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송파 명예훼손 변호사 – 강간 피해 공개 명예훼손 무죄 판결 사례

성폭력 피해를 외부에 알렸다가 오히려 명예훼손죄로 기소되는 사례가 사회적으로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강간 피해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개한 피고인이 명예훼손죄로 기소되었으나 무죄를 선고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허위사실 명예훼손죄의 성립 요건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성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란 무엇인가

명예훼손죄의 기본 구조

형법 제307조 제2항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②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이 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상대방의 명예가 실제로 훼손되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시된 내용이 객관적으로 허위이고 피고인이 그것이 허위임을 인식하면서 발설했다는 점까지 갖추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이 세 가지 요건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입증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허위사실 명예훼손죄에서 적시된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 그리고 피고인이 허위임을 알았다는 사실은 모두 검사가 입증해야 합니다.

피고인이 자신의 주장을 스스로 증명하지 못한다고 해서 곧바로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니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가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하여야 합니다.

이는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이 요구하는 엄격한 증명의 원칙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형사소송법
제307조(증거재판주의)
②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

허위 여부 판단의 기준

적시된 사실이 허위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발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보아야 하며,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된다면 세부적인 표현에 다소 과장이 있더라도 허위라고 볼 수 없습니다.

또한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에 대해 불기소처분이나 무죄판결이 내려졌다는 사정만으로 피해를 호소한 발언이 곧바로 허위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무고죄 판단에서 확립된 법리가 명예훼손죄에서 허위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입니다.

2. 사건의 개요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피고인과 피해자는 같은 대학교 소속 교수로서 동일한 연구센터에서 함께 사업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연구센터 구성원들과 함께 회식을 한 다음 날 새벽 피고인의 집에 함께 있었고, 그 자리에서 성적 접촉이 있었습니다.

피고인은 이후 피해자가 자신을 강간하였다고 경찰에 고소하였으나, 수사기관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하였고, 피고인의 이의신청과 재정신청도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기소의 경위

피고인은 3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로부터 강간을 당하였다고 발언하였고, 이 발언들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자신이 적시한 내용이 허위가 아니고, 허위라는 인식도 없었다며 항소하였습니다.

3. 법원의 판단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의 발언이 허위임을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가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뿐이라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모두 경찰에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받았는데,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진술에 대해 거짓 반응이 나와 피해자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보다 더 신빙성이 있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의 발언이 허위라는 점을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사건 당일 전후 정황에 대한 판단

피해자는 사건 다음 날 피고인에게 전화하여 “나 그날 많이 실수한 것 같은데”, “나 걱정 엄청 했는데”라고 말하였으며, 이에 대해 피고인은 “있으면 안 되는 일이 일어났으니 없던 일처럼 잊어버리는 거죠”라고 답하였습니다.

법원은 만약 두 사람이 서로 동의하에 성관계를 시도하였다면 피해자가 다음 날 굳이 걱정하였다고 말하거나 사과하듯 전화할 이유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현장을 떠날 때 자신의 팬티를 찾지 못하고 피고인의 팬티를 가지고 간 점도 동의에 의한 성관계 시도라는 피해자의 진술과 쉽게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고인이 즉시 고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판단

법원은 피고인이 강간 피해 직후 바로 고소하지 않은 데 대해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해당 연구사업의 신청요강에는 선정 후 1년 이내에 핵심 연구원이 변경되면 차년도 연구비를 30% 내외 삭감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고, 피고인은 이를 우려하여 고소를 미루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였습니다.

피고인은 고소 이전에 이미 지인들에게 강간 피해 사실을 알리며 도움을 요청하였다는 사정도 확인되어, 법원은 피고인의 해명이 신빙성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최종 선고

항소심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언론 인터뷰 발언이 허위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부분 명예훼손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한편 피고인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로 인한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부분은, 동일한 게시 행위로 이미 별도의 확정판결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면소가 선고되었습니다.

