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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전 연인 강간, 특수강간죄 실형 선고 이유는?

전 연인이나 헤어진 파트너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면서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위험한 물건을 이용한 특수강간 및 강간 혐의로 징역 4년의 실형이 선고된 실제 사례를 통해 특수강간죄의 성립요건과 처벌 수위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재산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특수강간죄란 무엇인가

특수강간죄의 기본 구조

강간죄는 형법 제297조에 따라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경우에 성립하며, 여기서 폭행·협박은 피해자의 반항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러야 합니다.

형법
제297조(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12.18>

특수강간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형법 제297조의 강간죄를 저지른 경우에 성립하며, 일반 강간죄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이 부과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특수강간 등)
①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또는 2명 이상이 합동하여 「형법」 제297조(강간)의 죄를 범한 사람은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개정 2020.5.19>

특수강간죄의 법정형은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일반 강간죄의 법정형인 3년 이상의 유기징역보다 현저히 높습니다.

폭행·협박의 판단 기준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했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사후적으로 피해자가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해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즉 피해자가 겉으로 격렬하게 저항하지 않았더라도 그 상황의 공포와 압박으로 인해 반항이 억압된 상태였다면 강간죄의 폭행·협박 요건은 충족될 수 있습니다.

2.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기준

성범죄에서 피해자 진술의 중요성

성범죄 사건에서는 직접적인 물적 증거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피해자의 진술이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피해자 진술이 세부적인 면에서 다소 불명확하더라도 핵심 내용이 일관된다면 충분히 유죄 인정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성인지적 관점에서의 심리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을 심리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야 합니다.

성범죄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으므로, 개별적·구체적인 사건에서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가볍게 배척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범행 후 피해자가 ‘마땅히 그러한 반응을 보여야만 하는 피해자’처럼 보이지 않는 사정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할 수 없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3. 이 사건의 구체적인 경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과 피해자는 약 2년간 교제하다가 헤어진 전 연인 관계였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근무하던 직장으로 찾아가 피해자를 자신의 차에 태워 미리 예약해 두었던 모텔로 데려갔으며, 그곳에서 미리 준비해 온 농약과 칼을 꺼내 피해자에게 함께 죽자고 말하고, 칼을 휘두르며 위협하고, 피해자의 휴대폰에서 유심칩을 빼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협박한 후 피해자를 1회 강간하였습니다.

이어 다음 날 아침에도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가만히 있어.”라고 소리를 지르며 피해자를 재차 강간하였습니다.

이 밖에도 피고인은 며칠 후 새벽에 피해자의 주거지 공동현관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 피해자의 집 현관문을 두드려 주거침입 혐의도 함께 적용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이 핵심 부분에서 일관되고, 피고인 스스로도 농약과 칼을 모텔에 가져갔으며 피해자 앞에서 이를 꺼내 두었고 휴대폰 유심칩을 뺀 사실을 인정하는 등 피해자 진술을 뒷받침하는 여러 객관적 정황이 존재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범행 다음 날 직접 파출소를 방문하여 신고하였고, 피고인이 범행 직후 농약과 칼을 버린 점, 피고인과 피해자의 체구 차이 등을 종합하여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고 피고인의 강간 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습니다.

그 결과 법원은 피고인에게 특수강간죄 및 강간죄, 주거침입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4년 및 벌금 50만 원의 실형을 선고하였으며, 한편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은 지속성·반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 등으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주            문
피고인을 징역 4년 및 벌금 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관련기관에 각 5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의 점은 무죄.

