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송파 횡령전문변호사 – 변호사의 업무상횡령 방조 혐의 무죄 판결 사례

법률사무소 내부에서 발생한 공탁금 횡령 사건과 관련하여 변호사가 방조 혐의로 기소되는 사례가 사회적으로 적지 않게 문제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사무장의 업무상횡령을 방조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무죄를 선고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업무상횡령방조죄의 성립요건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재산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업무상횡령죄란 무엇인가

횡령죄의 기본 구조

형법 제355조 제1항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한 경우 횡령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①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여기서 ‘보관’이란 단순히 물건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재물의 소유자와의 위탁관계에 따라 재물을 점유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보관자와 소유자 사이에 위탁관계가 반드시 존재해야 합니다.

위탁관계의 의미와 범위

위탁관계는 임대차·위임 같은 계약뿐만 아니라 사무관리·관습·신의칙 등에 의해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횡령죄의 본질은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위탁된 타인의 물건을 위법하게 취득하는 데 있으므로, 위탁관계는 형사법적으로 보호할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됩니다.

위탁관계가 있는지는 보관자와 소유자 사이의 관계, 재물을 보관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보관 상태를 형사법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는지를 규범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2. 업무상횡령방조죄의 성립요건

방조범의 개념

방조범이 성립하려면 두 가지 고의가 동시에 요구됩니다.

첫째는 정범이 범죄를 저지른다는 사실을 알면서 그 행위를 용이하게 한다는 이른바 방조의 고의이고, 둘째는 정범의 행위가 범죄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정범의 고의입니다.

이처럼 방조범은 정범의 범죄 실행을 돕는다는 이중의 인식이 필요합니다.

고의 인정의 어려움과 증명 방법

방조의 고의는 내면적 사실이기 때문에 피고인이 이를 부정하는 경우,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적인 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입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어떠한 간접사실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사실의 연결 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합니다.

또한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며,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하다는 확신을 줄 수 있는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3. 이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

사안의 개요

법률사무소의 사무장인 피고인 B는 피해자 회사를 대리하여 공탁금 약 1억 2,400만 원을 출급받아 업무상 보관하던 중, 그 중 약 1,900만 원을 피해자 회사와의 상계합의 없이 임의로 급여 등의 명목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상계합의의 존재를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공탁금 출급 사실을 숨기려 한 정황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 B의 업무상횡령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였으며, 원심의 판단을 유지하여 피고인 B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한편 법률사무소의 변호사인 피고인 A는 피고인 B이 공탁금을 임의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출 승인 결재를 하는 방법으로 업무상횡령을 방조하였다는 혐의로 함께 기소되었습니다.

방조 고의에 대한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 A에 대하여 방조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이유로, 피고인 A는 사무장인 피고인 B이 지출결의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형식적으로 결재만 하는 역할을 담당하였을 뿐, 지출 당시 해당 금원이 피해자 회사의 공탁금에서 지출된다는 사실까지 인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또한 피고인 A는 피고인 B으로부터 상계합의가 이루어졌다는 보고를 받았고, 피해자 측으로부터도 상계처리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었으므로, 실제로 상계합의가 존재한다고 인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정범의 고의 및 방조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 A]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 B]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사무장인 상피고인 B이 C, D(이하, '피해자 측'이라 한다)와 사이에 공탁금 19,000,300원(이하, '이 사건 공탁금'이라 한다)과 피해자 측으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미 지급 수임료를 상계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이를 임의로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횡령으로 평가할 수 없다. 피고인에게는 상피고인 B의 업무상횡령을 방조하고자 하는 고의도 없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B(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피해자 측과 사이에 이 사건 공탁금과 피해자 측으로부터 지급받아야 할미지급 수임료를 상계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공탁금을 임의로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횡령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공소장변경
검사는 이 법원에서 피고인 B에 대하여, 원심이유죄로 판단한 공소사실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유지하면서, '형법 제356조, 제335조 제1항, 제34조 제1항, 형사소송법제334조 제1항'을 예비적 적용법조로, 아래와 같은 공소사실을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
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위 공소장변경을 허가함으로써그 심판대상이 예비적으로 추가되었다.

