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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친족 아동·청소년 유사강간 및 강제추행 실형 선고

친족 관계에서 발생하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피해자가 오랜 시간 피해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4촌 관계에 있는 피고인이 15세 피해자를 유사강간하고 반복적으로 강제추행한 사건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재산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아동·청소년 유사성행위죄와 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죄란

아동·청소년 유사성행위죄의 성립요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2항 제2호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유사성행위를 강요하거나 실행한 경우 이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아동ㆍ청소년에 대한 강간ㆍ강제추행 등)
② 아동ㆍ청소년에 대하여 폭행이나 협박으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1. 구강ㆍ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는 행위
2. 성기ㆍ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나 도구를 넣는 행위

여기서 유사성행위란 성기를 직접 삽입하는 행위는 아니지만, 신체 내부에 신체의 일부를 삽입하는 등 실질적으로 성교에 준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아동·청소년은 성적 자기결정 능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법은 이들을 특별히 보호하고 있습니다.

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죄의 성립요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 제2항은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을 강제로 추행한 경우 가중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등)
② 친족관계인 사람이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제추행한 경우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강제추행죄에서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강제추행에서 요구되는 폭행 또는 협박은 반드시 상대방의 저항을 완전히 억누를 정도로 강력할 필요는 없으며, 피해자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죄의 성립요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 제3항 및 제2항, 형법 제299조는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이 잠을 자거나 의식을 잃는 등 항거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추행한 경우 이를 가중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등)
③ 친족관계인 사람이 사람에 대하여 「형법」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제1항 또는 제2항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
형법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12.18>

이는 피해자가 스스로를 방어하기 어려운 상태를 이용하여 저질러지는 범행이라는 점에서 일반 강제추행보다 더 엄중하게 처벌됩니다.

2. 성폭력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기준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과 합리성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은 그 주요 내용이 일관되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지 않으며,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이상 사소한 부분의 불일치만으로 함부로 신빙성을 부정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성폭력 피해자가 보이는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나이, 성별, 가해자와의 관계, 주변 상황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통상적인 피해자라면 응당 보여야 할 반응을 기준으로 피해자의 행동이 이에 어긋난다는 이유만으로 섣불리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피해 사실을 뒤늦게 신고한 경우의 판단

성폭력 범죄는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서 발생하며, 피해자는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 피해 사실이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고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또한 피해상황에서도 가해자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느끼거나 즉각적인 대응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피해자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신고에 이른 경위와 그 과정에서 보인 일련의 행적이 납득 가능한 이유로 설명된다면, 고소가 늦었다는 사정 자체가 진술의 신빙성을 훼손하지는 않습니다.

3. 이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피해자(여, 15세)와 4촌 관계로, 시력교정술을 받기 위해 피해자의 집에 잠시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집 거실에서 함께 텔레비전을 시청하던 중 피해자의 발목부터 허벅지까지 손으로 만지다가 피해자의 속옷 안으로 손가락을 삽입하는 행위를 저질렀고, 이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유사성행위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에 해당하는 행위였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피해자 가족과 함께 일본 여행을 가게 되었고, 그 여행 중에도 피해자의 언니가 잠시 외출한 틈을 이용하여 피해자의 몸 위에 올라타 자신의 신체를 피해자의 음부에 수회 비비는 강제추행을 저질렀습니다.

나아가 이튿날 새벽에는 피해자가 잠든 사이 피해자의 옷을 벗기고 가슴을 만지고 혀로 핥는 준강제추행까지 행하였습니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인정

피해자는 이 사건 발생 후 약 8년이 지난 시점에 고소를 제기하였는데, 법원은 피해자가 범행 직후부터 친한 지인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려왔다는 점, 오래전부터 우울증과 수면장애 등 범죄피해의 징후를 보여왔다는 점, 그리고 고소를 늦춘 경위가 어머니의 심리적 상태와 가족 내 분란에 대한 걱정으로 충분히 설명된다는 점을 근거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였습니다.

또한 진술분석 전문가도 피해자의 진술이 실제 경험에 기반한 신빙성 있는 진술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및 선고형

법원은 피고인이 친족으로서의 신뢰 관계를 이용하여 15세 청소년인 피해자를 반복적으로 추행하였고, 피해자가 10년 가까이 우울증과 수면장애, 자살 시도 등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어왔다는 점을 중하게 보았습니다.

그 결과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였으며, 한편 피해자의 방에서 발등부터 발목까지만 쓰다듬은 행위에 대해서는 추행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울산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3. 1. 초순경 피해자의 방에서의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친족관계에의한강제추행)의 점은 무죄.

