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송파 업무상배임 변호사 – 수산물 위탁판매법인 대표이사 업무상배임 무죄 판결 사례

기업 경영진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업무상배임 혐의를 받는 사례가 최근 들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송파 업무상배임 변호사로서 이 글에서는 수산물 위탁판매법인의 대표이사가 중도매인에 대한 지정 취소 조치를 미루었다는 이유로 업무상배임으로 기소되었다가 무죄를 선고받은 실제 사례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재산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업무상배임죄란 무엇인가

업무상배임죄의 성립요건

업무상배임죄는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에 규정된 범죄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여 스스로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그로 인해 사무를 맡긴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합니다.

형법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②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예를 들어 회사의 대표이사가 회사 재산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고의로 임무를 저버리고 회사에 손해를 입히는 행위가 전형적인 사례에 해당합니다.

다만 단순히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곧바로 범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임무 위배 행위의 의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란, 사무의 내용과 성질 등 구체적인 상황에 비추어 법률 규정이나 계약 내용 혹은 신의성실 원칙상 당연히 해야 할 행위를 하지 않거나, 반대로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행위를 함으로써 상대방과의 신뢰 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말합니다.

따라서 내부 규정상 일정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기한이 정해져 있더라도, 그 규정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강제 규정인지 아니면 재량에 따라 운영되는 지침 규정인지에 따라 임무 위배 여부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즉 재량 규정을 따르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무조건 임무 위배 행위가 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경영 판단과 배임의 고의

기업 경영에는 원래부터 위험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경영자가 개인적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선의로 가능한 정보를 수집하고 기업의 이익에 합치된다는 믿음 아래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는데도 예측이 어긋나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까지 배임죄의 고의를 폭넓게 인정하면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고 사회 전체적으로도 큰 손실이 된다는 점에서, 배임의 고의는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 아래 이루어진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엄격하게 인정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배임죄 책임을 물을 수는 없습니다.

2. 사안의 개요

피고인의 지위와 위탁판매 구조

이 사건의 피고인은 수산물 위탁판매 사업을 운영하는 조합공동사업법인의 대표이사였습니다.

해당 법인은 어민들로부터 수산물 판매를 위탁받아 경매를 통해 지정 중도매인들에게 판매하고, 어민들에게는 수수료를 공제한 경락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중도매인이 대금 납입을 미루는 경우 일정 비율의 지체상금을 부과하고, 기본한도를 초과한 상태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중도매인 지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내부 규정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검사의 공소사실 요지

검사는 피고인이 중도매인 두 명에 대해 내부 규정에서 정한 지정 취소 유예 최대 기한을 초과하였음에도 지정 취소 조치를 취하지 않아 법인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중도매인 한 명에 대해서는 약 3억 2천여만 원, 다른 한 명에 대해서는 약 3억여만 원의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이 공소사실의 골자였습니다.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지정 취소를 유예한 것은 법인의 손해를 줄이기 위한 경영 판단에 따른 것이며, 배임의 고의나 임무 위배 행위가 없었다고 다투었습니다.

3. 법원의 판단

임무 발생 시점 특정 여부에 대한 판단

법원은 우선 이 사건이 작위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부작위에 의한 배임으로서, 피고인에게 중도매인 지정 취소 조치를 취할 의무가 발생한 시점을 특정하고 증명하는 것이 유죄 인정의 전제가 된다고 보았습니다.

검사는 내부 규정을 근거로 의무 발생 시점을 각각 특정하였으나, 법원은 해당 규정이 ‘취소할 수 있다’는 재량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어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는 기속 규정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법원은 중도매인의 재무 상태, 사업 현황, 변제 능력, 손실 축소 가능성, 지정 취소가 수산물 유통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지정 취소 시점을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아, 내부 규정만으로 피고인의 의무 발생 시점을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재산상 손해 발생 여부에 대한 판단

법원은 중도매인 한 명에 대하여, 피고인이 검사가 주장하는 의무 발생 시점에 지정 취소를 하였더라면 그 시점 이후 발생할 미납 지체상금이 약 4억 4천만 원을 초과할 것으로 계산되어 오히려 지정 취소를 하지 않은 경우의 최종 미수금보다 더 큰 금액이 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지정 취소를 유예하는 동안 중도매인으로부터 지체상금 약 2억 6천여만 원을 납입받고 추가 근저당권도 설정받았다는 사정도 고려하였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법인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배임의 고의 인정 여부에 대한 판단

법원은 피고인이 중도매인들과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어 그들을 위해 법인에 손해를 입힐 동기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지정 취소를 유예하는 동안 중도매인들을 방치하지 않고 추가 담보를 받고, 지체상금을 수령하며, 거래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특별 관리를 해왔다는 사실도 인정하였습니다.