대구지방법원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21. 4. 5.경, 2021. 5. 12.경, 2021. 5. 13.경 각 명예훼손의 점은 각 무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의 점은 면소.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사실오인·법리오해·양형부당)
1)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①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은 허위 사실이 아니고, 피고인에게 허위라는 인식이 없었으며, ②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만으로 피해자가 특정된다고 보기 어려우며, ③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공소사실의 경우 ‘비방할 목적’이 없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원심의 형(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원심 판시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죄 부분)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1. 5. 11. 대학 사무실에서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접속하여, 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강간당한 사실이 없음에도 그곳의 [지금 청원하기] 게시판에 “T”는 제목으로 “저는 B대에 재직 중인 A 교수입니다. B대학교 동료 교수로서 같은 센타에 근무하던 D 교수에게 강간을 당하였습니다”는 글을 게재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나. 관련 법리
형법 제40조가 규정한 상상적 경합관계의 경우에는 그중 1죄에 대한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다른 죄에 대하여도 미치고, 형사재판이 실체적으로 확정되면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할 수 없으며, 확정판결이 있는 사건과 동일사건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된 경우에는 판결로써 면소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12. 23. 선고 2005도5665 판결, 대법원 2011. 2. 24. 선고 2010도13801 판결 등 참조).
다. 구체적 판단
1) 피고인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소외 AD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고, 대구지방법원은 2022. 8. 25. 피고인에게 벌금 500만 원 등을 선고하였으며(2022고정327 판결, 증거기록 319쪽), 위 판결은 2023. 8. 17. 확정되었다. 위 확정판결의 범죄사실은 다음과 같다(증거기록 319쪽).

2) 위 확정판결의 범죄사실과 이 사건 정보통신망 이용 명예훼손 공소사실의 각 행위는 모두 피고인이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AD와 이 사건 피해자의 성명을 언급한 1개의 글을 게시한 행위이고, 양자는 사회통념상 1개의 행위에 해당하여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 따라서 위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이 사건 정보통신망 이용 명예훼손 공소사실에도 미치므로, 결국 위 공소사실은 확정판결이 있은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에 따라 면소를 선고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와 같은 면소 사유의 존재를 간과한 채 이 사건 정보통신망 이용 명예훼손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위 공소사실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원심 판시 각 명예훼손죄 부분)
가. 공소사실의 요지