그러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 B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이상, 위와 같은 공소장변경을 직권파기의 사유로 삼지는 않는다.
3. 피고인 B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련법리
1) 우리 형사소송법이 공판중심주의의 한 요소로서 채택하고 있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따라 제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할 때,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1도5313 판결 등 참조).
2) 형법 제355조 제1항이 정한 횡령죄에서 보관이란 위탁관계에 따라 재물을 점유하는 것을 뜻하므로,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재물의 보관자와 재물의 소유자(또는 그 밖의 본권자) 사이에 위탁관계가 존재해야 한다. 이러한 위탁관계는 사용대차·임대차·위임 등의 계약뿐만 아니라 사무관리·관습·조리·신의칙 등에 의해서도 성립될 수 있으나,횡령죄의 본질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위탁된 타인의 물건을 위법하게 영득하는 데 있음에 비추어 볼 때 위탁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탁관계가 있는지는 재물의 보관자와 소유자 사이의 관계, 재물을 보관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보관자에게 재물의 보관 상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여 그 보관 상태를 형사법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이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공탁금을 보관하는 자임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상계합의 없이 이를 유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판단은 적절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1) 다음과 같은 공탁금 출급 경위, 법률사무소에서의 피고인의 역할, 법률사무소의 지출 및 자금관리 방식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이 사건 공탁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법률사무소의 사무장으로서 어떠한 업무를 하였는지에 관한 질문에 대하여, '법률적 업무를 제외한 모든 업무를 총괄해서 처리하였다고 보시면 됩니다.'라고 진술하였고, 상피고인 A 또한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에게 공탁금의 출급업무나 사무실 관련된 돈을 이체하는 등 나의 지시를 받지 않고 법률사무소의 업무를 임의로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고, 이것저것 일 처리를 다 해놓은 다음 저는 보고받고 결재만 하고 있습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상의 진술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만이 수행할 수 있는 법률적 업무를 제외한 나머지 업무를 전적으로 관리하고 총괄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 공탁자 E가 2021. 7. 21.경 피해자 회사를 피공탁자로 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금제16105호로 변제공탁한 공탁금 출급 업무를 C로부터 요청받은 사람은 상피고인 A가 아닌 피고인이고, 위 공탁의 원인이 되는 서울북부지방법원 2021카단21808,2109 가처분이의 사건의 위임계약서 또한 피고인이 작성한 것으로, 상피고인 A는 위 계약서 작성 사실을 피고인으로부터 사후에 보고받은 데 그쳤다.
다) 법률사무소의 지출 등 자금관리는, 피고인이 지출결의서를 작성하여 상피고인 A에게 보고하면 상피고인 A가 이를 형식적으로 결재하기만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D 또한 피고인이 금전과 관련된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고 진술하였다. D는 실제로2021. 10. 12. 공탁금 중 4,900만 원만이 계좌에 입금되자, 피고인에게 곧바로 연락하여왜 나머지 공탁금은 지급되지 않는지를 추궁하기도 하였다.
라) C 또한 원심 법정에서 '공탁금 출급과 관련한 대화는 피고인과 하였고, 상피고인 A와는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할 것이 없었다. D가 오면 피고인과 자신이 이야기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2) 이처럼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공탁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21. 10. 7. 이 사건 공탁금 19,000,300원을 임의로 사용하였다. 위 지출이 적법하기 위해서는 지출 이전에 피고인과 피해자 회사 사이에 상계합의를 하였어야 할 것인데, 피고인이 그에 앞서 피해자 회사와 사이에 상계합의를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는 없다. 피고인이 피고인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증거로서 수사기관에 제출한 문자메시지 내역(증거순번 35번)은 상계합의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라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이 사건 공탁금을 지출한 시점으로부터 약 일주일이 경과한 2021. 10. 13.경 발송된 메시지에 불과하므로, 위 지출 이전에 상계합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3) 또한, 상계합의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 회사 또는 피해자 측에 지급받지 못한 수임료채권이 존재하여야 하는데, ① D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변호사 비용을 늦게 지급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② 미수금의 정산 방식 자체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가 부재하고, 미수금에 관한 피고인의 진술또한 계속하여 번복되고 있어 미수금의 액수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기가 어려운 점, ③ 피고인은 2021. 10. 7. 이 사건 공탁금을 급여 등의 명목으로 지출한 이후, D가 공탁금이 왜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지를 추궁하자, 비로소 미수금을 주장하며 상계를 정당화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실제로 피해자 회사 또는 피해자 측에 지급받지 못한 수임료채권이 존재하는지 여부도 의심스럽다.
