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이 확산되면서 정보통신망을 통한 명예훼손 사건이 사회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유튜브 채널 운영자가 타인의 마약전과 사실을 공개적으로 게시하였음에도 무죄를 선고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죄의 성립요건, 특히 비방의 목적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연히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벌칙) ①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4.5.28>
같은 조 제2항은 적시한 사실이 허위인 경우에도 처벌하며, 이 경우 법정형이 더 높습니다.
따라서 설령 게시한 내용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비방의 목적이 인정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죄의 중요한 특징입니다.
2. 비방의 목적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판단하는가
비방의 목적의 의미
비방의 목적이란 단순히 사실을 알린다는 인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해를 가하려는 적극적인 의사 내지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즉, 어떤 사실을 공개한 것만으로 곧바로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볼 수는 없으며, 표현의 맥락과 동기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따라서 비방의 목적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과 성질, 공표 대상의 범위, 표현의 방법, 명예 침해의 정도 등을 두루 고려하여야 합니다.
공공의 이익과 비방 목적의 관계
비방의 목적과 공공의 이익은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 방향에서 서로 상반되는 관계에 있습니다.
따라서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의 목적은 부정됩니다.
여기서 공공의 이익이란 국가나 사회 전체의 이익뿐만 아니라, 특정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합니다.
행위자의 주된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사적인 이익이나 감정이 일부 섞여 있더라도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공적 인물 여부와 공공성 판단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피해자가 공인인지 사인인지 여부도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또한 해당 표현이 사회의 여론 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아니면 순수한 사적 영역에 속하는 것인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아울러 피해자 스스로가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하였는지 여부도 고려 대상이 됩니다.
3. 이 사건의 사실관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구독자 100만 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인터넷 언론매체의 대표이사였고, 피해자는 해당 채널의 취재연대기자로 활동하던 사람이었습니다.
피고인과 회사 내부의 다른 인사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자, 피해자는 경영권 분쟁의 상대방을 지지하며 피고인을 비난하는 다수의 게시물을 인터넷에 작성하였습니다.
피해자는 그 과정에서 피고인의 과거 범죄 전력, 구체적으로는 성매매 관련 사이트 운영 전력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하였습니다.
피고인의 게시물 작성 경위
피해자는 경영권 분쟁과 무관한 사안을 게시하면서 피고인에 관한 제보를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글을 작성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피해자의 명예훼손에 대한 제보를 요청하는 게시물을 작성하면서 피해자가 과거 마약 범죄로 처벌받아 기자직을 잃었다는 사실을 적시하였습니다.
피해자는 실제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고, 그 이후에도 스스로 마약 투약 사실을 인정하는 글을 인터넷에 작성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검사는 피고인이 비방의 목적으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보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으로 기소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해자가 인터넷상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사회적으로 일정한 영향력을 가지는 공적 인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은 채널 구성원 및 이용자들 사이에서 경영권 분쟁의 신빙성을 탄핵하고 자신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적어도 해당 구성원과 이용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피해자가 경영권 분쟁과 무관한 피고인의 범죄 전력을 먼저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등 스스로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다고 판단하면서, 결론적으로 피고인의 행위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진실한 사실의 적시로서 비방의 목적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2. 12. 25.경 양주시 B아파트 C호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피고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D’ 커뮤니티에 접속하여 불특정 다수인이 볼 수 있는 가운데 피해자 E이 게시한 글을 첨부하여 피해자를 지칭하면서 ‘과거 마약범죄자로 중죄를 저질러 F 기자직에서 박탈당한 자’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여,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연히 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2. 판단 피고인은 자신이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비방의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공소사실의 기재 자체로도 E이 마약을 투약하였고 이후 F 기자직에서 퇴직한 것 자체는 허위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므로, 이하에서는 피고인에게 비방의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서만 본다.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는 것으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해당 적시 사실의 내용과 성질, 해당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표현의 방법 등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형량하여 판단되어야 한다. 