이            유

범 죄 사 실
『2023고합399』
피고인과 피해자 B(여, 40세)은 2021년경부터 교제하다가 2022. 12.경 헤어진 전 연인관계이다. 피고인은 2023. 4. 28.경 피해자가 근무 중인 직장으로 피해자를 찾아와 피해자에게 이야기를 하자고 한 후 피해자를 차에 태워 고양시 덕양구 C모텔'로 데리고 갔다.
1.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강간)
피고인은 2023. 4. 28. 23:00경 위 모텔 객실에서 피해자와 술을 마시던 중 미리 준비한 농약과 칼을 꺼내 피해자에게 내밀며 피해자에게 함께 죽자고 말하고, 피해자가 대답이 없자 피해자를 향하여 칼을 휘두르며 찌를 듯한 태도를 보이고 "진짜 죽일 수 있다."라고 말하고, 피해자의 휴대폰을 가져가 유심칩을 빼고 이에 겁을 먹은 피해자에게 "씻고 와."라고 이야기하고 이를 거부하는 피해자에게 빨리 씻고 오라고 소리를 지르고, 이에 피해자가 샤워를 하고 오자 위와 같은 폭행 및 협박으로 반항이 억압된 상태인 피해자를 침대 위에 눕히고 피해자의 음부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여 피해자를 1회 강간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피해자를 강간하였다.

2. 강간
피고인은 2023. 4. 29. 09:00경 위 제1항과 같은 장소에서 침대에 누워 있는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고,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자 피해자에게 "가만히 있어."라고 소리를 질러, 위 제1항과 같은 폭행 및 협박으로 이미 반항이 억압된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재차 협박한 후 피해자의 음부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여 피해자를 1회 강간하였다.

