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강제추행의 점은
무죄.
위 무죄 부분의 판결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1. 6. 10. 11:00경 서울 용산구 B에 있는 ‘G 스크린골프’ 5번방에서 피해자 D(여, 49세)와 스크린골프 게임을 하던 중 피해자에게 “아우 잘했어요.”라고 하면서 피해자를 뒤에서 껴안고, 피해자가 공을 잘 치자 “말도 안 된다. 어떻게 이렇게 예쁠 수가 있나. 한 번만 만져 봐도 되느냐.”라고 말하면서 피해자를 강제로 끌어안으려고 하여 피해자가 이를 피하였고, 스크린골프 게임이 마무리되자 피해자를 끌어안고 피해자에게 키스를 하려 하여 피해자가 이를 피하면서 그곳에 있는 소파에 앉게 되자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면서 피해자에게 키스를 해 달라고 하고, 피고인을 밀치며 소파에서 일어난 피해자를 뒤에서 안으며 손으로 피해자의 엉덩이를 만졌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나. 피고인의 변소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제추행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와 좋은 감정이 생겨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하였을 뿐이다. 즉 피고인은 피해자와 이 사건 스크린골프장에서 스크린 골프를 치던 중 친밀해졌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홀컵에 공을 넣으면 허그를 하자”고 제안하였다가 거절당하였으나, 피해자가 다시 “버디가 나오면 허그를 하자”고 제안하였다. 피고인이 버디를 하자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다가와 피고인의 품에 깊게 안겼고 그 상태에서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서로 격렬하게 키스를 하였으며, 키스를 하면서 피해자는 피고인의 등을 쓰다듬고 피고인은 피해자의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며 약 10분 정도 애무를 했다. 이후 스크린골프를 하면서 피고인과 피해자가 공을 잘 칠 때마다 자연스럽게 안고 서로 만졌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 및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 즉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특별한 사적 교류가 있지 않았고 사건 당일 CCTV에서 두 사람의 애정표현을 찾아보기 힘든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과연 피고인 주장과 같이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애정표현을 하거나 피고인의 스킨십에 적극적으로 응하였는지는 상당히 의문스럽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채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가) 피해자는 강제추행의 피해 내용에 관하여 경찰 및 법정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나) 그런데 위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믿기 어렵다.1) I이 게임 도중에 방에 들어왔는지에 관하여, 피해자는 수사과정에서는 이에 대해 진술하지 않거나 들어오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가, 이 법정에서 변호인의 반대신문을 받자 I이 게임 후반전 무렵으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안으려고 했는데 피해자가 거절한 즈음에 방에 들어온 적이 있다고 인정하였다. ‘피고인의 범행 중 제3자가 방에 들어온 적이 있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성적 접촉 시도의 강제성 인정 여부와 관련하여 중요 요인이 된다고 할 것인데, 이에 대한 피해자의 진술은 위와 같이 일관되지 못하다.
2) 피해자는 E에게 피고인으로부터 입은 피해에 관하여 “피고인이 내게 ‘예쁘다, 애인하자, 라운드를 갔을 때 동반하는 사람이 예뻐야 한다’는 말을 했다.”는 내용으로만 최초 보고하였다(증거기록 1권 36쪽). 또한 E은 이 법정에서 검사의 주신문 및 변호인의 반대신문 과정에서 “피해자로부터 ‘스크린골프장에서 분위기 좋았는데 주차장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들었다.”고 두 차례나 반복하여 진술하였다(녹취서 3, 10쪽).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성적 접근을 받아들이는 스크린골프장에서의 피해자 태도가 피고인 차량 안과는 현저히 구별될 수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한편, E은 위 법정진술에 대해 재판장으로부터 질문을 받자 “피고인과 피해자를 헷갈렸다. 피해자가 아니라, 피고인에게 회사를 그만 두라고 전화했을 때 피고인으로부터 그 말을 들은 것”이라고 진술을 번복하였다가(녹취서 17, 18쪽), 이에 ‘피고인이 E에게 주차장에서 일이 생겼다거나 피해자에게 성폭력범행을 가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추궁을 받자 “‘서로 좋아서 했는데’ 거기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뒷부분은 잘 기억이 안 납니다.”라고 진술하였고(녹취서 20, 21쪽), 다시 ‘피고인으로부터 스크린골프장에서는 분위기가 좋았는데 주차장에서 일이 생겼다는 말을 들은 것으로 기억하는지 여부’에 대해 확인을 요청받자 “예 있습니다.”라고 진술을 번복한 후 해당 전화통화의 녹취 여부에 대하여 “녹취되어 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녹취되지 않은 통화는 없다.”고 하였다가 또 “피고인과의 전화통화를 다는 아니고 한두 번 정도 녹취한 것 같다.”고 하고, 다시 “해당 발언은 녹취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녹취서 22, 23쪽). 이러한 E의 진술은 일관성이 없고 그 내용도 납득하기 어려워 받아들일 수 없다.