이            유

범 죄 사 실
피고인은 피해자 B(여, 1997. 7.생)과 4촌 관계이다.
1.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유사성행위) 및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 법위반(친족관계에의한강제추행)
피고인은 2013. 1. 초순경 김포시 C건물, D호에 있는 피해자의 주거지 내 거실에서 피해자(여, 15세)와 함께 텔레비전을 시청하던 중 손으로 피해자의 발등부터 발목까지 쓰다듬고 피해자가 입고 있던 수면 바지 밑단으로 손을 집어넣어 피해자의 종아리를 만지다가 계속하여 피해자의 허벅지까지 손을 집어넣어 주무르듯 만지고 팬티 위로 피해자의 음부를 만지고 피고인의 손을 피해자의 팬티 옆 부분으로 집어넣어 피해자의 음부를 만지다가 손가락을 피해자의 음부에 집어넣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아동·청소년인 피해자를 유사강간함과 동시에 친족관계에 있는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2.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친족관계에의한강제추행)
피고인은 피해자의 가족과 함께 일본 여행을 가게 되어 2013. 1. 13.경 피고인, 피해자, 피해자의 언니가 일본 오사카에 있는 'E 호텔' 호수불상 객실을 함께 사용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2013. 1. 13. 18:00경 피해자의 언니가 위 객실에서 외출한 틈을 이용하여, 침대에 누워 휴대전화를 보고 있던 피해자에게 접근하여 손으로 피해자의 발목을 만지다가 피해자의 몸 위로 올라타고 옷을 입은 상태에서 자신의 발기된 성기를 피해자의 음부에 수회 비변다.
이로써 피고인은 친족관계에 있는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3.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친족관계에의한준강제추행)
피고인은 2013. 1. 14. 새벽경 위 'E 호텔' 호수불상 객실 침대에 누워 잠을 자고 있던 피해자의 상의 단추를 푼 다음 손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고 혀로 피해자의 가슴을 핥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친족관계에 있는 피해자를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F의 법정진술
1.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B의 진술기재,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G, H의 각 진술기 재
1. B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수사보고(피해자 영상녹화 및 도면첨부 관련)
1. 회답서(진술분석 전문가 의견서)
1. 피해자 진술 영상녹화 cd
1. 고소장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거나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한 사실이 없다.
2. 판단
가. 관련법리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밖의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도2473 판결 등 참조).
성폭력 범죄는 성별에 따라 차별적으로 구조화된 성을 기반으로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서 발생하므로, 피해자라도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게 되기 전까지는 피해 사실이 알려지기를 원하지 아니하고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적지 아니하며, 피해상황에서도 가해자에 대한 이중적인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한편 누구든지 일정 수준의 신체접촉을 용인하였더라도 자신이 예상하거나 동의한 범위를 넘어서는 신체접촉을 거부할 수 있고, 피해상황에서 명확한 판단이나 즉각적인 대응을 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나이, 성별, 지능이나 성정, 사회적 지위와 가해자와의 관계 등 구체적인 처지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피해자의 진술 내용이 논리와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인지 여부는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력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상황에 기초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한 채 통상의 성폭력 피해자라면 마땅히 보여야 할 반응을 상정해 두고 이러한 통념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였다는 이유로 섣불리 경험칙에 어긋난다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1도345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자의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의 진술은 판시와 같이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거나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해자 진술의 구체성과 합리성
가) 피해자는 판시 각 범행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다.

