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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지적장애인 유사성행위 무죄 판결 결정적 이유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사건에서 장애인의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자주 문제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지적장애 1급 피해자를 상대로 한 유사성행위 혐의 사건에서 항거불능 상태가 인정되지 않아 무죄가 선고된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재산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장애인 대상 유사성행위죄의 성립요건

법률 규정의 내용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4항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하여 그 장애로 인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를 이용하여 유사성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장애인에 대한 강간ㆍ강제추행 등)
④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사람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사람은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

이 조항은 장애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단순히 장애 등급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범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지적장애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외에도,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의 정신장애 상태에 있었다는 점이 구체적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항거불능 및 항거곤란 상태의 의미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란 장애 그 자체로 반항이 불가능한 경우뿐 아니라, 장애가 주된 원인이 되어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를 포함합니다.

이 상태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피해자의 정신장애 정도뿐만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주변 상황 및 환경, 가해자의 행위 내용과 방법, 피해자의 인식과 반응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피해자의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지적 능력 이외에, 정신적 장애로 인한 사회적 지능과 성숙의 정도, 대인관계에서의 특성, 의사소통 능력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성적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표현하고 행사할 수 있었는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피고인의 인식 요건

범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이러한 정도의 정신장애를 행위 당시에 인식하고 있었어야 합니다.

즉, 피해자가 지적장애인이라는 점을 알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의 심각한 정신장애 상태에 있다는 점까지 피고인이 인식하고 있었음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이처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4항에 따른 죄는 피해자 측의 항거불능·항거곤란 상태와 피고인의 그에 대한 인식이라는 두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만 성립합니다.

2.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지적장애 1급인 38세 여성 피해자와 약 한 달간 동거하였고, 피해자가 성관계 요구를 거절하자 이웃 주민에게 유사강간 피해를 당한 사실을 언급하며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주고”라는 발언과 욕설을 하면서 피해자의 옷을 벗긴 후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검사는 피해자가 지적장애로 인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었고 피고인이 이를 이용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인은 해당 유사성행위를 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였고, 피해자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3. 법원의 판단

유사성행위 사실의 인정

법원은 피해자가 진술한 이 사건 유사성행위 사실 자체는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해자는 사건 직후 피고인의 구체적인 언행을 상세히 묘사하였고, 법정에서도 핵심적인 부분에 관하여 일관된 진술을 유지하였습니다.

또한 진술분석 전문가도 피해자의 진술이 실제 경험한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평가하였습니다.

항거불능·항거곤란 상태에 대한 판단

그러나 법원은 피해자가 이 사건 당시 성적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없는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해자는 혼자 위생관리, 간단한 요리, 일정관리, 핸드폰 사용 등이 가능하였고, 천 자리 숫자를 읽거나 비유적 언어로 농담을 하는 등 지적장애 1급의 평균적인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사회적 지능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피해자는 성관계의 의미를 비교적 잘 이해하고 있었으며, 성관계에 경제적 대가를 요구하거나 흥정을 하는 등 성적 자기결정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한 정황도 확인되었습니다.

피해자의 반응과 피고인의 인식에 대한 판단

피해자는 피고인의 성관계 요구에 대해 “피고인이 사정사정했다”, “니 마음대로 해라”, “때리면 나까지 걸려들어간다”는 등의 진술을 하였는데, 법원은 이를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표현할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사정으로 보았습니다.

