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1. 원심판결의 각 피고사건 부분을 모두 파기한다.
2-1. 피고인 A을 징역 6월에 처한다.
-2. 위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사기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무죄. -3. 위 피고인에 대한 위 무죄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3-1. 피고인 B은 무죄.
-2. 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배상신청인은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을 신청할 수 없다(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 원심은 배상신청인들의 배상신청을 모두 각하하였는바, 이 부분에 대하여는 배상신청인들이 불복할 수 없어 선고와 동시에 확정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배상신청 각하 부분은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 피고인 A의 업무상횡령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이 운영하는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F(이하 F'라고만 한다)는 H이 중국에서 수입한 냉동고추(이하 '이 사건 냉동고추'라 한다)를 보관하는 보관자의 지위를 갖지 않는다.
피고인은 2019. 10. 2.경 C, I와 체결한 업무협약(이하 '이 사건 업무협약'이라 한다)의 취지에 따라 냉동고추를 건조한 후 처분하였을 뿐이므로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냉동고추를 임의로 처분하였다는 취지에서 유죄로 판결하였는바, 여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피고인 A의 M, Q, R에 대한 사기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은 M, Q, R을 기망한 사실이 없고 M, Q에 대하여는 약속한 대로 수익금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다른 채권자에 의해 예기치 못한 강제경매 절차가 개시됨에 따라 대출이 무산되는 등의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수익금 및 투자원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일 뿐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편취범의를 가지고 M, Q, R을 기망하였다고 인정하였는바, 여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 피고인들의 D에 대한 사기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들은 D를 기망한 사실이 없고, F가 이전에 수입하여 평택항에 보관중인냉동고추 또는 E공장에서 건조중인 고추를 D에게 납품하려고 하였으나 예상치 못한 사정으로 고추를 납품하지 못하였을 뿐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편취범의를 가지고 D를 기망하였다고 인정하였는바, 여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 피고인 A의 U에 대한 사기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은 U에게 피고인의 재정 상황을 설명하면서 U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P 공장 신축비용으로 사용한다고 사실대로 고지하였고, U도 피고인의 재정 상황 및 위와 같은 계획을 인지하고 이를 양해하였다. 그러나 다른 채권자에 의해 예기치 못한 강제경매 절차가 개시됨에 따라 대출이 무산되는 등의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수익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일 뿐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편취범의를 가지고 U를 기망하였다고 인정하였는바, 여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과중
원심의 형(피고인 A : 징역 3년 6월, 피고인 B :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피고인 A에 대하여)
피고인 A에 대한 원심의 위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당심의 판단
가. 직권판단 필요성
피고인들 및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1) 피고인 A이 2024. 11. 8.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 법률위반(사기)죄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사실, 위 판결에 대하여 피고인 및 검사가 항소하여 서울고등법원이 2025. 2. 4.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 한 사실, 위 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이 상고하여 대법원이 2025. 4. 3.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여 위 판결이 같은 날 확정된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다.
위와 같이 판결이 확정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와 이 사건 범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이 사건 범죄에 대한 형을 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심판결 선고 이후 비로소 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에 대한 판결이 확정되었고, 그러한 이유로 원심은 이 사건 범죄에 대하여 위와 같이 판결이 확정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지 못하고 형을 정하였으므로, 결과적으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2) 한편,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원심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에 따라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피고인들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공판절차를 진행하여 2022. 11.30. 피고인 A을 징역 3년 6월에, 피고인 B을 징역 8월 및 집행유예 10월에 처한다는 판결을 선고한 사실, 피고인들의 변호인은 2022. 12. 6. 항소장을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원심판결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의2 제1항에 따른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고, 이는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3호에서 정한 항소이유인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 따라서 항소심인 이 법원으로서는 새로 소송절차를 진행한 다음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새로운 심리 결과에 따라 다시 판결하여야 하고(대법원 2015. 6. 25. 선고 2014도1725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점에서도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3)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들의 각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아래에서 먼저 살펴본다.
나. 피고인 A의 업무상횡령죄 관련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법리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는 것을 처벌하는 범죄이므로, 횡령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횡령의 대상이 된 재물이 타인의 소유일 것을 요하는 것인바, 금전의 수수를 수반하는 사무처리를 위임받은 자가 그 행위에 기하여 위임자를 위하여 제3자로부터 수령한 금전은 목적이나 용도를 한정하여 위탁된 금전과 마찬가지로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수령과 동시에 위임자의 소유에 속하고, 위임을 받은 자는 이를 위임자를 위하여 보관하는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수령한 금전이 사무처리의 위임에 따라 위임자를 위하여 수령한 것인지 여부는 수령의 원인이 된 법률관계의 성질과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도3627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원심 및 당심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인과 J유한회사 대표 I는 2019. 9. 13. 아래 내용과 같이 J유한회사가 수입한 중국산 냉동고추를 F가 건조하여 납품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② 이후 피고인, H 대표 피해자 C, J유한회사 대표 I는 2019. 10. 2.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이 사건 업무협약서를 작성하였다.
