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손괴죄는 형법 제366조에 규정된 범죄로, 타인의 문서를 손괴·은닉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효용을 해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형법
제366조(재물손괴등)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기 효용을 해한 자는 3년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여기서 ‘손괴’란 문서를 물리적으로 파손하거나 훼손하는 행위를 의미하고, ‘효용을 해한다’는 것은 문서 본래의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행위를 포함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문서를 찢거나 불태우는 행위뿐만 아니라, 문서를 제거하여 그 내용이 전달되지 못하게 하는 행위도 손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2. 위법성 조각사유로서의 정당행위
범죄가 성립하려면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행위가 위법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행위가 외형상 범죄처럼 보이더라도, 법령에 근거한 정당한 권한 행사에 해당한다면 위법성이 없어 범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를 위법성이 없어지는 사유, 즉 위법성 조각사유라고 하며, 정당행위가 대표적인 예에 해당합니다.
집합건물 관리인의 권한과 의무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4조 제2항은 관리인의 임기를 2년의 범위에서 규약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33조는 구분소유자 5분의 1 이상이 관리단집회의 소집을 청구한 경우의 절차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법 제33조에 따르면, 관리인이 소집 절차를 진행하지 않더라도 구분소유자가 곧바로 임시총회를 개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만 개최할 수 있습니다.
또한 관리인은 건물 내부에 부착된 공고문이나 광고물을 확인하고 관리할 권한과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단 부착 공고문의 제거와 정당행위
구분소유자가 법원의 허가 없이 독자적으로 임시총회 공고문을 부착한 경우, 이는 정당한 권한 없이 이루어진 행위입니다.
이때 관리인이 해당 공고문을 제거하는 행위는 건물 관리에 관한 적법한 권한 행사로 볼 수 있고, 이는 위법성이 없는 정당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경우 문서손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되어 범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3. 이 사건의 경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상가 건물의 관리인으로 취임하였는데, 관리규약은 임기를 3년으로 정하고 있었지만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4조 제2항에 따라 실제 임기는 2년으로 단축되었습니다.
임기 종료 이후에도 새로운 관리인이 선임되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자인 구분소유자는 관리사무소 출입문에 임시총회 소집 공고문을 부착하였고, 피고인은 이를 제거하였습니다.
검찰은 이 행위가 문서손괴죄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을 기소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임기가 만료된 이후에도 새 관리인이 선임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피고인이 여전히 관리인으로서 일반적인 사무를 처리할 권한과 의무를 가진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피해자는 법원의 허가 없이 독자적으로 임시총회를 개최할 권한이 없었고, 별도의 게시판이 마련되어 있었음에도 관리사무소 출입문에 공고문을 부착한 것은 정당한 권한 없는 행위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피고인이 관리사무소 출입문에 부착된 공고문을 제거한 행위는 관리인의 정당한 업무 범위에 속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문서손괴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한편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임시총회 개최동의서 25장의 반환을 요청받았음에도 이를 책상 서랍에 넣고 잠근 뒤 피해자에게 해당 문서가 없다고 말한 행위에 대해서는 문서은닉죄를 인정하고, 피고인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하였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주 문 피고인을 벌금 3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문서손괴의 점은 무죄.
이 유
범 죄 사 실 피고인은 B건물 이전 관리인이고 피해자 C는 B 상가 소유주이다. 피고인은 2023. 4. 28. 15:21경 성남시 분당구 B건물 관리사무실에서 피해자가 관리단집회 소집을 요청하며 제출한 'B건물 임시총회 개최 동의서' 25장을 관리사무실 책상 서랍에 은닉하여 위 문서 발견을 곤란하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증인 C의 법정진술 1. C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B건물 임시총회 개최 동의서 사진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66조, 벌금형 선택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문서은닉의 점에 대하여) 1. 주장 피해자가 B 상가(이하 '이 사건 상가'라 한다) 관리단에 임시총회 개최 동의서를 제출한 이상 위 문서는 이 사건 상가 관리단의 소유물이 되었고, 피고인은 관리인으로서위 문서를 책상 서랍에 넣어 보관하였던 것인바,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를 '타인'의 문서를 은닉한 행위로 불 수 없고, 피고인에게는 문서은닉의 범의도 없었다. 2. 판단 가. '은닉'이라 함은 재물, 문서,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의 소재를 불분명하게 함으로써 발견을 곤란 또는 불가능하게 하여 그 효용을 해하는 것을 말한다. 