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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주거침입준강간 무죄 판결 사유는?

성관계 동의 여부나 피해자의 의식 상태가 불분명한 성범죄 사건은 법정에서 첨예하게 다투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주거침입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준강간죄의 성립요건과 항거불능 상태의 의미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재산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준강간죄란 무엇인가

준강간죄의 기본 구조

준강간죄는 형법 제299조에 규정된 범죄로,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형법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12.18>

일반 강간죄와 달리 폭행이나 협박이 없더라도, 피해자가 정상적인 판단과 저항이 불가능한 상태에 있다는 점을 이용했다면 범죄가 성립합니다.

여기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항거불능의 의미

항거불능이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를 말합니다.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으로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더라도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라면 항거불능에 해당합니다.

반면 단순히 술에 취한 상태라는 사실만으로는 항거불능이 인정되지 않으며, 그 상태의 정도와 구체적 정황을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2. 알코올 블랙아웃과 항거불능 상태의 구별

알코올 블랙아웃의 개념

의학적 개념으로서의 알코올 블랙아웃이란, 단기간에 급격히 높아진 혈중 알코올 농도가 뇌의 기억 형성 기능에 영향을 미쳐 일정 시간 동안의 기억을 상실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는 알코올의 최면 진정작용으로 수면 상태에 빠지는 의식 상실, 이른바 패싱아웃과는 구별되는 개념입니다.

즉, 블랙아웃 상태에서는 외관상 어느 정도 행동하고 반응할 수 있지만, 이후 그 기억을 전혀 또는 부분적으로 떠올리지 못합니다.

법원이 항거불능 판단 시 고려하는 사정들

항거불능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단순히 피해자의 기억 여부만으로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됩니다.

피해자의 음주량과 음주 속도, 평소 주량, 과거 기억장애 경험 여부 등 신체·의식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여러 사정들과 함께,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경위 및 방식, 사건 전후의 피해자·피고인의 행동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피해자에게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만한 비정상적 상태가 확인되거나, 피해자가 정상 상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으리라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라면, 피해자의 단편적 모습만으로 단순히 블랙아웃에 해당한다고 단정 지어서는 안 됩니다.

3. 이 사건의 사실관계

사안의 개요

피고인과 피해자는 같은 대학교 선후배 사이로, 피고인의 여자친구 및 피고인의 친구와 함께 피해자의 집에서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술자리 도중 피고인과 피해자 둘만 밖에 나가 담배를 피웠고, 이후 피고인은 나머지 일행을 기숙사까지 데려다 준 다음 피해자의 집으로 혼자 돌아왔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집 출입문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들어갔으며, 당시 잠이 들어 있던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였습니다.

비밀번호를 알게 된 경위에 대한 다툼

피고인은 술자리 도중 피해자와 단둘이 밖에서 담배를 피울 때 피해자로부터 성관계 제안과 함께 비밀번호를 직접 전달받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습니다.

반면 피해자는 비밀번호를 알려준 기억이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이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 내용은 여러 차례 바뀌었고 동석했던 지인 D의 진술과도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전문심리위원의 의견 등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블랙아웃으로 인해 비밀번호를 알려준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에 관한 다툼

