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화성시 B건물, 5층에 있는 C에서 2024. 3. 9.경부터 근무한 종업원이고, 피해자 D(남, 47세)는 C의 업주이다.
피고인은 2024. 3. 11. 19:30경 화성서부경찰서 단속반에 의해 위 마사지업소가 교육환경보호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단속되자 이를 빌미로 피해자를 협박하여 재물을 갈취하기로 마음먹고, 2024. 3. 13. 22:40경 위 마사지업소에서 피해자에게 “씨발, 좆같아서 못하겠네.”라고 욕설을 하고, 이에 피해자가 주방 안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하자고 하자 피해자를 따라 주방 안으로 들어가 욕설을 하면서 싱크대 문을 발로 차 부수고, 계속하여 싱크대 위에 있던 위험한 물건인 과도(총 길이 23cm, 칼날 길이 12cm)를 집어 들어 피해자를 향해 휘두르고, “아 씨발, 죽여버린다.”라고 말하면서 겁을 주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협박하여 이에 겁을 먹은 피해자가 4일치 급여 및 단속에 대한 위로금 명목으로 100만 원을 주겠다고 말하자, 돈을 더 주지 않으면 위해를 가할 것처럼 피해자를 재차 협박하여 이에 겁을 먹은 피해자로부터 300만 원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피해자를 공갈하고 재물을 교부받았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이 과도를 집어 든 사실은 있으나 ① 피고인에게는 공갈의 고의가 없었고, ② 피고인이 과도를 집어 든 행위와 피해자의 재물 교부 사이에 인과관계도 없다.
3. 판단
가. 기초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1) 피해자는 E과 화성시 B건물, 5층에 있는 C를 운영했다.
2) 피고인은 피해자가 낸 구인광고를 보고 연락하여 피해자, E과 면접을 본 후2024. 3. 9.부터 주 6일 14:00~03:00 근무, 월 급여 300만 원의 근로조건으로 C에서 일을 시작했고, 그곳에서 숙식을 했다.
3) 경기화성서부경찰서 소속 경찰은 2024. 3. 11. 19:30경 손님으로 위장하여 C를 방문했다. 피고인의 안내를 받아 2번방으로 들어간 경찰은 태국 국적의 불법체류여성이콘돔을 가지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C를 교육환경보호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단속했다(증거기록 제69 내지 75쪽).
4) 2024. 3. 13. 22:48경 C에는 피고인, 피해자, E, 피해자의 아내, 관리사 2명 등이 있었다.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화장실 청소를 하라, 수건 담는 바구니를 관리실 쪽으로 갖다 놔라. 수건이 널브러져 있다.’고 말하자 피고인은 화를 내며 욕설을 했다. 이에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주방으로 들어오라고 했고, 피해자와 피고인은 함께 E이 있던 주방으로 들어갔다.
5) 주방으로 들어간 직후 피고인은 발로 싱크대를 찼고, 싱크대 문이 부러지며 열렸다(증거기록 제22, 25, 143쪽). 그 후 피고인은 싱크대에 있던 과도를 집었고, E이 피고인의 팔을 잡아 제지했다. 그 무렵부터 피고인, 피해자, E은 주방에 있던 식탁(증거기록 제23, 24쪽)에 앉아 피고인이 일을 그만두되, 피고인에게 급여 및 단속에 대한 위로 금을 지급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6) 2024. 3. 13. 22:49경 피해자의 아내는 주방문을 열고 안을 들어다 본 후 다시 문을 닫았고, 그 후로는 주변 정리를 하거나, 손님 응대를 하거나, 카운터를 보며 C에 머물렀다.
7) 2024. 3. 13. 22:52경 E은 주방에서 나왔다가 잠시 후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다.
8) 2024. 3. 13. 22:53경 피고인은 주방에서 나왔다가 잠시 후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다.9) 2024. 3. 13. 23:07경 F은 C에 도착한 후 피해자의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카운터에 머물렀다.
