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양평군 B 등에서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버스기사였던 사람이고, 피해자 C(가명, 여, 25세)은 피고인이 운행하던 버스를 이용하면서 피고인과 알게 된 사람으로, 심한 지적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는 사람이다.
1. 2023. 5. 6.자 범행
피고인은 2023. 5. 6. 23:00경 경기 양평군 소재 불상의 마을회관 앞에서,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나와.'라고 말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불러내어 피고인이 운전하는 (차량번호 1 생략) 싼타페 승용차에 피해자를 승차하게 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위 승용차 조수석에 앉아있는 피해자에게 '나쁜 짓 할 거야.'라고 말한 후 키스를 하고, 손으로 피해자의 상의를 올려 피해자의 가슴 부위를 빨며, 피해자의 음부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여 간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가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2. 2023. 5. 10.경 범행
피고인은 2023. 5. 10.경 불상의 장소에서 피해자와 피해자의 남동생에게 밥을 사줄 테니 경기 양평군 D에 있는 E으로 나오라고 하였고, 같은 날 20:31경 위 E에서 식사를 마친 후 피해자의 남동생에게 복권을 사오라고 지시하였으며, 피해자의 남동생이 복권을 사기 위해 식당을 먼저 나선 틈을 이용하여 같은 날 20:34경부터 20:51경 사이에 위 E 앞 정자에서 피해자에게 키스를 하고, 상의 안으로 손을 넣어 피해자의 가슴을 만졌다.
이후 피고인은 피해자의 남동생으로 하여금 먼저 귀가하도록 하여 피해자의 남동생은 불상의 택시를 이용한 채 귀가하였고, 피고인은 같은 날 21:02경 불상의 택시에 피해자와 함께 탑승하여 경기 양평군 F에 있는 G조합 앞까지 이동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와 함께 택시에 탑승하여 이동하던 중 피해자의 무릎에 눕고, 연이어 손을 피해자의 상의 안으로 집어넣어 피해자의 가슴을 만졌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가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3. 2023. 5. 10.경부터 2023. 5. 11.경 사이 범행
피고인은 제2항 기재와 같이 범행한 이후 제2항 기재 G조합 앞에서 피해자와 함께 하차하였고, 경기 양평군 H모텔 I호실에 피해자와 함께 숙박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2023. 5. 10. 21:20경부터 2023. 5. 11. 06:50경까지 사이에 위 H모텔 I호실에서, 겁을 먹은 피해자에게 입을 맞추고, 가슴을 만지는 등 추행한 이후 피해자의 음부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여 간음하였고, 이후 잠이 들었다 깬 피해자의 음부와 가슴을 손으로 만졌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가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2. 검찰의 기소취지 및 피고인 다툼의 요지
가. 검찰의 기소취지
피고인이 피해자의 무릎에 누워 피해자의 가슴을 만진 행위, 피해자와 성관계를 한 행위는 모두 피해자의 정신장애를 이용하여 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로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고 한다)상 장애인준강제추행 및 장애인준강간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
나. 피고인 다툼의 요지
피해자에게 정신지체의 장애가 있기는 하나, 피해자의 장애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는 정도가 아니었고 오히려 요양보호사로 활동하고 통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할 정도의 지적 능력을 갖고 있는 등 실질적으로 일반인과 동일 또는 유사한 정도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으므로 장애인준강제추행이나 장애인준강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가사 피해자의 객관적 장애정도가 장애인준강제추행이나 장애인준강간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보더라도, 피고인은 피해자와 실제로 교제한 것일 뿐, 피해자의 장애상태를 이용하여 성적 행위(장애로 인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를 인식하고 이에 편승하여 나간 성적 행위)를 한 것이 아니므로 무죄이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성폭력처벌법 제6조 제4항은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 곤란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사람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사람은 제1항부터 제3항까지 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라고 규정한다. 1994. 1. 5. 법률 제4702호로 제정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은 신체장애인에 대한 간음 및 추행을 처벌하고 이를 비친고죄로 규정하였고(제8조), 1997. 8. 22. 법률 제5343호로 개정된 법률에서 정신상의 장애로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음을 이용한 간음 등도 처벌 대상이 되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사항을 따로 분리하기 위해 2010. 4. 15. 법률 제10258호로 제정된 성폭력처벌법은 이후 몇 차례 개정되면서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범죄를 유형화하고 처벌을 강화하였는데, 특히 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 개정되면서 제6조 제4항의 장애인에 대한 준강간·준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에 '항거불능'이외에 '항거곤란'도 추가하여 구성요건을 완화하였다. 