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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강간죄 성립과 그 처벌은?

준강간죄는 피해자가 의식을 잃었거나 저항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성관계를 처벌하는 중대한 성범죄입니다.
상대방의 ‘의사결정 능력 부재’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고, 실형 가능성도 매우 높은 성범죄 중 하나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준강간죄의 성립 요건과 처벌, 그리고 무죄가 인정된 실제 사례를 통해 법적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살펴드리겠습니다.

준강간죄 성립과 처벌에 대한 법률정보

1. 준강간 성립

준강간죄는 피해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상태를 이용한 성관계를 처벌하는 범죄입니다.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를 강간죄와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준강간죄 성립의 핵심 요건은 첫째,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을 것, 둘째, 그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행위가 있었을 것입니다.

형법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을 것

준강간죄에서 가장 핵심적인 구성요건은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대법원은 준강간죄에서 말하는 ‘심신상실’과 ‘항거불능’의 개념을 엄격히 구분하면서도 실질적으로 동일한 보호 범위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2023. 3. 9. 선고된 대법원 2023도423 판결은 “심신상실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해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항거불능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로 정의하였습니다.

대법원 2023. 3. 9. 선고 2023도423 판결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의 상태는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 피해자가 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등 참조).

즉, 피해자가 약물이나 술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었거나 판단능력·조절능력을 상실한 경우에도 이러한 요건이 충족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사건 당시 대화하거나 움직인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그 행위가 의식적 판단에 따른 것이 아니라 반사적·혼미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면 여전히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간음하였을 것

준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을 뿐 아니라, 그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행위가 이루어졌을 것이 요구됩니다.
여기서 ‘간음’이란 성적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성교행위, 즉 성기의 삽입이 있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단순한 신체 접촉이나 추행은 준강제추행죄나 준유사강간죄 성립이 문제됩니다.

또한 행위자가 단순히 피해자의 상태를 인식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상태를 이용하여 성관계를 한 사실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행위자가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알면서도 이를 기회로 삼아 성적 행위를 했다면 준강간죄의 ‘이용’ 요건이 충족됩니다.
반면,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이거나, 행위자가 피해자의 의식상태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 경우에는 준강간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2. 준강간 처벌

준강간죄는 강간죄와 동일한 법정형이 적용되는 중대한 범죄입니다.
형법 제299조는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을 한 자를 제297조(강간)와 제298조(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준강간죄의 형량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법정형 하한이 존재하는 중형에 해당합니다.

처벌 수위

법원은 피해자의 연령, 행위의 방법, 범행 전후 정황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하지만, 피해자의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극히 불량한 범죄로 평가됩니다.
특히 피해자가 약물이나 음주로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성행위가 이루어진 경우, 실형 선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다만 초범으로서 피해자와 합의가 된 경우 등에는 집행유예가 선고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 처벌 사례

아래 사건은 같은 대학 동기인 피고인과 피해자는 동석자들과 함께 새벽까지 술을 마신 후 각자 귀가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심하게 취한 피해자를 자신의 거주지로 데려가 잠든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하고 이어서 성기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고 하여 준강간죄와 유사강간죄로 기소된 사안입니다.

이에 대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했습니다.
판결에서 법원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심신상실 상태를 이용해 간음한 점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하며, 대학 동기라는 신뢰 관계를 이용한 점도 불리한 양형 요소로 고려했습니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이유
범죄사실
준강간
피고인은 2018. 3. 18. 22:30경 같은 대학교 같은 과 동기인 피해자 B(여, 19세), C 및 D과 함께 천안시 동남구 E에 있는 F초등학교 부근의 ‘G’ 주점에서 소주와 맥주를 나누어 마시고, 다음 날인 2018. 3. 19. 02:30경 같은 구 H에 있는 ‘I’ 주점으로 이동하여 같은 날 04:30경까지 사케를 나누어 마신 후 C 및 D은 각자의 집으로 향하였다.
피고인은 같은 날 05:30경 천안시 동남구 J건물, K호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 피해자를 업거나 부축하여 데리고 온 후, 피해자가 술에 취하고 잠이 들어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것을 이용하여 피해자의 하의를 벗기고 피해자의 성기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여 간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유사강간
피고인은 2018. 3. 19. 09:30경 위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잠에서 깨어난 위 피해자에게 ‘핸드폰으로 너와 가진 성관계를 영상으로 촬영했다. 성관계에 응해주면 학교 친구들에게 소문도 안내고 영상도 삭제해주겠다.’라는 취지로 협박하며, 피해자의 등 뒤에서 양손으로 피해자를 껴안아 피해자를 반항하지 못하게 한 후 피해자의 성기에 피고인의 손가락을 집어넣음으로써 피해자를 유사강간하였다.