10) 2024. 3. 13. 23:18경 F은 주방 안으로 들어갔다가 잠시 후 나오며 웃음을 보였
고, 계속 카운터에 머물렀다.
11) 피해자는 최종적으로 피고인에게 급여 및 위로금으로 600만 원을 지급할 것을 제안했고, 피고인도 이를 승낙했다. 피해자는 300만 원은 지금 지급하고, 300만 원은 이번 주 내로 계좌이체하겠다고 했다.
12) 2024. 3. 14. 00:07경 피해자는 주방을 나와 카운터로 가서 F과 아내로부터 건네받은 현금을 세었고, 같은 날 00:09경 현금 189만 원을 들고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 그 돈을 피고인에게 주면서 현재 현금은 189만 원 밖에 없고, 나머지 110만 원은 잠시 후 계좌이체를 해주겠다고 했다.
13) 2024. 3. 14. 00:11경 피고인은 주방을 나와 카운터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챙겨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고, 같은 날 00:22경 다시 주방에서 나와 자신의 짐을 챙긴 후 같은 날 00:31경 C 밖으로 나와 앞길에 주차되어 있던 자신의 (차량번호 1 생략) 쏘나타 차량으로 가 110만 원이 이체되기를 기다렸다.
14) 110만 원이 이체되지 않자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전화를 했고, 피해자는 ‘계좌이체가 되지 않아 현금을 인출해오라고 했다. 돈 받으러 다시 올라오라.’고 말했다.
15) 2024. 3. 14. 00:44경 F은 피해자의 지시에 따라 인근 편의점으로 현금을 인출하러 갔다.
16) 2024. 3. 14. 00:48경 피고인은 다시 C로 올라와 D이 있던 주방으로 들어갔다.
17) 2024. 3. 14. 00:58경 F은 인근 편의점에서 인출해 온 현금 110만 원을 주방에 있던 D에게 전달했고, D은 이를 피고인에게 교부했으며, 피고인은 이를 받아 C를 최종적으로 떠났다.
18) 2024. 3. 14. 01:00경 피고인은 C 앞길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번호 1 생략) 쏘나타 차량을 운전하여 부모님이 거주하는 강원 횡성군 G아파트로 향했다(증거기록 제91쪽).
19) 피해자는 2024. 3. 14. 01:06경 112에 신고를 했다. 112신고사건처리표에는 “무서워서 돈을 주었다.”, “과거 남자종업원이 남자 사장에게 집기로 위협해서 돈을 갈취하였으며 피해액은 약 190만 원으로 추정된다고 함”, “칼로 위협해서 돈을 주었다는 내용.” 등이 기재되어 있다(증거기록 제9쪽).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주방식탁 위에 과도가 놓여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촬영했다(증거기록 제144쪽).
20) 피고인은 2024. 3. 14. 03:39 강원 횡성군 횡성읍 태기로 85 횡성읍행정복지센터 주차장에서 특수강도 혐의로 긴급체포되었고, 2024. 3. 15. 같은 혐의로 구속되었으며,2024. 3. 28. 특수공갈 혐의로 기소되었다.
나. 피고인에게 공갈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
1) 피고인이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인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범의 자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이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에 해당하는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으로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15470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C가 교육환경보호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단속되자 이를 빌미로 피해자를 협박하여 재물을 갈취하기로 마음먹고, 피해자에게 욕설을 하고, 주방 싱크대 문을 발로 차 부수고, 싱크대에 있던 과도를 집어 들어 피해자를 향해 휘둘렀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3) ① 2024. 3. 13. 22:48경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다툼이 발생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주방으로 들어오라고 한 사실, ② 당시 주방에는 E이 있었던 사실, ③ 주방으로 들어간 피고인은 발로 싱크대를 찼고, 싱크대 문이 부러지며 열린 사실, ④ 피고인이 싱크대에 있던 과도를 들었다가 E에 의해 제지당한 사실, ⑤ 피고인과 피해자, E은 그 무렵부터 주방 식탁에 앉아 피고인의 급여 및 위로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600만 원을 지급하되, 그 중 300만 원은 지금, 나머지 300만 원은 이번 주 내로 지급하겠다고 합의한 사실, ⑥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2024. 3. 14. 00:09경 현금 189만 원을, 00:58경 현금 110만 원을 지급하여 합계 299만 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재물을 갈취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피해자에게 욕설을 하거나, 싱크대를 발로 차거나, 과도를 집어 들었다고 보기 어렵다.
