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사건에서 법원의 임시조치 결정이 내려진 이후에도 피해자와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분쟁이 이어지는 경우가 사회적으로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스스로 피고인의 방문을 요청하거나 처벌을 원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시조치 결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상황이 점점 더 많이 문제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피해자의 진지한 승낙과 피고인의 착오가 결합하여 임시조치 위반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된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목차
1. 이 사건에서 문제된 죄명과 처벌 규정
임시조치 위반 혐의의 쟁점
피고인은 법원으로부터 피해자 주거지 접근금지 임시조치 결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주거지에 들어갔다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이었습니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해자의 승낙에 따라 주거지에 들어간 것이므로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3조 제2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3조(보호처분 등의 불이행죄)② 정당한 사유 없이 제29조제1항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임시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한 가정폭력행위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에 처한다. <신설 2020.10.20> |
이에 법원은 피해자의 승낙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정당한 사유를 인정할 수 있는지, 나아가 이 사건의 구체적인 사정들을 종합할 때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핵심 쟁점으로 판단하였습니다.
2. 임시조치 위반죄와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
임시조치 위반죄의 구성요건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3조 제2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같은 법 제29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접근금지 임시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9조(임시조치)① 판사는 가정보호사건의 원활한 조사ㆍ심리 또는 피해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결정으로 가정폭력행위자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임시조치를 할 수 있다. <개정 2020.10.20> 1. 피해자 또는 가정구성원의 주거 또는 점유하는 방실(房室)로부터의 퇴거 등 격리 2. 피해자 또는 가정구성원이나 그 주거ㆍ직장 등에서 100미터 이내의 접근 금지 3. 피해자 또는 가정구성원에 대한 「전기통신기본법」 제2조제1호의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4. 의료기관이나 그 밖의 요양소에의 위탁 5. 국가경찰관서의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의 유치 6. 상담소등에의 상담위탁 |
즉 단순히 임시조치를 위반한 행위 자체만으로는 처벌 요건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고, 정당한 사유가 없을 것이라는 요건이 추가적으로 충족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임시조치를 위반하였더라도 처벌할 수 없습니다.
피해자의 승낙만으로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원칙
피해자가 피고인의 방문에 동의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임시조치는 피해자 개인의 의사뿐만 아니라 가정폭력 피해자의 안전과 가정의 평화를 보호하기 위한 국가적 조치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피해자의 승낙 자체를 정당한 사유로 바로 인정할 수 없다는 법리는 이미 법원의 판단을 통해 확립되어 있습니다.
구체적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
반면에 정당한 사유는 법관이 구체적인 사안에서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불확정적인 개념으로서, 실정법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생길 수 있는 불합리한 결과를 막기 위해 인정됩니다.
따라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의 목적과 기능, 피해자의 진의에 따른 승낙이 있었는지 여부, 임시조치 불이행의 구체적인 동기와 경위, 불이행의 결과 등 피고인이 처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정을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즉 피해자의 승낙 하나만으로 정당한 사유가 자동으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피해자의 승낙을 포함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3. 이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과 피해자는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여 왔고,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강간 및 폭행을 당하였다고 신고함으로써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임시조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는 임시조치 결정 직후부터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하고, 피고인에게 임시조치를 이미 철회하였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내며 주거지 방문을 요청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이러한 피해자의 요청에 응하여 피해자의 주거지에 지속적으로 방문하였고, 이 사건 공소사실 역시 그러한 방문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것이었습니다.
피해자의 승낙이 분명하고 진지하였다는 판단
법원은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이후 피고인에게 지속적으로 주거지 방문을 요청하였고, 피고인이 임시조치를 이유로 방문할 수 없다고 하자 임시조치를 이미 철회하였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거듭 보냄으로써 피고인을 설득하였다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나아가 이 사건 당일에도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주거지 안의 물건을 처리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피고인이 주거지에 들어오는 것을 전제로 한 행동을 계속하였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들을 근거로 피해자의 승낙은 분명하고 진지한 의사에 따른 것이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고인이 임시조치가 실효된 것으로 믿을 만한 사정이 있었다는 판단
법원은 피해자가 임시조치를 철회하였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냈고, 임시조치 결정문에도 검사가 사건을 불기소 처리하는 경우 임시조치가 효력을 잃는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으며, 피해자가 강간 사건에 대한 처벌불원서까지 제출하였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점 등을 종합하였습니다.