3. 준강간 무죄

준강간죄에서 무죄가 선고되는 경우는 주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거나, 행위자가 그 상태를 인식하고 이용했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은 경우입니다.
매우 중대한 성범죄이므로, 모든 구성요건이 명확히 증명되지 않으면 무죄가 선고됩니다.

무죄 사유

우선, 피해자가 술을 마셨다고 해서 곧바로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법원은 피해자가 음주 후 스스로 이동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등 의사표시가 가능한 상태였다면,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완전히 상실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의 상태를 인식하고 이를 이용했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으면 무죄가 선고됩니다.
즉, 피고인이 피해자가 술에 취했음을 알았더라도, 그 상태가 ‘성적 행위에 대해 인식하거나 거부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인식하지 못한 경우에는 준강간의 고의가 부정됩니다.

결국 준강간죄에서 피해자의 상태와 피고인의 인식·이용의 고의는 모두 구체적 증거로 입증되어야 하며, 단순한 음주나 기억 상실만으로는 이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

실제 무죄 사례

이 사건은 6촌 친족 관계에 있던 피고인과 피해자 간의 음주 후 성관계가 문제 된 준강간 혐의 사건입니다.
피해자는 피고인의 집에서 함께 지내던 중 피고인에게 여러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였고, 검찰은 피고인이 피해자가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것을 이용해 간음했다고 보아 준강간 및 강간 혐의로 기소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부산지방법원은 그 진술 내용과 사건 후의 행동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자는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이후 며칠간 피고인의 집에 머물렀고, 함께 식사하거나 외출을 하는 등 평상시와 다름없는 생활을 지속했습니다.
이러한 점은 강제적 행위의 피해자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또한 피해자는 사건 직후 즉시 신고하지 않고 약 3개월이 지난 후에야 고소를 제기했으며, 그동안 피고인과 피해자의 처와도 연락을 이어갔습니다.
더불어 피해자의 녹취록 내용에 따르면, 사건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었고, 술에 취해 완전히 판단능력을 잃은 상태로 보기 어렵다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사정들로 인해 법원은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거나, 피고인이 폭행이나 협박을 행사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법원은 준강간 및 강간 혐의 모두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부산지방법원

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피해자 D(여, 21세)과 6촌지간인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이고, 피해자는 자신의 남자 친구와 다툰 문제로 남자 친구로부터 괴롭힘을 당하자 피고인의 처인 E의 권유로 2011. 12. 20.경 내지 2011. 12. 21.경부터 피고인의 집에서 피고인, 위 E과 함께 지내게 되었다.
가. 2011. 12. 25.자 준강간
피고인은 2011. 12. 25. 새벽 무렵 부산 북구 F 소재 피고인의 집인 G맨션 가동 101호에서, 위 E이 2011. 12. 23.경 자녀들과 함께 인천에 있는 친정에 간 것을 기화로 술에 만취하여 들어 온 피해자를 강간하기로 마음먹고, 화장실에서 구토를 한 후 거실에서 잠을 자고 있던 피해자의 옆에 누워 피해자가 입고 있던 바지와 속옷을 벗긴 후 1회 간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술에 취한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나. 2011. 12. 25.자 강간
피고인은 2011. 12. 25. 14:00경 전항 기재 피고인의 집에서, 거실에 누워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피해자의 뒤쪽에 누워 손으로 피해자의 어깨를 잡고 바닥에 바로 눕힌 다음 한 손으로 피해자의 가슴 부위를 누르고, 다른 한 손으로는 피해자의 청바지를 벗기던 중 피해자가 몸을 비틀며 “뭐하는 짓이고, 하지 마라”고 말하며 피고인의 몸을 밀치는 등 저항하였음에도 계속하여 한 손으로 피해자의 가슴 부위를 눌러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다음 피해자의 청바지와 속옷을 벗긴 후 1회 간음하였다.

