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
피고인 A, 피고인 C 및 피해자 D(여, 14세)은 서울 도봉구 E에 있는 ○○중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이고, 피고인 B은 무직으로, 피고인들과 피해자는 친구 사이이다.
피고인들은 2022. 1. 중순 일자불상 01:00경 피해자와 F, G가 함께 있는 서울 도봉구 H에 있는 피해자의 집에 찾아가, 거실에서 게임을 하며 술을 마신 뒤 피해자가 구토를 하고 방에 들어가자, 피해자가 수적으로 다수인 피고인들에게 쉽게 저항할 수 없고 도움을 요청할 보호자도 부재하는 상황을 이용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피고인 A과 유사성행위를 하도록 하기로 묵시적 공모하였다.
피고인 A은 피고인 B과 함께 피해자의 방에 들어가 '너는 쟤(피해자) 많이 따먹었잖아, 이번에는 내가 따먹게 해 줘'라고 말하고, 피고인 B은 'A아 좋은 시간 보내'라고 말하고 나가면서 방문을 닫고, 피고인 A은 피해자에게 'D아 오늘따라 예쁘다'고 말하고, 피고인 C은 피해자가 안방으로 와서 '같이 있어 달라'고 말하자 '애들이 장난치는 건데, 뭐 그런 걸로 예민하게 구냐, A이랑 같이 방에서 자라'고 말하고, 피고인 A은 안방으로 가 피해자의 손목을 잡고 작은방으로 데리고 가고, 피고인 B은 피해자를 작은방으로 밀어 넣은 뒤 'A아 좋은 시간 보내 파이팅'이라고 말하며 문을 닫았다.
계속하여 피고인 A은 작은방에서 바지를 벗으며 피해자에게 '사까시를 하라(성기를 빨라는 뜻)'고 요구하고, 피해자가 동생방으로 이동하여 침대 밑에 숨자 피고인들은 피해자를 찾아내어 피해자 방으로 다시 데려가고, 피해자가 재차 방 밖으로 나가려 하자 피고인 C은 피해자에게 '한 번만 더 도망치면 나랑 싸지박는다(몸싸움을 한다는 뜻)'고 말하며 피해자를 피해자 방으로 밀어 넣고, 피고인 B은 위 방에 들어가 피고인 A에게 'A아 네 얼굴만 모자이크 처리하고 D 얼굴만 나오게 촬영해서 동영상 올리면 1명당1,000원이야, 우리 돈 많이 벌 수 있어'라고 말하고, 피고인 A은 피해자에게 '빨리 사
까시 해, 씹할 년아 빨리 하라고, 너 이 동네에서 어떻게 다니려고 그러냐'고 말하며 바지를 벗고 두 손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잡은 뒤 피해자의 입에 피고인의 성기를 넣고 흔들어 사정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위력으로써 아동·청소년인 피해자의 구강에 피고인 A의 성기를 넣는 행위를 하였다.
2. 관련 법리
가.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도3722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인이 일관하여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공소사실을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로 피해자의 진술이유일한 증거인 경우, 이를 근거로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과 타당성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정황과 경험칙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고, 피고인의 무죄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도21231 판결, 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9도6576 판결 등 참조).
3. 판단
가. 피해자는 수사기관, 학교폭력위원회 및 이 법정에서 피해사실에 관하여 진술하였는데, 피해자의 진술은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고 큰 틀에서 어느 정도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이 사건 범행 당시 피해자의 집에는 I도 함께 있었는데 피해자는 I을 제외한 피고인들만 범행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 피해자는 친하게 지내던 F, J에게 이 사건 피해를 당하였다고 이야기했을 뿐만 아니라 당시 피고인 A의 여자친구로서 피고인 측이었던 K에게도 이를 알린 점, 이 사건 범행 당시 피해자의 입에 성기를 넣은 적이 없다는 피고인 A의 진술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 거짓반응으로 판정된 점,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자신의 집에 피고인들이 오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피해자의 집에 찾아가고 피고인 A은 2022. 1. 19. 피해자의 집에서 난동을 부리기도 하는 등 피고인들이 평소 피해자에게 다소 강압적으로 행동하였던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당시 피고인 A과 피해자 사이에 피해자의 진의에 의하지 않은 유사성행위가 있었고, 피고인 B, C은 피고인 A의 편에 서서 그 행위가 용이하게 이루어지도록 동조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기는 하다.