나. 적시 사실에 피해자가 특정되었는지 여부
원심과 당심이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사업에 참여한 B대학교 소속 교수는 총 6명으로 구성원이 소수에 해당하며, 피고인은 수사과정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제1의 가항과 관련하여 “기사 내용을 본 사람들은 AA 또는 피해자 중 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라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110쪽), 제1의 나항과 관련해서는 ‘국민청원에 피해자의 실명이 명시되어 있었기 때문에, B대 사람들은 가리킨 대상이 피해자임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므로(증거기록 113쪽),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에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이 허위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은 그것이 주관적 요건이든 객관적 요건이든 그 입증책임이 검사에게 있으므로 형법 제307조 제2항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기소된 사건에서,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사실이 적시되었다는 점, 그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진실에 부합하지 아니하여 허위일 뿐만 아니라 그 적시된 사실이 허위라는 것을 피고인들이 인식하고서 이를 적시하였다는 점은 모두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고, 이 경우 적시된 사실이 허위의 사실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보아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경우에는 그 세부(細部)에 있어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허위의 사실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도9319 판결,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757 판결, 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4도207 판결 등 참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이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라고 정한 것의 의미는, 법관은 검사가 제출하여 공판절차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하여야 하고,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만큼 확신을 가지는 정도의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공소사실을 증명할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는 것이다. 결국 검사가 법관으로 하여금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로 증명하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가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인이유리한 증거를 제출하면서 범행을 부인하는 경우에도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여전히 검사에 있고,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배치되는 자신의 주장 사실에 관하여 증명할 책임까지 부담하는 것은 아니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와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를 종합하여 볼 때 공소사실에 관하여 조금이라도 합리적인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지,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의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는 것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은 물론 형사소송법상 증거재판주의 및 검사의 증명책임에 반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 참조). 무고죄의 판단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사실에 관하여 불기소처분이나 무죄판결이 내려졌다고 하여 신고 내용을 허위라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법리(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20도1842 판결 등)는 명예훼손죄 성립과 관련하여 적시한 사실이 허위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을 발설한 경우,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피고소인)의 성폭력범죄 성립이 증명되지 않는다고 하여 바로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발설이 허위라고 쉽사리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공갈죄에 관한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4도3794 판결 참조).