아울러 수사기관이 구속영장 청구 당시와 공소사실에서 피고인의 의무 발생 시점과 손해액을 일관되게 특정하지 못한 점도 지적하면서, 결국 피고인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부산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은 무죄.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9. 4. 19.경부터 2025. 4. 18.경까지 피해자 B 조합공동사업법인의 대표이사였던 사람, C은 피해자 지정 D 중도매인이었던 사람, E은 피해자 지정 F 중도매인이었던 사람이다.
피해자 B 조합공동사업법인은 2017. 2. 18. 부산시 5개 G조합(H조합, I조합, J조합,K조합, L조합)이 공동으로 자금을 출자하여 설립한 법인으로, G조합의 어민들로부터 유통비용 절감, 수산물의 수급조절을 통한 가격안정 등을 위해 경제사업을 시행하였고, 대표적인 경제사업은 수산물 위탁판매사업이다.
피해자의 수산물 위탁판매사업은 어민들로부터 수산물 판매를 위탁받아 경매를 통하여 지정 중도매인들에게 경락받도록 하고, 어민들에게 수수료(3.4%)를 공제한 경락대금을 지급 후 중도매인으로부터 경락대금을 입금받아 처리하고, 중도매인이 경락대금의 입금을 지체하는 경우 일정 비율의 지체상금을 부과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피해자의 대표이사로서 수산물 위탁판매사업을 하면서 내부규정에 따라 중도매인들로부터 경매 거래개시 전 보증금 내지 담보물을 제공받아 적정한 외상거래 기본한도를 지정하고, 그 기본한도 내에서 중도매인들에게 수산물을 외상거래로 지급하며, 수산물 수급조절 등 사유로 기본한도를 초과하여 외상거래를 하더라도중도매인이 그 대금의 지불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충분히 검토한 후 외상거래를 하도록 하고, 매수한도 외상대금을 유예기간(15일) 경과일 이후에도 납입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피해자의 위탁판매사업요령 제19조제4항에 따라 「경고, 거래정지 및 법적조치, 중도매인 지정취소」 등의 조치를 취하는 등의 피해자의 재산을 관리하고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업무상 임무가 있다.
1. C의 미수금 관련 업무상배임
피고인은 2019. 4. 19.경부터 부산 서구 M에 있는 피해자 사무실에서 경제 상무 N등 직원으로부터 대표이사 인수인계 사항, 중도매인 일일거래 현황, 중도매인 일보 등으로 중도매인 C을 비롯한 중도매인의 미수금 현황을 보고 받았고, 당시 중도매인 C의미수금은 2017. 9. 24.경 기본한도인 680,000,000원을 초과한 698,553,632원에서 위 기본한도를 초과한 상태로 계속 증가하다가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취임할 당시인 2019.4. 19.경에는 미수금이 합계 1,737,235,200원에 이르게 되었다.
한편, 2018. 2. 13.자 피해자의 「위탁판매규정」 제28조 제3항(2018. 2. 13. 제정 ·시행)에 따르면 ‘중도매인이 매수한 수산물 대금 납입 유예기간(15일) 경과일 이후로도 계속하여 기본한도 초과 대금을 납입하지 아니할 경우 기본한도 초과일로부터 4개월 이상 경과시 경고를, 5개월 이상 경과시 거래정지 최고 및 법적조치에 관한 최고를, 6개월 이상 경과시 거래정지 및 법적조치를, 1년 이상 경과시 중도매인 지정을 취소를 할 수 있으나, 부득이한 사유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에는 일정기간 조치를 유예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었고, 2020. 3. 27. 「위탁판매사업요령」 으로 전면 개정되면서 지정취소의 기한에 관하여 ‘중도매인이 대금납입 유예기간 경과일 이후로도 1년 이상 기본한도 초과 대금을 납부하지 아니할 경우 중도매인 지정 취소를 할 수 있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에는 1년의 범위에서 조치를 유예할 수 있다'(위탁판매사업요령 제19조 제3항 제4호, 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는 내용으로 개정되어 중도매인 지정취소의 기한을 명확히 규정하여 시행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우 피해자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으로서는 위 위탁판매사업요령 등 규정에 따라 미수금이 기본한도 초과일로부터 4개월 이상 경과시 경고를, 5개월 이상 경과시 거래정지 최고 및 법적조치에 관한 최고를, 6개월 이상 경과시 거래정지 및 법적조치를, 1년 이상 경과시 중도매인 지정을 취소하여야 하고,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1년의 범위에서만 유예를 할 수 있고 이를 도과하는 경우에는 중도매인 지정을 취소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여 피해자에게 더 이상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함에도 그 임무에 위배하여 중도매인 C에 대한 중도매인 지정 취소 유예기간의 최대기간인 2021. 3. 27.경 미수금 2,146,120,100원에 달하도록 중도매인 지정 취소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나아가 피고인은 2021. 7.경부터 판매관리과장 O로부터 C에 대한 중도매인 지정 취소 요청을 받았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한편, 오히려 2021. 9. 28.경에는 N에게 2021. 6. 1.경부터 시행중인 C에 대한 거래정지 조치를 해지하게 하였다.
위와 같이 피고인이 C을 상대로 중도매인 지정 취소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2023. 10. 31.경 C이 파산함에 따라 2023. 11. 7.경 중도매인 지정 취소에 이르기까지 C에게 2,472,770,988원이 납입되지 않은 상태로 위탁수산물 매수를 계속하게 하여 2021. 3. 27.부터 2023. 11. 7.까지 기간 동안 326,650,888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2. E 미수금 관련 업무상배임