나) 이와 같이 피해자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에 머무르다가 함께 일본으로 여행을 가게 되기까지의 경위, 범행 전후의 상황, 범행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의 위치와 자세, 주변 상황, 피고인의 행동, 피해자의 반응과 범행이 중단된 경위, 그 후 피해자의 심경 등 범행과 관련된 주요 내용들을 세밀한 부분까지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 내용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꾸며내기 어려운 세부적이고도 비정형적인 사항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고, 진술 자체로 모순되거나 비합리적인 부분을 찾아볼 수 없다.
다) 판시 제1 범행의 경우, 피해자는 피고인이 오랜 시간 동안 피해자의 발목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다리 전체를 만지다가 나중에는 속옷 위로 음부를 만지고 속옷 옆으로 손을 집어넣어 피해자의 음부에 손가락을 삽입하였다고 하면서도, 피고인이 행사한 유형력의 강도나 모친의 위치 등 당시 상황에 관하여는 위와 같이 추행행위 자체 내지 그에 대한 본인의 감정과 분리하여 객관적인 진술태도를 유지하고 있다[한편,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이 요구되지 아니하고,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피해자의 진술 내용에 따를 때, 피고인의 행위는 폭행의 강도 또는 기습적 성격으로 인하여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행위의 목적과 의도, 구체적인 행위태양과 내용, 행위의 경위와 당시의 정황, 행위자와 상대방과의 관계, 상대방에게 가해지는 충격과 고통의 정도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한 것으로 평가하기에는 충분하다.]
2) 고소 경위의 신뢰성
가) 피해자는 이 사건이 발생한 후 약 8년이 지난 2021. 3.경에 피고인을 고소하게 된 경위는 아래와 같다.
● 피해자는 사건 발생 당시 15살로 중학교 3학년이었고, 상당히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당시 피해자의 모친은 피고인 가족과 원만하게 지내고 있었고, 특히 피고인은 아들처럼 각별하게 여기고 있었다.
● 피해자는 2016. 2.경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졸업한지 3일 뒤 곧장 호주로 유학을 가게 되었다. 피해자는 2017년경 호주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았으나 항우울제의 복용으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겪게 되어 잠시 진료를 중단하였다가 2019. 8.경부터 재학 중이던 I 대학교(I University) 내 헬스 서비스에서 다시 심리상담을 받고 '장기간 계속된 우울감, 수면장애, 멜라토닌에 대한 거부반응(시각장애), 분노 대처 정서 조절' 등 증상으로 항우울제 처방을 받았다(증거기록 1권 112-137면).
● 피해자는 귀국을 앞둔 2020. 9.경 법률서비스 플랫폼인 로톡에 "2013년 초지방에 사는 사촌 오빠가 저희 가족의 집에 몇 달 동안 머무르는 동안 지속적인 추행을 당했다. 저는 아직도 그때의 기억과 느낌을 잊을 수 없다. 우울증으로 상담을 받아도 제가 당한 피해 사실을 누군가 평가하고 마음대로 판단할까 두려워 상담사에게조차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용기를 내어 본다. 고소가 가능하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또 고소를 진행하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궁금하다. 그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은데 만나서 증거를 만드는 게 좋을지, 변호사 수임료는 얼마나 되고 그것은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라는 취지로 법률상담을 문의하였다.
● 피해자는 2020. 12. 마지막 주에 호주에서 한국으로 귀국하였고, 그 직후인 2021. 1.경 언니인 H에게 피해사실을 털어놓았다. 그 후 피해자는 언니로부터 금전적인 도움을 받아 변호사를 선임하고 변호사와의 상담을 거쳐 2021. 3.경 서울마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였다(증거목록 순번 3 23면).
나) 위와 같이 피해자는 오래 전부터 범죄피해의 징후를 보여 왔고, 장기간의 상담 내지 치료 끝에 형사 고소에 이르렀다. 피해자는 모친의 피고인에 대한 태도와 집안에 분란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 피해사실의 공개를 꺼렸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엄마와 이모 두 분 모두 어린 시절 엄마의 삼촌에게 강간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어 제가 이 사건을 알리면 저뿐만 아니라 엄마도 너무 힘들어질 것 같았다. 엄마는 오랫동안 우울증, 조울증, 수면장애 등으로 치료를 받고 있고, 감정기복이 심해 옷에 불을 붙여 아파트에 소동이 발생한 적도 있었으며, 그때도 맨날 죽는다는 소리를 했다. 엄마는 제가 무슨 말을 하면 항상 더 화를 내면서 '엄마가 그 년놈들 죽이면 속이 시원하겠냐'는식으로 말을 했기 때문에 피해사실을 알리지 못했고, 언니에게 말하더라도 엄마에게 전달될 것이 뻔해서 언니에게도 알리지 못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증거기록 순번 3 8면, 24면, 순번 15 2면, B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6, 10면), 모친의 상태에 대한 언니 H의 진술도 이와 부합한다(H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5-6면).
다) 피해자는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이 사건을 고소하게 된 이유에 대하여 "그냥 잊어버리고 살면 아무렇지 않고 모두에게 괜찮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참고 살았는데, 이것이 트라우마로 남아서 무슨 일을 해도, 심지어 호주에 가서도 남자친구를 만날 때마다 저 자신에게 낙인처럼 찍혀져 남아 있어서, 한국에 귀국하자마자 3개월 만에 곧바로 고소한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B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6-7면). 이러한 피해자의 설명을 그간의 행적이나 피해자의 나이, 피해자를 둘러싼 주변 상황 등과 비교하여 보면, 피해자가 당시 곧바로 가족들에게 피해사실을 알리거나 신고하지 못한 경위를 납득할 수 있고, 달리 고소 과정에 의심스러운 정황을 찾을 수 없다.