2) 기초사실
원심과 당심이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B대학교의 2019년도 F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은 2019년 9월부터 6년 6개월간 진행될 예정이었고, 외부 인원 2명(AE대학교 교수 AF, AG)과 B대학교 소속 교수 6명(이 사건 사업의 센터장 AD, 부센터장 피고인, AA, 피해자, AH, AI)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B대학교 교수인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9년 중반 경부터 위 연구센터 소속으로 함께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다(증거기록 506쪽).
나) 위 연구센터 구성원들은 2019. 6. 8. 저녁에 늦게까지 회식을 하였고, 2019.6. 9. 새벽에 피고인과 피해자는 피고인의 집에 함께 있었다. 그때 피고인의 집에서 있었던 성적 행위에 관하여, 피고인은 2021. 2. 19. “피해자가 2019. 6. 9. 피고인을 강간하였다.’고 경산경찰서에 고소하였고, 그 수사과정에서 피해자는 “두 사람이 서로 동의하여 성관계를 하려고 했지만 피해자의 발기부전으로 성관계를 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다) 경산경찰서는 2021. 7. 13.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결정을 하였고, 이에 피고인이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대구지방검찰청도 같은 이유로 2021. 12.29. 불기소처분을 하였다(증거기록 366쪽). 피고인은 이에 재정신청을 하였으나, 대구고등법원은 2022. 9. 29. 이를 기각하였다(증거기록 376쪽). 위 불기소처분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3) 구체적 판단
가) 앞서 본 증거들과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및 사정에 의하면, 피해자의 진술 등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3개 언론사와의 각 인터뷰에서 2019. 6. 9. 피해자로부터 강간당하였다고 한 발언이 허위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는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원심이 위 공소사실들을 유죄로 인정한 데에는 사실오인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①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강간당하였다고 고소하였으나 수사기관은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곧바로 피고인이 강간당하였다는 것이 허위 사실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② 피고인의 인터뷰 발언이 허위임을 입증할 직접적 증거는 피해자가 강간사건 피의자로서 한 진술들과 이 사건 명예훼손 고소인으로 한 진술이 전부이고, 결국 피해자의 진술이유일하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경찰에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받았다. 피고인은 “그때 집안에서 당신은 그 남자와 성관계 했습니까? 그 당시 당신은 그 남자와 성관계한 적이 있습니까? 그날 당신이 그 남자와 성관계한 것이 사실입니까”라는 3개의 질문에 대하여 모두 ‘예’라고 대답하였는데, 3회 모두 거짓반응이 나왔고, 피해자는 “2019년 6월에 당신은 A교수의 집에서 성관계를 한 적이 있습니까? 그 당시, 당신은A교수가 거부하는데도 성관계를 했습니까? 당신은 A교수의 팬티를 벗기고 성관계를 한 사실이 있습니까?”라는 3개의 질문에 대하여 모두 “아니오”라고 대답하였는데, 3회 모두 거짓반응이 나왔다. 위 검사결과를 보면, 피해자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보다 신빙성이 있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다.
③ 피해자는 2019. 6. 10. 10:18 경 피고인에게 전화하여 “아이 나 그날 많이 실수한 것 같은데,······나 걱정 엄청 했는데”라고 얘기하였으며, 피고인에게 밥을 먹자고 제안하자, 피고인은 “다른, 많은 사람들 안 만나러 딱 믿을 수 있는 사람들하고만 딱술을 먹는데.”, “아니요, 그러니까 다른 분이 있으면 모르지만 둘이만 가서는 안 돼요.”,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 일어났으니 없던 일처럼 여기에선 다 잊어버리는 거죠.”, “아프죠. 술 먹어서 아픈 게 아픈 거지, 그냥 몸살 앓듯이 아파요.”라고 각 말하였다(증거기록 124쪽 내지 126쪽).