피고인은 2021. 2. 22.경부터 위 피해자 사무실에서 경제 상무 N 등 직원으로부터중도매인 일일거래 현황, 중도매인 일보 등으로 중도매인 E의 미수금이 기본한도를 초과한 내역을 보고받았다.
당시 중도매인 E의 미수금은 2021. 2. 22.경 기본한도인 220,000,000원을 초과한228,588,200원에서 위 기본한도를 초과한 상태로 계속 증가하여 2022. 2. 22.경320,324,000원에 달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우 피해자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으로서는 위 위탁판매사업요령 등 규정에 따라 미수금이 기본한도 초과일로부터 4개월 이상 경과시 경고를, 5개월 이상 경과시 거래정지 최고 및 법적조치에 관한 최고를, 6개월 이상 경과시 거래정지 및 법적조치를, 1년 이상 경과시 중도매인 지정을 취소 조치를 취하여 피해자에게 더 이상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임무를 위배하여 중도매인 지정 취소 유예기간이 도과한 2023. 2. 22.경 미수금 432,217,000원을 납부하지 않은 E을 상대로 중도매인 지정 취소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이 위와 같이 E을 상대로 중도매인 지정 취소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2024. 10. 31.경 E이 파산함에 따라 2024. 11. 15.경 중도매인 지정 취소에 이르기까지 E에게 740,203,700원이 납입되지 않은 상태로 위탁수산물 매수를 계속하게 하여 2023. 2. 22.경부터 2024. 11. 15.경까지 기간 동안 307,986,700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2. 변소의 요지
가. 피고인이 C, E에 대하여 각 지정취소를 유예한 것은 즉시 취소하기보다는 시간을 주어 미수금을 일부씩이라도 변제하도록 하는 것이 피해자의 손해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피해자의 대표이사로서의 경영판단”에 의한 것이므로, 배임죄 성립의 고의 내지 임무위배행위가 없었다.
나. 이 사건 규정은 재량 규정이고 경우에 따라 최대유예기간 2년이 경과하도록 지정취소를 하지 않아도 바로 임무 위배 행위가 되는 것이 아니다.
다. 피고인이 C에 대한 중도매인 지정 취소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가 없다.
3. C의 미수금 관련 업무상배임의 점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한다. 여기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3도10516 판결 등 참조).
경영상의 판단과 관련하여 기업의 경영자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업무상배임죄에서의 고의의 증명방법과 마찬가지의 법리가 적용되어야 함은 물론이지만, 기업의 경영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고 있어서 경영자가 아무런 개인적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선의에 기하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에 합치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린다 하더라도 그 예측이 빗나가 기업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까지 고의에 관한 해석기준을 완화하여 업무상배임죄의 형사책임을 묻는다면 이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위배됨은 물론이고 정책적인 차원에서 보아도 영업이익의 원천인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어 당해 기업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 될 것이다. 따라서 현행 형법상의 배임죄가 위태범이라는 법리를 부인할 수 없을지라도,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에 이루어진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은 유지되어야 하고, 이러한 인식이 없음에도 단순히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7도10415 판결, 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3도2858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중도매인 C은 2002. 3.경 P시장의 중도매인으로 지정된 이후 2016년경 연간 매입금액이 130억 원을 넘기도 하는 등 2020년경까지 중도매인 중 매입금액 상위권(상위 10% 이내)을 유지하였고, 2017년경부터 3년간 Q조합의 협회장으로 재직하였다.
② C은 2016. 12. 12.경 기본한도 초과 상태에서 매수금액이 약 18억 원에 이르렀다가 2017. 1.경 미수금이 약 9억 8,000만 원까지 떨어지는 등 기본한도를 초과한 상태로 거래를 한 날이 많았으나, 지체료 납입 및 미수금 정산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③ 피고인은 2019. 4. 19.경 피해자의 대표이사에 취임하였다. C은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취임할 무렵인 2019. 4.경 거래업체로부터 수산물 판매대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등의 사정이 발생하여 미수금이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C의 2019. 4. 1. 이후의 주요미수금 등의 내역은 아래와 같다.