4) 피고인과 D 사이의 2021. 10. 12.자 통화 녹취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D에게 공탁금 출급 일자에 관하여 허위로 진술하는 등 공탁금 출급사실을 숨기고자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숨긴게 아니고, 상계처리를 2,500을 상계하는게 맞는지 법률적으로 맞는지 숙고를 하는 과정에서 늦어진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21. 10. 7. 공탁금을 출급하고 곧바로 이를 지출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미 상계를 전제로 지출을 완료한 이후 상계 금액을 숙고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경험칙에 비추어 받아들이기 어렵다.
5) 상계합의가 있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C의 진술 및 D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이 있다. 그러나 아래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들의 진술은 신빙하기 어려우므로, 그것만으로는 상계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가) C는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공탁금의 출급을 요청하면서 먼저 미지급수임료를 상계하고 공탁금 나머지를 지급하여 달라고 이야기하였다', 'D로부터 상계에 관한 부분도 위임을 받았다'고 진술하였고, 수사기관에서도 이와 유사한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아래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C의 위와 같은 진술은 신빙하기 어렵다.
① C가 D로부터 상계합의에 관한 위임을 받았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위임장이나 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였고, C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C가 D로부터 상계합의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위임받은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② D는 수사기관에서 '상계처리에 관한 부분은 C에게 전혀 들은 사실이 없고, 공탁금 관련된 일에 관하여 C가 스스로 일을 처리해주겠다고 하여 법인인감이나 도장등 관련 서류들을 가져갔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과 D 사이의 통화 녹취록에 의하면, D는 피고인에게 'C회장님이 이거 얘기할 권리도 없는 분 아닙니까', 'C 총재님이 왜 여기에 개입이 되냐고요'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위 진술들은 상계합의에 관한 위임을 받았다는 C의 진술과 배치된다.
③ C는 원심 법정에서 'D가 고소하기 전에 D에게 "위임을 다 하지 않았느냐. 당연히 상계하기로 했는데 몰랐느냐"라고 얘기하였다', 'D가 제 앞에서는 알겠다고 그랬다'라고 진술하였다. 앞서 살펴본 C의 진술들에 위 진술을 더하여 보면, D는 C에게 상계합의에 관한 위임을 하고, 이후 C로부터 상계합의에 따라 공탁금 중 일부가 상계되고 남은 잔액이 입금되어 들어온 돈이라는 설명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을 고소하였다는 것인데, 이는 경험칙상 납득하기 어렵다.
④ 한편, C는 원심 법정에서 '고소 이후에 D에게 전화해서, D가 자신에게 상계까지 위임해주었던 것이라고 설명해주었더니 D가 "아 그렇구나" 하고 수긍하였다','이 사건 고소하고 난 이후에 한두 번 통화하면서 오해를 풀었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C의 진술에 의하면, C와 수차례나 상계합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에 대한 고소를 감행하였던 D가 단지 위 진술과 같은 설명을 듣고 그에 관하여 수긍하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고소 이후 한두 번 전화통화를 통해 오해가 풀렸다면 D가 고소 시점으로부터 2년이 경과한 2023. 12.경에야 고소취하서를 작성한 이유를 찾기도 어렵다.
나) D 또한 원심 법정에서 C를 통하여 상계합의를 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D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 또한 신빙하기 어렵다.
① D는 수사기관에서 반복적으로 'C에게 상계합의를 위임한 적이 없다', 'C로부터 상계합의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바가 전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원심 법정에 이르러서는 이와 반대되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통상적으로 사람의 기억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희미해질 수밖에 없는 점, 이 사건 범행 일시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시점에 오히려 상계합의에 관한 기억이 뚜렷해질 특별한 이유를 찾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D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은 경험칙상 신빙하기 어렵다.
② D와 피고인 사이의 2021. 10. 12.자 통화 녹취록에 의하더라도, D가 피고인에게 1,000만 원의 범위 내에서만 상계하기로 합의하였다는 취지로 추궁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
③ C는 수사기관에서 '2,500만 원을 상계처리하기로 하였다'고 진술한 반면, D는 원심 법정에서 'C에게 1,000만 원까지는 상계해도 괜찮다는 취지로 얘기하였다'고 진술하여 상계액수에 관한 진술이 일치하지 아니하고, 그 차이 또한 적지 않다. 그럼에도 D는 원심 법정에서 위와 같이 액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에 관하여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하였다.
4. 피고인 A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1. 10. 초순경 법률사무소 F에서 자금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피고인 B이 원심 범죄사실 제1항과 같이 피해자 회사를 대리하여 변제공탁 원리금 1억 2,402만 2,428원을 출급 받아 이를 피해자 회사를 위해 업무상 보관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피고인 B이 원심 범죄사실 제1항과 같이 위 변제공탁 원리금 중 19,000,300원을 임의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출 승인 결재를 하는 방법으로, 피고인 B의 업무상횡령 행위를 방조하였다.
나. 판단
(1) 관련법리
