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가. 준강간의 점(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에 대한 공소기각 주장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범죄장소'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데도 피고인이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공소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무효이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공소는 기각되어야 한다.
나. 준강간, 강간 및 강제추행의 점(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 내지 제3항)에 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1) 준강간의 점에 관한 주장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피해자가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으로 인한 것인바, 피고인으로서는 당시 피해자가 그러한 상태였는지 알 수 없었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간음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피해자의 진술은 주요 부분이 일관되지 않거나 모순되고, 객관성 및 합리성이 결여되는 등 신빙성이 없으며, 특히 위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피해자를 간음하였다'는 취지의 부분은 피고인의 자백이 불이익한 유일의 증거로서 보강증거가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신빙성이 없는 피해자의 진술 등에 근거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강간의 점에 관한 주장
피고인과 피해자는 당시 상호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것이고 당시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는 피고인의 폭행 또는 협박은 없었다. 이 부분 공소사실의 주요 부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되지 않거나 모순되며 객관적인 증거에도 반하는 등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신빙성이 없는 피해자의 진술 등에 근거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3) 강제추행의 점에 관한 주장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였다거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은 이를 인식하지도 못하였다. 오히려 이 부분 공소사실의 주요 부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되지 않거나 모순되며 객관적인 증거에도 반하는 등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신빙성이 없는 피해자의 진술 등에 근거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다. 무고의 점(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항)에 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의 신고 사실이 허위라는 점에 관하여 적극적인 증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에게는 위 신고사실이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허위일 가능성에 대한 인식도 없었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준강간의 점에 대한 공소기각 주장의 당부
가. 관련 법리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데(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이처럼 공소사실의 특정을 요구하는 법의 취지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하여 주기 위한 데에 있으므로, 공소사실은 이러한 요소를 종합하여 구성요건 해당사실을 다른 사실과 식별할 수 있는 정도로 기재하면 족하고, 공소장에 범죄의 일시, 장소,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더라도 공소사실을 특정하도록 한 법의 취지에 반하지 아니하고, 공소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개괄적 표시가 부득이하며 그에 대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그 공소내용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7도2694 판결, 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도4854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기록에 의하면, ① 피해자는 2021. 2. 22. 경기도 성폭력전담신고센터에 이 부분 공소사실 등에 대하여 진정을 제기한 이후 V 감사계의 요청에 따라 2021. 3. 28.자로 작성한 진술서에서 준강간 범행이 일어난 장소를 'AG 맞은편 도로가에 있던 피해자의 차 안'이라고 특정하였고, 2021. 4.경 제출한 고소장에도 동일한 취지로 기재하였는바, 이 사건은 위 진정 당시를 기준으로도 이미 약 1년 3개월 전에 발생한 것이어서 피해자가 위 진정 당시는 물론 그 이후 조사나 고소장에 이 사건의 범행장소를 매우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기억하여 진술하거나 기재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였다는 것인데, 피해자의 진술 외에 목격자의 진술이나 다른 증거물이 없는 경우, 준강간 범행의 특성상 피해자가 범행장소, 일시 등 당해 범행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하여 진술하는 데 일정 부분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검사는 피해자의 위와 같은 진술내용과 다른 증거들을 기초로 범행장소를 “안양시 D 인근의 길”로 개괄적으로나마 특정하여 공소를 제기한 점, ④ 공소장에 준강간 범행이 이루어진 일시나 방법 등에 관해서는 비교적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⑤ 본래 범행장소는 죄가 되는 사실 그 자체는 아니고(대법원 1985. 3. 12. 선고 83도2197 판결 참조) 공소사실을 특정하는 하나의 요소에 불과하며, 장소가 범죄의 구성요건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장소에 따라 형벌권에 변동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 공소사실의 불특정을 이유로 공소기각의 판결을 하여도 검사는 다시 공소사실을 특정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있어 피고인으로서도 불필요한 절차적 부담만 지게 되는 점, ⑥ 피고인은 최초 V의 장학사 조사 당시부터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피해자 집의 인근 도로가 주변 공터로 피해자의 차량을 이동시킨 후 성관계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그와 관련된 증거들을 제출하여 방어권을 행사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준강간 공소사실은 공소장에 기재된 범행 일시, 장소, 방법 등에 의하여 다른 범죄사실과 구별할 수 있도록 특정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며, 단지 이 사건 당시 피해자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던 장소가 다소 불명확하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수는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준강간, 강간 및 강제추행의 점(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 내지 제3항)
1)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과 피해자 B(여, 43세)은 광명시 C에 있는 고등학교의 동료 체육교사 사이이다.
가) 준강간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9. 12. 26. 저녁경 위 학교 인근 식당과 주점에서 회식을 하고 다음 날 00:25경 귀가를 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술에 취한 피해자를 따라가 간음하기로 마음먹고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피해자의 (차량번호 1 생략) 비엠더블유 승용차에 함께 탑승하여 안양시 D 인근의 길에 이르러 대리기사를 보낸 뒤 위 승용차의 뒷좌석에서 잠을 자던 피해자에게 다가가 피해자의 하의와 팬티를 벗기고 1회 간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였다.