검사는 피해자가 술에 만취하여 잠이 든 상태에서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피해자는 잠들기 직전까지 지인과 전화통화를 나누었고, 성행위 도중 일시적으로 의식을 회복하기도 하였으며, 성관계 직후 피고인에게 질내사정 여부를 묻고 즉시 화장실로 씻으러 가는 등 완전한 의식 상실 상태로 보기 어려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한 사건 직후 피고인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에서 피임약 비용이나 병원 진료비를 정확히 언급하는 등 사고 능력이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1) 피해자와 피고인은 사건 이전에 피해자의 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술자리를 이어나가던 중 피해자와 피고인은 단 둘이 밖에서 담배를 피우게 되었었는데,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성관계를 가질 것을 제안하면서 피해자 집 출입문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다. 이에 피고인이 술자리가 끝나고 난 후에 피해자의 집으로 다시 돌아가 출입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피해자의 집에 들어간 것이므로, 이를 주거침입으로 평가할 수 없다.
2)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에 들어갔을 당시 피해자가 잠을 자고는 있었으나 그 직후 잠에서 깨어났고, 피고인과 피해자는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하였으며, 피해자는 당시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도 않았다.
3)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에 침입하여 항거불능 상태의 피해자를 간음한 것’으로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전부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5년 등)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B(여, 22세)와 같은 대학교 선후배 사이이다.
피고인은 2021. 1. 19. 05:37경 춘천시 C 소재 피해자의 집에서 피해자, 피고인의 여자친구인 D 및 피고인의 친구인 E와 함께 술을 마시고 위 D, E를 학교 기숙사까지 데려다 준 후 다시 피해자의 집으로 돌아와 미리 알고 있던 피해자의 집 출입문 비밀번호를 눌러 출입문을 연 후 피해자의 집 안까지 들어가 술에 취해 잠을 자고 있는 피해자의 성기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하여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설시와 같은 사정들을 근거로,「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일시에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것으로 인정되고 피해자가 당시 이를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승낙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해자는 피고인의 간음행위 당시 술에 취하여 잠든 상태 등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에 있었고 피고인의 성적 행위에 제대로 반응하거나 이에 항거하기에 곤란한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었다.」라고 판단함으로써,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가) 주거침입죄는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보호법익으로 한다. 주거침입죄의 구성요건적 행위인 침입은 주거침입죄의 보호법익과의 관계에서 해석하여야 하므로, 침입이란 거주자가 주거에서 누리는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태양으로 주거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고, 침입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출입 당시 객관적·외형적으로 드러난 행위태양을 기준으로 판단함이 원칙이다. 사실상의 평온을 해치는 행위태양으로 주거에 들어가는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겠지만, 단순히 주거에 들어가는 행위 자체가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거주자의 주관적 사정만으로 바로 침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침입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주거의 형태와 용도·성질, 외부인의 출입에 대한 통제·관리 상태, 출입의 경위와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외형적으로 판단할 때 주거의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경우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22. 1. 27.선고 2021도15507 판결 등 참조).
나) 형법 제299조에서 정한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의 상태라고 함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
한편, 의학적 개념으로서의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은 중증도 이상의 알코올 혈중농도, 특히 단기간 폭음으로 알코올 혈중농도가 급격히 올라간 경우 그 알코올 성분이 외부 자극에 대하여 기록하고 해석하는 인코딩 과정(기억형성에 관여하는 뇌의 특정 기능)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행위자가 일정한 시점에 진행되었던 사실에 대한 기억을 상실하는 것을 말한다. 알코올 블랙아웃은 인코딩 손상의 정도에 따라 단편적인 블랙아웃과 전면적인 블랙아웃이 모두 포함한다. 이는 알코올의 심각한 독성화와 전형적으로 결부된 형태로서의 의식상실의 상태, 즉 알코올의 최면진정작용으로 인하여 수면에 빠지는 의식상실(passing out)과 구별되는 개념이다. 법원은 피해자의 범행 당시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한 시간, 피해자의 평소 주량, 피해자가 평소 음주 후 기억장애를 경험하였는지 여부 등 피해자의 신체 및 의식 상태가 범행 당시 알코올 블랙아웃인지 아니면 패싱아웃 또는 행위통제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사정들과 더불어 CCTV나 목격자를 통하여 확인되는 당시 피해자의 상태, 언동, 피고인과의 평소 관계, 만나게 된 경위,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 그 계기와 정황, 피해자의 연령·경험 등 특성, 성에 대한 인식 정도, 심리적·정서적 상태, 피해자와 성적 관계를 맺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의 합리성, 사건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반응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면밀하게 살펴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또한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 하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데도,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의 취지 등 참조).
