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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수원 준강간변호사 – 준강간미수 무죄와 유죄의 경계는?

든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사건은 오늘날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준강간 사건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상태를 인식하였는지 여부, 즉 범죄를 저지르려는 의도가 있었는지에 대한 판단이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 쟁점으로 더욱 자주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준강간미수 혐의에 대해 법원이 고의 입증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 검사출신 법무법인 여암

1. 준강간죄와 준강간미수죄의 성립 요건

준강간죄란 무엇인가

형법 제299조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사람을 간음한 경우를 준강간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12.18>

여기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해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이란 심신상실 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저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이에 해당합니다.

준강간미수죄 성립을 위한 고의의 의미

준강간미수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범행 당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그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실행에 착수하였어야 합니다.

이처럼 범죄 성립에 필요한 내면의 의도를 법률적으로는 ‘고의’라고 하는데, 피고인이 이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범행과 관련 있는 간접적 사실이나 주변 정황을 통해 고의를 증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어떤 사실이 관련 있는 정황에 해당하는지는 일반적인 경험 법칙에 바탕을 두고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

준강간 불능미수의 성립 요건

피고인이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간음의 의도로 실행에 착수하였지만, 실제로는 피해자가 그러한 상태에 있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피고인이 인식한 사정을 기준으로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했을 때 준강간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었다면,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합니다.

또한 준강간죄에서 실행에 착수하는 시점은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의도를 가지고 간음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행동을 시작한 때로 보아야 합니다.

2. 이 사건의 사실관계

사안의 개요

피고인과 피해자는 중학교 동창 사이로, 피고인은 피해자와 함께 술을 마신 후 대리운전이 잡히지 않아 피해자의 집에서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각자 옷을 입은 채 서로 떨어져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고, 피고인은 잠든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것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습니다(이하 ‘1차 성관계’라 합니다).

이후 피고인은 1차 성관계가 끝나고 시간이 흐른 뒤, 침대 바깥쪽 끝에 돌아누워 자는 척을 하고 있던 피해자에게 다시 성관계를 시도하였고(이하 ‘2차 성관계’라 합니다), 이 2차 성관계 시도 부분이 준강간미수로 기소되었습니다.

검사의 공소사실 요지

검사는 피고인이 2차 성관계 당시에도 피해자가 잠들어 있다고 인식하고 그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려 하였으나, 실제로는 피해자가 깨어 있어 미수에 그쳤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즉 피해자가 자는 척을 하고 있는 상황을 피고인이 실제로 잠든 항거불능 상태로 오인하고 간음에 착수하였다는 것이 공소의 핵심 내용입니다.

이에 대해 피고인 측은 2차 성관계가 피해자의 동의 하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다투었습니다.

3. 법원의 판단

피고인의 고의 인정 여부에 대한 판단

법원은 2차 성관계 시도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인식하고 그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려는 의도를 가졌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해자는 1차 성관계 후 화장실에 다녀온 다음 침대 바깥쪽 끝에 돌아누워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하고 있었고, 2차 성관계가 시작되자 다리에 힘을 주고 몸을 뒤척이며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피고인 스스로도 변호인을 통해 제출한 서면에서 피해자가 다리에 힘을 주고 다리를 벌리지 않아 더 이상 진행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진술하여, 피해자가 의식이 있음을 피고인이 인식할 수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피고인의 반응과 오인 가능성에 대한 판단

피해자가 2차 성관계 도중 눈을 뜨고 큰 목소리로 아프다고 말했을 때 피고인이 당황하거나 미안한 기색 없이 고개를 절레절레하고는 그대로 잠자리에 누운 점도 법원이 주목한 사정이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피고인의 반응이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간음하려 한 사람의 태도로 보기에는 다소 부자연스럽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1차 성관계 후 화장실에 다녀온 사실을 피고인이 알고 있었고, 피해자가 하의를 입지 않은 상태로 돌아누워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암묵적 동의가 있다고 오인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무죄 선고 및 유죄 부분의 처벌