3)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주변에 알린 정황 등
가) 피해자는 가족들에게는 피해사실을 함구하는 대신, 절친한 지인들에게는 오래 전부터 피해사실을 털어놓고 위로를 받아왔던 것으로 보인다. 우선, 피해자는 이 사건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중학교 졸업식을 앞두고 친오빠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하는 같은 반 동성 친구에게 자신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고 고백하면서 피해사실을 말했다고 진술하고 있다(증거기록 순번 3 23면).
나) 다음으로, 피해자는 고등학교를 다니던 2014년경 성당에서 만난 F과 교제하게 되었는데, 그 무렵 F에게도 피해사실을 알렸다. F은 "피해자가 교제 중에 자신의 불우한 가정사를 말하다가 성추행 피해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여행을 갔다는 것까지는 들었는데 구체적인 장소는 기억나지 않는다. '누워있는데 사촌 오빠가 자기 몸을 더듬고 만졌다'는 말을 했다. 당시에는 특정한 신체 부위를 언급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나서 어느 부위였는지까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자기 몸을 더듬고 만졌고, 성추행, 성폭행 이런 것이 있었다고 말한 것만 기억이 난다. 살면서 처음으로 주변 사람에게서 성 관련 문제를 들었기 때문에 그때 당시에는 너무 충격적이었고 저도 마음을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했다. 피해자가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더 캐묻지는 않고 위로만 해주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순번 6 3-4면, F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2-4면).
다) 피해자는 2016. 3.경 호주로 유학을 가서 교제하게 된 G에게도 피해사실을 알렸다. G은 "2016. 3.경 호주 브리즈번 시티에 있는 'S'라는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다가 피해자로부터 '사촌오빠에게 이런 일을 당했다'고 처음 들었다. 그 다음에는 주기적으로 몇 번씩 말이 나왔던 것 같다. 처음은 피고인이 라식인가 라섹을 하러 피해자의 집에 며칠 머물렀을 때 거실에 피고인과 피해자 둘이 있었는데 부엌에서 엄마가 요리를 하고 있는데도 몸을 더듬고 주요 부위를 만지려고 했다고 들었다. 그 다음은 오사카로 일본여행을 같이 갔는데 언니가 친구 만나러 외출했을 때 방에 둘만 남게 되자 피고인이 침대로 와서 유사 성행위 정도로 만졌다고 들었다. 그때 전화가 와서 극적으로 끝까지 가지는 않았다고 했다. 피해자가 그 트라우마를 이겨내려면 근본적으로 조치가 필요할 것 같아, 피해자에게 '지금 당장은 호주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어 소송을 하기 어렵지만 나중에라도 소송을 꼭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몇 차례 조언을 하기도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G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2-5면).
라) 피해자는 호주에서 귀국한 후인 2021. 1.경 언니인 H에게도 자신의 피해사실을 털어놓았다. H는 "2021. 1.경 이전에는 피해사실과 관련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저는 어릴 때부터 피고인을 봐왔는데, 다른 친척 동생들보다 애정이 있고 평소 연락하고 지내지는 않아도 만나면 어색하지 않고 각별한 친척 동생이었다. 그런데 피해자는 이전부터 '언니가 생각하는 것만큼 피고인이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다. 아닐 수도 있다.'라는 취지로 말을 해 왔다. 그래서 저는 '뭔가 오해가 있나, 피고인이 무뚝뚝해서 그런가'하고 생각했다. 한편 저희가 일본여행을 갔었을 때 제가 일본인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서 저녁에 자리를 비웠다가 저녁 늦게 들어온 적이 있다. 그런데 제가 들어갔을 때 피고인이 피해자 침대에서 피해자의 무릎을 베고 있다가 일어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좀 의아하게 생각하기는 했다. 그래서 '피고인 재워주고 있었어?'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던 것 같다."라고 진술하였다(H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2-4면).
4) 피해자의 대처 양상
가) 피고인은, 판시 제1 범행 당시에는 피해자의 어머니가 바로 옆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고, 판시 제3 범행 당시에는 피해자의 언니가 바로 옆에서 자고 있어 피해자가 가족들에게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으므로,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판시 제1 범행은, 피고인이 처음에는 피해자의 발목부터 허벅지까지 다리 부분을 주무르듯이 만지다가 피해자의 팬티 옆으로 손가락을 넣어 피해자의 음부에 삽입한 것이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음부에 손가락을 넣는 단계에 이르자 2분여 만에 일어나서 자리를 피하였다. 그 이전의 추행은 상당한 시간 지속되었으나, 추행 부위와 강도, 두 사람의 평소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는 행위의 의미와 의도를 파악하는 데에 혼란을 겪고 있었을 여지가 충분히 있다. 