그 결과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의 신청에 따라 임시조치 결정이 취소되었다고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피고인의 방문 직후 112신고를 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당시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신고 후 즉시 주거지에서 나왔다는 점도 함께 고려하였습니다.
법원의 최종 판단
법원은 위와 같은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임시조치 결정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3조 제2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가정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4. 4. 19.경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2024. 6. 18.까지 피해자의 주거에서100미터 이내의 접근금지를 명하는 내용의 임시조치 결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4. 5. 20. 23:50경 서울 용산구 D 피해자의 주거지 안으로 들어가 정당한 사유 없이 위 임시조치결정을 위반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은 피해자의 승낙에 따라 피해자의 주거지 안으로 들어갔으므로, 피고인의 임시조치결정 위반에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가정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제63조 제2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가정폭력처벌법 제63조 제2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제29조 제1항 제2호 등의 임시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을 처벌하고 있는데, 단순히 피해자의 승낙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임시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4. 4. 4. 선고 2024도1866 판결 및 그 원심인 서울동부지방법원 2024. 1. 12. 선고 2023노1597 판결 참조). 그러나 정당한 사유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법관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불확정개념으로서, 실정법의 엄격한 적용으로 생길 수 있는 불합리한 결과를 막고 구체적 타당성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위 규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가정폭력처벌법의 목적과 기능뿐만 아니라 임시조치의 원인이 된 가정폭력범죄 피해자의 진의에 따른 승낙이 있었는지 여부를 포함한 임시조치 불이행의 구체적인 동기와 경위, 불이행의 결과 등 피고인이 처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 나. 인정사실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4년경에 만나서 교제하다가 2019년경부터 피해자 명의의 주거지에서 동거하면서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여 왔다. 2) 피고인과 피해자는 2024. 4. 4.경부터 2024. 4. 16.경까지 서로 카카오톡 메시지(이하 ‘메시지’라고만 한다)를 주고받으며 다툼과 화해를 반복하였고, 피해자는 2024.4. 16. 저녁 무렵 피고인에게 ‘얼굴 한번 보고 가라’는 메시지를 전송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의 주거지에 방문하였다. 3) 피해자는 2024. 4. 17. ‘피고인으로부터 상습적으로 동의 없는 성폭행과 폭행을 당하였다’는 취지로 112신고를 하였다. 4)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24. 4. 19.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주거지에서 즉시 퇴거하고 2024. 6. 18.까지 피해자의 주거지에 들어가지 말 것을 명하며, 피해자의 주거지에서 100미터 이내의 접근금지를 명한다’는 내용의 임시조치 결정을 하였고(이하 ‘이 사건 임시조치결정’이라 한다), 피고인은 2024. 4. 21. 이 사건 임시조치결정의 내용과 불복 방법, 위반 시의 처벌 내용 등을 통보받았다. 5) 피해자는 2024. 4. 25. 경찰서에 출석하여 강간 피해 진술을 하였다가 2024. 4.26. 담당수사관에게 사건을 종결해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하고 같은 날 피해자보호 전담 경찰관에게 ‘더 이상 수사진행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사를 전달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하였다. 6) 피해자는 2024. 4. 27. 피고인에게 ‘많이 보고 싶다’, ‘제발 날 버리지마’, ‘제발부탁이야 내게 한번만 마지막 기회를 줘’라는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피고인이 2024.4. 28. ‘너가 이렇게 해서 가면 접근금지로 또 보낼려고?’