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1.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한다.
2. 피고인들은 각 무죄.
피고인들에 대한 각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 A이 피고인 B으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한다.그러나 위 돈은 피고인 A이 피고인 B으로부터 지급받은 돈은 C 주식회사(이하 각 회사명중 '주식회사'는 생략한다)가 발행하기로 한 우리사주의 주금으로 납입하기 위한 차용금이었고, 피고인들이 C의 업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하거나 받은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에 대한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각 형(피고인 A : 징역 10월 및 8,560만원 추징, 피고인 B :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이 사건 공소사실 및 원심의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 A은 의료용품 및 기타 의약 관련 제품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2000. 8. 11.경 설립된 C㈜에서 경영지원부장 및 본부장 겸 경영이사로 근무하며 사옥 신축, 보수등과 관련된 업체 선정, 관리 등의 업무를 총괄한 사람이다.
피고인 B은 도배, 실내장식 및 내장 목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2019. 6. 10.경 설립된 ㈜D의 대표로서, 2020. 2. 24.경 공사대금 8,360만원 상당의 C㈜ 사옥 내부공사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수행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2. 9. 20.경까지 C㈜와 여러 건의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수행한 사람이다.
(1) 피고인 A
피고인은 2020. 10. 말경 불상지에서, 위 B으로부터 추후에도 공사계약을 체결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 진행되는 공사와 관련하여 여러 편의를 봐달라는 취지의 묵시적 청탁을 받고 현금 3,000만원을 교부받았다.
또한 피고인은 2020. 11. 13.경 불상지에서 위 B에게 피고인이 지정한 E의 계좌로 3,560만원을 송금하게 한 다음 그 무렵 E 대표 F으로부터 현금으로 전달받는 방법으로 3,560만원을 교부받고, 2020. 11. 말경 불상지에서 위 B으로부터 현금 2,000만원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위와 같이 3회에 걸쳐 합계 8,560만원의 재물을 취득하였다.
(2) 피고인 B
피고인은 위 (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위 A에게 위와 같은 취지의 청탁을 하고 위와 같이 3회에 걸쳐 합계 8,560만원의 재물을 교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A의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하고 재물을 공여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피고인들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판시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이유로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① 피고인 A은 공사업체 선정 및 공사현장 관리 · 감독 등과 관련한 실무
책임자로서 직근상급자는 대표이사 뿐이었다.
② 피고인 A은 2020. 1. 내지 2020. 2.경 피고인 B이 운영하는 D가 C의 사
옥신축 및 보수공사 등을 하면서 알게 되었고, D는 2020. 2. 24.경부터
2020. 11. 18.까지 C와 사이에 합계 17억원 상당의 공사계약을 체결하여
공사를 실시하였고, 이후 2022. 9.경까지 C와 사이에 수억원 상당의 공사
계약을 체결하였다.
③ 피고인 B은 피고인 A에게 현금 5,00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피고인 A
이 지정한 E과 사이에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며 E을 통하여 피고인 A
에게 3,560만원을 지급하였다.
④ 피고인들은 우리사주를 통해 납입할 주금을 차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피고인들 사이에는 차용증이 작성되지 않았고, 이자, 변제기 등
을 정하지도 않았으며, 우리사주 발행이 무산된 이후에도 피고인 A이 피
고인 B에게 이를 즉시 반환하지 않았다.
⑤ 피고인들은 알게 된 지 1년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위와 같이 거
액의 돈을 주고 받았는데, 피고인 B은 당시 보유하던 개인자금이 충분하
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A은 돈을 빌려주겠다는 사람이 여러
명 있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확인할 자료는 없다.
⑥ 피고인 A은 최초 인사위원회에서는 이 사건 금전이 차용금이라고 주장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B도 2020. 12. 21. C의 M 전무와 대
화하면서 우리사주나 차용금에 대한 언급 없이 피고인 A에게 돈을 지급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잘못을 시인하였을 뿐이다.
3. 당심의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 있어서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형사소송법 제307조), 이는 증거능력 있고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에 의해서만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을 뜻한다. 나아가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등 참조).