나) 강간
피고인은 2019. 12. 30. 오전경 위 학교에서 피해자가 전항 사실에 대하여 대화를 요구하자 은밀한 장소에서 대화를 하자며 같은 날 오후경 피해자를 광명시 E 인근의 모텔로 데리고 갔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옷을 힘으로 벗기고, 피해자를 들어 그곳 침대에 던지고 피해자의 몸을 손으로 눌러 반항하지 못하게 한 뒤 1회 간음하여 강간하였다.
다) 강제추행
피고인은 2019. 12. 31. 오후경 위 학교 체육실에서 귀가하려는 피해자의 손을 갑자기 잡아당기고 포옹하여 강제추행하였다.
2)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설시와 같은 사실과 사정들(원심판결문 10면 4행~29면 7행)을 종합하면, 피해자의 진술은 충분히 믿을 만하고,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면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이 모두 인정된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헌법 제27조 제4항, 형사소송법 제275조의2). 무죄추정의 원칙은 수사를 하는 단계뿐만 아니라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형사절차와 형사재판 전반을 이끄는 대원칙으로서,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오래된 법언에 내포된 것이며 우리 형사법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도21231 판결 등 참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이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라고 정한 것의 의미는, 법관은 검사가 제출하여 공판절차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하여야 하고,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만큼 확신을 가지는 정도의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공소사실을 증명할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는 것이다. 결국 검사가 법관으로 하여금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로 증명하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가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인이유리한 증거를 제출하면서 범행을 부인하는 경우에도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여전히 검사에 있고,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배치되는 자신의 주장 사실에 관하여 증명할 책임까지 부담하는 것은 아니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와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를 종합하여 볼 때 공소사실에 관하여 조금이라도 합리적인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지,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의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 판결을 선고하는 것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은 물론 형사소송법상 증거재판주의 및 검사의 증명책임에 반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에는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감수성적 관점'을 유지하여야 하므로,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 성범죄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지만(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등 참조), 이는 성범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제한 없이 인정하여야 한다거나 그에 따라 해당 공소사실을 무조건 유죄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성범죄 피해자 진술에 대하여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 보더라도,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타당성뿐만 아니라 객관적 정황, 다른 경험칙 등에 비추어 증명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 특히 피고인이 일관되게 공소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는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유일한 경우, 오로지 피해자의 진술에만 터 잡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진술의 진실성과 정확성에 거의 의심을 품을 만한 여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증명력이 요구된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1도16413 판결 참조).
나) 인정 사실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피고인은 2017. 3. 1. 경기도교육청 산하 V의 관내 교육기관인 ○○고등학교의 체육교사로 발령받아 그때부터 위 고등학교에서 근무하였고, 피해자는 약 3년 6개월 동안 휴직하여 미국에서 생활하다가 2019. 5. 24. 귀국한 뒤 2019. 9. 1.자로 위 고등학교로 발령받아 그 다음 날부터 위 고등학교의 체육교사로 복직하였다.
(2) 2019년경 당시 ○○고등학교에 재직 중이었던 체육교사는 피고인, 피해자, H, I 등 총 4명이었다. 1학년 부장을 맡고 있었던 I을 제외하고 예체능부 부장이었던 피고인과 그 외 부원이었던 피해자, H 그리고 계약직이었던 배드민턴 코치 J이 예체능부교무실(이하 '예체능부실'이라 한다)에서 주로 함께 근무하였다.
(3) 피해자는 2019. 10.경 ○○고등학교의 교장이었던 T에게 피고인 등이 예체 능부실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것과 피고인과의 줄넘기 수행평가 방법에 관한 의견 차이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였다. 이에 T은 피고인, H, J, I을 모두 교장실로 불러 교내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요청하였으며, 피고인에게는 수행평가를 다시 실시하여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에 따라 피고인은 그가 맡았던 학급을 대상으로 수행평가를 재실시하였다.
(4)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수행평가 방법 등의 문제로 갈등이 있었던 후인 2019. 12. 26. 목요일 체육과 전체 회식이 있었는데, 그 회식에는 교장, 교감, 피고인, 피해자, H, J, I이 참석하였다. 1차 회식은 'AI', 2차 회식은 그 옆의 호프집, 3차 회식은 'AJ노래방', 4차 회식은 'AK'에서 이루어졌는데, 교장과 교감은 1차 또는 2차 회식을 마치고 회식 자리에서 떠났다.
(5) 4차 회식은 00:23경 끝났고, H은 피해자의 차량을 운전하기 위한 대리운전을 호출하여 00:29경 그 기사가 배차되었다. 그 무렵 피고인과 피해자는 위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피해자의 차량에 동승하여 피해자의 집으로 이동하였다. 피해자의 차량은 약 25분에서 50분 정도를 이동한 뒤 목적지인 피해자의 집 부근에 도착하였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피해자의 집 부근에 도착한 후부터 피고인이 위 차량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이동한 03:20경까지 피해자의 차량에 함께 있었다.
(6) 피해자는 회식 다음 날인 2019. 12. 27. 금요일에 구토, 어지러움 등으로 출근하지 못하였고, 그 다음 주 월요일인 2019. 12. 30. 출근하여 피고인과 'S'에서 점심을 먹었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위 식사 후 피고인의 차량에 탑승하여 'E' 근처 'AF호텔'로 갔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위 호텔에서 성관계를 가진 뒤 위 호텔에서 나와 피고인의 차량으로 함께 학교로 복귀하였다.