위와 같은 이례적인 신체 접촉 상황에서 당시 15세에 불과했던 피해자에게 최선의 자기보호를 기대할 수 없고, 피해자가 공황 상태가 되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문제로 삼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판시 제3 범행도, 피해자와 피해자의 언니가 모두 잠들어 있던 상태에서 추행이 이루어졌고, 피해자는 그로 인하여 갑자기 잠에서 깨어나 정신이 없는 가운데 당혹스러운 상황을 우선 회피하고자 다른 사람을 깨우지 않고 계속 눈을 감고 자는 척한 것이라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나) 피고인은 판시 제2, 3 범행과 관련하여, 피해자가 이미 성폭력 피해를 당한 상황인데도 피고인과 다른 객실을 사용하지 않고 같은 객실에 투숙하였고, 함께 웃으면서 친근하게 찍은 관광사진도 남아 있으므로, 피해자의 진술을 신빙할 수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는 본래 내성적이고 자존감이 높지 않아 거절의 의사표시를 하지 못하는 성격인데다, 가족들에게 이 사건을 알리게 되면 감정기복이 심한 피해자의 어머니로 인해 피해자의 고통이 오히려 가중될 것 같고, 가족들 사이에도 분란이 발생할까 염려되어 피해사실을 내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신의 성격 및 가족 간에 피해사실을 숨겨온 이유에 관한 피해자의 설명은 수사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시기를 달리하여 피해자로부터 피해사실을 전해 들었던 지인들도 피해자가 어떠한 점을 걱정하고 있었는지에 관하여 일치된 진술을 하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여행을 와서 같은 객실에 묶거나 함께 사진을 찍었다는 사정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중대한 사정이 된다고 할 수는 없다.
5) 진술분석 전문가의 의견
울산지방경찰청 아동·장애인성폭력 진술분석 전문가 T는 피해자의 2021. 4. 16.자 수사기관 진술에 대해, "피해사실과 관련된 내용을 비교적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진술하였고, 피해 전후의 맥락과 부가적인 세부 정보, 피해가 중단된 정황, 피해사실이 알려지기까지의 과정 등을 자발적으로 자연스럽게 묘사하였으며, 피해 당시 피해자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과 감정, 피고인의 행동을 추론한 내용을 진술하고 있어, 피해자의 진술은 실제 경험일 가능성이 높고, 특정한 목적을 위해 거짓으로 피해사실을 진술했다고 볼 근거는 없다. 한편 조사자가 조사 당시 피해자가 진술하지 않은 내용을 질문하였고 암시적이고 유도적인 질문이 있었으나, 이러한 조사자의 질문으로 인해 피해자의 진술이 번복되거나 피해자가 그 질문의 의도에 맞춰 대답하는 양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조사자는 피해자가 침묵을 하다가 눈물을 보여 휴식을 취하기도 하였고 피해자의 감정을 살피고 피해자의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조사과정에서 피해자 전체 진술의 신빙성을 저하시키는데 영향을 미칠만한 조사자의 질문이나 태도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피해자에게 피해사실을 허위 또는 과장하여 진술하도록 압력을 가할 만한 존재의 가능성이나 오정보로 인해 피해자의 기억이 조작되고 오염되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의 진술은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신빙성 있는 진술로 판단된다."라고 하여, 피해자의 진술이 전형적인 신뢰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6) 무고의 동기 유무
가) 피고인은, 피해자의 가족들이 피고인의 가족들과 공동투자한 부동산과 관련하여 피고인의 아버지와 민사소송을 하였으나 패소하였고, 그 후 피고인의 아버지가 피해자 가족들의 집에 대해서까지 강제경매를 신청하여 가족들 간의 관계가 악화되어 피해자가 피고인을 무고하기에 이른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그에 관하여 본다.
나)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 J(피해자의 어머니), K(피고인의 어머니), L은 자매 사이이고, M는 위 자매들의 어머니이며, N은 피고인의 아버지이자 K의 남편이다.
● J, N, L, M는 공동으로 금전 또는 노무를 출자하여 2013. 12. 30. 전주시 덕진구 O 대 388㎡ 외 1필지 및 그 지상 건물을 L 명의로 매수하였다.
● 출자금의 정산과 일부 구성원의 탈퇴 등을 놓고서 가족 간 이견이 발생하자, J과 N은 위 부동산에 관하여 N 및 J의 자녀인 H(피해자의 언니이다)의 공동 명의로 소유권이전청구권의 가등기를 하였다가, L과 사이에 부동산을 임대하기로 합의가됨에 따라 2014. 12.경 공동으로 가등기 해제신청을 하였으나,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N이 위 가등기 해제신청을 취하하였다.
● 이에 L은 자신이 위 부동산의 소유자인데, N이 위 가등기 해제신청을 일방적으로 취하함으로써 자신이 이미 들인 임차인으로부터 5년 동안의 차임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2015년에 N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전주지방법원 2015가단13227호) 및 가등기말소청구(전주지방법원 2015가단35531호) 소송을 제기하였다. N도 L은 명의수탁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면서 L, H 등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 부동산인도청구, 가등기말소청구(전주지방법원 2015가단21532호) 소송을 제기하였다.
● L의 위 소송은 2017년경 원고 패소판결이 확정되었고, N의 위 소송에서는 2018년에 'L, H는 N에게 1억 2,000만 원을 지급하고, N은 위 가등기를 말소한다'는 취지의 조정이 성립되었다.
● N은 위 1억 2,000만 원 중 일부 금액이 지급되지 않자 2020. 9.경 H 소유로서 피해자 가족들의 거주지인 김포시 소재 아파트에 관하여 강제경매를 신청하여 강제경매개시결정을 받았다(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P). 이후 N은 2021년에 강제경매개시결정신청을 취하하였다.
다)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따라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가족들과 피고인 가족들 사이의 민사 분쟁이 원인이 되어 피해자가 피고인을 무고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① 위 민사사건은 2014년경 출자금 정산과 가등기 등을 둘러싸고 가족들 사이에 분쟁이 시작되었다가 2018년에 L과 피해자 가족들 측이 피고인 가족들 측에 출자금 등 상당액을 정산해 주는 대신 위 부동산의 소유권을 최종 보유하기로 하는 것으로 일단 그 분쟁이 정리되었다.
② 그 후 N이 피해자 가족들의 거주지에 관하여 강제경매를 신청하여 강제경매개시결정이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당시 강제경매 신청의 원인이 된 청구금액은 원금과 지연손해금 합계 1,500만 원 상당으로 비교적 큰 금액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 강제경매개시결정 시기가 이 사건 고소 시기와 비슷한 무렵이기는 하나, 이는 피해자가 2020. 12. 말경 호주에서 귀국하는 우연한 사정이 겹쳤기 때문이다.
