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물이용협박죄는 상대방에 대한 영상이나 사진과 관련된 언급이 되는 순간, 문제될 수 있는 매우 중대한 성범죄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모든 촬영물 관련 분쟁이 곧바로 촬영물이용협박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무죄 판단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 글에서는 촬영물이용협박죄의 성립 요건과 처벌 기준을 살펴보고, 실제 촬영물이용협박죄 무죄 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목차
1. 촬영물이용협박죄 성립
최근 영상과 사진 촬영이 일상화되면서, 상대방 신체에 대한 촬영물을 둘러싼 갈등이 카메라등이용촬영죄 또는 촬영물등이용협박죄 형사사건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연인 관계나 지인 사이에서 촬영된 사진·영상이 갈등 과정에서 언급되거나 전달되는 경우, 촬영물이용협박죄로 고소되는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성립과 무죄사례는?
촬영물등이용협박죄가 성립하려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 제1항에 따라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복제물 또는 편집물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해악을 고지하는 협박 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약칭 :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촬영물과 편집물 등을 이용한 협박ㆍ강요) ①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 제14조의2제2항에 따른 편집물등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제14조의2(허위영상물 등의 반포등) ② 제1항에 따른 편집물ㆍ합성물ㆍ가공물(이하 이 조에서 “편집물등”이라 한다)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반포등을 한 자 또는 제1항의 편집등을 할 당시에는 영상물등의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사후에 그 편집물등 또는 복제물을 영상물등의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반포등을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단순한 촬영물의 존재나 감정적인 언행만으로는 부족하고, 해당 촬영물을 실제로 협박의 수단으로 사용했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되는데, 아래에서는 촬영물이용협박죄의 핵심 성립요건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것
촬영물등이용협박죄에서 말하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것’이라는 요건은, 해당 촬영물의 내용이 사회통념상 성적 의미를 가지거나 대상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단순한 일상 사진이나 일반적인 모습이 담긴 영상은 이에 해당하지 않으며, 신체 노출 정도, 촬영 각도, 촬영 경위와 맥락 등을 종합해 성적 성격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이 요건이 충족됩니다.
예를들어 나체 사진, 성관계 영상, 성관계 사진, 특정 신체 부위 사진 등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영상물 내지 사진에 해당합니다.
촬영물 또는 복제물 또는 허위 영상 편집물을 이용했을 것
촬영물등이용협박죄에서 말하는 ‘촬영물 또는 복제물 또는 허위 영상 편집물을 이용했을 것’이라는 요건은, 단순히 촬영물이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는 충족되지 않습니다.
문제 되는 촬영물이나 편집물을 인식한 상태에서, 이를 협박의 방편이나 수단으로 삼아 상대방에게 해악을 고지했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입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촬영물 등을 이용하여’라는 의미를,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협박의 방편 또는 수단으로 사용해 상대방을 압박하는 경우라고 판시하였습니다.
|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도17896 판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제14조의3 제1항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 이하 ‘촬영물 등’이라 한다)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한 자를 형법상의 협박죄보다 가중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여기서 ‘촬영물 등을 이용하여’는 ‘촬영물 등’을 인식하고 이를 방편 또는 수단으로 삼아 협박행위에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
이러한 대법원 법리에 따르면, 촬영물과 협박 행위 사이의 연결 고리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에는 촬영물등이용협박죄의 성립이 부정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협박하였을 것
촬영물이용협박죄에서 말하는 ‘협박하였을 것’이라는 요건은, 피해자에게 실제로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적인 언어나 문서의 형태일 필요는 없고, 태도나 행동, 전체적인 상황과 맥락에 따라 묵시적으로 이루어진 경우도 포함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촬영물이용협박죄의 협박 개념을 일반 협박죄와 동일한 기준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분명히 하였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촬영되거나 제작된 촬영물 등을 협박의 수단으로 삼아, 유포 가능성 등으로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유발할 정도의 해악을 고지했다면 촬영물등이용협박죄가 성립하게 됩니다.