다)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헌법 제27조 제4항, 형사소송법 제275조의2). 무죄추정의 원칙은 수사를 하는 단계뿐만 아니라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형사절차와 형사재판 전반을 이끄는 대원칙으로서,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오래된 법언에 내포된 것이며 우리 형사법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도21231 판결 등 참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이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라고 정한 것의 의미는, 법관은 검사가 제출하여 공판절차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하여야 하고,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만큼 확신을 가지는 정도의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공소사실을 증명할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는 것이다. 결국 검사가 법관으로 하여금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로 증명하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가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등 참조).
라) 따라서 피고인이유리한 증거를 제출하면서 범행을 부인하는 경우에도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여전히 검사에 있고,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배치되는 자신의 주장 사실에 관하여 증명할 책임까지 부담하는 것은 아니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와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를 종합하여 볼 때 공소사실에 관하여 조금이라도 합리적인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지,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의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 판결을 선고하는 것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은 물론 형사소송법상 증거재판주의 및 검사의 증명책임에 반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에는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야 하므로,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 성범죄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지만, 이는 성범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제한 없이 인정하여야 한다거나 그에 따라 해당 공소사실을 무조건 유죄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성범죄 피해자 진술에 대하여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 보더라도,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타당성뿐만 아니라 객관적 정황, 다른 경험칙 등에 비추어 증명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또한 피고인은 물론 피해자도 하나의 객관적 사실 중 서로 다른 측면에서 자신이 경험한 부분에 한정하여 진술하게 되고, 여기에는 자신의 주관적 평가나 의견까지 어느 정도 포함될 수밖에 없으므로, 하나의 객관적 사실에 대하여 피고인과 피해자 모두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실만을 진술하더라도 그 내용이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항시 존재한다. 즉, 피고인이 일관되게 공소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직접적 증거가 없거나, 피고인이 공소사실의 객관적 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고의와 같은 주관적 구성요건만을 부인하는 경우 등과 같이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만이유죄의 증거가 되는 경우에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더라도 피고인의 주장은 물론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 피해자 진술 내용의 합리성·타당성, 객관적 정황과 다양한 경험칙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에 이르지 않아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 등 참조).
2) 기초되는 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해자는 2021. 1. 18. 오후 20시부터 21시까지 D과 함께 소주 1병, 맥주 2,000cc를 나누어 마시고, 피고인 및 E과 합류하여 피해자의 집에서 위 4명이 함께 술을 마시기로 하였으며, 2021. 1. 19. 새벽 1시경부터 500ml 캔맥주 8캔, 소주 2병, 막걸리 1병 등을 나누어 마셨다(증거기록 제1권 12면, 13면, 69면, 165면, 375면 등).
나) 피해자는 2021. 1. 19. 04:40경 기숙사 통금 시간이 끝나간다는 이유로, 당시 기숙사에서 거주하고 있던 피고인, D, E 등을 기숙사로 돌려보냈다.
