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원심판결(배상명령 각하 부분 제외)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사건 부착명령청구 및 보호관찰명령청구를 각 기각한다.
이 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을 각하하였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볘럴 제32조 제4항에 의하면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는 불복을 신청할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 중 배상신청 각하 부분은 즉시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하여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거나(변경 전 주위적 공소사실) 피해자가 술에 만취하여 잠시 정신을 잃은 상태를 이용하여(예비적 공소사실) 피해자를 간음하였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상해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설령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가한 폭행이 강간죄에서 정한 항거불능 또는 항거가 현저히 곤란한 정도에 이르지는 않았더라도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임을 고려하면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인 위력에는 해당할 수 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주위적 및 예비적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고 위력 해당 여부에 대한 판단에도 나아가지 않았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3. 직권판단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가. 피고사건
검사는 이 법원에서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하여 그 적용법조를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제9조, 제7조 1항’에서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제9조, 제7조 제5항’으로, 그 공소사실을 아래 3.의 가.항 기재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 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나. 부착명령청구사건 및 (예비적)보호관찰명령청구사건
검사가 피고사건에 대하여 항소한 이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장치부착법’이라 한다) 제21조의8, 제9조 제8항에 의하여 부착명령청구 부분 및 보호관찰명령청구 부분에 대하여도 항소를 제기한 것으로 의제된다.
전자장치부착법 제21조의8, 제9조 제5항에 의하면 부착명령청구에 대한 판결과 보호관찰명령청구에 대한 판결은 피고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여야 하므로, 원심의 피고사건에 대한 판단이 그대로 유지될 수 없어 파기되는 경우에는 그와 함께 심리되어 동시에 판결이 선고되어야 하는 부착명령청구 부분 및 보호관찰명령청구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1도453, 2011전도1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원심판결 중 부착명령청구 부분 및 보호관찰명령청구 부분도 직권으로 함께 파기한다.
4. 당심에서 변경된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1. 6. 14. 오후경 불상의 장소에서,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통해 피해자 C(가명, 여, 15세)과 대화를 하면서 피해자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아동·청소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2021. 6. 15. 01:00경 인천 서구 D에 있는 E에서 피해자를 만나 함께 술을 마셨다.
피고인은 2021. 6. 15. 02:00경 위 공원에서 나와 길을 걷던 중, 술에 취한 피해자에게 “아빠 차에서 쉬었다 가자.”라고 제안하고 피해자가 이에 동의하자, 같은 날 02:30경 인천 서구 F아파트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 1층 주차장으로 피해자를 데리고 가, 위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던 피고인 부친 소유의 그랜져 차량 뒷좌석에 피해자를 태운 뒤 피해자의 옆좌석에 앉았다.
피고인은 2021. 6. 15. 03:00경 위 차량 뒷좌석에서, 피해자와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피해자의 가슴과 음부를 만지면서 성관계를 시도하였고,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며 콘돔을 사올 것을 요구하자 인근 편의점에 콘돔을 사러 갔으며, 피해자는 피고인이 위와 같이 콘돔을 구입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도망을 가려고 하였으나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여 멀리 가지 못한 채 편의점에서 콘돔을 사서 돌아온 피고인에게 붙잡혀 다시 위 차량 뒷좌석으로 돌아왔다.
이어서 피고인은 성관계를 거부하는 피해자의 몸을 차량 좌석에 눕히고 그 위에 올라타 양어깨를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음부에 삽입하여 1회 간음하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치료일수 미상의 처녀막 열상을 입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아동·청소년인 피해자를 위력으로 간음하여,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게 하였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5항이 규정하는 죄에서 ‘위력’이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므로, 폭행·협박뿐 아니라 행위자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며, ‘위력’으로써 간음하였는지 여부는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내지 이용한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1855 판결 참조).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은 그것이 주관적 요건이든 객관적 요건이든 그 입증책임이 검사에게 있으므로(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09도12132 판결, 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2도7377 판결 참조), 이 사건 법조항에서 정하는 범죄의 성립이 인정되려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력을 행사하여 이로써 피해자의 성적 자유의사가 제압된 상태에 있었는지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위와 같은 정을 알면서 피해자를 간음하였다는 사실이 검사에 의하여 입증되어야 한다. 일정한 사정의 인식 여부와 같은 내심의 사실과 같이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그 내심과 상당한 관련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입증할 수밖에 없고, 이 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분석·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성적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행사하였다거나, 피고인이 그와 같은 위력으로써 피해자를 간음한다는 고의가 있었다는 점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피해자는 신장 약 155cm에 약간 통통한 체형을 지녔고, 피고인은 신장 178cm에 체중 50kg로서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에 신장의 차이가 있기는 하나 피고인은 성인 남성 치고는 마르고 왜소한 편이어서 위와 같은 체격차이만으로 피해자에게 위압감을 주었다고 보기 어렵다.