법원은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준강간미수의 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한편 1차 성관계와 관련된 준강간죄는 유죄로 인정되었고,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였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주            문
피고인을 징역 2년 6개월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아동 · 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관련기관에 각 3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준강간미수의 점은 무죄.
이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범 죄 사 실
피고인은 피해자 B(가명, 여, 22세)과 중학교 동창 관계이다.
피고인은 2023. 1. 31. 17:30경부터 19:50경까지 1차로 서울 동대문구 C에 있는, D주점에서 피해자와 함께 생맥주 약 6,000cc

를 마시고, 같은 날 20:00경부터 22:15경까지 2차로 서울 동대문구 E에 있는, F에서 병맥주 5병을 마셨다.
피고인은 피해자와 술을 마신 이후 대리기사를 호출하였으나 호출이 되지 않자 추운날씨로 인하여 피해자의 주거지에 들어가 잠을 자게 되었다.
피고인은 2023. 1. 31. 22:35경부터 다음 날 06:00경 사이 피해자의 주거지인 서울동대문구 G건물, H호에서 피해자와 함께 침대에 누워 잠을 자던 중, 잠에서 깨어 아직잠이 들어 있는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고, 피해자의 팬티를 벗긴 뒤 피해자의 음부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강간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B(가명), I의 각 법정진술
1. 피고인, 피해자 문자 내역
1. J병원 진료의뢰서, 진료차트
1. 범죄피해 평가보고서, 성폭력피해 상담 사실확인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형법 제299조, 제297조
1. 정상참작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이수명령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본문
1.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면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 ·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피고인은 초범인 점, 피 고인에 대한 징역형의 선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취업제한명령 및 신상 정보의 등록으로 재범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이는 점, 공개명령 및 고지 명령으로 피고인이 입을 불이익과 예상되는 부작용에 비하여 그로써 달성할 수 있 는 성폭력범죄의 예방 효과 등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직업, 가족관계, 범행의 내용과 동기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신상 정보를 공개 · 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
1. 취업제한명령
아동 ·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부칙(2023. 4. 11.) 제3조, 아동 · 청소년의 성보 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본문,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 본문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해자는 성관계 당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 않았고,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1) 형법상 준강간죄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을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정신적 · 신체적 사정으로 인해 성적인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해 주는 것을 보호법익으로 한다(대법원 2000. 5. 26. 선고 98도325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보호법익에 비추어 볼 때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의 상태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 피해자가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 · 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 · 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등 참조).