3)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의 추행행위는 I이 방에 들어온 후반전 무렵부터 게임 종료 시까지 피해자의 계속된 명시적인 거부의사 표현에도 불구하고 약 1시간 가량 지속되었다는 것인데도, 피해자는 피고인과 계속 스크린골프를 쳤고, 게임 종료 후 I과 업무상 미팅까지 마친 것이 된다. 위와 같이 현장을 이탈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피해자는, “게임 진행에 문제가 없을 만큼만 순간순간 이루어졌다.”거나 “회사의 영업을 위해 온 자리였고, 이에 대해 회사에 보고도 된 상태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① 피해자는 피고인의 상급자로서 피해자 스스로의 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스크린 골프장에 방문하게 된 것은 피해자의 영업을 위해서가 아니라 피고인의 영업을 지원하러 온 것이고, 약 8개월의 근무기간 동안 이 사건 회사에 10억 원의 매출을 발생시켜 주고 1,000만 원 이상의 월급을 받아왔다는 것인데, 비록 피고인의 인맥을 이용해 I에게 이 사건 회사를 홍보하기 위하여 이 사건 스크린골프장을 방문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피해자와 피고인 간의 업무상 상하관계, 피해자의 이 사건 회사 내 비중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가 이 사건 회사의 영업을 위하여 약 1시간 가량 지속되는 강제추행 피해를 견뎌야만 하는 상황이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② 피고인은 I에게 이 사건 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일한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는 등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려 했던 자인데 그에게 바로 발각되어 망신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피해자의 분명하고 계속된 거부의사 표시에도 불구하고 약 1시간 가량 강제추행을 계속하였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의 여지가 있어 보이는 점, ③ 1시간에 걸친 강제추행 때문에 ‘멘탈이 붕괴되어 게임 종료 후 정신없이 골프백을 정리했다’던 피해자가 이 사건 스크린골프장에서 나와 다시 지하로 내려가 더 협소하고 제한된 피고인의 차량에 아무런 주저 없이 단 둘이 탑승하였다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스크린골프장에서 피해자 주장과 같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추행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라) 피해자는 피고인과 스크린골프 게임을 끝까지 마치고 이 사건 스크린골프장에서 나와 다시 피고인의 차량에 탔다. 피해자는 그곳에서 피고인에게 강간미수 범행을 당했는데, 이후에도 계속 피고인의 차량에 탄 채로 이동하여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눴고, 이 사건 회사로 함께 복귀하였다. 피해자는 사건 당일이 아닌 그 다음 날에 이 사건 회사에 피해 사실을 보고하였고, E에게 최초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 스크린골프장 안에서 “애인하자”는 등의 부적절한 언사 외에 강제추행에 관하여는 말하지 않았다.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에 보고한 날에 곧바로 경찰에 피고인의 성폭력범행을 신고한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4일 후에 고소장을 제출하였다.
위와 같은 피해자의 행동들에서 지속적으로 발견되는 일종의 ‘머뭇거림’에 관하여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내가 지금 왜 이렇게 아프냐면, 공과 사 구분을 너무해버려서 멘탈이 완전히 털려버린 거다. 내가 저 상황(스크린골프장에서 강제추행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정신줄을 잡고 업무를 한 거다. 그렇게 업무를 하고 내가 성폭행을 당했기 때문에 내가 돌아버린 거다.”(녹취서 13쪽)라고 진술하였고, 경찰에서 “원래는 내가 이런 일을 당하면 가만히 있을 성격이 아닌데, 회사 일이고, 피고인이 입사할 때 자신이 대단한 인맥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회사에 엄청난 기여를 할 것처럼 애기를 한 상태였다.”거나 “1차 추행 피해를 입었던 것에 대해 회사 이익을 생각해서 내가 피고인을 피하면 되니까 그냥 감수하려고 했는데, 그 이후에 내가 성폭행을 당할 뻔한 일을 겪고 나니깐 참으려고 했던 내 자신이 너무 밉더라.”고 진술한 바 있다(증거기록 1권 39쪽).