④ 피해자의 경제상무 N는 2019. 12. 말경의 연말정산 시 중도매인 T의 미수금 약 10억 원 가량을 어음으로 징구하였는데, T가 2020. 1.경 N에게 ‘어음 만기일에 결제가안 될 것 같으니 만기일을 2020. 3. 31.로 연장해 줄 수 있느냐’는 취지로 요청하였고, N는 피고인에게 위 요청을 전달하였으나, 피고인은 T의 회생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여 위 어음의 만기일 연장을 불허하였다. 이에 따라 T는 2020. 1. 30.경 부도처리 되어중도매인 지정이 취소되었다.
⑤ 피고인은 T의 부도 이후 C의 미수금도 과다하다는 점을 인식한 상태에서 당장 C의 중도매인 지정을 취소하여 피해자의 손해를 확정시키기보다는, C의 거래기간이 18년가량 되었고, 오랫동안 수산물 매입금액이 상위권이었으므로 추가 담보를 설정하고 거래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특별관리 하기로 정하고 직원들에게 C에 대한 특별관리를 지시하였다.
⑥ C은 2020. 1.경 미수금이 30억 원에 이르렀으나, 2020. 7.경 미수금이 약 16억 원으로 감소하였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의 유행 등으로 인한 매출 감소 등으로 인하여 C의 미수금은 다시 증가하기 시작하여 2021. 2. 27.경 미수금이 약 27억 원에 이르렀고, 같은 날 C은 거래정지 되었다.
⑦ C은 피해자에게 2021. 3. 2.경 3억 7,000만 원, 같은 달 4.경 7,500만 원을 지급한 후 같은 달 5.경부터 다시 거래를 시작하여 미수금을 대략 21억 원 정도로 유지하다가, 2021. 5.경 미수금이 증가하기 시작하였고, 2021. 5. 28.경 거래정지 되었다.
⑧ 피고인은 2021. 9.경 C과 면담 후 C이 지급하는 금액에 비례하는 규모로 거래를 허용하도록 하였고, C은 2021. 9. 28.경 3,500만 원을 지급하자 C에 대한 거래정지가 해지되었다. 이후 C은 입금한 금액에 비례하는 규모의 미수금이 쌓일 때까지 거래가 허용되었다가 거래가 정지되는 일이 반복되다가, 2023. 10. 31. 어음 부도 처리 되었고, 2023. 11. 7.경 중도매인 지정 취소되었다.
다. 구체적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은, C에 대한 중도매인 지정 취소 유예기간의 최대기간인 2021. 3. 27.경(C은 「위탁판매사업요령」 전면개정일인 2020. 3. 27.경 이미 기본한도 초과대금을 대금납입 유예기간 경과일 이후부터 1년 이상 미납한 상태였고, 위 전면개정일 기준 이 사건 규정의 단서에서 정한 조치 유예 한도인 1년을 경과한 시점이 2021. 3.27.이다) 피해자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에게 C에 대한 중도매인 지정 취소 조치를 취할 임무가 발생하였고, 피고인이 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2023. 10. 31.경 C이 파산하고 2023. 11. 7.경 중도매인 지정 취소에 이르기까지 C로 하여금 2,472,770,988원이 납입되지 않은 상태로 위탁수산물 매수를 계속하게 하여 위 2021. 3. 27.부터 위 2023. 11. 7.까지 기간 동안 326,650,888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작위 의무의 발생을 전제로 그 의무를 해태한 것이 임무 위배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고, 작위 의무를 불이행하기 시작한 시점의 피해자의 손해보다 작위 의무를 이행한 시점의 피해자의 손해가 커졌고, 그 차액이 피해자의 손해에 해당한다는 것이므로, 작위 의무 발생 시점을 특정하고 이를 증명할 필요가 있다. 더군다나, 피고인은 기본한도(담보금액)를 초과한 C의 미수금이 있는 상태에서, 즉 이미 피해자에게 손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상태에서, 피해자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을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C의 미수금은 지속적으로 오르내리고 있어 피고인의 임무(C에 대한 중도매인 지정 취소 조치를 취할 임무) 발생 시점에 따라 피해자가 손해를 입었는지 여부 및 그 금액이 달라지게 된다는 사정까지 고려하면, 작위 의무 발생 시점에 관
한 증명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 사건이유죄로 인정되려면, 피고인의 임무 발생 시점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21. 3. 27.경임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어야 한다[예를 들어, 피고인의 임무 발생 시점이 2019. 12. 30.(미수금 2,542,324,300원), 2020. 1. 29.(미수금 3,036,406,800원) 또는 2021. 2. 27.(미수금 2,715,893,600원)인 경우, 각 시점의 미수금은 C의 중도매인 지정 취소 시점의 미수금보다 큰 금액이므로, 피고인의 임무 위배 행위로 인한 C의 재산상 이익 취득 및 피해자의 손해 발생이 없게 된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21. 3. 27.경’ 피고인에게 C의 중도매인 지정 취소 조치를 취할 임무가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① 검사는 이 사건 규정을 근거로 하여 피고인의 임무 발생 시점이 2021. 3. 27.경이라고 특정하였고, 이 사건 규정 외에는 피고인의 C에 대한 중도매인 지정 취소 조치를 취할 임무 발생일이 2021. 3. 27.