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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준강제추행·강제추행상해 무죄판결 이유는?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직접 증거인 경우, 그 진술의 신뢰성이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되어 많은 법적 분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준강제추행 및 강제추행상해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재산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준강제추행과 강제추행상해의 성립 요건

준강제추행이란

준강제추행은 형법 제299조에 규정된 범죄로,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형법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12.18>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과 달리, 준강제추행은 피해자가 이미 저항할 수 없는 상태에 있다는 점을 피고인이 인식하고 이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따라서 피해자가 실제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그리고 피고인이 그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 행위를 했는지가 핵심 성립 요건이 됩니다.

강제추행상해란

강제추행상해는 강제추행 행위로 인해 피해자에게 상해까지 발생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이 경우 강제추행 행위 자체의 성립과 더불어, 추행 행위와 피해자의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상해의 결과가 피고인의 추행 행위로부터 비롯된 것임이 증명되지 않으면 이 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2.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증거일 때 요구되는 증명 기준

형사재판에서의 증명 원칙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이 유죄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검사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러한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가더라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형사재판의 기본 원칙으로, 증거의 증명력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무죄 판단으로 이어집니다.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직접 증거인 경우의 특별한 요건

피고인이 일관되게 공소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고, 직접 증거로는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에는 더욱 높은 수준의 증명력이 요구됩니다.

이 경우 피해자 진술의 진실성과 정확성에 거의 의심을 품을 여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증명력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이러한 증명력을 판단할 때는 진술 자체의 합리성, 일관성, 객관적 상당성은 물론이고 피해자의 인격적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3. 이 사건의 경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화상채팅 어플을 통해 처음 알게 된 피해자를 차량에 태워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차 안에서 잠든 피해자에게 입맞춤을 하고 가슴을 찌르는 방식으로 준강제추행을 하였고, 이후 집 안에서도 피해자의 신체를 수차례 추행하고 폭행하여 상해를 가하였다고 기소하였습니다.

반면 피고인은 추행 및 폭행 사실 자체를 전면 부인하며, 피해자가 갑자기 난동을 부려 경비실에 도움을 요청하러 나갔다가 돌아왔을 뿐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 문제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이 경찰, 검찰, 법정에서 각각 달라지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특히 112 신고 당시 피고인의 위치, 추행 부위, 추행 횟수 등 핵심적인 범행 피해 내용에 관한 진술이 일관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CCTV 영상 및 통화 기록 등 객관적인 자료에 따르면, 피해자가 112에 신고하던 시각에 피고인은 이미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 밖으로 나간 상태였음이 확인되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DNA 감정 결과와 상해의 원인

유전자 감정 결과, 피해자의 입 주변과 청반바지 등 주요 부위에서 피고인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피고인이 집 안에서 피해자를 추행한 사실이 없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결과였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피고인의 폭행으로 병원에 입원하였다고 진술하였음에도 의무기록을 끝내 제출하지 않아, 상처의 원인을 피고인의 폭행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법원은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의 최종 판단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이 객관적 정황과 부합하지 않고, 핵심 내용에서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으며, DNA 감정 결과도 공소사실을 뒷받침하지 못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결론에 이르러, 피고인에게 준강제추행 및 강제추행상해 혐의 모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Ⅰ.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7. 7. 22.경 휴대전화 화상채팅 어플 'B'를 통해 피해자 C(여, 20세, 가명)과 처음 알게 된 사이이다.
