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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식약처 심사관 업무상배임 및 영업비밀누설 무죄 판결

제약업계 종사자나 공공기관 직원이 업무상 취득한 정보를 외부에 제공하는 행위가 범죄로 문제되는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식약처 심사관이 의약품 품목허가 정보를 외부에 알려준 행위가 업무상배임죄 및 영업비밀누설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재산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업무상배임죄란 무엇인가

배임죄의 기본 구조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자신의 임무를 위반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취득하게 하여 원래의 사무를 맡긴 사람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형법 제355조 제2항에 따라 배임죄가 규율되며, 업무상 임무와 관련하여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형법 제356조에 따라 업무상배임죄로 가중처벌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②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형법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따라서 단순히 임무를 위반하는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재산상 손해의 발생까지 인정되어야 범죄가 성립합니다.

재산상 손해 발생의 요건

재산상 손해에는 실제로 발생한 손해뿐만 아니라, 재산상 손해가 발생할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됩니다.

이때 손해의 유무는 단순한 법률적 판단이 아니라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하고, 손해 발생이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어야만 배임죄가 성립합니다.

반면에 그 손해의 액수가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가볍게 인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2. 영업비밀누설죄란 무엇인가

영업비밀누설죄의 성립요건

영업비밀누설죄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에 규정되어 있으며, 단순히 영업비밀을 제3자에게 알려주는 행위만으로는 범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 죄는 고의 이외에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이 있어야 성립하는 이른바 목적범으로, 그 목적이 없으면 처벌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해당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직업, 경력, 행위의 동기 및 경위, 수단과 방법, 영업비밀 보유 기업과 이를 취득한 제3자와의 관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

목적 판단의 기준

영업비밀을 제공받은 제3자가 이미 해당 정보와 유사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거나, 그 정보를 실제로 활용하여 이익을 얻은 것이 아닌 단순 비교 목적에 그친 경우에는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또한 정보를 전달한 사람이 그로 인해 직접적인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였다는 점도 충분히 증명되어야만 영업비밀누설죄가 성립합니다.

이처럼 목적범의 특성상 외부로 드러난 행위만으로 범죄를 단정 짓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3. 이 사건의 주요 사실관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이 사건에서 피고인 E은 식약처에서 의약품 품목허가 심사 업무를 담당하는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재직 중에 특정 제약회사 이사로부터 다른 제약회사가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은 의약품의 유연물질 기준을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피고인 E은 식약처 전산 시스템에 접속하여 해당 품목허가 신청 서류를 열람한 후, 그 유연물질 기준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송하였습니다.

검사는 이 행위가 업무상배임죄 및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누설)에 해당한다고 기소하였습니다.

업무상배임죄에 대한 법원의 판단

법원은 식약처가 제약회사로부터 품목허가 서류를 제출받아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식약처에 곧바로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해당 정보를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무단으로 반출한 경우와 동일하게 볼 수 없고, 피고인이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식약처에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거나 피고인 자신이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였다는 점도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검사조차 손해의 액수를 명확히 특정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영업비밀누설죄에 대한 법원의 판단

법원은 정보를 제공받은 회사가 이미 해당 의약품의 복제약을 판매하고 있었고, 이미 유사한 유연물질 기준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또한 해당 정보를 요청한 이사가 단순히 두 기준을 비교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보를 요청한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그 정보를 이용하여 제품을 만들지도 않았다는 점도 고려하였습니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E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다른 피고인들의 유죄 판결

한편 이 사건에서 피고인 A, B, C, D는 의약품 납품 계약을 주선하는 대가로 납품업체로부터 수수료를 수령한 행위가 형법 제357조 제1항의 배임수재죄에 해당한다고 인정되어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형법
제357조(배임수증재)
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6.5.29>

피고인 A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B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피고인 C은 벌금 600만 원, 피고인 D은 벌금 300만 원을 각각 선고받았으며, 피고인 A, B, C에게는 각각 취득한 수수료에 대한 추징도 함께 명령되었습니다.

