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죄는 단순히 타인의 물건을 가져가는 행위만으로 성립하지 않으며, 이른바 ‘불법영득의사’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실제 사건에서 자주 다툼이 됩니다.
이 글에서는 타인 차량에서 조끼를 꺼내 입었음에도 불법영득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된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절도죄 성립의 핵심, 불법영득의사란 무엇인가
절도죄는 형법 제329조에 규정된 범죄로,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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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329조(절도)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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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절취’란 단순히 물건을 집어 드는 행위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불법영득의사를 가지고 타인의 점유를 배제하여 자신의 점유로 옮기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지 않으면 형법 제329조의 절도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2.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는 기준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는 경우
불법영득의사란 타인의 소유권 또는 이에 준하는 권리를 침해하려는 의사를 말합니다.
타인의 물건을 허락 없이 사용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사용으로 인해 물건 자체의 경제적 가치가 상당한 정도로 소모된 경우에는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됩니다.
또한 사용 후 물건을 원래 있던 장소가 아닌 다른 장소에 버리거나, 곧 반환하지 않고 장시간 점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소유권을 침해할 의사가 있다고 보아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불법영득의사가 부정되는 경우
반면에 물건을 무단으로 사용하였더라도 그로 인한 경제적 가치의 소모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극히 경미하고, 사용 후 곧바로 반환한 경우에는 소유권을 침해하려는 의사가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지 않아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결국 불법영득의사의 인정 여부는 물건의 가치 소모 정도, 반환 여부, 반환까지 걸린 시간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3. 이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정신병적 증상이 발현된 상태에서 비를 맞으며 돌아다니다가 스스로 옷을 벗은 채 산에서 내려왔고, 이후 한 주차장 정비고의 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피고인은 알몸 상태에서 추위를 피하기 위해 그 안에 주차된 차량에서 피해자 소유의 조끼를 꺼내어 입고 차량 옆에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이에 피해자가 자신의 조끼를 왜 입고 있냐고 묻자, 피고인은 추워서 그렇다고 답하였고, 도망하려 하지도 않은 채 조끼를 즉시 벗어 피해자에게 돌려주었습니다.
피해자의 진술과 신고 경위
피해자는 피고인이 조끼를 훔쳤다는 이유가 아니라, ‘모르는 사람이 옷을 입지 않은 채 안에 들어와 있다’는 이유로 경찰에 신고하였습니다.
또한 피해자는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일관되게 조끼를 돌려받아 피해가 없으므로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고, 당시 피고인이 얌전하고 특이한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고도 진술하였습니다.
한편 경찰이 도착하였을 때 피고인은 이미 조끼를 반환한 상태로 상의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이 알몸 상태에서 추위와 부끄러움을 피하기 위해 조끼를 잠시 입었을 뿐이고, 피해자에게 발각된 직후 즉시 반환한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할 때 조끼의 경제적 가치 소모가 극히 경미하여 피고인에게 소유권을 침해할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달리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보아 야간건조물침입절도의 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다만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차량에서 바나나 우유와 치즈 빵을 꺼내어 가져간 절도 및 나체로 공개된 장소를 돌아다닌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33호 위반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하였고, 피고인의 심신미약 상태와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하여 벌금 50만 원의 선고를 유예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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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북부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야간건조물침입절도의 점은 무죄. 이 유 범 죄 사 실 2. 경범죄처벌법위반 증거의 요지 |
4. 결론
절도 혐의는 행위의 외형만 보면 명백해 보이더라도 불법영득의사와 같은 법적 요건의 충족 여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 당사자 혼자서 이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법리와 정밀하게 연결하여 혐의를 다툴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절도 혐의를 받고 있거나 이와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지체 없이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