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장애인준강간죄 무죄 판결 조건은?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피해자 보호와 피고인의 권리 사이에서 법원의 판단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이 글에서는 지적장애인에 대한 준강간 및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이 무죄를 선고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장애인 대상 성범죄의 성립요건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재산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장애인준강간죄란 무엇인가

법률의 규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4항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하여 그 장애로 인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거나 추행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장애인에 대한 강간ㆍ강제추행 등)
④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사람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사람은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

이 조항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어려운 장애인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규정으로, 폭행이나 협박이 없더라도 장애로 인한 취약한 상태를 이용한 경우에도 처벌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강간죄와 달리 피해자의 저항이 없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범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광범위한 처벌 범위를 갖고 있습니다.

항거불능·항거곤란 상태의 의미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란 장애 그 자체로 인해 아예 저항이 불가능한 경우뿐만 아니라, 장애가 주된 원인이 되어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저항이 현저히 어려운 상태에 이른 경우도 포함합니다.

이 상태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피해자의 장애 정도만을 볼 것이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주변 환경, 가해자의 행위 방법, 피해자의 인식과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다만 피해자가 지적장애 등급을 받은 장애인이라고 하더라도 단순한 지적장애 외에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의 정신적 장애가 있다는 점이 명확히 증명되어야 합니다.

2. 범죄 성립을 위한 핵심 요건, 피고인의 인식

피고인의 인식 요건

장애인준강간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의 정신장애가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간음 또는 추행 당시 피해자에게 그러한 정도의 정신장애가 있음을 실제로 알고 있었어야 합니다.

즉 피해자의 장애 상태와 피고인의 인식, 이 두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4항에 따른 처벌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피해자에게 지적장애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인이 자동으로 처벌받는 것은 아니며, 피고인이 그 장애 상태를 알고 이를 이용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증명의 정도

형사재판에서는 피고인이 유죄로 인정되려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범죄 사실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피해자가 장애인이었다는 사정이나 피고인이 장애 사실을 의심할 수 있었다는 가능성만으로는 유죄를 인정하기에 부족합니다.

따라서 검사는 피해자의 장애 상태와 피고인의 인식 모두를 구체적인 증거로 입증해야 합니다.

3. 이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

사안의 개요

이 사건의 피해자는 지능지수 57로 진단받은 지적장애 3급의 26세 여성으로, 청주시 소재 정신재활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피고인 A은 피해자를 여러 차례 만나 성관계 및 추행을 하였다는 혐의를 받았고, 피고인 B은 피고인 A의 소개로 피해자를 만나 성관계를 가졌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검사는 피해자가 정신적 장애로 인하여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었고 피고인들이 이를 이용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피해자의 인지 능력에 대한 판단

법원은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을 당시 질문 내용을 잘 이해하고 비교적 분명하게 의사를 표현하였으며, 사건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설명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장래 계획을 스스로 세우고 피임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있었으며, 강간과 추행의 개념을 구별하여 진술하는 등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정신적·지적 능력이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여 법원은 피해자가 단순한 지적장애를 넘어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의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판단

법원은 전문심리위원의 진술분석 의견을 토대로 피해자의 진술에 모순적인 부분이 많다는 점도 지적하였습니다.

피해자는 극도의 위기 상황이었다고 주장하면서도 피고인과 사적인 대화를 나누거나 평소에 마시지 않는 맥주를 마시는 등 진술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행동을 하였습니다.

또한 피해자는 피고인 A에게 먼저 연락을 취하고 피고인 B을 소개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스스로 적극적인 행동을 선택하기도 하였습니다.

피고인의 인식에 대한 판단

법원은 피해자의 지적장애를 외관상 쉽게 알아보기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피해자가 다른 사람들과 큰 어려움 없이 의사소통할 수 있는 수준의 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었으며, 피해자 스스로도 피고인들에게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밝힌 적이 없었습니다.

설령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장애를 의심할 수 있었다 하더라도, 그러한 의심만으로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를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법원은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의 최종 판단

