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 범죄는 일상생활 속에서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카메라를 이용하여 타인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행위가 어떤 요건 아래 처벌받는지, 그리고 실제 사례를 통해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는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카메라등이용촬영죄란 무엇인가
처벌 근거 규정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에 근거한 범죄로,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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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①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8.12.18, 2020.5.19> |
이 조항은 이른바 ‘몰래카메라’의 폐해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면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일반적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피해자가 자기 의사에 반하여 성적 대상화가 되지 않을 자유, 즉 소극적 성적 자유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범죄 성립의 핵심 요건
이 범죄가 성립하려면 촬영 대상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해야 합니다.
이 요건은 특정 신체 부위 자체만을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와 같은 성별·연령대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의 관점에서, 피해자의 옷차림, 노출 정도, 촬영자의 의도, 촬영 경위, 촬영 장소, 촬영 각도 및 거리, 촬영 결과물의 이미지, 특정 신체 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상대적으로 결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공개된 장소에서 자신의 의사로 드러낸 신체 부분이라고 하더라도,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당하는 맥락에서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촬영죄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촬영물의 고정성과 전파가능성
일반적으로 타인의 시선에 일시적으로 노출된 신체는 관찰자의 기억에 남는 정도에 그치지만, 그 모습이 카메라로 촬영되면 고정성과 연속성, 확대 등 변형 가능성, 전파 가능성이 생기면서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하고 인격권을 더욱 중대하게 침해할 위험이 커집니다.
이 점에서 단순히 눈으로 보는 행위와 카메라로 촬영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명백히 다르게 취급됩니다.
따라서 촬영 행위 자체가 갖는 고정·확산의 위험성은 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됩니다.
2. 이 사건의 사실관계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약 반년에 걸쳐 총 169회에 걸쳐 공공장소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하여 여러 피해자들의 다리, 허벅지 등 신체 부위를 피해자들의 동의 없이 몰래 촬영하였습니다.
피고인은 교복 치마를 입은 미성년자를 비롯하여 짧은 하의를 입고 하체가 노출된 피해자들을 근접 거리에서 집중적으로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검사는 총 237건의 촬영 행위에 대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공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쟁점
피고인과 변호인은 일부 사진에 대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검사가 기소한 237건의 촬영 행위 각각에 대해 위에서 설명한 법리를 적용하여 개별적으로 유무죄를 판단하였습니다.
핵심 쟁점은 각각의 사진이 평균적인 일반인의 관점에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촬영한 것인지 여부였습니다.
3. 법원의 판단
유죄로 인정된 부분
법원은 피해자들이 짧은 하의를 입어 허벅지를 비롯한 하체의 상당 부분이 노출된 상태였고, 피고인이 노출된 하반신을 위주로 촬영하거나 매우 근접한 거리에서 맨살이 드러난 하반신을 집중적으로 촬영한 사실이 인정되는 사진들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이러한 촬영물은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의 관점에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법원은 169건의 촬영 행위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였습니다.
무죄로 판단된 부분
반면 나머지 일부 사진들에 대해서는, 신체의 특정 부분이 강조되거나 드러나지 않았고 사람이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에서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모습에 불과하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비록 피해자의 동의 없이 촬영한 행위가 부적절하고 불쾌감을 유발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에서 요구하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의 촬영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이처럼 동의 없는 촬영 행위가 모두 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처벌되는 것은 아니며, 촬영 대상과 촬영 맥락에 대한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판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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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주 문
피고인을 벌금 1,0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9 내지 21, 38, 39, 47 내지 53, 58, 60, 61, 63, 77 내지 81, 85 내지 87, 95, 103, 106, 124, 125, 134 내지 136, 138, 140 내지 144, 149, 151 내지 154, 157, 164, 168, 169, 171 내지 173, 181, 185, 186, 191, 192, 194 내지 197, 211, 212, 236 기재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의 점은 각 무죄. 이 유 범 죄 사 실 증거의 요지 |
4. 결론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사건에서 각 촬영 행위가 범죄 요건을 충족하는지는 사진 한 장 한 장의 구체적인 내용, 촬영 각도, 거리, 피해자의 옷차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하므로 당사자 혼자서 대응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이 사건처럼 수백 건에 달하는 혐의가 제기된 경우, 유무죄 경계선에 있는 행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법리에 맞게 주장하는 것은 형사사건에 정통한 변호사의 도움이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불법 촬영 관련 사건이 발생하였다면, 피의자이든 피해자이든 지체 없이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