아울러 피고인과 피해자는 한 달 이상 동거하였고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동거를 유지한 점, 피고인이 폭행이나 협박을 행사하지 않은 점, 피해자의 장애 정도에 관한 의학적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의 정신장애로 인한 항거불능·항거곤란 상태를 인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법원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대구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1. 4. 말경 피고인의 주거지인 대구 북구 B아파트 C호에서 피해자 D(여, 38세, 지적장애 1급)을 처음 만났으며, 그 무렵부터 피고인을 따라 온 피해자와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피해자는 지적장애 1급의 장애인으로 지능지수 40 이하이고, 글을 쓸 줄 모르며, 밤낮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산수를 하지 못하고, 날짜 개념이 없고, 시계를 읽지 못하는 등 지적장애의 정도가 심한 사람으로, 2021. 4. 하순경 피해자의 위와 같은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를 이용한 피고인의 이웃 주민인 E에게 유사강간 피해를 당하였다.
피고인은 2021. 5. 30. 저녁시간경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피고인의 성기를 꺼낸 후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요구하였으나 피해자가 이를 거절하자, 위와 같이 피해자가 E에게 유사강간 피해를 입은 내용을 언급하면서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주고, 야 이 가시나야”라는 말을 하고, 욕설을 하면서 피해자의 옷을 벗긴 후 피해자의 음부에 피고인의 손가락을 넣었다가 입으로 빨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가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피해자에게 유사성행위를 하였다(이하 2021. 5. 30.에 있었던 위 사건을 ‘이 사건’이라고 한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를 상대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유사성행위를 한 적이 없다. 피해자는 지적장애인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정신적인 장애로 인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와 유사성행위를 할 수도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은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고, 법관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를 가지고 유죄로 인정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5도767 판결 등 참조).
2)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4항의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음’은 신체장애 또는 정신장애 그 자체로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는 경우뿐 아니라 신체장애 또는 정신장애가 주된 원인이 되어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이른 경우를 포함하는데, 그 중 정신장애가 주된 원인이 되어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피해자의 정신장애의 정도뿐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의 신분을 비롯한 관계, 주변의 상황 내지 환경, 가해자의 행위 내용과 방법, 피해자의 인식과 반응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위 규정은 장애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법익으로 하므로, 피해자가 지적 장애등급을 받은 장애인이라고 하더라도 단순한 지적장애 외에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의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하고, 피고인도 간음 당시 피해자에게 이러한 정도의 정신장애가 있음을 인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도12714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장애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충실하게 보호하고자 하는 위 법조항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피해자가 정신적 장애인이라는 사정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것이므로,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피해자의 지적 능력 이외에 그 정신적 장애로 인한 사회적 지능ㆍ성숙의 정도, 이로 인한 대인관계에서의 특성이나 의사소통능력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 피해자가 그 범행 당시에 성적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표현ㆍ행사할 수 있었는지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도690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에게 유사성행위를 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상대로 공소사실과 같은 유사성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가) 피해자는 2021. 6. 3. F센터에서 이 사건에 관하여 진술하면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바지를 벗겨서 밑에 오줌 누는 데 손가락을 넣고 만졌다. 고추가 서지 않자 빨아달라고 했다. 피고인이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주고‘라고 했다. 피고인이 생리하는 데를 혓바닥으로 빨았고, 피해자의 옷을 벗겨서 젖꼭지를 만졌다. 오줌 누는 데에 넣으려고 하였으나 고추가 서지 않아서 넣지 못했다.”라고 이 사건 당시의 피고인의 언행을 상당히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묘사하였다.
