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장애인 강제추행 및 주거침입 혐의,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이유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사건은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 경우가 많아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로 자주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장애인 강제추행 및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무죄를 선고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각 범죄의 성립요건과 법원의 판단 기준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성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장애인 강제추행죄의 성립요건

법률 규정과 구성요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3항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하여 강제추행을 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장애인에 대한 강간ㆍ강제추행 등)
③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하여 「형법」 제298조(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사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3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20.5.19>

이 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가 장애인이어야 하고, 피고인이 신체적 접촉을 통해 상대방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행위를 하였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이때 추행행위 자체가 객관적으로 증명되어야 하며,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진술이 일관되고 신빙성이 있어야 합니다.

진술의 신빙성 판단 기준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증명 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며,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공소사실이 진실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증거가 있어야만 유죄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든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진술 내용이 수사 단계와 법정에서 크게 달라진 경우, 그 변경 이유를 납득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해당 진술의 신빙성은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2. 주거침입죄의 성립요건

침입행위의 의미

주거침입죄는 타인의 주거에 무단으로 들어가 주거의 평온을 해치는 것을 처벌하는 범죄입니다.

형법상 주거침입죄에서 말하는 ‘침입’이란 단순히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여 들어간다는 주관적인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주거의 사실상 평온한 상태를 해치는 행위 방식으로 주거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침입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출입 당시 객관적·외형적으로 드러난 행위 방식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목적에 따른 출입행위의 평가

거주자의 승낙을 받아 주거에 들어갔더라도 범죄나 불법행위를 목적으로 한 출입이거나 거주자가 실제 출입 목적을 알았다면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될 경우, 그 출입행위가 주거침입죄의 침입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됩니다.

이때에는 주거의 형태와 용도, 외부인에 대한 출입 통제 방식과 상태, 행위자의 출입 경위와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거의 사실상 평온상태가 침해되었다고 평가될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한편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에게 주거침입의 고의, 즉 침입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이 점 역시 검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3. 이 사건의 내용과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평소 알고 지내던 피해자 부부의 집을 방문하였다가, 방 안에 누워 있는 피해자를 피해자의 남편으로 착각하여 엉덩이를 발로 툭툭 건드렸고 곧바로 방을 나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반면 검사는 피고인이 지적장애(지능지수 36)가 있는 피해자의 주거지에 침입하여 엉덩이를 손으로 때리고 양손으로 가슴을 만지며 옷을 벗기려 하였다는 공소사실로 피고인을 기소하였습니다.

이에 피고인은 강제추행 및 주거침입 사실을 모두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였습니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판단

법원은 먼저 피해자가 수사 단계에서 해바라기센터에서 진술한 내용과 약 2년 후 법정에서 한 진술 사이에 피해 범위에 관하여 납득하기 어려운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가슴을 만지고 옷을 벗기려 하였다는 내용이었으나, 법정에서는 눈과 배를 발로 밟는 등 무차별 폭행을 가하고 세 차례 방에 들어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실제 피해자가 진단받은 상해 부위는 허리 골절과 통증에 한정되어 있어 법정 진술과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수사 단계에서 진술 분석 전문가도 피해자의 진술에서 허위 또는 과장 진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CCTV 영상 및 피고인 변소에 관한 판단

법원은 피해자 주거지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시간인 12:09부터 12:17 사이에 방 안으로 들어간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오히려 CCTV 영상은 피고인이 12:05경 한 차례 방에 들어갔다가 12:07경 나왔고, 이후 현관 방향을 향해 무어라 말하는 모습, 피해자의 남편과 마당에서 만나는 모습 등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하는 장면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울러 사건 발생 다음 날 피해자의 남편과 피고인이 나눈 전화통화 내용에서도 강제추행 사실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피해자의 남편이 이를 태연하게 넘길 성격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법원은 피해자가 당시 강제추행 피해를 당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습니다.