2)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한다.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밖의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22. 9. 29. 선고 2020도11185 판결, 대법원 2021. 3. 11. 선고 2020도15259 판결 등 참조).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등 참조). 범행 후 피해자의 태도 중 ‘마땅히 그러한 반응을 보여야만 하는 피해자’로 보이지 않는 사정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할 수 없다(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도404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가 음주 후 잠이 들어 항거불능인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해자는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2023. 1. 31. 저녁경 피해자의 집 근처에서 중학교 동창인 피고인을 만나 밤까지 생맥주 3,000cc 2개, 병맥주 5병을 나누어 마셨다. 피고인이 귀가하기 위해 대리운전을 호출했으나 잡히지 않았고 날씨가 추워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집에 들어와 대리운전을 부르도록 하였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에서 대리운전을 호출하다가 ‘회사 일로 6시에 나가야 되니 눈 좀 붙이고 가겠다’고 해서 피고인과 한 침대에서 잠을 자게 되었다.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확인한 시각이 23:36이고, 피고인과 피해자 모두 상하의를 입고 서로 떨어져 누운 상태에서 잠이 들었다.자다가 도중에 잠에서 깼는데 바지와 팬티가 벗겨진 채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성기에 자신의 성기를 삽입하고 있었다. 당시 당황하여 눈을 감은 채 잠에서 깨지 않은 척 몸을 뒤척이며 옆으로 돌리고 다리를 모으면서 간음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하였다. 그런데도 피고인이 피해자의 다리를 손으로 잡으며 삽입행위를 계속하였고 20~30분이 흐른 뒤 그 행위를 중단했다. 간음행위 당시 하복부가 너무 아팠고 상황 판단이 되지 않았다. ‘뭐지’, ‘피고인이 나한테 왜 이러지’하는 당황스러움이 컸다.」 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주요 부분이 일관되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특별히 모순되는 부분도 발견되지 않는다. 피해자는 본인이 기억하는 당시의 상황, 피고인이 한 행동, 이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과대처, 당시 가졌던 자신의 심정 등에 대하여 상세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사건 당시 술에 취한 상태는 아니었고, 피고인과 한 침대에서 잠이 들었으며, 잠에서 깨어 정신을 차린 이후에도 계속 자는 척을 하며 피고인의 간음행위에 소극적으로 대처하였다는 등 자신이 경험한 바를 가감 없이 진술한 것으로 보이고, 특별히 유불리를 따져 피고인에게 불리한 내용만을 선택적으로 진술하는 모습이 보이지는 않는다.
2) 아래와 같은 정황은 피해자의 위 진술을 뒷받침한다.
가) 피해자는 사건 발생 이틀 뒤인 2023. 2. 3. 23:48 피고인에게 “A 너 전에 너랑 K이 같이 살던 집에서 나 놀고 갔을 때 무심코 내 가슴 만진 것 같다고 다음 날 갑자기 진심으로 사과했었잖아 그때 난 너가 만진 줄도 몰랐는데도 먼저 사과하는 모습에 엄청 솔직하구나 생각했거든 근데 이번에는 나한테 할말 없어??”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뒤이어 피고인과 피해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해자와 상호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진 것이라면 피해자의 추궁에 위와 같이 미안하다는 취지의 말만 반복하며 깊이 사죄하는 입장만을 취한 이유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이 사건 성관계 후 잠이 들었다가 다시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아프다고 하여 배려가 없었나 하는 생각에 사과를 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하나, ① 피해자는 이전에 피고인의 자취방에서 잠을 자고 간 다음 날 피고인이 잠결에 피해자의 가슴을 만졌다면서 피해자에게 사과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이번에는 나한테 할 말 없어?”라는 메시지를 보낸 점, ② 피고인은 피해자의 위 메시지를 받고 아프게 한 점에 대해 사과한 것이 아니라 “너한테 묻지 않고 그래서”미안하다고 답한 점, ③ 더욱이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두 번째 성관계를 시도할 때에도 15~20분간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는 등 애무하고 이에 피해자가 거부하지 않고 신음소리를 내며 호응하여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성기에 비볐는데 피해자가 ‘아파’라고 하여 그 행위를 바로 중단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피고인과 피해자가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은 위 피고인 진술과 같은 경위에서 이루어진 스킨십에 대한 대화로는 도저히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위 변명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피해자는 사건 발생 다음 날인 2023. 2. 2. 밤부터 2023. 2. 3. 새벽까지 중학교 동창이자 절친한 친구인 I과 전화 통화를 하다가 이 사건 피해 사실을 알린 것으로 보인다. I은 ‘2023. 2. 3. 새벽경 피해자와 통화를 하다가 피해자로부터 피고인이 잠이 든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하였다고 들었다. 피해자에게 신고를 하라고 설득했고 피해자가 육체적 고통을 호소하여 병원 진료를 받으라고 하였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하고, 이 법정에서도 같은 취지로 증언하였다.