(7) 2019. 12. 31.은 ○○고등학교의 축제인 'AL'가 있던 날이었고, 그날 오후 2시경 당시 예체능부실에는 피고인과 피해자 단둘만 있었다.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딸 학원에 가야한다'는 이유로 조퇴하겠다고 하자,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다가가 피해자를 껴안았다. 피해자는 같은 날 저녁 6시경 ○○고등학교 음악교사였던 F에게 위 사실을 알렸고, 같은 날 18:29경 F의 조언에 따라 피고인에게 전화하여 그 내용을 녹음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화녹음'이라 한다). 이 사건 통화녹음의 전체 내용은 다음과 같다(증거기록 2권 26~28면).
(8) 이후 피해자는 2019. 12. 초경 2020학년도 업무분장 희망원을 제출할 때 1지
망으로 예체능부를 희망하였으나, 2학년 담임으로 발령받아 근무하였으며, 2020. 12. 9. '2021학년도 담임 및 교무업무 분장 희망원'에서도 1지망으로 예체능부를 기재하여 제출하였으나, 학생부로 발령받아 근무하게 되었다.
(9) 피해자는 2021. 2. 22. 경기도 성폭력전담신고센터에 온라인으로 피고인에 대한 피해사실에 관하여 진정을 제기하였고, V 소속 장학사는 2021. 2. 24. 및 25. 피고인 및 피해자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사건 조사 결과서'를 작성하였다. ○○고등학교는 2021. 2. 26.자로 성고충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위 '사건 조사 결과서'를 기초로 피해자와 피고인의 진술을 각 청취한 후 심의한 결과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 행위가 성폭행·성추행·성희롱에 해당하는 것'으로 의결하였다.
(10)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가 진정을 제기하자 2021. 3. 10.경 경기안양동안 경찰서에 '피해자와 합의하에 성관계 및 스킨십을 가졌는데도 피해자가 위 경기도 성폭력전담신고센터에 성폭행을 당하였다고 허위로 진정을 제기하였으므로 무고죄로 처벌하여 달라'는 취지의 고소장을 제출하였고, 위 경찰서는 2021. 3. 31. 피해자에게 무고 혐의로 공무원 범죄 수사 개시 통보를 하였다. 이를 알게 된 피해자는 2021. 4. 2.자로 법무법인 Z과 위임 계약을 체결한 후 피고인을 이 사건 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혐의로 고소하였다.
(11) 한편, 경기안양동안경찰서는 2021. 5. 25. 피고인이 위와 같이 고소한 사건에 대하여 '증거 불충분하여 혐의 없다'는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하였고, 이에 피고인이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 검사는 2021. 8. 27. 같은 취지로 불기소 결정을 하였다. 피고인은 검사의 위 불기소처분에 대하여 불복하여 재정신청을 하였으나, 법원은 2022. 4. 7. '이 사건 기록과 신청인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검사의 불기소처분이 부당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재정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고(수원고등법원 2022초재16호), 위 결정은 2022. 4. 21.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검토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부분 각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사실을 비교적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과 그 진술 내용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이 부분 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동을 한 것이 아닌지 강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사실상 유일한 증거인 피해자의 진술을 근거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높은 증명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각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의 진술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고 피고인의 무죄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① 체육과 전체 회식에 관한 진술
㉮ 피해자는 체육과 전체 회식 당시 1차 회식에서 소주를 마셨는지에 관하여, 최초 진정 당시부터 원심의 피해자에 대한 주신문까지 '1차는 AI에서 삼겹살과 밥을 먹고 소주를 조금 먹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원심의 피해자에 대한 반대신문에서도 '피고인은 피해자가 1차 술자리에서 운전하여 퇴근해야 하므로 술을 먹고 싶지만 먹을 수 없다고 하면서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기억하는데, 피해자가 1차에서 술을 먹은 것이 맞는지'라는 변호인의 질문에 대하여 '술을 마신 것이 맞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가, 변호인이 이에 대하여 재차 추궁하자 '저는 잔을 부딪치기는 했고, 저는 아주 조금만 먹어도 소주를 안 좋아하기 때문에 입만 댔을 거예요. 모르겠어요'라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하였다(원심 증인 B에 대한 2022. 7. 12.자 증인신문녹취서 21, 22면).
또한, 회식에 함께 참석하였던 H은 원심에서 '피해자가 회식 자리에서 얼마나 마셨는지는 모르겠다. 1차에서는 안 마셨던 걸로 기억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원심 증인 H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3면), J도 원심에서 '1차는 피해자가 제 옆에 있었는데 술을 아예 안 먹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원심 증인 J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6면), 피해자의 위와 같은 진술은 회식에 함께 참석하였던 자들의 증언과도 배치된다.