③ H은 2019. 11. 1.경 120,600kg 상당의 냉동고추가 들어있는 냉동고추 컨테이너 6개(6,000포대), 같은 달 7.경 120,600kg 상당의 냉동고추가 들어있는 컨테이너 6개(5,898포대), 같은 달 17.경 104,520kg 상당의 냉동고추가 들어있는 컨테이너 5개(5,200포대) 합계 235,006,994원 상당의 냉동고추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하였고, 피고인은 이 사건 업무협약에 따라 이 사건 냉동고추를 주식회사 L 보세창고, AC 주식회사 제2공장, 주식회사 AD 냉장(이하 '이 사건 보세창고')에 보관하였다.
④ 피고인은 2019. 11. 25.경 F의 건조장으로 이 사건 냉동고추 1,000포대를 출고한 후 이를 매도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20. 1. 7.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총 14회에 걸쳐 이 사건 냉동고추를 출고하여 매각하였다.
(3)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업무협약에 따라 피고인이 H 소유의 이 사건 냉동고추를 업무상 보관하는 지위를 가지는바, 피고인이 피해자 C의 동의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이 사건 냉동고추를 매각한 것은 횡령에 해당하고, 피고인에게 횡령의 범의도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업무협약서 제5조 제2항에 따르면, 이 사건 냉동고추의 소유자는 H이고 F(피고인)는 H 소유의 이 사건 냉동고추를 건조하는 대가로 1kg당 150원의 건조비를 받기로 하였다.
즉, 피고인은 이 사건 업무협약에 따라 이 사건 냉동고추를 건조한 후 I가 이를 BS 협력업체에 판매하기 전까지를 이를 보관하기로 하였는바, 피고인이 H을 위하여 이 사건 냉동고추를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②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냉동고추의 보관자는 F가 아닌 이 사건 보세창고측이므로 피고인은 업무상 횡령죄의 주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C은 이 사건 냉동고추를 건조하기 위해 2019. 11. 28.경부터 2020. 1.7.경까지 이 사건 냉동보세창고에 대하여 이를 F로 출고하는 지시를 수차례 하였는바, 이에 따라 F는 이 사건 냉동고추의 보관자 지위를 갖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③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C의 허락 없이 임의로 이 사건 냉동고추를 처분하여 그 판매대금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하여 피고인은 당초 판매을 책임지기로 하였던 I가 건조고추를 판매하지 못함에 따라 피고인 회사에 누적되는 건조고추 및 냉동고추의 양이 증가하여 피고인이 부득이 I를 대신하여 고추를 판매한 후 그 대금으로 정산을 하기 위해 이 사건 냉동고추를 처분하였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I가 피고인에게 통관비용 등을 통관 후 15일내, 건조비를 매월 말에 각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으나 피고인에게 통관비 및 건조비를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기록 어디에도 피고인이 이 사건 냉동고추를 처분하여 수익금을 정산할 권한이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는 없다. 오히려 이 사건 업무협약서 제6조는 수익배분과 관련하여 '수입, 가공, 납품, 세금 등 상호가 인정하는 범위내의 제반비용을 모두 차감한 이윤을 C이 70% I가 25%로 나누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업무협약상 비용 공제 후 수익을 정산 및 배분하는 주체는 C과 I 둘 뿐이다.