나.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취지의 피해자의 진술에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충분한 신빙성과 증명력이 있다고 볼 수 없고, F의 경찰 1회 조사와 공동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회의 당시 각 진술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려우며, J의 증언은 피해자의 말을 들었다는 전문진술에 불과하여 독립적인 증거가치가 없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내용으로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위력으로써 피해자의 구강에 피고인 A의 성기를 넣는 행위를 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1)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다음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위력에 의한 유사성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필요한 중요 부분에 있어 그 진술이 일관되지 못하고, 객관적 사정이나 제3자의 진술과 모순되는 내용도 있으며, 한편 그와 같은 진술의 변경이나 차이가 단순히 시간의 흐름에 따른 기억의 오류라거나 지엽적인 사항에 불과하다고 보이지는 않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의 피해자의 진술은 이를 그대로 믿을 수 없다.
가) 유사성행위가 이루어진 시점
(1) 피해자는 2022. 2. 22. 경찰에 'C이랑 B, A이 2~3주 전 밤에 우리집에 와서 있다가, A이 술 먹자고 해서 C이 술을 사와서 술을 먹고, 술게임을 하다가 C이 술을 먹였다. 더 이상 못 먹을 것 같아서 방에 가서 누워있었는데, A이 갑자기 들어와서 이쁘다고 하면서 애들한테 다 나가라고 하고, B이 알겠다고 하고 밖에 문을 잡고 있었고, A이 자기 사까시하라고 해서 강제로 하다가 도망쳤는데 B이랑 C한테 잡혔다. C이한 번만 더 나오면 자기랑 싸지박는 거라고 다시 방에 넣고, A이 강제로 하고 있다가 B이 들어와서 이거 영상 찍어서 올리면 돈 많이 받는다고 A한테 니 얼굴 안 나오고 D만 나오게 찍어서 올린다고 하다가 A이 방해된다고 나가라 해서 B이 나가고, A이 그렇게 하고 나갔다'고 기재한 진술서를 제출하였다. 이에 의하면, 피고인 A이 피해자를 상대로 유사성행위를 하던 중 피해자가 도망쳤고, 다시 붙잡혀서 방에 들어간 뒤에도 피고인 A이 피해자를 상대로 유사성행위를 계속하였다는 것이 된다.
(2) 그런데 피해자는 2022. 3. 10. 경찰 1회 조사에서 'A이 바지를 벗으려고 하며 저에게 사까시를 하라고 했다. 그래서 제가 동생방으로 도망쳐 침대 밑에 숨었는데 피고인들이 저를 찾으러 왔고 A이 제 발목을 잡고 끌어내 제 방으로 데려갔다. 다시 도망치려고 했는데 C이 저를 발견하고 "한 번만 더 도망치면 나랑 싸지붙는다"라고 하며 저를 방에 집어넣었다. 무서워서 그냥 방에 가만히 있었는데 A이 바지를 내리려고 준비하며 저에게 다가와 "빨리 사까시해", "씨발년아 빨리하라고"라며 위협적인 말투로 이야기하였다. A이 바지를 내리고 제 머리를 두 손으로 잡고 성기 쪽으로 제 얼굴을 밀어 넣어 제가 싫다고 계속 머리랑 몸을 뒤로 하며 버텼는데, A이 "씨발년아 너 이 동네에서 어떻게 다니려고 그러냐"라며 협박을 했고, 제 입에 억지로 본인의 성기를 넣어 강제로 제 머리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행위는 1번만 하였고, 시간은 5분 정도였던 것 같다'고 진술하였다. 즉, 피해자가 도망쳤다 붙잡혀서 다시 피해자의 방으로 돌아갔을 때 유사성행위를 한 번 당하였다는 것이다.
