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피고인 A]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및 4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피고인에게 아동·청소년 관련기관등 및 장애인관련기관에 각 5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
피고인으로부터 200,000원을 추징한다.
위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케타민 사용 미수로 인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의 점은
무죄.
[피고인 B]
피고인은 무죄.
이 유
범죄사실 [피고인 A]
1. 피고인 A의 케타민 투약 미수
피고인은 2024. 1. 7. 05:00경 <주소>에 있는 'L클럽' 내에서, 펜사이클리시딘 유사체 불상량을 케타민으로 오인한 상태에서 빨대를 이용하여 펜사이클리시딘 유사체 불상량을 찍어 코로 흡입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케타민을 투약하려 하였으나 케타민이 아닌 펜사이클리시딘 유사체인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2. 피고인 A의 준강간
피고인은 피해자 H(여, 20세)이 2024. 1. 7. 05:00경 <주소>에 있는 'L클럽' 내 여성휴게실에서 의식을 잃자 B와 함께 피해자를 안거나 부축하여 위 'L클럽' 인근에 주차해 둔 차량에 피해자를 태운 후 2024. 1. 7. 06:06경 <주소>에 있는 M 레지던스 지하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이어서 B는 피해자를 업고 피고인은 뒤에서 피해자의 엉덩이 부분을 받치면서 M 레지던스 ○호에 있는 방 안으로 데려가 침대에 눕힌 다음, 피고인은 의식을 잃어 항거불능 상태인 피해자의 음부에 성기를 삽입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 A의 법정진술
1. 증인 H의 법정진술
1. H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입건전조사보고서(M 레지던스 CCTV 분석), 입건전조사보고서(피혐의자들 호텔 떠나는 장면 CCTV 확보), 입건전조사보고서(부산 진구청 방범용 CCTV 확인), 입건전조사보고서(<지역명>클럽 L 업소 내부 확인), 입건전조사보고서(L 클럽 내, 외부 CCTV 분석), 입건전조사보고서(피해자 속옷 등에서 정액 반응 검사 결과), 수사보고서(M 레지던스 CCTV 영상파일 첨부), 수사보고서(피해자 정신 잃은 영상 사진 첨부)
1. 각 CCTV 캡쳐사진, 현장 사진, 각 영상 CD
1. 각 감정서(증거목록 순번 33, 42, 78)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0조 제3항, 제1항 제2호, 제4조 제1항 제1호, 제2조 제3호 나목(케타민 투약 미수의 점, 징역형 선택), 형법 제299조, 제297조(준강간의 점)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준강간죄에 정한 형에 위 두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경합범 가중)
1. 정상참작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이수명령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본문(성폭력 치료프로그램),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40조의2 제2항 본문(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1.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면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피고인에 대한 실형의 선고 및 신상정보 등록,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만으로도 재범 방지 효과를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직업,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내용과 동기, 범행의 방법과 결과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거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 취업을 제한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
1. 취업제한명령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본문,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 본문
1. 추징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제67조 단서
[추징금 산정 근거: 피고인 A가 투약한 펜사이클리시딘 유사체에 대하여는 아직 암거래 시세가 형성되어 있지 않으므로, 피고인 A의 실제 매수가격 200,000원을 추징함]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년 6월 ~ 20년
2. 양형기준의 미적용: 일부 범죄가 미수범이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3.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펜사이클리시딘 유사체 불상량을 케타민으로 오인한 상태에서 흡입하고, 의식을 잃어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간음하였는바, 범행의 내용과 수법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무겁다.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의 가족들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것 이외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하여 일정 금원을 형사공탁한 점(피고인이 위와 같은 공탁으로서 일부나마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하여 노력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여, 위 공탁사실은 제한적으로만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요소로 참작한다)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족관계,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사유를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신상정보 등록 및 제출 의무
판시 준강간죄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 A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의하여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에 해당하게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한편, 신상정보 등록의 원인이 된 위 죄와 나머지 죄의 형과 죄질의 경중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5조 제4항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기간을 선고형에 따른 기간보다 더 단기의 기간으로 정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되므로, 신상정보 등록기간을 단축하지 않는다.