피해자는 경찰조사에서 ‘실수한 것 같은데’ 등 통화 녹취록 내용에 대하여 “그날 진도가 너무 많이 나갔다는 좀 쑥스러웠다…”는 의미이고 강간에 대한 사과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고 진술하였다. 술을 많이 마시고 난 다음날 통화에서 ‘실수’라는 표현은 어떤 잘못을 술에 취한 탓으로 돌려 의도성을 부인하며 책임을 회피하려고 할 때 사용할 수 있고, 피해자 진술처럼 서로 동의하여 성관계를 가지려고 했던 것이라면 그 다음날 “나 걱정 엄청 했는데”라고 말한 이유를 알기 어렵고, 피고인의 집에서 피해자가 무척 걱정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심이 든다. 피고인이 “딱 믿을 수 있는 사람들하고만 딱 술을 먹는데.”라고 한 부분은 피고인이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은 하지 않을 행동을 피해자가 했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이고, 이어서 둘만 있을 때는 피해자가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술이든 밥이든 둘만 있는 자리는 피하겠다는 의미로 말하는 것으로 들리기도 하며, 피고인은 피해자가 한 행동을 “있으면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표현하였을 수 있다. 피고인이 몸살 앓듯이 아프다고 하면서도 술 먹어서 아프다고 말하는 것도 ‘(있으면 안 되는데 일어난 일을) 다 잊어버리는 거죠’라고 말하는 심경의 연장선에서 피해자의 행위로 몸이 아픈 것을 술 탓으로 돌리려고 하는 심리에서 한 말일 수도 있다. 이러한 통화내용을 보면, 피해자의 진술을 넘어서는 피해자의 행동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
피해자는 위 통화 이후 11시 경 동료 교수인 AJ에게 전화를 걸어 다른 교수들과의 갈등을 언급하며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는데(증거기록 438쪽), 통화 시간대에 비추어 위 말은 피고인의 집에서 피해자와 사이에 있었던 일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④ 피해자는 피고인의 집에서 나갈 때 자기의 팬티를 찾지 못하고 오히려 피고인의 팬티를 가지고 갔다. 두 사람이 서로 동의하고 성관계를 하려던 상황이라면, 피해자의 위와 같은 행동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피고인은 ‘자신의 팬티를 입지 않고 피해자의 팬티를 입고 간 것은 아니냐’는 경찰관의 질문에 ‘피고인이 피해자의 팬티를 숨긴 것으로 생각하고 자신도 피해자의 팬티를 숨기려는 생각으로 들고 갔다’고 해명하였지만, 위 해명을 수긍하기가 쉽지 않다.
⑤ 피해자는 경찰에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피고인과 사전 약속을 했다가 둘이서 경주로 가서 식사를 했다는 점, 2020. 1. 라스베가스 학회에서 호텔의 같은 방에 숙박하였던 사정 등을 진술하였다. 그런데 경주에서의 식사는 2019. 8.24. 공적 용무에 관한 대화 후에 피해자가 즉흥적으로 식사를 제안하여 행선지를 밝히 지 않은 채 차에 피고인을 태우고 경주로 갔던 것일 뿐이고(전화녹취록, 증거기록 161쪽 내지 171쪽), 그때까지 피고인과 피해자가 둘이서만 사적으로 만난 일은 없었던 것 으로 보인다. 라스베가스 호텔방 투숙과 관련하여서는, 피고인이 라스베가스 출장 기간에 따로 투숙하다가 마지막 날에 피해자, AA과 함께 한 방에서 투숙하였을 뿐인데, 피해자가 2019. 11. 4. 피고인, 피해자, AA 세 명이 포함된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1/7, 1/8일은 호텔비 정말 비싸네요. 이틀은 우리방 같이 씁시다”라고 메시지를 보냈고, 피고인이 2019. 11. 5. “근디 6시간 운전인데 10일 새벽 몇시에 출발?”, “새벽 3시?”, “10시50분뱅기니까..8시전에도착해야차리턴하고들어가지않을까나요? 혼자서밤운전6시간 혼자 할 수 있남? 다 면허증 받아서 가야것네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던 것을 보면(추가증거기록 208쪽), 피고인은 2020. 1. 10. 새벽 2~3시 경 출발하는 일정에 대해 논의 중이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로 미루어 여행경비 절약 등을 위하여 피고인은 마지막 날 숙소를 따로 예약하지 않고, AA과 피해자의 숙소에 머물다가 당일 새벽에 체크아웃하고 바로 출발하는 일정이 사전에 합의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AA은 피고인과 피해자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손을 잡은 것을 보았다고 진술하였는데, 뒤에서 보는 AE대 회식 후에 AA이 보인 태도를 보면 그가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에서 진술하였을지 의심스럽다. 피고인은 라스베가스에서 피해자가 강제로 포옹한 사실은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추가증거기록 105쪽), 이와 관련하여 피해자는 “피고인이 자신에게 팔짱을 낀 적이 있으며, 횡단보도 앞에서 외국인들이 포옹하는 것을 보고 따라 해보자고 하여 피고인과 포옹을 한 적은 있다.”고 진술하였는데(증거기록 384쪽),뒤에서 보는 피해자의 행태와 피고인이 보인 반응을 보면 피해자의 말을 믿기 어렵다.⑥ 피고인은 2020. 2. 19.과 20. AE대의 워크숍에 참석하였는데, 그때 회식자리에서 있었던 일에 관하여 AF 교수는 2020. 9. 11. 피고인과의 통화에서 “그 다음에 D 교수님은 이거는 ‘아이고, 저러시면 곤란할 텐데.’하는 느낌을 내가 받았어”라고 말하였다(증거기록 212쪽). 피해자는 2020. 2. 20. 00:16경부터 피고인에게 “오늘 아님 기회없는데!”, “전화는 받아야지?”, “괜찮아?” 등의 문자메시지를 연이어 보냈으며, 피고인은 이에 답장하지 않았다(증거기록 131쪽). 피고인은 같은 시각 AA에게 전화해 ‘피해자가 자꾸 전화하니 진정시켜 달라’는 취지로 도움을 요청하였고(증거기록 133쪽 이하), 이에 대하여 AA은 “좀 받아줘, 한 번”이라고 대답했다. 이후 04:41경 피해자와의 통화에서는 피해자가 술 한 잔 하자고 제안했으나 피고인은 ‘자야 한다’며 거절하였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숙소 호실을 계속 물었음에도 끝까지 알려주지 않고 “아, 잡시다~”라고 말하며 통화를 종료하였다(증거기록 129쪽 내지 131쪽).
