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정식재판 청구 후 벌금형을 징역형으로 상향, 형종 상향 금지 원칙 위반 사례

성범죄로 약식명령을 받은 후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식재판을 청구했다가 오히려 벌금형이 징역형으로 바뀌어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강제추행 사건에서 형종 상향 금지 원칙이 적용된 실제 판례를 통해 정식재판 청구 시 유의할 점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 검사출신 법무법인 여암

1. 형종 상향 금지 원칙의 의미

정식재판 청구권 보장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형종 상향의 금지 등)
①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
②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판결서에 양형의 이유를 적어야 한다.

이는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함으로써 오히려 더 불리한 형을 받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따라서 약식명령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경우, 법원은 징역형이나 금고형 등 벌금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없습니다.

경합범 관계에서도 적용

형종 상향 금지 원칙은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이 다른 사건과 병합되어 경합범으로 처단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또한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벌금형이 선고된 제1심 판결에 대한 항소심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중요한 원칙입니다.
이는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불복 제기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입니다.

2. 강제추행 사건의 재판 경과

약식명령과 정식재판 청구

피고인은 강제추행죄로 기소되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으로부터 벌금 500만 원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의 약식명령을 받았습니다.
이후 피고인이 정식재판 회복청구를 하였고, 제1심 법원은 벌금 300만 원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선고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이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하였습니다.

다른 사건과의 병합

항소심에서는 강제추행 사건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절도죄, 공용물건손상죄 등 다른 범죄사건들이 함께 병합되어 심리되었습니다.
이들 범죄는 확정판결 전에 저지른 범죄로서 형법 제37조 후단에 따른 경합범 관계에 있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여러 범죄를 함께 고려하여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3. 원심 법원의 잘못된 판단

징역형 선고의 문제

원심 법원은 강제추행 사건과 다른 범죄들이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강제추행 사건 부분을 직권으로 파기하였습니다.
그리고 징역형을 선택한 후 경합범 가중을 하여 징역 1월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선고하였습니다.
이는 당초 약식명령 및 제1심에서 선고된 벌금형을 징역형으로 변경한 것입니다.

형종 상향 금지 원칙 위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형종 상향 금지 원칙을 위반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제1심 판결은 약식명령에 대하여 피고인만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이므로 약식명령의 벌금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인 징역형을 선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범죄와 경합범 관계에 있다 하더라도 정식재판을 청구한 강제추행 사건 부분에 대해서는 벌금형을 유지해야 했습니다.

4. 대법원의 판단

원심 판결 파기

대법원은 원심이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에서 정한 형종 상향 금지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강제추행 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을 다시 심리하고 판단하도록 원심 법원에 환송하였습니다.
한편 다른 범죄에 대한 부분은 별개로 심리되고 분리하여 확정되는 관계에 있으므로 파기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법 원칙의 확인

이 판결을 통해 대법원은 정식재판 청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형종 상향 금지 원칙이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함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이는 경합범 관계나 사건 병합 등 복잡한 상황에서도 피고인의 방어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대법원

【주 문】
원심판결 중 제1심 제1판결의 2019고단1778 중 제1의 가.항의 죄와 제1심 제2판결의 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1. 제1심 제1판결의 2019고단1778 중 제1의 가.항의 죄와 제1심 제2판결의 죄 부분(이하 ‘파기 부분’이라 한다)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라고 정하여, 정식재판청구 사건에서 형종 상향 금지의 원칙을 정하고 있다. 형종 상향 금지의 원칙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과 다른 사건이 병합·심리된 다음 경합범으로 처단되는 경우에도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 그대로 적용된다(대법원 선고 2019도15700 판결 참조). 이는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해 벌금형이 선고된 제1심판결에 대한 항소사건에서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선고 2020도1120 판결, 대법원 선고 2020도1634 판결 등 참조).
나.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심에서 병합된 2개의 사건 중 2019노3853 사건의 진행 경과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 절도죄, 공용물건손상죄로 기소되었고(2019고단905), 이후 3건의 사건(2019고단1366, 2019고단1778, 2019고단1836)이 추가로 병합되었다.
위 법원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2019고단1778 중 제1의 가.항의 죄에 대하여 징역 1월을, 나머지 죄에 대하여 징역 11월과 몰수를 선고하였고(제1심 제1판결), 피고인이 항소를 제기하였다.
(2) 원심에서 병합된 2개의 사건 중 2019노1810 사건의 진행 경과는 다음과 같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은 피고인에게 강제추행죄에 대하여 벌금 500만 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의 약식명령을 하였고, 이후 피고인의 정식재판회복청구가 받아들여졌다(2019고정133).
위 법원은 벌금 300만 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선고하였고(제1심 제2판결), 피고인이 항소를 제기하였다.
(3) 원심은 항소사건을 모두 병합한 후 파기 부분과 나머지 죄 사이에 확정판결 전과가 있어 파기 부분은 위 확정판결 전과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고, 파기 부분 각 범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파기 부분을 직권으로 파기하고 징역형을 선택한 다음 경합범 가중을 하여 징역 1월,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선고하였다.
한편 원심은 파기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죄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제1심 제2판결은 약식명령에 대하여 피고인만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이므로 형종 상향 금지의 원칙에 따라 약식명령의 벌금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인 징역형을 선택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벌금형이 아닌 징역형을 선택하여 징역 1월을 선고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에서 정한 형종 상향 금지의 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
2. 파기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따르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3. 파기의 범위
피고인에게는 파기 부분과 나머지 죄 부분 사이에 확정판결 전과가 있어 파기 부분에 대하여 1개의 징역형을, 나머지 죄 부분에 대하여 별도로 징역형을 선고하였다. 이 경우 파기 부분 각 범죄를 전부 파기해야 한다. 그러나 나머지 죄 부분은 별개로 심리·판단되고 또 분리하여 확정되는 관계에 있으므로 이 부분은 파기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대법원 선고 99도2934 판결 등 참조).

4.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파기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김재형(주심) 민유숙 노태악

5. 결론

강제추행과 같은 성범죄 사건에서 약식명령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거나 항소하는 경우, 형종 상향 금지 원칙 등 복잡한 법리가 적용되므로 당사자 혼자 진행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특히 다른 사건과 병합되거나 경합범 관계가 문제되는 경우 전문적인 법률 지식 없이는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성범죄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반드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호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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