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B(가명, 여, 14세), 피해자의 친구인 C과 지인 관계이고, 2023. 9. 15. 03:00경 피해자는 위 C으로부터 “경기 화성시 D, 3층 E호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 있으니, 놀러 오라.”라는 연락을 받고 피고인의 주거지로 가게 되었고, 같은 날 04:00경 위 위 C이 술을 마신 후 방 바닥에서 잠이 들자 피고인은 침대에 누워 있으면서 피해자에게 “침대에 올라와 등을 긁어 달라.”라고 하여 피해자는 피고인의 뒤에 누워 피고인의 등을 긁어 주던 중 잠이 들었다.
피고인은 같은 날 05:00~06:00경 위와 같이 잠이 든 피해자를 간음할 것을 마음먹고, 손으로 피해자의 손을 잡은 상태로 피고인의 팬티 속 피고인의 성기를 잡아 흔들고, 이에 피해자가 잠에서 깨어 피고인의 손을 뿌리치는 등 반항함에도 불구하고 손을 피해자의 상의와 브래지어 속으로 집어넣고 가슴을 만지고, 피해자의 하의와 팬티를 강제로 벗긴 후 피해자의 몸 위에 올라탄 상태로 양손으로 피해자의 양쪽 손목을 붙잡아 피해자가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등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다음 피해자의 음부에 성기를 삽입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아동·청소년인 피해자를 강간하였다.
2. 관련 법리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은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고, 법관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를 가지고 유죄로 인정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5도767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인이 일관하여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피해자의 진술 외에는 공소사실을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 사실상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유일한 증거인 피해자의 진술을 근거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과 타당성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정황과 경험칙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고, 피고인의 무죄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4도7945 판결, 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도21231 판결 등 참조).
3. 판단
피고인은 이 사건 당일 피해자와 어떠한 신체 접촉도 없었다고 주장하는바, 이 사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유일한 직접증거는 피해자의 진술뿐이므로,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미성년자인 피해자의 나이와 특성, 당시 상황 등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피해자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피해자의 진술은 주요 부분에서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고 상식과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이지 않은 부분을 다수 포함하고 있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1) 피해자 진술의 비일관성
피해자는 이 사건에 관하여 수사기관에서 4회[사건 접수 당일인 2023. 9. 20.경 작성된 입건전조사보고서(피해자 진술 청취) 및 진술서, 진술조서 3회], 이 법정에서 1회 진술하였는데, 피해자의 각 진술은 아래와 같이 강간 피해 전후의 상황, 피해 내용 등 이 사건의 주요 부분에 관하여 일관되지 않거나 변경되었다. 그런데 피해자의 최초 피해 진술 시점은 2023. 9. 20.경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상 피해 당일로부터 약 5일밖에 경과하지 않았던 점, 피해자는 위 최초 진술로부터 약 1년 3개월 후 이 법정에서 진술하기 전까지 수사기관에서 3회 진술하였으므로 기억을 환기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 진술의 비일관성이나 변경 경위에 관하여 뚜렷한 근거나 합리적인 이유를 찾을 수 없다. 또한 피해자는 이 사건 발생일로부터 약 1년 3개월 뒤에 이루어진 이 법정 진술 과정에서 비로소 피해 내용이나 피해 당시 느꼈던 감정 등에 관하여 가장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는바, 이러한 점에서도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하기 어렵다.
가) 피해 당시 및 그 직후의 상황
피해자는 이 사건 피해사실을 접수한 당일인 2023. 9. 20.경 피해자의 주거지를 방문한 경찰에게, ‘피해자가 아는 언니인 C이 2023. 9. 15.(이하 위 일자의 경우 시간만 적시한다) 새벽 4시경 연락이 와서 원룸 형태의 피고인의 집에 가게 되었는데, C이 잠에 들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등을 긁어 달라고 했다. 피고인이 자신의 성기를 만지게 한 다음에 잡아 흔들고, 피해자가 징그럽다며 손을 뿌리치자 피고인은 강제로 피해자의 하의, 팬티를 벗긴 뒤 피해자의 위에 올라타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여 10분간 성관계하였고, 피고인이 사정했는지 여부는 모르겠다. 당시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해 거부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였지만 피고인은 무시하고 계속해서 성관계를 하였고, 피고인과 특별한 말을 나누지는 않았다’고 진술하였다[2023. 9. 20.자 입건전조사보고서(피해자 진술 청취) 및 피해자 작성 진술서]. 피해자는 2023. 10. 17.경 경찰 1회 진술조서 작성 당시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등을 긁어주다가 잠이 들었고, 이후 갑자기 피고인이 제 손을 피고인의 성기에 댄 후 성기를 흔드는 시늉을 하였다’고 진술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의 등을 긁어주던 상황에서 바로 강간 피해를 입었는지 혹은 피해자가 잠든 뒤 피해를 입었는지에 대해서 진술이 번복되었고, 피해 직후 상황에 관하여 ‘상황이 끝난 뒤 소변이 마려워서 화장실에 갔는데, 그동안 피고인은 깨어 있는 상태에서 그냥 누워 있었다’는 진술을 추가하였다.