가) 피고인은 경찰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카운터에서 피해자에게 화를 내고, 주방으로 들어가 싱크대를 발로 찬 이유는 그동안 피해자에게 쌓였던 불만이 폭발해서였지 재물을 갈취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 당일 이전부터 피고인과 마찰이 있었고, 이 사건 당일 화장실 청소나 관리사에 대한 콜 등과 관련해 지적을 하자 피고인이 화를 내며 욕을 했다는 피해자의 진술(증거기록 제28, 29, 217쪽), 피해자가 뭔가 일을 잘 시키면 되는데 너무 명령조로 하니까 피고인이
뭐가 좀 쌓여있었던 것 같다는 취지의 E의 진술(증인 E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1쪽)도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한다.
나) 피고인은 경찰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주방에서 과도를 집어든 이유는 피해자가 손바닥으로 얼굴을 밀어 눈이 찔리게 되자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였지 재물을 갈취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래와 같은 진술들을 종합하면, 피해자를 따라 주방으로 들어간 피고인이 싱크대를 발로 차자 피해자는 손바닥으로 피고인을 밀었고, 이미 흥분한 상태에서 한층 더 격분하게 된 피고인이 싱크대에 있던 과도를 집어든 것으로 보인다.
① 피고인은 경찰에서 ‘싱크대 문을 발로 차니 싱크대 문이 열렸고, 피해자가 손바닥으로 저의 얼굴 정면을 치기에 저도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싱크대에 있던 과도를 집어 들었다.’고 진술했다(증거기록 제118쪽). 피고인은 검찰에서도 ‘이미 화가 난 상태였기에 피해자를 따라 주방에 들어가면서 싱크대 문을 발로 찼고, 싱크대 문이 망가져서좀 열리게 되었다. 그러자 피해자가 손바닥으로 저의 얼굴을 밀었고, 피해자의 손가락에 눈을 찔렸다. 당황하고 놀라서 싱크대에 있던 과도를 집어 들었다. 옆에 있던 E이하지 말라고 제 손을 잡았다. 저는 왜 얼굴에 손을 대냐는 등의 이야기로 실랑이하다가 30초~1분 후에 주방 싱크대 안에 칼을 내려놨다.’고 진술했다(증거기록 제193쪽).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도 ‘순간 저도 손이 눈에 올라와서 눈이 찔려서 당황해서 기억이 조금 삭제된 것은 맞습니다.’고 진술했다.
② 피해자는 검찰에서 “피고인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밀었는가요.”라는 질문에 “제가 의자에서 일어나서 피고인을 제지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가슴 쪽을 민 것 같은데 정확하게 어디를 밀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라고 진술했고, “피고인은 진술인의 손가락에 눈을 찔렸다고 하는데, 어떤가요.”라는 질문에 “그날 피고인도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미안하다고 했고요. 하지만 저는 제지하는 과정에서 그런 것이고 의도적으로 피고인을 공격했던 것은 아닙니다.”라고 진술했다(증거기록 제218, 219쪽).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이 과정에서 증인의 손가락이 피고인의 눈을 찔렀다는데 사실이 아닌가요.”라는 질문에 “··· 싱크대를 발로 차니까 제가 (피고인의) 몸을 밀쳤지요. 그런데 피고인은 제가 눈을 찔렀다고 하는데 제가 인위적으로 눈을 찌르려고 하지는 않았으니까.”라고 대답했고, “제가 물어본 것은 얼굴을 이렇게 손바닥으로 밀었는지”라는 질문에 “그런 적은 없습니다. 저는 몸을 민다고 밀었는데 피고인의 말은 제가 눈을 찔렀답니다. 그래서 내가 언제 눈을 찔렀냐고 물어봤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다) 아래와 같은 진술들을 종합하면, 급여 및 위로금에 관한 이야기는 피고인이 아니라 피해자나 E이 먼저 꺼낸 것으로 보인다.
