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피고인을 징역 1년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한다.
피고인에게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 관련기관에 5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
압수된 증 제1, 2호를 각 몰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착취물제작·배포등)의 점은
무죄.
이 유
범 죄 사 실
피고인은 2023. 6. 17. 15:14경 강원 평창군 B, 피고인이 관리원으로 근무하는 'C' 관리사무소 인근에서 위 C에 방문한 성명불상의 여성 피해자가 그곳 여자 화장실을 이용하고 나오는 것을 보고 피고인 휴대전화의 카메라 기능을 이용하여 피해자 몰래 피해자의 가슴 부위 등을 촬영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4. 8. 30.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총 38회에 걸쳐 카메라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피해자들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였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 요지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촬영한 사진들(이하 '이 사건 사진들'이라 한다)은 공개된 장소에서 걷고 있거나 서 있는 여성들의 모습을 촬영한 것일 뿐이다. 여성들의 특정부분을 촬영하지 않았고, 먼 거리에서 보편적인 전신을 촬영한 것은 성적인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과도한 노출에 이르지도 않았다.
2. 관련 법리
가. 카메라 기타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은 이른바 '몰래카메라'의 폐해가 사회적인 문제가 되면서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는 촬영 및 반포 등의 행위를 처벌하기 위하여 신설된 조항으로서, 인격체인 피해자의 성적 자유 및 함부로 촬영당하지 않을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촬영한 부위가'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성별, 연령대의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고려함과 아울러, 피해자의 옷차림, 노출의 정도 등은 물론, 촬영자의 의도와 촬영에 이르게 된 경위, 촬영 장소와 촬영 각도 및 촬영 거리, 촬영된 원판의 이미지, 특정 신체 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개별적·상대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헌법재판소 2016.12. 20. 선고 2016헌바153 결정,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7007 판결 참조).
나. 이와 같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란 특정한 신체의 부분으로 일률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촬영의 맥락과 촬영의 결과물을 고려하여 그와 같이 촬영을 하거나 촬영을 당하였을 때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따라서 피해자가 공개된 장소에서 자신의 의사에 의하여 드러낸 신체 부분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촬영하거나 촬영 당하였을 때에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이유발될 수 있으므로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9도16258 판결).
3. 구체적인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사실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피해자들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성기, 엉덩이, 가슴이 포함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다른 신체 부분, 가령 여성의 허벅지나 배등도 경우에 따라 이에 해당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대상이 되는 신체가 반드시 노출된 부분으로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나. 이 사건 사진들은 그 대상이 전부 다 여성들이고 여성들의 가슴이나 엉덩이의 굴곡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이 선명하게 촬영된 사진들이 대부분이다. 일부 사진의 경우는 앞으로 몸을 숙이고 있는 피해자의 엉덩이를 클로즈업하여 엉덩이 부분만 사진 전체에 담기게끔 촬영하였고, 속옷 라인이 그대로 드러나게끔 엉덩이 부분만을 확대하여 촬영한 것도 있으며, 짧은 원피스를 입은 피해자가 상체를 숙이면서 속옷이 노출된 것을 촬영한 사진도 있고, 하의가 위로 올라가 허벅지 부분이 더 많이 노출된 사진들도 있다. 그에 비해 정작 피해자들의 앞모습이나 얼굴이 나오는 사진들은 많지 않은 점까지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사진들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피해자들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사진들을 찍게 된 경위에 관하여 '몸매가 잘 빠진 여자들 위주로 찍었다. 가슴이 큰 여자는 가슴을 보려고 줌으로 땡겨서 찍었고, 가슴골이 보이길래 확대해서 찍은 것도 있다. 엉덩이가 빵빵한 여자가 화장실로 들어가길래 엉덩이 부분을 줌 해서 찍었으며, 허리를 숙이는 여자는 뒤에서 엉덩이 부위를 찍었다. 치마 입고 있는 여자는 다리 부위를 찍었다. 달라 붙는 옷을 입은 여자들을 보면 성적 욕망을 느껴서 촬영하였다. 엉덩이 팬티라인도 보고 옷 사이로 배꼽이랑 허리살도 보여서 예쁘고 흥분되어서 확대해 찍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즉 피고인이 위 사진들을 촬영한 의도는 본인의 성적 만족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