다) 피고인은 같은 날 05:28경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20초간 통화하였고(수사기록 제1권 120면), 피해자는 05:31경 피고인에게 “나 잔다.. / ㅅㄱ / ㅜ”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으며, 피고인은 즉시 “ㄴㄴ감 / ㄱㄷ”라는 답장을 보냈다. 피해자는 05:33경 다시 피고인에게 “유자마ㅏ / 나잠ㅅㄱ”라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피고인은 다시 피해자에게 “ㄴㄴ / ㄱㄷ / 가는중”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피해자의 메시지는 더 이상 없었다(증거기록 제1권 182면).
라) 피고인은 이 사건 당일 피해자의 집 앞에 도착하여 05:44, 05:46, 05:47 세 차례에 걸쳐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모두 발신연결이 되지 않았다(증거기록 제1권 97면). 피고인은 그 무렵 피해자의 집 출입문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피해자의 집에 들어갔다.
마) 피고인은 이후 피해자의 집에서 나와 인근 편의점에 들러 물건을 샀는데, 그 결제시각은 06:19경이다.
바) 피고인과 피해자는 같은 날 06:20경부터 06:35경까지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증거기록 제1권 182면, 183면).
사) 피해자는 같은 날 06:45경부터 지인인 F과 약 28분간 전화통화를 하였고(증거기록 제1권 332면, 335면 등), 07:20경 여성긴급전화1366 강원센터로 전화하여 성폭행을 당하였다며 도와줄 것을 요청하였다(증거기록 제1권 341면).
아) 피해자는 이 사건 다음날인 2021. 1. 20. 피고인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고 경찰에 피해사실을 진술하였다.
3) 피고인의 비밀번호 지득 경위 등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 출입문 비밀번호를 지득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피고인과 피해자의 진술이 상반되고 있고, 위 지득 경위는 양자의 이 사건 진술의 신빙성 유무, 더 나아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인정 여부에 있어 유의미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으므로, 이에 관하여 먼저 살펴본다.
가) 피고인과 피해자의 진술 내용
(1) 피고인의 진술 내용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내지 당심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일관되게 ‘이 사건 당일 일행들과 함께 피해자의 집에서 술자리를 하던 도중에 피고인과 피해자 둘이서만 밖에 나가서 담배를 피게 되었다. 이와 같이 담배를 피우다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성관계를 하고 싶으니 다시 피해자의 집에 오라면서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다.’라고 진술하였다.
(2) 피해자의 진술 내용
(가) 피해자가 이 사건 다음날인 2021. 1. 20. 고소장을 제출하였는데, 고소장에는 ‘피고인이 피해자 본인을 강간할 목적으로 피해자의 집 비밀번호를 알아내어 허락 없이 집에 들어와 준강간 하였다.’라고 적혀 있다.
(나) 피해자는 고소장 제출 당일 이루어진 경찰 조사에서「사람들에게 집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는지 여부가 기억이 나지 않아 사건 다음날 술자리에 같이 있었던 D에게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 비밀번호를 알게 된 경위를 물어봤다. 이에 D이 ‘피해자의 집에서 사건 당일 술을 마실 때 흡연을 위해 나갔다 와야 해서 피해자 본인이 사람들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다.’라고 말해주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증거기록 제1권 14면, 18면).
피해자는 2021. 5. 7. 다시 한 번 경찰에 출석하여 피해사실을 진술하였다. 담당 수사관이 피해자에게 피고인의 위 (1)항 진술의 진위를 물어보았는데, 피해자는 피고인의 위 진술 내용을 부인하면서 최초 조사 당시와 동일한 취지의 진술(담배를 피우러 집 밖으로 왔다 갔다 해야 하니 술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다 같이 있을 때 비밀번호를 알려준 것으로 D에게 들었다는 내용의 진술)을 하였다(증거기록 제1권 166면, 167면).
(다) 피해자는 2021. 5. 11. 담당 수사관에게 ‘추가진술서’를 제출하였는데, 위 추가진술서에는「사건 당일 있었던 일을 D과 다시 정리해보았는데, 피해자 본인이 사건 당시 술자리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집 비밀번호를 말해준 적이 없다고 한다. 피고인, 피해자, D 세 명이 다 같이 밖에 나가서 담배를 피우고 들어왔는데,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가 집 비밀번호를 누르는 것을 충분히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한다. 당시 피해자의 집 비밀번호는 4자리였는데, 피해자 본인이 비밀번호를 누르면서 앞에 두 자리까지 이야기를 하였다고 한다. 이전 경찰 진술에서 한 ‘피해자 본인이 다 같이 있을 때 비밀번호를 말해준 것으로 D으로부터 이야기 들었다’는 부분은 바로 이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이처럼 위 추가진술서는 피해자 본인이 직접 경험하고 기억하는 내용이 아니라 D으로부터 들었다는 내용들이 다수 담겨 있다).
(라) 피고인의 비밀번호 지득 경위와 관련하여, 피해자는 원심 내지 당심 법정에서 위 2021. 5. 11. 자 추가진술서와 동일한 취지의 진술(즉「D과 이 부분을 이야기해 보았는데, ‘피해자가 비밀번호를 알려준 적이 없고, 피고인, 피해자, D 세 명이 다 같이 밖에 나가서 담배를 피우고 들어왔는데,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가 집 비밀번호를 누르는 것을 본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D으로부터 들은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나) 구체적 판단
이처럼 피고인의 피해자의 집 비밀번호 지득 경위에 관하여 피고인과 피해자의 진술이 상반되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하면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고, 피고인이 피해자와 술자리가 끝난 뒤 성관계를 하기로 하고 비밀번호를 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
(1)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비밀번호 지득 경위에 관하여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데 반해, 피해자는 이에 관한 진술은 일관되지 않을뿐더러 그와 같이 진술을 변경하게 된 이유 역시 석연치 않다.