1. 준강제추행
피고인은 2017. 7. 22. 04:30경 서울 마포구 D에 있는 E역 7번 출구에서 피해자를 만나 피고인의 차량 조수석에 태워 집으로 데려오던 중, 보조석에 앉아 잠이 든 피해자에게 갑자기 입맞춤을 하고, 손가락으로 피해자의 오른쪽 윗가슴을 찔러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2. 강제추행상해
피고인은 2017. 7. 22. 05:00경 서울 구로구 F건물 G호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피해자가 "부모님이 잠에서 깼을 시간이니 집으로 돌아가겠다."라고 말하며 현관문 쪽으로 걸어가자, 뽀뽀를 해 달라고 요구하고, 피해자가 이를 거절하고 집에 가려고 하자 갑자기 피해자의 뒤에서 손으로 피해자의 오른쪽 가슴을 움켜잡아 이에 놀란 피해자가 바닥에 넘어지자, 피해자의 겨드랑이 사이에 양손을 넣고 피해자를 일으켜 세운 다음 또다시 손으로 피해자의 양쪽 가슴을 움켜잡고, 이에 놀란 피해자가 재차 바닥에 넘어지자 피해자를 일으켜 세운 후 바지 위로 피해자의 음부 부분을 꽉 잡듯이 만지고, 이에 피해자가 몸부림을 치며 반항하자 피해자를 바닥에 던져 넘어뜨린 다음 피해자의 배 위에 올라타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뺨을 때리고 주먹으로 피해자의 이마를 수회 내리치며 "씨발년아, 닥쳐, 입 닥치고 있으면 집에 보내주고, 안 닥치면 넌 여기서 죽어"라고 욕설을 하여, 피해자에게 입술이 찢어지고 눈썹 윗부분이 붓고 멍이 들게 하는 등 치료일수 불상의 상해를 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고 상해를 가하였다.
Ⅱ.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공소사실 1항 기재와 같이 피고인의 자동차 안에서 피해자에게 입맞춤을 하거나 피해자의 윗가슴을 찌른 사실이 없고, 공소사실 2항 기재와 같이 피고인의 집안에서 피해자를 추행하거나 욕설, 폭행한 사실도 없다. 피고인은 'B' 어플로 C에게서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고 집으로 데려왔는데, C은 갑자기 피고인을 치한 취급하며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난동을 부렸다. 이에 피고인은 C의 머리채를 잡아 집 밖으로 내쫓으려 하다가 집 밖으로 나와 경비실에 도움을 요청하고 돌아왔다. 피고인은 그때 C이 화장실에서 112에 신고하였음을 알게 되었고, 피고인도 C을 112에 신고하였다.
Ⅲ.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9633 판결 등 참조). 특히 피고인이 일관되게 공소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는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유일하며 나머지 증거는 모두 피해자의 진술에 기초한 전문증거 등에 불과한 경우, 오로지 피해자의 진술에만 터 잡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진술의 진실성과 정확성에 거의 의심을 품을 만한 여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증명력이 요구되고, 이러한 증명력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피해자가 한 진술 자체의 합리성, 일관성, 객관적 상당성은 물론이고 피해자의 성품 등 인격적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1도16413 판결 등 참조).
Ⅳ.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들 중 C의 진술을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은 C의 진술을 근거로 한 것이거나, 그 자체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여, 이를 인정할 직접증거로는 사실상 C의 진술이유일하다. 그런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면, C의 진술은 여러 정황들과 부합하지 아니하고 그 내용이 석연치 않거나 의문을 품게 되어 신빙성과 증명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1. C의 진술 중 증거로 현출된 객관적인 정황과 일치하지 않거나 다소 모순되는 여러 사정이 보인다.
가. C은, 피고인의 차 안에서 추행피해를 입고 피고인에게 '방금 전에 제가 그런 일을 당하고 와서 떨고 있는데 그러고 싶냐'라고 말하였고, 서로 아무 말하지 않고 가다가 피고인의 집으로 갔다는 취지로 진술한다.