라. 피해자들이 공개된 장소에서 자신의 의사에 의해 드러낸 신체 부분을 촬영하였다고 하여도 이를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함부로 촬영 당하는 맥락에서는 성적 수치심이유발될 수 있다. 통상 일반인의 시야에 드러나도록 한 신체 부분은 일정한 시간 동안만 관찰될 수 있고 관찰자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으며 기억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지만, 그 모습이 촬영되는 경우에는 고정성과 연속성, 확대 등 변형가능성, 전파가능성 등에 의하여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하고 나아가 인격권을 더욱 중대하게 침해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피고인은 본인이 피해자들을 촬영한 거리가 가깝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나, 피고인은 카메라의 줌 기능을 활용하여 피해자들을 화면 전체에 담을 수 있도록 조작을 거쳐 피해자들 몰래 특정 신체 부위가 부각된 영상을 촬영하였음이 인정되고, 그렇다면 설령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멀리 떨어져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은 이 사건 범죄의 성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마. 마지막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1 순번 38 기재 사진을 촬영한 범죄사실이 보강증거를 갖추었는지에 관하여 직권으로 본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 의해 긴급체포 될 무렵 위 사진을 삭제하여 위 사진 자체가 증거로서 현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피고인은 위 사진을 촬영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수사기관에서 앞선 촬영행위와 연속한 일련의 과정에서 이를 촬영한 경위에 관하여 상세하게 진술하였으며, 피고인이 위 사진을 촬영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이를 직접 제지하면서 수사기관에 피고인을 신고한 전수호의 진술도 이 부분 범죄사실을 뒷받침하므로, 이 부분 범죄사실은 보강증거를 갖추었다고 판단되어 유죄로 인정한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및 각 경찰진술조서
1. 전자정보 상세목록 및 선별전자정보(카메라 이용촬영) CD 1장
1. D의 진술서, 수사보고서(신고자 D와의 전화통화)
1. 사건발생검거보고서, 입건전상황보고서(현장상황 등)
1. 각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 각 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을 고려)
1. 수강명령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본문
1.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면제
성폭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아동 ·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성폭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49조 제1항, 아동 ·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0조 제1항 단서(피고인에 대한 신상정보등록, 성폭력 치료강의의 수강명령 및 취업제한명령만으로도 재범을 방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공개 및 고지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을 불이익과 예상되는 부작용, 공개 및 고지를 명함으로써 기대되는 이익 및 성폭력범죄의 예방효과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
1. 취업제한명령
아동 ·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본문, 장애인복지법 59조의3 제1항 본문
1. 몰수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1개월 ~ 징역 10년 6개월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가. 제1 내지 3 범죄[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유형의 결정] 디지털성범죄 > 02. 카메라 등 이용촬영 > [제1유형] 촬영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 불특정 또는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가중영역, 징역 1년 ~ 3년
나.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1년 ~ 5년 6개월(제1범죄 상한 + 제2범죄 상한의 1/2 + 제3범죄 상한의 1/3)
3.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에 관한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고 있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피고인의 가족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피고인은 동종전과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자숙하지 않은 채 오히려 불특정 다수의 여성들의 신체를 오랜 기간에 걸쳐 몰래 촬영하는 범행을 저질렀다. 이 사건 범행의 피해자들이 특정되지는 않았으나, 피해자들이 범죄 사실을 인지하게 될 경우 받게 될 정신적인 고통이나 수치심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피고인은 본인의 성적 만족을 위하여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는바, 이러한 범죄는 피해자들이 함부로 촬영당하지 아니할 성적 자유를 침해하고 누구든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불법촬영의 표적이 되어 성적 대상화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일으키는 것으로 사회적 악영향도 크다. 피고인은 범행 발각 직후 그간 촬영했던 사진들을 급하게 삭제하는 등 범행 후의 정황도 불량하다. 이상과 같은 사정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수단 등의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신상정보 등록 및 제출의무
등록대상 성범죄인 판시 범죄사실에 관한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따른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계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무죄로 판단하는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3. 12. 31. 10:51경 강원 평창군 E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커피컵 포토 프레임' 등 사진 합성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성명불상의 남자와 여자가 성행위하는 사진에 평소 알고 지내던 아동·청소년인 피해자 F(여, 8세)의 얼굴과 피고인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제작한 것을 비롯하여, 2022. 2. 17.경부터 2024. 1. 19.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총 57회에 걸쳐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하였다.