㉯ 피해자는 평소 주량 및 회식 자리에서 마셨던 술의 양에 관하여 '술을 원래 안 먹는다. 1년에 한두 번 먹을 뿐이고, 맥주 반 잔 정도 마시면 취한다', '체육과 전체 회식에서는 피고인과 싸우고 나서 한 달 동안 대화 없이 힘들게 지냈기 때문에 피고인과 화해를 하기 위하여 술을 마시기로 하였다', '2차에서는 J이 만들어 준 폭탄 주로 소맥을 주는 대로 마셨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권 7, 115, 116, 150, 197면, 원심 증인 B에 대한 2022. 5. 31.자 증인신문녹취서 13면).
이와 관련하여 H은 수사기관에서 '피해자가 많이 취했던 상황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가(증거기록 1권 16면), 원심에서는 '2차에서 피해자는 맥주를 마셨다. 폭탄주는 안 마셨던 것 같다. 회식 자리에서 피해자가 만취하였는지는 모르지만 대리기사 기다릴 때 비틀거리면서 넘어진 적은 있다. 그걸 보면 조금 술에 취했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원심 증인 H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3, 12면), J은 원심에서 '피해자는 2차로 옮겨서 맥주 500ml 한 잔도 안 마신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원심증인 J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6면).
나아가 H이 피해자 대신 호출한 대리운전의 알림 문자메시지에는 목적지가 “D”으로 기재되어 있는바(증거기록 1권 18면), 'D'이 당시 피해자 주거지의 소재지인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자신의 주거지를 H 등에게 말해주어 H이 대리운전의 목적지로 설정한 뒤 호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과 피해자의 상태에 관한 목격자들의 진술을 함께 고려하면 피해자가 4차 회식 자리를 마쳤을 때 만취한 상태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 특히 피해자는 최초 진정 당시 체육과 회식 자리의 마지막 기억에 관하여 '술에 안 취하려고 해서 3차까지는 정신이 있었다. 딸에게도 조금 후에 집에 간다고 햇다. 그러다가 딱 한잔만 더하자고 해서 옆의 맥주집으로 갔고, 맥주 두 모금 정도 마셨다. 기억나는 거라고는 테이블 위에 푹 쓰러졌던 것과 부축을 당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데 AM 부장님을 보고 인사하였던 것이다. 인생 처음으로 필름이 끊겼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원심에서는 '4차까지도 기억은 있었다. 마지막 기억은 테이블에 엎어지면서 맥주잔이 와장창 깨지는 것이다. 그 이후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필름이 처음 끊겨 봤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원심 증인 B에 대한 2022. 5. 31.자 증인신문녹취서 16면).
그런데 H은 원심에서 '4차에서는 저도 많이 취해서 피해자의 상태가 어땠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테이블 위 잔이 깨졌던 건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원심 증인 H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3면), J도 원심에서 '4차 때 피해자가 테이블 위로 쓰러진 사실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원심 증인 J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7면), I 역시 원심에서 'AK에서 피해자가 테이블 위로 쓰러진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원심 증인 I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5면). 이와 같이 피해자가 마지막 기억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는 핵심적인 사항에 대해서도 회식 자리에 참석한 자들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바, 이는 피해자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에 주저되는 사정이다.
② 준강간 범행에 관한 진술
㉮ 피해자는 피해자의 차량에서 정신이 들었을 때부터 귀가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진술하여 왔는바, 피해자의 진술은 '당시 남편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받았는지', '남편의 부재중 전화가 있어서 피해자가 전화를 걸었는지 여부', '피해자의 휴대전화가 벨소리였는지 진동이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명확하지 않고 그 내용도 바뀌고 있다. 특히 피해자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가 정신을 차리고 직접 운전하여 자기 집까지 이동하였다면, 어느 정도 인지능력을 회복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는데도, 피고인이 피해자의 차량에서 어떻게 내리고 헤어지게 되었는지에 관한 진술은 매번 달라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에 관한 최종적인 진술은 피고인이 피해자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피해자의 집 앞 주차장까지 함께 피해자의 차량으로 이동한 후 내려서 떠났다는 것인데, 이는 피해자의 주장대로라면 피해자에게 준강간 범행의 정황이 발각된 사람이 취하였을 행동으로 보기는 어려운 사정에 해당한다.