이와 관련하여 I는 2020. 7. 28. 수사기관에서 "피의자가 받아야 하는 건조비, 통관비 등을 냉동고추를 판매하여 충당하여도 되는 것인가요?"라는 질문에 "안 됩니다. BS에 납품하기 위해 수입한 것이고 건조를 의뢰한 것입니다. 그러니 피의자가 통관비 등을 빌려주고 건조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고추는 건드리면 안 됩니다", "피의자에게 건조를 의뢰한 고추를 납품하면서 BS과 정식 계약서를 작성할 예정이었는데 시작부터 피의자가 고추를 다 팔아버려 무산되었습니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냉동고추를 판매한 후 그 대금을 C, I와 공유하는 관계에 있다거나 정산을 요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경우에 따라서는 피고인이 위 C 등에 대하여 일정한 채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치권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볼 소지가 있을 수도 있겠으나, 그러한 경우라고 하여도 법정 절차에 따라 유치권을 실행하지 않고 위와 같이 피고인이 임의로 처분할 권리를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I 또는 C에 대한 채권을 실현하기 위하여 권한 없이 이 사건 냉동고추를 처분한 것인바, 피고인에 대하여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피고인의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사기죄 관련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기본법리
㈎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서, 기망, 착오,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한편 어떠한 행위가 타인을 착오에 빠지게 한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 및 그러한 기망행위와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거래의 상황, 상대방의 지식, 성격, 경험,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일반적·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해자의 재산적 처분행위나 이러한 재산적 처분행위를 유발한 피고인의 행위가 피고인이 도모하는 어떠한 사업의 성패 내지 성과와 밀접한 관련 아래 이루어진 경우에는, 단순히 피고인의 재력이나 신용상태 등을 토대로 기망행위나 인과관계 존부를 판단할 수는 없고,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당해 사업에 대한 피해자의 인식 및 관여 정도, 피해자가 당해 사업과 관련하여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게 된 구체적 경위, 당해 사업의 성공가능성, 피해자의 경험과 직업 등의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일반적·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도8829 판결 참조).
그리고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 족하며, 특히 물품거래관계에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물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물품대금을 변제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물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물품거래관계에서 물품을 공급받는 자가 물품대금을 마련할 방법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사실대로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물품을 공급하지 않았을 경우에 물품대금의 마련방법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고지하여 물품을 공급받았다면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4도3775 판결 등 참조).
㈏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이 F라는 회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채무의 이행과 관련하여 기망 내지 그로 인한 편취가 있었는지가 문제가 되고 있는바, 이와 같이 일련의 계속적 사업 수행과정에서 이루어진 계약에 있어서 그 배당금 및 투자원금에 관한 피고인의 채무불이행이 사전에 예측된 결과라고 하여 그 사업경영자에 대한 사기죄의 성부가 문제가 된 경우에, 그 계약 체결 시점에서 그 사업체가 경영부진의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사정에 따라서는 도산에 이를 수 있다거나 변제지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견하고 있었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사기죄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하는 것은 발생한 결과에 의하여 범죄의 성부를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또한 현실의 경제사회의 실정(혹은 실상)에도 합치하지 않는다.
원래가 기업경영자로서 자금조달에 곤란을 겪고 있어서 한걸음을 잘못 디디면 도산 혹은 채무불이행(이행지체)이라는 사태에 이르게 된다고 하더라도, 기업을 존속시키기 위하여 노력을 계속하려고 하면 그 만큼 그 사업에 필요한 필수 원자재나 용역등을 계속하여 조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필수 자재와 용역의 조달에 있어서 도산 내지 변제불능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알리는 것은 스스로 신용을 저하시켜 사태를 악화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마지못하여 이를 숨기고 거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이러한 행위가 모두 사기죄로 처벌된다고 하면 일단 경영부진으로 도산할 우려가 생긴 기업은 거의 대부분 그 기업의 존속을 위한 모든 노력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에 기업경영자들이 도산 · 자금경색에 의한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태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한 정도로 있다고 믿고, 성실하게 계약이행을 위한 노력을 할 의사가 있었을 때에는 편취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 6. 9. 선고 2015도18555 판결, 2001. 3. 27. 선고 2001도202 판결 등 참조).0
㈐ 여기에 더하여 우리나라도 오래전에 가입하여 1990. 7. 10.부터 발효되어 있는 『시민적 ·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ntemational Covenant on Cvl and Political Rights)』 제11조에서는 "어느 누구도 계약상 의무의 이행불능만을 이유로 구금되지 아니한다(Article 11 ;No one shall be imprisoned merely on the ground of inability to fulfil a contractualobigation)"라고 규정하여,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형사처벌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바, 위 규약 취지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른바 '약속에 의한 사기(promissory fraud)'에 있어서는 특히나 검사는 피고인과 고소인 사이에서 채권·채무 발생의 원인이 된 계약체결-즉 법률행위 -당시부터 피고인에게 그 약정상의 채무를 이행(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는지 여부 및 그러한 법률행위 과정에서 기망행위가 존재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한층 높은 수준의 증명 책임을 지는 것이고, 그 입증 여부는 극히 엄격하게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 다음으로 본건과 같이 간접사실을 토대로 직접사실의 존재를 추론해 내야 하는 사안에 있어서는 증명의 정도와 관련하여 특히나 세심한 고려를 베풀어야 마땅하다. 상술컨대, 형사재판에 있어서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형사소송법 제307조), 이는 증거능력 있고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에 의해서만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을 뜻한다. 나아가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유죄의 인정은 범행 동기, 범행수단의 선택, 범행에 이르는 과정, 범행 전후 피고인의 태도 등 여러 간접사실로 보아 피고인이 범행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어야 하고, 피고인이 범행한 것이라고 보기에 의심스러운 사정이 병존하고 증거관계 및 경험법칙상 위와 같이 의심스러운 정황을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다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된다는 것이 헌법상의 원칙이고, 그 추정의 번복은 직접증거가 존재할 경우에 버금가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7도1549 판결,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2도2236 판결 등 참조).
