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원심판결의
무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각 사문서변조의 점은 각 무죄.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피고인은 변조된 B회계법인 명의의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 재무상태표(제37기)에 대한 2021년도 감사보고서(이하 ‘감사보고서’라고만 한다)와 세무대리인 D 명의의 이 사건 회사에 관한 2023. 3.자 법인세 과세표준 및 세액신고서(이하 ‘세액신고서’라고만 한다)를 E이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에게 보고하는 행위에 대해 알지 못하였고 이에 관여하지도 않았으므로, E이 변조된 감사보고서와 세액신고서를 대표이사에게 보고함으로써 행사한 범행에 대해 피고인과 E의 공모관계가 인정될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E과의 공모관계를 인정하여 E의 각 변조사문서행사 범행에 대한 공동정범을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4년)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무죄 부분(2022. 5.경 및 2023. 3.경 각 사문서변조)에 대한 사실오인]
E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일관되게 ‘피고인이 감사보고서와 세액신고서를 변조하여 E에게 전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E은 자신의 범행 일체를 자백하였으므로 굳이 사문서변조 범행만 부인할 이유가 없는 점, E이 횡령한 금액은 피고인이 횡령한 금액보다 현저히 소액이며 피해금을 모두 이 사건 회사에 반환한 반면 피고인은 40억 원을 초과한 거액의 금액을 횡령하여 형사 책임을 축소할 동기가 큰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주장보다 E의 진술이 더 신빙성이 있다. 위와 같은 E의 진술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부분 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감사보고서와 세액신고서를 변조한 사실이 인정됨에도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공소장변경에 따른 직권판단(원심 무죄 부분)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검사가 당심에서 원심 무죄 부분인 각 사문서변조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을 아래 표 기재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이 부분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피고인이 변조된 파일을 인쇄소에 전달하여 변조본 책자를 제작하였다’는 내용에서 ‘피고인이 불상의 방법으로 변조된 재무상태표가 원본 서류에 편철되도록 하였다’는 내용으로 변경한 것은, 변조행위의 방법, 태양 등에 관한 본질적인 부분의 변경에 해당한다),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살펴보지 않고, 아래 [파기 부분에 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에서 변경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이 법원의 판단을 상세히 설시하면서 그 부분에서 검사의 주장을 함께 고려하여 설시하기로 한다(한편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법원은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하여도 무죄로 판단하므로, 위와 같은 공소장변경에도 불구하고 원심의 유죄 부분에는 파기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과 양형부당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주장과 동일 내지 유사한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 내지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은 E이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F에게 변조된 감사보고서와 세액신고서를 보고할 것이라는 사정을 인식하고서, E과 함께 논의하면서 변조될 재무상태표의 각 항목 수치를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등으로 각 변조사문서 행사 범행에 기여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실 내지는 사정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모두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와 같이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는 사정들까지 더하여 보면, 피고인은 E의 각 변조사문서행사 범행에 공동정범으로 가담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고인은 2020. 8. 31.