⑦ 이 사건 연구센터 구성원들은 2020. 9. 9. 회식자리를 가졌는데, 피고인은 AD에게 회식 자리에서 피해자를 피할 수 있도록 좌석 배치를 조정해 달라고 요청하였다(증거기록 244쪽, 245쪽). 피고인은 수사기관에 ‘그 회식자리에서 피해자로부터 추행을 당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추가증거기록 116쪽 내지 119쪽). 피고인은 2020. 9. 11. 피해자에게 “D교수님(피해자), 많은 도움 주시고 있는 것 감사합니다. 그런데, 회식 시마다 술 어느 정도 취하면 D교수님이 하시는 말과 행동들이 많이 불편합니다. 다시는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라는 이메일을 보냈고(증거기록140쪽), 이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A교수님(피고인), 정말 죄송합니다. 다음부터 주의하겠습니다. 저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충고 감사합니다.”는 회신을 보냈다(증거기록 39쪽). 피고인과 AD의 2020. 9. 15. 통화에서 AD는 “D(피해자) 교수는 술이 좀취하기 전에 보내야 돼.”라고 말하였고, 피고인은 “저 사람은 술 취하면 저런 얘기하고 막 이런 얘기하면서 회식 별로 안했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드리기도 했고”라고 말하였다(증거기록 244쪽, 245쪽). 위 회식자리에서 피해자의 적절하지 못한 어떤 언행이 있었다고 보인다.
⑧ 피고인은 피해자의 강간 및 강제추행 등을 이유로 피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강간 및 강제추행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는 인용되지 않았으나, 피해자의 부적절한 언행들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이유로 위 자료 1,000만 원을 인용하는 판결을 받았다(대구지방법원 2021가단114904 판결, 2022나328183 판결).
⑨ 피고인은 이 사건 사업에서 구성원이 변경될 경우 연구비 삭감 등 불이익이 발생하여 사업에 차질이 생기고, 이 사건 사업의 다른 구성원들에게도 피해가 미칠 것을 우려하여, 강간 피해를 입은 직후 피해자를 고소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2019년도 F 신규과제 신청요강 18쪽에는 ‘선정 당시 연구계획에 대한 일관성 유지를 위해, 선정 후 1년 이내 주관연구책임자, 핵심연구원, 연구주제 변경 등 주요 내용 변경 시 차년도 연구비의 30% 내외 삭감’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2025. 4. 4.자 피고인 변호인 변론요지서 참고자료1 18쪽). 이 점은 즉시 고소를 하지 않은 점에 대한 피고인의 해명과 부합한다.
⑩ 피고인은 2020. 9. 9. 회식 이후 다른 연구센터 구성원들과의 사이가 급격하게 나빠진 이후이기는 하지만, 피해자를 고소하기 전인 2020. 9. 26. 친구인 AK에게 자신이 과거 피해자로부터 강간을 당하였다고 밝히면서, 당시 곧바로 고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 사건 사업도 무산되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될까봐 두려워 피해자를 고소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하였고(증거기록 145쪽 내지 148쪽), 피해자를 고소하기에 이르기까지(2021. 2. 8.) AL(공판기록 171쪽), AM(공판기록 173쪽), AN(공판기록177쪽), AO(공판기록 182쪽), AP(공판기록 184쪽) 등에게 강간 피해 사실을 알리며 도움을 요청하였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정보통신망 이용 명예훼손죄 부분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원심 판시 각 언론사 인터뷰로 인한 명예훼손죄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무죄 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21. 4. 5.경, 2021. 5. 12.경, 2021. 5. 13.경 각 명예훼손의 점의 요지는 제3의 가항 기재와 같고, 앞서 제3의 다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면소 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의 점의 요지는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앞서 제2의 다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확정판결이 있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에 의하여 면소를 선고한다.

4. 결론

성폭력 피해를 공개적으로 알린 행위가 명예훼손죄로 이어진 이 사건처럼, 법리적 쟁점이 복잡하게 얽힌 형사사건에서 당사자가 혼자 대응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수사 초기부터 증거 수집과 진술 방향을 잘못 설정할 경우 돌이키기 어려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허위사실 여부, 피고인의 인식,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등 세밀한 법리 판단이 필요한 사건에서는 관련 경험이 풍부한 형사전문변호사가 처음부터 사건을 면밀히 검토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올바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즉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검사출신 변호사 - 사기죄전문변호사,횡령죄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