다. 2011. 12. 27.자 강간
피고인은 2011. 12. 27. 아침 무렵 제1항 기재 피고인의 집 거실에서, 감기몸살에 걸려 잠을 자고 있던 피해자의 바지와 속옷을 벗긴 후 피해자를 간음하려고 하자 잠에서 깬 피해자가 “하지 마라”고 하며 몸을 비틀고 피고인을 밀치는 등 저항하였음에도 피해자의 몸 위에 올라타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다음 피해자를 1회 간음하였다.

판단
가.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와 각 성관계를 가진 사실은 있으나, 이는 피해자의 묵시적 동의 하에 이루어진 것이고, 피해자가 술에 취하여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것을 이용하거나 폭행 또는 협박을 행사한 사실은 없다.

나. 판단
1)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9633 판결 등 참조).

2) 피해자는 대체로 일관되게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으로부터 준강간 및 강간을 당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여기에 피해자가 평소 언니라고 부르며 가깝게 지내던 피고인의 처인 E에게 이 사건 성관계 후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피고인으로부터 강간을 당했다’고 한 점, 피고인과 피해자는 6촌지간이고 나이도 11살 차이가 나며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이도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는 위 E과 오랫동안 교류하며 가깝게 지내왔던 점 등을 더해 보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각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3)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떨어지고, 위 2)항에서 본 사정들이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거나 폭행 또는 협박을 행사하여 이 사건 각 범행을 범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피해자는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으로부터 준강간 및 강간을 당하였다고 하면서도 2011. 12. 27.까지 계속해서 피고인의 집에 머무르면서 피고인과 단둘이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피해자는, 자신의 원룸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전 남자친구가 찾아와 행패를 부릴까봐 위 원룸으로는 갈 수 없었고 달리 마땅히 갈 만한 곳이 없었으며, 피고인의 집에 사원증, 옷가지, 컴퓨터 등을 비롯한 자신의 소지품들이 있었고, 2011. 12. 26. 저녁 무렵부터 몸이 좋지 않아 피고인의 집에서 계속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한다. 그러나 피해자는, E이 부산으로 내려온 2011. 12. 27. E과 함께 위 원룸으로 돌아갔으며, E이 위 원룸의 출입문 비밀번호를 변경해주어 현재까지도 위 원룸에서 머물고 있다. 또한 피해자는, E이 인천에 있는 친정집으로 간 2011. 12. 23.에는 피고인의 집으로 귀가하지 않고 다른 곳에서 지내기도 하였으며, 피고인의 집에 있던 피해자의 소지품은 부피가 그다지 크지 않아 큰 어려움 없이 가지고 나올 수 있는 것이거나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당장 필요한 물건들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고, 몸이 좋지 않았던 것은 단순한 감기몸살 정도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에 비추어보면, 피해자의 위와 같은 설명만으로는 피해자가 이미 강간을 당했고 또 앞으로도 그럴 위험이 있는 피고인의 집에서 계속해서 머물렀다는 것이 선뜻 납득이 되지 않는다.
피해자는 두 번째 성관계와 관련하여, ‘처음에는 거실에서 옷을 입지 않은 상태로 성관계를 하다가 피고인이 무릎이 아프다며 침대가 있는 방으로 이동하자고 하였는데, 그때 자신은 몸을 뒤로 빼며 도망을 가려고 하였으나, 피고인이 자신을 끌고 들어가 계속해서 강간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위와 같이 옷도 입지 않은 상태로 도망을 가려고 시도하기까지 하였던 피해자가 그 성관계 이후에도 계속해서 피고인의 집에 머물렀다는 것은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 피해자는 첫 번째 성관계가 있었던 2011. 12. 25. 아침에 잠에서 깬 후 팬티를 비롯한 자신의 하의가 모두 벗겨져 있고 피고인이 알몸인 채로 옆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서 피고인으로부터 강간을 당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의심을 하였다고 하면서도 화장실에 가서 목욕을 한 후 다시 피고인의 옆으로 가서 잠을 잤다고 한다. 이에 관하여 피해자는, 당시 보일러가 고장이 나서 추웠고 숙취 때문에 머리가 아프고 정신이 없어서 그렇게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지만, 이는 강간을 당하였다고 의심을 품고 있는 사람의 행동으로는 보기 어렵다.
또한 피해자는 그 후 잠에서 깬 뒤에도 위와 같은 상황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묻거나 따지지 않았고, 피고인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러 외출을 했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왔으며, 그 후에도 피고인이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거실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스스로 피고인의 앞으로 가서 누워 함께 텔레비전을 보기도 하였다.