㈒ 원래부터 형사법원으로서는 이른바 미필적 고의라는 범죄구성요건과 관련하여서도 적절한 주의를 늦추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즉,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容認)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경우에도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의 주관적 요소인 미필적 고의의 존재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5618 판결 등 참조).
(2) 피고인 A의 M, Q, R에 대한 사기의 점에 대한 판단
㈎ 이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8. 3. 10. 14:00경 F의 사무실에서, 피해자 M에게 "중국에서 냉동고추를 수입하여 세척하고 건조한 다음, 건조된 고추를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컨테이너 1개 분량의 냉동고추를 수입하는데 2,000만 원의 비용이 드니, 2,000만 원을 투자하면 컨테이너 1개당 매월 200만 원의 이익금을 지급하고, 투자 원금의 반환을 요청하는 경우 1~2개월 이내에 바로 반환하겠다"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2017. 7.경 F의 건조장을 매입하고 고추 건조 설비 등을 설치하기 위해 약 43억원을 N은행, 지인 등으로부터 차용하거나 설비업체로부터 외상으로 설비를 제공받는 외상계약을 체결하여 원금 채무와 매달 그에 대한 이자를 부담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매월 약 3,000만원의 전기요금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라 이미 2018. 3.경에야 피해자로부터 받은 투자금으로 3개월 동안 미납한 2017. 12.분 전기요금을 납부하였고, 2018. 3. 23.경에는 O으로부터 냉동마늘 판매를 위탁받았음에도그 판매대금 2,160만원을 미지급 거래대금, 직원급여 등으로 임의로 소비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고, 그러던 중 2018. 3.경부터 피고인의 자본은 전혀 없이 당진시P에 새로운 고추건조장을 신축하기로 계획하고 그 때부터 기술보증기금, 지인 등으로부터 23억원을 차용하다가 대출 이자 등을 변제하지 못하여 결국 2018. 12.경부터 피고인의 채권자들로부터 F의 건조장이 가압류되기 시작하였으므로, 피해자들로부터 냉동고추 투자금을 받더라도 그 돈을 돌려막기 방법으로 미지급 고추대금 등을 정산하거나 밀린 인건비, 전기세 등을 지불하는데 사용할 생각이었을 뿐 냉동고추 컨테이너를 구입하여 피해자들에게 정상적으로 수익금을 지불하고, 원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8. 2. 12.경 4,000만원, 2018. 4. 4.경 2,000만원, 2018. 7. 20.경 4,000만원 합계 1억원을 투자금 명목으로 F 명의의 N은행 계좌로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9. 11. 6.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피해자 M, Q, R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합계218,400,000원을 송금 받았다.
㈏ 이 부분에 대한 당심의 판단
피고인이 2017. 7.경 F의 건조장을 매입하고 고추 건조설비 등을 설치하기 위해약 43억원을 AX조합, 지인 등으로부터 차용하거나 설비업체로부터 외상으로 설비를 제공받는 외상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당시 원금채무와 매달 그에 대한 이자를 부담하고 있었고, 피고인이 건조장운영을 위해 매월 약 3,000만원의 전기요금을 납부해야 하는데 2018. 3.경에야 3개월 동안 미납한 2017. 12.분 전기요금을 납부하였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사후적으로 보아 당시 피고인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평가되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M, Q, R으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을 당시 투자원금 및 배당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투자금을 편취할 의사로 고소인들을 기망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① F가 소유하던 충남 예산군 E 공장(이하 'E공장'이라 한다) 건물 및 그 부지 등은 2019. 5. 16.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의 강제경매개시결정 당시 감정평가액이 토지 약 13억원, 건물 약 20억원, 기계기구 약 7억원 등 합계 약 42억 7,344만원을 상회하였다(증 제2호증).
2018년 당시 F의 자산총계는 약 60억원, 부채총계는 약 46억원 상당이었고, 매출 세금계산서 합계액은 2018년 약 41억원, 2019년 약 40억원, 2020년도 1/4분기 약 2억 6,000만원이었다.