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정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행위를 말하므로, 방조범은 정범의 실행을 방조한다는 이른바 방조의 고의와 정범의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인 점에 대한 정범의 고의가 있어야 하나, 이와 같은 고의는 내심적 사실이므로 피고인이 이를 부정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증명할 수밖에 없고,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도9963 판결 등 참조). 한편 형사재판에서 공소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상피고인 B이 피해자 측과 상계합의를 하지 아니하였음에도 출급한 공탁금을 유용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정범의 고의 및 방조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가) 상피고인 B은 당심 법정에서 '자신이 법률사무소의 자금 관리, 즉 수임료 입금 확인, 경비 지출, 직원 급여 이체 등 사무소의 모든 재정 및 회계업무를 실질적으로 총괄하여 담당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B이) 이것저것 일처리를 다 해놓은 다음 저는 보고받고 결재만 하고 있습니다. 저보다 먼저 들어온 사람이기 때문에 관행대로 처리하고 있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 이상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상피고인 B이 지출결의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면,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결재만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자금 및 지출 관리를 직접 담당하였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나) 상피고인 B은 당심 법정에서 '제가 지출결의서할 때 무슨 돈으로 지급한다는 것까지는 보고를 안 드리고 시재가 있을 때, 만약에 시재가 없으면 지출결의서를 보고 드려도 지출할 돈이 없으니까 지출결의서를 안 만들어요. 그런데 선임료가 들어왔든가 무슨 돈이 들어오면 밀려있던 부분이라든지, 아니면 정기적으로 지출할 부분을 지출결의서 보고를 받는 것입니다. 이때도 마찬가지로 "이것이 공탁금 들어온 것을 상계한 부분입니다"라고 보고는 안 드렸습니다', '계좌에 돈이 얼마가 있는지는 저도 하고 여직원도 하고 그렇지요', '피고인은 저희가 보고하면, 가끔 물어보시면 "돈이 얼마있습니다" 이렇게 말씀은 드리지요'라고 진술하였다. 상피고인 B이 작성한 지출결의서의 기재에 의하면, 지출결의서에는 지출 항목만이 기재될 뿐, 각 항목이 어떠한 금원에 의하여 지급되는지에 관하여는 기재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위 진술에 의하면 상피고인 B은 피고인에게 결재를 받을 때에 어떤 금원에서 각 항목을 지출하겠다는 취지의 보고까지는 하지 아니하였고, 피고인도 계좌의 잔액을 항상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므로, 피고인이 지출결의서 결재 당시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출급한 공탁금으로 각 항목을 지출한다는 점에 대해서까지 인식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공탁금 출급과 관련하여 'C와 B 사무장이 이야기를 나눈 것이고,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었는지에 관하여는 추후 G와 전화통화를 하여 자 초지종에 대하여 들어본 다음에야 알게되었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과 D 사이의2021. 10. 15.자 통화 녹취록에 의하면, 당시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적이 있고, 그 외 피고인과 D의 전반적인 통화 내용을 보더라도 피고인은 공탁금 출급 및 상계합의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가 D로부터 설명을 들은 뒤에야 비로소 그 문제를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라) 피고인이 피고인 명의의 계좌에 피해자 회사의 공탁금이 입금된 사실은 인식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아래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실제로 상계합의가 존재한다고 인식하고, 상계합의가 된 금액에 한해서는 지출하여도 무방할 것으로 생각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법률사무소의 자금 관리 등 전반적인 업무는 상피고인 B에 의하여 관리되고 있었고, 이 사건 공탁금 출급 업무 또한 전반적으로 상피고인 B에 의하여 처리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위 업무의 구체적인 진행 경위및 내용에 관한 인식을 형성함에 있어 상피고인 B 또는 피해자 측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② 상피고인 B은 당심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C 회장이 미수가 있는데 뒤에 일처리를 해달라고 해서 저희는 안 한다고 그랬는데, 공탁금을 찾아서 상계처리를 하는 방식으로 하기로 하였습니다"라고 보고 드렸다'라고 진술하였고, 피고인 또한 수사기관에서 '저도 상계처리 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C에게 들은 사실이 있다'라고 진술하였다.
③ D는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범행을 직접 실행한 자는 상피고인 B이고, 피고인은 이와 관련하여 대부분의 사실관계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앞서 살펴본 피고인의 진술 및 D와 피고인 사이의 통화 녹취록의 내용과도 일치한다.
(3) 소결론
따라서, 검사가 제출하는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으므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B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고, 피고인 A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직권으로, 원심판결 제3쪽 제7행의 '아래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를 삭제하는 것으로 경정한다).
【파기 부분에 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4의 가.항 기재와 같은 바, 이는 제4의 나.항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4. 결론

업무상횡령방조와 같은 사건에서는 고의의 존재 여부를 둘러싼 복잡한 사실관계와 법리를 혼자서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자칫 중요한 방어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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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와 같은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즉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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