다) E은 이 사건 각 범행 직후인 2011. 12. 27. 낮에 피해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피해자의 동의를 얻어 이를 녹음하였는데, 그 녹취록에 따르면, 피해자는 첫 번째 성관계와 관련하여 “술 먹고 오니까 당연히 정신이 없지 ~ 그날 이제 다 씻고 2층 침대에서 누워갖고 있는데 오빠야가 컨디션 사다주대 ~ 그거 먹고 잘라고 누웠는데, 추웠는지 내가 내려갔나 봐 ~ 또 어렴풋이 기억은 당연히 하지. 술을 먹어도, 아무리 술을 먹어도 ~ 2층 침대에서 내려와서 이제 오빠가 거실에서 자고 있대 ~ 그래서 추워갖고 나도 같이 잤지 ~ 누워서 잤지 ~ 근데 참는 거는 솔직히 눈에 보였어 ~ 허, 근데 그게 안 됐나봐. 그게 안 돼 가지고 하대. 그때 당시에 내가 술을 좀 많이 먹어가지고 뭐 어떻게 할 그것조차 없었으니까 ~ (잠깐만. 결국 질내 사정한 거지?) 어 ~”라고 진술하였는바<각주1>, 이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당시의 상황을 비교적 자세히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과연 피해자가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라) 피해자는 두 번째 성관계 후에도 곧바로 집을 나가지 않고 2시간 정도 피고인과 함께 있다 자신의 친동생이 피고인의 집으로 찾아오자 화장을 하고 함께 외출을 하였다가 그 날 저녁 다시 피고인의 집으로 귀가하였고, 그 다음날인 2011. 12. 26.에도 직장에서 퇴근한 후 피고인의 집으로 돌아왔으며, 피고인에게 초밥을 사달라고 하여 초밥을 사서 퇴근한 피고인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도 하였는바, 이처럼 평상시와 다름 없는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던 피해자를 성폭행의 피해자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마) 피해자는 두 번째 성관계와 관련하여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받았는데, 검사결과 ‘거짓반응’으로 추정되는 생리현상이 나타났다.
바) 피해자는 세 번째 성관계와 관련하여 ‘보일러가 고장이 나서 추우니 전기장판을 깔아둔 거실에서 자라’는 피고인의 말을 듣고 거실로 나와서 잠을 자다가 강간을 당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그 전에 이미 거실에서 피고인으로부터 2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당한 상황에서, 방안에 들어가 문을 잠근 채로 잔다거나 동생이나 지인 등을 불러 함께 있는 등 최소한의 대비책도 없이 거실에 나와서 무방비 상태로 잠을 잤다는 것은, 강간을 당한 사람의 행동으로서는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고 보인다.
사) 위 녹취록에 따르면, 피해자는 세 번째 성관계와 관련하여 “오빠야가 밑에 밖에서 뭐 전기장판 깔고 이렇게 누워 있다가 내보고 나와서 자라는 거야 ~ 자기는 방안에서 자겠다고 ~ 오빠는 방에서 자니까. 그래서 나는 밖에 나와서 자고 있었지. 근데 도중에 내가 깼나봐 ~ 그것도 느낌이 안 좋대. 오빠야가 밖에 나와서 자고 있는 거야 ~ 감기 기운이니까 너무 머리 아프고 이제 목 아프고 이래 갖고 깼는데, 그러니까 오빠야는 내가 깬 걸 모르지 ~ 내만 이렇게 잠에서 깼는데 오빠가 옆에 있대. 그렇다고 그 상황에서 방에 들어가기가 좀 뭣한 거야 ~ 그래갖고 그래 있다가 그러니까 오빠야는 내가 자는 줄 알았나봐 ~ 뭐라 할 것도 없이 그냥 하네”라고 진술하고 있는바,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강간을 하였다는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고 보인다(게다가 피해자가 위 상황에서 자리를 피하지 않은 이유도 납득이 가지 아니한다).
아)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여러 차례 강간을 당했다고 하면서도 E에게 그 사실을 털어놓았을 뿐, 피고인에게 적극적으로 항의를 하거나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본건이 발생한 때로부터 3개월 이상 지난 시점으로서 간통죄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던 2012. 4. 3.경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피고인을 강간죄로 고소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해자는 ‘알아서 해결해 줄 테니 일단 신고는 하지 말고 있어라’는 E의 말을 믿었고, 아울러 피고인이 진심으로 뉘우치고 사과를 하면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가려고 고소를 미루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나, E이 2012. 1. 11.경 피고인과 피해자를 간통죄로 고소하였고, 피고인이 계속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마당에 3개월 가까이 되는 기간 동안 자신의 결백을 밝히고 피고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은 얼른 이해가 되지 아니한다. 나아가 피해자는 자신을 간통죄로 고소한 E에게 적극적으로 따지거나 E을 무고죄로 고소한 적도 없다.
자) 피해자는 2012. 1. 19.경, 2012. 1. 30.경 및 2012. 2. 1.경 피고인의 아버지 및 피고인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그 내용을 녹음하였는데, 그 중에 피고인 등이 피해자를 준강간 및 강간하였음을 직접적으로 시인하거나 이를 추단할 만한 내용은 찾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비록 당시 피고인의 아버지나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한다거나 피해자에게 사과한다는 취지의 말들을 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피해자보다 11살이나 많고 피해자의 6촌 오빠이기도 하며, 가정이 있는 피고인이 어린 피해자와 성관계를 갖는 등 도의에 어긋나는 일을 저지른 것에 대하여 미안한 마음을 표시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차) E은 경찰에서 피고인과 피해자의 간통사건에 관하여 고소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피해자로부터 피고인과 성관계를 하였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는데, 첫 번째는 피해자의 동의 없이 피고인이 강제로 하였다고 말하였고, 두 번째와 세 번째는 피고인이 성관계를 시도하는데 가만히 있었다고 말하였다. 피해자에게 왜 그대로 있었느냐고 묻자 피해자가 나가기도 뭐하고 해서 그냥 있었다고 대답하였다. 두 번째와 세번째는 피해자의 동의하에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계속 들고, 첫 번째도 피고인이 컨디션을 사다 준 것을 기억하는 것 등으로 보아 간통으로 생각된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4. 결론