이상과 같은 F의 자산 및 매출현황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M, Q, R과 투자계약을 체결할 당시 E공장에서 계속하여 매출이 발생하고 있었는바, 피고인이 피해자들과의 투자계약 내용을 이행할 수 있다고 믿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② 피고인은 E공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액과 당진시 P에 소재한 공장(이하 'P공장'이라 한다)을 담보로 AX조합으로부터 최대 약 20억원을 대출받아 M, Q, R에게 투자원금 및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었으나, 예상치 못하게 2019. 5. 16.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에서 E공장에 대한 강제경매개시가 결정 되면서 P공장에 대한 대출계획이 무산되는 등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위 고소인들에게 변제를 하지 못하였을 뿐이지, 처음부터 투자원금 및 배당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변소하고 있다.
피고인은 2017. 12.경 원가 절감 목적으로 P공장을 신축하기로 하였고,2019. 5.경까지 약 1년여에 걸쳐 약 20억원 이상을 소요하여 P공장 신축을 완료하였던 점, 피고인이 P공장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상당한 금원을 대출받으려고 계획 및 준비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P공장을 담보로 대출이 진행되었을 경우 E공장 및 P공장에서 발생하는 매출 및 대출금으로 위 고소인들과의 투자계약을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은 Y의 진술로도 확인되는데 Y은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고합196호 사건의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하여 P공장에서 1일 기준 300~400만원 정도의 수익발생이 가능하였고, 피고인이 실제로 P공장을 담보로 상당한 금원을 대출을 준비 중이었다고 진술하였다(증제20호증의 2).
그러나 피고인의 예상과 달리 2019. 5. 16.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에서 위 E공장에 대한 강제경매개시가 결정되어 피고인의 변제계획에 예상치 못한 장애가 발생하였고 결국 피고인이 고소인들에 대한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되었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채무불이행의 결과만을 근거로 피고인이 장차의 변제능력 부재를 알고서도 투자원금 등을 떼어먹을 생각으로 위 고소인들을 기망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③ 피고인은 2019. 5.경 강제경매개시결정으로 자금 경색이 발생하기 전까지위 고소인들과의 약정에 따라 M에게는 2018. 3. 30.부터 2018. 11. 16.까지 배당금 합계 5,400만원을 지급하였고, Q에게는 2018. 6.경부터 2019. 4.경까지 배당금 합계 5,800만원을 지급하였다. 피고인은 강제경매절차가 개시된 이후에도, 2020년 1/4분기 매출 세금계산서 합계액 2억 6,000만원을 기록하는 등 사업을 유지하려 애썼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에게는 위 고소인들과의 투자계약을 이행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한편, 피고인이 M, Q, R에게 F의 구체적인 지급능력, 거래조건 등 거래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사항을 허위로 말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3) 피고인들의 D에 대한 사기의 점에 대한 판단
㈎ 이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들은 미지급 인건비, 채무 등을 변제할 생각으로 피해자 D로부터 고추대금 명목으로 금원을 편취하기로 공모하고, 피고인 B은 2020. 1. 15.경 F 사무실에서, 피고인 A의 지시를 받아 피해자 D에게 "평택항에 냉동고추 컨테이너 6개가 들어와 있는데, 통관비가 부족하여 출고하지 못하고 있다. 고추대금 2,200만원을 선지급하면 통관비를 내고 냉동고추를 들여와 2020. 2. 20.까지 건조된 고추 10톤을 납품하고, 만일 위 기간 내에 고추를 건조하지 못할 경우라도 따로 매입해둔 건고추 80톤이 있으니 반드시 납품하겠다"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위 2,200만원으로는 피고인들이 미납한 통관비와 장기간 물류창고 보관에 따른 밀린 보관비를 지불하기에 부족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들이 따로 매입해둔 건고추는 존재하지 아니하였고, F의 건조공장은 2019. 5. 16.경 채권자 S에 의해 강제경매개시결정되고, 2019. 7. 5.경 약 23억 원 상당의 채권자 N 주식회사에 의해 임의경매개시결정된 상태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들은 수개월째 인건비, 각종 공과금과 세금, 대출이자를 미납하는 상황이었으므로, 피해자로부터 고추대금을 선지급 받더라도 약속대로 피해자에게 건고추를 납품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20. 1. 21.경 F 명의의 T조합 계좌로 2,200만원을 송금 받았다.