주거침입에 관한 판단

법원은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시간에 방에 들어갔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고, 피고인이 12:05경 방에 들어간 것은 인정되지만 그때 강제추행을 목적으로 들어갔다는 점도 증명이 부족하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사건 이전에도 피해자 부부의 집을 방문하여 방 안까지 자유롭게 드나들었고 피해자 부부도 이를 허용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당일 현관문과 방문이 잠겨 있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들어간 이상 주거의 사실상 평온상태를 해쳤다거나 주거침입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법원은 강제추행과 주거침입 혐의 모두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B(여, 58세)과 서로 왕래하며 알고 지내는 사이이고, 피해자는 심한 정도의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이다.
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강제추행)
피고인은 2023. 5. 12. 12:09부터 12:17 사이에 남원시 C 소재 피해자의 주거지에 이르러 시정되지 않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방 안에서 잠을 자고 있던 피해자에게 접근하여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엉덩이를 1회 때리고, 이에 피해자가 잠에서 깨자 양손으로 피해자의 양쪽 가슴을 옷 위로 만지면서 피해자의 옷을 벗기려고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장애인인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나. 주거침입
피고인은 위 가.항과 같은 일시, 장소에서 위 가.항과 같이 피해자를 추행할 마음을 먹고, 시정되지 않은 현관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가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하였다.
2.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요지
가. 강제추행의 점에 대하여
1) 피고인은 애초에 공소사실 기재 시간(12:09경부터 12:17경 사이)에는 피해자의 주거지 방 안에 들어간 적이 없다.
2) 한편 피고인이 그 직전인 12:05경 평소 알고 지내던 피해자의 남편 D을 만나러 피해자 부부의 집에 방문하였다가 마당에서 D을 만나지 못 해 한 차례 방 안까지 들어간 사실이 있기는 하다. 그때 피고인은 D이 누워서 잠을 자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여 발로 엉덩이를 툭 쳤다가 누워있던 사람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고서는 12:07경 바로 집 밖의 마당으로 나왔을 뿐,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강제추행한 사실이 전혀 없었다.
나. 주거침입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시간에는 피해자 주거지 방 안에 들어간 적이 없고, 그 직전 12:05경 방 안에 한 차례 들어갔지만 당시 피해자를 강제추행 할 목적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었다. 피고인은 평소 피해자 남편을 만나러 갈 때 피해자 부부의 주거지방 안까지 바로 들어갔으므로, 피해자 부부의 의사에 반하여 침입한 것이 아니고, 주거침입의 고의도 없었다.