『2024고합434』
피고인은 2023. 5. 7. 02:53경 서울 구로구 D에 있는 피해자의 주거지에 이르러 공동현관문을 통해 공동주택 안으로 들어간 뒤 4층까지 올라가 피해자의 집 현관문을 두드렸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하였다.
증거의 요지
『2023고합399』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B의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일부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1. B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B의 진술서
1. 112신고사건처리표
1. 입건 전 조사보고서(피해자 B 전화통화)
『2024고합434』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증인 B의 법정진술
1. B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B의 진술서
1. 발생보고서(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등)
1. 수사보고서(112 신고사건처리표첨부), 수사보고서(발생시 인근방범CCTV영상관련)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형법 제297조(특수강간의 점, 유기징역형 선택), 형법 제297조(강간의 점), 형법 제319조 제1항(주거침입의 점, 벌금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3호, 제50조[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강간)죄 및 강간죄에 대하여 형이 더 무거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강간)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을 한 징역형과 주거침입죄에 대하여 정한 벌금형을 병과]
1. 정상참작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징역형에 대하여, 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벌금형에 대하여)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벌금형에 대하여)
1. 이수명령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본문
1. 공개 및 고지명령의 면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신상정보의 공개·고지명령은 피고인의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는 점, 피고인에게 성범죄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에 대한 실형의 선고, 이수명령, 취업제한명령, 신상정보 등록으로 어느 정도 재범 방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이 사건 범행의 내용과 정도, 범행의 동기와 경위,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으로 달성할 수 있는 성범죄의 예방 및 피해자 보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
1. 취업제한명령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부칙(2023. 4. 11.) 제3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본문,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 본문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하에 성관계를 하였을 뿐, 그 과정에서 피해자를 폭행 또는 협박한 바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칼을 휘두른 적도 없고, 피해자의 휴대폰을 빼앗은 적도 없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1994. 9. 13. 선고 94도1335 판결,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2221 판결 등 참조).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 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도5407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등 참조).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야 한다(위 대법원 2018도7709 판결,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 등 참조). 성범죄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으므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범죄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도4047 판결, 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1도3451 판결 등 참조). 범행 후 피해자의 태도 중 '마땅히 그러한 반응을 보여야만 하는 피해자'로 보이지 않는 사정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할 수 없다(대법원 2020. 8. 20. 선고 2020도6965 판결, 위 대법원 2019도4047 판결 등 참조).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도3071 판결, 위 대법원 2018도7709 판결 등 참조).
나.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으로부터 판시 각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강간을 당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믿을 만하고, 결국 피고인이 위 각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강간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반하는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피해자는 경찰 조사와 이 법원 증인신문에서 일관되게 '피고인이 당일 제가 일하는 가게로 찾아왔다. 피고인에게 가게에서 이야기하자고 하였으나 피고인은 갈 데가 있다고 하였고, 싫다고 하자 따라오면 관계를 정리해주겠다고 하여 같이 모텔로 갔다. 피고인이 미리 객실요금을 지불하였는지 결제 없이 방으로 올라갔다. 방에서 술을 마시던 중 피고인이 가져온 가방에서 농약을 꺼냈고, 침대 밑에서 칼을 꺼내어 농약과 함께 객실 테이블 위에 두었다. 제 휴대폰을 달라고 하여 주었더니 유심칩을 뺐다. 제게 같이 죽자고 말하였고, 화를 내며 제 앞에서 칼을 휘두르며 위협했다. "진짜 죽일수 있다."라고 했다. 제게 칼을 쥐어주며 피고인을 찌르라고 하기도 했다. 겁을 먹고 있었는데 피고인이 씻고 오라고 했고, 싫다고 하였으나 재차 씻고 오라고 하여 씻고와 피고인과 성관계를 했다. 다음 날 아침에 피고인이 제 가슴을 만져 하지 말라고 하자 제 다리를 만졌고, 다시 하지 말라고 하자 제 성기를 만졌으며, 하지 말라고 하자"가만히 있어."라고 무섭게 말하여 가만히 있었고, 피고인과 성관계를 했다. 위 각 성관계를 피고인과 합의하에 한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해자의 진술은 주요 부분에서 일관된다.