피해자는 2023. 2. 3. 산부인과에 내원하여 하복부 통증으로 진료를 받았고, 진료기록지 기재에 의하면 피해자가 2023. 1. 31. 저녁경 원치 않는 성관계 후 하복부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와 같이 피해자는 사건 발생 다음 날 피고인과도 같은 중학교 동창인 친구에게 잠이 든 사이 피고인으로부터 준강간 피해를 당했다고 알리는 한편, 이 사건 이후 발생한 하복부 통증으로 산부인과 진료를 받으면서 의사에게 원치 않는 성관계 이후의 통증이라고 말한 사실이 확인된다. 이렇듯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알린 경위에 의심스러운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달리 피해자가 중학교 동창인 친구와 산부인과 의사에게 합의 하에 이루어진 성관계를 성범죄 피해로 둔갑시켜 이야기할 만한 이유나 동기는 찾을 수 없다.
다) 피해자는 신고 경위에 대해 ‘이 사건 직후에는 조용히 묻고 넘어가고 피고인을 다시 보지 않으면 되겠다고 여겼는데, I에게 이 사건 피해 사실을 털어놓고 통화하는 과정에서 조금 설득이 되어 신고 여부를 고민하게 되었다. 신고해서 피고인이 감옥에 가게 되면 피고인 인생이 망가지는 것인데 그렇게 할 용기가 나지 않았고 신고하면 너무 복잡한 일에 휘말릴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아니까 걱 정도 되고 당시에는 피고인이 저를 싫어할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저와 10년 넘게 친분을 유지한 사람들은 손에 꼽기 때문에 저에게 엄청 소중한 존재였고, 제가 원래남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쓰는 경향도 있어서 아무리 그 사람이 잘못을 했더라도 그 사람에게 제가 공격적으로 대해서 미움을 받고 싶지 않았다. 신고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우선 2023. 2. 3. 산부인과에 내원하였는데 의사로부터 난소파열이 의심된다는 말과 함께 원치 않은 관계로 인한 증상이라면 증거 훼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나아가 진료할 수 없고 해바라기센터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는 안내를 들었다. 해바라기센터에 연락을 하니 신고가 필요하다고 해서 그날 바로 112 신고를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신고 경위에 특별히 그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고,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없는 피해 사실을 꾸며내어 피고인을 무고할 만한 이유나 동기를 찾을 수 없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해자가 난소파열에 따른 병원비 걱정으로 피고인을 무고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나, 피해자가 단지병원비를 면하기 위해 신고 이후 겪을 불편한 상황들과 형사처벌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10년 지기 친구를 무고하고 위증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피해자는 2023. 2. 27. 범죄피해평가를 위한 상담에서 오랜 기간 믿고 지내던 친구로부터 이 사건 범죄 피해를 당한 데 따른 충격과 혼란을 호소하는 한편,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다가 신고 후에는 범행을 부인하여 꼭 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게 하고 싶다고 진술하며 눈물을 흘리는 등 정서적으로 동요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피해자는 2023. 3. 15.부터 2023. 10. 31.까지 사단법인 L 부설 M에서 8회에 걸쳐 이 사건 피해에 대한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지속적으로 이 사건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타인에 대한 불신, 불안, 우울 등 부정적 감정을 보였다.
3) 피고인 및 변호인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는 이유로 들고 있는 사정들은, 피해자의 진술과 배치된다거나 양립이 불가능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배척할 만한 사정이 되지 못한다.
