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업무상배임미수 무죄, 배임의 고의 부재로 이끌어낸 판결 – 송파 배임변호사

재단법인이나 법인 내부의 분쟁 과정에서 이사장 또는 직무대행자의 행위가 업무상 배임죄로 문제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재단법인의 이사장 직무대행자가 소송 취하를 이유로 업무상배임미수로 기소되었다가 무죄를 선고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업무상 배임죄의 성립요건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재산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업무상 배임죄란 무엇인가

배임죄의 기본 구조

업무상 배임죄는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에 규정된 범죄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끼치고 자기 또는 제3자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는 범죄입니다.

형법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②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업무상 배임죄의 미수는 형법 제359조에 의해 처벌되며, 기수와 비교하여 형을 감경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59조(미수범) 제355조 내지 제357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따라서 실제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손해를 가하려는 행위가 있었다면 미수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주관적 요건인 배임의 고의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객관적 요건 외에도 주관적 요건으로서 배임의 고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배임의 고의란 임무에 위배한다는 인식과 함께,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고의는 행위자가 부인하는 경우,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입증할 수밖에 없으며, 이때 간접사실 해당 여부는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배임의 고의와 단순 판단 착오의 구별

담당자가 본인 조직의 이익을 위한다는 나름의 판단과 신념을 가지고 행위한 경우라면, 결과적으로 그 행위가 잘못된 판단이었다 하더라도 배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배임의 고의는 단순한 업무 판단 실수나 과실과는 구별되어야 하며, 이를 혼동하면 정상적인 업무 수행자를 범죄자로 만드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검사 측은 피고인의 행위가 단순한 업무 판단의 범위를 넘어 본인에게 손해를 입히려는 인식이 있었음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해야 합니다.

2. 이 사건의 사실관계

재단법인 토지를 둘러싼 분쟁의 경위

재단법인 B는 수십 년에 걸쳐 서울 동작구 소재 11필지 토지에 관한 복잡한 매매 분쟁을 겪어 왔으며, 결국 조정을 통해 L 측에 해당 토지를 매도하고 총 620억 원을 수령하였습니다.

그런데 이후 재단법인 내부에서 이사진 구성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하였고, 후임 이사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결정으로 인해 전임 이사장인 피고인이 이사장 직무대행자로서 재단법인을 대표하게 되었습니다.

피고인은 직무대행자 지위에서 위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의 소 및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하였습니다.

소송 취하의 경위

피고인은 소송이 계속 중이던 2014년 8월,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채 변호사를 통해 위 가처분신청 취하서 및 집행해제 신청서, 소취하서를 법원에 제출하였습니다.

피고인이 취하를 결심한 데에는, 재단법인이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결국 토지를 L 측에 이전해야 할 의무가 있고, 소송을 계속 유지하다가는 오히려 재단법인이 L 측으로부터 손해배상 책임을 추궁당할 수 있다는 나름의 판단이 작용하였습니다.

한편 상대방인 E은 소취하에 동의하였으나, 기존 소송대리인이 기일지정신청을 하여 결국 소취하의 효력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3. 법원의 판단

배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

법원은 여러 간접사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피고인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재단법인의 구·신 이사진 모두 이미 해당 토지를 L 측에 처분하는 것 자체에는 동의한 상태였으며, 피고인 본인도 해당 이사회결의에 직접 참가하여 그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또한 재단법인이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L 측에 수령한 매매대금을 반환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당시 재단법인의 재정 상태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었습니다.

법원의 직무대행자도 같은 판단을 한 점

법원이 선임한 O의 직무대행자인 변호사 S도 소송을 유지하는 것이 재단법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동일하게 소취하서를 제출하였고, 법원 역시 이를 허가하였습니다.

나아가 법원이 선임한 특별대리인 V도 항소심 패소 이후 상고를 제기하였다가 곧 취하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정은 피고인의 소취하 결정이 배임의 의도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재단법인의 이익을 위한 나름의 합리적 판단에 기초한 것이었음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정황입니다.

