경 오후 8~9시쯤 H를 따라 H 집에 놀러갔는데, 피고인이 거실로 불러 H는 방에 둔 채 피해자 홀로 거실로 나갔다. 피고인이 양 팔로 피해자를 애기 안 듯이 안고 강제로 피고인의 무릎에 앉힌 다음 브래지어 끈을 만지면서 "○○이는 그런 거 한 적 없어?"라고 말하며 뽀뽀해 달라는 듯이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기에 안간힘을 써서 뿌리치고 일어나자 H가 화장실을 가기 위해 방에서 거실로 나왔고 피해자에게 '언니 뭐해 왜 안 들어와?'라고 해서 H의 방으로 도망갔다. 다) 피해자는 2021. 12. 17~19.경 오후 5~6시쯤 H 집에 놀러갔는데, H가 씻으러 간 사이 피고인이 방에 들어와 피해자 E을 꽉 껴안고 브래지어 쪽을 계속 만지고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 E 엉덩이 쪽에 닿게 하여 비볐다. H가 다 씻고 나오자 피고인은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이 거실로 나갔다. 라) 네 번째 추행과 다섯 번째 추행도 위 다)항의 행위와 비슷하였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위와 같은 피해자 E의 진술은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 보더라도,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아래와 같은 객관적 정황이나 다른 경험칙과도 배치된다. 가) 피해자 E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저지른 첫 번째 추행은 피고인의 딸인 H가 거실에 있는 상황에서 H의 방에서, 두 번째 추행은 피해자와 H이 H의 방에 있을 때 피해자를 거실로 나오게 한 다음 거실에서, 네 번째 추행은 H가 뭘 놓고 온게 있어서 피고인의 집에 들어갔다가 H가 화장실 간 사이에, 다섯 번째 추행은 H가잠깐이라도 안 보일 때마다 이루어졌다는 것인데, 딸인 H가 방으로 들어오거나 거실로 나올 수도 있는 상황 또는 화장실에서 바로 나올 수도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위와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실제로 H가 거실에서 방에 있는 피해자를 부르거나 방에 있다가 갑자기 거실로 나오기도 하였다). 나) 피해자는 세 번째 추행 당시 피고인은 H가 거의 다 씻었을 무렵 방으로 들어왔고, 피해자 E이 일어나는 것을 거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피해자 E을 강제로 일으켜 꽉 껴안는 등 추행행위를 했고, 곧이어 H가 다 씻고 나와 방으로 들어오자 '다 씻었어?'라고 하더니 거실로 나갔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4면). 피해자 E은 이 과정에서 하지 말라고 하면서 피고인을 거부하였는데, 피고인이 피해자 E을 앞으로 도 껴안고 뒤로도 껴안았다고 진술하였다(E 녹취서 10면). 그런데 H가 거의 다 씻었을 무렵 피고인이 방으로 들어왔다면 피고인이 피해자 E을 추행할 시간적 여유가 그다지 많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H가다 씻고 방으로 들어올 수도 있는 상황에서 거부하는 피해자를 앞으로도 안고 뒤로도 안으며 엉덩이에 성기를 비비는 행동까지 했다는 것은 경험칙상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다) 피해자 E은 첫 번째 추행행위가 발생한 이후에도 계속하여 피고인의 딸인 H를 따라 피고인의 집에 방문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해자 E은 '또 안그러겠지'라는 마음으로 재차 방문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3면). 피해자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는 불과 약 15일 사이에 자발적으로 피고인의 집을 5회 방문하였고 그 때마다 피고인으로부터 강제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고, 이러한 피해사실을 약 8개월 동안 H, 가족을 비롯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다가 돌연 동네 지인에 불과한 피해자 B에게 알렸다는 것인데, 이러한 피해자의 행동은 '성인지적 관점'을 고려하더라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라) 