㉯ 한편, 피해자는 원심에서 범행장소에 관하여 'AG 맞은편 도로가로서 피해자의 아파트 Q동 옆 큰 사거리 도로가'라고 특정하여 진술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피고인 제출 증 제12호증, 제30호증의1 내지 제38호증의2)에 의하면, 위 장소는 가로등이 설치되어 새벽 시간에도 밝은 편이고, 보행자나 자동차가 꽤 지나다니는 큰 도로로 보인다.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피해자의 차량이 이 사건 현장에 도착한 시간으로 추정되는 2021. 12. 27. 01:00경 내지 01:20경부터 피고인이 택시를 탄 시간으로 추정되는 03:20경까지 약 2시간에 걸쳐 준강간 범행을 저지르기 위한 범행장소로 선택한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인다. 오히려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주변 공터로 이동하여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였다'는 취지의 변소가 경험칙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③ 강간 범행에 관한 진술
㉮ 피해자는, 피고인을 따라 'AF호텔'로 들어가게 된 경위에 관하여, 최초 진정 당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는 2019. 12. 30. 월요일 피고인에게 2019. 12. 26. 및 27. 새벽에 발생한 상황에 대해 따져 묻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경고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점심 식사하자고 하였다. 이에 ○○고등학교 근처 S에서 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하며 피해자는 그전부터의 피고인의 행동과 체육과 전체 회식 이후 사건에 대하여 경고하고 사과를 요구하였는데, 피고인은 “여기는 사람도 많고 하니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그렇고 드라이브하면서 차에서 이야기하자.”라고 하여 피고인에게 확실하게 의사를 전달하겠다는 마음으로 피고인의 차량에 탑승하였다. 피고인은 운전하며 피해자에게 “여기가 E이다. 여기가 맛집이 많다.”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인근 모텔로 들어가 주차를 하고자 했고,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뭐하시는 거예요. 미쳤어요? 왜 이런 데를 와요. 빨리 차를 돌려서 학교로 데려다 줘요.”라고 소리쳤다. 이에 피고인은 “찻집에서 그런 얘기 할래? 누가 무슨 짓 한대? 그냥 조용히 대화하자는 건데 왜 그래?”라고 하며 주차하고 모텔로 들어갔다. 피해자는 지금 생각하면 너무 후회스럽지만, 이 기회에 확실히 의사를 전달하고 매듭짓고자 하는 마음에 모텔로 들어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또한, 피해자는 위 호텔에서 피고인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당한 이후 사정에 관하여 '피해자는 피고인의 강간으로 인해 극심한 공포와 굴욕감, 수치감을 느꼈고, 당시 상황, 피고인의 발언, 모텔 방 안의 담배 냄새, 지저분한 위생 상태, 피고인의 빨간색 팬티, 피고인 가슴의 털 등 상황을 모두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도(증거기록 2권 12, 13면), '당시 7교시 수업 감독이 있어서 밖으로 나와 피고인의 차량을 타고 다시 학교로 복귀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권 200면, 원심 증인 B에 대한 2022. 5. 31.자 증인신문녹취서 27면).
그러나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도4047 판결 등 참조), 자신에 대한 준강간 범행에 관하여 추궁하고 경고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피고인을 따라 호텔로 들어가는 행위나 그와 같이 들어간 호텔에서 피고인에게 재차 강간을 당하여 극심한 공포와 굴욕감 등의 감정을 느꼈음에도 학교로 복귀하기 위하여 피고인의 차량에 함께 탑승하여 이동한 행위는 피해자의 나이, 지능, 직업 등에 비추어 볼 때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 피해자는 원심에서 '피고인으로부터 강간을 당할 때 뿌리치고 나올 수 없었다. 숟가락도 못 드는 정도로 팔꿈치가 많이 아팠고 치료 중이었다. 오른팔의 힘을 아예 쓸 수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원심 증인 B에 대한 2022. 5. 31.자 증인신문녹취서 26면).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강간 범행에 반항하는 과정에서 위 통증이 더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임에도, 피해자가 제출한 '통원진료확인서' 및 '진료비 세부산정내역'에 의하면, 피해자는 2019. 10. 14.부터 2019. 12. 5.까지 '우 주관절부 외측상과염'을 원인으로 통원치료한 사실이 확인될 뿐이고(증거기록 1권 102~104면), 이 사건이 있었던 2019. 12. 30. 이후로는 상기 병명으로 치료받은 사실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원심에서 '당시 7교시 수업 감독이 있어서 밖으로 나와 피고인의 차량을 타고 다시 학교로 복귀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당시 ○○고등학교의 7교시 수업시간은 15:50경부터 16:40경까지로 보이는데(피고인 제출 증 제42호증의1 내지 제42호증의4), 이 법원의 AO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에 의하면, 피해자는 이 사건 당일 16:23경 'AP'에서 13,800원을, 16:28경 'AQ'에서 2,000원을, 16:29경 'AR'에서 5,000원을 각 결제한 것으로 확인된다.
○○고등학교의 7교시 수업시간, 위 학교와 위 각 점포들의 거리 및 각 결제시간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는 당시 7교시 수업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피해자 주장의 강간 범행 이후 학교 복귀에 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사정에 해당한다[특히, 피해자는 2019. 9. 11. 당시 피고인과 스크린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하여 피해자의 AO 사용내역을 증거로 제출하면서 2019. 9. 11.자 AO 사용내역을 제외한 나머지 사용내역을 모두 가린 채 제출하였는데(증거기록 2권 355, 356면), 이후 피해자는 원심에서 '2019. 12. 30. 점심을 피고인과 S에서 먹었다는 것에 관하여 증명할 수 있는 결제내역도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가(원심 증인 B에 대한 2022. 5. 31.자 증인신문녹취서 22면), 갑자기 '시일이 경과하여 입증할 만한 자료가 없다'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하였고(원심 증인 B에 대한 2022. 7. 12.자 증인신문녹취서 42면), 이에 피고인이 이 법원에서 위 카드 사용내역에 관한 사실조회를 하여 위와 같은 피해자의 이 사건 당일 카드 사용내역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정황을 고려하면 피해자는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는 내용을 의도적으로 은폐한 것이 아닌지 다소 의심이 든다].