3. 강제추행의 점에 대한 판단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실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고,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강제추행 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1) 피해자의 진술
가) 피해자는 2023. 5. 22. 해바라기센터에서, '공소사실 기재 일시·장소에서 자고 있는데 피고인이 방 안으로 들어와 등짝을 때린 뒤 몸을 붙잡고 흔들어 눕혔다. 엉덩이를 때리고 양손으로 가슴을 쥐었다 펴며 만졌다(속기록 18면)', '긴 시간 유방을곽 움켜쥐었다(19~20면)', '옷 안으로 만진 것은 아니었고, 피고인이 몸을 흔들고 비트는 바람에 벌렁 넘어가서 허리에 금이 갔다(20, 23면)', '옷을 위, 아래 모두 벗기려고 하였다(20~21면)', '때리고, 흔들고, 성관계를 하자고 했다(24면)', '옷을 벗기지 못하도록 꽉 붙잡고 있었더니 피고인이 옷을 붙잡고 확 비틀어버렸고, 양손으로 등짝을 흔들었다(25, 27면)', '그렇게 한 번 비틀고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다(29, 38, 39, 41면)', '두 번째 들어와서도 옷을 벗기려고 하며 성관계를 하자고 했다(38, 44, 45면)', '옷을 벗기지 못하도록 붙잡고 있었더니 또 등짝을 때렸다(39면)', '또 엉덩이를 흔들고방에 사정없이 확 비틀어 버리고 밀었다(45면)'라고 진술하였다. 위 진술 중 엉덩이를때렸다는 부분과 옷 위로 피해자의 가슴을 만졌다는 부분, 옷을 벗기려고 하였다는 부분은 대체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내용이기는 하다.
나) 그러나 피해자는 2025. 4. 17.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방 안으로 들어와 성관계를 하자며 옷을 벗기려 하였고 이를 거부하니 피고인이 발로 눈과 배를 밟고, 머리와 이마를 때렸으며, 머리로 받고 등짝을 때리고 발로 차고 발뒤꿈치로 밟아버리고 갔다(증언 녹취서 3, 5면)', '가슴을 만지며 성관계를 하자는데 옷을 꽉 붙잡고 있으니 침을 뱉고, 엉덩이를 밟고 때리고, 눈을 밟았다. 두 번째, 세 번째로 들어와서또 가슴을 만졌고 옷을 꽉 붙잡고 있는데 때리고 쳐버려서 허리에 금이 가버렸다(4면)', '피고인이유방을 만진 날 방 안으로 세 번 들어왔다(5면)', '두 번 들어와서 또 세 번째 들어와서 그때 또 하자고 하였다(6면)'라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진술의 변경은 피해자가 중등도의 지적장애(지능지수 36, 사회지수 41)를 가진 사람인 점, 해바라기센터 진술로부터 약 2년이 경과한 후 법정 진술이 이뤄진 점을 감안하더라도 납득이 어려울 정도로 기존 진술 및 공소사실과 피해 범위에 있어 상당한 차이가 있고, 그와 같이 진술이 변경된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
다) 피해자는 2023. 5. 12. 및 13. E한의원에 내원하여 '왼쪽 허리와 오른쪽 발목의 통증'을 호소하며 치료를 받았고, 2023. 5. 15.에는 전북대학교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여 '제1요추 압박골절, 제3척추 골절'의 증상을 진단받았다. 이처럼 피해자의 상해병변은 허리 부위의 골절과 통증에 한정되었던 것으로 나타나고, 피해자의 법정진술과 같이 눈과 배를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 이처럼 피해자가 사건 발생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지난 시점에 피해 사실을 과도하게 부풀려 진술하였다는 사실은,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 이전부터 피고인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차에 피고인 진술과 같은 경위로 허리를 다치게 되어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허위 또는 과장된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한다.