피해자 E은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3 내지 5 기재 각 범행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의 엉덩이에 성기를 비비는 방법으로 추행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해자 I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 I의 엉덩이에 성기를 비빈 적은 없으나 피해자 B이 돈을 줄 테니까 부풀려서 얘기를 해 달라고 시켜서 그런 사실이 있었던 것처럼 허위로 진술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I 녹취서 5, 6면), 피해자 E이 이 사건 고소에 이르게 된 경위도 피해자 I과 유사한 점 등에 비추어 피해자 E의 이 부분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라. 공소사실 3항 피해자 I의 진술의 신빙성 관련 1)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 I 진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피해자 I은 2022. 4. 28. 새벽 1~2시쯤 피고인의 딸 H를 따라 H의 집에 갔다. H가 씻으러 간 사이 피고인이 H의 방으로 들어와 피해자 I에게 남자친구와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는지를 물으며 피해자 I 이마와 입에 뽀뽀를 하고 침대에 눕혀서 볼도 비비고 가슴도 만졌다. 나) 피해자 I은 2022. 5. 중순경 저녁 아니면 새벽쯤 H의 집에 방문하였는데, H가 씻으러 간 사이 피고인이 거실로 피해자 I을 불렀고, 피해자 I에게 "예쁘다, 공주 같다"라고 하면서 피해자 I을 피고인의 무릎에 앉힌 후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 I의 엉덩이에 비변고, 볼과 입술에 뽀뽀했다. 이 사실을 H에게 얘기했는데 H는 "아 그래?"이러고 말았다. 다) 피해자 I은 2022. 5. 15. 저녁 H 집에 놀러갔는데 H가 라면 끓이고 화장실에 간 사이 피고인이 피해자 I에게 다가와 팔을 주무르고 허리를 감싸며 머리 냄새를 맡으면서 이마와 입술에 뽀뽀했다. 피해자 I은 이 사실을 H에게 얘기했는데 H는 "언니가딸 같아서 그런거야"라며 무덤덤하게 넘어갔다. 2) 그러나 피해자 I은 이 법정에서는 피고인이 피해자 I의 입술, 볼에 뽀뽀한 사실이 없고 성기를 엉덩이에 비비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며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은 피해자 B의 부탁으로 부풀린 것이라며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주요 내용을 번복하였는바(I 녹취서 5, 6면), 피해자의 전체적인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 3) 피해자 I은 첫 번째 추행행위가 발생한 이후에도 계속하여 피고인의 딸인 H를 따라 피고인의 집에 방문하였다. 첫 번째 추행 이후에도 피고인의 집에 가게 된 경위에 대하여 피해자 I은 만날 사람이 H 밖에 없어서 그랬다고 진술하였으나(증거기록 58면), 만일 피해자가 H가 샤워하는 사이에 3회에 걸쳐 피고인으로부터 추행 피해를 당하였다면, 처음 피해를 당한 이후로 또다시 강제추행의 피해를 당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같이 놀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집을 다시 방문하거나 H가 샤워를 하는 동안 피고인의 집에서 나오지 않은 채 H의 방에 있다가 피고인으로부터 강제추행 피해를 입었였다는 피해자 I의 진술은 '성인지적 관점'을 고려하더라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마. 피해자들이 피고인을 신고하게 된 동기나 경위에는 아래와 같이 의심스러운 사정이 있다. 1) 피해자 B과 피해자 E이 수사기관에 피고인을 신고한 시기는 각 피해를 당한 때로부터 약 7개월 또는 8개월이 경과한 2022. 7. 22.경이다. 피해자 I의 경우 피해를 당한 때로부터 약 2개월 내지는 3개월이 경과한 때에 수사기관에 피해사실을 신고하였다. 2) 피해자 B의 아들인 L은 2022. 6. 24.경 당시 14세의 미성년자인 피고인의 딸 H를 간음하였다(L은 위 범행으로 2023. 4. 6. 이 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피고인 측은 피해자들의 위 신고 이전인 2022. 