형법 제357조 제1항이 정하는 배임수증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얻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다. 여기서 '부정한 청탁'이란 반드시 업무상 배임의 내용이 되는 정도에 이를 것을 요하지 않으며, 사회상규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면 족하고, 이를 판단할 때에는 청탁의 내용 및 이에 관련한 대가의 액수, 형식, 보호법익인 거래의 청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8. 18. 선고 2010도10290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피고인 A이 피고인 B으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돈을 받은 사실에 대해서는 피고인들도 인정하고 있고, 피고인 A이 C에서 담당하는 업무의 내용, C와 피고인 B이 운영하는 D 사이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금원의 수수가 피고인 A의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수수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A이 피고인 B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금원을 수수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로 판단하여야 할 것임에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이유 있다.
① 우선 이 사건 무렵 C의 내부 상황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C는 2020. 1.경 코로나 진단키트 개발 등으로 회사가 급격하게 성정하는 과정에서 V과 W이하 X'이라 한다) 사이에 경영권 분쟁을 겪게 되었고, V 측에서는 C의 기존 대표이사이던 Y를, X 측에서는 X의 대표이사 Z을 필두로 한 경영권 분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위와 같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있었던 C 내부감사 및 인사위원회 징계심의 과정에서 드러나게 되었다.
피고인 A은 2019. 8.경부터 C 경영지원부 부장으로 근무를 시작하였는데,2020. 8.경 기존 대표이사였던 Y가 해임된 이후인 2020. 10.경부터 내부감사 및 징계심의를 받게 되었고, 2020. 12.경 이 사건으로 인하여 C에서 해고 당하였다가 2021. 1. 15. Y가 대표이사직에 복귀한 이후로 2021. 3.경 다시 C에 복직하게 되는 등 경영권 분쟁 당시 Y와 함께 V 측에 속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② C는 2020. 5.경 상장을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장업무에 대한 경험이 있는 임원이 필요하였고, 이에 X 측에서는 M을 재무담당 임원으로 추천하여 그 무렵부터 M이C의 전무이사로 근무하게 되었다(증인 J에 대한 당심 증인신문 녹취서 제3쪽). 전무이사 M은 C에 입사한 직후부터 C의 우리사주 발행을 추진하였고(수사기록 제1권 제351쪽), C 이사회에서는 2020. 11. 17. 우리사주 발행 유상증자를, 2020. 11. 18.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의하였다(수사기록 1권 313-318쪽).
③ 피고인 A은 수사단계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고인 B으로부터 받은 이 사건 금원이 우리사주 매수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한 차용금이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C에서 이 사건 무렵 우리사주 발행을 위한 구체적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었던 점, 발행예정 우리사주 총 200만주 중 약 10만주가 피고인 A에게 배정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M로부터 들었다는 피고인 A의 주장에 의하면 우리사주주식납입금으로 2억 5,000만원(= 발행가액 2,500원 × 배정예정주식수 10만주)이 필요한 상황이었던 점, 피고인 A은 지인 AA을 통해서도 우리사주 납입금에 사용할 돈을 빌리려는 시도를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증 제1-1 내지 1-4호증)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A의 위와 같은 진술이 사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피고인 A은 이 사건 고소가 이루어지기 이전인 2020. 12. 21. C 인사위원회의 조사를 받을 당시에도 위와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2020. 12. 21.자 피고인 A과 M 전무 사이의 대화 녹취록에 의하면, 피고인 A은 피고인들 간에 2~3천만원 정도의 금액이 오간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하여 "우리사주 M 전무님께서 말씀하셨을 때 임원들한테 10만주를 주겠다고 말씀하신 그런 얘기가 있습니다. 그 당시 2,500원에 10만주면 2억 5,000만원이었는데, 그런 얘기가 술자리에서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까 이런 얘기를 하다가, 돈을 자기들이 꿔주겠다 해서 그 사람이 돈을 차용해 주는 이런 얘기가 나왔었습니다"라고 답변하는 등 피고인이 받은 돈이 우리사주 매입대금으로 사용하기 위한 차용금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권 제35, 36쪽).