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피고인 A]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압수된 증 제1호를 몰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절도의 점은
무죄.
[피고인 B, C]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 유
범 죄 사 실(피고인 A)
1. 특수강도 및 특수강도미수
피해자 D(D, 남, 35세, 이하 'D'이라 한다), 피해자 E(E, 남, 32세, 이하 'E'이라 한다)는 러시아 국적으로 약 2개월 전 전쟁을 피해 대한민국에 입국한 뒤 약 1개월 전부터 피고인 A(이하 'A'라 한다), B(이하 'B'라 한다)가 함께 거주하는 숙소에서 생활한 사람들이다.
피고인 A는 피해자들로부터 다른 곳으로 이사가겠다는 말을 듣자, 피해자들에게 겁을 주어 임대료, 생활비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빼앗기로 결의하였다.
피고인 A는 2023. 8. 9. 01:22경부터 같은 날 02:25경까지 사이에 울산 동구 F건물G호에 있는 피고인 A, B와 피해자들이 함께 거주하던 숙소에서,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던 피해자들을 발로 차고 다리를 잡아당겨 깨운 다음 욕설을 하면서 "옥상으로 따라 와라."라고 말하고, 피해자들을 위 F 8층 옥상으로 데리고 갔다.
피고인 A는 미리 빼내어 가 가지고 있던 피해자 D의 여권과 그 안에 있던 현금 30만 원을 피해자 D에게 보여주며 "여권을 태워버릴까, 찢어버릴까."라고 말하고, 이에 피해자 D가 돌려달라고 하자 "이 돈은 너의 것이 아니야, 이제 내꺼야."라고 하면서 그중 15만 원을 가지고 갔다.
계속해서 피고인 A는 미리 가지고 있던 흉기인 접이식 칼(총 길이 약 20cm, 칼날길이 약 9cm)을 꺼내 피해자들의 눈과 목을 찌를 듯이 겨누어 위협하면서 "더 가지고 있는 돈을 내놓아라."라고 말하고, 피해자들이 없다고 하자 욕설을 하면서 "어디에 돈을 숨겼냐, 얼마나 더 가지고 있냐."라고 말하여 피해자들을 위협하여 피해자 E로부터 돈을 보관하고 있는 장소를 알아냈다.
피고인 A는 이와 같이 흉기인 접이식 칼을 휴대하여 피해자 D로부터 현금 15만 원을 강취하고, 피해자 E로부터 금품을 강취하려 하였으나 피해자 E가 가지고 있던 돈이 없어 미수에 그쳤다.
2. 폭행 및 협박
피고인은 2023. 8. 9. 16:12경부터 같은 날 16:39경까지 사이에 위 F건물 G호에서 피해자 E의 팔을 잡아 밀치고 피해자 D를 침대에 넘어뜨려 목을 세게 잡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폭행하고, 피해자들에게 "여기 사는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해서 너희들여기에서 못살게 할 거야.", "울산에 있는 동안에는 찾아내서 못살게 하겠다."라고 말하고, 피해자 D에게 "너를 칼로 찔러서 죽여버리겠다, 죽여서 바다에 던져버리겠다, 나중에 바다에 떠서 발견되고 싶냐."라고 말하고, 피해자 E에게 "너 이빨을 다 부셔버리겠다, 이빨 치료도 하지 못하게 만들겠다, 칼로 찔러 죽여 버리겠다."라고 말하여 협박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 A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D, E의 각 법정진술
1. 경찰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
1. 압수물 사진, D 상처부위 사진
[피고인 A는 판시 제2의 발언은 러시아에서는 협박이 아니라 통상 허용되는 수준에 해당한다고 하나, 위 발언은 그 내용과 당시 상황에 비추어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 협박행위로 평가하기에 충분하므로, 협박행위와 고의를 인정하는 데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피고인 A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판시 특수강도 및 특수강도미수의 점)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들과 옥상에 함께 있을 당시 흉기를 휴대하지 않았고, 피해자 D로부터는 생활비 및 일자리 소개 등 명목으로 돈을 가져간 것일 뿐이며, 피해자들에 대한 협박행위 및 강도의 고의와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1) 형법 제333조의 강도죄는 사람의 반항을 억압하기에 충분한 폭행 또는 협박을 사용하여 타인의 재물을 강취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한 반항 억압의 상태가 처음부터 재물 탈취의 계획 아래 이루어졌거나 양자가 시간적으로 극히 밀접되어 있는 등 전체적 · 실질적으로 단일한 재물탈취 범의의 실현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강도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도11899 판결 등 참조).