무죄 선고

법원은 피고인이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채 소취하를 진행한 것은 사실이나, 이것만으로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추단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배임의 고의를 가지고 소취하를 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법원은 피고인에게 업무상배임미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2009. 4. 30.부터 2012. 5. 22.까지 재단법인 B의 이사장을 역임한 이후 후임 이사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결정으로 인하여 직전 이사장인 피고인이 이사장직을 대행하게 되었다.
재단법인 B에서는 정관 17조 4호에 따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서울 동작구 C 등 별지 부동산목록 기재 11필지 부동산은 원래 재단법인 B의 소유였는데 D(주)에서 관리신탁을 하다가 E(주)로 명의이전 되었으나 실질적인 소유자는 재단법인 B라는 취지로, 2014. 4. 24.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위 부동산에 대해 수탁자인 E(주)를 상대로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하고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피고인은 이사장 직무대행자로서 위 소송대표의 자격으로 소를 제기하였고, 2014. 7. 30. 위 법원에서 15억 6천만 원 공탁조건으로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 결정이 내려졌다.
이러한 경우, 피고인은 재단법인 B의 이사장 직무대행자 신분이며 소송에 있어 원고 대표의 자격으로 소송의 유지 및 승소를 위해 최선을 다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4. 8. 28. 위 정관규정에 따른 이사회의 결의 없이 임의로 소송대리인인 변호사로 하여금 재단법인 B에서 제기한 위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신청에 대해 신청취하 및 집행해제신청서를 위 법원에 접수하게 하고, 위 소유권이전등기의 소에 대한 취하서를 위 법원에 접수하게 하여, E(주)로 하여금 위 부동산가액(과세표준액 15,724,128,020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재단법인 B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려고 하였으나, 재단법인 B에서 소송대리인을 통하여 위 소취하의 효력을 다투며 기일지정신청을 하여 위 소취하 및 신청취하, 집행해제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친 것이다.
2.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가. 주식회사 F과의 매매계약
1) 재단법인 B(이하 'B'라 한다)는 1996. 12. 7. 기본재산인 서울 동작구 C 등 별지 부동산목록 기재 11필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를 비롯한 B 소유 토지 중 일부를 처분하기로 결의하고, 1997. 7. 19. 당시 주무관청인 문화체육부장관으로부터 기본재산처분승인을 받았다.
2) B는 1997. 8. 21.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에 이 사건 토지와 서울 동작구 G 임야 18,971m², H 임야 6,819m², I 임야 1,243m²(이하 이 사건 토지와 통칭할 경우 '이 사건 토지 등'이라 한다)를 매도하고, 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
3) B는 2000. 8. 2. F와의 매매계약은 당시 대표자이던 이사장 J의 배임행위에 해당하고, F가 이에 적극 가담하였으므로, 위 매매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F를 상대로 이 사건 토지 등에 관한 F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0가합55978호).
나. K과의 매매계약
1) B는 F와의 소송 진행 중이던 2003. 5. 9. K에게 이 사건 토지 등과 별지 부동산목록 기재 순번 1, 4, 5, 7, 8, 9에 표시된 지번의 각 토지 중 F에게 매도하지 않았던 각 나머지 지분(이하 '이 사건 나머지 토지 지분'이라 한다)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2) 그러나 B와 K 사이에 계약이행에 관한 다툼이 생겨 K은 B를 상대로 이 사건 토지 등과 이 사건 나머지 토지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조정신청을 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3머3191호).
3) 위 조정절차에서 2003. 5. 28. 'F와의 소송이 진행 중이던 이 사건 토지 등에 관하여는 B의 승소가 확정되면 그 확정일부터 2개월 내에 K과 사이에 매매대금을 평당 216만 원으로 정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나머지 토지 지분에 관하여는 2003. 6. 5. 매매가 성립한 것으로 본다'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되었다.
4) B는 2003. 7. 31. 위 조정취지에 따라 K에게 이 사건 나머지 토지 지분에 관하여 2003. 6. 5.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
