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후 그대로 현장을 떠나는 이른바 ‘뺑소니’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단순 교통사고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무거운 처벌이 뒤따릅니다.
이 글에서는 자동차전용도로에서 무리한 차선변경 후 추돌사고가 발생했음에도 그대로 도주한 사건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죄가 인정된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특가법 도주치상죄란 무엇인가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한 뒤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나면, 단순 교통사고 처리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 제2호는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다치게 한 운전자가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한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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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도주차량 운전자의 가중처벌)
① 「도로교통법」 제2조의 자동차,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제1항 단서에 따른 건설기계 외의 건설기계(이하 “자동차등”이라 한다)의 교통으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해당 자동차등의 운전자(이하 “사고운전자”라 한다)가 피해자를 구호(救護)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개정 2022.12.27> 2.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이는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 과실치상죄에 비해 훨씬 가중된 처벌 규정으로, 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치 의무를 강제하는 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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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ㆍ중과실 치사상)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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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도주치상죄의 핵심 성립 요건
사고 인식 여부
도주치상죄가 성립하려면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사람이 다쳤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대로 현장을 떠났어야 합니다.
즉 사고 발생 사실에 대한 인식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 인식은 반드시 확실하게 알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상황이었음이 인정되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처벌을 피하기 어렵고, 당시 상황에 비추어 인식 가능성이 있었는지를 객관적으로 따지게 됩니다.
구호 조치 의무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은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에게 즉시 정차하여 사상자를 구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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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법
제54조(사고발생 시의 조치)
①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 등 교통으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하거나 물건을 손괴(이하 “교통사고”라 한다)한 경우에는 그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나 그 밖의 승무원(이하 “운전자등”이라 한다)은 즉시 정차하여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개정 2014.1.28, 2016.12.2, 2018.3.27> 1.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 2.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성명ㆍ전화번호ㆍ주소 등을 말한다. 이하 제148조 및 제156조제10호에서 같다) 제공 |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도로교통법 제148조에 따라 별도로 처벌받을 수도 있으며, 나아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이 적용되어 훨씬 무거운 형사책임을 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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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법
제148조(벌칙) 제54조제1항에 따른 교통사고 발생 시의 조치를 하지 아니한 사람(주ㆍ정차된 차만 손괴한 것이 분명한 경우에 제54조제1항제2호에 따라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을 제공하지 아니한 사람은 제외한다)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6.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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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사고 직후 현장에서 즉시 피해자를 확인하고 구호 조치를 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3. 이 사건의 사실관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자동차전용도로를 주행하던 중 진출로로 나가기 위해 3차로에서 2차로로 차선을 변경한 뒤, 다시 실선 구간인 1차로로 진입하려다 도로 위에 차량을 완전히 멈춰 세웠습니다.
고속으로 달려오던 후행 차량들이 급제동했으나, 뒤따르던 레미콘 차량이 앞차를 피하지 못하고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피해자 3명이 각각 약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목과 허리 부위 염좌 상해를 입었습니다.
피고인은 사고 직후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났고, 피해 차량들 역시 상당한 수리비가 필요할 정도로 손상되었습니다.
피고인 측 주장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고인이 사고 당시 후방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즉, 도주의 고의가 없었다는 것을 핵심 방어 논리로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이 실선 구간에 차량을 완전히 정지시켜 사고를 유발한 점, 사고 직후에도 그대로 진행하여 현장을 이탈한 점, 레미콘 차량이 급제동하면서 계속 경음기를 울린 점, 현장 이탈 후 동승자와 나눈 대화 내용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사고 발생 사실을 인식하였거나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반면에 피고인이 초범이고 종합보험에 가입된 점 등이 고려되어, 법원은 피고인에게 벌금 600만 원을 선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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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을 벌금 6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이 유 범 죄 사 실<1> |
4. 결론
도주치상 사건은 사실관계, 사고 인식 여부, 조치 의무 이행 여부 등 다양한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당사자 혼자 대응하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사건인 만큼, 형사전문 변호사가 초기 단계부터 사실관계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유리한 사정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처벌 수위를 낮출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도주치상 혐의로 수사나 기소를 당한 상황이라면 즉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