그러나 피고인의 주거지인 오피스텔 주차타워 앞 CCTV 영상, 위 오피스텔 엘리베이터 앞 복도 CCTV 영상 및 엘리베이터 안 CCTV 영상에 따르면, 주차타워에 이르러 피고인의 자동차가 정차한 장면, 피고인은 주차타워 컨트롤박스를 조작하기 위해 운전석을 떠나 10여 초간 주차타워 앞에 머무는 장면, 그동안 C은 피고인의 자동차 안에서 대기하고 있는 장면, 피고인이 다시 자동차 탑승하고 주차타워 안으로 이동한 다음 C과 함께 내려 집으로 걸어가는 장면, 피고인과 C이 함께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가 C이 앞장서서 엘리베이터에 타는 장면, 엘리베이터 안에서 C이 상체를 숙였을 때 피고인이 C의 엉덩이 부위를 손바닥으로 가볍게 치는 장면(다만 C은 이 부분 행위를 추행피해로 진술한 적은 없다), C이 고개를 들어 피고인과 대화를 나누면서 대각선 방향 구석으로 갔다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함께 나가는 장면이 보인다. 특별히 C에게서 피고인을 경계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위 CCTV 영상에서 나타난 피고인과 C의 행동, C이 보인 반응은 피고인의 차 안에서 추행피해를 입었다는 취지의 C의 진술과는 사뭇 다르다.
나. 112 신고 상황에 대하여, C은 경찰에서 "112에 신고할 때 배 아래 휴대전화를 숨기고 '살려주세요'를 계속 말하니까 뒤에서 머리채를 잡고 있던 피고인이 눈치 챘는지 밖으로 나갔다. 그래서 그 사이에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112와 대화를 계속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가(증거기록 42쪽), 검찰에서는 "112 누르고 '긴급신고 112입니다' 듣자마자 '살려주세요'라고 하고 피고인이 멍 때리고 있는 동안 막 뛰어서 화장실 가서 문을 잠갔다. 화장실에 들어가 있는 동안 피고인이 나가는 소리는 못 들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275, 281, 282쪽), 이 법정에서는 '112 신고를 하고 나서 피고인이 그 이야기를 듣고 나갔다', '신고할 때 아마 같이 있다가 틈을 봐서 화장실로 들어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정확하지 않다', '어쨌든 숨은 것은 맞는데 어느 타이밍에 숨었던 것인지는 기억이 안 난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C 증인신문 녹취서 11, 20, 21쪽).
이처럼 C의 진술은 일관되지 않는다. 한편, 일관되지 않은 위 진술들 가운데 '112에 신고할 당시 피고인은 집 안에 있었다'는 내용은 공통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C이 112에 신고할 당시 피고인이 집 안에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1) 검찰진술은 대부분 C의 경찰진술 내용을 요약한 검사의 물음에 긍정하는 취지의 답변으로 이루어져 높은 증명력을 부여하기 어렵다. C은 이 법정에서 신고당시의 상황에 대한 기억을 환기하면서 '신고하고 살려달라고 하니까 피고인이 입을 막았다. 뒤에 말소리가 들리는데 피고인 목소리다. 신고하고 전화 걸고 나서부터 입을 막으면서 머리채를 잡고 때렸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으나 증거기록 199쪽, C 증인신문 녹취서 24, 25쪽), 위와 같은 내용은 수사기관에서는 전혀 하지 않다가 새롭게 추가된 내용일 뿐만 아니라, 위 녹음파일에서 피고인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결국 C의 경찰진술, 검찰진술, 법정진술 가운데 사건 발생일로부터 근접한 경찰진술에서의 C의 기억이 그나마 선명하고 보다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2) C의 휴대전화 목록에 따르면, C은 2018. 7. 22.(이하 인정하는 사실은 모두 같은 날 발생한 일이므로 연도와 날짜 기재를 생략한다) 112에 05:07경 4분간 통화, 05:12경 2분간 통화하였고(증거기록 42쪽), 서울지방경찰청 종합상황실이 112 신고를 접수하여 처음으로 녹취한 시각은 05:07:57경이다(증거기록 91쪽). '(구로)170722-3899 파일'의 재생을 통해 녹음된 음성을 들어보면, C은 112 신고를 접수한 종합상황실 요원의 물음에 한동안 대답하지 않다가 최초 통화가 시작된 이후 약 49~50초가 지나 처음으로 '살려주세요'라고 답변하였다. 그렇다면 C이 위와 같이 '살려주세요'라고 말한 때는 아무리 빨라도 05:07:57경으로부터 약 49~50초가 지난 05:08:46경으로 보인다.