다. 주식회사 L과의 매매계약
1)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03. 10. 15. B가 F를 상대로 제기한 위 2000가합55978호 사건에서 B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 토지 등에 관한 F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를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항소(서울고등법원 2003나76898호)와 상고(대법원 2004다56783호)를 거쳐 2005. 7. 28. 그대로 확정되었다.
2) 이 사건 토지가 포함된 상도동 일대에서 아파트건설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주식회사 L(이하 'L'이라 한다)은 2005. 5. 7. K과 사이에, 이 사건 나머지 토지 지분 및 K이 위 조정에 의해 B에 대하여 가지는 이 사건 토지 등에 관한 매수청구권을 매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3) B의 F에 대한 소송이 확정되어 F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기에 이르자 L은 B에 이 사건 토지 등에 대한 소유권이전을 요구하였으나 대금관계로 다툼이 발생하였고, 이에 L은 2005. 12. 21. B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의 소(서울중앙지방법원 2005가합115615호)를 제기하였다.
4) L은 2006. 12. 29. 이 사건 나머지 토지 지분에 관하여 위 K과의 2005. 5. 7.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5) L이 B를 상대로 제기한 위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가합115615호 소송절차에서 2007. 7. 26. B와 L 사이에 'B는 L으로부터 매매대금 550억 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L에 이 사건 토지 등에 관하여 2007. 7. 25.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한다'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되었다.
6) 이에 따라 B는 2008. 3. 31. L에 이 사건 토지 등에 관하여 2007. 7. 25.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고, 그 무렵 위 550억 원을 지급받았다.
7) L은 이 사건 토지 등에 관하여 2008. 3. 31. 이후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에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고, D은 2009. 4. 30. E 주식회사(이하 'E'이라 한다)에 수탁자경질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L과 위 자산신탁회사들을 통칭할 경우 이하 'L 측'이라 한다).
라. B와 L 사이의 분쟁
1) B는 위와 같이 2008. 3. 31. L에 이 사건 토지 등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줄 당시 기본재산 처분에 관한 주무관청의 허가를 증명하는 서면으로 동작구청장의 2006. 8. 21.자 통보서를 첨부하였다. 그런데 B는 위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후'위 동작구청장의 통보는 기본재산처분에 관한 주무관청의 유효한 허가가 될 수 없으므로, 위 소유권이전등기는 기본재산처분허가 없이 이루어진 무효의 등기'라고 주장하면서 재차 B와 L 측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였다.
2) B는 2011. 11. 11. 기본재산인 이 사건 토지 등의 처분의 건, 위 처분에 따른 정관변경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하여 이를 승인하는 내용의 이사회결의(이하 '이 사건 이사회결의'라 한다)를 하고, 2011. 12. 23. L과 사이에, L이 B에 70억 원을 지급하는 대신, B는 주무관청에 정관변경허가신청을 하고 2007. 7. 25.자 매매계약을 추인하며, 약정이 모두 이행된 경우 B는 L에 대하여 이 사건 토지 등에 관해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B는 이 사건 약정에 따른 70억 원을 2012. 10. 29. 까지 모두 지급받았다.
마. B 내부의 분쟁
1) B의 이사장이던 피고인을 포함한 이사 9명 중 M, N를 제외한 7명의 임기가 2012. 5. 1.을 기하여 만료되었다. B는 2012. 5. 1.자 연석회, 2012. 5. 22.자 연석회 및 같은 날자 이사회의 각 결의를 통하여 7명의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하였고, 그 중 O이 B의 새로운 이사장으로 선출되었다.
2) 피고인을 비롯한 기존 이사들 중 일부가 2012. 6.경 위와 같은 각 선임결의들은 절차적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카합1457호로 직무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선임 가처분신청을 하였다.
3) O 등 B의 신 이사진은 2012. 11. 21. 기본재산인 이 사건 토지 등의 처분의 건, 위 처분에 따른 정관변경의 건, 위 각 안건에 대한 결의서 채택의 건을 이사회 안 건으로 상정하여 이를 각 결의한 후 이에 따라 2012. 11. 28. 동작구청장에 정관변경허가를 신청하였다. 동작구청장은 2012. 12. 11. B의 기본재산처분에 관한 정관변경을 허가하였다.