가) 2023. 2. 3. 자 발생보고서에는 피해자의 진술로 “피혐의자가 술에 취한 심신상실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자신을 간음하였다는 진술이다. 자세한 진술에 따르면, <중략> 취기가 있는 상태로 잠이 들었는데 통증이 느껴져 눈을 떠보니 피해자의 바지가 벗겨져 있었고 피혐의자가 피해자의 가슴과 성기를 만지고 있었으며, 이어 성기를 삽입하여 그 때 정신이 번쩍 들었고 너무 충격이었던지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뒤척이며 거부를 하며 옆으로 돌아누웠는데 옆으로 따라 누워서 계속하여 삽입을 하였다는 진술이다. 이에 자궁경부 쪽이 너무 아프고 너무 충격적이라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데 계속하여 삽입을 하여 성기 부분이 너무 아파 소리를 질렀더니 그제서야 피혐의자는 포기하고 잠이 들었으며 2023. 2. 1. 06:00경이 되어서야 옷을 입고 나갈 준비를 하길래 <후략>”라고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최초 신고 시 ‘눈을 떠보니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슴과 성기를 만지고 있었다’고 진술했다가 이후 준강간 법리를 고려하여 1회 경찰 조사부터’잠에서 깼을 때 피고인이 피해자의 음부에 성기를 삽입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하였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① 피해자는 2023. 2. 11. 이루어진 1회 경찰 조사 이래 일관되게 사건 당시 술에 취한 것은 아니고 잠이 든 상태였으며 술은 적당히 마셨다고 진술하고, 이 사건 성관계가 종료하고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후 이루어진 2차 성관계 당시에는 계속 깨어있는 상태였다고 진술하는 등 특별히 피고인에게 준강간 혐의를 지우는 방향으로 진술하는 태도를 보이지 아니한 점, ② 피해자가 최초 신고 당시 통증을 호소한 신체 부위는 자궁경부이므로 ‘통증이 느껴져 눈을 떠보니 바지가 벗겨져 있었고 피고인이 가슴과 성기를 만지고 있었다’는 진술은 그 선후나 인과가 자연스럽지 못한 면이 있는 점, ③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최초 신고 당시에도 술 먹고 잤다고 말하였을 뿐 술에 취했다고는 진술하지 않았다고 증언하였는데, 위 발생보고서 기재는 이와 상이한 점, ④ 피해자는 1회 경찰 조사 이래 일관되게 이 사건 성관계가 종료하고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피고인이 2차 성관계를 시도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이 사실은 피고인도 인정하고 있는데, 이 부분 발생보고서 기재 역시 위 피해자 진술 및 인정되는 사실관계와는 상이한 점, ⑤ 최초 112 신고 후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진술하고 출동한 경찰관이 이를 청취하여 기재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구체적인 행위의 내용, 그 선후관계, 시간의 경과, 행위에 대한 평가 등과 관련한 일부 사항이 다소 왜곡되었을 가능성이 있고, 피해자가 발생보고서에 기재된 자신의 진술 내용을 확인할 기회를 갖지 못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최초 신고 당시 “통증이 느껴져 눈을 떠보니피혐의자가 피해자의 가슴과 성기를 만지고 있었다”고 진술하였다가 이후 그 진술을 번복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나) 피고인은 피해자가 경찰 조사에서 음부에 통증을 느껴 잠에서 깨었다고 진술하였다가 이 법정에서 그 통증 부위가 하복부라고 진술하여 그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고 지적한다. 피해자는 수회에 걸친 진술 과정에서 통증 부위를 자궁경부, 음부, 자궁, 하복부 등으로 지칭하였는데, 이는 동일 내지 유사한 통증 부위를 표현한 용어의 차이에 불과한 것으로 보일 뿐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다) 피해자는 ‘잠에서 깨어 정신이 들었을 때 피고인이 나한테 왜 이러지 하는 당황스러움밖에 없었다’, ‘피고인에게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면 깨어있다는 것을 들키게 되고 그러면 그 자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몰라서 말하지 않았다. 잠에서 깼다고 말하면 일단 성관계를 빨리 끝낼 수 있지만 그렇게 끝난 후의 상황을 모면할 방법이 없다는 두려움이 있었고 그 상황 자체가 무서웠다.’, ‘피고인이 10년 동안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고 욕도 안 하고 착했는데 제 눈앞에서 이러고 있으니 그 이중성이 너무 무서웠다. 더 큰 짓도 할 수 있겠구나, 수틀리면 나를 팰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자는 척을 하고 몸을 뒤척여 피하면서 상황을 모면하려고 했다.’고 진술하였다.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바(위 대법원 2018도7709 판결 등 참조), 사건 당시 피해자가 느낀 당혹감,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사건 장소는 피해자가 혼자 사는 집 내부로 즉시 외부에 도움을 요청할 만한 수단이나 방법이 확보되지 아니하였던 사정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진술한 당시의 심정과 그에 따른 대처 양상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준강간을 당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과 양립할 수 없다고 보기 어렵다.
라) 피해자가 집에 들어가 잠이 들기까지 심신상실 상태의 사람이라고 볼 수 없는 행동을 하였다는 것은 오히려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하는 사정이고, 이 사건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할 수도 없다.