④ 강제추행 범행에 관한 진술
㉮ 피해자는 원심에서 '피해자는 2019. 12. 31. F에게 피고인에 대한 피해사실을 밝혔고 증거를 확보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F의 조언에 따라 같은 날 저녁경 피고인에게 전화하여 그 내용을 녹음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원심 증인 B에 대한 2022. 5. 31.자 증인신문녹취서 28면). 위 통화에서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아까도 너무 그렇게 강제적으로 갑자기 퇴근하려고 그러는데 막 붙잡으시고 가지 말라 그러고 강제로 껴안고”, “막 껴안고, 막.. 어? 막 손목 붙잡고, 어?”라고 말하였는데, 이는 같은 날 피고인이 피해자를 껴안은 사건에 대하여 언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의 주장과 같이 당시 F의 조언에 따라 증거를 확보하기 위하여 피고인과의 통화를 녹음하고자 하였다면, 피해자로서는 피고인에게 강제추행 범행 외에도 준강간이나 강간 범행에 관하여도 언급한 후 피고인이 이를 인정하게 함으로써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인다. 그런데도 피해자는 준강간 및 강간 범행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단지 “이 며칠 동안에 이런 당하는 것들이.. 아, 진짜 화나요, 부장님.”라는 정도로만 언급하였을 뿐이며, 이에 대하여 피고인도 앞서 본 바와 같이 단순히 '미안하다'라는 취지의 대답을 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준강간 및 강간 범행을 저질렀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이러한 사정과 함께 전체 통화의 내용, 피해자와 피고인의 뉘앙스 및 통화 태도 등을 고려할 때 위 통화 내용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강화된다고 볼 수는 없다.
㉯ 나아가 피해자는 최초 진정 당시 피고인의 강제추행 범행에 관하여 '2020. 1.경 방학 전에 체육선생님들에게 강제추행 건에 대하여 말하였다. H에게는 피고인과 단둘이 남아 있지 않게 해달라고 하였다. I에게도 말하였더니 피고인 대신 사과한다고 말하였고, 각자 가정이 있으니까 조용히 넘어가 달라고 했다. 앞으로 그런 일이 있으면 자기에게 얘기하라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권 152면).
그러나 H은 원심에서 '2020. 1.경 방학 전에 피해자로부터 강제추행 사실이나 피고인과 단둘이 있지 않도록 해달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원심 증인 H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11면), I도 원심에서 변호인의 '2020. 1.경 방학 전 피해자로부터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목을 강제로 잡고 껴안은 적이 있었다고 들은 사실이 있는지'라는 질문에 대하여 '저런 이야기를 본인이 했다 그러면 했을 텐데 저는 잘 기억이 없다'고 하였다가 변호인이 재차 묻자 '기억이 안 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원심 증인 I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8면). 이러한 증인들의 진술을 고려하면, 다른 객관적인 자료도 없이 피해자의 위 진술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 강간 범행에 관련된 진술과 동일하게 피해자는 '피고인이 강제로 껴안아 뿌리치려고 했는데 팔꿈치에 힘이 안 들어가서 못 나오다가 겨우 빠져 나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원심 증인 B에 대한 2022. 5. 31.자 증인신문녹취서 27, 28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2019. 12. 31. 이후로 팔꿈치 통증으로 치료받은 내역은 확인되지 않는다.
⑤ 각 범행 후 정황에 관한 진술
㉮ 피해자는 2020학년도 및 2021학년도 업무분장희망원에서 1지망으로 모두 예체능부를 기재하여 제출하였다(증거기록 2권 330, 331면). 이에 대하여 검사가 원심의 피해자 증인신문에서 피해자에게 '2020년도하고 2021년도에는 피고인이 부장인 예체능부를 근무희망부서 1지망으로 지원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묻자, 피해자는 '2020년도에 예체능부를 1순위로 적었던 시점 자체가 2019. 12. 초경이다. 2019. 12. 말경 강간 사건이 일어나기 전이었다', '2021년도에는 시어머니 간병 휴직을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고, 피해자를 대체할 기간제 체육선생님이 하는 업무로서 예체능부를 적은 것뿐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원심 증인 B에 대한 2022. 5. 31.자 증인신문녹취서 33, 34면).
그런데 피해자는 '2021년도에 간병 휴직이 안 될 것 같아 복직을 하게 되어서, 2021. 2.경 AS 교감선생님께 “예체능부실의 A과만 다르게 부서를 배치하여 달라.”라고 요청하여 학생부에 배정되었다'는 취지로도 진술하였다(원심 증인 B에 대한 2022. 5. 31.자 증인신문녹취서 33, 34면).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면 업무분장희망원을 제출한 이후에도 부서변경을 요청할 수 있었다는 것이고, 피해자는 실제로 2021학년도의 경우 2021학년도 업무분장희망원을 제출한 이후인 2021. 2.경 부서변경 배정을 요청하였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해자가 그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각 범행을 당하였다는 2019. 12. 말경 이후 기제출한 업무분장희망원과 다른 부서로 변경을 요청하지 않은 점은, 피해자의 나이와 경력 등을 감안하면, 성인지적 관점을 고려하더라도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 피해자는 최초 진정 당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급식도 좋아하는데 이 사건 각 범행 이후 피고인을 피해서 2020년 1년 동안 단 하루도 안 먹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권 119, 148, 152, 202, 342면, 원심 증인 B에 대한 2022. 5. 31.자 증인신문녹취서 30면). 그러나 이 법원의 ○○고등학교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에 의하면 피해자는 이미 2019년 12월부터 이미 급식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바(2019. 12.경 급식비는 '0'원이다), 이는 '피해자가 2019. 10.경부터 급식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피고인 주장에 부합하는 것으로(증거기록 2권 242면), '이 사건 각 범행 이후 피고인을 피해 다녔다'는 취지의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약화하는 사정에 해당한다.
