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B(가명, 여, 14세)가 자신의 C 계정에 상반신 나체 사진을 올린 것을 발견하고, 이를 이용해 피해자를 협박한 후 피해자에게 노예 역할을 하도록 강요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21. 8. 26. 02:16경 불상의 장소에서 D 계정(E, 이하 ‘이 사건 계정’이라 한다)에 접속하여 피해자의 상반신 나체 사진을 D 메시지로 피해자에게 전송한 후 “용인 06 애들한테 걸레라 소문냈음.”, “내 노예 해. 노예하면 그 사진 도용된 거라 얘기해준다.” 등의 메시지를 전송하면서 피해자를 협박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노예 역할을 하도록 강요하려고 하였으나, 피해자가 피고인의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여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등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협박하여 피해자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려하였으나 미수에 그쳤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소송에서는 범죄사실이 있다는 증거를 검사가 제시하여야 한다. 피고인의 변소가 불합리하여 거짓말 같다고 하여도 그것 때문에 피고인을 불리하게 할 수 없다. 범죄사실의 증명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고도의 개연성을 인정할 수 있는 심증을 갖게 하여야 한다.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7도163 판결, 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5도3483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해자는 2021. 8. 26. 02:26경부터 같은 날 14:13경까지 이 사건 계정의 사용자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D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이 사건 계정의 사용자로부터 ‘그럼 니가 내 노예해. 노예하면 사진 보낸 누나한테 도용된 거라고 얘기해준다’라는 내용의 D 메시지도 받았다.
한번도 안해봄
나) 피해자가 위와 같은 메시지(이하 ‘이 사건 메시지’라 한다)를 주고받을 동안을 포함하여 2021. 8. 25. 09:39경부터 2021. 8. 31. 00:59경까지 이 사건 계정에 접속한 ip 주소는 모두 (IPV4 1 생략)(이하 ’이 사건 ip 주소‘라 한다)이었는데, J 인터넷은 이 사건 ip 주소의 로그접속시간(2021. 7. 15. 04:24경)을 근거로 2021. 8. 26. 02:16경 이 사건 ip 주소를 이용한 가입자는 피고인의 아버지라고 회신하였다. 다) 한편, 이 사건 계정에 등록된 이메일 주소는 2개{(이메일 1 생략), (이메일 2 생략)}였는데, (이메일 1 생략) 계정(이하 ’이 사건 K 계정‘이라 한다)의 사용자 이름은 ‘L’, 계정 복구시 사용할 이메일은 피고인 명의의 계정인 (이메일 3 생략)(이하 ‘이 사건 M 계정’이라 한다)으로 확인되었고, (이메일 2 생략)은 미가입 계정으로 확인되었다. 2) 위 인정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정을 사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피고인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정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피고인의 가족을 비롯한 제3자가 아니라 피고인이라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이 사건 ip 주소를 피고인만이 혼자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적어도 피고인의 가족은 이 사건 ip 주소를 함께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경찰에서 “집에서 사용하는 공유기 중 J 기가와이파이 사용 공유기가 고장 난 적이 있는데 수리를 한 이후 비밀번호 설정을 해두지 않았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2권 84면). 피고인의 집에서 사용되는 J 공유기가 2020. 12. 24.경 수리 받은 내역이 확인되고, 경찰이 2021. 12. 14.경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압수·수색·검증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주거지에 설치된 J 공유기가 비밀번호가 설정되어 있지 않은 점을 확인하고 피고인의 주거지 문 앞, 주거지 안에서 위 공유기에 접속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의 주거지 인근에는 5~6세대의 주택이 있었는데, 인근 주민 등 제3자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피고인의 주거지에 설치된 공유기에 접속하여 이 사건 ip 주소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J 인터넷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ip 주소를 사용한 가입자가 피고인의 아버지라고 회신하면서도 ‘요청하신 ip는 로그종료시간이 없어 정확한 자료가 아니오니 수사에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의견도 덧붙인 바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ip 주소가 제3자에 의해 사용 내지 도용되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나) 이 사건 계정은 2021. 2. 25. 08:14경 생성되었고, 생성 당시 접속된 ip 주소는 (IPV4 2 생략)으로 확인되는데, 위 ip 주소가 피고인과 관련이 있다고 볼만한 객관적 자료가 없다. 또한, 이 사건 계정의 프로필 사진에는 마스크를 쓴 남자의 사진이 있고 위 계정에서 친구로 추가하거나(팔로우) 위 계정을 친구로 추가한(팔로워) 계정의 수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정은 실제 사용되는 계정이라고 보인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계정의 프로필에 게시된 남자와 피고인의 인상착의의 유사 여부 또는 이 사건 계정을 친구로 추가하거나 이 사건 계정에서 친구로 추가된 계정의 사용자 중 피고인의 지인이 있는지 여부 등의 사정을 통하여 이 사건 계정과 피고인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을 추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한 사정을 찾아볼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 다) 이 사건 계정의 등록 이메일 주소 중 이 사건 K 계정의 사용자는 L로 되어 있으며, 계정의 ‘N’의 기재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K 계정의 실제 사용자는 피고인이 아닌 L라는 제3자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사건 K 계정 가입일은 2021. 