경 이 사건 회사의 관리부 이사로 퇴직하기 전까지 이 사건 회사의 관리부에서 약 22년간 근무하며 이 사건 회사의 자금 집행, 결산 등 회계 업무에 종사하여 왔고, 이 사건 회사에서 퇴사한 후에도 자신의 후임자인 E의 요청 등에 따라 이 사건 회사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회계 관련자료의 관리에 계속 관여해왔다. 또한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 관리부에 재직 중일 때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재무제표 등에 대한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가 완성되면 이를 대표이사에게 보고하였고(증거순번 44번, 증거기록 1,668쪽), 2022. 3.경에는 E에게 ‘첨부 파일 참고(출력)하여 부사장에게 보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기재된 이메일을 보내기도 하였다. 이처럼 피고인은 대표이사 등 경영진에게 회계 관련 자료를 보고하는 것을 비롯한 이 사건 회사 내부의 업무 처리 방식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처럼 피고인이 퇴직한 이후 이 사건 회사에서 매월 대표이사에게 보고되고 있던 회계 수치로는 재무상태표의 차대변 수치가 맞지 않아 회계법인 감사와 법인세 결산신고를 할 때 회계법인과 세무대리인에게 차대변 수치를 맞춘 임의의 수치를 제공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와 세무대리인의 세액신고서가 완성된 뒤 이를 E이 대표이사에게 보고할 때에는 기존에 대표이사에게 보고되고 있던 수치에 맞추어 변경하여 보고할 수밖에 없다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피고인은 ‘자신이 이 사건 회사에 재직 중일 때에는 세액신고서를 대표이사에게 보고한 적이 없으므로, E이 변조된 세액신고서를 대표이사에게 보고할 것을 인식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E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에서 회계 관리 업무를 할 당시에도 세액신고서를 경영진에게 보고하였다’고 진술하였고(원심 증인 E에 대한 2024. 10. 25.자 증인신문녹취서 8쪽), 회사의 실질적인 순이익을 결정하게 되는 법인세의 산정 내역과 그 기초가 된 회계 수치는 회사 경영진의 주요 관심사항이라고 봄이 상식에 부합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진술보다 E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고, 피고인은 변조된 세액신고서 역시 대표이사 등 경영진에게 보고되는 식으로 행사될 것임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4.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양형부당의 사유로 주장하고 있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의 양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고, 당심에 이르기까지 원심의 양형조건과 달리 평가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 및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무겁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관하여는 앞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파기 부분에 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2022. 5.경 사문서변조의 점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 관리부 재직 중 이 사건 회사 재무상태표 작성 업무를 주관하였고 퇴사 이후에도 고문직으로 있으면서 이 사건 회사 관리부 부장으로 있던 E으로부터 재무상태표 작성 업무에 대한 지원을 요청받고 이 사건 회사 자금 결산 내역을 검토하던 중 회계법인의 감사 과정에서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과 같은 횡령 사실이 적발될 것을 우려하여 이 사건 회사의 실제 결산 금액과는 다르게 ‘재고자산 6,351,133,762’, ‘상품 5,119,610,759’, ‘미완성공사원가 786,206,673’으로 기재된 이 사건 회사 재무상태표(제37기)를 이 사건 회사 직원을 통해 B회계법인에 전달하도록 하여 위 내용의 재무상태표가 첨부된 B회계법인 명의 2022. 5.자 감사보고서(이하 ‘원본 감사보고서’라고 한다)가 작성되도록 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 대표이사에 대한 내부 보고를 위해 E으로부터 원본 감사보고서 파일을 전달받은 후 2022. 5.경 불상지에서 불상의 방법으로 원본 감사보고서 파일 첨부 이 사건 회사 재무상태표(제37기) 파일의 재고자산, 상품, 미완성공사원가의 각 항목 수치를 ‘재고자산 6,351,133,762’, ‘상품 5,119,610,759’, ‘미완성공사원가 786,206,673’에서 ‘재고자산 3,584,610,759‘, ‘상품 3,119,610,759’, ‘미완성공사원가 19,943,450’으로 변경한 후 변조된 재무상태표가 불상의 방법으로 B회계법인 명의의 2022. 5.자 감사보고서에 편철되도록 한 후 위 감사보고서 책자(이하 ‘변조본 감사보고서’라고 한다)를 그 변조사실을 아는 E에게 전달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행사할 목적으로 사실증명에 관한 사문서인 B회계법인 명의로 된 이 사건 회사의 재무상태표에 대한 2022. 5.자 감사보고서 1부를 변조하였다.