은닉은 객체의 보관 장소를 이전할 것을 요하지 아니하고, 그 발견을 곤란케 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한편 범인이 재물이나 문서를 자기 점유 하에 이전하여 은닉한 경우에 피해자가 범인의 그 점유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하여도 구체적인 소재발견이 곤란한 이상 역시 은닉이라고 보아야 한다. 은닉죄는 재물, 문서 등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에 둠으로써 족하고 그 이용 방해 기간이 일시적이든 영속적이든, 또 범인에게 후일 이를 반환할 의사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불문한다. 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해자는 2023. 4. 28.경이 사건 상가의 관리인이었던 피고인에게 임시총회 개최동의서 25장을 제출하면서 임시총회의 개최를 요청한 사실, 그러나 피고인은 임시총회를 개최하지 않았고, 이에 피해자가 관련한 소송의 진행 등을 위해 피고인에게 위 개최동의서 25장을 반환해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피고인이 위 서류를 자신의 관리사무실 책상 서랍에 넣고, 서랍문을잠근 상태에서 피해자에게 위 문서가 없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문서는 임시총회의 개최를 요청한 피해자 및 그 각 작성자들의 소유라 할 것이고(위 문서가 관리인에게 제출하였다고 하여 위 문서의 소유권이 관리인이나 관리단에게 이전된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로부터 위 문서의 반환을 요구받은 이상 이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바, 그럼에도 피고인이 위 문서를 자신의 책상 서랍에 넣어 두고 서랍문을 잠가 둔 상태에서 피해자에게 위 문서가 없다는 취지로 말하여 그 소재를 불분명하게 함으로써 발견을 곤란 또는 불가능하게 한 이상 이는 문서은닉죄를 구성하고, 피고인의 문서은닉의 고의는 추단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피해자의 정당한 요구가 있었음에도 임시총회 개최동의서의 반환을 거부하였는바, 그 죄책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 다만, 피고인의 문서 거부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피해자가 관련한 소송 등을 준비하는 데 별다른 지장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피고인에게 불리하거나 유리한 양형요소들을 모두 참작하고, 아울러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구체적 경위, 수단 및 방법 등을 고려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주문과 같이 정한다. 무죄 부분(문서손괴의 점)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이 사건 상가의 이전 관리인이고 피해자 C는 이 사건 상가의 구분 소유자이다. 피고인은 2023. 5. 8. 12:00경 성남시 분당구 B, 이 사건 상가 관리사무실 출입구에 피해자가 부착한 '임시총회 소집 공고문' 1장을 제거하여 손괴하였다. 2. 판단 피고인은 2020. 3.경 이 사건 상가의 관리인으로 취임하였는데, 이 사건 상가의 관리규약 및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 한다)의 관련 규정에 의하면 이 사건 상가의 관리인은 그 임기가 2년인데[이 사건 상가의 관리규약은 관리인의 임기를 3년으로 정하고 있으나(관리규약 제51조 제2항), 집합건물법 제24조 제2항은 '관리인의 임기를 2년의 범위에서 규약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상가 관리인의 임기는 위 관리규약에도 불구하고 집합건물법의 위 규정에 의하여 2년으로 단축된다], 위 임기 종료 후 피고인이 임시총회 소집 공고문 1장을 제거한 2022. 5. 8.경까지도 이 사건 상가의 관리인이 새로 선임되지 않았던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인은 2022. 5. 8. 당시 이 사건 상가의 관리인으로서 일반적인 사무를 처리할 권한과 의무를 여전히 가지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집합건물법 제33조 및 이 사건 상가의 관리규약 제39조 제4항에 의하면,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자 1/5 이상이 관리인에게 관리단집회의 소집을 청구하였음에도, 관리인이 1주일 내에 관리단집회의 소집통지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경우, 관리단집회의 소집을 청구하였던 구분소유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관리단집회를 소집할 수 있는바, 임시총회의 소집요청을 받은 피고인이 임시총회를 소집절차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바로 임시총회를 개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법원으로부터 임시총회 개최에 관한 허가를 받을 것을 요한다고 할 것이다. 한편 이 사건 상가의 관리인은 상가 내부에 부착된 각종 공고문, 광고물 등을 확인및 관리할 권한과 의무가 있고, 상가 내에는 공고문 등을 게시할 수 있는 게시판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임시총회를 독자적으로 개최할 권한이 없는 피해자가 상가 내 게시판이 아닌 관리사무소의 출입문에 임시총회 개최 공고문을 부착한 이상, 이 사건 상가의 관리인으로서 일반적인 사무를 처리할 권한과 의무가 있는 피고인으로서는 위 공고문을 제거할 수 있고, 이는 관리인의 정당한 업무범위에 속하는 것으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하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피해자는 임시총회 개최 공고문을 이 사건 상가 내에 여러 장 부착하였는데, 피고인은 그 중 관리사무소 출입문에 부착된 것만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가 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다만,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 규정에 의하여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는 아니한다.
4. 결론
이처럼 문서손괴죄나 문서은닉죄가 문제되는 사건에서는 행위의 외형뿐만 아니라 관리인의 권한 범위, 위법성 조각사유 해당 여부 등 복잡한 법적 판단이 요구되므로, 당사자 혼자서 대응하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사실관계를 면밀히 분석하여 정당행위 해당 여부를 비롯한 다양한 법적 쟁점을 효과적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유사한 상황에 처하였다면, 지체 없이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