2)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할 권리가 있는 자가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할 정도의 폭행과 협박을 가하여 재물 및 재산상 이득을 취득한 이상 이는 정당한 권리행사라고 볼 수 없음이 명백하여 강도죄가 성립함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대법원 1995. 12. 12. 선고 95도2385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흉기를 휴대하여 피해자들을 협박하고 재물을 강취하거나 강취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해자들은 판시 범행 당일 경찰서에 신고를 한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접이식 칼을 목과 눈 부위를 겨누는 방법으로 협박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피해자들의 진술은 피해의 주요 부분이 일치하고 일관되며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아래 무죄부분에서 설시하는 바와 같이 피해자들의 진술은 공동피고인인 B, C(이하 'H'이라 한다)이 가담한 방법 등에 관하여는 다소 차이를 보이나, 피고인의 행위에 관해서만큼은 다른 부분을 찾기 어렵다. 피해 진술의 내용과 태도에 비추어 피해자들이 사전에 서로 기억을 맞추거나 상의하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② 피해자들은 수사과정에서 '접는 칼이 2개였는데 손잡이가 하나는 은색이었고, 다른 하나는 검정색이었다. 은색은 무엇을 누르면 칼이 반원을 그리면서 나오는 것처럼 보였다'며 피고인이 사용한 흉기의 특징을 진술하였는데, 이는 경찰이 피고인을긴급체포하는 과정에서 주거지에서 발견한 접이식 칼의 성상과 일치한다.
③ 형법상 점유는 사람이 물건을 현실적으로 지배하는 사실관계로서, 반드시 물건의 직접적인 악지 또는 감시를 필요로 하지 않고 물건이 점유자의 지배력이 미치는 장소에 있으면 족하며, 현실적 지배의 여부는 통상인을 기준으로 한 사회통념에 의하여 결정할 수밖에 없다.
이 사건에 돌아와 보건대, 피고인은 피해자 D 소유의 여권 및 현금 30만 원을 먼저 가져간 다음에 피해자들을 옥상으로 데리고 가 흉기인 접이식 칼로 협박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이 현금을 가진 후 피해자들을 옥상으로 불러내 흉기를 사용하여 위협한 행위들이 시간적으로 연속되고 장소적으로도 근접한 점, 피해자 D는 피고인이 옥상에서 칼로 위협을 하는 단계에 이르러 비로소 현금이 든 여권 지갑을 빼앗긴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상대방을 외포시킨 상태에서 사전에 입수한 재물을 보이며 반환요구를 단념하게 하는 행위를 형법적으로 강취와 달리 평가할 이유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 D에 대한 범행은 협박을 통해 점유의 침탈이 일어났다고 봄이 상당하다.
④ 피해자 E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저한테 돈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고, 돈이 얼마나 있는지 알아내려고 협박을 하긴 했는데, 그 상황을 떠올리기 쉽지 않다. (피고인에게) 제가 금액을 알려주었고 어디 있는지는 알려주지는 않았다.'고 증언하였고(E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3, 6면), 수사기관에서도 '가지고 있는 돈을 알려주자 피의자들의 눈빛이 바뀌면서 알겠다고 말을 하고 협박을 멈췄다'고 진술하였다(증거순번 2, 증거기록 19, 20면). 피고인은 피해자 E과 함께 거주해 왔고 피해자 E가 수중의 돈을
숙소 외에 달리 둘 곳도 없었는바, 이러한 상황 하에서 금전 문제가 갈등의 주된 원인이 된 가운데 피고인이 협박과 함께 위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면, 물리적인 수색이나 취거 행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강취 범행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⑤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생활비 내지 일자리 소개 등 명목으로 받을 돈을 요구하여 받은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나, 피해자 D은 'B에게 매월 10일에 15만 원씩 생활비를 주었고, 피고인이 일자리를 소개하고 일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판시 범행 당시 피해자들의 피고인에 대한 금전지급의무가 합의되거나 확정된 상태로 존재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D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8면). 가사 피해자들로부터 받을 돈이 있었다고 보더라도, 피고인이 정당한 권리행사의 방법을 넘어 흉기를 사용하여 협박하는 방법으로 돈을 받거나 받으려고 한 이상 특수강도 및 특수강도 미수 범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34조 제2항, 제1항, 제333조(흉기 휴대 강도의 점), 형법 342조, 제334조 제2항, 제1항, 제333조(흉기 휴대 강도 미수의 점), 각 형법 제283조 제1항(협박의 점), 각 형법 제260조 제1항(폭행의 점)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피해자별 폭행죄와 협박죄 각 상호간, 형이 더 무거운 각 협박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1. 형의 선택
특수강도죄 및 특수강도미수죄에 대하여 각 유기징역형을, 각 협박죄에 대하여 각 징역형을 각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과 죄질이 가장 무거운 특수강도 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정상참작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위 감경사유 거듭 참작)