나. 2023. 3.경 사문서변조의 점
피고인은 위 가.항과 같은 목적으로 이 사건 회사의 실제 결산 금액과는 다르게 ‘선급금 1,362,724,054, 상품 7,759,035,203’으로 기재된 이 사건 회사 표준재무상태표(제38기)를 이 사건 회사 직원을 통해 세무대리인 D에게 전달하도록 하여 위 내용의 재무상태표가 첨부된 세무대리인 D 명의 2023. 3.자 법인세 과세표준 및 세액신고서(이하 ‘원본 세액신고서’라고 한다)가 작성되도록 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 대표이사에 대한 내부 보고를 위해 2023. 3.경 불상지에서 불상의 방법으로 원본 세액신고서 파일 첨부 이 사건 회사 재무상태표(제38기) 파일의 선급금, 상품의 각 항목 수치를 ‘선급금 1,362,724,054’, ‘상품 7,759,035,203’에서 ‘선급금 596,460,831’, ‘상품 5,759,035,203’으로 변경한 후 변조된 재무상태표가 불상의 방법으로 세무대리인 D 명의의 2023. 3.자 세액신고서에 편철되도록 한 후 위 세액신고서 책자(이하 ‘변조본 세액신고서’라고 한다)를 그 변조사실을 아는 E에게 전달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행사할 목적으로 사실증명에 관한 사문서인 세무대리인 D 명의로 된 이 사건 회사의 재무상태표에 대한 2023. 3.자 세액신고서 1부를 변조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원본 감사보고서와 원본 세액신고서를 변조한 사실이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가는 사정이 있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1245, 2022보도52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본 감사보고서 및 원본 세액신고서가 각 변조된 사실은 객관적 증거에 의하여 명백히 인정되는 점(증거순번 42번, 43번, 증거기록 1,208 내지 1,287, 1,289 내지 1,637쪽), 피고인이 E에게 이 사건 회사의 회계자료에 관한 이메일을 보냈고, 그 이메일에 첨부된 재무상태표의 수치가 변조된 재무상태표의 수치와 동일한 점(증거순번 21번, 23번, 증거기록 562 내지 583, 602 내지 618쪽), 피고인이 상당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이 사건 회사의 자금을 횡령해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원본 감사보고서와 원본 세액신고서를 변조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원본 감사보고서 및 원본 세액신고서를 변조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각 공소사실 공통
가)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E이 결산 업무를 하면서 금액이 맞지 않는다며 도움을 요청하였고, 그 과정에서 E으로부터 재무상태표 엑셀파일을 받아서 함께 상의하거나 수정한 적이 있을 뿐, 원본 감사보고서나 원본 세액신고서를 변조한 사실이 없고, 변조본 감사보고서와 변조본 세액신고서(이하 이를 함께 지칭할 때에는 ’각 변조본‘이라 한다) 책자를 E에게 건네준 적도 없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나)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E의 진술이 있다. E은 제1회 경찰조사에서 ‘피고인이 변조본 감사보고서를 만들어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순번 9번, 증거기록 226쪽), 원심 법정에서는 ’B회계법인으로부터 원본 감사보고서 PDF 파일을 받아 피고인에게 이메일로 전송하였고, 이후 피고인으로부터 재무상태표(제37기)의 각 항목 수치가 수정된 변조본 감사보고서를 제본된 책자 형태로 받았다. 변조본 세액신고서 역시 피고인으로부터 책자 형태로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원심 증인 E에 대한 2024. 9. 25.자 증인신문녹취서 5, 6, 9, 11, 12, 15, 17쪽, 원심 증인 E에 대한 2024. 10. 25.자 증인신문녹취서 9, 10쪽).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E의 진술은 신빙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① 피고인과 E이 함께 이 사건 회사의 회계자료를 수정하여 보고하는 일에 관여해왔음은 명백하다. 그러므로 이들은 각 변조본의 작성을 주도하고 직접적인 변조행위를 한 주체가 자신이 아니라 상대방이라고 주장함으로써 자신의 형사책임을 경감시키려 할 만한 동기가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이 대립되는 입장에 있는 두 당사자 중 피고인의 진술은 전부 배척하고 E의 진술은 모두 신빙할 수 있다고 볼만한 객관적 정황(피고인의 이메일, PC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E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각 변조본을 작성하는 데 필요한 자료들이 피고인에게 전달되었는지, 피고인이 사용하는 PC 등에서 각 변조본에 관한 파일이 발견되었는지 등)은 전혀 확인된 바 없다.