라) 수사단계에서 피해자의 진술을 분석한 장애인 성폭력 사건 진술분석전문가(증거기록 순번 27번)도 피해자의 진술에 관하여, 피해자의 장애나 사건의 특성으로 설명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의심스러운 동기나 정황, 처음 사건을 고소 또는 폭로한 상황에 있어 의문점이 존재하는 점, 피해자가 다른 사람의 암시나 코치, 압력이나 강압으로 허위 또는 과장 진술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피해자의 최초 진술과 조사 당시 진술 사이에 불일치하는 부분이 확인되는 등 다른 진술 및 증거와 불일치하는 점 등 진술의 타당성이 심하게 훼손되었다고 의심될 만한 요소가 확인되었다면서, 피해자의 진술 중 일부(피고인이 피해자의 신체를 잡고 흔들어 방바닥에 비틀어 허리에 금이 갔다는 부분)는 피해자가 실제 경험한 것을 진술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물론 위 진술분석전문가는 피해자의 진술 중 피고인이 피해자의 신체 일부를 한 대 때린 사실, 이후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고 성관계 의사를 표시한 것은 실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으나, 위와 같은 의심스러운 사정이 명백하게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일부 진술만 신빙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마) 아울러 다른 객관적 정황들도 아래 3), 4)항에서 살펴보는 것과 같이 피해자의 진술보다는 피고인의 변소에 보다 부합한다고 판단된다.
2) 피고인의 변소
가) 피고인은 2023. 6. 12. 및 7. 21. 수사기관에서 두 차례 조사를 받고,2025. 1. 9.부터 2025. 5. 29.까지 세 차례 이 사건 공판기일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해자의 주거지에서 누워 자고 있는 피해자를 피해자의 남편이자 피고인의 친구인 D으로 오인하고 D을 깨우고자 엉덩이 부위를 발로 툭툭 건드렸을 뿐, 피해자를 강제추행한 사실이 없으며, 피해자의 주거지에 들어간 것은 위와 같이 단 한 차례이고, 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도 자신을 따라 나와 현관 앞에서 D과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나) 피해자 역시 해바라기센터에서, '방이 하나여. 불을 쏘면 보이는데 침침해서 잘 안보여(속기록 17면). 해는 안 뜨고, 우리 집은 불 안 쓰면요, 새캄캄해요(31면).'라고 진술하고, 이 법정에서도 '우리 집은 불 안 켜면 캄캄해요(증언 녹취서 4, 6면).'라고 진술하였다. D도 2023. 5. 13. 피고인과의 통화에서 '깜깜혀 긍게, 나는 불 쓰고 언제고 있어'라고 말하였다. 위와 같은 피해자 부부의 진술 및 통화 내용에다가 피고인의 나이(1953년생)를 감안하면, 방 안이 어두워 누워있는 피해자를 D으로 착오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터무니없는 것으로 치부할 수는 없고, 특별히 그 진술에 비정형적이거나 이례적인 부분을 찾기 어렵다.
3) 사건 발생 다음날 피고인과 D의 통화 내용
가) 이 사건이 최초로 경찰에 신고 된 일시는 사건 발생일로부터 이틀 후인 2023. 5. 14. 21:00경으로, D이 인근 파출소에 방문해 피해자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사실을 전해 들었다며 신고한 것이다. 그런데 D과 피고인은 경찰신고 하루 전인 2023. 5. 13. 15:40경 아래와 같은 내용의 전화통화를 나누었다.