① 피고인은 경찰에서 ‘E이 중재 역할을 하다가 그러면 월급 주기로 했던 300만 원을 받고 일을 그만 하는 게 어떻겠냐고 했고, 피해자도 부족하냐, 부족하면 말을 해라고 했다.’고 진술했고(증거기록 제119쪽), 검찰에서 ‘주방 식탁에 앉아서 한 시간 정도 이야기하다가 E이 벌금이 나올지도 모르는데, 100~300만 원 정도가 나올 거 같고, 일한 날짜까지 계산하면 340만 원을 받고 그만 두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제가 아닌 E이 먼저 돈 이야기를 꺼냈다.’고 진술했으며(증거기록 제194쪽), 이 법정에서 ‘피해자와 E이 (급여 및 위로금 관련) 대화의 주체였다고 생각한다. 저는 하는 말에 대답만 하는 것이었고, 아까 대화 중에 돈 이야기가 나오면 침묵이 있었다고 하는데 저는 돈 이야기가 나왔을 때 계획을 하거나 생각했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할 말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② 피해자는 검찰에서 ‘제가 피고인에게, 피고인이 4일 정도 일을 했고, 내 사정으로 일을 못하게 됐으니까 급여 50에 위로금 50 정도를 주겠다고 했다.’고 진술했고, “피고인이 돈을 먼저 달라고 한 것은 아닌가요.”라는 질문에 “네. 피고인은 돈 달라고 한 적 없습니다. 피고인은 경찰, 검찰에서 다 돈 달라고 한 적 없다고 얘기했을 겁니다. 그건 맞습니다. 하지만 피고인은 말로만 안 했을 뿐 사실상 돈 달라고 한 겁니다.”라고 진술했다(증거기록 제221, 222쪽).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도 피고인이 먼저 돈을 요구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③ E은 경찰에서는 피고인이 먼저 돈을 요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증거기록 제43, 44쪽) 이 법정에서는 ‘피고인이 먼저 돈을 요구하지는 않았고, 제안을 받으니 그것 가지고는 안 된다고 했다. 갑자기 돈 제안을 받고 묵묵부답하거나, 고민하는 기색이 보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경찰 진술을 번복했다.
라) 위와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화를 내며 욕설을 하거나 싱크대를 발로 찬 것은 누적된 불만이 폭발했기 때문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이 과도를 집어든 것은 피해자가 손바닥으로 자신을 밀자 이미 흥분한 상태에서 한층 더 격분하게 되었기 때문으로 보이는 점, ③ 급여 및 위로금에 관한 이야기는 피고인이 아니라 피해자나 E이 먼저 꺼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는 피고인이 재물을 갈취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피해자에게 욕설을 하거나, 싱크대 문을 발로 차거나, 과도를 집어 들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의 재물 교부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
1) 공갈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행위자의 협박에 의하여 피해자가 외포되어야 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여 행위자가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2629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욕설을 하거나, 싱크대 문을 발로 차거나, 과도를 집어든 행위와 피해자의 재물 교부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가) 피고인은 과도를 집어 들었다가 E에 의해 제지당해 과도를 놓았다. 그때부터 피해자는 피고인, E과 주방 식탁에 앉아 한참 동안 이야기를 한 후 비로소 금여 및 위로금에 관한 합의를 했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과도를 집어든 시점으로부터도 약 1시간21분 후 현금 189만 원을, 약 2시간 10분 후 현금 110만 원을 교부했다.