법원은 피고인들에게 피해자와 성적 접촉을 하였다는 점에서 의심스러운 사정이 일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을 정도의 정신장애 상태에 있었다거나 피고인들이 그러한 상태를 인식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인 A에 대한 장애인준강간 및 장애인준강제추행 혐의 전부와 피고인 B에 대한 장애인준강간 혐의 전부에 대하여 모두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청주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해자 C(가명, 여, 26세)은 청주시 D에 있는 정신재활시설 ‘E’에서 생활하였던 사람으로 장애의 정도가 심한 지적장애인이고, 피고인들은 위 ‘E’가 소재한 F에 거주하는 사람들로서 피해자가 정신적 장애로 사리 변별능력이 떨어지고 거부의사를 분명하게 표시하지 못하는 점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 또는 추행하기로 마음먹었다.
가. 피고인 A
1)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준강간)
가) 2020. 1. 초순경 범행
피고인은 2020. 1. 초순경 청주시 G에 있는 피고인 소유의 창고 앞에서 그곳을 지나가던 피해자를 발견하고 피해자에게 커피를 마시고 갈 것을 권하여 창고 컨테이너 휴게실 안으로 들어오게 한 다음 피해자에게 입맞춤을 하고, 피해자의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고, 손가락을 피해자의 성기 안에 집어넣었다. 계속하여 피고인은 피해자를 바닥에 눕히고 옷을 벗긴 후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성기에 삽입하여 1회 간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가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나) 2020. 1. 5.경 범행
피고인은 2020. 1. 5.경 위 가)항 기재 창고 앞에서 그곳을 지나가던 피해자를 발견하고 바람을 쐬러 가자고 권하여 피해자를 피고인의 차량에 태우고 충북 보은군 H, I 주유소로 이동한 다음 조수석에 앉은 피해자의 음부에 손가락을 넣고 피해자에게 입맞춤을 하였다.
계속하여 피고인은 피해자를 충북 보은군 소재 상호 미상의 모텔로 데려간 후 피해자의 옷을 모두 벗기고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입에 넣고, 피해자를 침대 위에 눕힌 다음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성기에 삽입하여 1회 간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가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2)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준강제추행)
가) 2020. 1. 중순경 범행
피고인은 2020. 1. 중순경 대전 대덕구 신탄진로 807, 신탄진역 앞에서 피해자를 피고인의 차량에 태운 후 위 정신재활시설 ‘E’로 데려다주던 중 조수석에 앉아 있는 피해자의 허벅지를 만지고, 피해자의 스타킹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음부를 만지고 피해자에게 입맞춤을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가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나) 2020. 1. 하순경 범행
피고인은 2020. 1. 하순경 청주시 G에 있는 피고인 소유의 창고 앞에서 피해자를 피고인의 차량에 태운 다음 청주시 F 소재 산 등을 경유하여 드라이브를 하고 돌아오던 중 조수석에 앉아 있는 피해자의 허벅지, 엉덩이, 음부를 손으로 만졌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가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나. 피고인 B
피고인은 2020. 1. 중순경 A으로부터 ‘여자를 소개시켜주겠다’는 전화를 받고 청주시 G에 있는 A 소유의 창고 컨테이너 휴게실에 방문하여 그곳에 있던 피해자를 소개받은 다음 피해자를 청주시 J 모텔로 데리고 가 그곳에서 피해자의 옷을 벗기고 피해자를 침대에 눕힌 후 1회 간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가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2.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
가. 피고인 A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연락을 받고 피해자를 만나게 된 것으로서 피해자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성관계 요구를 받고 이에 수동적으로 응하였을 뿐 피해자의 정신적인 장애를 이용하여 성관계를 한 사실이 없다.
나. 피고인 B
피고인은 A으로부터 피해자를 만나보라는 이야기를 듣고 피해자와 만나 성관계를 한 사실은 있으나, 피해자의 동의하에 성관계를 하였을 뿐 피해자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하였고, 피해자가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지도 아니하였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4항의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음’이라 함은 신체장애 또는 정신상의 장애 그 자체로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는 경우뿐 아니라 신체장애 또는 정신상의 장애가 주된 원인이 되어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이른 경우를 포함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중 정신상의 장애가 주된 원인이 되어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피해자의 정신상 장애의 정도뿐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의 신분을 비롯한 관계, 주변의 상황 내지 환경, 가해자의 행위 내용과 방법, 피해자의 인식과 반응의 내용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하고, 피해자가 지적장애등급을 받은 장애인이라고 하더라도 단순한 지적장애 외에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의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하고, 피고인도 간음 당시 피해자에게 이러한 정도의 정신장애가 있음을 인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도12714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피해자는 2018. 