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범죄 사건에서 범죄의 성립요건과 실행착수 시기에 대한 법리적 판단이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주거침입을 수반한 성범죄의 경우 주거침입 행위와 성범죄 실행착수의 선후 관계에 따라 적용되는 죄명과 처벌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더욱 문제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주거침입유사강간죄의 성립요건과 실행착수 시기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주거침입유사강간죄의 법적 성격과 성립요건
주거침입유사강간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규정된 범죄로서, 일반적인 유사강간죄보다 가중처벌되는 범죄입니다.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특수강도강간 등) ① 「형법」 제319조제1항(주거침입), 제330조(야간주거침입절도), 제331조(특수절도) 또는 제342조(미수범. 다만, 제330조 및 제331조의 미수범으로 한정한다)의 죄를 범한 사람이 같은 법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 제298조(강제추행) 및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개정 2020.5.19> ② 「형법」 제334조(특수강도) 또는 제342조(미수범. 다만, 제334조의 미수범으로 한정한다)의 죄를 범한 사람이 같은 법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 제298조(강제추행) 및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
이 죄는 사람의 주거 등을 침입한 자가 피해자를 유사강간하는 등 성폭력을 행사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주거침입죄를 범한 후에 사람을 유사강간하는 행위를 하여야 하는 일종의 신분범입니다.
따라서 선후가 바뀌어 유사강간죄를 범한 자가 그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지 않고, 유사강간죄와 주거침입죄의 실체적 경합범이 됩니다.
신분범으로서의 특성
주거침입유사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가 먼저 ‘주거침입죄를 범한 자’라는 신분을 갖추어야 하며, 그 이후에 유사강간죄의 실행행위에 나아가야 합니다.
| 형법 제319조(주거침입, 퇴거불응) ①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②전항의 장소에서 퇴거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 |
이러한 신분은 범죄 실행착수 시점에 이미 갖추어져 있어야 하므로, 유사강간 행위를 착수한 후에 주거침입이 이루어진다면 이 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 형법 제297조의2(유사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한 사람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
결국 주거침입 행위 후 유사강간죄의 실행행위에 나아간 때에 비로소 이 죄의 실행착수가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2. 유사강간죄의 실행착수 시기
유사강간죄는 사람을 유사강간하기 위하여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한 때에 그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는 실제 유사간음행위가 시작되어야만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볼 것은 아니며,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기 위한 폭행이나 협박이 개시된 때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제로 특정 장소로 끌고 가는 행위 자체가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에 해당한다면, 그 시점에 이미 유사강간죄의 실행착수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실제 사례에서의 쟁점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자신을 남자화장실 앞까지 부축해 준 20세 여성 피해자를 여자화장실로 끌고 갔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여자화장실로 끌고 간 후 화장실 문을 잠그고 강제로 입맞춤을 하였으며, 피해자가 저항하자 피해자를 용변 칸으로 밀어 넣고 유사강간을 시도하였으나 미수에 그쳤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을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주거침입유사강간)죄로 기소하였고, 제1심과 원심은 모두 이를 유죄로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여자화장실로 억지로 끌고 들어가게 할 때 이미 피해자에게 유사강간 등의 성범죄를 의욕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채 피해자를 억지로 끌고 여자화장실로 들어가게 한 행위는 유사강간을 위하여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을 개시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피고인은 여자화장실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유사강간죄의 실행행위를 착수하였으므로, 실행행위 착수 시점에는 ‘주거침입죄를 범한 자’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원심 판단의 문제점
원심은 피고인이 주점 여자화장실에 들어감으로써 주거침입죄를 범한 사람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이 피고인이 유사강간죄의 실행행위에 나아가기 전에 ‘주거침입죄를 범한 자’의 신분을 갖추었는지에 대하여 살피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에 환송하였으며, 이는 주거침입유사강간죄 부분뿐만 아니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벌되어 하나의 형이 선고된 전체 판결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 대법원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직권으로 본다. 1. 원심의 판단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구「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법률 제172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위반(주거침입유사강간) 부분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이 경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피고인을 남자화장실 앞까지 부축해 준 피해자 공소외인(여, 20세)을 건조물인 위 주점 여자화장실로 끌고 가 용변 칸으로 밀어 넣은 후,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구강에 넣으려고 하고 피고인의 손가락을 피해자의 성기에 넣으려고 하였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피고인이 주점의 여자화장실에 들어감으로써 주거침입죄를 범한 사람에 해당한다고 보아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주거침입강제추행죄 및 주거침입강간죄 등은 사람의 주거 등을 침입한 자가 피해자를 간음, 강제추행 등 성폭력을 행사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주거침입죄를 범한 후에 사람을 강간하는 등의 행위를 하여야 하는 일종의 신분범이고, 선후가 바뀌어 강간죄 등을 범한 자가 그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지 않고 강간죄 등과 주거침입죄 등의 실체적 경합범이 된다. 그 실행의 착수시기는 주거침입 행위 후 강간죄 등의 실행행위에 나아간 때이다. 한편 강간죄는 사람을 강간하기 위하여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한 때에 그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지(대법원 선고 2000도1253 판결 등 참조), 실제 간음행위가 시작되어야만 그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선고 2003도949 판결, 대법원 선고 2004도7892 판결 등 참조). 유사강간죄의 경우도 이와 같다. 나. 원심판결 및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화장실을 간다고 하여 자신을 남자화장실 앞까지 부축해 준 피해자를 그 주점의 여자화장실로 끌고 가 여자화장실의 문을 잠근 후 강제로 입맞춤을 하고, 이에 피해자가 저항하자 피해자를 여자화장실 용변 칸으로 밀어 넣고 유사강간하려고 하였으나 미수에 그친 사실이 인정된다. 이러한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자신을 부축한 피해자를 끌고 여자화장실로 억지로 들어가게 한 뒤 바로 화장실 문을 잠그고 강제로 입맞춤을 하였고 이어서 추행행위와 유사강간까지 시도하였으므로, 피고인은 피해자를 화장실로 끌고 들어갈 때 이미 피해자에게 유사강간 등의 성범죄를 의욕하였다고 보인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채 피해자를 억지로 끌고 여자화장실로 들어가게 한 이상, 그와 같은 피고인의 강제적인 물리력의 행사는 유사강간을 위하여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위 법리에서 본 바와 같이, 구「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주거침입유사강간)죄는 먼저 주거침입죄를 범한 후 유사강간 행위에 나아갈 때 비로소 성립되는데, 피고인은 여자화장실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유사강간죄의 실행행위를 착수하였다. 결국 피고인이 그 실행행위에 착수할 때에는 구「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주거침입유사강간)죄를 범할 수 있는 지위, 즉 ‘주거침입죄를 범한 자’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고인이 유사강간죄의 실행행위에 나아가기 전에 ‘주거침입죄를 범한 자’의 신분을 갖추었는지에 대하여는 살피지 아니한 채, 주점 여자화장실의 소유자나 관리자에 대해 주거침입죄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주거침입유사강간)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3. 파기의 범위 따라서 원심판결 중 구「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주거침입유사강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나, 원심이 이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을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벌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인 고등군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 |
4. 결론
이 사건과 같이 성범죄의 성립요건과 실행착수 시기가 쟁점이 되는 경우, 당사자 혼자서 법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방어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주거침입을 수반한 성범죄는 적용 법조와 실행착수 시기에 따라 죄명과 처벌이 달라지므로, 사안에 대한 정확한 법리 분석과 치밀한 변론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성범죄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사건의 쟁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법리를 적용하여 방어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