㈏ 이 부분에 대한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사건에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D에게 건고추를 납품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거나 또는 납품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D를 기망하였거나 편취의 고의를 가지고 고추대금을 수령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D는 이 사건 이전 F로부터 건고추를 2차례 납품받은 대가로 2020. 1. 14.980만원, 2020. 1. 20. 2,400만원을 각 지급하였다.
이후 D가 2020. 1. 15.경 피고인들에게 고추를 추가적으로 구해달라는 부탁을 하자 피고인들은 F가 2019. 8.경 수입하여 당시 평택항 BY창고에서 보관 중인 F 소유의 냉동고추 컨테이너 1개를 건조하여 D에게 납품하고자 하였다.
피고인 B은 수사기관에서 "평택항 BT BU 사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BV에 저히 고추가 들어와 있는데 고추를 보관하고 있는 1개의 컨테이너 비용이 발생 하였고 비용을 지급해야 통관이 진행된다고 하였습니다. 비용 2,000만원이 필요하다고 하여 남편과 상의한 후 당시 건고추가 필요하여 건고추 지급을 약속한 고소인에게 위와 같은 상황을 알리고 돈을 교부받았습니다"라고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제346쪽), 피고인 B은 당시 컨테이너를 보관하던 BTBU 사장의 이야기를 듣고 D에게 고추 납품을 약속할 당시 통관비 2,200만원 정도만 있으면 BY창고에 있는 컨테이너 물량을 출고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비록 피고인들의 예상과 달리 BY창고에 보관 중이던 컨테이너가 수개월간 정밀검사를 거치면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여 통관비만으로는 고추를 출고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여 D에게 고추를 납품하지 못하였으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들이 2020. 1. 15.경 당시 고추대금을 편취할 고의를 가지고 D를 기망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② 피고인 B은 수사기관에서 "당시 BV에서 의뢰한 고추 80톤을 (E공장에서) 말리고 있었고 만약 평택항에 보관 중인 고추가 늦게 나오면 고소인에게 먼저 BV의 고추를 지급하려고 하였습니다."라고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제346쪽), 피고인들은 만일 평택항에 보관중인 물량의 출고가 늦어질 경우 E공장에서 건조 중인 물량을 D에게 납품하려고 계획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비록 피고인들이 D로부터 고추대금을 지급받기 전 통관비용 및 절차를 명확히확인해보지 않은 잘못이 있기는 하나, 피고인들로서는 평택항 물량 출고가 늦어질 경우 E공장에서 건조 중인 물량 등으로 D에게 납품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인들이 D에게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여 적극적으로 기망한 바는 없다. D는 2020. 1.초순경 피고인들로부터 고추를 납품 받은 후 지속적으로 피고인들과 거래하고자 2020. 1. 8.경 F 공장을 방문하여 공장과 기계 규모 등을 근거로 피고인에게 물품을 지급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같은달 15.경 납품을 요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4) 피고인 A의 U에 대한 사기의 점에 대한 판단
㈎ 이 부분 공소사실
피해자 U는 서울 영등포구 V에 있는 W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이다.
피고인은 2019. 4. 초순경 F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중국에서 냉동 고추 등을 수입하여 공장에서 건조 후 판매하면 수익률이 10% 이상 발생한다. 1억 5,000만원을 투자하면 F의 주식 9,000주를 양도하고, 2019. 7. 30.부터 연간 순이익에 대한 선배당금 형식으로 매월 100만원씩 지급할 것이며, 연말에 수익의 10%를 배당금으로 지급하겠다"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2017. 7.경 F의 건조장을 매입하고 고추 건조 설비 등을 설치하기 위해 약 43억원을 N은행, 지인 등으로부터 차용하거나 설비업체로부터 외상으로 설비를 제공받는 외상계약을 체결하여 원금 채무와 매달 그에 대한 이자를 부담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매월 약 3,000만원의 전기요금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라 이미 2018. 3.경에야 투자금을 받아 3개월 동안 미납한 2017. 12.분 전기요금을 납부하였고,2018. 3. 23.경에는 O으로부터 냉동마늘 판매를 위탁받았음에도 그 판매대금 2,160만원을 미지급 거래대금, 직원급여 등으로 임의로 소비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고, 그러던 중 2018. 3.경부터 피고인의 자본은 전혀 없이 당진시 P에 새로운 고추건조장을 신축하기로 계획하고 그 때부터 기술보증기금, 지인 등으로부터 23억원을 차용하다가 대출 이자 등을 변제하지 못하여 결국 2018. 12.경부터 피고인의 채권자들로부터 F의 건조장이 가압류되기 시작하였으므로, 피해자로부터 투자금을 받더라도 그 돈을 P 건조장 공사대금이나 밀린 인건비, 전기세 등을 지불하는데 사용할 생각이었을 뿐 피해자에게 양도하겠다는 주식은 경제적 가치가 없는 주식이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에게 정상적으로 수익금을 지불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2019. 4. 23.경 3,000만원, 같은 달 30.경 7,000만원 합계 1억원을 F 명의의 X은행 계좌로 송금 받았다.