② E은 변조된 재무상태표 수치를 바탕으로 ‘월말보고서’를 작성하여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등 경영진에게 보고하여 왔으므로, 위 수치에 부합하는 내용의 각 변조본을 만들어 대표이사에게 보고할 유인은, 퇴사한 피고인보다는 관리부에 남아있는 E에게 더 크다고 보인다.
③ ‘피고인으로부터 인쇄된 각 변조본 책자를 전달받았다’는 취지의 E의 진술은 피고인이 원본 감사보고서와 원본 세액신고서를 변조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위한 핵심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E은 피고인으로부터 각 변조본 책자를 전달받은 장소 및 경위에 대하여, (i) 2023. 5. 30. 제1회 경찰조사에서는 ‘변조본 감사보고서는 2022. 5. 25. 이후 울산 울주군 G 소재 회사 근처에서 받았고, 원본 세액신고서는 자신이 직접 변조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증거순번 9번, 증거기록 229, 231쪽), (ii) 2023. 8. 9. 피고인과의 대질조사에서는 ‘변조본 감사보고서는 회사 근처 찜질방 있는 커피숍에서 받았고, 변조본 세액신고서도 대표이사 보고일 근처에 회사 근처 커피숍에서 받았다’고 진술하였고(증거순번 22번, 증거기록 587쪽), (iii) 2023. 9. 19. 제3회 경찰조사에서는, ‘변조본 세액신고서는 피고인이 H에서 받아와 회사 근처 커피숍에서 전달받았는데, 피고인의 아들이 다쳤다고 빨리 가봐야 된다고 해서 지하주차장에서 받았다’고 진술하였으며(증거순번 35번, 증거기록 954쪽), (ⅳ) 원심 법정에서는 ‘카페 주차장에서 받았다는 것이 감사보고서인지 세액신고서인지 헷갈린다’, ‘수시로 받거나 인쇄점에서 만나는 경우도 있었고, 아니면 다른 커피숍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거나(원심 증인 E에 대한 2024. 9. 25.자 증인신문녹취서 11, 12쪽, 15쪽), ‘수시로 만나는 사이였기 때문에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회사 앞 커피숍도 있었고, 인쇄를 맡겼다가 찾아가라고 해서 자신이 인쇄소에 간 적도 있었는데, 그 외에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원심 증인 E에 대한 2024. 10. 25.자 증인신문녹취서 9쪽)고 진술하였다.
E은 특히 피고인에게서 변조본 세액신고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시점인2023. 3.경으로부터 불과 3개월도 지나지 않은 2023. 5. 말경 최초 경찰조사를 받기 시작하였는데, 각 변조본을 지급받은 장소 등에 대한 진술이 계속 바뀌거나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쉽사리 수긍하기 어렵다.
④ E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이 ‘H’에서 변조본 책자를 제작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H을 운영하는 I은 수사기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사건 회사와 제본, 명함제작 등의 거래를 하고 있다. 제본 작업시 파일로 제공받아 출력하는 것이 아니고, 고객으로부터 서류 자체를 제공받아 복사한 뒤 제본을 한다.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요청하여 결제한 내용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순번 20번, 증거기록 545 내지 551쪽), 당심 법정에서도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에서 퇴직한 후에 피고인으로부터 제본 의뢰를 받은 적은 없고, 이 사건 회사와 관련하여 컴퓨터 파일을 받아 출력ㆍ제본한 적도 없다’고 명확히 진술하였다(당심 증인 I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5, 8, 10쪽). 피고인과 친구 사이라는 사정만으로 I의 진술이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고, 위와 같은 I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할 만한 객관적 정황도 확인되지 않는다.