준강간죄는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것을 이용해 이루어진 성관계를 처벌하는 범죄로, 법정형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달하는 중대한 범죄입니다.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고, 성범죄 전과로 남을 경우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보호관찰 등 부수적 제재까지 뒤따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 번의 수사나 진술 실수만으로도 인생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입니다.

특히 준강간 사건은 피해자의 음주 정도, 기억 여부, 당시의 대화·행동 등 정황 증거로 판단되는 부분이 많아, 변호인의 전문적인 조력이 없이는 사실관계가 왜곡될 위험이 큽니다.
행위자의 의도와 피해자의 상태가 세밀하게 구분되지 않으면, 단순한 합의된 관계조차 범죄로 오인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의자는 초동 단계부터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진술 방향과 증거 대응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법무법인 여암 형사전담팀은 다수의 준강간 및 성범죄 사건에서 무죄와 불송치 결정을 이끌어낸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 초기부터 체계적인 방어 전략을 세워왔습니다.
경찰 조사 단계에서부터 진술 조력, 증거 분석, 피해자 진술 신빙성 검토 등 모든 절차를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준강간 혐의로 조사를 받거나 고소를 당하셨다면, 즉시 법무법인 여암 형사전담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대응 방향을 세우시는 것이 좋습니다.

송파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정정교 변호사의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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