③ 피해자는 위 민사 분쟁이 본격화된 2015년 당시 고등학생에 불과하였고, 2016년경부터는 호주에서 유학생활을 하여 분쟁이 마무리될 때까지 가족들과 따로 생활하였다. 피해자가 위 분쟁의 경과나 내용에 대하여 알고 있었거나 특별히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④ 위 민사 분쟁의 주된 당사자는 L, J, N이었고, 피해자의 언니인 H는 어머니인 J이 그 명의를 공동투자에 이용한 결과 어른들 사이의 분쟁에 형식적으로 연루되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고소 과정에서 H가 피해자를 금전적으로 지원하였다는 사정만을 들어, H가 위 민사 분쟁으로 인해 고소를 주도적으로 기획할 정도로 피고인 측에게 악감정을 가지게 되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H가 피해자의 피해 진술에 개입하였거나 진술을 회유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도 찾을 수 없다.
⑤ 피해자는 이 사건 고소 이후에도 어머니 J에게는 피해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수사과정에서 피고인의 변호인이 제출하였던 자료에 의하더라도, J은 2021. 6. 2.경에도 K과의 전화 통화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에 머물렀을 때나 일본여행을 갔을 때의 일화를 떠올리며 피해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는 듯 웃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확인되고(증거기록 1권 198-205면), 그 외에 J 등 피해자의 가족들이 피고인의 가족들에 대하여 관계의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깊은 감정의 골이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⑥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이 사건이 발생한 직후인 2013년경부터 친하게 지낸 일부 지인들에게는 피해사실을 알리고 위로를 받아왔던 것으로 보인다. F이 피해자로부터 피해사실을 들은 것은 2014년경, G이 피해사실을 들은 것은 2016. 3.경으로, 모두 위 민사 분쟁이 격화되거나 마무리되기 전에 위 분쟁과 무관하게 있었던 일이다. ⑦ 위 민사 분쟁으로 인해 피해자와 피고인 가족들 사이의 갈등이 커졌다고 하더라도, 위 분쟁의 직접 당사자도 아닌 피해자가 무고의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수년 전의 일을 거짓으로 진술하여 아무런 잘못도 없는 사촌오빠로 하여금 형사책임을 지게 만든다는 것은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이 사건 고소가 가족들 간의 재산적 갈등에서 파생되었다는 의심을 해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피해자와 그 가족 사이에 사전적 연락관계 또는 진술의 동조성이 발견되어야 할 것인데, 피해자의 어머니는 피해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있고, 피해자의 언니도 피해자가 호주에서 귀국하여 피해사실을 알린 2021. 1.경 이전까지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만 진술하고 있다(B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6면, H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6, 11면).
7) 피고인의 기타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은 판시 제1 범행과 관련하여 피해자는 당시 키가 162cm 가량으로 다리길이가 74cm 정도로 추정되는 반면, 피고인의 팔 길이는 65cm에 불과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의 바지 속으로 팔을 뻗어 피해자의 음부에 손가락을 집어넣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주장은 피해자가 위로 말려 올라가지 않는 신축성이 없는 바지를 입은 상태에서 다리를 곧게 편 자세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 등 극히 제한적인 조건에서만 성립한다. 당시 피해자는 통이 넓은 파자마 수면바지를 입은 상태에서 피고인의 머리 쪽을 향해 대각선 방향으로 다리를 뻗고 앉아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의 바지를 무릎 부근까지 걷어 올리거나 팔을 뻗어 피해자의 발목부터 팬티까지 어느 쪽으로든 만지는 것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인은 판시 제2, 3 범행과 관련하여 당시 투숙했던 E 호텔에는 피해자가 주장하는 것과 같이 더블베드에 간이침대가 추가되어 있는 구조의 객실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의 언니는 "제가 일본에 갈 때마다 예약한 호텔이고, 항상 트윈룸으로 예약해 왔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H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12-13면), 간이침대는 통상 호텔 측에 요청하면 미리 설치해 줄 수 있는 것이다. 2014년경 위 호텔을 소개한 인터넷 게시글에도 피해자가 주장하는 것과 유사한 구조의 객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오히려 피고인에게 짓궂은 장난을 많이 쳤고, 얼마 전까지도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피해사실과 직접 관련된 내용이 아닐 뿐더러, 피고인의 주장을 뒷받침할 정황이나 자료도 부족하다. J이 2021. 1.경 K과의 전화 통화에서 'Q(피해자의 개명 전 이름)이가 R(피고인의 반려견)를 걱정하면서 너도 보고 싶다고 했다'고 말한 내용이 있으나(증거기록 1권 213면), 피해자는 자신은 그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없는데 어머니가 안부를 물으면서 예의상 덧붙인 말인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B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20면).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 제2항(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의 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 제3항, 제2항, 형법 제299조(친족관 계에 의한 준강제추행의 점),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2. 12. 18. 법 률 제11572호로 개정되어 2013. 6. 19. 시행되기 전의 것) 제7조 제2항 제2호(아동· 청소년 유사성행위의 점)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판시 제1항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친족관계에의 한강제추행)죄와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유사성행위)죄 상호간, 형이 더 무거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친족관계에의한강제추행)죄에 정한 형 으로 처벌]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가장 무거운 판시 제3항 성 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친족관계에의한준강제추행)죄에 정한 형에 경합 범 가중]
