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내부 직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업무상배임 혐의는 직장 내 분쟁에서 자주 문제되는 사안 중 하나입니다. 이 글에서는 MD 직원이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특혜를 주었다는 업무상배임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무죄를 선고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업무상배임죄의 성립요건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8. 8. 13.경 서울 강남구 B에 있는 피해자 주식회사 C(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그때부터 2019. 5. 31.경까지 침구 인테리어 파트의 MD로, 2019. 6. 1.경부터 2019. 10. 31.경까지 가구팀의 MD로 근무하면서, 판매 등록 업체의 관리, 상품 기획 등의 업무에 종사하였다. 피해자 회사의 사규 등에 의하면 직원은 다른 회사의 대표/직원 등으로 참여하거나, 직무/직위를 이용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직계 및 방계, 친인척 또는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와 거래하거나, 직무/직위를 이용하여 판매자 및 협력업체에게 특혜를 주는 등의 행위는 금지되어 있다. 가. 업무상배임미수 피고인은 2019. 3. 29.경 피해자 회사의 사무실에서, 사규 등을 준수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피고인이 지인인 D와 함께 운영하는 ‘E’라는 전자상거래 업체의 이익을 도모하고자, E가 피해자 회사를 통해 판매하려고 등록한 차량용 USB 가습기에 대해 피해자 회사에 귀속되는 판매 수수료를 기준 수수료 16%가 아닌 8%를 적용하여, 판매 수수료의 차액에 해당하는 1,672원(1개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려고 하였으나, 구매자가 없어 미수에 그쳤다. 피고인은 이를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9. 7. 24.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4회에 걸쳐 E의 판매 등록 상품의 판매 수수료를 기준 수수료보다 낮추어 판매 수수료 차액에 해당하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려고 하였으나, 구매자가 없어 미수에 그쳤다. 나. 업무상배임 피고인은 2019. 8. 21.경 피해자 회사의 사무실에서, 사규 등을 준수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피고인이 지인인 D와 함께 운영하는 ‘E’라는 전자상거래 업체의 이익을 도모하고자, 피해자 회사에 판매업체로 등록하여 에어팟을 판매하는 ㈜F의 연락처를 D에게 알려주고, D로 하여금 ㈜F에 개별적으로 접촉하게 하여 ㈜F가 피해자 회사를 통해 에어팟을 판매할 경우 피해자 회사에 지급하는 판매 수수료 10% 상당액을 공제한 금액으로 에어팟 30개(540만 원)를 구매(직거래)한 후 이를 E의 사이트에서 판매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에 ㈜F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는 판매 수수료 10%에 해당하는 54만 원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하고,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한다. 여기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등 참조). 업무상배임죄의 고의는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의사와 자기 또는 제3자의 재산상의 이득의 의사가 임무에 위배된다는 인식과 결합되어 성립되는 것이며, 이와 같은 업무상배임죄의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고의, 동기 등의 내심적 사실)은 피고인이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문제가 된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범의를 부인하고 있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하며, 피고인이 본인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도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간접사실에 의하여 본인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는 부수적일 뿐이고 이득 또는 가해의 의사가 주된 것임이 판명되면 업무상배임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도522 판결 참조). 업무상배임죄에 있어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 함은 총체적으로 보아 본인의 재산상태에 손해를 가하는 경우, 즉 본인의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를 가져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며,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아니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4도5742 판결 등 참조). 한편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나. 업무상배임미수 부분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물품들에 대해 기준수수료율보다 할인된 수수료율을 적용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수수료율을 할인하여 적용한 행위가 업무상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가하겠다는 업무상배임의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결국 피고인이 업무상배임의 고의를 가지고 배임행위를 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는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해자 회사의 감사팀장 H은 경찰 조사에서 시스템상 고정 수수료가 적용되어 있어 수정이 되지 않고 더 낮은 수수료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상부 보고가 필요하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해자 회사에서 MD로 근무한 적이 있는 I은 증인으로 출석하여, 처음 등록할 때는 수수료율이 높은데 최대 매출을 위해 수수료를 조정하는 것이 가능하고 MD에게 수수료율을 조정할 수 있는 재량이 있으며 이를 보고할 필요는 없다고 증언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에서 근무할 당시 담당하던 업체인 ‘J’, ‘K’에도 수수료율 변경을 해 준 적이 있는 점, ‘J’, ‘K’의 수수료율 변경에 대해 피해자 회사에 확인하고자 사실조회서를 보냈으나 피해자 회사에서 아무런 회신을 하지 않은 점, 증인 I의 증언내용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은 MD로서 수수료율을 조정할 재량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② 이 사건 수사 당시 검사는 피고인이 임의로 E에만 할인된 수수료율을 적용하였는지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받도록 두 차례에 걸쳐 보완수사 지시를 하였고, 경찰은 피해자 회사에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하였다. 