2.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한 것이 아니고 단순히 어린 아이의 얼굴을 성인 여성의 몸에 합성하여 가상의 합성물을 만들어낸 것에 불과하다. 합성의 개념은 제작에 포섭된다고 해석할 수 없고, 피고인이 한 행위는 기존 이미지의 단순 변형일 뿐 직접 촬영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 아니다. 또한 피고인은 외부에 배포할 목적 없이 단순히 개인적으로 소지, 소장할 목적으로 위와 같은 행동을 하였는바, 관련 법령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경우까지도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
3. 이 부분 공소사실의 쟁점
검사는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된 피고인의 행위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처벌하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기소하였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란 아동·청소년이 실제로 등장하거나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 또는 표현물이 등장하여 성교 행위, 유사 성교 행위, 자위 행위 등을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 비디오물, 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의미한다(위 법률 제2조 제5호).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서 쟁점이 되는 것은 ① 실존하는 아동·청소년의 얼굴 부분을 불상의 여성의 몸과 합성한 경우 아동·청소년이 실제로 등장하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라고 할 수 있는지, ② 그렇지 않다면 이 사건 합성물이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그런데 ① 쟁점과 관련하여서 피고인이 합성한 동영상에 실존하는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고, 얼굴이 합성되기는 하였으나 해당 아동·청소년이 실제로 성교행위 등을 한 것도 아니므로 이를 두고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라고 할 수는 없다(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입법자가 청소년음란물을 규제해 온 입법경과 및 취지, 지금까지의 개정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은 실존 인물인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경우에 한정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위 ② 쟁점만이 문제된다.
4. 관련 법률 규정의 내용 및 개정 경과
가.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 및 청소년이용음란물의 규제
1) 2000. 2. 3. 법률 제6261호로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는데, 그 제2조 제3호는 "청소년이용음란물이라 함은 청소년이 등장하여 청소년과의 성교행위등을 하거나, 청소년의 수치심을 야기시키는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 등을 노골적으로 노출하여 음란한 내용을 표현한 것으로서,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 기타 통신매체를 통한 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8조에서 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배포 등을 처벌하는 규정을 두었다.
2) 이로써 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배포하는 행위에 대하여 별도의 규제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는데, 위 법률의 입법경과와 입법목적, 다른 규정들과의 체계조화적 해석 등에 의하면 위 법률에서의 '청소년이용음란물'에는 실제 인물인 청소년이 등장하여야 한다고 해석되었다(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5도863 판결의 취지 및 헌법재판소 2002. 4. 25. 선고 2001헌가27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3) 그 후 등장한 청소년이 행하는 행위의 범위가 확대되고, '음란한 내용을 표현한 것'을 '그 밖에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것'으로 확대하는 등의 개정이 이루어졌으나 큰 변화는 없었다.
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의 규정
1)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2009. 6. 9. 법률 제9765호로 전부 개정되면서 그 제명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변경되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일련의 흉악한 성폭력 범죄가 발생하자, 2011. 9. 15. 법률 제11047호로 개정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호에서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범위에 실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경우 외에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는 경우를 포함하는 것으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범위를 확대하였다. 그 이유는 실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지와 상관없이 아동·청소년이 성적 행위를 하는 것으로 묘사하는 각종 매체물의 시청이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범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잠재적 성범죄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려는 데 있다(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5도863 판결, 헌법재판소 2015. 6. 25. 선고 2013헌가17, 24,2013헌바85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2)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2012. 12. 18. 법률 제11572호로 전부 개정되면서 그 제2조 제5호에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제4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였다. 이는 종전의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라는 문언이 다소 모호한 측면이 있고, 일선 수사기관의 자의적 판정으로 뜻하지 않게 처벌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질 우려가 있게 되자, 그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하여 "명백하게"라는 문구를 추가한 것이다(대법원 2014. 9. 24. 선고 2013도4503 판결 등 참조).
3) 이후 2020. 6. 2. 법률 제17338호로 개정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호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은 그 자체로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착취 및 성 학대를 의미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막연히 아동·청소년을 '이용'하는 음란물의 의미로 가볍게 해석되는 경향이 있는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라는 용어로 변경함으로써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 '성착취·성학대'를 의미하는 것임을 명확히 하기 위하여 그 내용은 동일하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라는 명칭을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변경하였다. 위와 같은 규정은 현행법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4. 구체적인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및 그로부터 도출되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이 부분 행위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처벌하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한 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가. 이 사건 합성물에 등장하는 여성의 얼굴 사진들은 합성 당시 아동·청소년이었던 여아들의 실제 얼굴이고 그 외모도 어려 보이나, 위 피해자들의 얼굴에 합성된 불상의 여성의 나체는 성인 여성임이 명백하다.
나. 이 사건 합성물에 합성된 아동·청소년의 얼굴 부분과 다른 여성의 나체 부분의 연결 부분 등에서 나타나는 얼굴과 나체 간의 비율, 얼굴과 나체가 연결된 각도, 피부색 등의 부조화나 비대칭, 연출된 상황에 맞지 않는 얼굴 표정 등을 살펴보면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관찰할 때 얼굴과 몸체를 각기 다른 사람의 것을 합성한 것임을 비교적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즉, 이 사건 합성물로 생성된 가상 인물은 사회통념상 실존 인물로 오인할 여지가 전혀 없을 만큼 조악한 수준에 불과하다.