나)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동네 친구를 구한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 피해자에게 자신을 한국나이 19세의 고등학생으로 소개하였다는 것으로서, 실제로는 이 사건 범행 당시 양 당사자의 나이가 각각 만 15세(피해자), 만 23세(피고인)여서 양 당사자 간에는 8세의 연령 차이가 존재하였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인식에 기초하여 보면 피고인은 한국나이로 2살 정도 위의 또래 청소년 내지는 동네 선배로서 피해자에게 연령을 통하여 위압감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다) 피해자는 피고인과 공원에서의 술자리에서 피고인이 욕설을 하거나 담배를 피고 노상방뇨를 하는 등 모습을 보고 언제든지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할 수도 있는 불량 청소년으로 인식하여 겁을 먹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나,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술을 마시도록 협박한 적이 없고(증거기록 37면), 가위바위보나 핸드폰 앱으로 술게임을 하면서 술을 나눠마셨다는 것이고, 소주 1병을 추가로 구입하여 나눠 마시거나 피고인의 부친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빌라 주차장으로 이동하기로 하기 전에 각각 피해자에게 그 의사를 물어보았다는 것이다.
또한, 피해자의 일부 진술 중에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목을 잡아끌고’ 빌라 주차장으로 이동하였다거나 피해자를 차 뒷좌석으로 ‘밀어 넣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유형력을 행사한 것처럼 보이는 내용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해자는 위와 같은 진술들에 대하여 ‘가기 싫은데 억지로 끌고 간 것이 아니라, 제가 몸을 제대로 못 가누니까 앞에서 이끌고 갔다는 말이었다’(증거기록 43면), ‘절 부축하면서 저를 감싸서 차에 저를 집어넣었고(증거기록 63면)’, ‘제가 잘 걷지를 못하니까 부축하여 밀어 넣었다(증거기록 280면)’라는 취지로 부연하였는바, 피해자가 당시 술에 취해 있었던 상태와 그 정도, 피해자가 위와 같이 이동하는 데 동의하거나 동의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인식하였을 피고인으로서는 굳이유형력을 행사할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객관적 정황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진술에 드러난 위와 같은 유형력을 들어 피고인이 성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수단으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의사를 제압하는 행동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라)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은 피해자의 몸을 차량 좌석에 눕히고 그 위에 올라타 양어깨를 눌렀다’는 부분에 대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와 성관계를 한 장소가 승용차 내부의 뒷좌석이라는 구조적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행위는 성관계를 하는 과정에서 수반될 수 있다고 보이고,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막상 성기를 삽입할 당시에는 피해자의 머리나 어깨를 몸으로 누르지 않고 단지 피고인의 양 팔 사이에 피해자의 머리가 위치하도록 자신의 상체를 팔로 받치고 있었다는 것으로서, 이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가해질 수 있는 압박이나 신체 접촉을 최소화하려고 볼 여지도 있다.
마)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성관계를 할 거면 콘돔을 사오라’는 취지로 말하였고(이하 ‘첫 번째 말’이라 한다), 피고인은 이에 응하여 편의점에 들러 콘돔을 사서 돌아오는 길에 차 밖에 나와 있는 피해자를 마주하였다. 이 때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바람을 쐬고 있다’고 말하였다(이하 ‘두 번째 말’이라 한다).
피해자의 첫 번째 말은 외견상 조건부로 성관계에 동의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고, 피해자의 두 번째 말은 첫 번째 말에 의한 성관계의 전제 조건인 ‘콘돔 구입 및 휴대’를 충족한 피고인에게 건넨 말이어서 이러한 상황과 맥락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가 그 자리를 모면하기 위한 시간을 벌려고 첫 번째 말을 하였다거나, 피고인이 돌아오기 전에 도주하려다 실패한 것을 피고인이 알게 되면 피해자를 해칠까 두려워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고 두 번째 말로 둘러댔다는 것을 피고인이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이 위와 같이 콘돔을 사 온 후 이를 착용하고 성관계를 개시할 당시 피해자가 보인 반응에 관하여 보면, 이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을 가져가자) 손을 뿌리치려고 하였다, 빼려고 하였다’, ‘저항할 몸이 아니어서 입으로만 『싫다』고 했다’, ‘『싫어!』라고 강하게 말 못하고, 『그만 하는 게 어떻겠냐』정도로 말했다, 무서워서 속으로만『싫다』고 했다’는 것으로 거부의사를 외부에서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일관되지 않고, G의 법정 진술은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피고인을 밀치고 싫다고 말하여 명확하게 거부의사를 표현했다는 것으로서 피해자의 위 진술에 부합하지도 않는다.
5. 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가. 예비적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1. 6. 14. 오후경 불상의 장소에서,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통해 피해자 C(가명, 여, 15세)과 대화를 하면서 피해자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아동·청소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2021. 6. 15. 01:00경 인천 서구 D에 있는 E에서 피해자를 만나 함께 술을 마셨다.
피고인은 2021. 6. 15. 02:00경 위 공원에서 나와 길을 걷던 중, 술에 취한 피해자에게 “아빠 차에서 쉬었다 가자.”라고 제안하고 피해자가 이에 동의하자, 같은 날 02:30경 인천 서구 F아파트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 1층 주차장으로 피해자를 데리고 가, 위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던 피고인 부친 소유의 그랜져 차량 뒷좌석에 피해자를 태운 뒤 피해자의 옆좌석에 앉았다.