㉰ 2020년에 보건교사가 교감에게 직통으로 결재를 받은 것과 관련하여 피해자는 예체능부장인 피고인이 결재는커녕 자리에 거의 없었고 일을 안 하였기 때문이라고 진술하였으나(증거기록 367면), 관련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당시 직통결재는 코로나 상황 때문이라고 하는바, 이 역시 피해자 진술의 전반적인 신빙성을 약화하는 사정에 해당한다.
(2)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
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피해자가 주장하는 이 사건 각 범행에 관하여 비교적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특히 피고인은 준강간 범행 당시 ㉠ 피해자의 집 근처 3~4분 거리 공터로 차를 이동하여 성관계를 하였다는 점, ㉡ 피해자가 피해자의 집 앞 지상주차장에서 피고인에게 “저기 7층이 우리 집이야.”라고 이야기하여 주었다는 점, ㉢ 피해자가 “너무 늦었으니까 여기에서 자고 있으면 아침에 피해자가 출근하면서 픽업을 하겠다. 평촌역 앞으로 택시 타고 가면 숙소가 많다.”라고 하여 택시를 타고 평촌역으로 이동하였던 점 등을 진술하였는데(원심 피고인신문녹취서 4, 5면), 이는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진술하거나 묘사하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한 진술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하여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들도 위 진술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② 나아가 피고인은 피해자의 진정이 제기된 사실을 알자마자 2021. 2. 25. 및 27. 한국포렌식연구소와 한국디지털포렌식기술표준원에 피고인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을 의뢰하였다(증거기록 2권 264~272면). 그 이유에 대하여 피고인은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 설명할 자료가 없다. 그래서 피해자와 카카오톡을 많이 했으니까 그거라도 데이터 복구해서 둘이 주고받은 내용을 확인하여 판단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증거기록 2권 135면). 그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무고 혐의 관련 경찰 조사 당시 수사관이 '피해자와 교제하였다거나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것이라는 것을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자료가 있는지' 묻자 피고인은 객관적인 증거자료가 없다고 하면서 수사관에게 자신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을 요청하였다(증거기록 2권 186면).
이에 경기남부경찰청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모두 디지털포렌식 하였으나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 2019. 12. 31.자 통화녹음 외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자료는 발견되지 않았다(증거기록 1권 31~52면). 그렇지만 피고인은 피해자와의 관계를 밝히기 위하여 증거를 확보하고자 적극적으로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을 하거나 관련 수사를 요청하였는바, 이는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을 강화하는 사정에 해당한다.
③ 또한, 피고인은 경찰 조사 당시 거짓말탐지기조사에 동의한다고 밝혔으며, '2019. 12. 30.에 자신의 차량을 타고 다녔기에 그 블랙박스라도 디지털포렌식을 맡기고 싶으나 블랙박스가 없다. 피해자도 자기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싶으면 자기 차에 블랙박스 있는 거 맡기면 된다. 제발 블랙박스를 확보하여 포렌식을 하든 좀 분석을 해서 시시비비를 가려달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권 244, 245면),
이에 대하여 검사가 원심에서 피해자에게 '피해자 차량에 블랙박스는 없었는지' 묻자 피해자는 '한국에 와서 중고차량을 구입했고 거기 안에 블랙박스가 있었으나 선이 연결도 안 되어 있었으며 메모리 카드 이런 것들도 안 되어 있는 상황이어서 그걸 빨리 껴야지, 껴야지 했는데 그냥 맨날 학교 출퇴근하고 하다 보니까 그거를 놓쳐 가지고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원심 증인 B에 대한 2022. 5. 31.자 증인신문녹취서 19면), 검사가 2022. 8. 30.자로 제출한 '멀티미디어 복원 결과통보'에 의하면 피해자 차량의 블랙박스에 있던 메모리카드의 데이터를 복원하고자 하였으나 불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다(증거기록 1권 149면). 만약 피고인이 실제로 피해자를 상대로 피해자의 차량 안에서 준강간 범행을 저질렀다면, 위와 같은 피해자의 차량 내 블랙박스의 상태를 몰랐던 피고인으로서는 그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 역시 피고인 주장의 신빙성을 강화하는 사정에 해당한다.
(3) 그 밖의 정황
① 피해자는 ○○고등학교 성고충심의위원회 당시 피고인과 스크린골프를 친 날짜에 관하여 '복직하고 보니 사진찍기반 담당이었다. 2019. 10. 16. 종전 사진찍기반 담당 선생님이 밖에 나가도 된다고 했는데, 그날 동아리가 없었던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스크린골프장에 가자고 제안하여, 피해자는 피해자의 차량을 타고 따라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권 127, 128면).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와 스크린골프장을 갔던 날은 2019. 9. 11.이라고 주장하자, 피해자는 '그날은 빨리 퇴근하여 미술학원에 있는 초등학교 4학년 외동딸을 픽업하고, 가족과 치킨을 먹은 후 시댁에 갔으므로 아니다'는 취지로 강하게 부인하였다.