3) 반면, 위 오피스텔 엘리베이터 CCTV 영상에 따르면, 위 엘리베이터는 절전 상태에 있다가 05:06:54경 조명이 점등되면서 작동하였고(증 제2호), 피고인은 05:07:08경 엘리베이터가 3층에 도착하여 문이 열리자마자 바로 탑승하였으며, 달리 위 시각에 위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다른 사람은 없었다.
4) 위와 같은 객관적 자료에 나타난 사실관계를 종합하면, 피고인은 C이 112 신고한 때보다 더 앞선 05:06:54경 이미 집에서 나와 위 오피스텔 3층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고 보이므로, C이 112에 신고할 당시 피고인은 집 안에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C이 당시 사용 중인 아이폰5S 핸드폰의 기기 특성을 고려하면, 홈버튼에 지문을 대어 잠금을 해제하고 '전화 어플 터치→키패드 탭 터치→112 입력→통화 탭 터치'의 단계를 거쳐야 하므로(증 제5호), 긴급전화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한 일정한 시간이 소요되는데, 피고인의 눈을 피해 112에 신고하기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C의 휴대전화 목록에 05:07경 한 차례 취소된 통화내역이 있는데, 피고인의 폭행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첫 번째 신고는 취소된 줄 몰랐다'는 취지의 C의 경찰진술(증거기록 43쪽)까지 더해 보면, C이 피고인을 피해 재차 112에 신고할 기회가 있었는지도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2. C의 진술 중 범행피해에 대한 내용은 그 자체로 합리성이 부족하거나 일관되지 못하다.
가. 공소사실 1항에 관하여, C은 피고인의 차 안에서 잠이 든 상태로 고개만 운전석 방향으로 돌리고 있었는데 피고인이 입맞춤을 하였다고 진술한다. 그런데 운전석에 앉은 피고인이 조수석에 앉은 C에게 입맞춤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을 최대한 C 쪽으로 옮겨야 하는바, 운전석과 조수석의 거리를 고려하면 쉽지 않다.
피고인이 운전 중에 C의 신체를 만진다면 오른손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자신과 더 가까운 왼쪽 가슴부분이 아니라 굳이 오른쪽 가슴부분을 찌르는 것도 다소 어색하다. 게다가 C은 피고인이 어느 쪽 가슴을 찔렀는지 여부에 대하여 공소사실 1항과 다르게 이 법정에서 '왼쪽이었던 것 같아요. 운전석에 가까운 쪽이요'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C 증인신문 녹취서 6쪽).
나. C은, 피고인이 가슴을 만진 사실에 대하여 경찰에서는 공소사실 2항 기재와 부합하게 오른쪽 가슴을 한 번, 양쪽 가슴을 한 번 움켜쥐어 2회 만졌다고 진술하였으나(증거기록 41쪽), 검찰에서는 대체로 추행 사실에 대해 진술을 하지 못하다가 검사가 기억을 환기하는 취지로 질문을 던지자 '왼쪽 가슴을 1회 움켜쥐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272쪽), 이 법정에서는 '집을 나가려는데 피고인이 오른손으로 어깨를 잡았고, 뒤에서 왼손으로 왼쪽 가슴을 1회 움켜쥐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C 증인신문 녹취서 9쪽). C의 경찰진술 중 추행피해는 내용이 복잡하지 않은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기억력이 감퇴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핵심적인 범행피해의 관한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
3. 유전자감정서에 나타난 감정결과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C을 추행하였는지 의문이 든다.
가. C은 피고인의 집에서 '살려달라'고 소리쳤는데, 피고인이 손으로 입을 막았고 목을 졸랐으며, 바닥에 넘어진 자신의 청반바지 뒷부분을 오른손으로 잡아끌고 왼손으로 청반바지 겉에서 음부부분을 강하게 움켜잡았다는 취지로 진술한다.
나. 그러나 유전자감정서(증거기록 84쪽)에 따르면, C의 입 주변, 당시 C이 착용한 가디건(가슴 부위), 청반바지(허벅지, 엉덩이 부위)에서는 피고인의 DNA는 검출되지 않았다. 위 감정결과는 집에서 C을 추행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변명에 부합한다.