1. 정상참작 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이수명령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부칙<2012. 12. 18.> 제4조, 아동·청소년의 성보 호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2항 본문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2년 6월~22년 6월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가. 제1범죄[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친족관계에의한준강제추행)]
[유형의 결정] 성범죄 > 01. 일반적 기준 > 나. 강제추행죄(13세 이상 대상) > [제3유형] 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특수강제추행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3년~6년
나. 제2, 3범죄[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친족관계에의한강제추행)]
[유형의 결정] 성범죄 > 01. 일반적 기준 > 나. 강제추행죄(13세 이상 대상) > [제3유형] 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특수강제추행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3년~6년
다.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3년~11년(제1범죄 상한 + 제2범죄 상한의 1/2 + 제3범죄 상한의 1/3)
3. 선고형의 결정: 징역 3년
피고인은 시력교정술을 받기 위해 김포시에 있는 큰이모 댁에 잠시 머무르게 되고 큰이모의 가족들과 함께 일본여행도 가게 된 것을 기화로 당시 15세의 중학생에 불과했던 피해자를 수차례 반복하여 추행하였다. 피고인은 친족인 사촌으로서의 신뢰관계를 저버리고 도리어 피해자의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을 이용하여 성적 욕망 충족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 사건 범행의 경위와 내용, 반복성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죄책이 무겁다. 피해자는 중학교 졸업 이후 10년 가까이 우울증, 수면장애 등에 시달리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는 등 감당하기 힘든 정신적 고통을 받아 왔고, 이러한 고통은 지금도 피해자가 일상생활을 하는데 상당한 장애를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고,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호소하고 있다. 피고인에게는 실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
다만, 피고인은 당시 막 성년이 되어 아직 미성숙한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이제까지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신상정보 등록 및 제출의무
판시 각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의하여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공개·고지명령 및 취업제한명령의 면제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 신상정보 등록, 이수명령만으로도 재범 방지 효과를 어느 정도 거둘 수 있다고 보이는 점, 피고인의 연령, 직업, 가정환경, 사회적 유대관계, 이 사건 범행의 종류, 동기, 범행과정, 이 사건 범행 후 경과된 기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거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등, 장애인복지시설에 취업을 제한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 제56조 제1항 단서 및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 단서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공개·고지명령 및 취업제한명령을 선고하지 아니한다.
무죄부분[2013. 1. 초순경 피해자의 방에서의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친족관계에의한강제추행)의 점]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3. 1. 초순경 김포시 C건물, D호에 있는 피해자의 주거지 내 피해자의 방에서 침대에 앉아 휴대전화를 보고 있던 피해자(여, 15세)에게 접근하여 손으로 피해자의 발등부터 피해자의 발목까지 수회 쓰다듬어 만졌다.
이로써 피고인은 친족관계에 있는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2. 판단
강제추행죄에서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고, 이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856 판결 등 참조).
기록에 따라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로 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을 하였다거나,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의 자유를 침해할 정도의 불법적인 유형력을 행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피해자는 위 공소사실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다.