(3) 그 이후 이루어진 학교폭력위원회나 경찰 조사에서도 도망쳤다가 붙잡힌 다음 유사성행위를 당하였다고 진술하다가, 2023. 8. 14. 이 법정에서 피고인 A의 변호인으로부터 위와 같이 진술이 변경되었다는 점을 지적받자, 'A이 먼저 강제로 해서 하고, 제가 도망쳐서 다시 잡혀서 한 것까지 1번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하였다. 즉, 피해자의 진술은 도망 전후로 유사성행위를 당하였다는 것으로 재차 변경되었다.
(4)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기억이 조금씩 불분명해지고 세부적인 정황 사실들에 대한 진술이 달라질 수 있음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범행의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사항인 피해사실 자체에 관한 진술의 주요 내용이 수차례 변경되는 것은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나) F과 G 관련 언급
(1) 피해자는 2022. 2. 22. 경찰에 진술서를 제출한 이래 2022. 3. 10. 경찰 1회 조사가 이루어지고 2022. 4. 7. 학교폭력위원회에 확인서를 제출할 때까지 당시 피해자의 집에 F, G가 있었다는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다가, 2022. 6. 21. 경찰 2회 조사에서 처음으로 이들도 함께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진술이 추가된 경위에 관하여 피해자는 'F과 G가 방에 조용히 있어서 의식하지 못했다'고 설명하였다.
(2) 그러나 피해자는 같은 진술 기회에 '저는 A을 피해 방에서 도망나온 후 동생방에 있던 F에게 가 "A이가 자꾸 몸 만지고, 옷을 벗기려고 한다"고 이야기를 하며 도와달라고 했다', '피해를 당한 뒤 화장실에서 씻고나와 동생방으로 가서 F과 함께있던 G에게 나가라고 한 다음(이 법정에서는 G도 함께 있었고 피해사실을 들었다고 하여 진술을 번복하기도 하였다) F에게 "나는 싫다고 했는데 A이 강제로 내 얼굴을 잡고 3번 빨게 했고, A이 싸고, 나는 토했다"고 이야기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가 당시 받았을 충격이나 상황의 긴박함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했던 상황이나 피해를 당한 직후 이를 토로한 상황은 피해자가 충분히 기억할 만한 특징적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사건 초기 진술에서 이를 누락하였고, 그 이유에 관하여 이들이 방에 조용히 있어서 깜빡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3) G는 수사기관에서, '저는 F과 작은방(동생방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에 들어가서 자려고 누웠는데, D이 들어와서 제가 잠에서 깬 적은 있던 것 같다. 그러나 피해자가 방에 왜 들어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피해자가 피고인들을 피해 다급하게 들어오거나 한 것 같지는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어긋나는 피해자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다) 그 밖의 사정
(1) 피해자는 경찰에서 피고인 A으로부터 유사성행위를 당할 때 하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이를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던 것으로 보인다. 방 3개, 거실 겸 주방 1개, 화장실 1개로 구성된 피해자의 집 규모와 구조에 비추어, 피해자의 위 진술은 믿기 어렵다.
(2) 범행 후 피고인 C이 잠을 잔 방에 관하여, 피고인들과 I은 일치하여 피해자의 동생방이라고 진술하였다. 반면, 피해자는 2022. 3. 10. 경찰 1회 조사에서는 I과 함께 동생방에서 잤다고 하였다가, F, G의 존재를 언급하기 시작한 2022. 6. 21. 경찰2회 조사에서부터는 자신과 함께 본인의 방에서 잤다고 진술을 변경하였다. 진술 번복 경위가 석연치 않은데다가, 변경 후 진술과 같이 피해자가 피고인 C과 함께 자신의 방에서 잔 것이 사실이라면 피해자가 과연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내용의 피해를 입은것인지 의문이 든다.