2)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도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하는 면이 있다. 피고인은 '사건 전날 피해자 직장 근처로 찾아갔다가 피해자가 다른 남성과 있는 모습을 목격하였고, 이에 화가 나 사건 당일 농약을 구입하였다. 모텔 방을 미리 잡았고, 평소 사용하던 칼을 가져다 침대 프레임에 놓아두었다. 피해자와 모텔로 들어와 농약과 칼을 피해자가 보는 앞에서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고, 피해자에게 "이거(농약) 내가 그냥 마실까?"라고 하였고 피해자에게 칼을 쥐어주며 "나 찌르고 가라."라고 하였으며,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기 전 피해자에게 휴대폰을 달라고 하여 유심칩을 뺐다. 당시 피해자에게 언성을 높인 적이 있다'고 진술하였는바, 이는 피해자가 진술한 사건의 발생 경위 및 당시 상황과 부분적으로 일치한다.
3) 피해자는 피고인의 행위가 종료된 다음 날인 2023. 4. 30.(일요일이었다) 직접파출소를 방문하여 '남자친구(피고인)에게 협박으로 성폭행을 당하였다'며 피해사실을 신고하였다. 피해자가 사건 발생 시로부터 매우 근접한 시점에 피해사실에 관하여 신고한 점이나 신고 시 직접 파출소를 방문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신고 경위가 자연스럽고 피해자가 피고인을 무고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4)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할 만한 여러 객관적인 정황이 존재한다. ① 피고인은 2023. 4. 28. 피해자를 만나기 전에 미리 모텔 객실을 잡아두었고, 농약을 구입하였다(증거기록 146쪽). 농약은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내가 농약을 먹을 수 있다'고 말하기 위해 구입한 것이다(증거기록 151쪽). 피고인은 사건 당일 '염산, 염산 파는 곳, 칼 파는 곳' 등을 검색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161쪽). 피고인은 피해자를 만나 피해자를 협박하기로 계획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② 피해자는 2022. 10.경부터 피고인에게 헤어지자고 하였고, 2023. 1.경에는 피고인과 동거하던 집에서 퇴거함으로써 피고인과의 관계를 정리하였다. 이후 피해자는 다른 남성과 교제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계속하여 피해자에게 만남을 요구하였고, 사건 당일에도 대화를 요구하여 이에 응한 피해자가 일하는 가게로 찾아왔다. 피해자는 가게에서 이야기하자고 하였으나, 피고인이 모텔로 가자고 주장하여 모텔로 가게 되었다. 피고인은 모텔에서 성관계 전 피해자와 말다툼을 하면서 피해자에게 언성을 높였다(피해자가 다른 남성을 만나고 있는 점에 관한 것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별한 지 약 세달 만에 만난 점, 피해자는 피고인과 이별한 후 다른 남성과 교제하고 있었던 점, 만남과 모텔 투숙 모두 피고인이 요구하였던 것이고, 피해자는 피고인과의 만남을 가급적피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과 피해자가 성관계 전에 다툰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의 성관계가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③ 피해자는 키 약 160cm에 몸무게 약 45kg으로 체구가 그리 크지 않은 편에 속하나, 피고인은 남성 중에서도 덩치가 큰 편에 속한다. 이러한 피고인과 피해자의 체구 차이에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인 말과 행동, 피고인이 칼과 농약을 준비하였던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의 협박으로 인해 겁을 먹고 피고인과 각 성관계를 하게 되었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믿을 만하다. ④ 피고인은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기 전 피해자에게 휴대폰을 달라고 하여 피해자 휴대폰에서 유심칩을 빼두었다. 피고인은 그 이유에 관하여 '피해자가 당시 새로 만나고 있던 남자친구에게서 전화가 올까 봐 뺐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새 남자친구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새 남자친구와 피해자의 연락을 차단하고자 하였다. 다른 사람의 휴대폰에서 유심칩을 빼는 것은 보기 드문 행동으로, 피고인과 피해자가 합의하에 성관계를 한 것이라면 피고인이 위와 같은 행동을 한 이유를 알기 어렵다. ⑤ 피고인은 2023. 4. 28. 밤 피해자와 성관계를 한 다음 혼자 편의점에 다녀오면서 농약과 칼을 버리고 왔다.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면 위칼은 피고인이 평소에도 사용하던 과도이다. 피고인은 당시 불순한 의도로 구입한 농약과 침대에 미리 숨겨두었던 칼을 피해자를 협박하는 데 사용한 다음 그 흔적을 없앴던 것으로 보인다.
