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원심판결 제8면 제19행의 "징역 1년 3개월~7년 6개월"을 "징역 1년 3개월~11년 3개월"로 고치는 것으로 경정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이 사건 각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유일한 증거는 피해자의 진술이나, 피해자의 진술은 그 자체로 비합리적이고 경험칙에 반할 뿐만 아니라,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던 참고인들의 진술 및 객관적 정황과도 배치되는 등 신빙성이 없다. 그럼에도 피해자의 진술을 근거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장기 2년 6개월, 단기 1년 6개월 등)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기준에 관한 법리를 설시한 후,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판시 각 범죄사실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충분히 믿을 수 있고, 이에 따라 피고인이 판시 각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한 사실을 모두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1) 판시 각 범죄사실에 관하여 피해자가 수사기관과 원심 법정에서 한 진술의 주된 취지는 다음과 같다.
2)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그 피해사실의 주요한 부분을 대체로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의 진술에는 처음 잠에서 깼을 때의 상황, 피해내용과 순서, 범행 당시 피고인이 하였던 행동, 이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 기억을 잃은 시점 등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면 꾸며내기 어려운 세밀한 정보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진술 자체로 모순되거나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인 부분을 찾아보기도 어렵다.
3)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직접 경험하여 기억하는 부분'과 '잘 기억나지 않거나 사후에 제3자로부터 전해들은 부분'을 구분하여 진술하였다. 특히 판시 제1항 기재 범행과 관련하여서는 '너무 황당한 상황이라 기억을 한다'면서(증거기록 187쪽 참조), '범행 당시 피고인의 얼굴을 직접 보고 가해자가 피고인임을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는바(원심의 B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6, 7쪽 참조), 피고인으로부터 유사성행위 피해를 당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비교적 명확한 기억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4) 피해자의 진술 중 일부 분명하지 않거나 일관되지 않은 부분은 부수적이거나 지엽적인 사실관계에 관한 진술에 불과하여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사유가 되지 못한다. 피해자가 이 사건 당시 술에 만취하거나 술기운에 잠든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변 정황에 대한 기억이 일부 불분명하거나 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정상적이라고 보인다.
5)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피해자가 범행 이틀 후인 2024. 3. 19.경 피고인에게 연락하여 '신고를 하겠다', '신고를 하기 전에 질 검사를 해야겠으니 그 비용을 달라'는 취지로 요구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81, 82쪽 참조). 또한, 이 사건 발생 후 피고인과 피해자가 주고받은 인스타그램 메시지 내역을 살펴보면, 당시 피해자는 판시 각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피고인을 추궁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에 대해 피고인은 "아침에 내가 너한테 한 행동은 진짜 미안해.", "내가 아침에 너한테 쑤시고 가슴을 짤라아서 진짜 미안해."라며 스스로 범행의 내용까지 특정하여 사과한 사실이 확인된다(증거기록 46, 47쪽 참조). 이러한 이 사건 이후 피해자와 피고인의 행동 역시 일관된 피해자의 진술을 뒷받침한다.
6) 피해자는 이 사건 발생 후인 2024. 5.경 재학 중인 고등학교 담임교사에게 이 사건 피해사실을 털어놓았고, 이를 통해 수사가 개시되었다(증거기록 5쪽 참조). 이와 같은 수사 개시 경위에 특별히 부자연스럽다거나 의심스러운 정황이 없고, 피해자가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분명한 동기나 이유를 발견하기도 어렵다.7) 한편 피고인 및 변호인은 판시 제1항 기재 범행과 관련하여 당시 피해자가 만취하여 스스로 바지와 속옷을 벗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음의 사정, 즉 ① 피해자는 2024. 3. 19. 06:51경 사건 당시 D의 집에 함께 있었던 E에게 '난 내가 집에서도 옷 꼭 입고 자고 술 먹어도 먼저 절대로 옷 안 벗는데 거기서 옷 벗고 했다는 건 정말 억울해, 앞뒤 상황 말은 안 해줘서 너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 그런 애 아니야'라는 취지의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보냈고, 같은 날 다시 E에게 전화를 걸어 '피고인이 강간쳤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154, 157, 169쪽 참조), ② D
은 사건 당시 피고인이 '좆 됐다'면서 갑자기 자신을 깨웠고, 일어나서 자신의 방에 가 보니 피해자가 하의를 바지와 속옷까지 모두 벗은 상태로 마치 침대에서 떨어진 듯한 느낌으로 바닥에 누워 'F 오빠!'를 외치고 있었다고 진술한 점(증거기록 106쪽 참조), ③ D에 의하면, 사건 당일 피해자는 줄곧 F 오빠에 대해 단순히 잘생겼다는 등의 언급만 하다가 '만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변기에 엉덩이가 빠져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였을 때'와 '위 ②항 시점' 유일하게 F 오빠를 소리쳐 부른 것으로 보이고(증거기록 104쪽, 원심의 D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22쪽 등 참조), 그렇다면 위 ②항 시점 피해자가 'F 오빠!'를 외친 것 역시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려는 목적이었다고 볼 소지가 큰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에 반하는 위와 같은 피고인 측 주장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나. 당심의 판단
1) 제1심 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대법원 2019. 7. 24. 선고 2018도17748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피해자와 D을 직접 증인신문한 후 증인들의 증언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증인신문조서에는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모두 고려하여 그 신빙성 유무를 평가하고, 사건 당일 피고인과 피해자가 다른 일행들과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깰 때까지의 경위와 상황, 피해내용과 순서, 범행 당시 피고인이 하였던 행동, 이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 기억을 잃은 시점, 범행 이후의 사정 등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을 피고인 및 참고인의 진술과 비교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하였으며, 피해자 진술, 객관적 증거 등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앞서 본 사정을 설시하여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원칙적으로 존중되어야 한다.