살피건대, 이러한 피해자의 머뭇거림이나 이후의 정신적 괴로움이 ‘이 사건 스크린골프장에서 지속적인 강제추행이 있었으나 업무 수행을 위하여 이를 참았기 때문에’ 나타난 것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피해자가 회사 업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피고인의 성적 접근에 대해 명확한 거절의사를 표시하지 못하였고, 이후 이로 인하여 자신을 자책하는 번뇌가 심화되면서’ 나타났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다.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2. 강간치상의 점에 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강간하려다가 피해자에게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좌측 아래다리 타박상 등과 치료일수 미상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형사사건에서 상해진단서는 피해자의 진술과 함께 피고인의 범죄사실을 증명하는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상해 사실의 존재와 인과관계 역시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인정할 수 있으므로, 상해진단서의 객관성과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증명력을 판단하는 데 매우 신중하여야 한다. 특히 상해진단서가 주로 통증이 있다는 피해자의 주관적인 호소 등에 의존하여 의학적인 가능성만으로 발급된 때에는 진단 일자와 진단서 작성 일자가 상해 발생 시점과 시간상으로 근접하고 상해진단서 발급 경위에 특별히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은 없는지, 상해진단서에 기재된 상해 부위 및 정도가 피해자가 주장하는 상해의 원인이나 경위와 일치하는지, 피해자가 호소하는 불편이 기왕에 존재하던 신체 이상과 무관한 새로운 원인으로 생겼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의사가 상해진단서를 발급한 근거 등을 두루 살피는 외에도 피해자가 상해 사건 이후 진료를 받은 시점, 진료를 받게 된 동기와 경위, 그 이후의 진료 경과 등을 면밀히 살펴 논리와 경험법칙에 따라 그 증명력을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상해죄의 상해는 피해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폭행에 수반된 상처가 극히 경미하여 폭행이 없어도 일상생활 중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상처나 불편 정도이고, 굳이 치료할 필요 없이 자연적으로 치유되며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는 경우에는 상해죄의 상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피해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였는지는 객관적,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연령, 성별, 체격 등 신체, 정신상의 구체적 상태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15018 판결 등 참조).
강간치상죄에서 상해의 결과는 강간죄의 수단으로 사용한 폭행이나 추행행위 그 자체 또는 강간에 수반하는 행위로부터 발생한 것이어야 하고, 강간치상죄가 성립하려면 기본범죄인 ‘강간행위’와 중한 결과인 ‘상해의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193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인정사실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은 인정된다.
1) 피해자는 2021. 6. 12. 왼쪽 다리에 멍든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해두었다(증거기록 1권 45쪽).
2) 피해자는 2021. 6. 15.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통증을 이유로 P정형외과의원에서 진료를 받고, 2주간의 진료가 필요한 ‘요추의 염좌 및 긴장(주상병), 경부의 전종(인대)의 염좌 및 긴장, 우측 손목의 염좌, 좌측 아래다리 타박상(이상 부상병)’으로 진단받았다(증거기록 1권 5쪽).
3) 피해자는 위 정형외과에서 같은 날 진통소염제를 처방받아 복용하였고, 이때부터 2021. 7. 5.까지 약 40분간 소요되는 물리치료를 6회 받았다(증인 Q에 대한 녹취서 12쪽, 증거기록 1권 197쪽).
4) 피해자는 2021. 8. 11. L병원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고, 그 다음 날인 2021. 8. 12. 위 병원에서 정신과 진단평가를 받았다. 피해자는 2021. 8. 25. 재차 위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같은 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받았다. 이후 피해자는 2021. 10.
27., 2022. 4. 27., 2022. 6. 17., 2022. 8. 5., 2022. 10. 29. 위 병원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 피해자는 위 진료기간 동안 증세 완화를 위한 약물을 복용하였다.
(나) 타박상, 염좌 등에 관한 판단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해자의 좌측 아래다리 타박상 등이 이 사건 강간미수로 인한 것이라거나 형법상 상해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1) 피해자가 제출한 좌측 아래다리 타박상 사진은 이 사건 범행일로부터 이틀 뒤에 촬영된 것이고, 상해진단서에 기재된 피해자의 증상은 피해자의 진술에 기초하여 작성된 것인바(증인 Q에 대한 녹취서 2쪽), 위 타박상이나 염좌가 이 사건 강간미수 당시 생긴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 사건 범행 직후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는 제출된 바 없다.
2) 설령 피해자의 타박상, 염좌 등이 이 사건 강간미수로 인하여 생긴 것이라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이는 굳이 치료할 필요 없이 자연적으로 치유되며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는 정도에 그쳤던 것으로 보이고,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일로부터 5일이 지난 2021. 6. 15.에서야 정형외과에서 첫 진료를 받았고, 2021. 6. 10.부터 2021. 6. 14.까지 피해자의 타박상, 염좌에 대해 별다른 처치를 하지 않았다.
