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나 절도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피의자가 수사 과정에서 자백을 하였더라도, 그 자백만으로 유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실무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자주 문제됩니다. 이 글에서는 준강도, 특수강도미수, 야간주거침입절도미수 등으로 기소된 사건에서 자백의 신빙성과 증거재판주의가 어떻게 적용되어 무죄 판결이 선고되었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피고인의 자백은 임의성은 인정되더라도 진실한 의사에 기반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신빙성이 없으며, 나머지 증거들도 유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광주고등법원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 피고인의 변호인의 항소이유 첫째 점의 요지는, 피고인은 원심판시 범죄사실 제4항 기재의 장소에 들어가 소변을 보고 나오다가 검거된 사실은 있으나, 이 사건 각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을 저질렀다고 사실을 잘못 인정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것이고, 그 둘째 점의 요지는 가사 위 각 범죄사실이유죄로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징역 3년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것이다. 2. 당원의 판단 먼저 사실오인의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1) 1995. 1. 24. 22:30경 광주 OO구 OO동 OOO의 4에 있는 피해자 BBB의 집에 재물을 강취할 목적으로 스타킹으로 복면을 하고 칼을 소지하고 들어갔다가 미수에 그치고, (2) 같은 해 2. 1. 22:30경 같은 동 OOO의 2에 있는 피해자 CCC의 집에 같은 목적 및 방법으로 침입하였으나 미수에 그치고, (3) 같은 해 2. 2. 12:50경 같은 동 OO의 3에 있는 피해자 DDD의 집에 화장실문을 뜯어 내고 침입하여 돈을 절취한 후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위 피해자를 위협하고, (4) 같은 해 2.4. 21:40경 같은 동 OOO의 6에 있는 피해자 OOO의 집에 재물을 절취하려 들어 갔다가 개가 짖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는 것이다. 그런데 피고인은 경찰에서 처음에는 위 (4)의 장소에 들어간 사실은 시인하나 나머지 사실은 전부 부인하다가 경찰 및 검찰에서는 위 공소사실을 전부 자백하였으나, 원심 및 당심에서는 위 자백은 경찰의 폭행 및 회유에 의한 것이라면서 다시 위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하면서 위 (2), (3)의 범행시각에는 설날 다음날이어서 형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있었다고 알리바이를 주장하고 있는바(다만 피고인 스스로는 아무런 서면을 제출하지 아니 하였다), 원심은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 기재의 각 범행을 저질렀다고 인정하면서 유죄의 증거로서 (1) 증인 DDD, BBB, 000의 원심법정에서의 각 진술, (2)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 (3) 사법경찰리 작성의 DDD, CCC, BBB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4) 사법경찰리 작성의 1995. 2. 2.자 압수조서 중 판시 제3의 범행의 피해자인 DDD으로부터 피고인이 위 범행현장에 두고 간 부엌칼 1자루(증제1호), 1종 접착테이프 1개(증제2호)를 각 압수하였다는 취지의 기재 등을 들고 있으며, 당심에서 검사는 증인 PPP에 대한 증인신문조서의 진술기재를 증거로 추가하고 있다. (1) 먼저 피고인의 검찰에서의 자백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인의 자백이 임의성이 있어 그 증거능력이 부여된다 하여 자백의 진실성과 신빙성까지 당연히 인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 것이고 자백이 증명력을 갖추기 위하여는 그 진술내용이 객관적인 합리성을 띄고 있는가, 자백의 동기나 이유 및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가 어떠한가,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은 없는가 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가) 피고인은 시골에서 6남1녀의 막내로 태어나 광주상업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과 모범적인 품행으로 졸업하였으며 군에 자원입대하여 무사히 병역의무를 마치고 