㈏ 이 부분에 대한 당심의 판단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7. 7.경 F의 건조장을 매입하고 고추 건조 설비 등을 설치하기 위해 약 43억원을 N은행, 지인 등으로부터 차용하거나 설비업체로부터 외상으로 설비를 제공받는 외상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당시 원금 채무와 매달 그에 대한 이자를 부담하고 있었고, 피고인이 건조장 운영을 위해 매월 약 3,000만원의 전기요금을 납부해야 하는데 2018. 3.경에야 3개월 동안 미납한 2017. 12.분 전기요금을 납부하였던 사실, 2018. 12.경부터 피고인의 채권자들로부터 F의 E공장 건조장이 가압류되기 시작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U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을 당시 정상적으로 수익금을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투자금을 편취할 의사로 U를 기망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① 피고인은 E공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액과 P공장을 담보로 AX조합으로부터 최대 약 20억원을 대출받아 U에게 수익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계획이었으나, 예상치 못하게 2019. 5. 16.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에서 E공장에 대한 강제경매개시가 결정 되면서 P공장에 대한 대출계획이 무산되는 등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U에게 수익금을 지급하지 못하였을 뿐이지, 처음부터 수익금을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변소하고 있다.
앞서「3.-다.-(3)-㈏」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당시 F의 E공장 건물 및 부지는 감정평가액 약 43억원에 달하였던 점, U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은 2019년 당시 F의 매출세금계산서 합계액은 약 40억원이었던 점, 피고인은 P공장 신축을 완료하여 이를 담보로 약 20억원의 대출을 계획하였고 U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을 당시 P공장 공사가 마무리단계로 2019. 5.경 실제로 P공장 공사가 완료되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변소가 허황된 것이라거나 거짓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② 그러나 피고인의 예상과 달리 2019. 5. 16.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에서 위 E공장에 대한 강제경매개시가 결정되어 피고인의 변제계획에 예상치 못한 장애가 발생하였는데, 이 사건 기록상 피고인이 E공장에 대한 강제경매절차가 개시될 것이라는 점을 이 사건 당시 알았음에도 이를 U에게 고지하지 않았다고 볼만한 자료는 없다. 결국 사정이 이러하다면 채무불이행의 결과만을 근거로 피고인이 장차의 변제능력 부재를 알고서도 투자원금 등을 떼어먹을 생각으로 U를 기망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③ 한편, 피고인이 U에게 F의 구체적인 지급능력, 재정상황 및 거래조건 등 거래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사항을 허위로 말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U는 주식회사 BW(이하 BW'이라 한다)의 부장인 BX를 통해 2019. 1.경 F라는 회사의 존재를 알게 되었는데, BX로부터 U가 운영하는 W 주식회사의 거래처인 BW이F에 1억 5,000만원 이상의 금액을 투자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관심을 갖게 되어 2019.2.경 당시 F의 대표이사였던 Z을 소개받았다. 이후 U는 2019. 4.경 피고인을 만나 고추 건조장 사업에 관한 설명을 들었고 오히려 피고인은 그 자리에서 U에게 "P공장 공사가 마무리 단계인데 자금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U는 원심 법정에서 "투자결정 당시 수익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F의 재무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재무제표, 부동산등기부등본, 부채리스트 등을 특별히 확인하지 않고 투자결정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U 역시 W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1억 5,000만원에 대한 투자를 계획하면서 투자받는 회사의 기본적인 재무상황 조차 확인해보지 않았다는 진술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E공장의 부동산등기부등본만을 보더라도 2018. 12.경부터 피고인의 채권자들로부터 F의 건조장이 가압류되기 시작한 사실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U의 위와 같은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고, 오히려 U는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에게 자금이 부족한 사실 등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는 피고인에게 수익금을 지급할 능력이 있고 F 주식 9,000주가 투자금 만큼의 교환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여 투자를 결정하였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④ U는 투자금을 지급하기 전날인 2019. 4. 22. 당시 F의 대표이사였던 Z을 만나 아래와 같은 내용의 주식양도양수계약(이하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U가 Z(사실상 F)에게 1억 5,000만원을 투자하는 대가로 Z이