나) 피해자는 초진 당시 처방받은 진통소염제를 복용하고 6회의 물리치료를 받았는데, 이는 폭행이 없어도 일상생활 중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상처에 대한 치료 수준과 유사하다. 상해진단서에도 ‘일상생활은 가능’하다고 기재되어 있다.
다) 피해자를 진료한 의사 Q은 이 법정에서 “현실적으로는 2~3일만에 아픈 것이 없어질 수도 있고 그렇긴 한데, 관례적으로 통상 2주 정도를 가장 보편적인 진단주수로 쓰게 된다. 만약 아주 많이 심하시다면 3주가 된다.”거나(녹취서 3쪽), “정확히 기억은 못하지만, 피해자의 멍이 굉장히 심하게 다친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피해자가 호소하는 증상들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진술하였다(녹취서 9, 12쪽).
(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관한 판단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는 필연적으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경험하게 되고, 이 사건 피해자 역시 다르지 않다. 그런데 스트레스와 이로 인한 장애 증상은 너무나도 다양하게 발현되고, 이에 대한 진단은 담당 의사의 폭넓은 판단 재량이 개입될 여지가 많다.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충격과 고통을 양형에 반영하는 이외에 형법상 상해라는 별개의 범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구성요건에 대한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가 통상적으로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정신적 고통을 넘어 별도의 정신적 상해로 인정될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1)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일로부터 약 2달이 지나 이 사건 범행에 대한 고소 및 경찰 조사가 있은 이후인 2021. 8. 11. 첫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
2) 피해자의 정신과 의무기록에 의하면, 피해자는 2021. 8. 11. 초진 당시 피해자의 상태 및 사건의 경위에 관하여 “2달 전 강간미수 사건이 발생했고, 발생 이후 2주간 근무를 하고 난 후 근무 자체가 버거워 휴가를 내고 내원 전주까지 쉬었다. 불면이 심해지면서 하루 한 시간 남짓 잠들기 힘들고, 하루에도 분노와 자책감으로 매우 불안정했었다. 이러한 증상으로 지역 한의원에 내원하여 침을 맞고 한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면서 불면, 불안 증상이 호전되었다. 사건 이후 가해자가 회사에 실제 사실과 다르게 당시 일을 왜곡해서 동료들에게 전하여 억울한 마음과 분노가 점점 커지고, 하루에도 수차례 가해자의 지인, 친구, 누나 등 합의를 종용하는 전화와 문자가 오기 시작하면서 일상생활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사건을 고소하기 위해 사실확인서 등 필요서류가 있었고, 기록들을 모으기 위해 원치 않는 내용들을 들어야 했기에 당시 사건을 재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불쾌감, 불안감이 발생했다. 다시 불면증이 시작되면서 주중에 초조감, 불안감이 심하다. 사건을 곱씹어볼수록 가해자가 나를 타겟 삼아 입사한 것 같은 생각이 지속된다.”고 말하였다.
3) 위와 같은 피해자의 설명에 의하면,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직후 2주간은 이 사건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였고, 이후 근무하기가 힘들어 2021. 6. 하순경부터 2021. 8. 초순경까지 휴가를 내고 회사를 쉬었으며, 이때 한의원을 다니면서 불면, 불안 증상이 호전되었으나,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 동료들에게 사실을 왜곡해서 전달하고 피고인의 지인들로부터 합의를 종용하는 연락을 받으면서, 또 피고인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사건을 재경험하게 되면서 불안감이 심해졌다는 것이다.
4) 또한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좀 괜찮아져서 회사에 복귀하려고 하였는데 2021. 8. 9.경 피고인의 누나라는 사람과 아는 형님이라는 사람, 또 아는 지인이라는 사람이 동시에 전화가 와서 ‘얼마면 되냐. 고소를 취하해 달라’고 전화를 해서 호흡곤란, 가슴통증, 두통, 불안․초조, 수면장애 등이 계속돼 병원(정신과)에 가서 치료를 받았다.”(녹취서 6쪽)거나 “2차 피해가 생기니까 증상이 폭발을 하는 거다.”(녹취서 7쪽)라고 진술한 바 있고, 피해자를 진료한 의사 M도 이 법정에서 “피해자가 ‘처음에는 휴가를 내서 쉬고 참아보려고 했다. 그런데 회사에서 이후에도 웬만하면 참고 합의를 하라는 얘기를 해서 그때 많이 스트레스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이 기억난다.”고 진술한 바 있다(녹취서 12쪽).
5)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2021. 8. 25. 진단받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주된 원인이 이 사건 강간미수 범행 자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위 범행 이후 지속된 피고인의 2차 가해 및 수사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겪게 되는 사건에 대한 재경험 등이 그 주된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강간미수죄를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