또한 피해자의 2023. 12. 11.경 경찰 2회 진술조서에는 피고인이 등을 긁어달라고 했다는 부분이 제외되어 있다. 피해자는 위 진술에서 피해 당시 상황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제 가슴과 음부를 만지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제 몸을 침대 밑으로 내렸지만 피고인이 제 손목을 잡고 침대 위로 올렸고, 제 하의와 팬티를 벗긴 다음, 제 손을 잡고 피고인의 성기에 대고 흔들었고, 제가 피고인에게 “오빠 진짜 이건 아니에요”라고 말하였으나, 피고인은 제 양손을 잡고 성기를 삽입하였다’고 진술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을 잡고 피고인의 성기에 가져다 댄 시점에 관한 진술을 변경하였고, 피고인의 행위에 대한 피해자의 저항과 관련된 행동을 더욱 구체화하여 진술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피해자는 2024. 1. 25.경 경찰 3회 진술에서 ‘피고인은 제가 들어오고 몇 분 있다가 깨어났지만 계속 침대에 누워 있었고, 올라와서 등을 긁어 달라고 했다’고 진술하였는바, 피해자가 피고인의 집에 도착한 후 피고인이 강간 피해 전까지 계속 잔 것이 아니라 잠에서 깨어난 상태였다고 진술을 번복하였다.
피해자는 2024. 12. 20.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등 긁어달라고 그래서 처음에는 침대에 올라가지 않고 버티다가 계속 올라오라 그래서 등을 긁어주다가, 1시간 정도 그렇게 있다가 C이 잠이 들었다. 피고인이 침대 옆에 누워서 자라고 해서 베개로 칸을 만들고 잠을 잤다. 그런데 피고인이 갑자기 저를 만지더니 제 양손을 위로 올려서 못 움직이게 하고, 제 바지를 벗겼다. 저는 피고인을 피해 최대한 제 몸을 밑으로 내렸는데 피고인 힘이 너무 세서 성기가 삽입되었고, 그때부터는 아무 생각이 안 나고 힘을 놔버렸다. 그대로 있다가 피고인이 끝났는지 성기를 뺐고, 저는 바지를 입고 화장실로 달려가서 울었다. 피고인은 사정을 했는데, 수사기관에서 사정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이유는 피고인이 알아서 성기를 뺀 후 화장실로 갔고, 휴지를 들어서 피고인의 성기를 닦았고, 제 몸에 사정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피해 직후 피고인에게도 소문내지 말아달라고 했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의 위 법정 진술은 피고인이 사정하지 않았다는 수사기관 진술과 일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발생 이후 1년 이상의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 사정 당시 상황 및 느꼈던 감정에 대해 매우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피고인이 등을 긁어달라고 한 상황, 피해자가 피고인의 침대에서 자게 된 경위나 방법에 관하여도 다른 수사기관 진술보다 가장 구체적으로 진술되었다.
나) 피해자 및 C이 이 사건 당시 술을 마셨는지 여부
피해자는 2023. 9. 20.경 최초 진술할 당시에는 피고인, C, 피해자가 같이 술을 마셨다고 진술하다가, 2023. 10. 17.경 경찰 1회 진술에서는 피해자와 C이 소주 4병을 같이 마시고 피고인은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하였으며, 2023. 12. 11.경 경찰 2회 진술에서는 이 사건 당시 피해자와 피고인은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진술을 재차 번복하였다가, 2024. 12. 20. 이 법정에서는 ‘C은 술을 마셨고, 저는 술을 딱한 모금만 마시고 안마셨다’고 다시 진술을 번복하였다.
