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폭행 사건에서 CCTV 영상이 핵심 증거로 제출되더라도, 영상만으로 범인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무죄가 선고될 수 있다는 점이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지팡이를 이용한 특수폭행 혐의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실제 사례를 통해 특수폭행죄의 성립요건과 증거 판단 기준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특수폭행죄란 무엇인가
특수폭행죄의 기본 구성요건
특수폭행죄는 형법 제261조 및 형법 제260조 제1항에 규정된 범죄로, 단순 폭행죄에 비해 훨씬 무거운 처벌을 받는 범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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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261조(특수폭행)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260조제1항 또는 제2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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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260조(폭행, 존속폭행)
①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
단순 폭행죄가 사람의 신체에 대해 유형력을 행사하는 것을 처벌하는 데 비해, 특수폭행죄는 여기에 더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폭행하거나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여’ 폭행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따라서 폭행 행위 자체뿐만 아니라, 폭행의 수단이나 방법이 위험한 물건과 결합되어야 특수폭행죄가 성립합니다.
위험한 물건의 의미
여기서 ‘위험한 물건’이란 본래 용도가 무기인 것에 한정되지 않고, 물건의 재질·형태·사용 방법 등을 종합하여 사람의 신체를 해칠 수 있는 물건이면 해당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무 지팡이, 야구방망이, 벽돌 등도 사용 방법에 따라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점은, 위험한 물건을 단순히 소지하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특수폭행죄가 성립하지 않으며, 그 물건을 실제로 사용하여 폭행하였다는 점이 증거에 의해 구체적으로 입증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2. 형사재판에서 유죄 인정을 위한 증거의 기준
검사의 입증책임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받으려면 검사가 범죄 사실을 증거로 증명해야 합니다.
이때 요구되는 증명의 정도는 단순히 ‘아마도 유죄인 것 같다’는 수준이 아니라,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품을 여지가 없을 만큼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정도의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해 유죄라는 의심이 들더라도, 그 의심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지 않는다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CCTV 영상의 증거 가치와 한계
CCTV 영상은 객관적인 증거로서 형사재판에서 중요하게 활용됩니다.
그러나 영상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인의 유죄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영상에 나타난 행위자가 피고인과 동일인임이 식별될 수 있어야 하고, 영상에 나타난 행위의 내용이 공소사실과 부합해야만 유죄 증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만약 영상에서 범행을 저지른 사람이 누구인지 특정할 수 없다면, 그 영상만으로는 유죄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3. 실제 판례 사안의 검토
사안의 개요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편의점 앞 도로에서 피해자의 등 부위를 나무 지팡이로 2회 때렸다는 혐의로 특수폭행죄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은 평소에 지팡이를 소지하고 다니는 사람이었고, 사건 당일 편의점 앞 테이블에 여러 명이 모여 있었으며, CCTV 영상에는 누군가가 긴 물건으로 바닥에 앉아 있는 피해자로 추정되는 사람을 2회 가격하는 장면이 촬영되어 있었습니다.
피고인은 다른 사건에서 지팡이로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은 인정하였으나, 이 편의점 앞에서의 폭행은 일관되게 부인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CCTV 영상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긴 물건으로 피해자를 가격한 사람이 피고인인지 전혀 식별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별도의 CCTV 영상에서는 피해자가 쓰러진 이후 노란색 상의를 입은 남자가 피해자를 향해 위해를 가하려는 행동을 보였고, 이를 제3자가 막아서는 장면이 확인되어 피해자와의 시비가 피고인이 아닌 노란색 상의 남자와의 사이에서 발생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법원은, 피고인이 평소 지팡이를 소지하고 다녔다는 사실과 당일 누군가가 긴 물건으로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면서 이 부분 특수폭행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유죄가 인정된 부분
한편,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다른 혐의인 특수폭행 및 주거침입으로는 유죄가 인정되어 최종적으로 징역 8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이처럼 동일한 피고인에 대해 여러 혐의가 함께 재판에서 다루어지는 경우, 각 혐의별로 증거가 충분한지 개별적으로 판단되며 일부는 무죄, 일부는 유죄로 결론이 엇갈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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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22고단6632호 특수폭행의 점은 무죄 이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범 죄 사 실 [범죄전력] 피고인은 2020. 7. 3. 수원지방법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폭행등)죄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 중인 2021. 5. 3. 수원지방법원에서 특수폭행죄 등으로 징역 4월을 선고받고 2021. 5. 11. 그 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위 집행유예의 선고가 실효되었으며, 2022. 1. 25. 