즉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D의 이야기를 잘못 이해해서 진술이 달라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는데(공판기록 제1권 76면),「담배를 피우러 집 밖으로 왔다 갔다 해야 하니 술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다 같이 있을 때 피해자가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다는 것」(피해자가 잘못 이해한 내용)과「피고인, 피해자, D 세 명이 다 같이 밖에 나가서 담배를 피우고 들어올 당시, 피해자 본인이 집 비밀번호를 누르면서 앞에 두 자리까지만 이야기를 하였다는 것」(D이 실제로 이야기했다는 내용)은 그 내용상 상당한 차이가 있어 이를 잘못 이해하기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이 잘못 이해하게 된 이유나 경위에 관하여도 구체적이고도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2) 피해자는 사건 다음날 있었던 최초 조사 당시부터「D이 ‘피해자의 집에서 사건 당일 술을 마실 때 흡연을 위해 나갔다 와야 해서 피해자 본인이 사람들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다.’라고 말해주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바 있다. 그런데 피해자에게 우호적인 증인이었던 D은 원심 법정에서 오히려「피해자가 경찰 조사를 다녀온 이후 술자리에서 사람들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준 적이 있는지를 저한테 (처음) 물어보았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물어보았냐는 질문에는) 피해자가 ‘혹시 비밀번호를 술 마실 때 알려준 적이 있냐. 경찰 조사 때 알려준 적이 있다고 말한 것 같다.’라고 물어봤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어(공판기록 제1권 164면), 피해자의 위 최초 조사 당시 진술은 D의 위 원심 법정 진술과도 배치되고 있다(이와 같은 점들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가 최초 조사 당시 피고인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준 사실을 이미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든다).
(3) D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비밀번호를 알게 된 경위를 생각해본 끝에 피해자가 비밀번호를 누를 때 뒤에서 피고인이 이를 보았을 가능성을 피해자에게 언급해 준 것이다. 당시 피고인이 비밀번호를 알아내려고 유심히 보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것은 아니다. 피고인이 당시 피해자가 누르는 비밀번호를 어느 정도 볼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은 들지만, 확신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기도 하였다(공판기록 제1권 168면, 169면). 즉 피고인이 비밀번호를 지득하게 된 경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 내용(피해자가 비밀번호를 누를 때 피고인이 뒤에서 지켜보면서 지득하게 되었다는 것)은 일말의 가능성이나 추측의 영역에 불과할 뿐, 구체적이고도 객관적인 증거나 정황이 있는 것도 아니다.
(4) 또한 원심 증인인 D은 ‘피해자가 제출한 2021. 5. 11. 자 추가진술서에 증인 D의 말을 인용하는 내용들이 들어있는 이유’에 관하여 질문을 받자, ‘피해자가 술을 마셔서 기억을 못 했기 때문에 증인 본인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작성한 것 같다.’라는 취지의 증언을 한 바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 법원의 전문심리위원은 ‘당시 제반 상황과 피해자의 진술 내용 등에 비추어 피해자는 당시 부분적 블랙아웃 상태에 있었고, 음주로 인해 부분적 블랙아웃을 겪는 사람들은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주변 사람, 상황 등 단서를 기반으로 기억을 재구성하게 된다. 피고인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준 적이 없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알코올의 작용으로 인해 알려준 기억이 없는 상태에서 D이 제기한 가능성을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에 그대로 채워 넣어 진술한 것일 수 있다.’라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5) 이처럼 피고인의 비밀번호 지득경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① 그 내용이 일관되지 않고, ② 주요 관련자인 D의 진술과도 배치되며, ③ 그 내용 역시 단순한 가능성이나 추측의 영역에 그칠 뿐이고, ④ 당심 전문심리위원의 의견 등에 따르면 D이 제기한 가능성으로 그 기억을 재구성한 것일 여지도 상당하다는 점에서 이를 온전히 믿기 어렵다.
반면 ① 피고인은 비밀번호 지득 경위에 관하여 구체적이고도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② 실제로 피고인은 2018년경 및 2020년 여름경(이 사건으로부터 약 6~7개월 전) 여자친구 D이 있음에도 피해자와 성관계를 한 적이 있어, 사건 당일에도 성관계를 하기로 약속하고 비밀번호를 받은 것이라는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만도 아닌 점, ③ 피고인이 사건 직전(즉 피해자의 집에 다시 가기 직전)에 피해자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에 다시 찾아가려고 하는 내용으로, 피고인과 피해자가 술자리 도중 밖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피해자의 집에서 다시 만나 성관계를 하기로 하였다는 피고인의 진술과도 일부 부합하고 있는 점, ④ D과 피해자 모두 수사기관 내지 원심 법정에서 사건 당일 술자리 도중 피고인과 피해자단 둘이서 담배를 피우러 밖에 나간 적이 있다고 진술하고 있어(증거기록 제1권 374면, 375면, 공판기록 제1권 83면, 161면 등), 피고인의 이 부분 진술을 일부 뒷받침하고 있는 점, ⑤ 더욱이 피해자가 수사기관 내지 원심 법정에서 한 진술(증거기록 제1권 14면, 공판기록 제1권 71면)에 의하면, 피해자가 성행위 직후 피고인에게 집에 어떻게 들어왔냐고 묻자, 피고인이 피해자 본인이 비밀번호를 알려줬다고 답했다는 것이어서, 이 부분 또한 피고인의 진술과도 일치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밀번호 지득 경위에 관한 피고인의 진술을 그 신빙성이 상당하다.
다) 소결