다. 다만, 위 감정서에 따르면, C의 나시티 가슴 부위에서 피고인과 동일한 Y-STR형이 검출된 사실이 있다. 그러나 이 법원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따르면, 나시티 가슴 부분에 피고인의 옷이 접촉하였을 가능성, 피고인의 집 안 혹은 가재도구 등에 접촉하였을 가능성, 피고인의 침과 같은 분비물이 튀는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접촉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더구나 피고인과 C 사이에 물리적인 접촉이 있었고, 피고인은 집에서 C에게 갈아입을 옷으로 자신의 회색 반팔티셔츠를 건네주었는바, 위와 같은 과정 중 피고인의 DNA가 C의 나시티 가슴 부위에 묻었을 가능성도 있다.
4. C이 입은 상처의 원인을 피고인의 폭행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존재한다.
가. C이 경찰에 신고한 이후 자신이 입은 상처를 촬영한 사진(증거기록 15, 16쪽)에 따르면, C의 입술 안쪽 가운데, 오른쪽 팔목, 오른쪽 귀 뒷부분, 왼쪽 눈썹 윗부분에 상처가 난 것으로 보인다. 또한 C이 사건 신고 다음날과 이튿날 직접 촬영한 사진(증거기록 109~112쪽)에도 입술 안쪽 가운데, 왼쪽 눈썹 윗부분 상처와 함께 왼쪽 눈두덩에 멍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나. 특히 피해자는 이 법정 및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의 폭행으로 인해 집 근처 정형외과 병원에 2주 정도 입원하였고, 시력이 많이 떨어져 안과도 갔었으며, 치과도 갔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C 증인신문 녹취서 12, 13쪽. 증거기록 241~243쪽), 진료기록부 등 의무기록을 제출해 달라는 검사의 요청에 집에 가서 찾아보겠다는 취지로 답하였다(증거기록 244쪽). 실제로 입원하였거나 진료를 받았다면 의무기록을 발급받아 제출하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님에도 C은 그 이후로 검찰이나 이 법원에 의무기록을 제출하지 않았다.
다. C의 입술 안 상처는 피고인이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고, 눈 부위 멍은 앞서 본 것처럼 사건 당일인 2018. 7. 22.경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C이 피고인과 만났을 때는 화장을 하고 있었고, 이마 부위는 앞머리로 가려져 있었기 때문에 C의 얼굴에 상처가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하였다는 피고인의 변명은 허위가 아닐 수도 있다.
라. 피고인도 C의 머리채를 잡아 집 밖으로 내쫓으려 했다는 취지로 주장하여 C과 신체적인 다툼 자체는 인정하고 있는바, 그 과정에서 C이 상처를 입었을 가능성도 있다.
5. C은 이 사건 전후로 유사한 행동방식을 반복하였다.
가. C은 이 법정에서 '이 사건 이후 4~5회 심리 상담을 받고, 피고인과 비슷한 사람만 봐도 움츠러들고 악몽을 꾸며, 남자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커져 인생이 많이 망가졌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범죄피해로 인한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C 증인신문 녹취서 14, 15, 36쪽). 범죄피해자가 범죄피해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 일상을 회복함으로써 사생활의 평온을 되찾는 일은 매우 중요하고 바람직하며, 이를 위한 노력을 함부로 폄하할 수 없음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나 이 사건을 전후하여 C이 보인 행동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나. C은 피고인을 만나기 전 홍대에 있는 H 클럽에서 만난 성명불상의 남자와 함께 술을 마시고 서울 마포구 I 모텔에 갔다가 몇 분 지나지 않아 그 남자와 싸움을 하고 밖으로 나온 사실이 있다. 당시 성명불상의 남자는 위 모텔 객실에서 나오며 모텔주인에게 'C이 자신을 치한 취급한다'는 취지로 말하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 C은 112에 신고하지 않고 낯선 사람을 무작위로 연결해주는 'B' 어플을 통해 사건 당일 처음 알게 된 피고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는데,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으로부터 추행 등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라. 특히 C은 이 사건으로 2017. 7. 22.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1년 후인 2018. 9. 20.경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2018. 12. 10.경 제2회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위 가항과 같이 후유증 등을 호소하였다. 그러나 C은 피고인을 만나게 된 'B' 어플을 삭제하지 않고 계속 사용하고 있고, 그 이유에 대해 이 법정에서 '간혹 접속한 적이 몇 번 있어요. 무섭기는 한데 만나지만 않으면 이런 일이 없으니까 통화하는 건 괜찮지 않을까 해서요'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C 증인신문 녹취서 26쪽).