또한 비방할 목적이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과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의 방향에서 서로 상반되는 관계에 있으므로,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은 부인된다. 여기에서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경우’라 함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 으로서 행위자도 주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이어야 하는데,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는 널리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하는 것이다. 나아가 적시된 사실이 이러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해당 명예훼손적 표현으로 인한 피해자가 공무원 내지 공적 인물과 같은 공인인지 아니면 사인에 불과한지, 표현이 객관적으로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사회성을 갖춘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것으로 사회의 여론형성 내지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것인지 아니면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인지, 피해자가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것인지, 그리고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는 명예의 성격과 침해의 정도, 표현의 방법과 동기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私益)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05. 10. 14. 선고 2005도5068 판결,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2도4171 판결,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2도699 판결 참조). 한편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인은 이른바 인터넷 언론매체(유튜브 채널)인 ‘D’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D(이후 2022. 8. 26. ‘주식회사 G’로 상호를 변경하였다)의 대표이사였다. E은 ‘D’의 취재연대기자로 활동하여 왔다. ② 2022년경부터 피고인과 H는 위 회사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분쟁 중이었고, E은 H를 지지하며 2022년 하반기부터 피고인을 비난하는 내용의 다수의 게시물(“A. 알고보니 그냥 축산업자. 이런 ‘노검증 유튜버’들 안 거르면 진보의 미래는 극우 유튜버들 놀이터 된 I정당 꼴이다”, “A씨의 거짓말과 흑색선전이 도를 넘는 데 이어, 범죄의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A 전 D 대표는 미국에서 불법 모금활동을 벌여 회사를 큰 위기에 몰아넣었다 ··· A는 미국에서 불법으로 규정될 수 있는 모금 활동을 이유로 현재 미국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을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 등 인터넷을 통하여 작성하였다. 또한, H와 피고인 사이의 민사소송에서 H 측을 지지하는 의견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음을 알리면서 “A씨는 언론사를 이끌어가기에는 너무나 추악한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 그는 2005년 부인의 이름으로 사업자 등록을 하여 여성들이 남성들을 상대로 음란행위를 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아 챙기는 사이트를 개설해 돈을 벌어 오다 경찰에 발각돼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습니다”(2022. 9. 20.자)라는 내용을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적시하기도 하였다. ③ E은 2022. 12. 24. H에 대한 압수수색이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위반과 무관함을 주장하면서 “A씨의 과거 성매매 산업(A 운영 사이트 이름 ‘J’)에 고용돼 성노동 착취 당한 피해여성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라는 게시물을 작성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E의 명예훼손 등에 대한 제보를 요청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작성하면서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문구를 그 게시물에 포함시켰다. ④ E은 2023년 이후로도 ‘A G 이사 해촉을 위한 시민운동’, ‘A G 이사 자진 사퇴 촉구’ 등의 게시물을 다수 작성하며 피고인과 관련된 분쟁에 지속적으로 관여하여 왔다. ⑤ E은 2018. 9. 4.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그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후 E은 스스로 마약 투약 사실을 인정하는 게시물을 인터넷상에 작성하기도 하였고, 현재까지 ‘K’라는 인터넷언론사의 대표자 겸 기자로 활동 중이다.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E은 언론인을 자처하며 인터넷상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사람으로서 그 발언이 사회적으로 일정한 영향력을 가지는 공적인 인물이라 할 것이고,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은 ‘D’의 경영권 분쟁에 이해관계가 있는 구성원 내지 이용자들(기록에 의하면 구독자가 100만 명이 넘는다는 것이다) 사이에서 경영권 분쟁의 일방 당사자를 지지하며 분쟁에 관여한 E 주장의 신빙성을 탄핵하고 자신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적어도 위 구성원 및 이용자들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에는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E이 경영권 분쟁과 무관한 피고인의 범죄전력[피고인은 2005년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유포등)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을 먼저 거론하는 등 스스로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렇다면 피고인의 공소사실 기재 행위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진실한 사실의 적시로서 비방의 목적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4. 결론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 사건은 비방의 목적이라는 주관적 요건을 둘러싸고 치밀한 법리 분석과 증거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당사자가 혼자서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공공의 이익 여부, 공적 인물 해당 여부, 표현의 맥락과 동기 등 비방의 목적을 부정할 수 있는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무죄를 이끌어낼 수 있는 변론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보통신망을 통한 명예훼손 혐의를 받게 된 상황이라면, 반드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