1. 몰수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2년 6개월~22년 6개월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가. 제1범죄(특수강도)
[유형의 결정] 강도범죄 > 01. 일반적기준 > [제2유형] 특수강도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3년~6년
나. 제2, 3범죄(협박)
[유형의 결정] 폭력범죄 > 04. 협박범죄 > [제1유형] 일반협박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2개월~1년
다.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3년~6년 10개월(제1범죄 상한 + 제2범죄 상한의 1/2 + 제3범죄 상한의 1/3)
3. 선고형의 결정: 징역 2년 6월/집행유예 3년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자신의 주거지에 거주하게 하면서 생활비 및 일자리 소개 등의 대가로 금원을 요구하였고, 그 과정에서 흉기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협박하여 피해자들의 재물을 강취 내지 강취하려고 하였다. 전쟁을 피해 입국한 타국에서 같은 국적의 피고인을 믿고 함께 생활하였던 피해자들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당혹감과 두려움을 느꼈다면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약 4개월의 구금생활을 하였던 점, 국내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해자들에 대한 폭행의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지는 않았고 강취금액은 소액인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1. 피고인 B, H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와 피고인 B, H(이하 이 항에서 통칭할 때에는 '피고인들'이라 한다) 피해자들로부터 다른 곳으로 이사가겠다는 말을 듣자, 피해자들에게 겁을 주어 임대료, 생활비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빼앗기로 결의하였다.
피고인 B는 피고인 A와 함께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던 피해자들을 발로 차고 다리를 잡아당겨 깨운 다음 욕설을 하면서 "옥상으로 따라와라."라고 말하고,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을 둘러싸고 F건물 8층 옥상으로 데리고 갔다.
피고인 H은 피고인 A 옆에 서서 위세를 보이고, 피고인 B는 피해자 E에게 "너 나쁘게 사냐, 그리고 너는 A한테 400만 원짜리 차도 사줘야 하고, 그리고 남은 돈은 너 때문에 힘든 나에게 수고비로 줘야 한다.", "눈 깔아.", "너희가 하는 말은 맞지 않고, 우리 말이 맞다. 너희가 지금 잘못하고 있어서 우리에게 돈을 더 줘야 한다."라고 말하여 겁을 주는 등 판시 기재와 같이 피고인 A와 합동하여 흉기인 접이식 칼을 휴대하여 피해자 D로부터 현금 30만 원을 강취하고, 피해자 E로부터 금품을 강취하려 하였으나 피해자 E가 가지고 있던 돈이 없어 미수에 그쳤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하는 것으로서,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 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하다.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해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범죄 실현의 전 과정을 통하여 행위자들 각자의 지위와 역할, 다른 행위자에 대한 권유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종합하여 위와 같은 공동가공의 의사에 기한 상호 이용의 관계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1245, 2022보도5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피고인 A와 이 사건 특수강도 내지 특수강도미수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 의사를 실행에 옮기려는 공동가공의 의사 및 이에 따른 기능적 행위 지배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① 아래와 같이 피해자들의 수사기관에서 진술은 피고인들의 범행 가담 태양등이 서로 달라 피고인들이 피고인 A의 특수강도 등 범행에 어떠한 방법으로 가담하였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
②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수사기관에서와는 달리, 피해자 D는 '피고인 A가 돈을 줘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고, 피고인들은 피고인 A의 말을 따라야 한다고 했
으며, 울산에서 못 살게 만들어주겠다는 말은 피고인 A가 했는데 피고인 H은 그냥 서있었고, 피고인 A의 말에 피고인 H이 머리를 끄덕였는지는 모르겠다'고 진술하였고(D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4, 5면), 피해자 E는 '피고인들이 우리도 아는 지인이 많고 그 지인들로부터 이자를 받고 있다고 하면서 피고인 A를 응원하였고, 피고인 A가 피고인 H에게 아는 지인들이 있는데 돈을 받아준다는 말을 해서 피고인 H이 '네'라고 대답하였으며, 피고인 A가 말할 때 피고인들이 피고인 A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다(E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3, 5, 6면).