기아서비스 주식회사에 특채로 입사하여 월급의 상당부분(65만원)을 적금불입하면서 형이 얻어준 전세집에서 별 부족함이 없이 생활하여 왔으며 지금까지 범죄경력이 전혀 없는 점, (나) 피고인은 범행에 사용된 스타킹이 여자친구의 것이라고 진술하다가 여자친구가 이를 부인하자 형수들의 것이라고 번복진술하고 있고, 피해자들은 살색 스타킹이라고 진술하고 있는데 피고인은 경찰에서는 살색이라고 하다가 검찰에서 초콜렛색이라고 진술하고 있으며(피고인의 형수가 초콜렛색을 신는다고 진술하고 있다, 수사기록 94면), 피고인이 사는 집은 다세대주택이어서 압수된 스타킹이 피고인이 버린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스타킹을 범행에 사용한 것은 1월 24일경이고 나머지 부분을 버린 것도 그 무렵으로 보이는데(수사기록 31면 뒷면) 압수된 날은 그로부터 10여일이 지난 2월 4일이고(쓰레기가 거의 매일 수거되는 게 현실이다), 피고인은 제3의 범행시 스타킹을 사용한 흔적이 없는데 그 범행후 별 이유 없이 어디인지 모르는 장소에 버렸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불과 이틀 전이고 범행장소가 피고인의 집 부근인데 그 버린 장소를 모른다고 하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 (라) 피고인의 집에도 칼이 있을 터인데 주웠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범행에 사용된 칼이 피고인이 지적하는 공터에 버려져 있었다거나 그 칼을 범행에 사용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마) 피고인이 처음에는 범행을 부인하다가 같은 날 범행을 모두 자백하면서 자술서를 3통 작성하였고 그 자술서에 범행일시, 범행장소 및 범행내용 등을 자세히 기록하였는데 거의 고친 곳이 없고(피고인은 경찰관이 초안을 잡아 주어 그대로 베꼈다고 진술하고 있다), 피의자신문조서에도 범행일시, 장소 등을 자세하게 아는 것은 (피고인의 기억에 의해서가 아니라) 파출소에서 그동안 발생한 사건에 대하여 신고서에 나와 있는 것을 보고 알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있으며, 이미 있었던 3건의 범행을 자백하면서도 현장에서 검거된 마지막 범행에 관하여는 계속 그 범의를 부인하고 있는 점(수사기록 32면, 56면 뒷면), (바) 피고인은 위 (3)의 범행장소에서 13,000원을 훔쳤다고 하다가 피해자가 16,000원이라고 진술하자 그에 맞게 진술을 번복하면서 설날이고 이틀이 지났는데도 그 돈은 한푼도 쓰지 않고 지갑에 있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위 범행장소에서 화장실문을 열고 들어 갔다고 하다가 이를 뜯고 들어 갔다고 번복진술하고 있는 점, (사) 위 (3)의 범행시각은 낮으로서 피고인이 그 화장실 유리창문을 뜯고서 침입한다면 그 침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용되므로 피해자 집과 붙어 있는 뒷집에 거주하고 있을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띄어 발각될 가능성이 많으리라고 보여짐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위 (3)의 범행과 같은 경로로 침입하였다고 함은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점, (아) 피고인은 위 (4)의 범행현장에서 체포되었으나 절취할 목적으로 집에 들어 간 것이 아니라 텔레비젼을 보다가 바람을 쐬러 집을 나섰는데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 주위를 둘러 보다가 마침 가로등이 밝게 켜져 있고 가로등 바로 앞에 대문이 열려져 있고 대문 옆에 화장실이 보여 그곳에서 소변을 보고 나오다가 미행한 경찰관들에게 체포된 것이라고 범의를 부인하고 있는바(피고인은 빈뇨증증세가 있다고 한다), 피고인은 체포 당시 츄리닝차림에 양말을 신지 않고 운동화만을 신고있었으며 라이타와 열쇠외에는 아무런 소지품이 없었던 점(만약 앞 3건의 범행을 피고인이 저질렀고 다시 범행을 하려고 하였다면 피고인이 칼과 스타킹 등을 소지하고 있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자) 범행장소는 2층주택들이 대부분인 주택가인데 위 (1), (3)의 범행 장소가 피고인의 집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당원에서의 검증조서에 의하면 300미터 이내로 보인다)이고, 위 (2)의 범행 장소는 불과 60여미터 정도이고 위 (4)의 범행 장소도 150여미터 정도여서 상당기간 그곳에서 살아온 피고인이 범행장소로 택하기에는 부적당한 곳으로 보이고 더구나 대낮에 범행을 하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점, (차) 피고인은 1995. 1. 30.까지 회사에 근무하고 설날인 같은 달 31. 고향에 가서 자고 다음날 광주에 있는 형집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그곳에서 잠을 잤으며 그 다음날 13:00경 형부부등이 서울로 가자 도서관에 가서 운전면허 필기시험공부를 하였으며 같은해 2. 3. 