나) 위 대화 내용과 같이 허위 개입의 여지가 적은 사건 발생 직후의 상황에서, 피고인은 변소 내용과 동일하게 방 안이 어두워 피해자를 D으로 착오하였고, 피해자의 엉덩이를 때린 것이 아니라 살짝 건드렸을 뿐이라고 진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D 역시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슴을 만졌다거나 옷을 벗기려고 하였다는 등 강제추행 피해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함이 없이, 단지 '엉딩이를 때린게 일어나다가 허리를 끔벅하더라먼'이라거나 '긍게 궁댕이 때린 건 내가 괜찮은데 허리가 아프더라, 허리가. 내가 웬만하면 말 안 해.'라는 등으로 말하면서 피해자가 허리를 다친 것에 대해 항의하고 있을 따름이다. 또한 위 대화 내용을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강제추행을 저지른 사람과 피해자의 남편 사이에 오고갈만한 대화 내용이나 어조라고는 도저히 보기 힘들다.
다) 그런데 D은 불과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꾸어 통화 다음날 경찰에 피고인의 강제추행 사실을 신고하였고, 이는 위 통화에서 나타난 D의 태도와 명백히 상충된다. 여기에 D이 이 법정에서 "한 번 방에서 그 지랄했으면 나갔다 또 들어와서 또 그러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라고 진술하는 등(증언 녹취서 5면) 피고인의 성범죄 사실에 대한 적개심을 나타낸 점에 비추어, D이 피고인의 강제추행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하거나 태연하게 넘길 성격이라고는 보이지 않고, 그와 같이 묵인할 만한 특별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결국 D은 위 통화 당시에는 피고인의 강제추행 사실에 대해 알지 못한 상태였고, 피해자가 사건 발생 직후에는 D에게 피고인 탓에 허리를 다치게 된 사실만을 얘기했을 뿐 강제추행 피해 사실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위 통화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D으로 착각해 엉덩이를 건드렸다고 하는데도 D이그 사실관계를 다투지 않은 점까지 더하여 보면, 오히려 피해자가 최초 D에게 밝힌 피해 내용은 피고인의 변소 취지와 동일한 사실관계를 내용으로 하였으리라는 추측도 합리적으로 할 수 있다. 이에 비추어 피해자가 이 사건 발생 당시 실제로는 강제추행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많다.
물론 그런 것이 아니라면, 예를 들어 처음에는 피해자가 남편 D에게 허리를 다친 사실만을 얘기하였다가 위와 같은 통화 이후 D이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뒤늦게 D에게 강제추행 사실을 추가로 얘기한 경우를 상정해 볼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해자는 해바라기센터에서, '처음에 신랑한테 얘기했는데(속기록 49면),'라고 진술하였고, D 역시 이 법정에서 검사의 질문에, '(이 사건 관련해서 제일 처음 얘기를 듣게 된 게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처음에 듣게 된 것인가요?) 예. 허리를 밟아버렸대요./ (피해자분이 집 안에서 그 얘기를 하던가요?) 예./ (가슴 만졌다는 얘기도 그때 한 것인가요?)예./ (그때 가슴 만졌다는 얘기를 하면서 허리도 아프다고 한 것인가요?) 예(증언 녹취서 3면).'라며 강제추행 사실과 허리부상 사실을 동시에 전해들은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 진술에 따르면, 결국 후자와 같은 경우를 상정하기는 어렵다.
4) CCTV 영상
가) 피해자의 해바라기센터 진술은, 피고인이 방 안으로 두 차례 들어왔는데 처음 들어왔을 때에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폭행과 추행을 저질렀다는 것으로 처음 들어왔을 때의 폭행과 추행 사실을 두 번째 들어왔을 때의 상황보다 더욱 풍부하게 진술하였고, 특히 긴 시간 유방을 움켜쥐었다고도 진술하였다[위 1) 가) 참조].
나) 피해자의 주거지 현관 위에는 마당과 대문을 비추는 CCTV가 설치되어있고, 이는 피해자 주거지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사리 알 수 있다(아래 사진①, ② 참조). 아래 사진 ①을 기준으로 현관 우측(사진 ③ ~ ⑥ 기준으로 하단 좌측 대각선 방향)에는 상수도와 텃밭이 있고, 이 사건 당시 D은 그 텃밭에서 경작을 하고 있었다. 위 CCTV의 설치 각도로 인해 피해자의 주거지 현관에 출입하는 직접적인 모습이 촬영되지 않으나, 아래와 같이 ③ 피고인이 2023. 5. 12. 12:05:51 피해자의 주거지 현관 방향으로 향하는 모습, ④ 12:07:34 동일한 방향에서 나오는 모습, ⑤12:09:09 다시 ③항의 진입 방향에 비해 명백히 좌측의 방향으로 향하는 모습, ⑥12:17:34 위 ⑤항의 방향에서 담배를 피우며 나오는 모습이 각 관찰된다.