주            문
1. 피고인 A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피고인으로부터 13,650,100원을 추징한다.
위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2. 피고인 B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피고인으로부터 31,436,154원을 추징한다.
위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3. 피고인 C
피고인을 벌금 6,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 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으로부터 13,565,635원을 추징한다.
위 벌금 및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4. 피고인 D
피고인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 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5. 피고인 E
피고인은 무죄.
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범 죄 사 실
피고인 A은 ㈜F 회계팀 차장이고, 피고인 B은 ㈜F 주사제팀 차장이며, 피고인 C은㈜F 시설 담당 과장이고, 피고인 D은 ㈜G의 영업부 차장이며, E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라고 함)에서 의약품 품목허가 심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무기계약직근로자이다.
의약품 등의 식약처 품목허가 서류는 품목허가 대상 의약품 등의 성분, 조성비, 해당 물질의 안전성 검증자료, 제조방법, 효능 및 안전성 확인을 위한 기준 및 시험방법 등
이 기재되어 있는 기술 자료로서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만약 이를 경쟁회사가 취득할 경우 해당 품목의 원료, 제조방법, 안전성 검증 방법 등을 알 수 있고,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의 규격을 알 수 있어 이를 참고할 경우 용이하게 동일 성분의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는 등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있는 자료이며, 식약처 품목허가 신청을 위해 위 서류를 작성한 의약품 등의 제조, 판매 업체뿐만 아니라 신청 서류를 제출받아 보관하고 있는 식약처 역시 위 자료를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합리적 노력에 의해 비밀로서 관리하고 있다.
피고인 A, B, C 및 E은 모두 ㈜F의 전·현직 직원들로서, 식약처 심사관인 E이 육아휴직 후 ㈜H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2017. 1.경부터 자주 어울리며 E이 의약품 원료 공급이나 의약품 개발 등 사업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피고인 B은 해당 제품의 실험, 품질관리 등을 담당하고, 피고인 A은 회계, 자금 관리 등을 담당하며, 피고인 C은 장비 관리 등 나머지 업무를 담당하며 함께 사업을 하자는 계획을 세우는 등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져왔다.
1. 피고인 A, B, C, D
피고인 A, D 및 E은 2017. 11.경 경기 군포시에 있는 커피숍에서, 피고인 A과 E은 피고인 D에게 '㈜F에 한약재를 납품하고 그 실적에 따라 속칭 '커미션'(이하 '수수료'라고 함)을 지급할 수 있는 업체를 소개해 달라'고 제안하였고, 이에 피고인 D은 의약품원료 납품 업체인 I을 소개시켜 주었으며, 그 무렵 피고인 D을 통해 I으로부터 '㈜F에 한약재를 납품하게 해주면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받은 피고인 A, B, C 및 E은 ㈜F과 I의 우황, 사향 등 한약재 납품 계약을 주선한 후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아 나눠가지기로 공모하였다.
피고인 A, B, C 및 E은 2018. 3. 20.경 I이 ㈜F에 우황, 사향 등 한약재를 납품하자 피고인 A과 E은 수수료를 송금받을 계좌번호를 피고인 D에게 알려주었고, 피고인 D은 이를 I 담당자에게 전달하였으며, I으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2,500,000원을 제공받은 피고인 A은 이를 피고인 B, C 및 E에게 분배하였다.
피고인들과 E은 이를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9. 10. 17.경까지 같은 방법으로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I으로부터 합계 112,790,000원을 송금받은 후 나눠가졌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E과 공모하여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취득하였다.
2. 피고인 A, B, C
피고인들은 E과 함께 2018. 3.경 인천에 있는 상호 불상의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던 중 식약처 심사관인 E이 ㈜H 사장 J으로부터 '㈜H에서 근무하며 식약처 품목허가심사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제약회사를 상대로 의약품 원료 공급 계약 체결을 주선해달라.'는 제안을 받았고, 제안을 받아들인 E은 2017. 1.경부터 2017년 말경까지 ㈜H에 근무하며 ㈜F과 ㈜H의 주사제 원료인 타우로리딘 납품 계약 체결을 주선한 대가 등으로 ㈜H으로부터 수수료를 제공받았으나, E이 2017년 말경 ㈜H을 퇴사한 이후부터는 수수료가 정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피고인들과 E은 ㈜H으로부터 위 수수료를 정산받을 방법을 논의하던 중 평소 향후 함께할 사업을 위해 설립 자금을 모으고 있던 법인을 즉시 설립하여 법인 명의 계좌로 위 수수료를 송금받아 회계 처리 후 나눠가지기로 공모하였다.
피고인들은 E과 함께 2018. 6. 19.경 ㈜H으로부터 ㈜F에 위 타우로리딘 납품 실적에 따른 수수료 명목으로 44,378,400원을 피고인들과 E이 함께 설립한 법인인 ㈜K 명의 계좌로 송금받은 후 나눠가졌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E과 공모하여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취득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 A, B, D의 각 진술기재