4) 피고인 등 B의 구 이사진이 신청한 위 직무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선임 가처분신청 사건의 항고심은 2013. 12. 16. 본안(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65524호) 판결 확정시까지 신임 이사장 O을 포함한 위 연석회 및 이사회에서 선임된 신임이사들의 직무집행을 정지하되, 임기가 만료된 전임 이사장 내지 이사는 B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후임 이사장 내지 이사가 선임될 때까지 종전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직무대행자선임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서울고등법원 2013라10호).
바. B의 E을 상대로 한 제소 및 취하
1) 피고인은 위 가처분결정 취지에 따라 B의 직무대행자 지위에서 B를 대표하여 법무법인(유한) P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한 후 E을 상대로, 기본재산처분에 관한 2012. 11. 21.자 정관변경결의와 이를 전제로 한 2012. 12. 11.자 동작구청장의 기본재산처분에 관한 정관변경허가는 절차적 하자가 있어 모두 무효이므로,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는 B임을 전제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① 2014. 4. 24.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의 소(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가합528312호, 이하 '이 사건 소'라 한다)를 제기하고, ② 2014. 7. 8.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신청(서울중앙지방법원 2014카합80546호, 이하 '이 사건 신청'이라 하고, 이 사건 소와 통칭할 경우 '이 사건 소 등'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4. 7. 30. 일정액의 담보제공을 조건으로 이 사건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다.
3) 그런데 피고인은 2014. 8. 28. 변호사 위대훈을 B의 소송대리인으로 추가 선임한 후 변호사 위대훈으로 하여금 같은 날 이 사건 신청취하서 및 집행해제 신청서를 제출하게 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소송이 계속 중이던 2014. 8. 28. 법무법인 (유한) P을 B의 소송대리인에서 해임하고 변호사 위대훈을 B의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한 후 변호사 위대훈으로 하여금 같은 날 소취하서를 법원에 제출하도록 하였다. E은 같은 날 이에 동의한다는 소취하 동의서를 제출하였다.
4) 그러나 이 사건 소 등의 제1심 법원은 '이 사건 소 취하행위는 직무대행자에 불과한 피고인의 권한 범위를 넘는다'는 이유로 위 각 취하의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법무법인(유한) P의 2014. 8. 29.자 기일지정신청을 받아들였다.
5) 이 사건 소의 제1심 법원은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동작구청장의 2012. 12. 11.자 기본재산처분에 관한 정관변경허가 및 그 전제인 2012. 11. 21.자 정관변경결의는 무효'이고, 그 전에 있었던 2011. 11. 11.자 이 사건 이사회결의에 의하여 적법한 기본재산처분 및 정관변경결의가 있었다는 E의 주장에 대하여는 '결의 내용을 해석해 보면, 이 사건 결의에는 기본재산처분결의를 넘어 정관변경결의까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2014. 10. 8. B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또한 이 사건 신청의 제1심 법원은 2014. 10. 23. 이 사건 신청취하 및 집행해제 신청은 무효임을 선언하는 내용의 결정을 하였다.
사. 새로운 직무대행자의 선임
1) 피고인이 B의 자금을 횡령하였다는 이유로 형사재판을 받아 2014. 4. 9.경 법정구속 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고합1086호). 이에 B의 구 이사진 중 Q, R 및 임기가 만료되지 않았던 M은 2014. 10. 23.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앞서 직무집행정지결정(서울고등법원 2013라10호)을 받았던 신임 이사장 O의 직무대행자선임 신청을 하였다. 위 법원은 2014. 12. 3. O의 직무집행정지기간 중 변호사 S을 B의 이사장 및 이사 직무대행자로 선임하는 결정을 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4카합80868호).
2) 그런데 Q, R, M은 2015. 1. 8. 위 가처분신청을 취하하였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T, U의 신청에 따른 2015카합80043 직무대행자선임가처분 신청사건에 관하여 2015. 2. 5. 재차 O의 직무집행정지기간 중 변호사 S을 B의 이사장 및 이사 직무대행자로 선임하는 결정을 하였다.
아. 이 사건 소의 항소심 및 상고심 경과
1) 이 사건 소의 제1심 법원의 판결에 대하여 E이 항소를 하였다.
