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양도약정서에 대한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은 각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가) D 명의의 위임장(이하 '이 사건 위임장'이라고 한다)에 대한 사문서위조 및 위 조사문서행사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은 이 사건 위임장을 작성한 사실이 없고, 위 문서에 D의 인감도장을 날인한 사실도 없다.
나) 공갈 및 공갈미수의 점에 대하여, ① 피고인은 D과 부산 북구 Q 소재 집합건물(이하 'R'이라 한다)의 구분소유자들 사이에 발생한 민원을 해결하기 위하여 D으로부터 '합의금' 명목으로 500만 원을 지급받은 것일 뿐, 처분금지가처분 취소 명목으로 D을 공갈하여 위 돈을 교부받은 것이 아니고, ② 피고인은 2016. 12. 24.경 D에게 가처분 취소 등의 명목으로 돈을 요구한 사실도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무죄 부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D 명의의 양도약정서(이하 '이 사건 양도약정서'라 한다)를 위조한 후 이를 행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위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24. 9. 5. 부산지방법원에서 사기죄 등으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24. 9. 13.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에 대한 원심 판시의 죄는 위와 같이 판결이 확정된 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 전문에 따라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여야 하므로, 이 점에 있어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피고 사건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과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당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살펴본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위임장에 대한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 범행에 대하여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구체적인 이유를 설시하여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고 그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 아래 4.항에서 살피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양도약정서가 위조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나,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그 인증촉탁 권한을 위임한 바는 없고, 피해자나 공증사무소 측이 이 사건 위임장에 인감도장을 날인한 사실도 없는 것으로 보이며, 달리 피해자가 피고인이 이 사건 위임장의 작성 사실을 알았다면 당연히 이를 승낙하였을 것이라고 추정될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피고인은 이 사건 위임장 작성에 관한 피해자의 명시적 승낙이나 동의를 받지 않았는바, 피해자가 이 사건 양도약정서의 공증을 위한 이 사건 위임장 작성 사실을 알았다면 승낙하였을 것이라고 기대하거나 예측한 것만으로는 그 승낙이 추정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9987 판결 등 참조)].
나. 공갈 및 공갈미수 범행에 대하여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설시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2) 당심의 판단
가) 관련 법리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는데,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적인 방법이 아니더라도 말이나 행동을 통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해악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면 족하고, 피공갈자 이외의 제3자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할 수도 있으며, 행위자가 그의 직업, 지위 등에 기하여 불법한 위세를 이용하여 재물의 교부나 재산상 이익을 요구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요구에 응하지 않을 때에는 부당한 불이익을 당할 위험이 있다는 위구심을 일으키게 하는 경우에도 해악의 고지가 된다(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3도709 판결 등 참조).
해악의 대상은 사람의 생명, 신체, 자유, 명예, 재산에 대한 것에 국한하지 않고, 사람으로 하여금 곤혹(因惑)하게 하여 불안감을 일으키게 하는 것으로도 족하다. 그리고 해악은 사람으로 하여금 일반적으로 실현 가능하다고 믿을 수 있는 것이면 그로써 충분한바, 고지된 해악의 내용이 허위라 하더라도 무방하고, 또한 범인이 해악을 실현할 진의를 갖고 있는가도 공갈죄의 성부에 영향이 없으며, 그 해악이 실제로 실현 가능하냐의 여부도 이를 묻지 아니한다. 또한, 공갈죄에서 고지된 해악의 실현은 반드시그 자체가 위법한 것임을 요하지 않으며, 해악의 고지가 권리실현의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라고 하여도 그것이 권리행사를 빙자하여 협박을 수단으로 상대방을 겁먹게 하였고 그 권리 실행의 수단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다면 공갈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91. 11. 26. 선고 91도2344 판결, 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도640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공갈하여 가처분 취하 등의 명목으로 돈을 갈취하였거나갈취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고인은 R 세입자들이 부산광역시 북구청에 제기한 민원을 해결해 주는 명목으로 2016. 6. 9.경 이미 피해자로부터 195만 원을 지급받았음에도 이 사건 가처분결정 이후인 2016. 12. 18.경 피해자에게 이전보다 더 큰 금액인 500만 원을 요구하였다.
② 당시 피해자가 신축한 건물의 준공허가 및 그 후속적인 절차 진행을 위하여는 이 사건 가처분의 신청취하나 집행해제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피고인도 이를 잘 알고 있었으며 피고인의 주도 하에 가처분 취소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③ 피고인은 2016. 12. 28.경 지급받은 500만 원을 R 구분소유자 및 세입자들을 위한 합의금으로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구분소유자들에게 분배하였다고 볼 자료는 없고, 위 금원 지급을 전후하여 R 구분소유자들과 어떠한 논의를 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한편, 피고인이 2016. 12. 25. AE호 소유자 측인 T에게 200만 원을 송금해준 사실은 있으나, 피고인과 T의 관계 등에 비추어 위 금원이 피고인이 주장하는 명목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④ 또한, G는 2016. 12. 24.경 피고인과 K에서 만났는데, 당시 이 사건 가처분 취소 논의 외에 피고인과 특별히 만날 이유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자리에 함께 있던 H, M도 모두 피고인이 이 사건 가처분 신청취하 명목으로 돈을 더 요구하였다는 내용으로 진술하고 있다.