1. 제6회 공판조서 중 증인 A, E의 각 일부 진술기재(피고인 C에 대하여)
1. 제8회 공판조서 중 증인 D, B의 각 일부 진술기재(피고인 C에 대하여)
1. J, L, 피고인 E, D, A에 대한 각 검찰피의자신문조서 중 각 일부 진술기재(대질부분 포함)
1. J, 피고인 E에 대한 각 검찰진술조서
1. M의 검찰진술서
1. 수사보고(피의자 E의 심사 담당업무 확인), 수사보고(E 제출 E, E의 처 N 명의의 계좌거래 내역 확인결과), 수사보고[K(주) 법인에 대한 조사 결과], 수사보고(H에서 관리하는 F 관련 자료 편철)
1. O 회신 공문, 피의자 E 의약외품 품질심사 목록, 피의자 E 의약품 품질심사 목록 1. 커미션 제공 내역 1부, 거래내역 각 1부 7, 업체별 커미션 지급내역 1부, 이체확인 증 1부, 자료 각 1부, K 명의의 기업은행계좌(계좌번호 1 생략) 거래내역 등 각 1 부, A 명의의 P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 거래내역 등 각 1부, 제출자료 각 1부, I 커미션 제공 내역 사본 1부, A, B 제출자료 각 1부, B 제출자료 1부
1. 상품판매를 위한 업무계약서 1부, 전자세금계산서 1부
피고인 C 및 그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가. 피고인 C은 피고인 A으로부터 용도를 모른 채 일부 금원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피고인 A 등과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없다.
나. 피고인 C은 피고인 A이 주도적으로 설립한 주식회사 K가 국책사업을 수주하여 이익을 내는 회사로 알고 있었을 뿐 약품 공급에 대한 알선 수수료인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 A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 C도 처음부터 ㈜H과 ㈜I으로부터 ㈜F에 대한 소개 수수료를 받는다는 사실과 국책사업이 시행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진술하였고, 또한 피고인 C에게 ㈜K라는 회사를 통해서 약품에 대한 소개 수수료를 ㈜K를 통해서 우회적으로 받고 그 수입을 분배해 준다는 설명도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데, 피고인 A과 피고인 C의 관계, 피고인 A의 진술의 구체성과 일관성, 피고인 E의 일부 부합하는 진술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이 피고인 C에 대하여 악의적으로 허위의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C 또한 이 부분 각 범행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음에도 이를 용인한 채 이 부분 각 범행에 가담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 C 및 그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A, B : 각 형법 제357조 제1항, 제30조, 각 징역형 선택
피고인 C, D 각 형법 제357조 제1항, 제30조, 각 벌금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피고인 A, B, C : 각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1. 노역장유치
피고인 C, D : 각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집행유예
피고인 A, B : 각 형법 제62조 제1항
1. 사회봉사명령
피고인 A, B : 각 형법 제62조의2
1. 추징
피고인 A, B, C : 각 형법 제357조 제3항
1. 가납명령
피고인 A, B, C, D : 각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 A, B, D은 범행을 모두 자백하면서 나름대로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A, B, D은 아직까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이고, 피고인 C은 동종의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으며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범행에 대한 가담정도 및 이 사건 각 범행으로 취득한 이익, 그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요소를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E은 식약처 심사관으로서 피해자 식약처에서 근무하면서 사용·취득한 의약품정보 등을 무단 반출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등의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하며,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취득, 사용 또는 제3자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8. 10. 24.경 인천에 있는 식약처 산하 O 사무실에서 ㈜Q L 이사로부터 '식약처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R사의 S 제재 유연물질 기준을 알려 달라.'는 요청을 받고, 식약처 전산 시스템에 접속하여 피해자 R사가 식약처에 제출한 S 품목허가 신청 서류를 열람한 후 피해자 R사의 식약처 승인 S 유연물질 기준[T]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기재하여 전송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 식약처가 보관 중인 위 의약품 품목허가 서류 기재 의약품정보의 경제적 가치에 해당하는 시가 불상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고 피해자 식약처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함과 동시에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피해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위 식약처가 보관하고 있는 피해자 R사의 영업비밀을 제3자에게 누설하였다.
2. 판단