③ 피해자들은 최초 경찰 조사 당시 피고인 A만을 주범으로 지목하였고, 피고인들이 옆에 있거나 거든 외에 피고인 A의 범행을 돕는 적극적인 행위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B는 피해자 D와 모스크바에서부터 친구 사이였고, 피고인 H은 자동차 딜러 일을 하다가 방문한 사람으로 사건 당사자 중 누구와도 특별한 친분이 없는 점에 비추어,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에 대한 위협에 쉽게 가담할 만한 관계에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④ 합동 내지 공모에 의한 강도범행은 통상 실행행위자마다 범행 시 각 역할을 맡은 뒤 각자가 맡은 역할을 실행하고, 그 실행행위가 상호 결합하여 재물의 강취라는 최종 결과에 이른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이와는 달리 협박에서부터 강취에 이르기까지 모든 범행의 주도적 역할을 피고인 A가 수행하였고,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의 재물을 취거하거나 피고인 A가 협박할 당시 피해자들이 반항하지 못하도록 피해자들의 거동을 제한하는 등의 강도범행의 성공을 위한 결정적 역할을 수행한 것이 없다. ⑤ 피고인들이 피고인 A와 사전에 특수강도 범행을 모의하였다는 정황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피고인 A가 칼을 준비하여 이를 꺼내 피해자들을 위협할 생각임을 피고인들이 알고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범죄로 인한 수익금 등이 피고인들에게 분배되었다는 등 암묵적·순차적 공모를 인정할 수 있는 다른 간접적 정황도 보이지 않는다.
2. 피고인 A에 대한 절도의 점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는 판시 제1 기재와 같이 피해자 E에게 겁을 주어 피해자가 돈을 보관하는 장소를 알아내자, 피해자 소유인 돈을 빼내어 가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23. 8. 9. 02:40경 위 F건물 G호에서, 피해자가 잠이 든 것을 확인한 다음 피해자가 힙색(허리가방)에 넣어 짐가방 바닥에 보관하고 있던 1,600,000원,3,600달러, 115유로 등 피해자 소유인 시가 합계 6,502,030원 상당의 현금을 몰래 가지고 갔다.
나. 판단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면, 범죄의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 E 소유의 현금을 절취하였음이 엄격하게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인이 피해자 E 소유의 현금을 절취하였다는 점에 관한 직접 증거는 D의 진술이유일한데, 그에 의하더라도 '옥상에서 내려온 뒤 잠을 자지 않고 침대에 누워 있었다. E의 돈은 큰 가방 안의 작은 가방에 보관 중이었는데 누군가 가방을 뒤지는 소리가 들렸다. 피고인 A가 가방을 뒤지는 소리였던 것 같고, 큰 가방을 여는 소리가 들린 다음 작은 가방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피고인 B가 피고인 A에게 그러지 말고 가자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아마도 그때 피고인 A가 돈을 가져간 것 같다'는 것으로, D는 옥상에서있었던 일 및 가방이 열리는 소리와 피고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피고인이 E의 현금을 절취하였을 것이라고 추측하였을 뿐 피고인의 절취행위를 직접 목격한 것은 아니다.
② 피고인 B는 2023. 8. 14. 제3회 경찰 피의자신문에서 '피고인 A로부터 보복을 당하게 될까봐 두려워 제1, 2회 피의자신문 당시 피고인 A의 위협행위에 관하여 제대로 진술하지 못했다'고 진술하였고, 2023. 8. 17. 비슷한 내용의 자필 진술서를 제출하였으나, 해당 조서 및 진술서에도 '피고인 A가 E의 돈을 가져가는 상황은 보지 못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증거기록 322, 340면).