더욱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원심판결의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부분을 증거들 및 관련 법리와 대조하여 볼 때, 원심의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당심에서도 원심과 동일한 주장을 하면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고 있으나, 원심이 자세하게 설시한 바와 같이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3) 또한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에게 준유사성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피고인은 2024. 3. 17. 새벽경 범행 직후 피해자의 상태와 위치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이 D, E의 진술과 다른 점, 2024. 3. 17. 오후경 범행과 관련하여 D이 '피해자가 안방에서 잠을 잔 적은 없다'고 진술한 점, 2024. 3. 17. 새벽과 오후 사이에 피해자가 피고인, D, E과 함께 안방 한 침대에 누워 서로 이야기하기도 한 점 등을 지적하며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고 있다.
나) 그러나 2024. 3. 17. 새벽경 범행 직후 피해자의 상태와 위치는 범행 사실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점, 피해자가 당시 술에 만취한 것을 고려하면 자신의 위치와 상태에 대하여 명확하기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워 보이는 점, D, E 사이에도 당시 피해자의 위치와 상태에 대한 진술에 차이가 있는 점[D은 피해자가 당시 방바닥에 대자로 뻗어 있었다고 진술한 반면(원심의 D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7쪽 참조), E은 피해자가 복도 쪽 바닥에 엎어져 있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30쪽 참조)]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정을 이유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 어렵다.
다) 또한 D은 원심에서 '피해자가 안방에서 잠을 잔 적이 없다. 안방에서 처음에는 E이 잠을 자다가 그 이후에 D과 피고인이 안방에 같이 들어가서 잤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원심의 D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27쪽 참조), E은 수사기관에서 '피해자옷을 입혀주자고 한 다음에 거실 바닥에서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거실 쇼파에서 자고 있던 D을 깨웠고, 피고인은 안방에서 잤던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D이 아르바이트갈 시간까지 놀다가 졸린 사람은 더 자고 그러다가 나왔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거기록 131, 132쪽 참조), 피해자 역시 수사기관에서 '사건 당일 14:00경 술이 아직 깨지않은 상태라서 잠을 더 잘 생각으로 안방으로 들어가 잠을 잤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거기록 188쪽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D의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피해자와 피고인 일행이 사건 당일 오후에 D의 집을 나가기 전 각자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D의 집 안방에서 잠을 자게 되었으며, 이를 D이 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라)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보낸 사과 메시지(증거기록 46, 47쪽)는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는 상황에서 피해자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여 달래주려던 것에 불과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낸 사과 메시지에는 "아침에 너한테 쑤시고 가슴을 짤라아서 진짜 미안해"라는 내용, 즉 피고인이 직접 하지 않았으면 알 수 없는 행동의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바, 이를 두고 단순히 피해자를 달래주기 위한 무의미한 행동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3.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경우 항소심으로서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면서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으로, ① 피고인은 피해자와 함께 술을 마신 후 피해자가 만취하거나 잠에 들어 항거불능인 상태를 이용하여 2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음부에 손가락을 넣는 등의 방법으로 유사성행위를 하였는바, 이러한 범행은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확립해 나가는 단계에 있는 아동·청소년인 피해자의 건전한 성장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그 죄책이 중한 점, ② 특히 피고인은 2024. 3. 17. 새벽경 피해자를 상대로 한 차례 유사성행위를 한 후 마치 피해자가 술에 취해 혼자 바지와 속옷을 벗은 것처럼 행세하는 등 주도면밀한 모습까지 보인 점, ③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자는 상당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학업을 지속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④ 그럼에도 피고인은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한 점 등을 참작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①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사회적·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소년으로 올바른 성적 관념이나 가치관이 정립되지 못한 상태였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점, ②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는 점 등을 참작하였다.
다. 원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나타난 양형조건이 되는 사항들과 법정형과 처단형의 범위 등을 종합해 볼 때 원심의 양형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당심에서 피고인이 주장하는 양형에 유리한 사정과 검사가 주장하는 양형에 불리한 사정은 이미 원심의 변론과정에 현출되어 원심이 위와 같이 형을 정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원심판결 선고 이후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이 발생하거나 기존의 사정이 특별히 변경되지도 않았고, 피고인은 현재까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직업, 가족관계, 성행과 환경,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 등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각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다만 원심판결의 양형의 이유중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부분에 잘못된 기재가 있음이 명백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이를 직권으로 경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