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재판에서 선고된 형량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생각하여 상급법원에 불복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법원이 양형을 결정하면서 기소되지 않은 다른 사정들을 고려한 경우, 이것이 부당한 양형인지 아니면 위법한 양형인지가 문제됩니다.
이 글에서는 양형 과정에서 고려된 사정들이 적법한지에 대한 법리와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양형조건으로 참작할 수 있는 사정의 범위
형법 제51조는 법원이 형을 정할 때 고려해야 할 양형조건들을 규정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범인의 성행,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이 포함됩니다.
| 형법 제51조(양형의 조건) 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다음 사항을 참작하여야 한다. 1.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2. 피해자에 대한 관계 3.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4. 범행 후의 정황 |
법원은 이러한 양형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인 형량을 결정하게 되는데, 이때 참작하는 사정들은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만약 법원이 증명되지 않은 사정을 핵심적인 형벌가중 사유로 삼아 형을 선고한다면, 이는 단순한 양형부당을 넘어 죄형균형의 원칙이나 책임주의 원칙을 침해하는 위법한 양형판단이 될 수 있습니다.
양형부당과 양형위법의 구별
양형부당은 법원이 형을 정함에 있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하지는 않았으나 구체적인 형량이 다소 무겁거나 가벼운 경우를 의미합니다.
반면 양형위법은 법원이 기소되지 않은 별개의 범죄사실을 사실상 처벌하는 것과 같은 실질에 이를 정도로 위법한 양형을 한 경우를 말하며, 이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상고심에서 양형의 부당성을 다투기 위해서는 단순히 형이 무겁다는 주장이 아니라, 양형 과정 자체에 법리적 위법이 있었음을 주장해야 합니다.
2. 양형부당 상고의 제한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는 경우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83조(상고이유) 다음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원심판결에 대한 상고이유로 할 수 있다. <개정 1961.9.1, 1963.12.13> 1.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ㆍ법률ㆍ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있는 때 2. 판결후 형의 폐지나 변경 또는 사면이 있는 때 3.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 4.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있어서 중대한 사실의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때 또는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 |
구체적으로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상고가 허용되며,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경우에는 형이 무겁다는 이유만으로는 상고할 수 없습니다.
이는 상고심의 부담을 경감하고 사건의 조속한 확정을 도모하기 위한 입법 취지에 따른 것이므로, 피고인은 자신의 사건이 양형부당 상고가 가능한 범위에 해당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3. 이 사건의 내용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1심에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도 원심판결이 유지되자 대법원에 상고하였습니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원심이 양형을 결정하면서 형법 제51조의 양형조건에 포섭되지 않는 별도의 범죄사실에 해당하는 사정을 핵심적인 형벌가중 사유로 삼았다고 주장하였으며, 이는 기소되지 않은 범행을 추가로 처벌한 것과 같아 죄형균형의 원칙 및 책임주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다투었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원심의 양형이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도 함께 제기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먼저 원심이 양형의 이유로 열거한 사정들이 형법 제51조에 규정된 범인의 성행, 범행의 동기 등에 해당하며, 이러한 사정들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력을 갖춘 증거에 의하여 증명되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원심이 이러한 사유들을 양형에 참작한 것이 기소되지 않은 별개의 범죄사실을 추가로 처벌하는 것과 같은 실질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으며, 죄형균형의 원칙이나 책임주의 원칙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한편 대법원은 피고인에게 선고된 형량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형이 무겁다는 취지의 양형부당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 대법원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사실심법원이 피고인에게 공소가 제기된 범행을 기준으로 그 범행의 동기나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의 형법 제51조가 정한 양형조건으로 포섭되지 않는 별도의 범죄사실에 해당하는 사정에 관하여 그것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력을 갖춘 증거에 의하여 증명되지 않았음에도 핵심적인 형벌가중적 양형조건으로 삼아 형의 양정을 함으로써 피고인에 대하여 사실상 공소가 제기되지 않은 범행을 추가로 처벌한 것과 같은 실질에 이른 경우에는 단순한 양형판단의 부당성을 넘어 죄형균형의 원칙 또는 책임주의 원칙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 것이 되므로, 그 부당성을 다투는 피고인의 주장은 사실심법원의 양형심리 및 양형판단 방법의 위법성을 지적하는 취지로 보아 적법한 상고이유로 평가될 수 있음(대법원 선고 2008도1816 판결 및 대법원 선고 2023도7660 판결 등 참조)은 변호인이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다. 그러나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양형의 이유로 열거한 사정들은 형법 제51조에 양형의 조건으로 열거된 사유 중 범인의 성행, 범행의 동기 등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력을 갖춘 증거에 의하여 증명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사유를 참작한 원심판단이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기소되지 아니한 별개의 범죄사실을 추가로 처벌하는 것 등과 같은 실질에 이르러 양형판단의 부당성을 넘어 죄형균형의 원칙 또는 책임주의 원칙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기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원심의 양형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양형부당 상고이유에 해당한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따르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숙희(재판장) 노태악(주심) 서경환 노경필 |
4. 결론
양형 관련 쟁점은 법리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미묘한 판단을 요구하므로, 당사자가 혼자서 적법한 상고이유를 구성하고 법원을 설득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양형부당과 양형위법을 구별하고, 구체적인 증거관계를 검토하여 법리적 주장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형사전문 변호사의 전문적인 법률 지식과 경험이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이 사건과 같이 양형의 적정성에 다툼이 있는 경우,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