③ 피고인 A는 피해자의 신고로 2023. 8. 10. 08:50경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주거지에서 긴급체포되었고, 2023. 8. 12.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구금되었다. 경찰은 긴급체포 과정에서 피고인 A의 주거지를 수색하였으나 피해품을 찾지 못하였는데, 피해자가 2023. 8. 10. 15:30경 직장 동료 I와 함께 다시 위 주거지를 수색하였을 때에 피해자의 매트리스커버 안에서 현금을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
긴급체포 시에 보이지 않았던 현금이 같은 날 오후에 이르러 피해자 E의 매트리스 아래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경찰이 수사를 개시한 이후 누군가가 절취한 돈을 다시 돌려놓은 것이 아닌지 의심되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인 A는 긴급체포 이후 계속하여 구금되어 있었고, 그 시간 동안 외부와의 소통도 제한되어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불과 6시간여 만에 피고인 A가 제3자를 시켜 피해자 E의 현금을 다시 가져다 놓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3. 피고인 A에 대한 강도미수의 점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판시 제2 기재 일시·장소에서 집 밖에 있던 피해자들에게 전화로 "얘기할 것이 있으니 집으로 돌아오라."라고 연락하고, 피해자들이 숙소로 돌아오자 욕설을 하면서 "빨리 들어와."라고 말하고 피해자 E의 팔을 잡아 밀치고, 피해자 D를 침대에 넘어뜨려 목을 세게 잡는 등 폭행하면서 피해자들에게 "1인당 400만 원 정도 달라."라는 등으로 돈을 수회 요구하였다. 이에 피해자들이 "어떤 돈을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왜 그 돈을 주어야 하느냐."라는 취지로 말하였음에도 계속하여 돈을 요구하며 "여기사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해서 너희들 여기에서 못살게 할거야.", "울산에 있는 동안에는 찾아내서 못살게 하겠다."라고 말하고, 피해자 D에게 "너를 칼로 찔러서 죽여버리겠다, 죽여서 바다에 던져버리겠다, 나중에 바다에 떠서 발견되고 싶냐."라고 말하고, 피해자 E에게 "너 이빨을 다 부셔버리겠다, 이빨 치료도 하지 못하게 만들겠다, 칼로 찔러 죽여버리겠다."라고 말하여, 마치 피해자들이 돈을 주지 않으면 피해자들에게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하였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폭행 또는 협박으로 피해자들의 재물을 강취하려고 하였으나, 피해자들이 가지고 있던 돈이 없어 미수에 그쳤다.
나.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내지 사정들 및 추가로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협박하여 현금을 강취하려고 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해자들은 사건 당일 오전에 피고인의 숙소를 나왔다가 피해자 E가 직장 동료이자 쌍방을 모두 알고 있던 I에게 'A가 자신의 돈을 홈친 것 같다'고 이야기한 다음, I의 제안으로 피고인의 절도사실을 확인하기 위하여 재방문을 하게 된 것이다. 즉,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분쟁은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또는 위협적으로 피해자들을 주거지로 불렀다기보다는, 돈이 없어진 것에 대한 항의의 의사표시로 피해자들 일행이 자발적으로 피고인을 만나러 간 가운데 발생하였다고 보는 것이 사실에 가깝다.
② 피해자 D는 "방에 들어갔을 때 (피고인이)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의 휴대폰을걷으라고 해서 제가 휴대폰을 주지 않겠다고 하니까 제 목을 잡아서 저를 넘어뜨렸습니다."라고 증언하였다(D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7면). 이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의 폭행은 피해자 D이 휴대폰 제출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돈이나 재물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③ 당시 피해자들은 대한민국에 온 지 1~2달가량 지난 사람들로 주거와 수입이 일정하지 않고, 재산은 입국 무렵부터 소지한 현금 외에는 따로 없었다. 그 와중에 피해자 D는 전날 피고인 A로부터 돈을 빼앗겼고, 피해자 E는 현금이 없어졌다며 피고인 A를 찾아온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 A가 과연 피해자들에 대하여 추가적인 강취 범행을 계획하였을지, 더 빼앗을 만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였을지는 일반인의 관점에서도 의문이 든다.
④ 몸싸움 당시 상황에 관한 D과 I의 법정진술은 아래와 같은 바, 이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의 피해자 E에 대한 재물강취를 위한 일방적인 폭행 내지 협박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피해자 E가 피고인이 자신의 현금을 절취하였다고 생각하고 이를 피고인에게 강하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둘 사이에 신체 접촉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I는 피해자 E와 직장 동료로 매일 출근을 같이하는 반면 피고인과는 몇 번밖에 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I가 친분관계 등을 이유로 피고인에게 특별히 유리하게 증언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A에 대한 절도의 공소사실 및 피고인 B, H에 대한 공소사실은 각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 A에 대한 각 강도미수의 공소사실은 위와 같은 이유로 무죄를 선고해야 할 것이나 축소사실인 판시 제2의 각 폭행죄 및 협박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따로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하지 않기로 하며,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위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