다. 형벌법규는 엄격히 해석되어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나 허용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는 아동·청소년으로 인식할 수 있는 얼굴과 성인의 나체를 합성한 경우까지도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형사법규를 해석할 때 허용되는 범위 내의 해석인지 아니면 피고인에게 불리한 것으로서 불리한 유추해석인지가 문제된다.
라. 살피건대 이 사건 합성물과 같은 경우에는 얼굴사진이 도용된 아동·청소년들이 직접적인 성적 착취를 당하거나 성적 학대행위를 당한 사실이 없고, 이 사건 합성물이 배포, 유통되는 경우를 상정하더라도 얼굴과 신체가 자연스럽게 합성되어 마치 실제로 해당 아동·청소년이 성교행위 등의 음란행위를 한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경우도 아니다. 따라서 위 두 가지 유형의 경우와 이 사건은 당해 아동·청소년에게 미치는 해악의 크기가 다르므로 형사법적으로도 다르게 평가되어야 한다. 단적인 예로 아동·청소년에게 성교 행위 등을 하게 하여 이를 촬영하여 성착취물을 제작한 행위와 이 사건과 같이 얼굴 사진을 성인여성의 나체와 합성한 행위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한다면 이는 서로 다른 행위를 형사법적으로 같게 취급하는 결과를 낳게 되어 부당하다.그렇다면, 이 사건 합성물과 같이 실존하는 아동·청소년 사진의 얼굴 부분에 불상의 여성의 몸을 합성하였지만 그것이 서로 다른 사람의 얼굴과 신체를 합성한 것임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경우까지도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으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나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마. 앞서 살펴본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대한 형사법적 규제가 발전해온 입법 과정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허위영상물을 제작한 행위에 대하여 처벌규정을 도입하고 이를 개정한 경위를 살펴 보더라도 같은 결론이 도출된다. 즉 입법자는 촬영 및 편집 기술의 발달에 따른 부작용의 일환으로 이 사건 합성물과 같이 특정 인물의 신체 등을 대상으로 한 영상물 등을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하는 일명 딥페이크로 인한 피해가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종래의 규정만으로는 이를 처벌하기 어렵거나 처벌이 미약하여 이에 대한 별도의처벌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24. 10. 16. 법률 204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의2 제1항을 2020. 3. 24. 신설하여 반포등을 할 목적으로 사람의 얼굴·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영상물 또는 음성물을 그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 또는 가공한 자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마련하였다(한편 위 조항은 2024. 10. 16.'반포등을 할 목적으로'라는 부분을 삭제하는 것으로 개정되어 현재는 위와 같은 목적없이 영상물등을 편집한 사람도 처벌대상이 된다). 이처럼 이 사건 합성물과 같이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합성물이라는 쉽게 사실을 알 수 있어 아동·청소년인 사실이 명백하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처벌의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위와 같은 처벌 조항이 신설 및 개정된 것으로 보이는만큼, 피고인의 이 부분 공소사실을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행위로 포섭시켜 처벌하는 것은 현행법의 체계정합성에도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
바. 검사는 동영상 합성에 이용된 사람들이 아동·청소년인 사실을 가장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얼굴 부분을 전혀 손대지 않은 채 몸 부분만을 합성한 것이므로 이는 아동·청소년을 성적 대상으로 묘사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합성물에 아동·청소년으로 보이는 어린 여아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점에서 검사의 의견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합성물은 그 완성도가 매우 조악하여 누가 보더라도 성인 여성의 나체에 여자 아동·청소년의 얼굴을 오려 붙이기 형태로 합성한 것인 사실이 명백한 점,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은 등장하는 아동·청소년의 얼굴뿐만 아니라 신체부위까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제 아동·청소년이 성교 행위 등을 하는 것과 같은 내용이나 표현이 명백하게 담겨야 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한 점, 검사가 들고 있는 판결은 여자 아동·청소년의 얼굴을 합성한 결과물이 실제로 해당 아동·청소년인 것처럼 오인될 수 있을 정도로 합성의 완성도가 높은 사안에 관한 것이어서(즉 피해자들의 앳된 얼굴과 체형, 피부색 등이 합성된 나체와 어색하지 않게 연결되었고 신체 발육상태도 아동·청소년인 피해자들의 얼굴에 어울리는 정도여서 전체적으로 보면 피해자들이 실제 나체 상태로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안이었다) 이 사건과는 기본적 사실관계 및 쟁점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는 적절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무죄판결의 요지는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