이라고 특정할 근거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규정은 지정취소의 기한에 관하여 ‘중도매인이 대금납입 유예기간 경과일 이후로도 1년 이상 기본한도 초과 대금을 납부하지 아니할 경우 중도매인 지정 취소를 할 수 있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에는 1년의 범위에서 조치를 유예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바, 그 문언의 형식상 ‘할 수 있다’는 재량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상 업무 처리의 일응의 기준을 설정한 것으로 보일 뿐, 이를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는 일종의 기속 규정으로 보기는 어려워 보이며, 피해자의 특성(피해자는 비영리법인으로서 회원 간 사업의 공동수행을 통하여 수산물의 판매, 유통, 가공 등과 관련된 사업을 활성화하고, 수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어업인의 이익 증진에 기여하는 것 등을 목적으로 하므로, P시장 뿐만 아니라 수산물유통 관계자 전체의 이익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등을 감안하면, 중도매인의 재무상태, 중도매인의 전반적인 사업현황, 중도매인의 매출과 순이익률 등을 감안한 그의 변제 능력, 손실 발생과 손실 축소의 개연성, 중도매인 지정 취소가 P시장 운영 및 관계자들에게 끼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지정 취소 조치 여부 및 그 시점을 정하는 것이 타당해 보이므로, 이 사건 규정만으로 피고인의 임무 발생 시점이 2021. 3. 27.이라고 단정할 수 없어 보인다.
② 한편, 2021. 3. 27.경 피고인에게 C의 중도매인 지정 취소 조치를 취할 의무가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할 정도로 그 시점에 C의 재무상태나 사업현황 등에 의미 있는 변화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③ 수사기관은 애초에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당시에는 죄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으로, 범죄사실을 ‘피고인이 2019. 4. 22.경부터 C의 파산일인 2023. 10. 31.경까지의 기간 동안 미수금 회수를 위한 조치 등을 취하지 아니하여 C로 하여금 7억 3,500여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는 취지로 기재하였다가,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이 사건 규정만을 근거로 하여 피고인의 임무 위배 시점, 임무 위배 기간 및 재산상 이익액 내지 손해액을 위와 달리 기재하였는바, 수사기관 스스로도 피고인의 임무 발생 시점과 피고인의 임무 위배 행위로 인한 C의 재산상 이익액 내지 피해자의 손해액을 일관성있게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이는 이 사건과 같이 의무 발생 시점에 따라 손해 발생 여부 및 손해액이 달라지는 작위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배임 사건의 경우 작위 의무 발생 시점을 특정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2) 설령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21. 3. 27.경을 피고인의 임무 발생 시점이라고 본다 하더라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려면, 피고인의 임무 위배 행위로 인하여 C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가 손해를 입은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어야 하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은 재산상 이익 또는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①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피고인의 임무 위배 행위로 인한 C의 재산상 이익 금액은 C의 중도매인 지정 취소 시점(2023. 11. 7.)의 미수금 2,263,569,100원과 2022. 9월분 ~ 2023. 10월분까지 총 14개월치 미납 지체상금의 합계 209,201,888원의 합계인 2,472,770,988원에서 C에 대한 중도매인 지정 취소 조치 의무 발생일인 2021. 3. 27.경의 미수금 2,146,120,100원을 뺀 금액인 326,650,888원이다. 그런데 피고인이 2021. 3.27.경 C에 대한 중도매친 지정 취소 조치를 취하였더라면, 2023. 11. 7.경 C의 미수금은 2,146,120,100원, 위 2,146,120,100원에 대한 2021. 3월분 ~ 2023. 10월분까지 총 32개월치 미납 지체상금의 합계액은 어림잡아도 4억 4,000만 원(월 지체상금 약 1,400만 원 × 32개월)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피고인이 2021. 3. 27. C에 대한중도매인 지정 취소를 하였을 경우의 피해자의 C에 대한 미수원리금의 합계는 2,586,120,100원(= 2,146,120,100원 + 440,000,000원)이고, 피고인이 그 지정 취소를 하지 않은 부작위로 인한 2023. 11. 7. 기준 피해자의 C에 대한 미수원리금의 합계는 2,472,770,988원이므로, 피고인이 그 지정 취소를 하지 않은 부작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손해를 입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② 2021. 3. 27.로부터 2023. 11. 7.