3. 14.경이고 가입 당시 접속 ip 주소는 (IPV4 3 생략)인데 위 ip 주소가 피고인과 관련이 있다고 볼만한 객관적 자료도 없다. 통상적으로 K 계정은 실명인증을 거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임의의 정보를 입력하여 계정을 만들 수 있고 계정 복구 시 사용할 이메일 계정을 입력하는 것은 가입에 필수사항이 아닌 선택사항에 불과한 점,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K 계정이 생성될 당시 이 사건 M 계정은 보호조치 중으로 사용이 불가능하였던 점, 이 사건 계정은 이 사건 K 계정이 생성되기 이전에 생성되었고 D 또한 등록할 이메일 주소만 있으면 얼마든지 임의의 정보를 입력하여 계정을 만들 수 있으며 이 사건 계정의 등록 이메일 주소 중 나머지 1개{(이메일 2 생략)}는 존재하지 않는 이메일 주소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K 계정 복구 시 사용할 이메일 계정이 이 사건 M 계정이라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K 계정 내지 이 사건 계정의 사용자가 피고인이라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 라) 피고인은 2021. 11. 10.자 경찰 조사에서 “이 사건 M 계정은 2021. 1.경 중국에서 접속한 기록이 확인되어 현재 사용하지 않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M 계정은 (이메일 4 생략)입니다.”라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제2권 82면), 검찰 조사에서는 “경찰 조사를 받을 때 경찰관에게 자료를 보내기 위해 이 사건 M 계정을 다시 사용했습니다.”, “(경찰 조사를 받기 전인 2021. 9. 10.경에 이 사건 M 계정을 사용한 것에 관하여) 2021. 1.경 중국에서 해킹으로 계정이 보호조치가 되었고, 2021. 9. 10. 보호조치를 해지하고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2021. 9. 10.에 이 사건 M 계정을 갑자기 사용하게 된 이유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라고 진술하기는 하였다(증거기록 제1권 11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주거지에 설치된 공유기는 비밀번호가 설정되어 있지 않아 보안에 취약한 상태였고, 제3자가 2021. 1. 26.경 및 2021. 1. 29.경 중국에서 이 사건 M 계정에 접속하거나 접속 시도를 한 내역이 확인되며, 피고인은 이 사건 M 계정 외에 주로 사용하는 M 계정(O)이 따로 존재한다. 피고인은 2021. 11. 17.경 경찰에 이 사건 M 계정이 2021. 1. 29.경 이후 보호조치가 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화면을 캡쳐해서 제출한 바 있고, 최소한 2021. 9. 10.경 이전에 이 사건 M 계정에 대한 보호조치가 해제되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M 계정이 2021. 9. 10.경부터 이 사건 ip 주소를 비롯하여 피고인이 주로 사용하였던 M 계정(O)과 같은 ip 주소에서 사용된 내역이 발견되는데, 피고인이 이 사건 M 계정과 위 M 계정(O)을 모두 사용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한편으로는 위 각 M 계정이 거의 동시에 사용된 내역(예컨대, 2021. 9. 30. 15:30경)이 발견되기도 하는 점에서 피고인이 아닌 제3자도 이 사건 M 계정에 접속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거두기 어렵다. 마) 피고인의 휴대폰에 대한 디지털 증거분석 결과 D 어플리케이션은 발견되지 않았고, 이 사건 메시지, 이 사건 계정의 사용자가 피해자에게 보낸 사진 등 피해자와 관련된 내용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피고인의 통화내역을 살펴보면, 2021. 8. 25. 22:22경 인터넷 접속을 한 후 다음 날 11:40경 전까지는 인터넷 접속 사용내역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러한 사정들은 피고인의 휴대폰이 이 사건 메시지 전송에 이용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정이고, 달리 피고인의 휴대폰이 이 사건 메시지 전송에 이용되었다는 점을 뒷받침할 자료가 없다. 또한, 피고인의 주거지에는 피고인과 가족들의 휴대폰 외에 데스크톱 컴퓨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이 이 사건 발생 당시 위 컴퓨터를 이용하여 이 사건 계정에 접속하였는지 여부 및 이 사건 메시지를 보냈는지 여부에 대한 디지털 증거분석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를 추단할 수 있을 만한 객관적 자료도 없다. 바) 이 사건 계정의 사용자는 피해자를 협박하는 과정에서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한 학교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였다. 피해자도 경찰에서 “(이 사건 계정의 사용자가) 아이디로 추측해봤을 때 06년생인 것 같고 F중이나 I고를 말하는 거면 미성년자인 것은 맞다고 생각해요.”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2권 20면). 그러나 피고인은 2000년생의 성인 남자고, 피고인에 대한 주민등록초본을 살펴보면 용인시나 그 인근 지역에 거주한 적이 없으며, 졸업한 중·고등학교의 소재지도 용인시나 그 인근 지역이 아니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는다.
4. 결론
이처럼 성적 촬영물 이용 협박 사건은 디지털 증거와 계정 분석 등 전문적인 법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으로, 피고인이나 피해자 모두 혼자서 대응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디지털 증거의 증명력 분석, 공소사실의 특정 여부 검토, 방어 논리 구성 등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전문적 역할을 수행합니다.
따라서 촬영물 이용 협박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즉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