위와 같은 개정의 경과와 그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현행 성폭력처벌법 제6조 제4항에서의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란 같은 조 제1항, 제2항, 제3항, 제5항, 제6항의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와 같은 의미로서 '신체적인 기능이나 구조 등 또는 정신적인 기능이나 손상 등의 문제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상태'를 의미하고,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음'이라 함은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 그 자체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의 상태에 있는 경우뿐 아니라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가 주된 원인이 되어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곤란한 상태에 이른 경우를 포함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며,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피해자의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의 정도뿐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의 신분을 비롯한 관계, 주변의 상황 내지 환경, 가해자의 행위 내용과 방법, 피해자의 인식과 반응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특히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 곤란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피해자가 정신적 장애인이라는 사정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므로,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피해자의 지적 능력 이외에 정신적 장애로 인한 사회적 지능·성숙의 정도, 이로 인한 대인관계에서 특성이나 의사소통 능력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 피해자가 범행 당시에 성적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표현·행사할 수 있었는지를 신중히 판단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피해자가 피고인을 상대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거나 행사하기 곤란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장애 정도와 함께 다른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범행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고, 피해자의 장애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인지 여부가 절대적인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장애와 관련된 피해자의 상태는 개인별로 그 모습과 정도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당 피해자의 상태를 충분히 고려하여야 하고 비장애인의 시각과 기준에서 피해자의 상태를 판단하여 '장애로 인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 한편 위 범죄는 피해자의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경우를 처벌하고 있는데, 여기서 '이용하여'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를 인식하고 이에 편승하여 간음행위에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22. 11. 10. 선고 2020도13672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버스기사, 피해자는 승객으로 2022년경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고, 불상의 계기로 인해 서로의 전화번호를 알게 되었으며, 2023년 5월경부터 자주 전화통화를 하고, 피해자가 피고인을 삼촌이라고 부르는 등 가깝게 지내온 사실,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간음하거나 신체접촉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2) 피해자가 이 사건 당시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 그 자체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의 상태' 또는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가 주된 원인이 되어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곤란한 상태'였는지 여부
위 법리를 기초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변호인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가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제한된 범위 내에서 사회적 활동을 해 온 점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와 성관계를 갖거나 신체접촉을 할 당시, 피해자는 '정신적인 장애가 주된 원인이 되어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곤란한 상태'로서 성적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표현·행사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인정된다.
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학부 R과 감정관 J는 2023. 5. 11.경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 능력에 대하여 법심리평가를 하였는데, 피해자의 인지능력 검사(WAIS-IV)결과 피해자는 경도의 정신지체 수준(전체 지능 51, 언어이해 66, 지각 추론57, 작업기억 56, 처리속도 52)으로 파악되었고, 지적 수준 및 각 기능별 점수 모두 하위 0.1% 미만이었으며, 사회성숙도 검사결과 사회적 연령 12.25세(SQ 검사결과 61.58%)에 불과하였고,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능력 평가결과 종합점수 5점으로 하위 3% 미만에 해당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평가되었다.
또한 K정신건강의학과의원 임상심리전문가로 근무하였던 L은 2023. 6. 2.경 피해자의 종합심리평가를 실시하였는데, 피해자의 한국판 웩슬러 지능검사 결과 피해자는 전체 지능지수가 52(언어이해 68, 지각추론 55, 작업기억 62, 처리속도 52)로 매우 낮게 나왔고, 사회성숙도 검사결과 사회적 연령 14세 7개월(SQ 검사결과 58%)에 불과하여 '사고의 활성화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정서적인 어려움이 사고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되었다.
② 광주 직업교육센터(피해자의 취업에 관여하여 도움을 주었던 기관) 팀장으로 근무하였던 M은 수사기관에 피해자는 요양보호센터 내 장애우 11명 중 11등에 속하는 장애로 심한 장애가 있고, 요양보호센터장의 배려로 간신히 취업을 하였으며, 업무수준 역시 스스로 요양보호사의 업무를 혼자 하지는 못하고 다른 요양보호사의 업무를 보조하는 것에 그치고 있고, 다른 사람의 부탁이나 제안을 쉽게 거부하지 못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으며, 타인의 말에 대해 옳고 그른지 여부를 판단하기 보다는 그저 동의하는 편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제200, 201쪽), 이는 위 ①항 기재 법심리평가 및 종합심리평가 결과와 부합한다.
③ 피해자는 2023. 5. 23. N해바라기센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성관계가 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 '성관계는 좋아하는 사람끼리 하는 거라고.', '(성관계가 어떤 행동을 의미하는지 묻는 질문에 대하여) 음.. 그건 잘 모르겠는… 그런', '아기 가지는 거?'라고 답변하는 등(증거기록 제103, 104쪽) 성관계에 대한 명확한 개념도 부족한 상태로 보인다.