그러나 ㉠ '스크린골프장 스코어카드'에 의하면, 피고인은 “AT”, 피해자는 “AU”라는 닉네임으로 2019. 9. 11. 함께 스크린골프를 친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2권 259, 260면, 공판기록 1권 133면), ㉡ 피해자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피해자는 2019. 10.경부터 12.경까지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숟가락 하나도 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2019. 10. 14.부터 2019. 12. 5.까지 '우 주관절부 외측상과염'을 원인으로 통원치료한 사실이 확인되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아도 피해자가 피고인과 스크린골프장에 간 날을 피해자가 주장하는 2019. 10. 16.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 이에 대하여 변호인이 계속 추궁하자 피해자는 원심에서 '피고인과 스크린골프를 친 날짜는 솔직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던 점(원심증인 B에 대한 2022. 7. 12.자 증인신문녹취서 8면), ㉣ 피해자는 피고인이 2019. 9. 6.경 피해자에게 2019. 9. 16. 바닷가에 놀러 가자고 전화하는 등 2019. 9.경 피해자에게 사귀자는 취지의 제안을 하였으나 이를 거절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는바, 사정이 그와 같다면 피해자가 2019. 10. 16. 피고인과 단둘이 스크린골프를 친다는 것은 다소 이상하고, 오히려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2019. 9. 11.경 스크린골프를 치면서 서로 간에 이성적인 호감을 가지고 있다가 2019. 9. 말경 일응 동료관계로 지내기로 마무리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는 2019. 10. 16.이 아닌 2019. 9. 11.에 피고인과 단둘이 스크린골프장에 간 것으로 보이고, 이는 '○○고등학교에 복직하자마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접근하였고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수차례 거부의사를 밝혔다'는 취지의 피해자 진술의 전체적인 신빙성을 흔들리게 하는 사정에 해당한다.
② 피해자는 이 사건 고소장을 제출한 후 2021. 5.경 변호인을 통하여 피해자가 작성한 '카카오스토리' 게시글 중 일부를 증거자료로 제출하였다. 그중 아래 글상자 기재 카카오스토리 게시글은 작성연월일 옆에 “04.21 수정됨”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이에 의하면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고소를 준비하던 2021. 4.경 자신의 진술에 부합하는 증거를 만들기 위하여 그 내용을 수정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는바, 이 역시 피해자 진술의 전체적인 신빙성을 흔들리게 하는 사정에 해당한다. 더욱이 2020. 1. 3.자 게시글의 경우 그러한 내용을 카카오스토리에 게시한다는 것 역시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나. 무고의 점(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항)에 대한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가 2021. 2.경 경기도 경기도교육청 성폭력신고센터에 제3의 가. 1)항 기재 사실에 대하여 진정을 제기하자 마치 피해자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지거나 스킨십을 가졌다는 것처럼 허위 신고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21. 3. 10.경 안양시 동안구 당안로159번길 43에 있는 안양동안경찰서 민원실에 그곳 담당 경찰에게 'B와 2019. 12. 26.경 2019. 12. 30.경 연인관계로서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지고, 2021. 12. 30.경 합의 하에 스킨십을 하였음에도 경기도교육청 성폭력신고센터에 성폭행을 당하였다고 허위로 진정을 제기하였으므로 처벌하여 달라'라고 기재된 허위의 고소장을 제출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자를 준 강간, 강간, 강제추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B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무고하였다.
2)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를 상대로 준강간, 강간, 강제추행 범행을 저질렀고, 피고인과 피해자는 교제한 적이 없음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고소 내용이 허위임을 인식하고 피해자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경찰관서에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사실이 인정된다.”라는 이유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리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 경우에 성립되는 범죄이므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은 적극적인 증명이 있어야 하고,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곧 그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여 무고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으며, 신고사실이 허위라고 의심할 여지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허위성을 단정하기에는 미흡하다면 그 증명이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3도9297 판결 등 참조), 허위사실의 신고라 함은 신고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한다는 것을 확정적이거나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신고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 설령 고소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의 것이라 할지라도 그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 없을 때에는 무고에 대한 고의가 없다고 할 것이며(대법원 1995. 12. 5. 선고 95도231 판결 등 참조), 이때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자신이 인식한 대로 신고하는 이상 객관적인 사실을 토대로 한 나름의 주관적, 법적 구성이나 평가에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1985. 9. 24. 선고 84도1737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피고인이 피해자를 상대로 준강간, 강간, 강제추행 범행을 저질렀다'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준강간, 강간 및 강제추행의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의 고소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점과 피고인이 그 고소사실이 허위임을 인식하면서 고소한 것이라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소결
결국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공소사실 및 판단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이 판결 제3의 가. 1)항 및 제3.의 나) 1)항의 각 기재와 같은바, 제3의 가. 3)항 및 제3.의 나. 3)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에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