2) 이 사건 소의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4나2040334호) 계속 중 O의 직무대행자 변호사 S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비합66 상무 외 행위 허가 신청사건에서 이 사건 소취하서 제출에 관한 허가를 받아 2015. 6. 18. 위 항소심 법원에 소취하서를 제출하였다. 다음날 E은 소취하 동의서를 제출하였다.
3) 그러나 이 사건 소의 항소심 법원은, 변호사 S은 O의 직무집행정지가처분신청 사건의 본안 판결 확정 시까지 O의 직무대행자로서의 권한이 있는 것인데, 2015. 4. 14. 위 본안 사건의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4나29140호)에서 변호사 S이 항소포기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취하서를 제출할 당시인 2015. 6. 18. 변호사 S의 이사장 및 이사 직무대행자로서의 권한이 이미 소멸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소취하의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였다.
4) 이 사건 소의 항소심 법원은 2015. 10. 21. 구 민사소송법(2016. 2. 3. 법률 제139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64조에 의해 준용되는 법 제62조의 규정에 따라 B의 특별대리인으로 V를 선임하였다.
5) V는 2015. 11. 13. B의 소송대리인들이 기존에 한 소송행위를 모두 추인하였다. 이 사건 소의 항소심 법원은 2016. 1. 15. '이 사건 토지에 관한 기본재산처분허가 및 그 전제인 정관변경결의가 유효'하다는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소의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B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6) V는 2016. 1. 29. 이 사건 소의 항소심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하였다가 2016. 2. 5. 위 법원에 상고취하서를 제출하였고, 이 사건 소는 대법원이 2018. 12. 13. 소송종료선언을 하면서 종료되었다(대법원 2016다210849호).
3. 배임의 범의 유무
가.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의 이 사건 소 등의 취하는 올바른 법률관계를 기초로 한 것이고 궁극적으로 B의 손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므로 B에 대한 업무상 배임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면서 업무상배임의 고의 유무, 위 각 취하로 인한 재산상 손해 발생의 위험성 유무를 다투고 있다. 이하에서는 먼저 당시 피고인에게 배임의 범의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살피기로 한다.
나.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주관적 요건으로서 임무 위배의 인식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 즉 배임의 범의가 있어야 하는바, 이와 같은 고의는 피고인이 이를 부인하는 경우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는 것이나, 이 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 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도334 판결 참조).
다. 앞서 본 인정사실과 제출된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비록 피고인이 이 사건 소 등을 취하하는 과정에서 B의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는 않았으나, 이 사건의 경과 과정을 모두 알고 있던 피고인이 이 사건 소에 관하여 '종국적인 승산이 없고, 이 사건 소 등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B에게 손해를 입힐 수 있다'는 나름의 판단 및 신념하에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소 등을 취하한 것으로 보일 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배임의 범의를 가지고 이 사건 소 등을 취하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와 같이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이 사건 소의 제1심 법원과 제2심 법원이 결론을 달리한 가장 큰 이유는, 2011. 11. 11.자 이 사건 이사회결의에 기본재산처분결의를 넘어 정관변경결의까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을 달리하였기 때문이다. B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할 당시의 청구원인의 주요 내용은 2012. 11. 21.자 정관변경결의가 무효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피고인이 이 사건 소 등을 취하하기 전 이미 E에서는 위 2012. 11. 21.자 정관변경결의 이외에 그 전에 있었던 2011. 11. 11.자 이 사건 이사회결의에 의하여 적법한 정관변경 결의가 있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었다(증 제8호증의 3). 따라서 2012. 11. 21.