나)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사건 선후관계에 관하여 일부 모순되는 답변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① 피해자가 이 법정에서 한 진술의 주된 요지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음부에 손가락을 넣었고 음부를 혀로 핥았으며 성기 삽입을 시도하였으나 발기가 되지 않아 삽입하지는 못하였다.’는 것으로, 피해자가 F센터에서 한 진술과 핵심적인 부분에 관하여는 일관되게 진술한 점, ② 이 사건은 2021. 5. 30.경 발생하였고 피해자는 그로부터 1년이 경과한 2022. 5. 25. 이 법정에서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진술을 하여야 했으므로 일부 기억이 명확하지 않은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워 보이는 점, ③ 피해자는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장애인이고 특히 진술조력인 G, 아동ㆍ장애인성폭력 진술분석 전문가 H에 의하면, ‘피해자는 날짜와 관련된 질문에 취약하고 일주일, 작년, 이전, 연도와 나이를 추산하는 질문에는 적절하게 응답하지 못한다.’고 하는데(증거기록 161쪽), 변호인의 질문에 대하여 일부 모순된 답변을 한 것은 대부분 날짜와 사건의 선후관계에 관련된 질문이었던 점 등을 감안하면, 이러한 사정만을 들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할 수는 없다.
다) 피해자는 F센터에서 피고인과 있었던 이 사건에 관하여 진술할 당시 E과 성행위를 한 사실도 함께 진술하였는데, 피해자는 피고인과 한 성행위와 E과 한 성행위를 비교적 명확하게 구별하면서 진술하였고, 피해자가 E과 하였다는 성행위에 관한 진술은 이후 E이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한 진술과 핵심적인 부분에서 일치할 뿐만 아니라 사소하고 세부적인 부분에서도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가령, 피해자와 E의 진술은 “피해자가 E과 성행위를 할 당시 E에게 ’5만 원은 줘야지. 왜 2만 원만 주냐.‘라고 말했고 이에 E이 2만 원밖에 없다고 하면서 먼저 2만 원을 성행위하기 전에 피해자에게 주고 피고인의 집에서 성행위를 하였고, 이후 E 집에 가서도 2만 원을 주고 다시 성행위를 하였다.”라는 핵심적인 부분이 서로 일치하고, ‘피해자가 E과 성행위를 한 날 아침 E은 피고인의 집에 반찬을 주러 왔었다.’라는 다소 사소한 부분에 관하여도 일치한다(증거기록 44 내지 47쪽). 이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E과의 사건을 진술한 날과 같은 날 피고인과 있었던 이 사건에 관하여 한 진술 또한 신빙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라) 아동ㆍ장애인성폭력 진술분석 전문가 H 또한 피해자의 진술을 분석한 결과, ‘피해자의 진술은 실제 경험한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라고 평가하였다(증거기록 179쪽).
2) 그러나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설령 피해자의 진술대로 공소사실과 같은 유사성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이 사건 당시 정신장애가 주된 원인이 되어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있어 성적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표현ㆍ행사할 수 없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가)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부터 24년 전인 1997. 3. 18.(당시 피해자의 나이는 13세였다) 지능지수 40 이하로 진단받고 지적장애 1급으로 등록되었으나, 피해자가 성인이 된 이후에 지능검사를 받는 등 장애진단을 다시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해자는 혼자서 위생관리가 가능하며 혼자 약을 먹거나 간단한 일정관리, 요리 등도 가능하고, 핸드폰을 사용할 수 있으며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있고 불러주는 글자를 적을 수 있을 정도의 지적 능력을 갖추었다(증거기록 161쪽). 또한 피해자는 천 자리까지 숫자를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으며 숫자를 보고 크기를 비교할 수 있고, 비유적 언어를 사용하여 농담을 하거나(예를 들어 기억이 잘 안 난다는 조력인에게 ‘노망났네, 젊은데 노망난 것도 아닌데 왜 못하노’라고 웃으며 장난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함), 택시를 타고 이동을 할 수 있는 등(증거기록 71, 73쪽), 피해자의 사회적 지능ㆍ성숙의 정도는 지적장애 1급의 평균적인 수준은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는 13세 때 장애진단을 받은 후 성장하면서 지능 및 지적 수준이 발달하여 현재는 그 당시보다 지적장애 정도가 월등히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
나)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성관계(피해자는 주로 ‘연애’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는 즐거울 때, 남녀가 하고 싶을 때 기분 좋으려고 한다.‘, ‘성관계를 하면 밑에서 물이 막나온다, 애도 생길 수 있다.’, ‘성관계는 좋아하는 사람들끼리도 하고 안 좋아하는 사람들도 (기분 좋으려고) 할 수 있다.’, ‘본인도 성관계가 하고 싶을 때가 있다.’라고 진술하였는바, ‘성관계’의 의미가 무엇인지 비교적 잘 알고 있다. 피해자는 ‘성기’, ‘자지’, ‘고추’, ‘뒤치기’, ‘생리’, ‘딸딸이’, ‘젖꼭지’, ‘냄비(여성의 성기를 지칭함)’, ‘좆물’, ‘강간’이라는 단어를 스스로 자연스럽게 사용하여 이 사건 및 피해자와 E 사이에 있었던 사건에 관한 진술을 하였고, 검사나 변호인이 ‘성폭력 피해’, ‘음부’, ‘발기’, ‘자위’ 등의 용어를 사용하여 질문하여도 위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두 이해한 상태에서 상황에 맞게 답변하였다. 이 법정에서 본 피해자의 외양, 언어구사능력, 수사관이나 검사, 변호인 및 재판장의 질문에 대한 이해도와 답변 내용, 전반적인 진술 태도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말투가 다소 어눌하고, 일부 질문에 대하여 명확한 표현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의 상황과 피고인의 행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고, 질문의 내용을 이해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비교적 분명하게 하고 있으며, 성적 지식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 피해자는 F센터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야, 가시나야.’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성기를 빨아달라고 했으나, 안 빨아 주었다.”라고 하였으며, 나아가 ‘(피고인을) 때리려고 하다가 그냥 안 때리고 신고로 조졌다.’, ‘때리면 나까지 걸려 들어가 버리는데.’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2쪽). 또한 피해자는 ”피고인이 하자하자 하면서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준다.‘라고 하고.“, ‘사정사정했다.’라고 진술하면서, 그래서 ‘니 마음대로 해라. 