(3) I은 2022. 6. 2. 공동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피해자의 집 안방에서A, B과 함께 잤다. 피해자가 아침에 깨우러 왔는데 A이 안 일어나자 A의 등 위에 올라타서 흔들기도 하고 등을 때리기도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이 법정에서도 '등에 올라타서 흔들면서 때리고, "씨발 새끼야"라고 욕하면서 깨웠다'고 증언하였다. 피해자 역시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 'A이 안 일어나자 침대에 올라가 흔들면서 깨우고 빨리 일어나라고 팔을 잡아끌었다'고 진술하였다.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 본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피해자의 행동 양상을 유사간음 피해를 입은 이후의 태도로 보기에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4) 피해자가 이 사건 피해를 당한 후 피고인 A, B에게 이 사건 범행을 문제삼았다고 볼 만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고, 피고인 C에게는 피해를 당한 직후 '너는 같은 여자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 나 당하는 거 알고 있지 않았냐'고 하면서 항의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K는 이 법정에서 사건 발생 후 얼마 뒤 피고인 C, 피해자, F과 자신이 피해자의 집에서 만난 자리에서 '피해자가 C에게 "깨웠는데 왜 안 일어났냐, 왜 자신을 도와주지 않았냐"고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F도 이 법정에서 같은 취지로 증언하였다. K, F의 일치하는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가 범행을 당할 때 피고인 C은 자고 있었다는 것이므로, 이에 반하여 피고인 C이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하였다거나 범행 후 피고인 C에게 항의하였다는 취지의 피해자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5) F은 2022. 2. 24. 피고인 A 측으로부터 요청을 받아 피고인 A과 일행들이 있는 L PC방이 있는 곳으로 피해자를 데리고 갔고, 피해자는 그곳에서 이 사건을 신고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 A, M으로부터 폭행 피해를 당하였다. 피해자는 2022. 12. 2.경찰 3회 조사에서, 피고인 A으로부터 보복폭행을 당한 후 F에게 너무 실망하여 F의 연락을 받지 않고 만나지도 않고 있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피해자의 법정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가 이 사건 발생 당시 피고인 A을 피해 방에서 도망나온 후 동생방에 있던 F에게 가 도움을 요청하였으나 F은 딱히 도와주지 않았다는 것임에도, 피해자는 위 보복폭행을 당하기 전까지는 F과 절친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력에 의한 유사간음이라는 상대적으로 더 큰 범죄 피해를 당할 당시 피해자의 도움을 외면하였던 F과 계속 절친한 사이를 유지하다가 위 보복폭행을 당한 후 F에게 실망하여 만나지 않게 되었다는 피해자의 태도에는 모순적인 측면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라) 신고 경위
J는 이 법정에서 피해자의 요청을 받아 이 사건을 신고하였다고 진술하였다.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이 사건이 형사사건으로 진행됨에 따라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게 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 피해자는 2022. 12. 2. 경찰 3회 조사 당시, '제가 J 언니한테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것을 말한 적이 있는데, 언니가 학교경찰관과 이야기를 하다가 제 이야기를 하여 신고가 된 것이다'라고 하여, J가 스스로 신고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실제로도 이 사건은 학교경찰관이 가출팸 해체를 위하여 피해자 등 대상 청소년 7명을 면담하던 중 가출팸 구성원인 J로부터 피해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성폭력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이에 피해자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면서부터 조사가 시작되었다.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피해자가 J에게 신고를 해달라고 요청하였다기보다J가 학교경찰관과 상담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판단에 따라 이 사건을 알렸다고 봄이 자연스럽다.
(2) 피해자는 이 사건 발생 직후 학교나 수사기관 등에 신고하지 않았다. 그 이유에 관하여 피해자는 2022. 12. 2. 경찰 3회 조사에서 '그냥. 저는 애들과 얼굴을붉히기 싫고, 같은 동네라서 계속 볼 건데 그것도 좀 불편했고, 엄마가 알면 혼날 것이고, 어차피 신고해도 항상 그랬듯이 애들이 말을 맞추면 증거도 없어서 처벌받기 힘들것 같아서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고, 이 법정에서도 유사하게 진술하였다. 그 후 이러한 사정에 별다른 변경사항이 없었음에도, 피해자가 2022. 2. 22.경 갑자기 이 사건을 자의로 신고하였다고 보기에는 의문이 남는다.