피고인은 2021. 6. 15. 03:00경 위 차량 뒷좌석에서, 피해자와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피해자의 가슴과 음부를 만지면서 성관계를 시도하였고,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며 콘돔을 사올 것을 요구하자 인근 편의점에 콘돔을 사러 갔으며, 피해자는 피고인이 위와 같이 콘돔을 구입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도망을 가려고 하였으나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여 멀리 가지 못한 채 편의점에서 콘돔을 사서 돌아온 피고인에게 붙잡혀 다시 위 차량 뒷좌석으로 돌아왔다.
이어서 피고인은 성관계를 거부하는 피해자의 몸을 차량 좌석에 눕히고, 피해자가 술에 만취하여 잠시 정신을 잃은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음부에 삽입하여 1회 간음하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치료일수 미상의 처녀막열상을 입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아동·청소년인 피해자를 간음하여,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게 하였다.
나. 원심 및 당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가 피고인과의 성관계를 전후한 시점에 단순한 블랙아웃 상태를 넘어 항거불능 또는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거나 피고인이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의하여 면밀히 살펴보건대,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1) G, H의 진술 등에 비추어 피해자는 이 사건 직후 콘돔 사용 여부에 대하여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도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탈출하기 위하여 피고인에게 콘돔을 사오라고 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이러한 사정은 피해자의 진술이 콘돔 사용이라는 객관적인 사실에 맞추어 진술한 것인지 실제 경험한 것을 기억하여 진술한 것인지 단정하기 어렵게 만드는 사정이다.
2) 피해자의 진술이 G, H의 진술, CCTV 영상 등과 부합하지 않는 점, 피해자가 경찰에서 피고인 집 주차장으로 가는 과정에 관하여 ‘손목을 잡고 끌고 갔다’고 말하였다가 ‘강압적이었다’고 보충 설명한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의 진술이 피고인과 충동적으로 성관계를 한 것에 대한 후회나 임신에 대한 두려움, 주변에 이 사건을 알리는 것에 따른 부담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 자신이 성관계 당시 하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행위나 말로 기억이 없는 부분을 보충해 넣었거나, 전반적인 상황을 과장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3) 피해자의 진술은 사건의 전체적 경위에 관하여는 비교적 일관되나,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피고인이 콘돔을 끼우고 성기를 삽입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일관되지 못하여 이 부분에 대하여 기억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4) G이 피해자로부터 피해사실을 전해 듣고 피해자의 사촌오빠 행세를 하면서 피고인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차 안에서의 성관계 상황에 대한 자신의 기억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블랙박스 영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고소에 나아갔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피해자는 고소를 한 후 피고인으로부터의 전화가 온 기록이나 피고인이 보낸 문자메시지는 수사기관에 제출하였으면서도,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은 모두 삭제하였다면서 제출하지 않아 ‘서로 사귀기로 하고 성관계를 가졌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변소 내용의 진위 여부도 확인하기 어렵게 되었다.
5) 피해자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것이라는 취지의 피고인의 변소 내용은 비교적 일관되고, 특히 ‘피해자가 콘돔을 사 오라고 해서 사 왔더니 피해자가 차 앞에 서 있었고, 바람을 쐬러 나왔다고 말했다’라는 부분은 피해자의 진술을 제시받은 적 없는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진술한 것이어서 그 신빙성이 높고, 피해자의 진술 내용에도 부합한다. 피고인이 이 사건 당일 G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G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낸 메시지 내용도 피고인의 위 일관된 변소 내용과 부합한다.
6) CCTV 영상에 의하여 확인되는 피해자의 걸음걸이 등에 의하면 피해자는 술에 취하여 의식을 잃었다거나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콘돔을 사러 간 틈을 타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가 휴대전화 등을 차 안에 놓고 온 것을 인식하고 다시 돌아갔다는 것으로서 이러한 일련의 판단과 행위는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하에 의식적으로 행해진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는 성관계가 끝난 후 집까지 혼자서 걸어서 귀가하였고, 귀가하는 과정에서 G에게 전화를 하였는데 G과의 관계나 피해의 내용 등을 고려하여 G에게 전화상으로는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바, 이는 알코올로 인하여 정상적인 의사결정이 어려운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복합적인 사고에 따른 행위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성관계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피해자가 술에 취하여 잠에 드는 등으로 의식을 상실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블랙아웃으로 인하여 자신의 기억이 드문드문 남아 있기 때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전자장치부착법 제35조에 의하여 원심판결(배상명령 각하 부분 제외)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다시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4.의 가.항 기재와 같고, 이 사건 예비적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5.의 가.항 기재와 같은 바, 위 각 공소사실은 위 4.의 나.항 및 5.의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모두 무죄를 선고하고, 이 사건 부착명령청구 및 보호관찰명령청구에 대하여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는 때에 해당하여 전자장치부착법 제9조 제4항 제2호, 제21조의8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며,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