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양형부당)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피해자와의 위탁판매계약에 따른 정산의무만이 있을 뿐 휴대폰 판매 대금에 대한 보관자의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다. 설령 그러한 지위가 인정되더라도,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휴대폰 판매 대금을 보관하지 않았다. 또한 피고인은 휴대폰 판매 대금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사실도 없으므로, 횡령의 고의 및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8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동대문구 B빌딩 C호에서 '주식회사 D'과 부산 부산진구 E, 2층 에서 'F'라는 각 상호로 온라인에서 휴대폰 판매를 하는 사람이다(이하 피고인과 '주식회사 D' 및 'F'를 통칭하여 '피고인 측'이라고 한다).
피고인은 2017. 4.경 G이 운영하는 피해자 주식회사 H으로부터 휴대폰을 위탁판매하면서 할부판매의 경우 피해자가 통신사로부터 휴대폰 판매 대금을 지급받아 피고인에게 수익금을 배분하고, 일시불판매의 경우 피고인이 고객으로부터 휴대폰 판매 대금을 지급받아 그 중 피고인 몫의 수익금을 공제하고 나머지 판매 대금을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업무에 종사하였다.
그러던 중 피고인은 2018. 4. 2.경 위 사무실에서, 시가 1,056,000원 상당의 피해자 소유 휴대폰 1대를 불상의 고객에게 판매하고 수수료 260,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판매대금 796,000원을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하던 중 그 무렵 이를 임의 사용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8. 4. 30.경까지 휴대폰 총 364대를 판매하고 휴대폰 시가에서 수수료를 제외한 판매 대금 합계 258,556,800원 중 할부판매 수수료 19,208,400원을 제외한 나머지 판매 대금 합계 239,348,400원을 피해자에게 반환하지 않고 임의 사용하는 등 횡령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재물을 횡령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증거를 들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휴대폰 판매대금 합계 239,348,400원을 피해자에게 반환하지 않고 사용하여 횡령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1)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1428 판결 등 참조).
2)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해자로부터 휴대폰 판매를 위탁받은 피고인 측이 온라인에서 휴대폰 판매를 광고하여 이를 본 소비자가 피고인 측의 가까운 지점에 방문하여 휴대폰 구매계약서를 작성하면, 피고인 측이 이를 피해자에게 접수하여 소비자에게 휴대폰을 개통 및 배송하게 하는 형태의 업무를 해온 사실, ② 이때 소비자가 현금 등으로 휴대폰을 일시불로 구매하는 경우 피고인 측에 휴대폰 판매 대금이 입금되는데, 피고인 측은 '최저판매가[휴대폰 단말기 출고가 – 위탁판매 수수료(통신사로부터 받는 보조금 및 수수료 – 휴대폰 1대당 피해자 마진 10,000원)] 상당액을 다음달 말일 피해자에게 지급해온 사실, ③ 최저판매가를 산정하는 요인 중 통신사로부터 받는 보조금 및 수수료는 변동이 잦기는 하나 통신사가 책정하는 것이고 피해자 마진은 휴대폰 1대당 10,000원으로 고정되어 있었으므로, 소비자에게 일시불로 판매한 휴대폰이 개통되면 휴대폰 판매 대금 중 피고인 측이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대금은 특별한 정산절차 없이 확정되는 것인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업무상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업무상 보관하는 자가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 성립하므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고 있을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는데,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측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휴대폰 판매 대금 합계239,348,400원을 보관하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피고인 측의 민사상 책임 유무와는 별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가) 검사는 피해자 측이 수사기관에 제출한 2018. 4. 정산내역 등의 자료를 기초로, 피고인 측이 이 사건 휴대폰 총 364대의 최저판매가 상당액 중 할부판매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 합계 239,348,400원을 피해자에게 지급하지 못했으므로 이를 소비자들로부터 받아 보관하던 중 횡령한 것이 분명하다고 보아 공소제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로부터 사전 예약을 받고 예약 당시 광고한 휴대폰 가격을 선입금 받았는데 개통일 기준 통신사 보조금이 줄어들어 선입금 받은 휴대폰 판매 대금이 최저판매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고, 통신사 보조금이 줄어들었음에도 매출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최저판매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휴대폰을 판매할 수밖에 없는 경우 등이 있었다는 사정을 주장하면서, 이 사건 휴대폰 총 364대의 판매 대금으로 합계 239,348,400원만큼을 보관한 바 없다는 취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부인하였다.