7월경 L을 수사기관에 고소하였고 피해자들의 위 신고 당시에는 합의를 요구하는 피해자 B 측의 제안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였다. 3) 이 사건 고소경위와 관련하여 ① 피해자 E은 이 법정에서 '(피해자 B이) 계속 신고하라고 했었다. 피해자 B이 '고소하면 합의금으로 1,0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중략) (피고인에게) '저는 처음에 신고할 마음이 없었다. 그런데 이모(피해자 B)가 계속 옆에서 하라고 하셔서 신고한 거였다'라고 말씀드린 적은 있다'라고 진술하였고(E 녹취서 7, 8, 16면), ② 피해자 I은 이 법정에서 'B 이모랑 같이 조사를 하러 갔는데 저한테 계속 '더 부풀려서 얘기를 해라. 돈을 줄 테니까 더 부풀려서 얘기를 해라. 니가 피해를 입으면 내가 너한테 변호사를 사주든 뭐를 해 주든 다 해 줄 테니까 제발 부풀려서 얘기를 해라'라면서 저한테 울면서까지 계속 빌었습니다. (중략) (피해자 B이) 불러서 '합의금 1,000만 원 받자'는 식으로 얘기를 하고 돈을 줬다'라고 진술하였으며(증인 I 녹취서 8, 10면), ③ 피해자 I은 2023. 7. 18. 피고인 측에 '피고인의 딸 H가 의제강간을 당해 신고한 피해자 B이 합의 안 해주면 성추행으로 고소한다고 했고 피해자 B이 저희(E, I)에게 억지로 신고하게끔 저희를 항상 새벽에 불러서 신고를 하러가서 더 크게 벌 받게 하자고 하였습니다'라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해 주기도 하였다(증 제2호증). 4) 피해자 E은 2023. 7. 21.경 '(피고인을) 신고한 것을 무효처리하고 싶다'는 취지의 처벌불원서를 작성하여 피고인 측에 교부하였는데(변호인 제출 증 제1호증), 그 과정에서 별도의 합의금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고(E 녹취서 12면), 이 법정에 서 "증인이 '사실은 피고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적이 없다. 그런데 증인이 신고를 했기 때문에 이것을 무효로 처리하고 싶다'라고 쓴 적이 있지요."라는 변호인의 질문에 대하여 "맞다"고 대답하기도 하였다(위 녹취서 6면). 5) 피해자 B은 피고인을 신고할 무렵 피해자 E, I과 빈번하게 접촉한 끝에 피해자 E, I도 들이 피해자 B과 함께 피고인을 고소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이 사건 각 고소를 전후하여 이를 빌미로 피고인 측과 피해자 B의 아들인 L의 위 의제강간 관련 합의를 논의하거나 위 고소 이후 L이 피고인에게 이 사건과 위 의제강간 사건을 서로 합의하자고 제안했다가 거부당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87 내지 89면). 6) 위와 같이 이 사건 각 고소 당시 피해자 B이 처해 있던 상황, 각 고소가 이루어진 시점, 피해자 B이 피해자 E, I에게 돈을 주거나 고소로 얻을 수 있는 합의금 등을 미끼로 피해자 E, I을 사실상 사주하여 고소에 동참시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피해자 B은 아들인 L의 미성년자의제강간 사건과 관련하여 합의를 거부하는 피고인 측을 압박하고, 피해자 E, I은 합의금 등 고소로 인한 금전적인 이득을 제안하는 피해자 B의 요청에 응하여 이 사건 각 고소에 이르거나 각 피해사실을 허위로또는 과장하여 진술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5.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4. 결론
강제추행이나 아동·청소년 성범죄로 기소된 경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고소 경위의 의심스러운 정황, 객관적 증거와의 불일치 등 복잡한 법적 쟁점을 당사자 혼자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피해자 진술의 허점을 분석하고, 증인 신문 전략을 수립하며, 법리적으로 유리한 방향으로 사건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전문적인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성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면 즉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