다)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불상지에서 ‘불상의 방법으로’ 원본 감사보고서 파일 첨부 이 사건 회사 재무상태표(제37기) 파일의 재고자산, 상품, 미완성공사원가의 각 항목 수치를 변경한 후 변조된 재무상태표가 ‘불상의 방법으로 원본 감사보고서에 편철’되도록 하였다”거나 “피고인이 불상지에서 ‘불상의 방법으로’ 원본 세액신고서 파일 첨부 이 사건 회사 재무상태표(제38기) 파일의 선급금, 상품의 각 항목 수치를 변경한 후 변조된 재무상태표가 ‘불상의 방법으로 원본 세액신고서에 편철’되도록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고인이 원본 감사보고서 파일에 첨부된 이 사건 회사 재무상태표(제37기) 파일의 항목 수치를 변경하거나 원본 세액신고서 파일에 첨부된 이 사건 회사 재무상태표(제38기) 파일의 수치를 변경하였다면 그 즉시 사전자기록위작죄가 성립하는 것이고, 그 이후에 위 각 파일을 문서로 출력하여 이를 원본 감사보고서 또는 원본 세액신고서에 편철되도록 한 것은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불과하다. 또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불상의 방법으로 수치를 변경한 후 불상의 방법으로 각 원본에 편철되도록 하였다’는 것이어서, 피고인이 원본 감사보고서 또는 원본 세액신고서를 변조한 행위 태양이나 방법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라) 또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원본 감사보고서 파일에 첨부된 이 사건 회사 ‘재무상태표(제37기) 파일의 항목 수치’를 변경하였다” 또는 “피고인이 원본 세액신고서 파일에 첨부된 ‘이 사건 회사 ’재무상태표(제38기) 파일의 항목 수치‘를 변경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원본 감사보고서(증거순번 42번, 증거기록 1,208 내지 1,247쪽)와 변조본 감사보고서(증거순번 42번, 증거기록 1,248 내지 1,287쪽), 원본 세액신고서(증거순번 43번, 증거기록 1,289 내지 1,450쪽)와 변조본 세액신고서(증거순번 43번, 증거기록 1,451 내지 1,637쪽)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본 파일상의 재고자산, 상품, 미완성공사원가 항목의 수치가 변경된 재무상태표의 그것과 비교하여 글자체, 표의 형상 등이 다르고(감사보고서, 증거기록 1,215쪽과 1,255쪽), 선급금, 상품 항목의 수치가 기재된 표의 글자체, 양식 등이 전혀 다르다(세액신고서, 증거기록 1,395, 1,396쪽과 1,579, 1,580쪽). 이에 따르면 각 변조본은 각 원본의 파일에서 각 항목 수치만을 변경한 것이 아니라, 해당 페이지 부분을 별도로 작성하여 이를 소위 ’끼워넣는‘ 방법으로 변조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각 변조본의 형상이 이 부분 변경된 공소사실에 기재된 피고인의 변조행위와 부합하지 않는다.
마) 이 사건 회사는 피고인, E, J을 사문서위조 등으로 고소하였다. 수사기관은 고소인, E 등으로부터 자료를 제출받고, 피고인, E, J과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및 관리부 직원들, 위 I 등에 대한 조사를 거쳐 ’피고인이 E으로부터 원본 감사보고서 파일과 원본 세액신고서 파일을 받아 그 파일 중 재고자산, 선급금 등 수치를 변경한 후 이를 H에 전달하여 책자 형태로 만들어 E에게 전달하였다‘는 취지로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원심 및 당심 재판과정에서 ’각 변조본 파일이 H에 전달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I의 진술 등이 확인되자, 검사는 당심에서 ’(피고인이) 수치를 변경한 감사보고서 또는 세액신고서 파일을 인쇄소에 전달하였다‘는 내용을 삭제하고 ’피고인이 불상의 방법으로 변조된 재무상태표가 원본 감사보고서 또는 원본 세액신고서에 편철되도록 하였다‘는 내용으로 공소사실을 변경하였다. 검사가 이와 같이 최종적으로 변경한 공소사실은 수사기관의 당초 수사결과와도 부합하지 않는바, 원본 감사보고서 또는 원본 세액신고서가 변조된 경위나 주체에 관하여 충분한 조사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바) 피고인은 2022. 3. 20. E에게 엑셀파일로 된 이 사건 회사의 회계자료가 첨부된 이메일을 보냈고, 위 이메일에 첨부된 ’재무상태표.xls’ 파일에 기재된 ‘재고자산, 상품, 미완성공사원가’ 항목의 각 수치가 변조된 ‘재무상태표(제37기)’의 수치와 동일한 것은 사실이다(증거순번 21번, 증거기록 562 내지 583쪽). 또한 피고인은 2023. 3. 28. E에게 엑셀파일로 된 이 사건 회사의 회계 자료가 첨부된 이메일을 보냈고, 위 이메일에 첨부된 ‘더존 재무상태표(최종).xlsx’ 파일에 기재된 ‘선급금, 상품’ 항목의 각 수치가 변조된 ‘재무상태표(제38기)’의 수치와 동일한 것도 사실이다(증거순번 23, 증거기록 602 내지 618쪽).