나) 그런데 아래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측이 이 사건 휴대폰 총 364대를 판매하고 소비자들로부터 실제로 받은 판매 대금이 피고인의 위 주장과 같이 최저판매가 상당액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었을 가능성을 섣불리 배제하기 어렵다.
① 우선 피고인 측이 이 사건 휴대폰 총 364대를 판매하고 소비자들로부터 실제로 받은 판매 대금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기록상 찾을 수 없고, 피고인 측이 이 사건 휴대폰 총 364대를 최저판매가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 또한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다. 피해자 측이 수사기관에 제출한 2018. 4. 정산내역 자료는 피고인 측이 소비자들로부터 받은 휴대폰 판매 대금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휴대폰 총 364대의 단말기 출고가, 각 개통일 기준 통신사 보조금 및 수수료 등을 정리한 것으로서 최저판매가 산정에 관한 자료에 불과하다.
② 피고인 측 회사에서 근무한 I은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2018년 초순경 통신사 보조금 변동이 심하게 있었고, 소비자가 휴대폰 구매를 예약하고 그 대금을 낸 시점보다 휴대폰이 실제로 개통되는 시점에 통신사 보조금이 줄어들어 소비자로부터 이미 받은 대금만으로는 피해자 등 거래처에 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하였다'고 진술하여 피고인의 위 주장에 부합하는 취지로 증언하였다(원심 증인 I에 대
한 녹취서 제8쪽 이하).
피해자처럼 피고인 측에 휴대폰 판매를 위탁한 U의 운영자 P는 피고인에 대한 별건 사기 사건에서, '이 사건 무렵 통신사 보조금이 많이 줄어들었고, 피고인은 자신의 수익금을 남기지 않고 이른바 역마진으로 휴대폰을 판매한 것으로 생각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제1권 제388쪽) 이러한 진술 역시 피고인의 위 주장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이고, 위 별건 사기 사건의 제1심 법원은 '통신사 보조금이 줄어들었음에도 피고인 측이 기존의 거래조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수의 고객을 유치하는 영업을 하였다'는 사정을 인정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제1권 제177쪽).
③ 피해자 측에 따르면, 소비자로부터 사전 예약을 받고 예약 당시 광고한 휴대폰 가격을 선입금 받는 방식의 예약 판매는 통신사 보조금의 변동 등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업계의 일반적인 판매 방식이 아니고, 피고인 측과 같은 거래처가 최저판매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휴대폰을 판매하는 것에 피해자는 동의한 바 없다는 것이나, 피고인 측이 이 사건 휴대폰 총 364대를 판매하고 소비자들로부터 실제로 받은 판매대금이 최저판매가 상당액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된 것이 위와 같이 피해자 측이 지적하는 피고인의 잘못 때문이라고 할지라도 이로 인한 별도의 책임 유무는 논외로 하고, 그러한 사정만을 가지고 피고인 측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휴대폰 판매 대금 합계 239,348,400원을 보관하고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 한편, 최저판매가 상당액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피고인 측이 이 사건 휴대폰총 364대를 판매하고 소비자들로부터 실제로 받은 판매 대금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이를 축소사실로 하여 업무상횡령죄의 성립을 논할 여지가 있겠으나, 앞서 보았듯이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기록상 찾을 수 없다.
라) 나아가, 검사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휴대폰 판매 대금 합계239,348,400원을 횡령한 것으로 보기 어렵더라도 이 사건 휴대폰 총 364대 자체를 횡령한 것으로는 볼 수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나(다만, 검사가 그러한 취지로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지는 않았다), 피고인 측은 소비자가 휴대폰 구매계약서를 작성하면 이를 피해자에게 접수하여 피해자가 소비자에게 휴대폰을 배송하게 한 것이어서 휴대폰 자체를 보관하지 않았고(증거기록 제1권 제359쪽, 제2권 제89쪽), 설령그렇지 않더라도 피고인 측은 피해자와의 위탁판매계약의 본지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이 사건 휴대폰 총 364대를 판매한 것이므로 이를 횡령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앞서 제2의 가.항 기재와 같다.
2.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은 앞서 제2의 다.항에서 살펴본 것과 같은 이유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