(3)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의 진술은 과장되었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피해자는 2022. 1. 19. F, G, K, 피고인 C과 함께 자신의 집에 있었는데, 피고인 A이 남자 일행들과 찾아와서 약속했던 것과 달리 시끄럽게 굴었고, 이에 피해자가 나가라고 하자 피고인 A이 강아지 사료와 간식 등을 집안에 뿌리면서 소란을 피워 다투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고, F, K는 이 법정에서 위 다툼 이후에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범행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하였다. 여기에 '피해자가 2022. 2. 24. LPC방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이 사건은 거짓인데 A이 집을 어지럽히고 친구들을 데려와 짜증나서 신고한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진술한 F의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의 진술, F과 N의 페이스북 메시지 내용을 보태어 살펴보면, 피해자는 2022. 1. 19.자 사건으로 화가 나, 그 무렵 발생한 이 사건에 관하여 J, F, K 등 지인들에게 과장된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4) 피해자가 2022. 2. 22.경 자의로 이 사건을 신고에 이르도록 것이라면, 불과 이틀 만인 2022. 2. 24. F에게 이 사건은 거짓이라고 스스로 밝힌 이유가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피해자가 지인들에게 이 사건을 과장하여 이야기하였는데, J가 그 말을 그대로 믿고 이 사건을 신고함에 따라 피해자의 의도와 다르게 이 사건이 형사사건으로 진행되자 피해자는 불안한 마음에 당시 절친했던 F에게 사실을 털어놓았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2) F 진술의 신빙성
가) 변경 전 진술의 신빙성
F은 2022. 5. 17. 경찰 1회 조사, 2022. 6. 2. 공동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조사 당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진술을 하였으나,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F의 위 각 진술은 믿을 수 없다.
(1) F은 '피해자가 7~8번 정도 자신의 방에서 도망쳐 저에게 와서 A이 자꾸몸을 만지고 옷을 벗기려고 한다면서 도와달라고 하였다. 그런데 피해자가 도망 나오면 B, C이 욕하고 협박하면서 A이 있는 피해자의 방으로 피해자를 밀어넣었고, A도 나와서 피해자를 데리고 들어갔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와 F은 이 사건 당시 상당히 친한 사이였다. F이 이 사건 당시 피해자로부터 도와달라는 말을 듣고 그 진술과 같은 장면을 목격한 것이 사실이라면, 급박한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밖으로 나가거나 또는 남자친구인 G를 깨우거나 전화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자연스러움에도 F이 이러한 행동을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2) 피해자는 2022. 2. 22. 경찰에 진술서를 제출한 이래 2022. 3. 10. 경찰 1회 조사가 이루어지고 2022. 4. 7. 학교폭력위원회에 확인서를 제출할 때까지 당시 피해자의 집에 F, G가 있었다는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는 피해자가 충분히 기억할 만한 특징적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떠올리지 못했다는 것은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3) 피고인들은 F, G가 피해자의 집에 있었다가 새벽에 귀가하였으므로 피해자가 F에게 도와달라고 한다거나 F이 이 사건 범행을 목격할 수 없던 이상, 이에 반하는 피해자와 F의 진술은 믿을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피고인 B은 2022. 4. 1. 경찰 1회 조사에서, 이 사건 당시 피해자의 집에 갔을 때 F, G가 이미 그곳에 있었다고 하면서도 아침에 일어났을 때의 상황에 관해서는 이들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존재만 언급하였다. 피고인 B의 진술은 피해자가 동생방으로 가서 F에게 도움을 요청하였고 피해 직후 이를 알렸다는 등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F과 피해자의 진술이 있기 전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피고인들의 주장이 보다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나) 변경 후 진술의 신빙성
F은 2023. 2. 8. 경찰 2회 조사 및 이 법정에서 앞선 진술을 번복하였는데,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F의 번복 전 초기 진술보다 변경된 진술을 보다 신빙할 수 있다.
(1) F은 이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경위에 관하여, '피해자로부터 부탁을 받아 피해자로부터 들은 내용을 진술하였다. 그런데 양심에 찔리기도 했고, 사건 발생 후10개월 정도 지난 후에 N가 물어보길래 솔직하게 얘기를 했다'고 진술하였다. F은 자발적으로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보인다.
(2) F과 피해자의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F은 이 법정에서 증언하기 전에 선서를 하였고, 증언 과정에서 검사로부터 위증 처벌의 경고를 거듭 받았다. F이 위증죄 처벌의 위험을 감수하고서까지 피고인들을 위하여 허위 진술을 할 동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들이 무죄판결공시취지의 선고에 동의하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무죄판결의 이유는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