까지 C의 미수금 및 지체상금은 합계326,650,888원이 증가한 반면, C은 2021년 및 2022년에 합계 265,931,000원의 지체상금을 납입하였고, 2023. 8. 17.경 C 소유의 부산 사하구 R아파트 S호에 채권최고액을 2억 원, 근저당권자를 피해자로 한 추가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는바, 당시 위 아파트의 감정평가액은 5억 4,700만 원(피해자 내부 규정에 따른 감정가 대비 80%에 해당하는 금액은 4억 3,760만 원), 기존 각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합계는 3억 3,000만 원이었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면,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피고인의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손해를 입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3) 나아가 살피건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려면, 피고인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도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어야 하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①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임무 발생일인 2021. 3. 27.경 C에 대한 중도매인 지정취소를 하여 피해자의 손실을 확정시킬 것인지, 아니면 그 지정 취소를 유예하면서 C이 미수금을 줄이거나 지체상금을 납부하도록 할 것인지 선택의 상황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인은, C의 경우 중도매인으로 활동한 기간이 20년 가까이 되었고, 장기간 매입금액이 상위권이었던 점, C에게 양식장이 있고, 미수금 관련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었으며, 배우자가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점, C은 2020. 1. 말경 30억 원이었던 미수금이 2020. 9.경 16억 원까지 감소하기도 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여, 추가담보를 설정하고 거래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특별관리를 하면 피해자의 손실이 축소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C에 대한 중도매인 지정 취소를 유예하고 C로 하여금 추가 담보를 제공하도록 하고, 영업활동을 통해 미수금과 지체상금을 갚아 나가도록 한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피고인의 판단은 사후적으로 볼 때 부적절하거나 오류가 있는 판단이었던 것으로 볼 수 있을지언정(따라서 징계사유가 되거나 인사상 불이익의 사유에 해당할 수 있을지언정), 사건 당시를 기준으로 할 때 그러한 판단이 전혀 합리적이지 않거나 무모한 수준의 판단이었다고(따라서 C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미필적 인식을 인정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② 피고인은 C과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어 보이는바, 피고인이 그러한 C을 위하여 피해자의 손해가 확대될 것임을 잘 알면서도 C에게 재산상 이익을 줄 별다른 동기가 없어 보이고, 이 부분 공소사실에도 그러한 동기에 관한 기재가 없다.
③ 피고인은 C에 대한 중도매인 지정취소 조치를 취하지 않은 기간 동안 만연히 C의 거래를 방치한 것인 아니라, C로부터 지체상금을 받고, 담보를 추가 제공할 것을 지속 요청하고, 추가 담보를 받고, C이 입금하는 금액에 상응하는 정도로 거래를 허락하여 주는 등으로 C을 특별관리 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를 두고 C에게 재산상 이익을 주고 피해자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 하에 이루어진 의도적 행위라고는 보기 어렵다.
④ 피고인은 2021. 7.경 판매관리과장 O로부터 ‘C에 대한 중도매인 지정 취소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건의를 받았을 때, O에게 ‘현재 부도처리 하면 금액이 크니까 이자를 받을 수 있는지, 담보를 더 받을 수 있는 게 있는지 확인하고 부도처리를 하는 게좋겠다. 현재 담보에 대해서 평가를 추가로 받아서 평가금액에 대해서 추가로 담보를 설정하던지 하는 방향을 확인해봐라’는 취지로 말하였는바, 이는 피고인이 당시 C에게 재산상 이익을 주고 피해자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 하에 의도적으로 C에 대한 중 도매인 지정 취소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정황이다.
4. E의 미수금 관련 업무상배임의 점에 관한 판단
가. 인정사실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중도매인 E은 2003. 10.경 P시장의 중도매인으로 지정된 후 연간 매입금액 약 30~ 40억 원 가량을 유지하여 왔고, 2017. 10.경부터 2020. 10.경까지 Q조합의 부협회장으로 재직하였다.
② E은 2021년 이전에는 대체로 기본한도액 이하의 미수금을 유지하다가, 2021. 2.경부터 미수금액이 기본한도인 2억 2,000만 원을 초과하기 시작하였다. E의 2021. 2.22. 이후의 미수금 등의 내역은 아래와 같다.