나) 피해자는 피고인이 E에 의해 제지당한 이후에도 주방 식탁 위에 과도를 올려놓는 등 계속 과도를 휴대한 채 식탁에 앉아 급여 및 위로금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피해자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피해자의 경찰, 검찰 및 법정 진술, E의 경찰 진술, F의 경찰 진술, 수사보고서(증거목록 순번 27) 등이 있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E에 의해 제지당한 이후에도 식탁 위에 과도를 올려놓는 등 계속 과도를 휴대하고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인은 경찰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E에 의해 제지당한 이후 과도를 싱크대에 던져두었고, 과도를 휴대하지 않은 채 식탁에 앉아 피해자, E과 급여및 위로금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② F은 경찰에서 ‘이 사건 당일 피해자의 아내로부터 “칼, 상황 안 좋아.”라는 이야기를 듣고 C를 방문했다. 피해자로부터 현금을 출금해오라는 말을 듣고 편의점 현금 인출기에서 110만 원을 인출해 주방에 있는 피해자에게 전달했는데, 그때 식탁 위에칼이 놓여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F은 이 법정에서 ‘피해자의 아내로부터칼 관련 이야기를 들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현금을 전달할 당시에는 식탁 위에 칼이 있는 것을 못 보았다.’거나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경찰 진술을 번복했다.
③ E은 경찰에서 ‘피고인이 식탁에 칼을 올려놓고 앉더니 저와 피해자에게 앉으라고 했다. 피고인은 칼을 언제든지 다시 휘두를 수 있게 본인 앞에 두고 돈 요구를 했
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E은 이 법정에서 ‘경찰에서는 얼떨결에 위와 같이 진술했다. 제가 몇 번 말리니까 피고인은 칼을 싱크대에 버렸다. 피고인이 나간 후 제가밖을 나갔다 오니 식탁 위에 칼이 놓여 있었다. 피해자가 싱크대에 있던 칼을 식탁 위에 놓아두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경찰 진술을 번복했다.
④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2024. 3. 13. 22:53경 주방에서 나왔다가 잠시 후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는데, 그때 피고인의 손에는 과도가 없었다. 피고인이 과도를 휴대하여 피해자를 협박할 생각이었다면 과도를 주방에 둔 채 밖으로 나오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⑤ 피해자는 경찰에서 ‘피고인이 경찰에 C에 대한 제보를 하여 단속되게 한 후 그것을 명분삼아 금전을 요구한 것 같다. 처음부터 일을 할 목적이 아니라 돈을 빼앗을 목적으로 업소에 왔었던 것 같다.’고 진술했고(증거기록 제36, 37쪽), 검찰에서 “얘는 상습범입니다. 명분을 찾아서 협박해 돈을 받아가는 겁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냥 넘어
갈까도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가만두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일단 돈을 준 겁니다. ··· 저는 피고인을 법적으로 혼내주고 싶었습니다. 저희도 나쁜 일을 했지만 피고인이 악용해서 돈을 갈취하는 것은 너무 안 좋은 일이었으니까요.”라고 진술했다(증거기록 제222, 225쪽). 위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상당한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피고인을 형사처벌받게 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해자는 과거 티켓다방을 운영하던 중 여종업원들에게 악감정을 품고 그들을 구속 및 형사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그들이 절도를 한 것처럼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고, 또 다른 여종업원으로 하여금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도록 교사하여 무고죄 등으로 구속되었고, 유죄판결을 받기도 했다(증인 D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3, 4쪽). 여기에 피고인이 떠난 후 경찰이 출동하기 전 피해자가 싱크대에 있던 과도를 식탁 위에 놓아둔 것으로 보인다는 E의 진술을 더하여 보면, 피해자의 이 부분 주장을 믿기 어렵다.