다) 그렇다면 피고인은 그 변소와 같이 사건 당일 12:05경 피해자의 주거지방 안에 한 차례 들어갔을 뿐, 12:09경부터 12:17경 사이에는 들어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피고인이 CCTV 촬영사실을 알고 12:09경 위 ⑤항과 같은 모습을 보인 뒤 사각지대(CCTV 바로 밑)에서 현관을 통해 방으로 들어가 범행 후 다시 사각지대를 통해 텃밭 쪽으로 이동하였다가 12:17경 그 텃밭 쪽에서 마당으로 나왔을 가능성을 상정해 볼 수는 있기는 하다.
그러나 당시 피고인이 70세의 고령으로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었던 점,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에게 경계성 지능장애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피고인이 이 법정이나 양형조사에서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해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점, 당시 피해자는 고함을 질러 반항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증언 녹취서 7면), 그와 같이 범행 발각의 위험이 큰 상황이었다면 도주를 위해 피해자의 주거지 현관 쪽(④번 사진과 같은 방향)에서 바로 뛰쳐나와 도망가는 모습이 자연스러워 보이는 점, 당시 텃밭에는 피해자의 남편이 일하고 있었으므로, 피해자를 상대로 강제추행 범행을 저지른 피고인이 범행 발각 내지 체포의 위험을 무릅쓰고 일부러 피해자의 남편이 있었던 텃밭 쪽으로 이동하였다는 것은 이례적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12:07:34 현관에서 나온 후 어디론가 전화를 건 뒤 12:07:58 현관 방향을 향해 무어라 말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 또한 피해자를 깨운 후 피해자가 자신을 따라 나왔다는 변소에 일부 부합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그와 같은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이고, 달리 그와 같은 가능성을 짐작해 볼 만한 다른 객관적인 증거도 찾아볼 수 없다.
라) 피고인 스스로 인정하는 것과 같이, 피고인은 12:05경부터 12:07경 사이에는 피해자의 주거지 방 안으로 들어간 사실이 인정되지만,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피고인이 위 시간 사이에 강제추행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현장사진(증거목록 9, 36번) 영상에 나타난 집안 내부구조를 살펴보면, 피해자의 방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발을 벗고 현관을 지나 3m 길이의 통로를 거쳐 우측으로 1m 정도를 이동해야 하고, 피해자가 누워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부자리는 방 입구에서 다시 2~3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피고인은 사건 당일 장화를 신고 있었고, '장애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하지기능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CCTV 영상으로도 걸음걸이가 다소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나타난다. D 역시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평소 다리를 약간 절뚝거린다고 진술하였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12:05 피해자의 주거지 현관으로 들어간 뒤 방 내부에 머무른 시간은 1분 내외였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그 시간 동안 피해자의 진술처럼 어두웠던 방 안에서, 누워있는 사람이 피해자임을 인식하고, 순간적으로 욕정을 일으켜 피해자 진술과 같은 폭행과 추행을 저지를 수 있었을 것인지는 상당한 의문이 든다. 반면 위 1분은 피고인 주장과 같은 해프닝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마) 피고인은 피해자를 D으로 오인해 엉덩이를 발로 툭툭 건드려 깨운 후 곧바로 방을 나왔고, 피해자가 피고인을 따라 밖으로 나왔으며, 이후 피해자, D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집으로 돌아갔다고 진술하였다. 반면 피해자는 사건 발생 직후의 상황에 대해, 해바라기센터에서는 진술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속기록 46면), 이 법정에서도 '피고인이 그대로 나가버렸다'라는 취지로만 진술하였다(증언 녹취서 4면).앞서 살핀 것처럼 CCTV 상으로 피고인이 12:07:34 현관에서 나온 후 현관방향을 향해 누군가에게 무어라 말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당시 피해자의 주거지에 피해자 외에 다른 사람이 없었음이 당사자들의 진술과 CCTV 영상에 의해 확인된다. D또한 이 법정에서 사건당일 12:09부터 12:17 사이에 피고인과 이야기를 나눈 사실이 있냐는 검사의 질문에, "우리 집사람하고 피고인하고 내가 뒤에 저쪽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거기에 상수도가 있어요. 거기에 있는데 둘이 와서 서 있더라구요. 그래서 나는 아무 이상 없는 줄 알았어요."라며(증언 녹취서 7면), 사건 발생 직후의 상황에 대해 피고인의 변소에 일부 부합하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바) 그 밖에도, ㉠ 피해자는 위와 같이 피고인을 따라 나온 후 남편인 D에게 아무런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는데, 이를 두고 피해자로서 마땅히 취해야 할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고 속단할 것은 아니나,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범행 당시 방 안에서는 고함을 질러 반항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므로(증언 녹취서 7면), 위와 같은 태도는 이례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고, 또한 위와 같은 상황은 단순 실수로 피해자의 허리를 다치게 하였을 뿐이라는 피고인의 변소에 보다 부합하는 것이다. ㉡ 피고인은 상수도 쪽에서 나온 직후, 12:17:46 허리를 숙여 마당에 놓인 수레의 바퀴를 살펴보는 모습, 12:17:48 밭 방향을 향해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였는데, 1953년생으로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고 가족들과의 관계 및 사회적 유대관계가 분명한 것으로 보이는 피고인이방금까지 중범죄를 저지르고, 또한 피해자가 금방이라도 D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당사자들을 앞에 두고 위와 같이 무신경하고 반사회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었을 것인지 상당한 의문이 든다.