4.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구체적인 이유를 자세히 설시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D 명의의 이 사건 양도약정서를 위조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피고인의 이 사건 양도약정서에 관한 사문서위조의 점과 이를 전제로 하는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 더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G의 진술은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
● G는 수사기관에서 'D과 함께 사용양도약정서(증거기록 제5권 8면의 것, 이하 '이 사건 약정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같은 권 제146면), 이후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약정서를 피고인과 둘이 만나서 작성하였다'고 진술하여(공판기록 제53면) 그 작성경위에 관한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공증사무소에 제출한 서류가 무엇인지에 관하여도 수사기관에서는 '이 사건 약정서'라고 하였다가 원심 법정에서는 '이 사건 양도약정서'라고 진술을 번복하였다.
● G는 공증일 이후 공증사무소에 방문하였는지, 공증서류를 확인하였는지에 관하여도, 수사기관에서 피고인과 대질신문시에는 '공증일로부터 약 일주일 뒤에 인감도장을 찾으러 가면서 약정내용도 확인하러 공증사무소에 갔다'(증거기록 제5권 제153면)고 진술하였으나, 이후 참고인조사시에는 '매형이나 누나(D)가 전화 받고 인감도장을 찾으러 공증사무실에 갈꺼라고 생각해서 공증서류도 받아야 하니 알아서 할 거라고 생각했다. 당시 정신이 없어서 그 뒤는 확인을 하지 못했다'고 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진술을 하였다(같은 권 제181면).
② 또한 G는 수사기관에서 'D과 함께 이 사건 약정서를 작성하였고, 피고인, D 등과 공증사무소에서 이를 공증받으려고 하였으나, R 소유자 7명의 서류 중 일부가 부족하여 공증사무소에 이 사건 약정서와 피해자 명의 인감도장, 인감증명서를 맡겼다'는 내용으로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제5권 146, 181면), 위 진술에 의할 때 공증사무소에 제출된 서류는 그 내용이 확정된 것으로, 양수인 측의 서명날인이나 관련 서류 제출절차만 남아있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그러나 이 사건 약정서의 사용양수인 부분은 공란으로 되어 있고, R 구분소유자들의 성명이나 인적사항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는바, 이 사건 약정서를 기초로 하여 바로 공증을 받을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나아가 D은 2016. 10.말~11.경 이 사건 양도약정서에 기초한 이 사건 가처분이 이루어진 사실을 알게 되었음에도 이 사건 양도약정서에 관하여 문제 삼지 않고 오히려R 소유자들에게 그 내용에 부합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던 점(D은 위 구분소유자들의 지분등기로 인해 매매가 어려워지자 그로부터 약 4년이 지난 후 이 사건 고소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등에 비추어 보면, D이 공증을 받고자 했던 서류가 과연 이 사건 약정서인지 의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③ 한편, 이 사건 약정서 제1조에는 '부산 북구 AF 중 1.2²(별첨 도면 참조)에 대하여 사용양도인은 사용양수인들에게 소유권 확인 및 점유권을 포기한다.'고 기재되어있고, 이 사건 양도약정서 제1조에는 '위 부동산 중 1.2평(별첨 도면 참조)에 대하여 양도인은 양수인들에게 소유권 확인 및 점유권을 포기하고 권리이전해준다'고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이나 G는 모두 위 각 해당 부지가 이 사건 인증서에 첨부된 도면(증거기록 제5권 제14면, 169면)상 1, 2, 3, 4, 5, 6, 1의 점을 순차로 연결한 선내 (가)부분임은 인정하고 있는데(같은 권 제150, 151면), D이 제출한 지적현황측량 성과도(같은 권 제19면)에 의하면, 위 부분의 면적은 총 3㎡이고, D이 2016. 12. 20. 증여를 원인으로 하여 R 소유자들에게 소유권이전등기해 준 면적 합계도 약 3㎡(=0.90평)로, 이 사건 약정서에 기재된 1.2㎡보다는 이 사건 양도약정서 상의 1.2평에 더 가까운바, 이는 '이 사건 약정서가 아닌 이 사건 양도약정서에 관하여 공증을 의뢰한 것이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더 부합하는 정황이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모두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범죄사실란 첫머리에 "피고인은 2024. 9. 5. 부산지방법원에서 사기죄 등으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받고 2024. 9. 13.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를, 증거의 요지란에 "각 판결문"을 추가하는 것 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31조(사문서위조의 점), 형법 제234조(위조사문서행사의 점), 형법 제350조 제1항(공갈의 점), 형법 제352조, 제350조 제1항(공갈미수의 점), 각 벌금형 선택
1. 경합범의 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전문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법률사무에 종사하는 자임에도 이 사건 각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내용과 수법 등에 비추어 죄질과 범정이 무겁다. 피고인은 이전에도 동종 범행으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판결이 확정된 판시 사기죄 등과 동시에 판결을 하였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4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위 제4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위 무죄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