무죄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피고인 A의 단독 범행 – 케타민 사용 미수
피고인은 2024. 1. 7. 05:00경 <주소>에 있는 'L클럽' 내에서, 펜사이클리시딘 유사체 불상량을 케타민으로 오인한 상태에서 술에 몰래 탄 뒤 즉석 만남을 통하여 만난 H에게 건네주어 H으로 하여금 위 펜사이클리시딘 유사체가 들어 있는 술을 마시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H에게 케타민을 먹이는 방법으로 사용하려 하였으나 케타민이 아닌 펜사이클리시딘 유사체인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나. 피고인들의 공동 범행 –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준강간)
피고인들은 2024. 1. 7. 05:00경 <주소>에 있는 'L클럽' 내에서, 피해자 H이 그곳 여성휴게실에서 의식을 잃자 피고인들이 함께 투숙 중이던 숙소로 데려가 피해자를 간음하기로 모의하고, 피고인들이 번갈아가며 피해자를 안거나 부축하여 위 'L클럽' 인근에 주차해 둔 차량에 피해자를 태운 후 2024. 1. 7. 06:06경 <주소>에 있는 M 레지던스 지하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이어서 피고인 B는 피해자를 업고 피고인 A는 뒤에서 피해자의 엉덩이 부분을 받치면서 M 레지던스 ○호에 있는 방 안으로 데려가 침대에 눕힌 다음, 피고인 A는 의식을 잃어 항거불능 상태인 피해자의 음부에 성기를 삽입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합동하여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1)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9633 판결, 2006. 4. 27. 선고 2006도735 판결 등 참조).
2)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3항의 '2명 이상이 합동하여 형법 제299조의 죄를 범한' 특수준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으로서의 공모와 객관적 요건으로서의 실행행위의 분담이 있어야 하고, 그 실행행위는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협동관계에 있다고 볼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05. 3. 24. 선고 2004도8531 판결,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12122 판결, 대법원 2013. 1. 24. 선고 2012도13484 판결 등 참조). 한편, 합동범에 있어서의 공모나 모의는 반드시 사전에 이루어진 것만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고, 범행현장에서 암묵리에 의사상통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이지만, 이와 같은 공모나 모의도 이를 인정하기 위하여는 엄격한 증명에 의하지 않으면 안 되고(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1도4013 판결 등 참조), 공동정범에 관한 주관적 요건으로서의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00. 4. 7. 선고 2000도576 판결 등 참조).
나. 케타민 사용미수의 점에 관한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H, C, F의 진술이 있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H이 피고인 A가 건네 준 샴페인을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는 H 및 C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고, F의 진술은 H 및 C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전문진술에 불과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는 그 증명력이 부족하다.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피고인 A가 H에게 펜사이클리시딘 유사체를 탄 샴페인을 마시도록 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1) H 진술의 신빙성
① H은 최초 수사기관에서 진술할 당시 "피고인 일행과 합석 했을 당시 남자가 권한 술을 3잔 정도 마신 뒤 정신을 잃었다. 당시 저와 C(H의 친구)가 오른쪽 뒤편에 서 있었는데, 저희 뒤에서 누군가 2~3번 정도 술을 줬었다. 술을 따르는 것은 보지 못했고, 술이 담겨 있는 잔을 주었다. 술을 준 남자가 누군지는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는다(증거기록 137~138면)."라고 진술하였는데, 제2차 조사 시에는 "휴대폰을 이용해 대화를 나눴던 남성(키가 작고 왜소한 체형의 남성)이 진술인에게 술을 권한 것이 맞나요."라는 수사관의 질문에 "예, 맞습니다."라고 진술함으로써(증거기록 213면), 술을 권한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고 했던 종전 진술을 번복하였다.
② H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이전에 피고인을 만난 적이 없고,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가 이 법정에서는 '이 사건 당시에는 아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사건 이후 이름이나 얼굴을 보니 알던 사람이 아니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 피고인들, G는 이 사건 당일 클럽 내에서 H이 먼저 피고인 A에게 아는 척을 하였다고 진술한 점, ㉡ 이 사건 당일 피고인들의 테이블을 담당하였던 MD 역시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H이) 테이블에서 잘 놀고 있기에 제가 '안 불편하냐? 다른 테이블에 픽업을 올려줄까?'라고 물어봤는데 '괜찮다. 서울에서 몇 번 본 오빠들이라서 거기서 놀겠다'라고 해서 알겠다고 하였다"고 진술한 점(증인 D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록 2면), ㉢ 이 사건 당일 클럽 내에서 H은 담당 MD에게 "마자아는 사람이었어, ㅋㅋㅋㅋㅋㅋㅋ부산에서 만나네"라는 메시지를 보낸 점(증거기록 592면), ㉣ H의 지인인 F은 이 법정에서 "H에게 술과 마약에서 깬 뒤 나중에 '너네 그 남자애들 아냐, 모르냐, 확실히 애기해라'라고 물어봤는데 여자애들 둘 중에 1명이 N인가 그 사람 때문에 12월말 크리스마스 때였나, 12월에 약 1분 정도 그냥 클럽에서 인사하고 빠빠이했다라고 이야기하였다"라고 진술한 점(F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록 18면) 등에 비추어 보면, H은 이 사건 이전 서울에 위치한 다른 클럽에서 피고인 A와 만난 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 A를 아는 사람으로 착각하였을 뿐이라는 H의 주장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③ 한편, H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이 사건 당일 마약류를 직접 투약한 사실이 전혀 없고, 이 사건 이전에 마약류를 흡입하거나 사용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주변에 마약류를 사용하는 지인들도 없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14면, H 증인신문 녹취록 25면). 그러나 F는 이 법정에서 "이 사건 발생 이후 H이 수도권으로 돌아간 뒤 H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H은 내게 '전에 했던 마약 걸리냐'라고 물어보았고, 내가 H에게 무슨 소리냐고 되묻자 H은 이전에 마약을 한 적이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래서 H은 마약 검사를 피하기 위해 탈색도 했고, 가슴 성형수술도 하였다. 가슴 성형수술 할 때 들어가는 것이 프로포폴이랑 케타민이다. 이번에 나온 것이 케타민이라서 전에 했던 게 나오는지 물어보았다. 나는 상식선에서 '안 나오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해주었다(F 증인신문 녹취록 11면)"라고 진술하였다. F는 H의 친구로 H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그 신빙성이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이전에 마약류를 투약한 적이 없다는 H의 진술은 신빙성 있는 F의 진술과 배치되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
④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H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은 그 자체로 일관되지 않거나 다른 증인의 진술과 상반되어 신빙성이 낮다고 할 것이다.