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방금까지 피해자에게 심한 폭행을 가하고 옷을 벗기기 위해 피해자와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을 것인데, 피고인의 모습에서 그로 인한 동요나 흥분의 기색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4. 주거침입의 점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주거침입죄는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보호법익으로 한다. 주거침입죄의 구성요건적 행위인 침입은 주거침입죄의 보호법익과의 관계에서 해석하여야 하므로, 침입이란
주거의 사실상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태양으로 주거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고, 침입에 해당하는지는 출입 당시 객관적·외형적으로 드러난 행위태양을 기준으로 판단함이 원칙이다.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태양으로 주거에 들어가는 것이라면 대체로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겠지만, 단순히 주거에 들어가는 행위 자체가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주관적 사정만으로는 바로 침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는지는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태양인지를 평가할 때 고려할 요소 중 하나이지만 주된 평가 요소가 될 수는 없다. 따라서 침입행위에 해당하는지는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는지가 아니라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태양인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
한편 행위자가 거주자의 승낙을 받아 주거에 들어갔으나 범죄나 불법행위 등(이하 '범죄 등'이라 한다)을 목적으로 한 출입이거나 거주자가 행위자의 실제 출입 목적을 알았더라면 출입을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행위자의 출입행위가 주거침입죄에서 규정하는 침입행위에 해당하려면, 출입하려는 주거 등의 형태와 용도·성질, 외부인에 대한 출입의 통제·관리 방식과 상태, 행위자의 출입 경위와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행위자의 출입 당시 객관적·외형적으로 드러난 행위태양에 비추어 주거의 사실상 평온상태가 침해되었다고 평가되어야 한다. 이때 거주자의 의사도 고려되지만 주거 등의 형태와 용도·성질, 외부인에 대한 출입의 통제·관리 방식과 상태 등 출입 당시 상황에 따라 그 정도는 달리 평가될 수 있다(대법원 2022. 3.24. 선고 2017도1827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1)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애초에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시간(12:09경부터 12:17경 사이)에 피해자의 주거지 방 안에 들어갔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 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2) 한편 피고인이 12:05경부터 12:07경 사이 피해자의 주거지 방 안에 들어간 사실은 인정되나,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피고인이 위 시간 동안 피해자를 강제추행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이 12:05경 방 안에 들어갈 때 이미 피해자를 추행할 마음을 먹고 있었다는 점 또한 인정하기 어렵다.
3) 비록 피해자 부부의 주거지가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곳이라 할 수는 없지만, 피고인이 자주 집에 찾아왔다는 취지의 피해자 진술(증거목록 순번 3 속기록 47면), 피고인이 평소 D을 만나러 올 때 D이 방 안에 있으면 방으로 바로 들어온다는 취지의 D 증언(증언 녹취서 13면), 집에 한두 번 와봤냐면서 피고인을 책망하는 취지의 D 통화내용(증거목록 순번 20 통화 녹취록 6면)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전에도 자주 피해자의 주거지 방 안까지 방문하였고 피해자 부부도 이를 허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인이 이 사건 당일 12:05경 피해자의 주거지 현관을 통해방으로 들어갈 때, 피해자의 주거지 현관문이나 방문이 잠겨 있지 않았고, 피고인은 그 열린 문을 통해 정상적으로 방 안까지 들어갔으며, 달리 그 출입을 위해 비정상적인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볼 만한 증거가 없다.
4) 사정이 이와 같다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12:05경부터 12:07경 사이 피해자의 주거지 방 안에 들어간 행위가 주거침입죄에서 규정하는 '침입행위'에 해당한다는 점 및 당시 피고인에게 주거침입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4. 결론

장애인 강제추행이나 주거침입으로 기소된 상황에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CCTV 영상 분석, 진술 분석 전문가 의견, 제3자의 통화 내용 등 다양한 증거를 면밀히 검토하여 반박하여야 하는데, 이를 법률 지식 없이 혼자서 진행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증거 분석과 법리 적용 능력을 바탕으로 무죄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어 전략을 수립하고 법원을 설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건에 연루된 경우 반드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송파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정정교 변호사의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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