가. 관련법리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여기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는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본인의 전 재산 상태와의 관계에서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아니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3도6896 판결 등 참조). 배임죄의 성립을 인정하려면 재산상 손해의 발생이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하므로, 배임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의 발생 여부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음에도 가볍게 액수 미상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함으로써 배임죄의 성립을 인정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8. 2. 13. 선고 2017도1762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 식약처에게 시가 불상의 재산상 손해를 가함과 동시에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피해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위 식약처가 보관하고 있는 피해자 R사의 영업비밀을 제3자에게 누설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1) 공소사실에는 업무상배임죄의 피해자가 '식약처'로 기재되어 있으나, '식약처'는 영업비밀누설의 피해자인 R사와 같은 제약회사가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기 위하여 제출한 각 품목허가 서류들을 보관하고 있는 기관으로서 '식약처'가 위 품목허가 서류들을 제약회사로부터 제출받아 보관하고 있음으로써 어떠한 경제적 이익이 곧바로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2) 일반 회사의 직원이 재직 중에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하였다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그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유출 또는 반출한 것이어서 유출 또는 반출시에 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된다 할 것이나(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도9089 판결 등 참조), 품목허가 서류들을 제약회사로부터 제출받아 보관하고 있는 '식약처'의 경우에는 위와 같이 영업비밀 누설의 직접적 피해자인 일반 회사의 영업비밀을 반출한 경우와 동일하게 보기는 어려워 보이고,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 R사의 '식약처 승인 S 유연물질 기준'을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한 것으로 단정하기도 어렵다.
3) 피고인이 피해자 R사의 '식약처 승인 S 유연물질 기준'을 ㈜Q L 이사에게 알려주었다고 하여 피고인이 곧바로 의약품 품목허가 서류 기재 의약품 정보의 경제적 가치에 해당하는 시가 불상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로 인하여 곧바로 피해자 식약처에게 의약품 정보의 경제적 가치에 해당하는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인에게 위와 같이 '식약처 승인 S 유연물질기준'을 ㈜Q L 이사에게 알려주면서 의약품 품목허가 서류 기재 의약품 정보의 경제적 가치에 해당하는 시가 불상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고, 피해자 식약처에게 의약품 정보의 경제적 가치에 해당하는 재산상 손해를 가할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4) 검사 또한 피고인이 위 의약품 품목허가 서류 기재 의약품 정보의 경제적 가치에 해당하는 시가 불상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고, 피해자 식약처에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취지로 공소를 제기하여 그 액수를 명확히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5)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위반의 죄는 고의 외에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 손해를 입힐 목적'을 범죄성립요건으로 하는 목적범이고, 그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직업, 경력, 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 방법, 그리고 영업비밀 보유기업과 영업비밀을 취득한 제3자와의 관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데, ① ㈜Q은 이미 피해자 R사의 S의 복제약인 U을 판매·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Q은 이미위 U에 대한 '유연물질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Q의 L 이사는 피해자 R사의 S 유연물질 기준과 ㈜Q의 U 유연물질 기준을 단순히 비교하기 위하여 피고인에게 피해자 R사의 S 유연물질 기준을 요청하였던 것으로 보일뿐 피고인으로부터 전송받은 피해자 R사의 S 유연물질 기준을 사용하여 제품을 만든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이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4. 결론

업무상배임죄나 영업비밀누설죄로 기소된 경우 혐의의 구체적인 성립요건을 꼼꼼히 따져야 하는 전문적인 영역인 만큼, 당사자가 혼자서 대응하다가는 불필요하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처럼 재산상 손해의 발생 여부와 목적범의 성립 여부를 다투는 데에는 형사 사건에 정통한 변호사의 정밀한 법리 분석과 증거 검토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였다면 즉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검사출신 변호사 - 사기죄전문변호사,횡령죄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