그렇다면 피고인의 진술과 같이, 피고인이 술자리가 끝난 뒤 피해자의 집에서 다시 만나 성관계를 하기로 하고 피해자로부터 비밀번호를 받게 된 것으로 볼 여지도 충분하다. 다만, 피고인이 사건 당일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기로 약속하고 비밀번호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준강간 범행의 성립을 부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결국 피고인이 성행위를 하였을 당시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가 문제 된다(한편,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받은 비밀번호를 눌러 집에 들어갔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에 들어갈 당시 준강간의 목적이 있었던 것도 아니며, 피해자가 당시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 않아 그 의사에 반해 성관계를 한 것이 아니라면, 피고인이 피해자 주거의 사실상 평온 상태를 해치고 집에 들어간 것으로 단정 짓기 어렵다). 이에 대하여는 아래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4) 피해자가 사건 당시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관계
(1) 피해자의 주량 및 평소 습관
(가) 피해자의 평소 주량은 소주 한 병 반 정도이다. 피해자는 1회 경찰 조사에서 ‘소주 1병 반부터는 기억이 흐려지고, 2병부터는 구토를 하고 필름이 완전히 끊긴다.’라고 진술하였으나(증거기록 제1권 18면), 2회 경찰 조사에서는 ‘소주 2병 이상 먹으면 어렴풋이 기억이 나고, 3병 이상 먹으면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라고 진술하였다. 피해자와 친분이 깊고 사건 당일 술자리에도 동석한 D은 경찰 조사 당시 피해자의 주량에 관하여 ‘보통 소주 한 병 먹으면 기분 좋게 취하고, 두 병 이상 먹으면 좀 힘들어 한다.’라고 진술하였다.
(나)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술을 먹었을 때 필름이 많이 끊기는 편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증거기록 제1권 164면 등). D도 수사기관에서 ‘피해자가 술을 먹었다는 것을 알고 다음날 물어보면, 피해자가 기억을 잃었다는 이야기를 가끔 했었다.’라고 진술하였다. 피해자의 친구인 G도 원심 법정에서 ‘피해자가 술을 마신 당시에는 그렇게 취하지 않은 것처럼 평소보다 더 야무지게 행동을 하고 과격해지기도 하지만, 이후에는 정작 그러한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해자는 사건 당일 잠들기 직전에 G과 전화통화를 하며 대화를 나누었음에도 아침에 일어나서는 그 대화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이처럼 피해자는 음주로 인한 기억장애(블랙아웃)를 여러 차례 경험했던 것으로 보인다.
(2) 사건 무렵 피해자의 음주량 및 주취 정도
(가) 피해자는 2021. 1. 18. 오후 20시부터 21시까지 D과 함께 소주 1병, 맥주 2,000cc를 나누어 마셨다. D은 원심 법정에서 ‘위 시간에 둘이 마실 때에는 피해자가 몸이 좋지 않다고 하여 D 본인이 대부분 마셨다.’라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제1권 153면).
그 다음날이자 이 사건 당일인 2021. 1. 19. 새벽 1시경부터는 피고인, 피해자, D, E이 500ml 캔맥주 8캔, 소주 2병, 막걸리 1병 등을 나누어 마셨는데, 그 당시에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주로 마셨다.
(나) 이와 같이 음주를 할 당시의 피해자 상태와 관련하여, 피해자는 1회 경찰 조사 당시 ‘새벽 2시경부터는 취한 것 같다. 그 이후에는 기억이 드문드문 나고, 그 이후부터는 술도 빨리 마시고 휴대전화도 확인하지 않고 계속 마신 것 같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는 위 술자리에서 있었던 상황을 모두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고, ‘피고인과 피해자가 같이 담배를 피우러 밖에 나간 사실’, ‘피해자가 04:40경 피고인, D, E 등을 돌려보낸 사실’ 등은 기억하여 진술한 바 있다. D은 원심 법정에서 ‘피해자가 술을 마셔서 당시 있었던 일을 거의 기억하지 못해서 본인이 기억나는 일을 순서대로 이야기해줬다.’라고 진술하였다.
(다) 피해자는 피고인 등을 돌려보낸 이후인 04:58경부터 05:13경까지 친구인 G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고(피해자의 오타가 있기는 하였지만 대화가 어느 정도 이어져나갔다), 그 이후 G과 전화통화를 하기도 하였다. G은 원심 법정에서 ‘카카오톡 대화가 끝난 때(05:13경)로부터 약 10~20분 정도 시간이 지난 시점에 전화통화를 시작하였다. 당시 피해자와 피해자의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5분에서 10분 정도 나누었고, 꽤 연락을 하다가 술에 취한 것 같아서 그냥 대화를 마무리했다.’라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제1권 390면, 391면).
피해자는 당일 09:17경 G에게 전화 통화 당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기억이 안 난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라)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당일 05:28경부터 05:33경까지 피고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3) 사건 당시 상황 등에 관한 피고인과 피해자의 진술
(가) 피고인
피해자의 집에 들어가기 전에 피해자를 깨우기 위해 3차례 전화를 하였으나 받지 않았고, 피해자의 의사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비밀번호를 누르고 피해자의 집에 들어갔다. 피해자의 집에 들어갔을 때 피해자가 잠을 자고 있었는데 피해자의 몸을 흔들어 깨었고, 피해자가 깨어나서 어떻게 들어왔냐고 물었으며, 이후 눈을 뜨고 있었다. 이와 같이 들어갔을 당시부터 피해자는 옷을 다 벗고 침대에 누워 있는 상태였다. 피고인 본인은 피해자를 깨우기 전에 롱패딩만 먼저 벗었고 피해자를 깨운 다음 애무를 하면서 나머지 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했다. 애무 과정에서 피해자가 신음소리를 내거나 애무하기 편하도록 다리를 벌려주기도 하였다. 피고인의 성기를 밖으로 빼는 과정에서 사정이 되었기 때문에, 피해자가 성관계가 끝나자 정색을 하면서 안에 사정을 했는지 물어보았고, 피고인 본인은 미안하다면서 혹시 모르니 병원에 가보라고 피해자에게 말했다. 이에 피해자가 ‘(그럼) 씻어야 하잖아’하면서 씻으러 화장실에 갔고, 피고인 본인은 숙소로 돌아갔다.
(나) 피해자
잠을 자다가 깨어보니 피고인이 피해자의 음부에 성기를 삽입하고 있었고, 약 5초 동안 양 발과 왼손으로 피고인의 몸을 밀면서 저항을 하였다가 다시 정신을 잃었다. 피고인이 피해자 본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다시 정신이 들었는데, 그 때 피고인이 옷(바지)을 입고 있었다. 깨어나 보니 밑에 느낌이 이상해서 피고인에게 안에 사정을 했는지 물어보았고, 피고인이 잘 모르겠다고 대답해서 바로 씻으러 갔다. 씻고 나서 피고인에게 어떻게 들어왔냐고 물어보았는데, 피고인이 피해자 본인이 비밀번호를 알려줬다는 식으로 대답했다.