1. 9.경 장애진단서 및 임상심리검사결과상 지능지수 57로 진단되어, 그 무렵 지적장애 3급의 장애인으로 등록되었던 점,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진술할 당시 이 사건이 일어난 순서나 그 장소, 당시의 정황에 대하여 제대로 진술하지 못하였고,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서도 ‘기억이 잘 안 난다’, ‘말하기가 어렵다’는 등으로 대답한 점, 한편 피고인 A이 2020. 11. 19. 경찰관과의 전화통화 과정에서 피해자와의 성관계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부인하였다가, 2020. 11. 26. 변호인을 대동하여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보은에 있는 모텔에서 한 차례 성관계를 한 것은 맞다’고 진술을 번복하였던 점, 위 피고인 A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E 시설이 위치한 마을에 거주하였음에도 ‘E 시설은 단순히 비장애인들이 사회 적응 훈련을 하는 곳으로 알고 있었다’고 진술한 점, 피고인 B은 2020. 1. 중순경 피고인 A으로부터 피해자를 소개받아 피해자를 처음 만났는데 그 당일 모텔에 가서 성관계를 가진 점 등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지적장애가 있었음을 성관계 이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의심할 만한 사정들이 있다.
그러나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과 피해자가 성관계 등 성적 접촉을 할 당시 피해자가 단순한 지적장애 외에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의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었다거나 피고인들이 피해자가 위와 같은 정도의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음을 알았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피해자는 2018년경 약 한 달을 ‘K 식당’에서 상차림을 치우는 등의 일을 하였는데, 위 식당을 운영하는 L은 법정에서 ‘(피해자가 지적장애가 있는지 알 수 있었는지에 관하여) 제가 볼 때는 어떤 사람인지 아니까 제가 판단할 때는 조금 얘기해보면 알 거다, 제가 선입견으로 먼저 알 수도 있는 거고,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면 모를 수도 있지요.’라고 진술한 바 있다. 그런데 피해자에 대한 제1, 2회 경찰 조사 당시의 영상녹화 영상을 살펴보면, 피해자는 질문 내용을 잘 이해하고 그에 대한 의사를 비교적 분명하게 표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 질문에 관하여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는바, 피해자는 다른 사람들과 큰 어려움 없이 의사 소통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 정신재활시설 E에서 기록한 피해자에 대한 개인상담일지에는, 피해자가 2020. 6.경 입소기간이 만료되면 어디로 가야 할지 상담하면서 ‘아버지에게 가고 싶지만 아버지도 일하느라 바빠서 안 될 것 같고, 고모도 아이들이 있어서 힘들 것 같다’, ‘빚이 없었으면 지금쯤 돈을 모아서 방 하나 정도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인데 속상하다’, ‘요양보호사 공부를 하고 싶은데, 초등학교밖에 나오지 않아 검정고시 준비부터 해야겠다’고 기재되어 있는바, 피해자는 장래 계획을 세우는 등 스스로 자신의 여러 문제를 판단하고 결정할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었다.
3)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진술할 당시 ‘성추행’과 ‘강간’을 구별하여 진술하면서(수사기록 78쪽), ‘강간에 관하여 원하지 않는데 강제로 당하는 거’라는 취지로 진술하여 강간의 개념에 관하여는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수사기록 96쪽), ‘피고인 A이 한 번 하자고 말해서, 제가 그래서 싫다고 하였고 M 다리 밑에서 세워달라고 하여 E로 걸어 돌아갔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으며, 피고인 A이 성관계 당시 피해자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린 부분에 관하여도 ‘제가 보기에는, 그분은, 그냥, 흥분, 흥분하려고 자기 만족하려고 했던 걸로’라고 진술한 바 있다(수사기록 163쪽).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제가 피임을 한 상태여서 걱정 반 이렇게’, ‘루프 시술을 해서, 삽입해서 하는 시술을 한 것이구요’라고 진술하는 등 성관계의 의미와 피임에 대하여도 이해하고 있었다. 즉 피해자는 공소사실 기재 범행 당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고 이를 표현할 정신적·지적 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4) 피해자는 수사과정에서 피고인들과 만나게 된 과정과 그 이후 모텔로의 이동 및 성관계 과정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 A과 2020. 1. 5.경 보은군에 있는 모텔로 갈 당시의 상황에 대하여, ‘피고인 A과 같이 봉고차를 타고 주유소에 가서 주유 후 자동세차를 한 다음 후 모텔에 갔다’는 취지로 대답하는가 하면(수사기록 195쪽, 위와 같이 피해자 조사 이후 이루어진 피고인 A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위와 같이 주유하고 세차한 것이 사실이라는 점이 밝혀지고 그 카드사용내역 등으로 범행 일자가 특정되었다), ‘아, 나와서 이제. 그 F, F 쪽에 편의점…에서 만 원짜리 한 장 주시면서 그냥 햄버거 사 먹으라고. 하셔가지고 그 편의점에 들러서 햄버거저는 사서 전자렌지에 돌리고. 나와서 타서. 먹었어요. 