가지고 있던 9,000주를 U에게 양도하되 P건조장이 법인 분리된 이후 P건조장 지분5%를 U가 무상으로 양수하면 U가 양수한 F 주식의 소유권 및 모든 주권에 대한 권리를 다시 Z에게 귀속시키기로 하는 것이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 Z이 U에게 양도하기로 한 F의 주식은 경제적인 가치가 없는 것임에도 마치 피고인이 U를 기망하여 투자를 하게하였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U는 P 건조장이 공사가 완료된 후 별도 법인으로 분리되면 그 지분(5%)을 소유할 목적으로 피고인에게 투자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고 이를 담보하기 위
하여 우선적으로 F 주식 9,000주를 양수한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주식은 주식의 처분이나 매도 등 실질적인 환가가 어려워 감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서는 그 시가를 특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U는 F 주식에 관한 시가 감정을 거치거나 이러한 절차를 피고인 측에 요구하지도 않은 채 투자금을 지급하였는바, F 주식이 투자금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⑤ 원심은 U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을 당시 피고인에게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하여주는 간접사실로 피고인이 U에게 배당금이나 수익금을 지급하지 않은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피고인의 편취의 고의는 '이 사건 투자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피고인이 이 사건 투자계약 당시 약속대로 주식을 양도하고 수익금을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그 이후에 비록 피고인이 그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근거로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사정은 원래부터 피고인에 대한 편취의 고의를 추단하는 근거로 사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5) 소결론
이상을 종합하건대, 원심 판결 중 각 사기죄 관련 부분에는 각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직권파기의 사유가 있고 원심판결의 각 사기의 점에 관한 피고인들의 사실오인을 지적하는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들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및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에 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범 죄 사 실
피고인 A은 충남 예산군 E에서 농산물 도소매업을 목적으로 하는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재직한 사람이고, B은 피고인 A의 아내로 F에서 고추 판매 업무를 담당한 사람이다.
피해자 C은 서울 강남구 G에서 고추 수입 및 판매업을 목적으로 하는 H의 대표이고, I는 중국에서 고추 등을 수입하는 중국 소재의 J 유한회사의 실질적 대표이다.
피고인은 2019. 10. 2.경 F의 사무실에서 I, 피해자와 함께 "피해자는 중국에서 냉동고추를 수입하기 위해 필요한 신용장을 개설하고 냉동고추의 구매 대금을 지불하며, I는 수입할냉동고추를 선별한 후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영업활동을 하고, 피고인은 국내로 수입된 냉동고추의 통관비 등을 지불하고 냉동고추를 건조한 다음, 수익의 70%는 피해자가, 25%는 I가 각각 갖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냉동고주 1kg 당 150원의 건조비와 냉동고주의 통관비 등을월말에 정산 받는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피해자와의 업무협약에 따라 2019. 11. 1.경 120,600kg 상당의 냉동고추가 들어있는 냉동고추 컨테이너 6개(6,000포대), 같은 달 7.경 120,600kg 상당의 냉동고추가 들어있는 컨테이너 6개(5,898포대), 같은 달 17.경 104,520kg 상당의 냉동고추가 들어있는 컨테이너 5개(5,200포대) 등 피해자가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피해자 소유인 시가 합계 235,006,994원 상당의 냉동고추를 부산 사하구 K에 있는 주식회사L 보세창고 등 국내에 위치한 냉동보세창고에 피해자를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던 중 2019. 11. 25.경 피해자의 허락 없이 임의로 F의 건조장으로 1,000포대를 출고한 다음 냉동고추를 매도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20. 1. 7.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총 14회에 걸쳐 피해자 소유인 냉동고추를 임의로 출고하여 매각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235,006,994원 상당의 피해자 소유인 냉동고추를 횡령하였다.
증거의 요지
1. C의 법정진술
1. C에 대한 검찰진술조서
1. 등기사항전부증명서(F)
1. ㈜F 창고사진
1. 업무협약계약서
1. 출고일지, 수탁품원장 3매, 출고현황표 2매
1. 각 수사보고(증거목록 순번 12, 67, 73, 76, 81번)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업무상 횡령의 점,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1. 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양형의 이유
범행 수법 및 횟수 등을 고려할 때,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아니한바,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1. 이 부분 공소사실
위 「제3의 다-(2)-(㈎」항, 「제3의 다-(3)-(㈎」항 및 「제3의 다-(4)-(」항 각 기재와 같다.
2. 판단
위 「제3의 다-(2)-㈏」항, 「제3의 다-(3)-㈏」항 및 「제3의 다-(4)-(㈏」항 각 기재와 같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