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내 안전관리자가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는 사례가 사회적으로 꾸준히 문제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안전관리자가 협력업체로부터 상품권을 받았다는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실제 사례를 통해 배임수재죄의 성립요건과 법원의 판단 기준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공소사실 피고인 A는 2003. 4. 21.경부터 2019. 12. 25.경까지 B 주식회사(이하 'B'이라 함)에서 C팀 프로로 근무하였던 안전관리자로, 2016. 8. 17.경부터 2018. 3. 31.경까지 D 현장(이하 'D현장'이라 함), 2018. 4. 1.경부터 2019. 11. 21.경까지 E(이하 'E현장'이라 함)의 안전관리자로 근무한 사람이다. 피고인은 B 안전관리자로, 산업안전보건법 상 사업장 내 안전에 관한 기술적인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 또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보좌하고 관리감독자에게 지도·조언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현장에서 필요한 MRO자재(기업용 소모성 자재 및 산업자재)를 ㈜G를 통하여 구매요청, 발주하여 물품을 공급함에 있어 협력업체 선정 및 물품의 채택, 수량, 가격 결정 및 검수 등에 상당한 권한을 행사하여 왔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B 윤리규정 상 공정하고 투명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업무와 관련된 협력업체(BP, Business Partner)에게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거나 부당행위를 강요하는 등 정당하지 않은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뿐만 아니라 협력업체(BP)로부터 어떠한 명목으로도 금품 및 향응 등을 수수하지 말아야 할 업무상임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협력업체인 ㈜H(대표이사 I)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원을 수수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6. 9. 추석명절 인근 시기경 대전 D 현장에서 ㈜G의 협력업체로 등록된 ㈜H 대표 I으로부터 'G를 통해 안전물품에 대한 거래를 지속시켜 주고 물품주문수량을 늘려 달라, 마진율이 높은 물품(일명 '효자상품')에 대한 발주를 달라'는 등 각종 편의를 봐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2016. 9. 일자불상경 ㈜H대표 I의 지시를 받은 ㈜H의 불상 직원으로부터 상품권 50만 원 상당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8. 2. 6.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4회에 걸쳐 ㈜H 불상 직원을 통해 상품권을 교부받는 방법으로 같은 명목의 금원 합계 2,000,000원을 수수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취득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일시, 장소에서 상품권을 받은 적이 없고, 부정한 청탁을 받은 적도 없다. 3. 관련 법리 범죄사실의 증명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고도의 개연성을 인정할 수 있는 심증을 갖게 하여야 하며,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5도3483 판결 등 참조). 4.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일시, 장소에서 상품권을 받았다고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를 찾을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바와 같이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그 기재된 일시, 장소에서 상품권을 받은 적이 없다고 일관하여 부인하고 있다. ② B의 협력업체 주식회사 H 대표인 I은 피고인을 포함한 위 B의 안전관리자들에 대하여 명절마다 선물이나 상품권을 준비하여 전달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하였고, 그 업무처리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장부를 작성해왔던 것으로 보인다(증인 I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4, 7~10면, 추가증거기록 증거순번 2번). ③ 위 장부(추가증거기록 증거순번 2번)을 보면, 2017년 설과 추석, 2018년 설에 각 50만 원씩 합계 15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이 피고인에게 지급된 것처럼 기재되어 있다. ④ 상품권 지급업무를 처리하였던 주식회사 H 직원인 J은 이 법정에서 '본인(J)이 피고인에게 상품권 전달을 담당했는지, 직접 전달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고, 상품권 전달을 담당한 다른 직원들도 10여명 정도 되었다. 보통 사무실에서 미리 상품권을 준비했는데, 비타500이나 박카스 상자에서 음료수병 2개를 빼고 남은 공간에 상품권을 넣어 밀봉한 후, 상자 겉면에 붙은 포스트인에 현장만 기재되어 있었다. 담당자가 위 현장에 가서 이를 전달하였는데, 대상자인 안전관리자를 직접 대면하여 전달하는 것은 아니었고, 안전관리자 책상 밑이나 안전교육장에 이를 두고 오는 방식이었다. 그 후 위 상품권이 대상자에게 잘 전달이 되었는지 별도로 보고하거나 확인하는 절차는 없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인 J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위 I도 이 법정에서 '위 장부에 따라 상품권 지급을 승인하였지만, 실제 그대로 잘 전달되었는지는 모른다. 실제 전달되었는지 확인하거나 보고를 받은 적은 없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인 I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3, 17~18면). J은 수사기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상품권을 전달할 경우, 배달사고 방지를 위하여 대상자에게 분명히 말을 하고 책상 서랍에 넣고 가거나 안전용품에 끼워서 전달을 하였는데, 구체적인 일시나 장소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피고인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전달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증거기록 5043면), 앞서 상품권의 실제 전달여부와 관련하여 I과 J의 각 이 법정진술에 비추어 볼 때, J의 위 수사기관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상품권이 실제로 전달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검사가 제출한 다른 증거들을 모두 살펴보아도 상품권이 실제 피고인에게 전달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 ⑤ 증거기록 2934면 이하에 종이로 인쇄되어 증거로 제출되어 있는 장부상으로 2016년 추석에 피고인에게 5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이 지급된 것으로 기재된 것과 달리, 원본 파일인 장부로 보이는 추가증거기록 증거순번 2번의 내용에서는 이 부분이 확인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하여 위 I은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 '자신(I)이 B에 제공한 원본파일을 가공한 것 같다. 원본파일에는 2016년 추석리스트에 피고인의 이름이 없는 것으로 봐서 이때는 선물을 보내거나 상품권을 보내지 않은 것 같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증인 I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6면, 증거기록 5194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6년 추석에 피고인에게 지급된 50만 원 상당의 상품권과 관련해서는 장부상으로도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를 공시한다.
4. 결론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경우 피고인 스스로 증거의 신빙성을 탄핵하고 수수 사실의 부존재를 효과적으로 다투는 것은 법률 지식과 소송 경험이 없는 일반인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형사전문변호사는 검사 측 증거의 허점을 정확히 분석하고 일관된 방어 논리를 구성하여 의뢰인의 권리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배임수재 혐의를 받고 있거나 유사한 형사 사건에 연루된 경우라면, 사안 초기부터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