자 정관변경결의가 무효임을 근거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한 피고인 입장에서는 이 사건 이사회 결의에 정관변경결의가 포함되어 있었는지 여부를 생각해 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2) 피고인은 2011. 11. 11. B의 이사장으로서 이 사건 이사회결의에 직접 참석하여(증 제9호증의 8, 9, 10), 이 사건 이사회결의에 정관변경결의가 포함되어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나름의 판단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3) 피고인이 이 사건 소 등을 취하할 당시는 물론 이 사건 소의 전 진행 과정에서 B와 E은 기본재산처분결의 등이 포함된 이 사건 이사회결의 자체가 유효하다는 점에 관하여는 다툼이 없는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소에서 승소하더라도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정관변경결의를 다시 하여 L 측에 이 사건 토지에 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줄 의무가 있으므로, 이 사건 소 등을 유지하더라도 결국 무용한 절차를 반복하게 되는 것일 뿐이라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4) 이 사건 이사회결의에는 B의 구 이사진(이사장 피고인, 이사 W, M, U, N, X, Y, R, 감사 T)이 참석하였고, 2012. 11. 21.자 이사회결의는 신 이사진(이사장 O, 이사 N, Z, AA, X, AB, AC, 감사 T)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또한 이 사건 이사회결의와 2012. 11. 21.자 이사회결의의 내용은 거의 동일하다. 결과적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소 등을 취하할 당시 B의 신, 구 이사진 모두가 적어도 이 사건 이사회결의 내용에 따라 L에 이 사건 토지를 처분하는 것 자체에 관하여는 동의를 한 상태였다.
5) 비록 피고인이 이 사건 소 등을 취하할 당시 B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는 않았으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B와 관련된 이사들 대부분이 이 사건 이사회결의에 따라 이 사건 토지를 처분함에 이의가 없는 상태였음을 고려할 때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배임의 범의로 이 사건 소 등을 취하하였다고 추단하기 어렵다.
6) 피고인이 이 사건 소 등을 취하할 당시 B는 이미 L 측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 등에 관한 매매대금 550억 원과 이 사건 약정에 따른 70억 원을 지급받은 상태였다. 따라서 B가 이 사건 소에서 승소하더라도 위 합계 620억 원 중 이 사건 토지와 관련된 액수를 L 측에 반환하여야 할 상황이었다. 더구나 B와 L 측 사이의 분쟁이 계속된 기간, 위 분쟁은 L 측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기보다는 주로 B 내부 분쟁이나 내부 문제에서 기인한 점 등을 고려할 때 B가 이 사건 소에서 승소할 경우 L 측으로부터 상당한 액수의 불법행위책임 또는 계약책임을 추궁당할 개연성도 큰 상태였다. 그러나 당시 B의 재정 상태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던 것으로 보이고(증거기록 제255쪽), 특별히 B에 그러한 자력이 있었다고 볼 증거도 없다.
7) 이 사건 소의 항소심 계속 중 법원에 의하여 선임된 O의 직무대행자 변호사 S도 이 사건 소를 유지하는 것이 결코 B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이 사건 소를 취하한 적이 있다. 나아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5비합66 상무 외 행위 허가 신청사건에서 위와 같은 변호사 S의 이 사건 소취하서 제출을 허가하였다.
8) 이 사건 소의 항소심 법원이 선임한 B의 특별대리인 V도 B의 청구를 기각하는 이 사건 항소심 판결 선고 이후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위 상고를 취하하였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및 변호인의 다른 주장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판결공시 취지의 선고에 동의하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위 판결공시 취지를 선고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4. 결론

업무상 배임죄와 같이 고의의 유무가 핵심 쟁점이 되는 사건에서는 사실관계를 어떻게 구성하고 간접사실을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으므로, 법적 지식 없이 혼자 대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배임의 고의를 부정할 수 있는 간접사실들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법리에 맞게 논리적으로 구성하여 무죄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전문적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업무상 배임죄로 수사를 받거나 기소된 경우라면, 반드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검사출신 변호사 - 사기죄전문변호사,횡령죄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