5)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해자가 2023. 4. 28. 밤 피고인과 성관계를 한 다음 피고인에게 식염수를 사다 달라고 부탁하였던 점이나, 피고인이 이를 사러 나간 사이에 피해자가 신고를 하거나 모텔을 빠져나가지 않은 점, 피해자는 2023. 4. 29. 피고인에게 자신의 새 거주지를 보여주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협박으로 인해 피고인과 성관계를 하게 되었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는 피고인과 고등학교 동창으로 오래 알고 지낸 사이로서 교제기간이 길었고 피고인과 동거하기도 하였으므로 성관계 후 피고인에게 식염수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 피해자의 행동으로서 이례적이라고 할 수 없다. 피해자는 또 당시 상황 및 심리에 관하여 '피해자에게 칼과 농약을 들이밀며 소리를 지르고 울기도 하는 피고인의 말과 행동에 위협을 느껴 일단 피고인이 요구하는 대로 들어줌으로써 피고인의 비위를 맞추려고 했다. 현장에서 경찰에 신고하거나 모텔을 빠져나왔다가 다른 위험이 닥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다음 날 피고인과 모텔에서 나와서 피고인이 데려다 주겠다고 하여 함께 집까지 왔고, 피고인이 집에 들어오겠다고 하여 안 된다고 하였으나 계속 고집하여 어쩔 수 없이 안으로 들였다'고 진술하였는바, 그 내용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그 밖에 피해자의 진술에 경험칙상 비합리적이거나 내용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은 없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강간)죄, 강간죄: 징역 3년 6개월~22년 6개월
나. 주거침입죄: 벌금 50,000원~5,000,000원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강간)죄, 강간죄
1) 제1범죄[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강간)]
[유형의 결정] 성범죄 > 01. 일반적 기준 > 가. 강간죄(13세 이상 대상) > [제3유형]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주거침입등 강간/특수강간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5년~8년
2) 제2범죄(강간)
[유형의 결정] 성범죄 > 01. 일반적 기준 > 가. 강간죄(13세 이상 대상) > [제1유형] 일반강간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2년 6개월~5년
3)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5년~10년 6개월(제1범죄 상한+ 제2범죄 상한의 1/2)
나. 주거침입죄: 벌금형을 선택하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3.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피고인과의 만남을 거부하는 전 연인인 피해자를 모텔로 데려가 협박한 후두 차례 강간하였는바, 행위 자체로 죄질이 불량하다. 특히 피고인은 첫 번째 범행 시에는 위험한 물건인 농약과 칼을 사용하여 피해자를 협박하였는바, 이러한 특수강간의 경우 상황에 따라 자칫 피해자의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피고인이 사건 당일 피해자를 협박할 의도로 농약을 미리 구입하는 등 이 사건 범행을 미리 계획하였다는 점에서도 피고인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크다. 피고인은 그 밖에 야심한 시각에 피해자가 거주하는 공동주택에 무단으로 출입하여 피해자의 집 문을 두드림으로써 피해자의 주거의 평온을 해하기도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다. 피고인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유예전과를 포함한 형사처벌 전력이 있다.
한편, 피고인에게 이 사건 각 범행과 동종의 전과는 없는 점, 피고인이 특수강간 및 강간 범행 당시 피해자에게 직접적인 물리력을 행사하는 폭행을 가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고, 강간에 대한 확정적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보이는 점, 주거침입 범행의 경우 주거침입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큰 상태에서 행한 범행으로 보이지 않고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도 피고인에 대한 양형에 고려될 필요가 있다.
이상의 사정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직업, 가족관계, 생활환경, 범행의 내용과 정도,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의 수단과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신상정보의 등록 및 제출의무
등록대상 성범죄인 판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강간)죄, 강간죄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할 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한편, 피고인의 신상정보 등록 기간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5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3항 제1호에 따라 20년이고, 신상정보 등록의 원인이 된 위 각 죄에 대한 징역형을 기준으로 신상정보 등록기간이 결정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5조 제4항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 기간을 선고형에 따른 기간보다 더 단기의 기간으로 정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되므로, 신상정보 등록 기간을 단축하지 않는다.
무죄 부분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B(여, 40세)과 2021년경부터 사귀다가 2022. 12.경 헤어진 사이이다.
피고인은 B과 헤어진 후 B이 만남을 원하지 않고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가. 2023. 5. 6. 21:30경 서울 구로구 D에 있는 B의 주거지 앞까지 찾아가 B을 기다렸다.
나. 2023. 5. 7. 02:50경 및 02:51경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B에게 2회 전화하였다.
다. 2023. 5. 7. 02:53경 B의 주거로 찾아가 B을 기다리다가 주거 현관문을 두드렸다.
이로써 피고인은 B의 의사에 반하여 지속적·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였다.
2. 판단
가. 제1의 가항에 관하여