②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침대 벽 쪽에 앉아 다리를 뻗고 있던 피해자의 발등을 슬그머니 더듬기 시작한 것인데, 이는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할 의 도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일단 옆에 있던 사람의 발등을 건드린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집 안에서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통상 허용될 수 있는 신체 접촉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보이고, 그 신체 부위도 성적으로 아주 민감하다고 보기는 어려워서 처음 피해자의 발목을 만진 피고인의 행위가 추행행위를 대체할 정도의 수단으로서 기습적인 폭행행위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폭행행위가 추행행위보다 시간적으로 앞서 그 수단으로 행해진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 '폭행'이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보호법익인 성적 자유를 제한한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의 강제성은 갖추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피고인의 행위는 잠시 피해자의 발등부터 복사뼈 부분까지를 쓰다듬듯이 만졌다는 것으로, 피해자가 이러한 유형력의 행사로 인해 곧바로 자신의 의사의 임의성에 불안을 느꼈다거나 심리적, 신체적 압박을 받았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다.
④ 실제로 피해자는 당시 피고인의 행동에 대해 '뭐지', '이 정도로 친하지 않은데'정도로 다소 의아하게 여기면서도 별다른 의미를 두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자신의 다리를 오므리면서 피고인의 행동도 쉽게 외면할 수 있었다. 다만 피해자는 이후 판시와 같이 일련의 범행을 당하면서 사후적으로 이전에 피고인이 보인 행동에 대해서도 추행의 의도를 추단하게 되어, 이 부분 행위를 포함하여 고소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그 요지는 공시하지 않는다.

4. 결론

이처럼 친족 관계에서 발생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은 사실관계가 복잡하고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다툼, 무고 여부 판단 등 법리적으로 다양한 쟁점이 얽혀 있어 당사자 혼자서 적절하게 대응하는 데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건에서는 수사 초기 단계부터 진술 전략 수립, 증거 확보, 피해자 보호 절차 등 전반적인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줄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이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였다면 지체 없이 형사전문 변호사에게 상담을 받고 조력을 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검사출신 변호사 - 사기죄전문변호사,횡령죄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