③ 피해자의 경제지원과장 O는 2023. 10.경 C의 부도처리 전 C 명의의 어음으로 연말정산을 해오던 E에게 C 명의의 어음 대신 다른 것으로 연말정산 하라고 하였으나, E은 2023. 12.말경 지체료만 납입한 채 연말정산을 미뤄달라고 요청하였다. O 등 직원들은 2023. 12.경 내지 2024. 1.경 E의 미수금에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이를 피고인에게 보고하였고, 피고인은 그 무렵 직원들에게 ‘C이 부도처리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미수금을 변제하는 한도 내에서 조금씩 거래를 풀어주는 방식으로 특별관리 하라’는 취지로 지시하였다.
④ E은 2024. 1.경부터 2024. 4.경까지 소액 입금과 소액 거래를 반복하였을 뿐, 미수금을 제대로 변제하지 못하였고, 2024. 10. 31. 파산하였으며, 2024. 11. 15. 중도매인 지정이 취소되었다.
나. 구체적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은,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한 E에 대한 중도매인 지정 취소 유예의 최대기간 2년을 경과한 시점인 2023. 2. 22.경 피해자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에게 E에 대한 중도매인 지정 취소 조치를 취할 임무가 발생하였고, 피고인이 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2024. 10. 31.경 E이 파산하고 2024. 11. 15.경 중도매인 지정 취소에 이르기까지 E으로 하여금 740,203,700원이 납입되지 않은 상태로 위탁수산물 매수를 계속하게 하여 위 2023. 2. 22.경부터 위 2024. 11. 15.경까지 기간 동안307,986,700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작위 의무의 발생을 전제로 그 의무를 해태한 것이 임무 위배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고, 작위 의무를 불이행하기 시작한 시점의 피해자의 손해보다 작위 의무를 이행한 시점의 피해자의 손해가 커졌고, 그 차액이 피해자의 손해에 해당한다는 것이므로, 작위 의무 발생 시점을 특정하고 이를 증명할 필요가 있다. 더군다나 앞서 본 바와 같이 E의 미수금은 지속적으로 오르내리고 있어 피고인의 임무(E에 대한 중 도매인 지정 취소 조치를 취할 임무) 발생 시점에 따라 피해자가 손해를 입었는지 여부 및 그 금액이 달라지게 된다는 사정까지 고려하면, 작위 의무 발생 시점에 관한 증명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 사건이유죄로 인정되려면, 피고인의 임무 발생 시점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23. 2. 22.경임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23. 3. 22.경’ 피고인에게 E의 중도매인 지정 취소 조치를 취할 임무가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① 검사는 이 사건 규정을 근거로 하여 피고인의 임무 발생 시점이 2023. 2. 22.경이라고 특정하였고, 이 사건 규정 외에는 피고인의 E에 대한 중도매인 지정 취소 조치를 취할 임무 발생일이 2023. 2. 22.경이라고 특정할 근거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규정은 지정취소의 기한에 관하여 ‘중도매인이 대금납입 유예기간 경과일 이후로도 1년 이상 기본한도 초과 대금을 납부하지 아니할 경우 중도매인 지정 취소를 할 수 있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에는 1년의 범위에서 조치를 유예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바, 그 문언의 형식상 ‘할 수 있다’는 재량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상 업무 처리의 일응의 기준을 설정한 것으로 보일 뿐, 이를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는 일종의 기속 규정으로 보기는 어려워 보이며, 피해자의 특성(피해자는 비영리법인으로서 회원 간 사업의 공동수행을 통하여 수산물의 판매, 유통, 가공 등과 관련된 사업을 활성화하고, 수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어업인의 이익 증진에 기여하는 것 등을 목적으로 하므로, P시장 뿐만 아니라 수산물유통 관계자 전체의 이익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등을 감안하면, 중도매인의 재무상태, 중도매인의 전반적인 사업현황, 중도매인의 매출과 순이익률 등을 감안한 그의 변제 능력, 손실 발생과 손실 축소의 개연성, 중도매인 지정 취소가 P시장 운영 및 관계자들에게 끼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지정 취소 조치 여부 및 그 시점을 정하는 것이 타당해 보이므로, 이 사건 규정만으로 피고인의 임무 발생 시점이 2023. 2. 22.경이라고 단정할 수 없어 보인다.
② 한편, 2023. 2. 22.경 피고인에게 E의 중도매인 지정 취소 조치를 취할 의무가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할 정도로 그 시점에 E의 재무상태나 사업현황 등에 의미 있는 변화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③ 수사기관은 애초에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당시에는 죄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으로, 범죄사실을 ‘피고인이 2021. 2. 22.경부터 E의 파산일인 2024. 10. 31.경까지의 기간 동안 미수금 회수를 위한 조치 등을 취하지 아니하여 E로 하여금 7억 4,000여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는 취지로 기재하였다가,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이 사건 규정만을 근거로 하여 피고인의 임무 위배 시점, 임무 위배 기간 및 재산상 이익액 내지 손해액을 위와 달리 기재하였는바, 수사기관 스스로도 피고인의 임무 발생 시점과 피고인의 임무 위배 행위로 인한 E의 재산상 이익액 내지 피해자의 손해액을 일관성있게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이는 이 사건과 같이 의무 발생 시점에 따라 손해 발생 여부 및 손해액이 달라지는 작위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배임 사건의 경우 작위 의무 발생 시점을 특정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2) 설령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23. 