라고 답하자 피해자는 ‘다 철회했다고’, ‘다 철회하고 서류 싸인까지 다 했다고’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7) 피해자는 2024. 4. 28. 피고인에게 변경된 피해자 주거지의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주었고 계속해서 피고인에게 ‘보고싶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피고인이 같은 날 피해자에게 ‘법적으로 안 된다잖아’라고 답하자 피해자는 ‘괜찮다구요. 법적철회 어제 싸인했다고’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법원 명령 나오기 전까진안 된다고’라고 답하자 피해자는 ‘몇 번을 얘기해. 어제 서류 다 받아서 갔다고’, ‘그 어떠한 처벌도 원치 않는다는 서류 어젯밤에 수사관님 두 분 오셔서 작성했다고. 주말이라 접수가 안 되나 본데 수사관님 두 분 분명히 오셨고 난 자필서명 했어’, ‘제발 좀와줘’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8) 피고인은 2024. 4. 28. 피해자에게 ‘넌 법을 뭐 알지도 못하고 아직도 접근금지는 유효하고 내가 성폭행을 안했는데 왜 처벌을 운운하는 거야?’라는 메시지를 보내고,2024. 4. 30.에는 피해자에게 ‘접근금지부터 풀어’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9) 피고인은 2024. 4. 30. 저녁 무렵 피해자의 주거지에 방문한 이후 2024. 5. 19.까지 지속적으로 피해자의 주거지에 방문하였다. 10) 피고인이 2024. 5. 19. 피해자에게 ‘경찰에 무슨 마무리 했다는 건데? 월요일에 조사받으라는데’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피해자는 ‘조사 안 받게 해 달라 진술했는데왜?’, ‘그런 사실 없다고 진술했다고’, ‘조사받아. 내가 아니라고 진술했으니 별 탈 없겠지’라고 답하였다. 11) 피해자는 2024. 5. 20. 오전 무렵 피고인에게 ‘쿠팡 프레시백 바깥에 좀 놔둬 줘. 수거 해가야 한다네’, ‘차키도 식탁 위에 두고’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부산에 다녀오면서 같은 날 저녁 무렵에는 피고인에게 ‘막차 타고 올라간다’, ‘가서 봐’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12)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24. 5. 20. 23:50경 피해자의 주거지에 방문하였다. 피해자는 2024. 5. 21. 01:45경 피해자의 주거지로 들어갔고, 01:52경 ‘자신을 성폭행하였던 피고인이 불법으로 주거지에 침입하였다’는 내용의 112신고를 하였다. 피고인은 2024. 5. 21. 01:53경 피해자의 주거지에서 나왔다. 13) 피고인과 피해자는 2024. 5. 21.과 2024. 5. 22.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다투었고, 피고인은 2024. 5. 23. 강간, 구 성폭력처벌법위반(촬영물등이용협박)과 이 사건 공소사실로 인해 경찰에서 피의자신문을 받았다. 피고인이 같은 날 피해자에게 ‘조사받고 있는데 취하 자체가 안 되는 사건이라는데’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피해자는 ‘내가 취하했는데 왜?’, ‘내가 어떻게 하면 된다는데?’라고 답하였고 피고인이 ‘니가 고소한 내용을 다 반박해야 하는데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운 치욕이다’, ‘접근금지까지 걸고 넘어진다. 내가 널 폭행하려 했다고 진술 했니?’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피해자는 ‘아니라고 얘기할게. 수사관님께 문자 보냈어. 힘들게 해서 미안해’라고 답하였다. 다.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다가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임시조치결정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는 가정폭력처벌법 제63조 제2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해자는 분명하고 진지한 의사로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주거지에 들어오는것을 승낙하였다. 피해자는 2024. 4. 26. 더 이상 피고인에 대한 수사진행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성폭행에 관한 모든 사건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취지의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이후부터 2024. 4. 30. 저녁 무렵까지 계속해서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주거지로 올 것을 요청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이 사건 임시조치결정으로 인하여 그럴 수 없다고 답하였음에도 계속해서 피고인을 설득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2024. 4. 30. 저녁 무렵 피해자의 주거지에 방문하였다. ② 피해자의 승낙에 따라 피고인이 피해자의 주거지에 방문한 2024. 4. 30. 저녁 무렵부터 공소사실 기재 일시인 2024. 5. 20.까지 피해자가 위와 같은 승낙을 철회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지속적으로 피해자의 주거지에 방문하면서 병원에 입원한 피해자에게 필요한 물품을 가져다 주었고, 피해자는 2024. 5. 9.