마. 물론 C이 'B' 어플을 삭제하지 않고 가끔 사용한다는 사정을 들어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검사가 제출한 2019. 4. 9.자 및 2019. 7. 1.자 참고자료에 따르면, C은 'B' 어플 혹은 유사한 소개팅 어플을 통해 J을 만나 2018. 6. 6.경 함께 모텔에 들어갔다가 성관계를 원하는 J의 요구를 거부하였고, J을 준강간으로 고소하였지만, 검사는 2019. 5. 31. J에 대한 준강간 피의사실에 대하여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하였다(서울남부지방검찰청 2019년 형제6037호).
6. 피고인 주장의 신빙성을 쉽게 배척하기 어렵다.
가. 피고인의 변명의 주된 취지는 '어플을 통해 처음 알게 된 C이 도와달라고 연락하여 C을 집으로 데려왔다. 그런데 C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치한 취급하며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난동을 부렸다. 피고인은 C을 집에 둔 채 경비실에 도움을 요청하였다가 다시 집에 돌아왔는데, 화장실에서 C이 112에 신고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피고인도 C을 112에 신고하였다'는 것이다.
나. 위 오피스텔 엘리베이터 CCTV 영상에 따르면, 피고인은 05:07:08경 3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05:07:28경 내리고, 05:08:35경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05:08:47경 3층에서 내렸다. 당시 위 오피스텔에서 경비근무하고 있던 K은 수사기관에 "피고인이 다짜고짜 상처 난 팔을 내밀며 '살려달라. 어떤 여자가 와서 이렇게 했다'라고 말하였다. 피고인에게 '경찰에 신고하라'라고 말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71쪽).
다. 112 신고사건처리표(3945번)에 따르면, 피고인은 05:12:48경 112에 신고하였다(증거기록 93쪽). 위 3945번 녹취록에 따르면, 피고인은 종합상황실 요원에게 '제가 어떤 여자를 데리고 왔는데 갑자기 집에 들어오자마자 저 할퀴고 때리더니 막 살려달라고 지금 신고하고 있어요'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08쪽). 이 사건 발생 직후부터 피고인의 변명은 일관됨을 알 수 있다.
라. 피고인은 이 법정과 수사기관에서 일관되게 'C을 만났을 때 얼굴에 상처를 본 기억은 없다. 집 안에서 C과 실랑이가 벌어져 팔로 C의 머리채를 잡았다. C은 손톱으로 내 팔을 할퀴었고, C의 머리를 밀면서 손을 놨다. C은 비틀거리며 벽에 부딪혔다가 그대로 주저앉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처럼 피고인은 자신에게 불리할 수도 있는 부분도 가감 없이 진술하고 있다.
마. 여기에 위 5항에서 본 바와 같은 C의 행동방식까지 더해 보면, 피고인의 변명도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다.
Ⅴ.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4. 결론

준강제추행이나 강제추행상해와 같은 성범죄 사건은 증거 분석과 진술의 신빙성 판단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당사자 혼자서 사건에 대응하다가는 억울한 결과를 초래하거나 중요한 반박 증거를 놓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CCTV 영상, 통화 기록, 유전자 감정 결과 등 객관적 증거를 면밀히 분석하고, 피해자 진술의 모순점을 효과적으로 부각시켜 의뢰인의 권리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준강제추행이나 강제추행상해 혐의로 수사 또는 기소되었거나 피해를 입은 경우라면, 사건 초기부터 반드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검사출신 변호사 - 사기죄전문변호사,횡령죄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