피해자는 위 경찰 2회 진술에서 위와 같은 진술 번복 경위에 관하여 ‘F, G, 피고인이 H대 축제에서 저에게 술을 마셨다고 하면 제 정신이 오락가락하여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다면서 거짓 진술하라고 했고, 보복이 두려워서 그 지시대로 거짓 진술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의 진술 외에는 피고인이 F, G 등과 함께 피해자에게 진술을 번복하라고 회유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이 사건 당시 피해자가 술을 마셨는지 여부는 이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함에 있어 부차적인 요소일 뿐이고,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것보다 피해자에게 이 사건의 신고 내지 고소를 취하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는 더 직접적인 방법이다. 그럼에도 피고인이 F, G을 동원하면서까지 피해자에게 이 사건 당시 술을 마셨는지 여부에 관하여 진술을 번복할 것을 요구하였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또한 이 사건 당시 피고인 및 피해자와 한 방에 있었던 C은 2023. 11. 30.경 경찰과 통화할 당시에는 술을 마셨다고 진술하였다가, 2024. 1. 12. 경찰에서 참고인 진술을 할 당시에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진술하였으나, 이에 관하여 이 법정에서 ‘이 사건 당시 소주를 한 모금만 마셨고, 곧바로 맛이 없어서 더 이상 마시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수사기관에서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고 설명하였는바, 위와 같이 진술이 다소 변경된 경위가 납득할 만하다. C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당시 거의 자지 않았고, 자더라도 10분, 20분 정도 잤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는 2024. 1. 25. 경찰 3회 진술 당시 ‘C에게 인스타그램으로 왜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거짓 진술하는지 항의하였는데, C은 “난 기억이 안 나니까 안 난다 했지, 솔직히 본 것도 없고 내 체감상 얼마 안 잤으니까 얼마 안 잔거 같다 한 거지, 조금 마셨다 했는데 조금 마신 건 맞잖아”라고 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C은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어 신빙성이 높다.
다) 피해자가 이 사건 직후 자해하였다는 사정
피해자는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강간 피해를 당한 이후 우울감 등으로 자해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자해한 장소 및 자해도구에 관한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 피해자는 2023. 9. 20.경 최초로 진술할 당시에는 ‘집에 갈 차비가 없어서 의자에 앉아 있다가 부러진 커터 칼날로 자해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2024. 1. 25.경 경찰 3회 진술 당시에는 ‘컴퓨터 의자에 앉아 있다가 커터칼 심은 아니고 날카로운 칼심으로 세워서 손목에 자해했다’고 하였으며, 2024. 12. 20. 이 법정에서는 ‘책상이 아니라 화장실에서 화장실에 있는 아무거나 들고 자해한 것이다. 면도기였던 것 같다’고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가 이 사건 당시 만 14세에 불과한 미성년자였던 점을 고려하면 ‘강간 피해를 당한 후 이로 인한 우울감 등으로 자해를 하였다는 사정’은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그럼에도 피해자가 자해 장소나 자해도구에 관하여 일관되지 않게 진술하고 있는 점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기에 충분한 사정이다.
2) 피해자 진술의 비합리성
가) C 진술과 불일치
C은 이 사건 당일 새벽 4시경 피해자를 피고인의 집으로 오라고 불렀고, 피해자가 오후 12시 30분경 피고인의 집을 나설 당시까지 피고인, 피해자와 원룸 형태의 피고인의 집에 함께 있었던 자로,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피해자는 C이 이 사건 당시 술에 취해 잠들어 있었기 때문에 피해사실을 목격하지 못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C이 이 사건 당시 술을 많이 마신 상태가 아니었고 강간 피해 사실을 듣거나 보지 못할 정도로 장시간 잠들지 않았다는 C의 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됨은 앞서 본 것과 같다. C은 이 사건 당시를 기준으로 피해자와 1년 정도 안 사이였으며 피고인보다 피해자와 더 가까운 사이여서 피해자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가 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피해자가 강간 피해를 당하였다는 피고인의 집은 좁은 원룸 형태이고, C은 피고인과 피해자가 있던 침대 바로 밑바닥에 있었던 점, C은 이 법정에서 피해자의 진술과 일치하여, 피고인이 등 긁어달라고 요청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이 있던 침대 위로 올라갔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코 고는 소리에 대해 ‘시끄럽잖아 뚱돼지’라고 말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C이 위와 같은 상황은 모두 경험하였으면서도 피고인의 강간 범행만 잠들어서 경험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은 이례적인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C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사정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C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이유에 대하여, C은 자고 있었고 술에 많이 취한 상태라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거나 ‘소문날까봐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고, 갑자기 살려줘 이러기에는 조금 그래서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다’, ‘C과 사이에 일이 많아서 도와 달라고 했다가 피고인과 같이 해코지할까봐 무서워서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다’는 등으로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당시 피해자는 C과 1년 정도 알았던 사이로, 새벽 4시경에도 C을 만나러 가기 위해 알게 된지 약 한 달밖에 되지 않은 피고인의 집에 갈 정도로 C과 가까웠던 것으로 보이는 점, C은 이 사건 내내 피고인과 피해자가 같이 있었던 침대 바로 아래 바닥에 있었던 점, 피고인의 집은 좁은 원룸 형태로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하면 C은 쉽게 도움을 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는 이 사건 당일 지인들에게 이 사건 피해를 입었다고 스스로 말하기도 하였으므로 소문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였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위 진술은 그 자체로 합리적이지 않아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피해자가 이 사건 당시 I, G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I에게 ‘피고인 집 좃같다, C 개년 다신 안 만난다, 따먹힐 뻔 했다, 집 존나 가고 싶은데 돈도 없고 걍 개븅신됐네’라는 메시지와 함께 C이 자는 모습을 사진 찍어서 보냈고(증거기록 451쪽 이하), G에게 ‘피고인 집 살려줘여 진짜. 자꾸 만져대고 하 빠져나가야 되는데 진심’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증거기록 453쪽). 위와 같이 피해자는 I, G에게 ‘피고인으로부터 강간 당했다’는 내용이 아니라 ‘강간 당할 뻔 했다’거나 ‘피고인이 만져댄다’는 내용의 메시지만을 보냈는바, 피해자의 이 사건 피해 진술은 객관적 자료와도 일치하지 않는다(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강간당했다는 사실이 소문으로 퍼질까봐 두려워서 위와 같은 내용으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도 주장하나, 피해자는 경찰 1회 진술에서 ‘피해 사실에 대해 이 사건 당일 오후 5시경 J에게, 오후 23시경 K에게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위와 같은 피해자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나. 사건 이후의 정황
1)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좁은 원룸 형태의 집에서 침대 바로 아래 바닥에 피해자와 친한 언니가 있었던 상황에서 피해자를 강간하였다는 것인바, 위와 같은 상황은 그 자체로 강간 피해가 발생하기에 이례적이다. 더욱이 피해자는 이 사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아침 9시에 친구 I를 피고인 집에 부른 뒤 피고인이 시켜준 떡볶이를 나누어 먹었고, 피고인 및 C, I 등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 12시 30분경에서야 피고인의 집을 나와 피고인이 태워준 차를 타고 학교로 갔다고 진술하는바, 위와 같은 피해자의 행동은 강간 피해를 입은 피해자의 것으로 보기에 수긍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또한 피해자는 이 사건 당일 피고인이 ‘잘가’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해 ‘조심히 가세요 오빠’라고 답장하였고, 피고인은 같은 날 저녁 9시경 피해자에게 ‘어디야’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증거기록 23, 24쪽). 피해자는 이 사건 발생일로부터 약 4일 뒤인 2023. 9. 19.경 피고인에게 ‘뭐해요 지금’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거나, 2023. 9. 20.경 ‘월요일에 (분류심사원에) 들어가는데 되면 편지 쓰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이러한 메시지 내용은 강간 범행을 저지른 자와 이에 대한 피해자의 대화로 보기 어렵다.
2) C, F는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과 관련하여 이들의 진술을 회유하려고 한 사실이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특히 F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2023. 9. 20.경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는 제가 피해자에게 빌려준 돈을 갚으라는 내용일 뿐 피해자의 진술 번복을 요구하는 내용이 아니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피해자가 이 사건 발생일로부터 한두 달 뒤에 갑자기 연락 와서 피고인으로부터 강간당했다고 했는데, 저는 이 사건 당일에도 피해자, 피고인과 같이 밥을 먹었고 그 후에도 같이 만나거나 놀기도 했어서 피해자에게 무슨 소리냐고 되물었다. 피해자는 친구들에게 피고인에게 강간당했다고 보낸 메시지를 엄마가 봐서 엄마가 신고한 것이라 했고, 이에 피해자에게 “너 빨리 취하 안하면 큰일난다. 너 원래 하던 대로 그렇게 소문내고 그러면 일이 커진다”고 말하였고, 피해자는 알겠다고 이야기했었다’고 진술하고 있다(증인 F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4 내지 8쪽). 피해자는 이 사건을 신고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경찰에서는 ‘당시에는 이런 내용은 신고가 안 되는 줄 알고 하려고 했는데 안했다’고 진술하였고, 이 법정에서는 위 진술은 ‘원래 강간이라는 게 피해자가 되게 심각하게 행동을 안했고, 신고도 바로 안했고, 그 상황에서 빠져나가지도 않아서 신고가 안 되는 줄 알았다’는 의미라고 진술하고 있으나[증인 B(가명)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8쪽], 앞서 본 것과 같은 이 사건 전후의 피해자의 행동이나 피고인에 대한 대응 등을 더하여 보면 위 진술 내용은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고 하면서도 그 즉시 신고하지 않은 이유로 납득할 만한 설명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