④ 이 사건 당시 피고인 A이 C의 임원으로서 경영지원 업무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하여 피고인 A이 C의 공사업체 선정, 공사계약 체결 등을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금원 수수 무렵인 2020. 10.경부터 2020. 11.경까지 사이 피고인의 상급자로는 M 전무, 공동대표이사 H, AB가 있었고, M이 당심 법정에 출석하여 "M은 피고인 A의 상급자로서 결재라인에서 피고인 A 위에 있었다. M이 근무한 초기에는 계약금액 200만원 정도까지의 결재건에 대해서는 M이 전결할 수 있는 사안이었으나, 나중에는 전결권한이 계약금액 2,000만원까지로 확대되었고, 그 이상의 금액에 대해서는 공동대표이사의 결재까지 받도록 되어 있었다"라고 진술한 내용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이 D와 공사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M 전무, 나아가 H, AB 공동대표이사의 결재까지 받아야 하는 구조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 사건의 경우 C 내부감사 단계에서부터 피고인의 휴대폰을 포렌식 하는 등 고소인 측에서 피고인 A의 비위행위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절차가 상당 부분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 과정에서도 피고인들 간에 돈을 주고받은 내역 외에 피고인 A이 피고인 B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이나 피고인 A이 D가 공사업체로 선정되는데에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히려 피고인 A이 징계 해고된 2020. 12.경 이후로도 D는 2022. 9.경까지 계속하여 C와 수억원 상당의 공사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기존에 D가 C와 공사계약을 체결하여 공사를 진행해 온 것들 역시 피고인 A이 C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였기 때문은 아니었다고 볼 여지도 있다.
⑤ D는 피고인 A이 이 사건 돈을 받기 이전인 2020. 2.경부터 이미 C와 사이에 다수의 공사계약을 체결하여 공사를 수행해 오고 있었고, 그러던 중 2020. 10.말경에 이르러서야 피고인 B은 피고인 A에게 8,000만원이 넘는 이 사건 돈을 지급하였다.그렇다면 이 사건 돈과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 사건 돈이 수수될 무렵 D가 견제할 만한 새로운 경쟁업체가 등장하였다거나 C에 이전보다 큰 규모의 공사계약 건이 예정되어 있다는 등 피고인 B이 위 돈을 지급할 만한 사정이 존재하였는지가 증거에 의하여 드러나야 할 것이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 의하더라도 이러한 점이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
⑥ 이 사건 금전거래 외에도 피고인 B은 2021. 6. 3. 피고인 A이 대출금을 변제하는데 필요하다고 하여 2,300만원을 빌려주었다가 2021. 10.경 돌려받은 적이 있다(수사기록 제1권 제397쪽). 피고인들은 급하게 돈이 필요한 상황에서 서로를 믿고 돈을 빌려줄 수 있는 관계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A이 피고인 B으로부터 위와 같은 돈을 차용한 2021. 6. 3. 대환대출을 위해 기존 대출금을 우선 변제하여야 한다는 보이스피싱 범행에 속아 21,716,000원을 편취당한 사실이 있는 점(대전지방법원 2021. 8. 12. 선고 2021고단2219 판결)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이 위와 같은 추가적인 자금 차용 내역을 허위로 작출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⑦ 피고인 B이 피고인 A에게 건넨 돈은 현금으로 지급되거나 피고인 A이 지정한 E에 송금한 후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전달되었고, 이러한 사정 때문에 피고인 A이 무언가를 숨기기 위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인 A은 검찰 조사에서 "그 당시 우리사주와 관련해서는 투기나 이런 목적으로 매입하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또 누구를 소개받거나 대출을 받아 우리사주를 매입하는 것이 중소기업법상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경영지원부 홍보팀의 주식담당자였던 AC 과장이 우리사주의 발행요건이나 투기 목적 금지, 직원들에 대한 대출 알선 등에 대한 얘기를 하기에 그걸 듣고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다. 제3자로부터 계좌로 돈을 받아서 자금을 마련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제1권 제416쪽), 당시 우리사주를 배정받을 경우 매우 큰 시세차익을 볼 수 있을 것이 명백히 예상되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위와 같이 생각한 것이 특별히 이례적이라거나 상식에 반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등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 다시 쓰는 판결 이유 ]
1. 공소사실의 요지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다.
2. 판단
위 제3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해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각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