마)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이 사건 성관계 당시 30분 동안 피고인은 계속하여 삽입을 시도하고 삽입만을 하였다는 것인가요, 아니면 뭔가 애무 같은 것을 시도하려고 했던 것 같나요’라는 질문에 ‘피고인이 만진 기억은 있는데 그것이 어느 시점인지 언제 그랬는지 그것을 모르겠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해자의 1회 경찰 진술(가슴은옷 위로 만지고 성기는 하다가 만지다가, 하다가 만지다가 하였다)에 비추어 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는 기억의 소실과 혼선으로 인한 것이거나 수면 상태에 빠져 의식이 온전하지 아니한 때 겪은 일을 부분적으로 기억하는 데 따른 진술로 보일 뿐이고, 피해자가 마신 술의 양과 음주 시간, 음주 이후 상황에 대한 피해자의 기억과 진술 내용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이 사건 당시 블랙아웃 상태였을 가능성을 상정하기는 어렵다.
4)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피해자와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를 통해 술을 마시기로 약속을 잡고 이 사건 당일 만나게 되었다. 중간지점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피해자가 자기 집 쪽으로 오라며 투룸이니까 재워주겠다고 이야기했다. 술을 마신 후 술집에서 나와 피고인의 차량까지 갔다가 집까지 다시 가는 동안 걸어가면서 그날 유독 피해자가 저에게 스킨십이 많았고, 어깨동무를 하거나 팔짱을 꼈다. 최초 피해자에게 신체 접촉을 시도할 때 피해자가 몸을 좌우로 흔들면서 계속 자리를 옮겨 깨어있다고 생각했다. 피해자가 잠을 자는 상태에서 신체 접촉을 한 것은 아니다. 뒤에서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면서 스킨십을 시작했다.’라고 진술하고, ‘서로 고백해서 한 성관계는 아닌데 피고인은 어떤 점에서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고 생각한 것인가요.’라는 변호인의 질문에 ‘일단 제가 집에 들어가서 자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는데 계속 저한테 자고 가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었고, 유독 그날따라 저한테 스킨십을 하거나 그러지 않았던 애였는데 밖에서 걸어가는 길에 저한테 스킨십이 그날 더 많았었고, 그리고 제가 옷방에서 자려고 했을 때도 안방 침대에 가서 자려고 했었던 것이 아닌데 저를 계속 끌고 안방 침대에서 자게끔 했었던 부분에 대해서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라고 답변하기도하였다.
그런데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나 투룸 혼자 살아서 재워주기 가능”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일자는 이 사건 발생 약 2달 전인 2022. 11. 23.이고, 더욱이 피해자는 바로 다음 날인 2022. 11. 24. 피고인에게 “근데 큰일났음 남자친구한테 허락을 못 받아서 술을 못 먹거나 내가 대리비나 숙박비 제공할게”라는 메시지를 보내 피해자의 집에 재워주는 것은 어렵다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1회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시는 과정에서 피해자와 신체적인 접촉이 없었다. 술을 마시고 귀가하는 과정에서도 피해자와 신체적인 접촉은 없었다. 피해자와 한 침대에 누웠을 때 잠만 자려는 생각이었다. 잠을 자다 도중에 깨어 뒤척이다가 피해자와 몸이 닿았고 피해자의 가슴을 만졌는데 당시 피해자는 정자세로 위를 쳐다보고 있었다’고 진술하는 한편, “피해자는 그 자세로 잠을 자고 있었나요”라는 질문에 “네. 그런 것 같습니다.”라고 답변하고(피고인은 “맞습니다”라는 답변 기재 부분을 삭제하고 “그런 것 같습니다”라고 자필로 기재하였다), “잠을 자다가 피고인이 가슴을 만져서 잠을 깬 것인가요”라는 질문에도 “네. 그런 것 같습니다.”라고 답변하여 최초 성적 접촉 시 피해자는 자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면서, 평소와 달리 성적 접촉에 대한 피해자의 동의 의사가 엿보인 정황, 잠에서 깨어 피해자를 상대로 성적 접촉을 시작할 당시 피고인이 인식한 피해자의 의식 상태 등에 관하여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그 진술을 변경하거나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진술을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피고인 진술의 비일관성, 모순점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호응하여 상호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는 취지의 피고인 진술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이러한 사정은 피해자의 진술과 결합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뒷받침한다.