(4) 고소장 접수 이후 피고인의 반응 등
(가) 피고인은 피해자의 고소 사실을 알게 된 이후 2021. 1. 28과 같은 해 31. 두 차례에 걸쳐 D을 통해 피해자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장문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증거기록 제1권 235면, 248면, 증거기록 제2권 471면, 494면).
(나) 피해자는 이 사건 이후 심리치료 내지 정신과 진료를 받은 바 있다.
나) 구체적 판단
(1)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해자가 당시 상당량의 음주를 하여 술에 취해 있었고, 음주 당시의 일부 상황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점, 피해자는 사건 직전 피고인에게 잠을 자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였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에 들어갈 무렵 실제로 잠을 자고 있었던 점, 피고인이 사건 이후 피해자에게 사과의 뜻을 표한 바 있고, 피해자는 심리치료 내지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적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간음행위 당시 피해자가 술에 만취해 잠들어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항거불능 상태(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에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
(2) 그러나 위와 같은 사실관계들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당심 전문심리위원의 의견서 및 당심 법정에서의 피해자 D의 증언 등 포함)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해자가 이 사건 간음행위 당시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점과 피고인이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간음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피해자가 사건 당시 술에 상당히 취해 잠이 들어있기는 하였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점들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당시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부분적 블랙아웃 상태에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① 당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시각(05:33경), 피고인의 마지막 부재중통화 시각(05:47경),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에서 나와 물건을 구매한 시각(06:19경), 피고인의 진술 내용 등에 비추어, 피고인은 마지막 부재중통화 직후 피해자의 집에 들어갔고, 그 때 당시 피해자는 잠에 든 지 10여분도 채 지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이처럼 잠이 든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도 피해자가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항거불능 상태(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에 이를 수 있는지 의문이 들고, 이에 관하여 유죄의 입증책임을 지는 검사가 그 객관적인 근거나 증거를 충분히 밝힌 바 없다.
②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면, 성행위 도중에 일시적으로 의식을 회복하였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는 것인데, 알코올로 인해 수면상태에 빠진 경우에 이러한 식으로 의식이 일시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당심 전문심리위원의 의견이고(해당 의견서 14면), 이 또한 피해자가 당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에 있었는지 의문이 생기게 하는 지점이다.
더욱이 구토, 대화능력 부재, 보행장애 등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맞서려는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에 있었다고 볼만한 전조증상’이 피고인에게 당시 나타난 바도 없다. 오히려 피해자는 잠들기 직전에도 G과 전화통화를 하며 어느 정도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③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는 성행위 직후 피고인이 피해자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깨어났다는 것인데, 술에 만취해 잠들어 항거불능 상태에 있어 간음행위에도 저항을 제대로 못한 피해자가 사건 직후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 곧바로 잠에서 깨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④ 피해자는 의식을 회복하자마자 피고인에게 질내사정 여부를 물어보고 화장실로 씻으러 간 것으로 보이는데, 음주 등으로 항거불능 상태에 있던 피해자가 이처럼 곧바로 완벽히 의식을 회복하는 것은 비교적 드문 편에 속하는 것으로 보인다(당심 전문심리위원회 의견서 14면 등도 참고). 더욱이 피해자는 바로 직후에 피고인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피임약과 병원 진료비 액수도 정확히 언급하는 등 사건 직후 술에 만취해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⑤ 피해자의 평소 주량, 이 사건 당시의 음주량과 음주시간, 피해자가 평소에도 주취 시에 기억장애(블랙아웃)를 여러 차례 경험한 적이 있는 점도 피해자가 당시 부분적 블랙아웃 상태에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만드는 사정이다.