안양교도소에서 최종형의 집행을 종료하였다. [범죄사실] 『2022고단3598』 피고인은 2022. 5. 19. 10:43경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 407-1에 있는 관곡공원에서 피해자 B(남, 57세)이 약속시간보다 늦게 왔다는 이유로 화가 나 위험한 물건인 나무 지팡이(가로 5cm, 세로 110cm)로 피해자의 왼쪽 어깨와 등을 3회 때려 폭행하였다. 『2022고단4616』 피고인은 2022. 4. 1. 20:57경 용인시 기흥구 C, 1층에 있는 피해자 B(남, 57세)의 집 앞에서 피해자가 문을 열어주지 않자 “저 새끼를 잡아 죽여야 한다.”고 소리를 지르면서 주먹으로 출입문을 수차례 두드리고 출입문 손잡이를 강하게 밀어 출입문이 열리자 그 틈을 이용하여 피해자의 주거 안으로 침입하였다.증거의 요지 1. 판시 전과 : 범죄경력등조회회보서, 수사보고(피의자 누범기간 사실 확인) 『2022고단3598』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B, D, E 작성 각 진술서 1. 현장사진, 수사보고서(목격자 D 전화 진술 청취) 『2022고단4616』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B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진술기재 1. F에 대한 경찰진술조서 중 일부 기재 1. 입건전조사보고서, 각 현장사진, 수사보고서-출동경찰관 상대 진술 청취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은 당시 피해자의 주거가 있는 다가구주택의 건물 외부 공동현관문을 들어간 사실이 있을 뿐 피고인의 주거로 들어간 사실은 없다고 다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위 각 증거들, 특히 출동 경찰관의 진술에 의하면 폭행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피해자의 집 안에 있던 피고인을 밖으로 내보낸 후 피해자인 F의 진술을 청취하는 사이에 피고인이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61조, 제260조 제1항(특수폭행의 점), 형법 제319조 제1항(주거침입의 점), 각 징역형 선택 1. 누범가중 형법 제35조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폭력 범죄로 수차례(벌금형 7회, 징역형의 집행유예형 2회, 징역형 2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특히 판시 특수폭행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출소하여 누범기간 중에 있으면서 출소한 때로부터 단기간 내에 주거침입 및 특수폭행범행을 하였다. 피해자와 합의하지도 못하였다. 다만 특수폭행죄에 대하여는 그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그 밖에 피해자에게 가한 폭행의 정도가 중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인이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등 여러 양형요소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2022고단6632』 ) 1. 공소사실 피고인은 2022. 4. 29. 12:35경 용인시 기흥구 G에 있는 H편의점 앞 도로에서, 위 편의점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피해자 B(남, 57세)이 술에 취하였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등 부위를 소지하고 있던 위험한 물건인 나무 지팡이로 2회 때렸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피해자를 폭행하였다. 2. 판단 및 결론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1245, 2022보도52 판결 등 참조). 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각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평소에 지팡이를 소지하고 다니는 사실은 인정되고, 사건 당일 여러 명이 편의점 앞 테이블에 모여있었고 피해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테이블에서 일어서다가 바닥에 주저앉은 후(영상1227의 재생시간 00:01:15경), 누군가가 손에 든 긴 물건으로 바닥에 앉아있는 사람을 2회 가격하는 모습(같은 영상 재생시간 00:01:30경 및 00:01:44경)이 확인되나, 물건을 들고 가격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전혀 식별되지 않는 점(증거기록 17쪽 캡쳐사진에는 각목을 들고있는 사람의 영상이 캡쳐되어 있는데 위 장면은 모습은 영상에서는 확인되지 않으며, 그 사람이 피고인인지 여부도 분명하지 않다), CCTV 영상 중 영상1226에 의하면, 테이블에서의 폭행 시비 이후에 4명이 현장을 이탈하는데 피해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걷다가 바닥에 주저앉자 앞서 가던 노란색 상의에 군복무늬바지를 입은 사람(이하 ‘노란색 상의 남자’)이 피해자를 향해 다가가고, 편의점 앞 쪽에 서 있던 검정색반팔 상의를 입은 남자(피고인으로 보인다)가 역시 피해자를 향해 다가서는데 ‘피해자를 부축하고 있던 사람’은 노란색 상의 남자를 막아서면서 피해자를 향해 다가가지 못하도록 제지하고 노란색 상의 남자는 계속하여 피해자에게 위해를 가할 듯한 행동을 보이다가 ‘피해자를 부축하고 있던 사람’에게 끌려 피해자에게서 멀어지는 영상이 확인되는바 위 피해자를 부축하고 있던 사람의 행동에 비추어 볼 때, 그 전에 테이블에서 시비가 있었다면 위 노란색 상의 남자와 사이의 시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피고인은 “관곡공원에서 피해자를 지팡이로 폭행한 사실은 있으나(2022고단3598사건) 편의점 앞에서 피해자를 지팡이로 폭행한 사실은 없다”라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평소에 피고인이 지팡이를 소지하고 다니고 사건 당일 누군가가 지팡이로 추정되는 긴 물건으로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피해자를 부축하고 있던 사람’과 노란색 상의 남자가 피해자에게서 멀어진 후 검정색 반팔 상의를 입은 남자가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사람의 옷깃을 잡고 뒤로 넘어뜨린 후 엉덩이 부분을 발로 1회 걷어차는 모습이 확인되나(영상1226의 재생시간 00:02:00경), 그러한 사정만으로 그 전에 피고인이 테이블에서 피해자를 특수폭행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무죄 부분의 판결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4. 결론
특수폭행 사건은 CCTV 영상, 목격자 진술, 피해자 진술 등 다양한 증거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법적 지식이 없는 당사자가 혼자서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를 분석하고 효과적으로 방어하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공소사실과 증거 사이의 논리적 허점을 찾아내고, 범인 특정이 불가능한 영상 등 불충분한 증거에 대해 체계적으로 다툴 수 있는 법적 대응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수폭행 혐의를 받고 있거나 억울하게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된 상황이라면, 즉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