5) 피해자는 2023. 1. 31. 17:30경부터 22:15경까지 피고인과 함께 생맥주 약 6,000cc, 병맥주 5병을 나누어 마시고 같은 날 23:36경 이후부터 이 사건 범행 이전까지 피해자의 집 침대에 잠들어 있었다. 피해자는 ‘잠에서 깨니 하의가 전부 벗겨져 있었고 피해자의 성기에 피고인의 성기가 삽입된 상태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의 진술은 그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 피해자의 위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성기를 피해자의 성기에 삽입할 때 피해자는 깊은 잠에 빠져 인지기능이나 행위통제능력이 사실상 상실되어 있는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대리운전이 잡히지 않아 부득이 피해자의 집에서 잠을 자게 된 것으로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성적 호감이나 성관계에 대한 교감 없이 긴팔 상하의를 입고 피해자의 집 침대에서 서로 떨어져 누워 잠을 자기 시작했다. 피고인은 잠을 자다가 불상의 시간이 흐른 뒤 한밤중에 잠에서 깼고 이후 피해자에게 말을 거는 등 피해자에게 의식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최소한의 행동도 취하지 아니한 채 피해자를 상대로 성적 접촉을 시작하였다. 피고인은 성관계 직전 및 성관계를 할 당시 피해자와 어떠한 대화를 나누지도 않았고, 피해자가 눈을 뜨는지 등잠에서 깼음을 명시적으로 확인한 바도 없다.
결국 피고인은 사건 당시 깊은 잠에 빠진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인식하고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준강간하였음이 인정된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년 6개월~15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성범죄 > 01. 일반적 기준 > 가. 강간죄(13세 이상 대상) > [제1유형] 일반강간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2년 6개월~5년
3. 선고형의 결정
○ 유리한 양형 요소: 피고인은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다.
○ 불리한 양형 요소: 피고인은 음주 후 잠이 들어 항거불능 상태에 놓인 피해자를 강 간하였는바, 범행의 내용과 수법,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좋지 않다. 피해자는 오랜 기간 친구로서 신뢰해온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범행을 당하여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을 부인하고 피해자로 하여금 거듭 피해 진술을 하게 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지속적 으로 고통을 가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고, 피해자는 피고인 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피해자와의 관계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신상정보의 등록 및 제출의무
판시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의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계기관의 장에게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무죄 부분 (준강간미수의 점)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기재 일시 및 장소에서 범죄사실 기재 범행 이후 다시 잠을 자는 척을 하고 있던 피해자를 잠이 든 것으로 알고, 옆으로 누워 있는 피해자의 뒤쪽에서 피해자의 음부에 성기를 삽입하려고 하다가, 잘 되지 않자 피해자의 다리를 잡아 돌려 피해자의 몸이 천장을 향하도록 눕힌 뒤 피해자의 음부에 성기를 삽입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강간하려고 하였으나 피해자가 깨어 있어 미수에 그쳤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형법은 폭행 또는 협박의 방법이 아닌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행위를 강간죄에 준하여 처벌하고 있으므로, 준강간의 고의는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는 것과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다는 구성요건적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러한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를 말한다.
피고인이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인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그 범의 자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이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으로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의사로 준강간의 실행에 착수하였으나, 피해자가 실제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은 경우에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준강간죄에서 규정하고 있는 구성요건적 결과의 발생이 처음부터 불가능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때 피고인이 행위 당시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보았을 때 준강간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었다면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한다(대법원 2024. 4. 12. 선고 2021도9043 판결 등 참조).