1)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에 의하면 같은 법 제18조 제1항에 따라 처벌되는 스토킹범죄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같은 법 제2조 제1호 참조)를 하는 것을 가리킨다. 즉 일련의 지속적 또는 반복적인 여러 스토킹행위가 전체로서 '스토킹범죄'를 구성하는 것인바, 스토킹범죄를 구성하는 각 행위에 관하여 개별적으로 보강증거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대법원1983. 7. 26. 선고 83도1448, 83감도266 판결, 대법원 2002. 3. 12. 선고 2001도6712 판결 등 참조).
2) 기록을 살펴보아도 위 제1의 가항 기재 행위(이하 '가항 행위'라 한다)와 관련하여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외에 이를 뒷받침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B은 애초에 위 제1의 나항, 다항 기재 각 행위(이하 '나·다항 행위'라 한다)에 관하여만 신고하였을 뿐 가항 행위에 관하여는 그 존재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고(당시 집에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사기관의 수사 역시 오로지 나·다항 행위에 관하여만 이루어졌을 뿐, 가항 행위에 관하여는 CCTV 확인, 당시 피고인의 행적에 대한 조사 등 별다른 수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가항 행위와 나·다항 행위 사이에 5~6시간의 시간적 간격이 있는 점, 그 각 행위 태양 역시 다른 점 등에 비추어 가항 행위와 나·다항 행위는 별개의 행위로 보아야 하고, 나·다항 행위에 대한 증거가 동시에 가항 행위에 대한 증거가 된다고 할 수는 없다.
한편 2024고합434 증거목록 순번 40 수사결과보고서 및 같은 목록 순번 11 송치결정서에 가항 행위에 관한 기재가 있기는 하나, 수사결과보고서는 수사기관이 그간의 수사 결과를 나름대로 정리하여 내부에 보고하기 위한 문서일 뿐이고, 송치결정서는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결정한다는 점을 기재한 문서에 불과하여 모두 공소사실에 대한 독자적인 증거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위 각 문서에 '범죄사실' 외에 '증거관계' 부분이 있기는 하나, 가항 행위에 대하여는 수사가 이루어진 바 없는 탓에 위 '증거관계' 부분에 가항 행위에 관한 증거는 포함되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설령 피고인이 경찰 피의자신문에서 가항 행위에 관하여 자백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법정에서 해당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해 내용부인한 이상 이는 증거능력이 없다.
결국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가항 행위와 관련하여 B의 주거지 앞까지 찾아간 사실은 인정하고 있지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이러한 불이익한 유일한 증거인 위 진술을 보강할 만한 다른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가항 행위에 관하여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나. 제1의 나항, 다항에 관하여
1) 앞서 본 바와 같이 스토킹처벌법상 스토킹범죄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을 말하고, 한편 스토킹행위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한다는 점을 요건으로 하므로, 결국 피고인을 스토킹범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그 스토킹행위에 지속성 또는 반복성이 있고 피고인에게 자신의 스토킹행위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을 것이 요구된다.
2) 그런데 이 사건에서 나·다항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인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공소사실 기재 자체에 의하더라도 나항 행위는 2023. 5. 7. 02:50경과 02:51경에 있었고, 다항 행위는 같은 날 02:53경 있었다(증거를 살펴보면 이는 사실로 인정된다). 피고인의 모든 행위가 불과 3분 안에 이루어지고 종료된 점, 피고인은 당시 B을 만나 기 위해 B의 집 부근에서 B에게 연달아 2회 전화를 걸고 얼마 지나지 않아 B의 집 문을 두드렸는바, 피고인은 동일한 기회에 근접한 장소에서 단일한 의사로 위와 같은 행위를 한 점,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사회통념상 통틀어 하나의 행위로 평가함이 자연스러운 점, B은 피고인의 행위에 대해 신고하고 경찰에서 작성한 진술서에 '2023. 5. 7. 02:51경 피고인으로부터 전화가 2번 와서 안 받았더니 피고인이 바로 노크를 하고"열어 봐, 보고 가게."라는 등의 말을 하였다'고 기재하였는바 B 역시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를 하나의 순간 내지는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진 하나의 사건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설령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가 스토킹처벌법상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지속적 또는 반복적인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부분 공소사실 외에도 B의 의사에 반하여 B에게 연락한 적이 더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도 하나, 스토킹범죄 해당 여부는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만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피고인의 행위가 공소가 제기되지 않은 별도의 사실과 함께 스토킹범죄를 구성할 여지가 있는지에 따라 판단할 것은 아니다).
3) 나아가 아래 사실 및 사정을 고려할 때,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당시 피고인에게 자신의 행위가 상대방인 B의 의사에 반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가)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과 B은 2023. 4. 29. 헤어지면서 3주 뒤에 다시 만나기로 서로 약속하였으므로 피고인과 B의 만남은 예정된 상태였고, 다만 피고인은 2023. 5. 7. B의 생일(E일자)을 하루 앞두고 B을 만나고자 예정보다 조금 일찍 B의 주거지를 방문하였을 뿐이어서, 피고인의 행위가 B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명확하게 주장하고 있다.