|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도17896 판결 협박죄에 있어서의 협박이라 함은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의 고지’라 할 것이고, 해악을 고지하는 방법에는 제한이 없어 언어 또는 문서에 의하는 경우는 물론 태도나 거동에 의하는 경우도 협박에 해당한다. 따라서 실제로 촬영, 제작, 복제 등의 방법으로 만들어진 바 있는 촬영물 등을 방편 또는 수단으로 삼아 유포가능성 등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 이상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1항의 죄는 성립할 수 있고, 반드시 행위자가 촬영물 등을 피해자에게 직접 제시하는 방법으로 협박해야 한다거나 협박 당시 해당 촬영물 등을 소지하고 있거나 유포할 수 있는 상태일 필요는 없다. |
2. 촬영물이용협박죄 처벌
처벌 수위
촬영물이용협박죄는 동일한 ‘협박’이라는 외형을 갖더라도, 그 수단이 촬영물이라는 점에서 훨씬 중한 처벌 위험을 수반하는 범죄입니다.
따라서 촬영물이용협박죄의 법정형은 일반 형법상 협박죄보다 훨씬 무겁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법정형
형법 제283조의 협박죄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 비교적 경한 처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에 따른 촬영물이용협박죄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만을 규정하고 있어 벌금형 선택이 불가능합니다.
구체적인 처벌 수위
촬영물이용협박죄는 법정형 자체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규정되어 있어, 수사와 재판 단계에서 실형 가능성이 항상 전제됩니다.
다만 실제 선고 형량은 협박의 내용과 강도, 촬영물의 성격, 유포 위험의 현실성, 범행 경위 등을 종합해 개별적으로 정해집니다.
초범이고 실제 유포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피해자와 합의된 경우에는 집행유예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반면 전과가 있거나, 반복적 장기적 협박, 다른 범죄와 결합된 경우 등에는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실제 처벌 사례
사건의 개요
아래 사건은 연인 관계에서 촬영된 성관계 영상이 이별 이후 협박의 수단으로 사용된 전형적인 촬영물이용협박죄 사례입니다.
피고인은 피해자와 교제하던 당시 피해자의 동의를 받아 성관계 장면을 촬영해 보관하고 있었고, 이후 관계가 종료된 뒤 해당 영상을 이용해 피해자를 협박하였던 것입니다.
법원의 판단
이에 대해 제주지방법원은, 성관계 영상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에 해당하고, 이를 협박의 수단으로 사용한 점이 명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결과 피고인에게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하였으며, 범행에 사용된 휴대전화와 유심을 모두 몰수하였습니다.
| 제주지방법원 주문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압수된 갤럭시S10 5G 1개(증 제1호), 유심(USIM) 1개(증 제2호)를 각 몰수한다. 이유 범 죄 사 실 피고인은 피해자 B(여, 39세)와 2019. 6.경 모바일 온라인게임 ‘C’을 하면서 처음 알게 되어 그 무렵부터 2021. 4.경까지 교제하다가 헤어진 사이이며, 교제를 하던 중에 피해자의 동의를 받고 휴대폰으로 피해자와의 성관계 모습을 동영상 촬영하여 보관하고 있었다. 피고인은 2021. 4. 7. 03:02경 부천시 D, E호에서 피해자와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하던 중에 피해자에게 위와 같이 보관 중이던 성관계 동영상 파일과 “니가 아직 뭔 상황인지 모르나 본데, F G한테 돌려? ……”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송하여 위 성관계 동영상을 다른 사람에게 유포할 것처럼 협박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협박하였다. |
3. 촬영물이용협박죄 무죄
촬영물이용협박죄는 법정형이 무거운 범죄이지만, 모든 촬영물 관련 분쟁이 곧바로 유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구성요건 중 어느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는 경우에는 무죄 판단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무죄 사유
촬영물이용협박죄는 촬영물이나 편집물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한다고 보기 어렵거나, 해당 촬영물을 협박의 수단으로 실제 이용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 무죄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또한 발언이나 행동이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 고지로 평가되지 않는 경우에도 협박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범죄 성립이 부정됩니다.