(나) 피해자가 수사기관 내지 원심 법정에서 한 진술 내용, 사건 직후 피고인과 피해자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등에 의하면, 피해자는 성관계 이후 피고인에게 어떻게 집에 들어왔는지 여부와 질내사정 여부만을 묻고 문제 삼았으며, 강제로 성관계를 하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문제 삼은 바 없다(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피고인과 성관계를 약속하고 피해자의 집 비밀번호를 알려준 것인데, 피해자는 해당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또한 위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을 당시 피해자에게 질내사정 여부에 대해서만 미안함을 표시하였을 뿐, ‘집에 강제로 들어갔다는 점’ 내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관계를 하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특별히 사과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러한 점들은 피고인 진술(피해자가 성관계 당시 의식이 있었고 이에 동의하는 반응과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진술)의 신빙성을 더하여 주는 사정들이기도 하다.
(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집에 들어가기 전에 3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기도 하였다. 만약에 피고인이 피해자를 준강간할 의사였다면 피해자가 잠에서 깰 수 있음에도 굳이 3차례나 전화를 할 이유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전에도 성관계를 한 적이 있었고 사건 당일에도 성관계를 하기로 미리 약속했기 때문에, 피고인의 진술과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를 깨워 성관계를 하고자 계속 전화했다고 봄이 자연스럽다. 나아가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지 못한 이유가 당시 피해자가 취기로 잠이 들어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기 때문인지, 피해자의 휴대전화가 무음이나 진동, 벨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상태로 놓여있었기 때문인지 여부도 기록상 명확하지 않다.
(라) 피해자의 집 비밀번호 지득 경위에 관한 피고인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점은 앞서 충분히 살펴본 바 있다. 이 사건 당시 상황 등에 관한 피고인의 진술 역시 그 내용이 대체로 일관되고 합리성과 타당성도 어느 정도 인정될 뿐만 아니라, 위 (가) 내지 (다)항과 같이 이를 뒷받침할만한 객관적 사정들도 여럿 존재하고 있다.
한편, 피고인이 사건 이후인 2021. 1. 28.경 및 같은 달 31.경 피해자에게 사과의 뜻을 밝히긴 하였다. 그러나 해당 메시지를 살펴보아도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피해자의 집 비밀번호를 몰래 알아내어 강제로 침입한 다음 준강간한 사실)을 직접적, 구체적으로 인정하는 취지의 내용은 들어있지 않고, 어떠한 피임 조치 없이 성관계 및 사정을 한 사실, 피해자가 잠을 자겠다고 하였음에도 피해자의 집에 찾아가 깨워 성관계를 한 사실 등에 대한 미안함, 이 사건 고소를 당한 것에 대한 당혹감과 두려움 등으로 인해 사과의 뜻을 밝혔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과의 메시지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로 삼기에 부족하다.
(마) 결국 피해자가 피고인과 성관계를 할 당시에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가 불분명하고, 부분적 블랙아웃으로 인해 피해자가 ‘성관계를 약속하고 집 비밀번호를 알려준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에 들어와 피해자를 깨워 성관계를 하고 어떠한 피임조치 없이 사정까지 하자, 이 사건 고소에 이르게 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바) 이와 같은 사정들을 아울러 보면, 피고인이 일관되게 공소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고 피고인 진술의 합리성·타당성도 어느 정도 인정되며 피고인의 진술을 뒷받침할만한 정황들도 여럿 존재하는 이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이나 그 밖의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으며 피고인이 이를 이용하여 간음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할 정도에 이르지 않아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다) 소결
그렇다면 피해자가 성행위 당시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의 집에 침입하여 피해자를 준강간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다.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앞서 본 ‘2. 가. 공소사실’ 기재와 같다.
2. 판단
‘2. 다. 당심의 판단’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4. 법원의 판단과 결론

항소심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해자가 성관계 당시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점과 피고인이 이를 인식하고 이용하여 간음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성관계를 미리 약속하고 집 비밀번호를 알려준 사실을 블랙아웃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사건 고소에 이르게 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아울러 피고인이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피고인 진술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정황이 여럿 존재하는 상황에서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유죄 확신을 가질 수 없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결론

주거침입준강간 사건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진술이 정면으로 엇갈리는 경우가 많아, 당사자 혼자서는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와 정황을 효과적으로 수집하고 제출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릅니다.

준강간죄의 항거불능 여부는 의학적 전문지식을 포함한 다양한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하므로, 이 분야에 정통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이 수사 초기 단계부터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였다면 즉시 형사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검사출신 변호사 - 사기죄전문변호사,횡령죄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