준강간죄에서 실행의 착수 시기는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을 할 의도를 가지고 간음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행동을 시작한 때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8도19295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의사로 위 공소사실 기재 준강간의 실행에 착수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1) 피해자는 ‘판시 범죄사실 기재 준강간(이하 ‘1차 성관계’라 한다) 이후 심한 복부 통증을 느꼈고 침대 위에 피고인을 등지고 누워 계속 자는 척을 하였다. 복부 통증을 참을 수 없어 화장실에 가서 구토를 하고 돌아와 다시 침대 바깥쪽 끝에 돌아누워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하고 있었는데, 대략 30분~1시간 정도 시간이 흐른 뒤 피고인이 다시 피해자의 뒤에서 성기를 삽입하려고 하였다. 다리에 힘을 주고 이리저리 뒤척이며 피해서 삽입행위가 잘 되지 않자 피고인이 피해자의 한쪽 다리를 돌려서 천장을 보게끔 만들었고 피해자의 몸 위로 올라와 허벅지를 누르고 다리를 벌려 성기 삽입을 시도하였다. 허벅지에 힘을 주고 있는 힘껏 다리를 모으며 성기 삽입을 피하려고 했는데 허벅지에 힘이 풀려 피고인의 성기가 음부에 삽입되었다. 피고인의 성기가 깊게 삽입되어 아프다고 말했는데도 피고인이 간음행위를 계속하였다. 그래서 눈을 뜨고 더 크게 아프다고 말하자 피고인이 고개를 절레절레하고는 간음행위를 중단하고 누워 잠을 잤다.’라고 진술하였다.
2)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간음행위(이하 ‘2차 성관계’라 한다)를 시도할 당시 피해자는 잠에서 완전히 깨어 의식이 명료한 상태에 있었음이 인정되고, 따라서 피해자는 1차 성관계 때와 달리 피고인이 접촉을 시도하는 단계부터 다리에 힘을 주고몸을 뒤척이며 성관계를 피하는 행동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2차 성관계 시 삽입행위 여부나 성적 접촉에 이른 과정에 대하여 피해자와 전혀 다른 주장을 하면서도, 수사기관 및 이 법원에 변호인을 통해 제출한 변호인의견서, 변론요지서 등에서 ‘피해자의 뒤에서 성기를 삽입하려고 시도할 때 피해자가 1차 성관계와 달리 다리에 힘을 주고 다리를 벌리지 않아 더 이상 진행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2차 성관계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의 특징적인 행동에 대한 묘사 부분은 서로 일치한다.
이렇듯 피고인이 2차 성관계를 위한 행동을 시작한 때 피해자의 의식 상태 및 피해자가 보인 행동과 대응 등에 비추어 피고인은 그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다는 점을 인지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3)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2차 성관계 도중 피해자가 아프다고 말하였는데도 성관계를 계속하였고 피해자가 눈을 뜨고 큰 목소리로 아프다고 말했을 때도 달리 당황하거나 미안한 기색도 없이 고개를 절레절레하고는 그대로 침대에 누워 잠을잤다는 것이다. 이렇듯 피해자가 의식이 있음을 알리고 확실한 의사표현을 하였을 때 피고인이 보인 반응은,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간음하려 한 사람의 태도로 보기에는 다소 부자연스럽다.
4) 피고인은 2차 성관계 후 사건 당일 06:00경 피해자의 집에서 나가면서, 2차 성관계 시도 때와 같은 자세로 침대 바깥쪽 끝에 돌아누워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하고 있는 피해자에게 ‘올라가서 편하게 자라’고 말하였는데, 이에 비추어 피고인은 피해자가눈을 감고 잠을 자는 외관을 띄고 있음에도 피해자에게 어느 정도 의식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5) 피해자는 1차 성관계 후 화장실에 다녀와 다시 피고인이 자고 있는 침대 바깥쪽 끝에 돌아누워 자는 척을 하였고, 당시 계속하여 하의를 입고 있지 아니한 상태였다. 피고인도 피해자가 1차 성관계 후 화장실에 다녀온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바, 2차 성관계 실행에 착수할 당시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피해자가 피고인의 성적 접촉을 용인하거나 이에 묵시적 동의가 있는 것으로 오인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의도를 가지고 성적 접촉을 시도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3. 결론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준강간미수의 점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위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4. 결론

준강간이나 준강간미수 사건은 고의 등 범죄의 성립 여부를 둘러싼 법적 판단이 매우 복잡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당사자 혼자서 수사와 재판에 대응하는 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범행 당시 피고인의 내면 의도를 증명하거나 반박하기 위해서는 관련 증거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구체적인 정황을 법리에 맞게 구성하여 제출하는 전문적인 역량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지체 없이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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