실제 무죄 사례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배우자가 다른 남성과 내연관계에 있음을 알게 된 뒤, 배우자의 휴대전화에 저장되어 있던 피해자의 나체 사진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하였습니다.
그 후 피고인은 해당 사진을 피해자에게 전송하면서 강한 표현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검사는 이 행위가 사진 유포를 암시해 피해자를 협박한 것이라며 촬영물이용협박죄로 기소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이에 대해 서울남부지방법원은, 피고에게 협박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또한 당시 상황이 내연관계 정리 요구와 그에 대한 분노 표출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및 이후 피고인이 사진을 삭제하고 사과 의사를 표시한 점에서 협박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다.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 서울남부지방법원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B(여, 33세)의 배우자이고, 피해자 C(남, 35세)은 B과 내연관계에 있던 사람이다. 피고인은 2023. 9. 30.경 서울 영등포구 D아파트 ○○○동 ○○○호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B이 휴대전화 화면을 켠 채로 잠이 든 틈을 타 B의 휴대전화 사진첩에 저장되어 있던 피해자가 나체로 샤워하는 모습의 사진을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사진으로 촬영하였다. 계속하여 피고인은 2023. 10. 1. 08:50경 불상지에서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위와 같이 촬영한 피해자의 나체 사진을 전송하면서 “재밌어? 더 보내줄까? 전화받아ㅋㅋ 피한다고 안 끝나. 그만이 어딨어요 C씨 ㅋㅋ 진심으로 부탁드렸고 진심으로 약속하지 않았었나요? 당신도 망가질 준비하셔야죠.”라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여 마치 피해자의 영상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협박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고소인(제1항의 피해자를 말한다. 이하 같다)이 피고인의 처와 맺은 내연관계를 정리하지 않는 것에 분노하여 민사소송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미로 공소사실 기재 사진을 전송한 것일 뿐 이를 유포할 의사는 없었으므로 협박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 또한 공소사실 기재 문자메시지(이하 ‘이 사건 문자메시지’라 한다)는 단순한 분노의 표현일 뿐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한 것이 아니고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정도에 불과하므로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협박죄에 있어서의 협박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그 주관적 구성요건으로서의 고의는 행위자가 그러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다는 것을 인식, 인용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고지한 해악을 실제로 실현할 의도나 욕구는 필요로 하지 아니하다. 다만 해악의 고지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사회의 관습이나 윤리관념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용인될 정도의 것이라면 협박죄는 성립하지 않으며, 이러한 의미의 협박행위 내지 협박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행위의 외형뿐 아니라 그러한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등 전후 상황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1991. 5. 10. 선고 90도2102 판결,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도2412 판결 등 참조). 2) 2020. 5. 19. 