운전면허시험을 보았다면서 위 (2), (3)의 범행시각에 대하여 알리바이를 주장하고 있는데 원심증인 임재오의 진술과 당심증인 임재철의 증언 및 운전면허시험관계서류의 기재가 모두 이에 부합하고, 피고인은 시골출신으로서 조모 및 부모가 살아 있고 설날 객지에서 가족들이 모두 내려와 있는데 그들과 어울리지 않고 피고인 혼자 있으면서 범행을 하였다거나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바로 다음날로 앞두고 같은 해 2. 2. 또는 그 전날인 같은해 2. 1.에 강도, 절도의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므로 결국 피고인의 알리바이 주장이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검찰에서의 자백(송치된 직후에 이루어 졌는데 자백한 이유에 대하여, 피고인은 경찰서에서 송치직전에도 조사를 받았는데 검찰에 가서도 경찰에서 말한 그대로 진술하지 않으면 선처를 받지 못한다고 하여 자백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은 임의성은 있으나 피고인의 진실한 의사에 기한 자백이라고 보기 어렵고 원심에서부터 피고인의 진실한 의사를 제대로 밝히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결국 위 자백은 신빙성이 없다고 할 것이다. (2) 다음 피해자들의 수사기관이래 원심에 이르기까지의 각 진술내용은 위 공소사실 기재와 피해를 당한 것은 사실이나 범인을 보지 못하였거나 스타킹을 쓰고 있어서 제대로 보지 못하였다는 것이고 대면의 경우에도 경찰관이 범인이라고 지목하고 범인과 키가 비슷하여 범인인 것 같다는 것인바,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는 형사법상의 증거재판주의의 원칙에 비추어 보면, 위 피해자들의 각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범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3) 마지막으로 압수조서의 기재도 범행에 사용된 칼이 피고인이 사용한 것이라는 증거가 없고 테이프도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것이어서 피고인의 소유라고 단정할 수 없다. (4) 그리고 당심에서의 증인 PPP의 증언내용도 피고인을 조사한 경찰관으로서 피고인을 파출소에서 조사하였는데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추궁하자 순순히 자백하였다는 것인바, 이는 피고인이 법정에서 범죄사실을 부인하고, 경찰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을 부인하는 이상 증거능력이 없다고(원심에서의 증인 WWW의 증언도 마찬가지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이 들고 있는 각 증거 및 검사가 제출한 증거는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증거능력이 없고 이를 신빙할 수 없는 것이거나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한 것이고( 또한 범행에는 범행을 할 만한 동기가 있어야 할 것인데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자백한 동기는 피고인의 성장과정, 직업, 생활환경 등에 비추어 보면 선뜻 수긍이 가지 아니하고, 그동안 성실하게 살아온 피고인이 어느 날 갑자기 강도로 돌변할 납득할 만한 동기를 찾아 보기 어렵다),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할 것이다. 결국 피고인이 4차례에 걸쳐 절취 및 강취하려 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되어 무죄라고 할 것임에도 원심은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니 나머지 항소이유에 관하여 살필것도 없이 원심판결은 유지될 수가 없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있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당원이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원심판결 범죄사실란의 기재와 같은 바, 이는 위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5. 11. 22.
4. 결론
준강도, 특수강도미수 등 중대한 형사 혐의를 받는 상황에서 자백의 신빙성을 다투고 알리바이를 입증하는 일은 법률 전문 지식과 치밀한 증거 분석이 요구되기 때문에, 피고인 혼자서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자백의 신빙성을 탄핵할 구체적인 논거를 발굴하고, 알리바이 증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법원이 합리적 의심을 품도록 방어 전략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준강도, 특수강도, 야간주거침입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되거나 수사를 받고 있다면, 지체 없이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