나) 그런데 B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2023. 4. 29. 피고인과 헤어지면서 두 달 정도 따로 시간을 가진 다음 만나자고 하였다'고 진술하여, 비록 구체적으로 얼마 후에 다시 만나기로 하였는지에 관하여는 피고인의 주장과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나 피고인과 다시 만나기로 한 사실은 있다는 취지로 피고인의 위 주장에 부합하는 내용의 진술을 하였다. B은 위와 같이 진술하면서 '당시 피고인을 다시 만나고 싶지는 않았으나 당장 그 순간 피고인을 떼어놓기 위해 그런 약속을 하게 되었다'고 진술하기는 하였으나, B이 그러한 속마음까지 피고인에게 얘기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그러한 약속을 하게 된 경위에 비추어 속마음까지 사실대로 얘기한다는 것을 생각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으로서는 B과의 상호 합의에 의한 추가적인 만남이 예정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다) 피고인과 B은 고등학교 동창으로서 20대 초반에 교제를 시작하였고, 몇 번의 이별과 만남을 거듭하였으며, 한 집에서 동거를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피고인과 B의 관계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B이 2023. 4. 29. 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이 B의 진정한 의사에 의한 것이 아니었고 피고인의 나·다항 행위는 B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는 점을 쉽게 생각하지 못하였을 수 있다.
라) 피고인과 B은 2022. 12.경까지 동거하다가 B의 요구로 헤어졌으나, 피고인은 계속하여 B에게 만나줄 것을 요구하였고, B은 이때에도 피고인에게 '3개월의 시간을 달라'는 말을 하였다. 피고인은 결국 2023. 4. 28. B을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그날 B은 피고인에게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오라고 하였다. 이처럼 피고인 입장에서는 B이 전에도 얼마간의 시간을 달라고 한 후 다시 자신을 만나준 경험이 있으므로, B이 2023.4. 29. 피고인에게 한 '얼마간의 시간을 가진 후에 다시 만나자'는 말 역시 나중에 실제로 만날 의사가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생각하였을 수 있다고 보인다.
마) 비록 피고인이 약속한 때보다 일찍 B을 찾아가기는 하였으나(피고인과 B의 각 진술 중 어느 쪽에 의하더라도 그러하다), 위에서 본 피고인과 B의 관계, 피고인이B을 찾아간 2023. 5. 7.은 B의 생일을 하루 앞둔 때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자신의 나·다항 행위가 B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바) 앞서 2023고합399 부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2023. 4. 28. 및 그다음날 B을 강간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고, 이는 피고인에게 강간 범행에 대한 인식이 있었음을 전제로 하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인과 B 사이의 관계, 각 강간 범행 당시 B이 보인 말과 행동, 피고인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각 강간 범행에 대한 확정적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보이는 점, 성관계가 B의 의사에 반하는지 여부와 단순히 만남의 기회를 갖는 것이 B의 의사에 반하는지 여부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는 점, 연인 사이에서는 강간으로 평가될 수 있는 성관계가 있은 다음에도 얼마간 가해자와 피해자의 만남이 이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은 점, 피고인이 2023. 5. 7. B을 찾아갔을 당시 2023고합399 판시 범죄사실 기재 각 행위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입건통보나 소환통보 등이 이루어지는 등으로 피고인이 B과의 위 각 성관계에 관하여 수사가 개시되었음을 분명히 인식한 상태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기록상 찾을 수 없는 점(수사과정에서 검사가 이에 관하여 경찰에 한 차례 보완수사를 요구하였음에도 증거의 보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2023. 5. 4. 전에 피고인에게 성범죄 사건에 관한 통보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등을 종합해 보면, 단순히 피고인에게 2023고합399 판시 범죄사실 기재 각 행위에 관한 인식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부분 나·다항 행위 역시 B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4)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나·다항 행위에 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4. 결론

특수강간이나 강간 사건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평가, 폭행·협박 여부 판단, 위험한 물건 해당 여부 등 복잡한 법적 쟁점이 얽혀 있어 당사자 혼자서 적절하게 대응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경우에는 법리적 방어 전략의 수립이, 피해자의 경우에는 진술의 일관성 유지와 증거 확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이 사건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였다면 즉시 형사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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