다) 피해자는 주방 안에서 동업자인 E과 함께 있었고, 피고인은 혼자였다. 또한 주방 밖에는 피해자의 아내와 피해자의 친한 동생 F, 관리사 2명이 있었다. 피해자나 E은 피고인과 급여 및 위로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주방 밖으로 나갈 수 있었고, 피해자의 아내나 F과 소통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
라) 피해자는 검찰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칼을 내려놓고 얘기하라고 말하거나,그게 칼을 들 만큼 화낼 일이냐? 형이 해주겠다, 기분 나쁜 게 뭐냐고 말하거나, 피고인을 혼내줘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면, 공포심을 느껴 항거가 불가능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요.’라는 질문에 “처음에 피고인이 싱크대를 발로 차고 칼을 들었을 때는 욱해서 그런 줄 알고, 많이 무서워서 얼어있었습니다. 하지만 E이 피고인의 팔을 잡으면서 안도가 됐고, 누가 다칠 수도 있고, 나는 가게도 2개나 하고 있고 잃을 것도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E이 팔을 잡으면서 내편이 있다면 생각에 전과 같이 공포심을 안 느끼게 된 것은 맞습니다.”라고 진술했다(증거기록 제227쪽). 또한 피해자는 검찰에서 “진술인은 당시 E과 같이 주방에 있었고, 밖에는 부인과 F, 관리사도 있었으므로 피고인을 힘으로 충분히 제압할 수 있었고, 필요한 경우112에 신고를 해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가요.”라는 질문에”(피고인을) 제압할 마음은 없었습니다. 괜히 제압하려다가 누가 다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칼을 들고 돈을 받아내려는 모습에 일단 달래서 돈을 주고 보내고, 나중에 경찰에 신고를 해서 혼내줘야겠다고도 생각했습니다.”라고 진술하기도 했다(증거기록 제226쪽).
마)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나 E이 먼저 피고인에게 금전의 지급을 제안했다. 나아가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급여 및 위로금으로 100만 원 정도는 지급할 의사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했다.
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상당한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나아가 피해자는 검찰에서 ‘저도 처음에는 그냥 넘어갈까도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가만두지않겠다고 생각하고 일단 돈을 준 겁니다. ··· 저는 피고인을 법적으로 혼내주고 싶었습니다. 저희도 나쁜 일을 했지만 피고인이 악용해서 돈을 갈취하는 것은 너무 안 좋은일이었으니까요.”라고 진술했고(증거기록 제222, 225쪽), 이 법정에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했다. 위와 같은 진술들을 종합하면 피해자는 피고인의 협박에 외포되어 현금을 교부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을 형사처벌받게 할 의도로 현금을 교부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사) 위와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의 행위(과도를 집어드는 행위 등)와 피해자의 현금 교부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는 점, ② 피고인은 E에 의해 제지당한 이후에는 과도를 싱크대에 던져두었고, 피해자, E과 식탁에 앉아 급여 및 위로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는 과도를 휴대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해자가 피고인과 급여 및 위로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당시 주방 안에는 피해자의 동업자 E이 있었고, 주방 밖에는 피해자의 아내, 피해자의 친한 동생 F, 관리사 2명이 있었으며, 피해자는 이들과 소통할 수 있었으나 경찰에 신고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④ 피해자의 검찰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가 피고인의 행위에 의해 외포되었는지 의문이 드는 점, ⑤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급여 및 위로금으로 100만 원 정도는 지급할 의사가 있었다고 진술한 점, ⑥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피해자를 형사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현금을 교부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⑦ 피해자는 과거 티켓다방 여종업원들에게 악감정을 품고 그들을 구속 및 형사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무고했다가 유죄판결을 받기도 했고, E은 피해자가 경찰이 출동하기 전 피고인이 싱크대에 던져놓은 과도를 식탁 위에 놓아두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의 재물 교부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