2) C 진술의 신빙성
① C는 수사기관에서 "H이 남자가 준 술을 마시고 정신을 잃은 것을 목격한 사실이 있나요"라는 수사관의 질문에 "예, 제가 쭉 같이 있었기 때문에 직접 목격했습니다.", "H이 마지막 잔을 마신 후 제가 H한테 화장실을 같이 가자고 해서 테이블에서 나왔는데 화장실 들어가기 직전에 보면 휴게실이 있는데 거기서 H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라고 진술하고, "화장실에 갈 때는 진술인이 H을 직접 데리고 나왔나요 아니면 각자 따로 나왔나요"라는 질문에 "같이 나왔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증거기록 121면). 그러나 H이 여성휴게실로 들어갈 당시 상황이 녹화된 CCTV 영상에 의하면, H이 일행이 있던 테이블에서 혼자 나와 여성휴게실 쪽으로 향하는 장면이 확인될 뿐 C와 함께 나오는 장면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 법정에서 피고인 B의 변호인이 위와 같은 사실을 지적하자 C는 "내가 착각한 것 같다. H이 쓰러진 것은 직원이 말해줘서 알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하였다(C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록 12면).
② C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피고인들이 H을 데리고 갈 때 피고인들에게 "'내 친구를 왜 데려 가냐, 근처에 숙소가 있으니 내가 챙기겠다'라고 말하며 따라갔는데 피고인들이 내 말을 무시하면서 H을 부축해서 데리고 갔다(증거기록 122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한편, 피고인들이 H을 L클럽 밖으로 데리고 나온 시각은 약 05:18경이고, 차량에 태운 시각은 약 05:21경이며, 차량을 타고 M 레지던스 쪽으로 출발한 시각은 약 05:45경이고, C가 친구인 F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최초로 112에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06:39경이다. C의 진술대로 C가 피고인들이 H을 데리고 가는 것을 반대하고, 막는 상황이었다면 C로서는 피고인들이 H을 데리고 간 즉시 다른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112에 신고하였어야 할 것인데, C가 F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112에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피고인들이 H을 데리고 간 시점으로부터 약 1시간 20분이 지난 후이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C의 진술대로 피고인들이 H을 데리고 갈 당시 C가 정말로 이를 만류하였는지 의문이 든다. 이에 대하여 C는 "당시 취해 있었고, 가방을 찾는 데 집중을 했다. 처음에 신고를 하려고 했으나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C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4면, 16면)"라고 신고가 늦어진 이유에 대하여 진술하였으나 피고인들이 C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식이 없는 H을 강제로 데리고 가는 급박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전제하면, 단지 가방을 찾기 위해서였다거나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는 C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③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C의 진술은 일관성이 없거나 객관적인 사실과 배치되고, 설득력이 떨어져 그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된다.