경부터 2024. 5. 19.경까지 피고인과 메시지를 통해 다투고 화해하는 과정을 반복하였기는 하나 2024. 5. 20. 오전 무렵에도 피고인에게 ‘쿠팡 프레시백 바깥에 좀 놔둬줘’, ‘차키도 식탁 위에 두고’라고 하는 등 피고인이 피해자의 주거지에 들어오는 것을 전제로 한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피해자가 2024. 5. 20. 오후 무렵 피고인에게 ‘나는 널 진심으로 사랑했다’, ‘나는 더 이상 살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등의 메시지를 보냈기는 하나 이는 당시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던 피해자가 그 무렵 반복적으로 피고인에게 보내던 메시지 중 하나로 보일 뿐 피고인에게 더 이상 피해자의 주거지에 들어오지말 것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③ 피고인 또한 이 사건 임시조치결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으로 믿고 피해자의 주거지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먼저 ㉠ 피해자가 피고인을 강간 혐의로 112신고한 것이 원인이 되어 이 사건 임시조치결정이 내려지게 된 점, ㉡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자신이 이 사건 임시조치결정을 철회할 권한을 가지는 것을 전제로 한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고 이에 피고인이 2024. 4. 30. 피해자에게 ‘접근금지부터 풀어’라고 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당시 피해자에게 이 사건 임시조치결정의 취소를 신청할 권한이 있다고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다만 가정폭력처벌법 제29조 제10항에 따르면 피고인은 스스로 임시조치 결정의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그런데 피해자는 피고인이 이 사건 임시조치결정을 들면서 피해자의 방문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자 ‘다 철회했다고. 다 철회하고 서류 싸인까지 다 했다고’, ‘법적 철회 어제 싸인 했다고’, ‘몇 번을 얘기해. 어제 서류 다 받아서 갔다고’라고 하는 등 거듭하여 이미 이 사건 임시조치결정의 취소를 요청하였다는 취지로 답하였다. 여기에다가 ㉠ 경찰관이 피고인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고지한 이 사건 임시조치결정의 결정문에는 ‘검사가 사건을 불기소하는 때에는 임시조치가 효력을 잃습니다’라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는데(증거기록 44, 45쪽)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임시조치결정의 철회 외에도 그 원인이 된 가정폭력범죄인 강간에 대한 처벌불원서까지 제출하였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거듭 보낸 점, ㉡ 피고인은 이 사건 임시조치결정을 위반한 2일 후 경찰에서 피의자신문을 받으면서 ‘피해자가 사건을 철회했다고 했고, 저는 이미 사건이 해결된 줄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의 신청에 따라 이 사건 임시조치결정이 취소되었다고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④ 피해자의 주거지에는 피해자 외에 다른 가족구성원이 거주하지 않고,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의 주거지에 들어갔을 때 피해자는 부재중이었다. 그로부터 약 2시간 후 피해자가 주거지에 들어왔고, 약 7분 후 피해자가 112신고를 하자 피고인은 곧바로 피해자의 주거지에서 나왔다. 피고인과 피해자가 다툼을 반복하였던 점과 그 전후 주고받은 메시지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다소 우발적으로 다시금 피고인을 112신고한 것으로 보이고, 이후 경찰 피의자신문을 받는 피고인에게 ‘아니라고 얘기하겠다.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불이행의 결과와 가정폭력범죄로 파괴된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가꾸며 피해자와 가족구성원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가정폭력처벌법의 목적과 기능(가정폭력처벌법 제1조 참조)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임시조치결정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
4. 결론
임시조치 위반과 같이 법률적으로 복잡한 사건에서 피해자의 승낙이나 착오 등 정당한 사유가 있었음을 스스로 입증하려 한다면, 관련 메시지와 진술의 의미를 법적으로 정확하게 구성하지 못하여 불리한 결과를 맞이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법리와 연결하여 정당한 사유를 효과적으로 주장하고,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와 진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법원에 제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시조치 위반이나 이와 유사한 형사사건이 발생하였다면, 지체 없이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