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조합 운영 과정에서 임원들이 용역계약을 이용해 개인적 이익을 취하려 했다는 의혹이 사회적으로 빈번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조합 임원들이 업무상배임미수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무죄를 선고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업무상배임미수죄의 성립 요건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C, 피고인 A, D(2025. 2. 27.자 공소기각결정)는 울산 남구 E 일원 약 25,843㎡을 개발하여 632세대의 아파트 신축사업을 목적으로 한 피해자 F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의 제2기(2018. 1.~2021. 9. 16.) 이사들이고, 피고인 B은 위 조합의 제2기 감사이다. 조합의 임원인 피고인들은 조합의 사무를 심의 및 의결하고 업무대행사의 업무집행을 감독하는 등 조합의 사무를 집행 및 감독하는 사람들로서, 조합의 이익을 위하여 조합원들이 납입한 분담금을 효율적, 경제적으로 운영하여 조합의 이익을 위해 조합사무를 정당하게 처리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고, 용역업체와의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정당한 대금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조합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금액의 용역계약을 체결하지 않아야 할 업무상 임무도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위 임무에 위배하여 위 조합의 업무대행사인 G 주식회사를 통해 조합과 위 회사 간에 대금을 부풀려 각종 계약을 체결한 후 부풀린 대금을 되돌려받아 이를 개인적으로 취하고 이 사건 조합에는 손해를 가하기로 공모하였다. 1. PM 용역계약 관련 공동범행 피고인들은 2020. 1. 9.경 및 2020. 2. 1.경 울산 남구 H에 있는 위 조합사무실에서, G 주식회사 대표 I과 조합과 위 회사 간의 PM 용역계약 체결사항을 협의하면서, I에게"업무대행 용역계약 대금에 법무비용 5억 원을 포함하여 계약해 줄 테니 조합장을 포함한 우리 임원들에게 돌려달라"고 요구하였으나, I과 최종계약금액 및 계약서 서명 방식에 관해 합의하지 못하는 바람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2. J 및 추가 용역계약 관련 공동범행 피고인들은 2020. 5. 4.경 울산 남구 소재 커피숍에서, 위 I에게 "신축공사 중 공공하수도 공사를 하도급받은 업체인 J과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대금을 부풀려 우리에게 각 3천만 원씩을 돌려 달라"라고 요구하였으나 I이 이미 J과 계약을 완료하였다며 이를 거절하자, 재차 그에게 "조합이 G 주식회사와 추가로 금융업무와 관련된 용역계약을 체결해 줄 테니 추가 계약대금 중 일부를 돌려달라"고 요구하였으나 I이 이 역시 거절하는 바람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판 단 1. 관련 법리 가.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배임의 범의로, 즉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한다는 점과 이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나 의사를 가지고 임무에 위배한 행위를 개시한 때 그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8833 판결 참조). 한편 실행의 착수는 범인의 결정적 범의의 표현이 범죄구성요건의 실현단계에 돌입하는 순간에 있는 것이고, 범죄 결과의 발생에 대한 밀접한 행위 또는 일반적 위험성있는 행위가 있을 때만으로는 그 착수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56. 11. 30. 선고 4289형상217 판결 참조). 그러므로 미수의 성립요건 중 실행의 착수를 인정하려면 적어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 또는 그 일부가 개시하거나 구성요건 실현을 위한 직접적이고 밀접한 행위가 있어야 한다. 2. 판 단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업무상 배임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임무에 위배한 행위를 개시하였다거나, 임무에 위배한 행위를 실현하기 위한 직접적이고 밀접한 행위를 함으로써 업무상 배임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우선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① 이 사건 조합은 PM 용역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여러 회사로부터 견적을 받은 다음, 낮은 견적 금액인 약 28억 원을 기초로 G 주식회사와 계약조건에 대해 협의하기로 정하고, 조합장 K이 2020. 