그러나 피해자 회사는 피고인이 관리하던 수많은 물품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기재 물품과 다른 카테고리에 있는 수수료율 9%의 무드등 자료만 제출하였고, 피고인이 관리하던 다른 물품들에도 할인된 수수료율을 적용하였는지, 일반적으로 해당 카테고리의 다른 MD들이 적용하는 수수료율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또한 기준수수료율보다 인하되는 경우가 일반적으로 매우 적다고 하면서 식품 카테고리의 자료를 제출하였는바, 피고인이 관리하던 카테고리 또는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물품들이 속한 카테고리와 그 결과가 같으리라고 인정할 증거는 없다. ③ D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E의 매출 자료를 보면 피해자 회사로부터 받은 정산금이 상당한 금액인 점(정산금으로 가장 많은 금액이 지급된 2019. 4. 5.의 경우 피해자 회사가 E에 지급한 금액은 95,339,222원이다), D가 정산 예정금액을 계산하면서 피해자 회사의 수수료율을 17%로 적용한 점, 피해자 회사는 실제로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물품들에 대해서만 수수료율 할인을 문제 삼으며 고소하였고, E가 실제로 판매한 수많은 물품들에 대해서는 고소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E가 피해자 회사를 통해 실제로 판매한 물품들의 수수료율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만약 피고인이 수수료율을 임의로 할인하여 이익을 얻고자 하였다면 실제로 판매된 물품들의 수수료율을 조정하였어야 할 것인데, 판매되지 않은 물품들만 굳이 수수료율을 할인하여 적용하였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④ 증인 I의 증언에 의하면, 수수료율이 높아서 제품이 잘 팔리지 않는 경우 수수료율을 낮추어 매출을 늘리기도 하고 평상시에 행사를 하지 않을 때는 높여두는 등으로 수수료를 조정한다는 것인바, 피고인이 판매가 되지 않는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물품들에 대해서 매출을 위해 수수료율을 할인해 두었을 여지도 있다. ⑤ 피고인의 행위가 사규에 위배되어 그에 따른 제재를 받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사규에 위배되는 행위라는 사정만으로 형법상 업무상배임행위가 된다고 할 수는 없다.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을 비롯한 MD들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직계 및 방계, 친인척 또는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와 거래하면 안 된다고 교육하였다거나 거래할 경우 보고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다. 업무상배임 부분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D에게 ‘(주)F(이하 ’F‘라 한다)’의 연락처를 알려준 행위가 피해자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발생하게 하는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가하겠다는 업무상배임의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결국 피고인이 업무상배임의 고의를 가지고 배임행위를 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는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F는 2019년경 피해자 회사를 통해 에어팟을 판매하고 있었지만, 피해자 회사 외에 다른 업체를 통해서도 에어팟을 판매하고 있었고, 피해자 회사가 F의 에어팟을 독점적으로 공급받아 판매하였던 것은 아니었다. ② D가 F로부터 구입한 에어팟이 피해자 회사를 통해 판매할 에어팟이었다거나 D가 F에 연락하여 에어팟 30개를 구입함으로 인하여 F가 피해자 회사를 통해 에어팟을 더 이상 판매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피고인, D가 재판매를 위해 여러 경로로 저렴한 가격의 에어팟을 찾고 있었으므로, D가 F로부터 직접 에어팟을 구입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피해자 회사를 통해 에어팟을 구입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③ F가 피해자 회사를 통해 판매한 에어팟은 2019. 7. 2401개, 2019. 8. 2484개, 2019. 9.부터 2019. 12.까지 4913개인 반면 D가 F로부터 구입한 에어팟은 30개이다. 그 규모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D에게 F의 연락처를 알려준 행위가 피해자 회사의 거래처를 빼돌린 행위에 해당한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④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에서 가구팀 또는 반려동물팀 MD로 근무하였고, F는 피고인이 관리하는 업체가 아니었으며, 피고인이 에어팟 판매에 관여하고 있지도 않았다.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서 가지고 있던 F의 연락처를 D에게 알려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고인이 F의 담당직원을 직접 알고 있었다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고, 피고인이 D에게 알려 준 F 측 연락처는 네이버카페에 올라와 있어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 번호였다. ⑤ 피고인과 D는 에어팟 구성품의 일부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하여 F로부터 구매한 에어팟을 왼쪽, 오른쪽, 본체로 나누어 ‘E’에서 판매하였다. 반면 F는 전체 구성품을 일체로 피해자 회사를 통하여 판매하였는바, 피해자 회사를 통해 에어팟을 구매하려던 고객이 E를 통해 에어팟을 구매함으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가 수익을 얻을 기회가 침해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⑥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행위가 아니었더라면 피해자 회사를 통해 F의 에어팟 30개가 판매되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가 54만 원 상당의 판매수수료를 취득하였을 것이라고 추단하여 이를 피해자 회사의 손해로 단정할 수도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4. 결론
업무상배임 사건은 사실관계가 복잡하고 고의 인정 여부 등 법리적으로 다투어야 할 쟁점이 많아, 당사자 혼자서 수사 및 재판에 대응하는 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배임행위 해당 여부, 재산상 손해의 존부, 배임 고의의 증명 여부 등 핵심 쟁점을 면밀히 분석하여 효과적인 방어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업무상배임 혐의를 받고 있거나 관련 수사를 받고 있다면, 지금 즉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