먹고…(수사기록 215쪽)’, ‘(왼쪽 엉덩이를) 이렇게 쥐어 잡고 놓고, (오른손 주먹을 쥐었다가 펴며) 또 이렇게 주물거리면서 만지고(수사기록 216쪽)’라고 답변하는 등 피해자는 사건 당시의 상황을 비교적 잘 기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기억을 구체적으로 말로 풀어서 설명하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5) 한편 피해자는 피고인들이 하였던 말과 행동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못하였는데, 특히 경찰에서의 제1회 조사 당시, 피해자는 피고인 A으로부터 강간을 당한 것이라고 진술하면서도 ‘피고인 A이 어떻게 하였는지, A씨가 어떤 행동을 했길래 강간당했다고 저한테 말씀하신 것인지, 그 행동을 얘기해달라’고 하자 별다른 답변을 하지 못하였다. 피해자는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서도 ‘증인은 그때 성관계를 증인이 하고 싶어서 한 거에요, 아니면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한 거에요’라는 질문에 ‘강제로 했던 것 같다’는 취지로 대답하면서도, ‘어떻게 강제로 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답변만을 하였다. 이는 성관계 당시 전후 정황에 대하여 객관적 자료와 일치하는 여러 구체적 진술을 하였던 것과는 상반되는 것으로써 피해자가 의도적으로 진술을 회피하였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다.
6) 또한 피해자는 범행 당시의 자신이 느꼈던 감정이나 피고인들에 대하여 가졌던 감정에 대한 질문에도 제대로 대답하지 아니하거나 몇 초동안 고민 후 대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즉 수사과정에서 ‘피고인 A으로부터 첫 번째 피해를 당한 다음 마음이나 기분이 어떠했냐’는 질문에 ‘죄책감이 들었다’고 대답하면서도 ‘왜 죄책감이 들었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고 대답하기도 하였고(수사기록 166쪽), ‘우울하고 무서웠다’는 취지로 진술하다가도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질문하자 ‘별… 그냥…’, ‘모르…’는 등으로 대답하였다(수사기록 189쪽). 이 법정에서도 피고인 A을 ‘처음에는 착한사람이라고 생각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다가도 ‘어떤 점에서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였는지’ 질문하자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였다.
7) 위와 같은 사정에 더하여, 피해자는 콜렉트콜을 이용하여 피고인 A에게 전화하여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던 점, 피해자는 피고인들에게 ‘바람을 쐬고 싶다’고 말하여 보은 등으로 가게 되었던 점, 피해자가 피고인 A의 휴대폰에서 피고인 B의 사진을 보고 ‘이 사람을 소개해 달라’고 말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는 피고인들에 대하여 친분이나 호감을 가지는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8) 한편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그냥 E에 있으면 스트레스를 받고 답답하고 약간 깔아지는 것 같이 무기력해지고 그랬어요’라고 진술하였던 점, ‘시설의 선생님들이나 회원분들한테 그런 오해를 받고 할까봐 그런 마음이 들었다’(수사기록 99쪽), ‘거기는 그러니까 소문이 빨라서. (웃음) 소문을 조금이라도 안 좋은 소문이 나면 그거를 당사자들이 말하면 그 피해자가 듣잖아요. 대놓고 그러면 또 상처를 받잖아요’(수사기록 189쪽)라고 진술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E에 피고인과의 성관계 사실이 알려질 것을 걱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9) 이 법원 전문심리위원은 진술분석결과, ‘피해자는 피고인 A이 컨테이너에 들어가자 마자 문을 잠그고, 이어서 창문도 잠궈서 무서웠다고 진술하면서 자신이 가둬져 있는 상태라는 생각까지 했다고 진술하였으나, 이러한 극도의 위기 상황에서도 피해자는 오히려 피고인과 사적인 대화를 하고 평소에 마시지 않는 맥주까지 마시는 다소 납득하기 쉽지 않은 행동을 하고’, ‘피해자의 주장대로라면 피해자는 피고인들과의 사이에 있었던 일에 대하여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매우 염려한 것인데, 오히려 피고인 A에게 먼저 연락하고 위 피고인을 찾아가는 등 자신이 진술한 내용과는 모순되는 행동을 스스로 선택하여 계속한 것’ 등 피해자의 진술 행동 및 태도는 모순적인 부분이 많아 진술의 타당성을 상당히 훼손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10) 피해자는 피고인들에게 지적장애가 있다거나 그와 비슷한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없는데, 피해자가 수사기관이나 이 법정에서 보인 모습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지적장애를 쉽게 알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피해자와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주의 깊게 보면 장애를 의심할 수도 있어 보이나, 그러한 의심만을 근거로 피고인들이 피해자가 정신적인 장애로 인하여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음을 인식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4. 결론

장애인 대상 성범죄 사건은 피해자의 장애 정도, 피고인의 인식 여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등 여러 복잡한 요소가 얽혀 있어 당사자가 혼자서 이를 파악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사건에서는 혐의의 성립요건을 정확히 분석하고 증거 관계를 면밀히 검토하는 전문 변호사의 조력이 무죄 여부를 가르는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즉시 형사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검사출신 변호사 - 사기죄전문변호사,횡령죄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