3) 기타 사정
① 피고인 A는 이 사건 당일 클럽 내에서 텔레그램을 통해 던지기 방식으로 케타민으로 오인하여 펜사이클리시딘 유사체 한 봉지를 20만 원에 구입한 뒤 위와 같이 구입한 마약류를 클럽 내 화장실에서 빨대로 찍어 코로 흡입하는 방식으로 사용하였다. 이처럼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경우, 마약류를 매매하거나 사용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되고 있으므로 그 거래나 사용은 은밀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A가 개방된 클럽이라는 공간에서 담당 MD들이 관리하는 샴페인 잔에 직접 마약류를 넣어 H에게 건네주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② 이 사건 당시 피고인들이 있던 테이블의 MD였던 D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클럽에서 샴페인에 술을 따르고, 손님들에게 술잔을 건네주는 건 MD가 하는 일이고, 클럽의 구조 및 특성상 샴페인잔에 마약을 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③ 피고인 A는 H이 케타민을 투약한 경위에 관하여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H에게 케타민 하는지 물어보았고, H이 한다고 얘기해서 H에게 케타민을 건네주었다. H이 케타민을 들고 화장실에서 투약하다가 복용량 조절에 실패하여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 사건 당시 상황이 녹화된 L 클럽 내 CCTV 영상을 보면, H이 이 사건 당일 05:04경 테이블에서 혼자 걸어 나와서 여성휴게실로 들어갔다가 05:16경 몸을 가누지 못한 상태로 피고인들의 부축을 받아 클럽 밖으로 나온 사실이 확인된다. 이처럼 H은 05:04경 여자휴게실을 들어갈 때에만 해도 스스로 걷거나 움직이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나 여자휴게실에 들어간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의식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산국립과학연구소 소속 O 감정관은 수사기관에서 "H의 몸에서 검출된 펜사이클리시딘 유사체는 케타민과 사용법과 효과가 유사하고, 구강으로 복용 시 소화작용으로 인해 효과 발현 시간이 약 20~30분이지만 코 점막으로 흡입하는 경우 흡입 즉시 효과가 발생하며, 마약 사범들은 주로 코 점막을 통한 흡입으로 케타민과 펜사이클리시딘 유사체를 사용한다. 소량 사용 시에는 마취효과와 함께 환각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다량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기절한 것처럼 쓰러져 몸을 움직이지 못할 수 있다."라고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915면), 위와 같은 전문가의 진술 내용에다가 H이 의식을 잃은 시간 및 장소, H이 이 사건 이전에도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있다는 F의 진술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A의 진술과 같이 H이 피고인 A로부터 건네받은 펜사이클리시딘 유사체를 여자휴게실 또는 여자휴게실 안에 있는 화장실에서 다량 복용함으로써 갑자기 의식을 잃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준강간)죄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기로 공모하였다거나 피고인 B의 행위가 실행행위의 분담에 이른다는 점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피고인들은 의식이 없던 피해자를 L 클럽에서 데리고 갈 당시, 피해자의 친구인 C도 함께 데리고 가고자 하였다. 피고인 B는 피해자를 차 뒷좌석에 눕힌 뒤 일행인 G에게 C를 데리고 오라며 C의 연락처를 알려주었다. G가 C에게 전화해서 같이 갈 것인지 물었고, C는 같이 가겠다며 짐을 찾고 연락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C가 20~30분이 지나도 연락이 없자 G는 C에게 문자로 주소를 알려주며 그 쪽으로 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처럼 피고인들은 L 클럽에서 출발할 당시 피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친구인 C도 같이 M 레지던스로 데리고 가려고 것으로 보이는바, 만약 피고인들이 L클럽에서 나올 무렵 피해자를 간음하기로 모의한 상태였다면 C도 같이 가자고 권유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2) 피고인 B는 대리운전 기사를 불러 L클럽에서 M 레지던스 지하 주차장까지 이동하였고, 피고인 B는 의식을 잃고 있던 피해자를 업고 피고인들이 예약한 숙소인 M 레지던스 ○호까지 이동하였다. 한편, 당시 녹화된 엘리베이터 CCTV 영상에 의하면(증거기록 순번72 영상CD 중 4번 파일 03:37경), 피고인 A가 피고인 B 쪽으로 돌아보며 혀를 내미는 등 성적 의도가 내포된 행동을 하는 듯한 장면이 확인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 CCTV 영상에는 피고인들의 대화 내용은 녹음되어 있지 않은바, 위와 같이 단편적인 피고인 A의 행동만으로 피고인들 사이에 피해자를 간음하기로 하는 사전 모의가 있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
3)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B가 M 레지던스 지하주차장에서 피해자를 업고 피고인들의 숙소까지 이동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것이 피고인 A의 준강간 행위에 관한 구체적인 실행행위를 분담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4) 피고인 B는 피해자를 업은 상태에서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피해자를 숙소 내에 내려놓은 뒤, 곧바로 숙소 내에 있던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를 하였고, 그 사이 피고인 A는 방 안에서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위와 같은 과정에서 피고인 B에게 피고인 A의 준강간 범행에 대한 공동가공의사가 있었다거나 시간적·장소적으로 협동관계에 있는 실행행위의 분담을 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5) 그 밖에 피고인 B가 피고인 A의 준강간 행위를 자신의 의사실현에 이용하거나 그 준강간 행위 중 일부를 분담하였다는 구체적 사정 역시 확인되지 않는다.
3. 결론
가. 피고인 A의 케타민 사용 미수로 인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죄에 대하여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나. 피고인들에 대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준강간)죄의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 B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 A에 대하여는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축소사실인 판시 준강간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