그러나 피고인은 E과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회계수치를 맞추기 위해 이 사건 회사의 회계자료를 함께 검토하였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고, 이러한 변소가 위 이메일의 내용과 부합하지 않는다거나 객관적 증거에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피고인이 E에게 위 2022. 3. 20.자 이메일을 보낸 것은 2022. 5. 25.자 원본 감사보고서가 작성되기 약 2개월 전일 뿐만 아니라, E은 피고인으로부터 위와 같이 기재된 각 재무상태표 파일을 받음으로써 ‘변조할 재무상태표 수치’를 알게 되었으므로, E이 원본 감사보고서 또는 원본 세액신고서의 재무상태표를 변조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이메일의 존재가 피고인이 원본 감사보고서나 원본 세액 신고서를 변조하였다는 점을 인정하는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는 없다.
2) 2023. 3.경 원본 세액신고서 변조 관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원본 세액신고서 파일 중 재무상태표(제38기)의 선급금, 상품 항목 수치를 변경한 후 변조된 재무상태표가 세액신고서에 편철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원본 세액신고서를 변조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감사보고서 변조에 관한 공소사실과는 달리, 위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원본 세액신고서 파일을 어떻게 취득하였는지에 관하여 아무런 기재가 없다. E도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원본 세액신고서 파일을 피고인에게 전달한 경위에 관하여는 별다른 진술을 하지 않았다. 결국 피고인이 원본 세액신고서 파일을 취득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나) E은 최초 경찰조사 과정에서, 감사보고서 변조는 피고인이 단독으로 하였고 자신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진술하면서도, 세액신고서 변조에 관하여는 ‘2022. 5.경 변조된 감사보고서를 대표이사에게 보고하고 1년이 흘렀으나 금액이 서로 다른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피고인과 상의하였더니, 피고인이 세액신고서를 변조하라고 시켰고, 그 지시에 따라 2023. 3. 20. 오후 이 사건 회사 사무실에 있는 자신의 컴퓨터에서 세액신고서를 수정하였다’고 진술하여, E이 세액신고서 변조행위를 직접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증거순번 9번, 증거기록 230 내지 234쪽). 이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E의 위 진술은 이후에 ‘자신이 2023. 2. 말경 피고인에게 이메일을 보냈고 피고인이 이를 변조해서 다시 자신에게 이메일로 보냈으며, 자신이 이를 출력해서 보고하였다’거나(증거순번 19번, 증거기록 511쪽), ‘변조된 세액신고서를 제본한 책자도 자신이 2023. 3.경 피고인을 직접 만나 전달받았다’(원심증인 E에 대한 2024. 9. 25.자 증인신문녹취서 11, 15쪽, 원심 증인 E에 대한 2024. 10. 25.자 증인신문녹취서 9쪽)라고 변경되었는데, 이처럼 진술이 변경된 이유 등에 관하여 수긍할 수 있을 만한 설명도 없다.
이에 대하여 E은 제2차 경찰조사에서 ‘제1차 경찰조사 때 세액신고서와 월말보고서를 착각하여 잘못 진술한 것 같다’고 진술하였으나, 제1차 경찰조사 때 경찰관이 2022년도 세액신고서 표지(증거순번 2번, 증거기록 53쪽)을 제시하면서 변조 장소와 일자를 물었던 점, 월말보고서는 월별 마감자료인 반면 결산보고서는 연 단위로 작성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착각하여 진술하였다는 취지의 해명은 설득력이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모두 무죄를 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