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누군가 흘린 것으로 보이는 휴대폰이나 카드를 발견하고 가져간 경우, 단순한 습득인지 아니면 범죄인지를 둘러싼 분쟁이 사회적으로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절도죄와 점유이탈물횡령죄의 차이, 그리고 각 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절도죄와 점유이탈물횡령죄, 무엇이 다를까요
길에서 타인의 물건을 가져갔을 때 어떤 죄가 성립하는지는 피해자가 그 물건을 당시에 ‘점유’하고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됩니다.
절도죄는 형법 제329조에 따라 타인이 점유하고 있는 재물을 가져갈 때 성립하며,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
형법
제329조(절도)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
반면에 점유이탈물횡령죄는 형법 제360조 제1항에 따라 분실물이나 표류물 등 타인의 점유를 벗어난 물건을 자기 것으로 취득할 때 성립하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범죄입니다.
|
형법
제360조(점유이탈물횡령)
①유실물, 표류물 또는 타인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횡령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
2. 점유이탈물횡령죄의 핵심 성립요건
점유의 의미와 판단 기준
‘점유’란 단순히 물건을 손에 쥐고 있는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물건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가 인정되는 상태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입니다.
따라서 잠시 자리를 비웠거나 깜빡하고 두고 간 경우라도 점유가 완전히 끊겼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에 술에 만취하거나 분실한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면 점유가 이탈되었다고 평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점유이탈 여부 판단 시 중요한 증거
절도죄와 점유이탈물횡령죄 중 어느 쪽이 성립하는지는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가려지게 됩니다.
피해자가 해당 물건을 적극적으로 점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CCTV 영상, 목격자 진술 등의 증거로 입증되어야 하며, 이러한 증거 없이는 절도죄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한편 피해자 스스로도 당시 물건을 직접 점유하고 있었는지 명확히 기억하지 못한다면, 점유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3. 실제 판례 사안 살펴보기
사안의 개요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약 반년에 걸쳐 부산 사하구 일대에서 여러 차례 타인의 휴대전화와 카드 등을 가져간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이 이 물건들을 피해자들이 점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훔쳤다고 주장하며 절도죄로 기소하였으나, 이와 별도로 2023년 8월부터 9월 사이에 발생한 추가 절취 혐의도 함께 공소를 제기하였습니다.
피고인은 법정에서 일부 물건들을 습득한 사실은 인정하였습니다.
절도 혐의에 대한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이 가져간 휴대전화와 카드들에 대하여, 피해자들이 당시 이를 점유하고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실제로 피해자들도 물건 근처에서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와 보니 없어졌다거나, 술에 취해 기억이 없다거나,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모른다고 진술하여 점유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절도죄가 아닌 점유이탈물횡령죄를 적용하여 피고인에게 벌금 250만 원을 선고하였습니다.
추가 절도 혐의에 대한 법원의 판단
2023년 8월부터 9월 사이의 추가 절도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에게서 해당 물건들이 압수된 사실만 확인될 뿐 누가 소유하거나 점유하고 있었는지 전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검찰이 처음에는 범행 일시조차 특정하지 못하다가 공소장을 변경하면서 2023년 8월부터 9월이라는 두 달에 걸친 기간으로 특정하였는데, 이는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어떤 방법으로 절취하였는지도 불분명하였습니다.
이에 법원은 피고인이 해당 물건들을 습득한 사실을 자백하였더라도 당시 타인의 점유 아래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은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주 문
1. 피고인을 벌금 250만 원에 처한다. 2.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할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하고, 위 벌금액 가납을 명한다. 3.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23년 8 – 9월 각 절도 부분은 무죄. 이 유 범 죄 사 실 증거의 요지 |
4. 결론
절도죄와 점유이탈물횡령죄는 성립요건이 유사해 보이지만 법적 결과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혐의를 받는 당사자가 혼자서 수사 및 재판 과정에 대응하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어떤 증거를 어떻게 제출하고 어떤 법리를 주장해야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는 형사 사건 경험이 풍부한 형사전문 변호사만이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사한 사건에 연루되었거나 억울하게 혐의를 받고 있다면,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