법률 제17264호로 일부개정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은 그 개정이유를 ‘텔레그램을 이용한 성착취 사건 등 사이버 성범죄로 인한 피해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 등 성폭력범죄의 법정형을 상향하는 등 관련 규정을 정비함으로써 사이버 성범죄로 인한 피해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여 국민의 성적 자기결정권 등 기본권을 보호하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 조성에 기여하는 것’이라 밝히고 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은 위 개정 법률을 통하여 신설된 조항으로서, 개정 전 성폭력처벌법 제14조가 촬영행위와 유포행위만 처벌하고 있어 이와는 별도로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 등의 행위 등이 죄질이나 불법의 중대성 등에 비하여 적절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도입되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등을 이용하여 협박한 자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에 처하도록 함으로써 단순 협박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하고 있는 것(형법 제283조 제1항)에 비하여 가중 처벌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위와 같은 촬영물 등의 유포를 해악의 내용으로 하여 상대방을 협박하면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느끼는 공포감이 매우 크고, 국민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큰 침해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이러한 규정 취지와 문언을 고려하면,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의 ‘촬영물 등을 이용한 협박’은 상대방에게 실제 촬영된 촬영물 등의 유포가능성을 해악의 내용으로 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21도11146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수원고등법원 2021. 8. 18. 선고 2021노296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4. 4. 선고 2023노3399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피고인은 2023. 9.경 고소인이 피고인의 아내인 B와 내연 관계에 있음을 알게 되었고, 고소인에게 연락하여 아내와의 내연 관계를 중단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다. 2) 피고인은 2023. 9. 30. 늦은 밤에 B의 휴대폰에서 고소인이 샤워를 하면서 나체 상태의 상반신을 드러낸 채 영상통화를 하는 모습을 캡처한 사진을 발견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자신의 휴대폰 카메라로 B의 휴대폰 화면에 띄워진 고소인의 사진을 촬영하였다(제1항 기재 사진에 해당한다. 이하 ‘이 사건 사진’이라 한다). 3) 피고인은 2023. 10. 1. 08:50경 고소인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고소인이 받지 않자, 고소인에게 이 사건 사진과 함께 이 사건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다. 이후 피고인과 고소인은 같은 날 20:30경까지 계속하여 연락을 이어갔다. 2023. 10. 1. 08:50부터 20:30까지 피고인과 고소인이 나눈 문자메시지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증거기록 22~23, 40~43면, 피고인이 제출한 증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각주1> 4) 고소인은 2023. 11. 7. 인터넷 게시판과 전화 상담을 통하여 ‘피고인이 2023. 10. 1. 고소인의 알몸사진을 고소인에게 전송하고, 자기 여자친구(피고인의 처)를 만나거나 연락하면 유포하겠다고 협박하였다.’는 취지로 신고하였다(증거기록 7면). 이후 고소인은 2023. 11. 24. 이루어진 경찰 조사에서, “(피고인의 문자메시지를 받았을 때) 겁이 나고 무서웠고, 수치스러웠습니다. 그 사진을 다른 사람들에게 유포할 것이 너무 두려웠습니다. (사진을 유포한다는) 말은 없었지만, 문자 내용을 보면 ‘망가질 준비 하셔야죠.’라고 했기 때문에 저는 유포할 수도 있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5면). 5) 피고인은 2023. 12. 1. 이루어진 경찰 조사에서 사진과 문자메시지를 보낸 경위에 관하여 “그 전에도 저와 고소인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 고소인이 아내와 외도를 멈추겠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이후에 그 사진(이 사건 사진)을 보게 되어 고소인이 제 아내와 외도를 멈추지 않고 있어 제가 고소인에게 당신이 외도를 멈추고 있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고 알려주기 위해서 그랬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1면). 또한 ‘당신도 망가질 준비하셔야죠.’라는 문자메시지의 의미에 관하여, “저는 제가 고소인을 상대로 상간남 소송을 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던 것뿐입니다. 그리고 당시 제 아내가 허위로 저를 신고해서 제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을 때였는데 저도 가정이 망가졌으니 당신도 상간남 소송을 당해서 가정이 망가져봐야 한다는 뜻으로 말했던 것입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2면). 다.