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동주택 관리 과정에서 입주자대표회의와 선거관리위원회 사이의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임원들이 무단으로 게시된 공고문을 제거한 행위가 문서손괴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공소사실 피고인 A는 부산 연제구 C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피고인 B은 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총무이사이며, 피해자 D은 위 아파트의 선거관리위원장이다. 가. 피고인 A 피고인은 2023. 1. 21. 15:13경 불상의 장소에서 피해자가 위 아파트 각 동에 있는 승강기에 '선거관리위원회 해촉 무효건‘이라는 제목으로 '선거관리위원회 전체를 해촉한 2023. 1. 20.자 입주자대표회의는 아파트 관리규약 등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하였으므로 무효이다’라는 내용의 위 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 명의의 공고문을 부착한 사실을 알게 되자 위 아파트의 경비반장 E에게 휴대전화로 연락하여 “내가 모든 책임을 질 테니 선관위가 붙이는 공고문을 모두 떼세요. 제가 다 책임집니다.”라고 지시하고, 지시를 받은 E가 위 아파트의 각 동 경비원에게 공고문을 떼어내도록 지시하여 위 아파트의 각 동 경비원들이 각 동에 게시된 위 공고문을 모두 떼어냄으로써 그 효용을 해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 소유의 문서를 손괴하였다. 나. 피고인 B 피고인은 2023. 1. 21. 16:10경 불상의 장소에서 피해자가 위 아파트 각 동에 있는 승강기에 '선거관리위원회 해촉 무효건'이라는 제목으로 '선거관리위원회 전체를 해촉한 2023. 1. 20.자 입주자대표회의는 아파트 관리규약 등에서 규정한 절차를 위반하였으므로 무효이다'라는 내용의 위 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 명의의 공고문을 부착한 사실을 알게 되자, 위 아파트의 각동 경비원들에게 “선관위가 붙이고 다니는 공고문은 불법이므로 전부 떼세요.”라고 지시하여 위 아파트의 각 동 경비원들이 각 동에 게시된 위 공고문을 모두 떼어냄으로써 그 효용을 해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 소유의 문서를 손괴하였다. 2. 주장 및 판단 가.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들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하므로 이를 처벌할 수 없다. 나. 판단 형법 제20조에 정하여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므로, 어떤 행위가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이 법원의 증거조사결과에 의하면 다음 사실들이 인정된다. ①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규약 제35조의2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업무해태 및 불공정한 선거관리업무 등으로 입주자 등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자료와 함께 전체 입주자 등의 과반수 서면동의서를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게 제출하면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서면동의자가 입주자등인지 확인 후 선거관리위원 전원을 해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②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2023. 1. 12. 긴급임시회의를 개최하여 선거관리위원회 전원 해촉에 관하여 의결하고, 2023. 1. 13.부터 같은 달 20.까지 입주민 과반수의 서면동의서를 받았으며,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관리규약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들 서면동의자가 입주자등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 후 선거관리위원회 전원이 해촉되었다고 공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해자는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선거관리위원회 전원 해촉이 무효라는 취지의 문서를 작성하여 게시하였다. ③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 제3호에 의하면 공동주택에 광고물ㆍ표지물 또는 표지를 부착하는 행위를 하려는 경우에는 관리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이 사건 아파트 관리규약 제49조 제1항 제2호는 입주자등이 관리주체에게 광고물 등의 부착에 대한 동의를 신청한 경우 그 동의기준에 관하여 ‘지정된 장소에 부착하거나 입주자등에게 홍보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행위’로서 ‘입주자등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관리주체가 동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④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2021. 10. 8. 정기회의에서 관리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은 무단게시물은 발견 즉시 게시자 동의 없이 수거하여 폐기하기로 의결하였다. ⑤ 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장은 피해자의 공소사실 기재 공고문 부착에 관하여 ‘사전에 통보받은 적이 없고, 이에 동의한 적도 없다’고 수사기관에서 진술하였다. 그리고 통상적으로 관리주체가 게시에 동의한 문서의 경우에는 게시기간 등이 표시된 관리사무소의 도장이 찍혀있으나, 피해자가 게시한 공고문에는 이러한 관리사무소의 도장이 찍혀있지 않다. 이처럼 피해자가 게시한 공고문은 선거관리위원 전원 해촉의 위법성, 부당성에 관한 피해자의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서,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이나 관리규약에서 공고문부착이 허용되어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에 관하여 관리주체의 동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이러한 공고문이 계속 게시되고 방치될 경우 그것이 선거관리위원회의 진정한 공고문으로 오인되고 입주민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상대로 직접 시정을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공고문을 작성하게 된 경위나 그 내용 등으로 미루어 피해자의 자발적인 조치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아파트의 경우에는 무단 게시물의 즉시 수거, 폐기에 관한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도 있었다. 그러므로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임원인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고문을 발견하고 이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손괴한 조치는 정당한 사유나 합법적 절차 없이 작성, 게시된 공고문으로 인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크게 넘어서지 않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위 각 공소사실은 범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각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피고인 A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4. 결론
문서손괴죄나 정당행위 여부처럼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사건에서는 당사자 혼자 법적 대응을 하는 데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사건의 정황을 면밀히 분석하여 정당행위를 비롯한 법리적 방어 논리를 효과적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이 공고문 제거나 관리 분쟁과 관련한 형사 문제가 발생하였다면, 반드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