④ 피해자의 진술을 분석한 진술분석 전문가 O은 '피해자가 기본적인 언어적 의사소통 능력은 비교적 습득되어 있어 자신이 경험한 것을 조사자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성에 대한 개념은 불분명한 상태로 기초 지식 및 인지적인 측면에서의 판단력이나 상황 이해력은 매우 부족할 것으로 판단된다.'라는 의견을 제시하였고(증거기록 제243쪽), 이 법정에서도 '피해자는 성에 대한 개념이 비장애인에 비해 떨어지고, 자신이 경험한 것을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과 들어주는 것은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러한 경험이 잘못된 행동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좀 어려울 것 같으며, 다른 사람의 의견을 그냥 순응적으로 따라가고, 어떠한 문제가 닥쳤을 때 이를 해결하는 능력은 부족해 보인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히기도 하였다(증인 O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제5쪽, 제8쪽 이하).
3) 피고인이 피해자의 장애로 인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의 상태를 인식하고 이에 편승하여 이 사건 성적 행위를 한 것인지
위 법리를 기초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가 정신적인 장애로 인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의 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에 편승하여 피해자와 성적 행위를 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내용과 태도, 피고인과의 전화통화내용, 피해자에 대한 지능검사결과 및 법심리평가결과, 종합심리평가결과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기는 하나, 일상적인 생활(의식주 관련)에 관한 의사소통이나 반복된 작업환경 하에서 필요한 의사소통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자신의 의사를 결정·표명해 온 것으로 인정되는바, 피고인으로서는 성적 행위에 관한 피해자의 의사결정이 피해자의 장애로 인한 것인지 온전한 의사결정에 기한 것인지 구분하거나 인식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②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 기재 범행 전후에 이뤄진 피고인과 피해자의 전화통화 내용을 보면, 피해자는 피고인과 자주 전화통화를 하면서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였다(증거기록 제251쪽 이하). 특히 피해자는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 기재 범행 직후 피고인과 아래 표 기재와 같은 내용으로 전화통화를 하면서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피고인과 전화통화를 하며 마치 연인과 같은 내용의 대화를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이 법정에서 피고인과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다고 하면서 현재 피고인의 형사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표현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적어도 이 사건 각 범행 당시까지는 피고인에 대하여 친분과 호감을 표현하였고, 피고인으로서는 그것이 피해자의 장애로 인한 것인지 온전한 의사표현인지 구분하거나 인식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③ 특히, 피해자는 또 다른 버스기사인 P으로부터 성폭력피해를 당한 이후였음에도 2023. 5. 10. 피고인과 통화를 하면서 '오늘 뻔뻔하게 변호사가 전화 왔잖아', '나한테 합의해달라고', '나 그냥 이렇게 말했어. 내 동생이랑 의논해보고 뭐지? 다시 전화드리겠다 하고 우리 내 담당 경찰 그분한테 몬질렀어. 내가 바로', '바로 내가 동생한테 물어보고 다시 전화 드린다고 하고 그 녹음본을 내가 보내드렸지. 그랬더니 잘했대 막하지 말고'라고 말하는 등 그 사건의 수사상황, 합의여부 등에 관한 이야기도 스스럼없이 하였다(증거기록 제312쪽 이하). 또한 피해자는 피고인의 생리가 끝났냐는 질문 및 P과의 합의여부에 관하여도 아래 표 기재와 같이 답변하였다. 즉, 피해자는 P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것과 피고인과의 성관계를 명확히 다르게 인식하였거나 최소한 피고인에게 이를 다르게 인식한다는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 P과 자신은 다른 상황 및 입장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정황도 인정된다.
④ 한편 이 사건 공소사실 제3항 기재 각 범행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H모텔에 입실하거나 퇴실할 때 시간적 간격을 두고 피해자와 따로 이동한 사실,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 기재 범행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피해자로 하여금 몰래 나오라고 발언한 사실, 피고인이 피해자와 전화통화를 하던 중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통해 녹음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한 후 이를 삭제하라고 말한 사실은 확인되나, 이는 피해자가 지적장애인이기 때문에 피해자의 가족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로부터 불필요한 오해를 받는 것을 피하기 위한 행동으로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전체적인 전화통화 내용 및 H모텔 CCTV 영상에 의해 확인되는 그 밖의 피고인과 피해자의 행동에서 특별히 이상한 점이 확인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를 인식하고 이에 편승하여 간음행위에 나아갔다고 단정하기는 부족하다.
⑤ 피고인은 수사 당시부터 일관되게 피해자와 연인 사이였고, 그에 기해 자연스럽게 성관계를 가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피해자가 Q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로 근무하고 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와 큰 어려움 없이 의사소통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첫 번째 성관계 이후에도 피해자와 꾸준히 연락하면서 지내왔으므로 그로부터 4~5일 후에 있던 신체접촉 및 두 번째 성관계 역시 특별한 문제의식을 갖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피해자의 나이 차이, 피해자가 피고인을 삼촌이라고 호칭한 사실 내지 피해자가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사실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 당시 피해자에게 단순히 지적장애가 있다는 것을 넘어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의 정신장애가 있음을 알고 이에 편승한다는 인식 하에 피해자와 성적 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