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및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문자메시지를 전송할 당시 이 사건 사진의 유포가능성을 해악의 내용으로 고지하여 고소인을 협박하고자 하는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이 사건 문자메시지에 사회의 관습이나 윤리관념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해악의 고지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1) 이 사건 문자메시지에는 그 자체로 이 사건 사진의 유포가능성을 명백하게 드러내는 표현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이 사건 문자메시지 중 가장 뚜렷하게 해악을 고지하는 부분인 “당신도 망가질 준비하셔야죠.”라는 메시지 역시 그 의미가 모호하고 다의적이어서 이 사건 사진의 유포를 의미하는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다. 실제로 이 사건 문자메시지의 앞뒤 맥락을 살피면, 피고인은 고소인이 “지금 음란사진과 협박하신 건 다른 죄입니다.”라고 지적하기 전까지는 단지 고소인이 내연관계를 중단할 것을 약속했음에도 중단하지 않은 것에 관한 분노를 표현하면서 “가정을 가져보신 분이 뭐가 잃고 싶지 않은 건지 이해를 하지 못하시는 걸까요?”라는 취지로 고소인의 외도에 항의하거나 “가정법원에서 뵈시죠.”와 같이 민사소송 또는 가사소송에 관한 언급을 할 뿐이다. 한편 고소인은 “가정법원이야 천만 원입니다.”라거나 “저는 화목한 가정도 아니고 이혼하면 됩니다.” 등과 같이 민사소송 또는 가사소송을 전제한 답변을 하고 있는데, 이 또한 고소인이 “당신도 망가질 준비하셔야죠.”라는 말이 의미하는 해악의 내용을 ‘피고인의 소송제기로 인한 고소인의 가정파탄’으로 이해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이다. 이러한 점과 더불어 이 사건 사진이 B의 휴대폰에서 발견된 영상통화 캡처를 촬영한 것이어서 그 자체로 내연관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하면, 피고인이 피고인의 처와 내연관계를 유지하는 고소인에게 분노하여 민사소송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도로 이 사건 사진과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문자메시지를 통하여 이 사건 사진의 유포가능성을 고지함으로써 고소인을 협박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2) 피고인은 고소인으로부터 이 사건 사진 및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행위가 성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자, ‘음란물유포죄에 해당하려면 성기노출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이 사건 사진이 음란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이후 고소인이 이 사건 사진이 음란물에 해당한다고 재차 주장하며 신고할 것이라고 말하자, 피고인은 ‘(고소인이) 자꾸 협박하셔서 사진은 이미 지웠다.’고 대답하였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도 이 사건 사진을 삭제하였다고 진술하였으며, 실제로 수사관이 피고인의 휴대폰을 확인한 결과 이 사건 사진을 발견하지 못하였다(증거기록 33면).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사진을 지운 뒤 고소인과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경솔한 행동과 몰지각한 언사는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등과 같이 사진 및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것에 대한 사과로 보이는 메시지를 전송하기도 하였다. 만일 피고인이 이 사건 사진을 음란물이라 인식하고 그 유포가능성을 이용하여 고소인을 협박하고자 하였다면, 적어도 이 사건 사진이 성적 수치심 등을 야기하는 음란물이고, 이를 유포함으로써 고소인에게 해악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나마 언급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 사건 사진의 형상이나 성격에 관하여서는 어떠한 말도 하지 않고, 단지 사진에 드러난 고소인과 B의 내연관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사건 사진이 ‘음란사진’에 해당한다는 점은 고소인이 먼저 지적하였으며, 피고인은 처음에는 이를 부인하다가 고소인이 근거를 들며 주장을 이어나가자 이 사건 사진을 삭제하였다고 알리고 고소인에게 사과의 의사를 표시하였다. 이러한 언동은 피고인이 처음에는 이 사건 사진이 음란물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 또는 자신의 메시지가 이 사건 사진의 유포가능성을 이용한 협박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였다가, 고소인의 지적을 받자 비로소 이를 깨달았다고 볼 때 더욱 자연스럽다. 이러한 사정 역시 이 사건 메시지 전송 당시 피고인에게 이 사건 사진의 유포가능성을 고지함으로써 고소인을 협박하려는 고의가 없었음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3) 고소인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사진을 유포할까봐 두렵고 수치스러웠다. 