1. 9. I과 이에 관하여 논의하였으나 이날 용역대금을 결정하지는 못하였다. ② K과 몇몇 이사들이 2020. 2. 1. 용역대금의 액수를 논의하기 위하여 I과 만난 자리에서, D가 '법무비용'조로 5억 원을 포함하여 금액을 정하고 남는 것이 있으면 임원들을 챙겨주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꺼낸 사실은 있으나(D 피고인신문 녹취서 14쪽), 이날도 쌍방이 용역대금에 관한 합의를 이루지는 못하였다. ③ 피고인 B 및 D, K은 2020. 2. 4. 'PM행정용역계약은 2020. 1. 9. 협의대로 27억 원으로 결정하고, G I 대표와의 협의는 조합장이 진행하며 최종일정은 2020. 2. 7.로 하고, 위 안으로 협의 무산시 모든 계약 및 협의는 종료한다'는 내용의 'G 계약건 관련논의' 문건을 작성하고 서명하였다(수사기록 219쪽). 그러나 이 사건 조합은 2020. 2. 8. 최종적으로 G 주식회사와 용역대금을 24억 원으로 정하여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④ 피고인들은 K과 J과의 계약에 관하여 논의하면서, K으로부터 3,000만 원을 증액하여 계약을 체결할 여지가 있다는 내용의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D 피고인신문 녹취서 18쪽, 피고인 B 피고인신문 녹취서 15쪽). 그러나 피고인들이 2020.5. 4. I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보면, 피고인들이 J과 관련하여 그러한 내용의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물어보자 I은 이미 계약이 체결되어 어렵다고 대답할 뿐 구체적으로 3,000만 원을 증액하여 달라는 취지의 대화 내용은 찾기 어렵고, 피고인들 측이 PF 추가 계약이나 그 밖의 다른 계약 등을 통해 임원들 몫으로 줄 돈을 만들 수 있는지를 재차 물어보기는 하였으나 I은 이를 모두 거절하였다. ● 피고인들이 이 사건 조합의 이익을 위하여 정당한 대금으로 계약을 체결할 임무에 위배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고 조합에 손해를 입히는 내용의 배임 행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계약의 상대방과 피고인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조합의 비용으로 일정 금액의 대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상대방으로부터 그에 따른 대금을 지급받아 이를 개인적으로 취득하는 결과에 이르러야 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피고인들의 행위는 PM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상대방 측의 I에게 자신들에게 일정한 금액을 보전하여 줄 수 있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지를 추상적으로 제안한 정도에 그칠 뿐이고, 일부 피고인들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범행일 이후인 2020. 2. 4.에 다시 모여 조합장이 2020. 1. 9.에 이미 협의한 대로 용역대금을 27억 원으로 하자는 논의를 하고 그 논의결과를 문서화하기도 하였다. 공소사실 제2항과 관련하여서는 피고인들이 J 측과 전혀 접촉한 사실이 없으며, I과의 대화 내용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피고인들은 당시 I과 사이에 틀어진 관계를 회복하고자 노력하면서 자신들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I에게 추상적으로 조합이 체결하는 각종 계약과 관련하여 임원들에게 돌려줄 돈을 만들 가능성이 있는지를 물어보고 I은 이에 대해 계속하여 부정적인 대답을 할 뿐, 피고인들의 배임 의사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만한 직접적이고 밀접한 행위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 위와 같은 일련의 피고인들의 행위가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그렇다 하여 이를 법률상 업무상배임미수죄가 성립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4. 결론
업무상배임미수 혐의를 받는 상황에서 실행의 착수 여부라는 복잡한 법적 쟁점을 당사자 혼자서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매우 어렵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구체적인 행위가 실행의 착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면밀히 분석하고, 무죄 주장을 뒷받침할 법리와 증거를 효과적으로 구성하여 의뢰인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업무상배임미수와 같은 형사 사건이 발생하였다면, 반드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