하든지 말든지.’, ‘그냥 있으면 가만히 놔놔뿌지(내버려 두었지)‘(증거기록 39쪽)라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진술에 기초한 이 사건 당시 피해자의 반응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해자가 지적장애로 인하여 원하지 않는 성적 요구에 대한 거부의사를 표현할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인이 요구하는 바를 이해하고, 그 요구에 응해 준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라) 피해자는 피고인의 집에서 동거할 당시 돈을 받고 E과 피고인의 집 및 E의 집에서 성행위를 하기도 하였다. 피해자는 F센터에서 “피해자가 먼저 E에게 ‘이것도 선불 강간인데, 마음대로 하다가 걸리는데.’라고 말했고 E이 2만 원을 주겠다고 하였으며, 피해자가 ‘최소 5만 원은 돼야 된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E이 ‘2만 원밖에 없다.’고 하여 2만 원만 받고 피고인의 집에서 E이 피해자의 음부와 항문에 성기를 삽입하여 1차로 성행위를 하였다. 그 후 피해자는 E이 본인의 집으로 가자고 하여 E의 집으로 가서 2차로 성행위를 한 후 다시 2만 원을 받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44 내지 47쪽). 또한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을 공원에서 ‘손님들’하고 있다가 알게 되어 집에 찾아가게 되었다.”라고 진술하였고, F센터에서 ‘이 씨 친구 중 개를 키우는 사람이 있는데, 소개시켜준다고 온다고 했으면서 안와서 이 사건이 일어났다. 소개해준다고 해놓고는 소개비도 안 줬다(증거기록 43, 44쪽).’라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피해자는 성관계에 경제적 대가를 요구하거나 흥정을 한 적도 있는 것으로 보이며, 성매매를 의심하게 하는 발언을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는 오히려 성적 자기결정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 피해자는 구미시에서 아버지, 새어머니와 함께 살다가 2021. 4.경 피해자 본인의 의지로 가출하였고, 2021. 4.경부터 5. 31.까지 피고인의 집에서 피고인과 동거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본인이 동의하여 피고인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되었으며 한 이불을 덮고 살았고, (피고인이) 처음에는 좋았다.’라고 진술하면서 피해자 본인의 의사에 따라 피고인과 동거하였고 피고인과 같이 사는 동안 사이도 좋았음을 인정하였다. 2021. 5. 19.자 112 신고사건처리표에 의하면, 피고인이 2021. 5. 19. 01:00경 피해자가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린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나가라고 하자, 피해자가 피고인을 112에 신고한 사실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증거기록 187, 188쪽), 피해자는 그 이후에도 구미시에 있는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피고인과 계속하여 동거를 하였다. 이렇듯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피고인과 동거를 계속한 점에 비추어 피고인과 피해자는 서로 호감이 있는 관계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이 들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성행위를 하자고 계속하여 부탁하자 피해자가 동의하여 서로 합의하에 유사성행위를 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F센터에서 ‘피고인이 사정사정했다.’라고 진술하면서, 그래서 ‘니 마음대로 해라. 하든지 말든지.’, ‘그냥 있으면 가만히 놔놔뿌지(내버려 두었지)‘(증거기록 39쪽)라고 진술한 바도 있다.
바) 피해자는 피고인이 다리가 불편하여 잘 걷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이 때문에 피고인을 ‘아픈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피해자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협박, 폭행 내지 위력을 행사하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가 정신적인 장애로 인하여 심리적으로 반항하지 못할 정도로 위축되거나 억압되어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사) 피해자의 장애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는 항거불능의 상태 또는 원치 않는 성관계에 대한 저항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실질적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항거곤란의 상태라는 점에 대한 의학적 자료 또는 객관적인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다.
3) 피고인은 2021. 4.경부터 2022. 5. 30. 이 사건이 발생할 때까지 한 달 이상 피해자와 동거하면서 피해자의 평소 언행 등을 통하여 피해자의 지적능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사실에 관하여는 알았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피해자의 지적 수준이나 사회적 지능ㆍ성숙의 정도, 성에 대한 인식 수준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로 심한 정신장애가 있다는 점까지는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평소 술을 자주 마셨던 것으로 보이고, E 또한 이 법정에서 ‘피해자가 술을 마신 상태지 사람 자체는 멀쩡하게 말도 잘해서 장애인이라고 생각도 못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정신장애로 인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의 상태를 인식하고서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유사성행위를 하였다는 점 또한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4. 결론

장애인 대상 성범죄 혐의 사건에서 항거불능·항거곤란 상태의 인정 여부는 매우 세밀한 사실관계 분석과 법리 검토를 요구하기 때문에, 당사자 혼자서 이를 효과적으로 다투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피해자의 지적 수준, 피고인의 인식 여부, 진술의 신빙성 등 사건의 핵심 쟁점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적절한 방어 논리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즉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검사출신 변호사 - 사기죄전문변호사,횡령죄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