2. 22.경을 피고인의 임무 발생 시점이라고 본다 하더라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려면, 피고인에게 배임의 고의 가 있었다는 점도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어야 하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① 피고인은 E과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어 보이는바, 피고인이 그러한 E을 위해 피해자에게 손해를 가하면서까지 E에게 재산상 이익을 줄 별다른 동기가 없어 보이고, 이 부분 공소사실에도 그러한 동기에 관한 기재가 없다.
② 피해자의 경제지원과장 O는 수사기관에서 ‘E은 C 케이스와 달리, E이 기본한도를 초과한 미수금액이 약 3억 원 정도라 그 정도는 몇 년 안에 충분히 회수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또한 경제상무 N도 수사기관에서 ‘E의 경우 2022. 12. 21.경 미수금이 크지도 않고 거래 손님도 많고, 미수금 입금도 다른 중도매인들보다 잘 되는 편이다 보니 전혀 부도 의심을 할 수 없었다. 2023년 연말정산 시 미수금이 약 7억 3,000만 원 정도로 증가하였으나, E은 그 전까지 미수금 정산에 큰 문제가 없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피고인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으며 미수금액도 C에 비해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았다. 내가 경제상무로 있는 동안(2023. 10. 31.까지 재임) E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하였다. E이 삼치를 판매했는데 외상대금이 아직 못 들어와서 입금이 조금 늦어진다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2023. 12.경 연말정산 때 E의 연말정산이 안 되어 E의 한도초과 미수금 문제를 정확히 인지하기 시작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데, N, O의 위 각 진술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위 주장을 가벼이 배척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피고인은 E의 미수금 문제를 2023. 12.경이 되어서야 진지하게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전인 2023. 2. 22.경부터 피고인이 E에게 재산상 이익을 주고 피해자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E의 중도매인 지정 취소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③ 설령 피고인이 2023. 2. 22.경부터 E의 미수금 문제를 진지하게 인식하기 시작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②항에서 본 직원들의 진술 내용과 위 인정사실에서 본 E의 경력과 매출 규모, 2023. 2. 22.경의 E의 미수금 규모(432,217,000원, 기본한도 220,000,000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2023. 2. 22.경 E의 중도매인 지정 취소를 유예하여 영업활동을 통해 미수금과 지체상금을 갚아 나가도록 한 것은, 사후적으로 볼 때 부적절하거나 오류가 있는 판단이었던 것으로 볼 수 있을지언정(따라서 징계사유가 되거나 인사상 불이익의 사유에 해당할 수 있을지언정), 사건 당시를 기준으로 할 때 그러한 판단이 전혀 합리적이지 않거나 무모한 수준의 판단이었다고(따라서 E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미필적 인식을 인정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④ 피해자의 경제지원과장 O 등 직원들은 2023. 12경 내지 2024. 1.경 E의 미수금에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이를 피고인에게 보고하였고, 당시 피고인은 ‘C이 부도처리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미수금을 변제하는 한도 내에서 조금씩 거래를 풀어주는 방식으로 특별관리 하라’는 취지로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는 피고인이 당시 E에게 재산상 이익을 주고 피해자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 하에 의도적으로 E에 대한중도매인 지정 취소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정황이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4. 결론

업무상배임 사건은 임무 위배 행위의 성립 여부, 재산상 손해의 존재 여부, 배임 고의의 인정 여부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법률 지식 없이 혼자 대응하다가는 유죄 판결의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사건처럼 경영 판단과 배임의 경계가 불분명한 사안에서는 각 요건별 법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유리한 사실관계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결과를 좌우하므로, 송파 업무상배임 변호사의 조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업무상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면 지금 즉시 송파 업무상배임 변호사와 상담하여 신속하게 대응 전략을 수립하시기 바랍니다.

검사출신 변호사 - 사기죄전문변호사,횡령죄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