유포하겠다는 말을 하지는 않았으나, 망가질 준비하라는 말 때문에 유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5면). 실제로 2023. 10. 1. 자 대화 중 고소인이 피고인에게 “지금 음란사진과 협박하신 건 다른 죄입니다.”, “제 사진 갖고 계실 테니 신고해야 할 것 같습니다.”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에서 고소인은 피고인이 이 사건 사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이 사건 사진의 유포가능성에 관한 명시적인 언급을 한 바 없고, 고소인이 성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하자 12:00경 “사진은 이미 지웠는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② 고소인은 사진을 지웠다는 피고인의 말에 곧바로 “그렇게 알고 있어도 될까요.”라고 답장하였으며, 그 이후로 20:30경에 대화가 종료될 때까지 고소인과 피고인 모두 이 사건 사진이나 그 유포가능성에 관하여 언급하지 않은 채 내연관계에 관한 언쟁을 계속 이어간 점, ③ 이후 피고인과 고소인의 말다툼은 이 사건 사진이 아니라 내연관계에 관한 또 다른 증거로 추단되는 ‘녹음본’을 둘러싸고 이루어졌는데, 고소인은 ‘오늘 시간, 장소를 말하면 찾아갈테니 녹음본을 보내 달라.’, ‘기회를 줄 테니 녹음본을 보내 달라.’라고 하면서 녹음본 전송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였고, 피고인은 ‘녹음본은 내가 필요할 때 첨부자료로 사용할 것이다. 내용까지 공유할 수 없는 점은 이해해 달라.’라고 말하며 전송을 거부한 점, ④ 고소인은 당초 피고인과 직접 만나기로 하였으나 피고인이 녹음본 송부를 거부하자 “한 번만 더 연락주시면 성범죄자 되고 싶은 것으로 알고 진행하겠습니다.”라고 말하였고, 이후 두 사람의 만남이 불발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 사정을 살펴보면, 당시 고소인은 이 사건 사진의 유포가능성보다는 오히려 이 사건 사진과 녹음본 등 내연관계의 증거를 없애거나 그 내용을 파악하는 데 더욱 큰 관심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더 나아가, 고소인은 이 사건 문자메시지를 받은 뒤 약 1개월이 지난 2023. 11. 7.경에 비로소 피고인을 신고하였는데, 그 사이에 이 사건 사진의 유포가능성을 의심할 만한 새로운 사정이 생겼다고 보이지는 않으며, 피고인과 B의 관계 악화 등 내연관계를 둘러싼 갈등이 커짐에 따라 신고에 나아갔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결국 위와 같은 고소인의 인식과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문자메시지를 통하여 이 사건 사진의 유포가능성에 관한 해악을 고지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문자메시지가 그러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4) 피고인은 이미 한 번 내연관계가 발각되어 관계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고소인과 B이 아직도 내연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을 당시 매우 큰 분노를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문자메시지에 드러난 표현이 다소 과격하기는 하나, 피고인이 당시 분노로 인하여 흥분된 상태에 있었음을 고려할 때 그 표현의 정도가 사회의 관습이나 윤리관념 등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위법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문자메시지에 담긴 내심의 의사가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면 고소인의 가족들도 내연관계를 알게 되어 가족관계가 망가질 것이다.”라는 취지라면, 이는 피고인의 정당한 권리 행사와 그에 따른 손해 발생 가능성에 관한 표현으로서 사회통념상 용인 가능한 수준의 해악의 고지로 볼 수 있다. 4. 결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
4. 결론
촬영물이용협박죄는 성적 촬영물의 유포 가능성 자체가 큰 공포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하게 처벌되는 범죄입니다.
그러나 촬영물이 존재한다는 사정이나 거친 표현이 사용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유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촬영물의 성격, 발언의 전체적인 맥락과 행위자의 인식 등에 의해 무혐의 내지 무죄 판단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판단 기준을 당사자 스스로 정확히 정리해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설득력 있게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촬영물이용협박죄와 같이 구성요건과 판단 기준이 까다로운 사건에서는 형사전문 변호사의 전문적인 법률 조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